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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지켜야 할 선(2022.06)

페이지 정보

조회 : 450회 작성일 : 22-09-2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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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선 - 김정재원장

 우리는 어려서부터 지켜야 할 선에 대해 배워왔다. 학생시절 낡은 2인용 책상에 선을 긋고 팔꿈치가 넘어갈까봐 조심했던 기억이 난다. 커가면서 이러한 선은 사회 곳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차도에 그려진 선은 생명선과 같고, 악보 위에 그려진 다섯 줄의 선은 음표가 있어야 할 자리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는 곳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도 선은 존재한다.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선 말이다. 직장에서 지켜야 할 선이 있고, 가정에서 지켜야 할 선이 있고, 공동체에서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최근 정신분열로 요양병원에 가신 분이 있다. 가정에서 감당할 수가 없어서 쉼터에 와 계시다가 결국 쉼터에서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요양병원으로 갔다. 가정은 그나마 지켜야 할 선이 가장 느슨한 곳이다. 웬만큼 선을 넘어도 이해하는 곳이 가정이다. 하지만 그분은 그 선을 한참 넘어버렸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모든 선들은 관계 속에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혼자 사는 세상에서 선은 필요가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이 되는 순간 지켜야 할 선이 필요하게 된다. 태초의 아담에게도 지켜야 할 선이 있었다. 그것이 ‘선악과’다. 선악과는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를 구분할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얼마든지 자유를 누리게 하는 선이었다. 선이 없으면 편할 거 같지만 그렇지 않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에 가는 사람은 얼마만큼 부조를 해야 하는지 대략적인 선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사회통념이라는 선이다. 아무런 기준이 없다면 무척 난감할 것이다. 아이들은 몇 시까지 귀가해야 하는지 선을 가지고 있을 때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이렇듯 선이라는 것이 우리를 제한하면서도 자유를 준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 쉼터에도 몇 가지 지켜야 할 선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음주다. 술 때문에 쉼터까지 오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금주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중요한 선과 같다. 차도 위의 선에 빗대자면 중앙선이다. 이는 우리 쉼터 뿐만 아니라 모든 시설들이 마찬가지다. 시설에서 술로 인한 폐해는 심각하다. 솔로몬은 잠언에서 술에 대한 폐해를 이렇게 말했다. ‘잠언 23:29~30 재앙이 뉘게 있느뇨 근심이 뉘게 있느뇨 분쟁이 뉘게 있느뇨 원망이 뉘게 있느뇨 까닭 없는 상처가 뉘게 있느뇨 붉은 눈이 뉘게 있느뇨 술에 잠긴 자에게 있고 혼합한 술을 구하러 다니는 자에게 있느니라’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왜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냐고 불만을 토로한다. 가끔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음주구역을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한다. 아마 아무도 그 방에는 가려고 하지 않을테지만 말이다.
 함께 사는 세상에서 행복은 각자 지켜야 할 선을 지킬 때 찾아온다. 우리 쉼터도 마찬가지다. 가끔 선을 넘는 일이 발생하지만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탈이 일상이 되면 그것이 새로운 선처럼 그려지게 되고 많은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길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우리 쉼터가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도록 각자 지켜야 할 선을 지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