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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06월 쉼터일기

페이지 정보

조회 : 911회 작성일 : 21-05-27 13:21

본문

보물단지    2018/01/02

사람마다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필요없지만 나에게는 소중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 입소하려던 분이 아끼던 것은 버려야 할 누더기였다. 얼마나 오래 노숙을 했던지 목욕을 하기 위해 옷을 벗었는데 냄새가 진동했다. 몸은 여기저기 긁은 자국들로 상처가 있었고 옷들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더러웠다. 샤워를 한 후에 새 옷으로 갈아입으라고 속옷, 겉옷, 잠바, 운동화까지 준비해 주었다. 하지만 이 분은 자기가 입던 옷을 입어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다. 설득끝에 새옷으로 갈아입는대신 입었던 옷은 비닐에 넣어 잘 보관하기로 했다. 그런데 옷을 다 갈아입은 후  비닐에 넣은 옷을 호실로 가져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도저히 냄새가 나서 가져갈 수 없으니 창고에 보관하겠다고 했지만 창고가 더럽다며 굳이 자기 호실에 갖다 놔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그건 안 된다며 선을 긋자 그러면 서울역으로 가겠다며 차비를 달라고 했다. 하는 행동을 보면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시설에 있으면서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자신이 살던 삶에 고정되어 있어서 우리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왜 그렇게 누더기 같은 옷에 집착하는 걸까? 너무 오래 입었던 옷이라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걸까? 이 분은 그렇게 다시 서울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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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전야 행사    2018/01/15

올해도 성탄전야 행사가 있었습니다. 연말이면 이런저런 일로 많이 바빠서 행사를 준비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성탄의 기쁨을 쉼터에 계신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번 성탄전야 행사는 담임목사님의 회심 사건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만들어서 각 기관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식으로 하였습니다.
올해는 오프닝 순서로 연극치료에 참여한 분들의 공연도 있었습니다. 연극치료는 각자의 삶을 돌아보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입니다. 전문강사의 도움으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는데 대부분 가족에 대한 상처가 많았습니다. 함께 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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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워크샵    2018/01/15

작년 12월 12일부터 1박 2일로 직원워크샵이 도봉숲속마을에서 있었습니다. 2018년을 준비하면서 업무분장을 새로 하고 신규사업을 의논하기 위해 마련된 시간이었습니다. 노숙인시설은 그동안 서류업무보다 현장업무가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었는데 갈수록 서류업무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생활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그들을 도우면서 보람을 느끼던 때가 있었는데 공무원화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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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백공동작업    2018/01/17

겨울이 되면서 새로 입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건강상태가 좋지 못해서 일을 하지 못하시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 공동작업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쇼핑백을 접는 일조차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제부터 쇼핑백 끈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완성된 쇼핑백에 끈을 꿰는 작업입니다. 공동작업장과는 별도로 2층 다목적강당에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은 어렵지 않지만 단가가 작아서 왠만한 사람들은 안 하려하는데 생각보다 참여율이 높습니다. 작업량만 가지고 작업비를 줄 수가 없어서 쉼터에서 절반정도를 지원하고 금액을 당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담배값이라도 필요한 분들에게는 마른 가뭄에 생수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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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소리 오케스트라    2018/02/01

지난 28일(주일) 소외된 이들을 위한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30여분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오셔서 쉼터에 계신 분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연주하기에 앞서 지휘자께서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시고 소리를 듣게 하셨는데 친숙한 악기도 있었지만 생소한 악기도 있었습니다. 첫곡으로 찬송가 '다찬양하여라'를 연주하였는데 그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습니다. 모든 악기가 어우러져 울려퍼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모두가 감동하였으리라 생각됩니다. 협소한 공간에서 연주를 하느라 수고하신 단원들과 섭외와 주차공간을 마련하느라 힘써주신 직원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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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자 생일파티    2018/02/01

