가나안쉼터

성경에 보면 술에 취해 다윗을 모욕했던 나발이라는 사람이 나온다.
나중에 술이 깬 후 다윗이 죽이러 온다는 소리를 듣고 낙담하게 되는데 '몸이 돌과 같이 되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열흘 후에 죽었다.
 
낙담은 희망이 사라졌을 때 찾아오게 된다.
올해 초, 당뇨합병증으로 망막 수술을 받으신 분이 있다.
당뇨가 심하여 눈으로 합병증이 왔는데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사람의 부축을 받아야 했다.
수술을 받은 후 좋아질 것을 생각하며 기뻐했던 것이 엊그제 같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도 생각하는 것만큼 좋아지지 않았다.
그리고 급기야 의사는 더 나아지기는 힘들다고 판정을 내렸다.
그 때 이분은 낙담을 했다.
희망이 사라진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모든 것이 싫어지고 예민해졌으며, 화가 나고 답답했다.
평소에 잘 지내던 사람들과도 거리가 멀어지고 마음을 닫게 되었다.
잠도 오지 않아서 불면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분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이다.
흑암이 우리의 마음을 덮을 때 작은 빛이라도 비친다면 포기하지 않는다.
한 번에 많은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동안 해 보지 않은 것부터 해 보기로 했다.
약간의 희망도 이분에게는 삶의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그렇게 희망을 갖고 다시 살아가다보면 나아질 수 없다고 한 시력도 나아지리라 믿는다.

낙담의 적은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