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쉼터

세월을 아끼라 - 김정재원장

 그리스 신화 중에 카이로스라는 신이 있다. 기회의 신이라고 하는데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벌거벗은 채로 앞머리는 머리 숱이 무성하고, 뒷머리는 완전한 대머리이며, 양 발 뒤꿈치에는 날개가 달려있고, 한 손에는 저울을 쥐고 있으며,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 의미를 알면 마냥 웃고만 있을 수는 없다. ‘내가 벌거벗은 이유는 쉽게 눈에 띄기 위함이고 내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내가 나타났을 때 사람들이 나를 쉽게 붙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며 내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나를 잡을 수 없게 하기 위함이요, 손에 들고 있는 칼과 저울은 나를 만났을 때 신중하게 판단하고,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하라는 뜻이다. 등과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이다. 나의 이름은 기회이다’
 인생에서 돌아오지 않는 것 네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가 입 밖으로 나온 말이고, 둘째가 시위를 떠난 화살이며 셋째가 흘러간 세월이고 네 번째는 놓쳐버린 기회라고 한다. 우리 쉼터의 평균 연령은 59세다. 뭔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늦은 나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안하고 지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길다. 어떻게 하면 남은 인생을 잘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지나간 세월을 돌리 수 없다면 남은 세월을 아끼면 된다.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 설 준비를 해야 한다. 하나님 만날 준비를 하다보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잘못된 행동 하나 고치는데 몇 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래도 그보다 가치 있는 일은 없다. 신부가 신랑 만날 날을 고대하며 자신을 단장하는 것보다 더 가치있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베드로전서 4:3 너희가 음란과 정욕과 술취함과 방탕과 향락과 무법한 우상 숭배를 하여 이방인의 뜻을 따라 행한 것은 지나간 때로 족하도다’ 우리에게 남은 세월은 남은 기회와 같다. 그리고 그 기회는 빨리 사라진다. 육체의 남은 때를 아껴서 좀 더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