1월 생일 맞으신 분들을 위한 조촐한 축하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다함께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케잌촛불을 끄고 선물을 증정하였습니다. 비록 피를 나눈 가족은 아니지만 함께 동고동락하는 식구들의 축하를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생일 맞으신 분들을 위해 당일 식사는 미역국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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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입소자 환영회식    2018/02/01

최근 새로 오신 분들을 위한 환영 회식이 있었습니다. 쉼터를 이용하러 왔다가 며칠 이용하고 나가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 중에는 내 집처럼 생각하고 함께 하게 되는 분들도 많습니다. 처음 입소를 하면 모든 것이 낯설 수 밖에 없는데 이에 좀 더 쉼터에 친숙해 질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회식을 하면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것입니다. 쉼터에서 새로운 희망을 품고 다시 시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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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한파    2018/02/07

추운 날씨가 2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쉼터는 날씨에 비해 춥지 않은 편입니다. 이제 이전한지 1년이 지났는데 588에 있을 때가 아직도 생각납니다. 11월이 되면 겨울나기를 준비했는데 화목보일러 가동을 위해 나무를 구하러 다녀야했고, 창문에 비닐을 쳐서 찬 바람을 막아야 했습니다. 나무 해오는 사람, 나무 자르는 사람, 나무 나르는 사람, 24시간 교대로 보일러실에서 나무를 때는 사람 등 난방 하나만 해도 많은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 동원되는 인원만 해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막상 겨울이 시작되면 여기저기 동파사고가 많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겨울을 보내면서는 화목보일러까지 물이 새서 애를 먹던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이 계속되면 나무만으로는 온도를 낼 수가 없어서 기름도 함께 때야 했습니다. 일주일에 70~80만원씩 기름값으로 지출을 해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작년부터는 난방비도 지원되지 않아 난방에 큰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이곳으로 이전한 것입니다.
나무를 땔 필요도 없고, 기름 때문에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부 호실을 제외하고는 전기 인버터로 난방을 하고 있습니다. 전에 있던 시설은 도시가스도 안 되서 LPG로 쓰느라 주방 가스비도 많이 나왔는데 여기는 도시가스가 됩니다. 생각해보면 많은 부분에 변화가 생긴 셈입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추운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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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취식    2018/02/21

청량리 모 식당에서 전화가 왔다. 정생*씨가 무전취식을 하고 쉼터 전화번호를 가르쳐 준 모양이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병원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거부하고 있던터라 어떻게든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식사비를 대신 내주는 대신 빨리 복귀하라고 했는데 그날 저녁 늦게나 돌아왔다. 다음 날 불러서 정신과 치료를 받자고 했지만 거부했다. 망상증세가 분명했는데도 본인은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결국 병원에라도 가보자는 말에 퇴소를 했다. 무전취식비가 11,000원었지만 경찰에 신고가 되면 벌금이나 구류를 살 수도 있다.
얼마 전 무전취식과 택시비 21,400원을 내지 않아서 교도소에 수감된 분이 있다. 술에 취해서 일어난 일이라 본인도 후회를 많이 하고 있었다. 국선변호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피해자와 합의를 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도움을 구할 곳이 여기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다행히 택시 운전사와는 연락이 되어 택시비를 대신 내주고 합의가 되었지만 식당 쪽과는 연락이 되지 못했다. 당시 택시운전사는 이런 일을 자주 겪다보니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경찰에 신고한다고 했다. 피해자들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돈 몇 푼 때문에 교도소 생활을 해야 하는 것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술을 안 먹으면 정말 신사적이고 괜찮은 분이었는데 술 때문에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도 잘 계시다가 술을 먹고 불심검문에 걸려서 문제가 된 것이다. 출소를 하면 괜찮아질까? 아마 절대 술을 안 먹겠다고 다짐을 하고 나오겠지만 결심만으로는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나님께서 간섭해 주시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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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명절    2018/02/21

구정명절을 맞아 호실별 윷놀이대회를 하였습니다. 총9개 팀이 예선에 참여하여 3개팀이 결선에 올랐습니다. 이번 1등과 3등은 1호실에서 차지했고 2등은 외부가정팀이 차지했네요.
그 밖에도 영화관람과 식사, 간식 등을 준비하여 고향에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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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스트레스    2018/03/11

오늘 한 분이 소화불량과 복통, 머리아픔 등을 호소해서 응급실에 갔다. 이 분은 쉼터에 입소한지 6년 정도 되신 분이다. 그런데 입소하기 전에 있었던 증세들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했다. 이유인즉 3년 이상 되신 분들이 쉼터를 나가야 한다는 규정때문이다. 서울시 지침으로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이 규정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두려움 가운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 분은 고시원으로 나갈 생각이지만 과거 고시원 생활을 해봤던 경험이 오히려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다. 홀로 있으면서 그 방에 들어가는 것이 정말 끔찍했다고 한다. 그걸 다시 할 생각을 하니 몸이 먼저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렇게까지 해서 내 보내는 것이 옳은가 싶다. 공동체 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매일 규칙적인 생활과 간섭을 받으면서도 시설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이들에게는 생사를 좌우하는 문제일 수 있다. 내 기준과 입장으로 이들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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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과 정신질환이 겹치면    2018/03/14

며칠 전 이**씨가 문제를 일으켰다. 아침부터 말이 많아지더니 주위 사람들에게 위협적인 언행을 하기 시작했다. 요 며칠 약을 먹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무실에서 불러다가 얘기를 했는데 듣지 않았다. 약도 먹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저녁 즈음에 술을 먹고 들어왔다. 정신문제에 술까지 먹으니 폭력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함께 식사하고 있던 노인분에게 폭언을 하고 폭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을 겨우 말려서 데리고 내려왔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 더이상 함께 생활할 수 없음을 말하고 상담소로 갈 것을 말씀드렸다. 하지만 이분은 무조건 나갈 수 없다며 버텼다. 술을 많이 한 상태라 입실자체도 불가했고 약 복용도 하지 않겠다는 사람을 데리고 있을 수가 없었다. 지난 번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 각서까지 받고 입소를 시켰지만 소용이 없었다. 막무가내로 안 나가겠다고 버텨서 결국 경찰을 불렀다. 그렇게 다음 날 아침까지 경찰을 세 번이나 불러야했다. 본인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본인이 신고한거까지 치면 네 번을 부른 셈이다. 결국 알코올 재활시설로 가기는 했지만 얼마나 버틸지는 모른다. 약을 복용하고, 술을 안드시면 그래도 괜찮은 분이라 스스로 조심하며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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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2018/03/16

실의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김도진목사님의 소망시리즈 소책자가 출판되었습니다. 이번 책자는 고난과 절망 가운데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위로의 말씀을 담은 책입니다. 책의 내용은저자가 그동안 은혜받은 성경 말씀을 있는 그대로 담았으며 개인의 소견을 일부 덧붙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외에는 우리에게 소망이 없음을 보여주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42세에 저자를 변화시키신 하나님께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 또한 변화시켜 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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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및 절주교육    2018/03/16

동대문구 금연클리닉 주최로 금연, 절주교육이 있었습니다.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음주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에 쉼터에서는 음주가 문제되신 분들을 중심으로 매일 취침전에 음주측정을 하고 있습니다.  시설에 계신 동안 알코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없으면 입소할 때나 퇴소할 때나 일반일 수 있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자각하고 노력하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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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만 안먹으면 참 좋은 사람들인데    2018/03/30

지난 주 주일 저녁, 음주로 인한 문제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이번 주가 고난주간인데 사탄도 그것을 알고 몇 사람을 시험한 것 같다. 네 분이 따로따로 술을 드셨는데 각기 술 주정하는 형태도 달랐다. 어떤 분은 말이 많고, 어떤 분은 말이없고, 어떤 분은 폭력적이고, 어떤 분은 집요하다. 한 분은 술로 인한 문제로 집행유예가 2개나 있었지만 여전히 술을 끊지 못한다. 다들 술이 깨고 나면 미안해서 얼굴도 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이분들은 최근 쇼핑백 끈작업을 통해 돈 몇 푼을 받은 분들이다. 한분은 알코올 해독센터로 보내고, 나머지 분들은 술이 깬 후 올 수 있도록 해 드렸다. 쉼터에 계신 동안 술 만큼은 끊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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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을 내겠다더니    2018/03/30

얼마 전 경찰이 **씨를 찾으러 왔다. 경찰서에 자진 출두해서 벌금을 내지 않으면 공개수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음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서 여러 건의 벌금이 나와있었다. '무임승차 및 무전취식 / 음주소란 / 인근소란 / 업무방해' 범칙금납부고지서 4장을 받아와서는 며칠 살다오겠다고 했다. 일을 할 수 있는 분이라 일용직을 해서 갚도록 권유했다. 일주일만 일을 해도 갚을 수 있는 돈이었다. 본인도 그렇게 하겠다고 한 후 며칠 일을 했는데 그 돈으로 또 술을 드셨다. 정말 대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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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없어요    2018/03/30

어제 입소하신 분을 상담하다보니 수급이 있으신 분이었다. 수급자가 시설에 입소하면 수급비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시설입소를 망설인다.

"수급비를 받아서 생활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아요?"

- " 자신이 없어요"

혼자서 생활하면서 자살 충동도 많이 느꼈다고 한다. 이제는 혼자 사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고 한다. 아마도 시설에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모든 걸 포기하고 왔지만 이곳에서 다시 희망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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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무    2018/03/30

미술심리치료 1기가 끝났습니다. 미술치료는 전문미술심리치료사의 도움으로 총9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생각보다 호응이 좋았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 마지막 수업에는 희망나무에 자신의 희망을 적어서 붙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용을 보니 허황되지 않고 소탈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건강하게 살자' '일년에 한 번씩 여행가기' '긍정적인 마인드' '요리사' '내 인생의 전환점'

마음의 소원을 이루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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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 가족    2018/03/30

얼마 전 양말인형이 후원으로 들어왔습니다. 시설에는 필요없는 것들이라 쉼터 입구에 오픈해놓고 필요하신 분들이 가져가도록 하였습니다. 며칠이 지나도록 가져가시는 분들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인형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습니다. 누가 정리한 건지 궁금했는데 오늘이야 알았습니다. 이**씨였습니다.

"이렇게 해 놓으면 보기도 좋쟎아요~"

정말 그렇습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인형들을 보며 웃음이 나왔고 마치 우리 쉼터 식구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웃음을 짓고 있는 인형들처럼 우리 쉼터도 늘 웃음이 끊이지 않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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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기념으로 한잔?    2018/04/03

김**씨가 보름 만에 알코올 해독센터에서 퇴원해서 오셨다. 입소할 때 술에 취해 있어서 해독센터에 보내드렸었는데 오늘이 퇴원일이었다. 하지만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니 또 술을 드신 것이 분명했다. 본인은 안 드셨다고 해서 음주측정을 했고 최고치가 나왔다. 퇴원하면서 기분 좋아서 또 한 잔 했나보다. 알코올 의존이 있으신 분들은 몸이 다 망가지면서도 그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벌써 췌장에까지 문제가 생기고 있었는데 또 술을 드시는 걸 보니 죽음까지 함께 가는 동반자가 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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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전 6기의 조리사자격증    2018/04/04

안**씨가 조리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한지 여섯 번째만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서울시 일자리지원센터의 지원으로 학원수강을 수료하고 시험에 도전했는데 만만치 않았다. 필기시험은 쉽게 통과했으나 실기는 그렇지 않았다. 첫 시험에 떨어진 후 나름 준비해서 한달 후 재시험을 치렀지만 또 떨어졌다. 그렇게 6개월동안 여섯 번 시험에 도전한 후 이번에 자격증을 딴 것이다. 그동안 여러 번 포기하고 싶었을텐데 끝까지 참고 인내한 결과다. 그만큼 값진 자격증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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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외로웠어요    2018/04/04

알코올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김**씨가 결국 요양병원으로 가게 되었다.두 차례 우리 쉼터를 이용했었고 요양병원도 갔던 분이라 잘 아는 사이였다. 늘 술을 먹으면 얼굴이 깨져 올 정도로 인사불성이 되던 분이다. 그래도 마음먹고 1년을 시설에서 생활하다가 작년 2월에 주차관리하는 일에 취직되었다며 퇴소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1년 동안 하루도 결근하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한다. 고시원비 35만원을 제하더라도 생활하는데 부족하지는 않았을 텐데 술이 문제였다.

김**씨는 너무 외로웠다고 했다. 명절이면 일도 가지 않고 며칠 씩 혼자 있는 것이 두려웠다고 한다. 그로인해 우울증도 오게 되고 술도 다시 먹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모든 걸 다 잃고 다시 입소했고 시설에 계실 수가 없어서 요양병원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술을 끊고 재기에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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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관광    2018/05/14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쉼터 내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관광을 다녀왔습니다. 파주가야랜드 온천에서 목욕을 하고 임진각에 들러서 식사를 하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당일의 하일라이트는 제3땅굴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하 75m(25층) 깊이에서 파 내려 온 땅굴은  시간당 무장 병력을 3만명이상 남한에 침투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효도관광에 참여하신 분들은 대부분 연세들이 많아서 6.25,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셨던 분들이라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습니다. 협조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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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프데이    2018/05/14

지난 4월 25일 쉐프데이가 있었습니다. 쉐프 두 분이 오셔서 수제돈가스를 직접 만들어서 대접하였는데 너무 맛있게 잘 드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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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지킴학교 종강    2018/06/05

동대문구 치매지원센터의 협조로 진행되었던 2018년 기억지킴학교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총 15회에 걸쳐서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된 프로그램에 10~15명씩 꾸준히 참여하여 높은 관심을 보이던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 특성상 인지능력과 신체능력 향상이 목표지만 우리 쉼터에서는 함께 한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진행하였습니다. 연세가 들다보면 하루 종일 웃음을 잊고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자리에 함께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동료들과도 친해지기 마련입니다. 매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함께 해 주신 최재완강사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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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까다롭게 했으면    2018/06/18

언뜻봐도 건강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 분이 입소했다. 마른 체격에 거리노숙을 하던 분들은 대부분 결핵이 있어서 과거 기록을 살펴보았다. '결핵, 정신질환, 임시주거 지원하면 안 됨' 벌써 여러차례 결핵으로 입원한 경력이 있었다. 문제는 정신까지 온전하지 못해서 병원생활을 오래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긴급히 시립**병원으로 입원을 시키러 갔다가 입원을 거부하고 병원측과 다투는 바람에 다시 돌아왔다. 전화를 걸어 시립**병원에 입원을 요청했으나 도저히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이 왔고 진료협력실을 통해 다른 병원을 알아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노숙인들이 갈 수 있는 병원은 시립병원들로 한정되어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기에 받아 줄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했다. 다른 환자들과 싸우거나 병원 관계자들과 트러블이 많았던 모양이다. 사무실에 있는 동안에도 계속 트집을 잡고 고집을 부려서 우리도 애를 먹고 있었다. 결국 서울역 상담소로 가겠다며 나가버렸다. 다행히 결핵요양시설에서 임시로 보호하고 있다가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제40대 중반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저렇게 되었는지...
생각보다 이런 환자들이 많았는지 병원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거지환자들이 너무 힘들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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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총으로 쏘쟎아요    2018/06/21

어제 입소한 이상*씨(43세)의 상태가 심각했다. 환시, 환청 등 정신분열이 심했는데 누군가 자신에게 물총으로 물을 쏜다고 했다. 우리와 함께 있는데도 물을 쏘고 있다며 '여기보라'고 물을 털어 냈다. 식사를 하면서도 주위 사람들에게 누군가 물을 쏘고 있다며 화를 냈다. 자칫하다간 시비가 붙기 딱 알맞았다. 식사를 다 한 후 식탁위를 가리키면서 물총이 어디갔냐고 까지 한다. 다행히 서울역 상담센터에서 관리하던 분이라 그리로 보내드렸는데 쉼터에서 함께 생활하기는 힘들 거 같다.

잠시 후, 근처 고시원에 살던 김종*씨가 찾아왔다. 전에 우리 시설에서 생활했던 분인데 망상이 심해서 약을 드시라고 했더니 거부하고 퇴소했었다. 이런 저런 안부를 묻더니 '그동안 일한 거 돈 좀 받아야한다'고 했다. 우리쪽에서 일한 거는 없으니 다른 얘기인거 같아서 물었다.

"어디서 일하셨어요?"

- "다 아시면서 그러세요'

"제가 어떻게 알아요? 누가 일 시켰는데요?'

- "다 아시쟎아요'

"김종*씨 수급자인데 어떻게 일하셨데요? 수급비 받는 사람은 일 못 하잖아요'

- '그런 일 아니예요. 여기 오면 돈 좀 받아주세요'

그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니 본인도 모른다고 했다. 자기 앞에는 안 나타난다고 말이다. 전부터 늘 하던 소리다. 오늘도 손목에 찬 시계를 보며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맹종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말은 안 들어도 실체가 없는 존재의 말은 잘 듣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해야 하지만 거부하고 있어서 도와줄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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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만불 상속?    2018/06/28

한**씨(77세)가 도움 받을 것이 있다며 찾아왔다. 이분은 시설에 계시다가 수급을 만들어서 작년에 퇴소하신 분이다. 가끔 술을 드시고 사무실에 찾아오곤 하시는데 일확천금을 꿈꾸는 분이라 대화가 잘 되지 않는다. 무슨 도움이 필요해서 오셨냐고 물으니 누군가 자신에게 유산을 상속해 주기로 했다는 말을 했다. 처음에는 일가친척 중에 돌아가시는 분이 있어서 유산을 주겠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용을 들어보니 유산을 주겠다는 분이 외국 여자분이고 금액이 750만불이나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유산 상속 수수료가 4,200불인데 그 중에 3,000불은 여자분이 지불한 상태니 1,200불만 보내면 된다는 것이었다. 전형적인 사기였다.

한**씨는 시설에 계실때도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인터넷을 하시던 분이라 메일로 보낸 피싱메일에 낚인 거 같았다. 영어로 보낸 메일을 한글로 해석해가며 서로 주고 받은 걸 보니 꽤 오랫 동안 매달린 거 같았다. 사기라고 하니까 그쪽에서 보내 준 메일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쪽에서 신용카드도 만들어 주었다며 카드 사진도 보여주었다. 그 카드로 얼마든지 돈을 찾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카드는 실제가 아니라 사진만 있는 상태다. 게다가 포토샵으로 조작을 해서 조잡하기 짝이 없었다. 카드에 다른 건 있지도 않고 한**씨 이름만 한글로 달랑 있었다. 그런데도 이분은 이런 것들이 증거라며 100%확신을 하고 있었다. 한**씨가 핸드폰으로 찍어놓은 서류들을 보다보니 그쪽 계좌로 보낸 영수증도 있었다. 700불이었다. 한국돈으로 80만원 가까이를 이미 보낸 상태였다. 그러면서 이제 750만불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가겠다고 했다.

제발 정신차리라고 말씀드렸지만 믿지 못하는 표정이다. 수급비 몇 십만원 받아서 생활하기도 빠듯할텐데 그 돈을 사기꾼에게 보내 주었으니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인가? 시설에 계실 때도 일확천금을 꿈꾸더니 결국 이런 함정에 빠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