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1월~06월 쉼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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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024회 작성일 : 21-05-27 13:16본문
간판을 달고 2017/01/04
드디어 가나안교회와 쉼터의 간판을 달았습니다. 새로 이전하면서 가나안쉼터의 명칭을 가나안자활센터로 바꾸려고 합니다. 간판을 달고 불을 켜니 마음이 밝아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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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요리 2017/01/04
연말이 되면 다들 망년회나 회식을 하느라 바쁘게 움직입니다. 쉼터에 계신 분들이야 그럴 기회조차 없으니 기껏해야 술이나 마시러 다니겠죠. 그래서 쉼터에서는 쉐프를 초청해서 특별한 식사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가까이서 '불쇼'를 보니 신기하고 뭔가 색다른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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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가나안어워드 시상식 2017/01/04
2016년을 마무리 하면서 쉼터에서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연말이면 TV에서 가요대상, 연예대상, 영화대상 등 각종 시상식이 열리는데 우리 쉼터에서도 한 해 동안 수고한 분들에게 시상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14개 분야에서 28명이 수상을 했고 수상자에게는 트로피와 상금이 주어졌습니다. TV에서처럼 후보자가 발표되고 그 중에서 한 분이나 공동수상자를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했으며 시상은 각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직원들이 담당했습니다.
수상을 하신 분들은 한 마디씩 수상소감도 발표했는데 감격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있었네요. 정말 많은 분들이 한 해 동안 쉼터와 교회를 위해서 수고하셨습니다.
수상 분야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호실을 책임지고 수고하신 '실장분야', 실장이 없는 관계로 수고해 주신 '부실장 분야', 매일 아침, 저녁으로 드려지는 예배를 위해 안내와 반주기, 헌금위원 등을 맡아주신 '예배준비 분야', 매주 연습하여 한 달에 한 번 성가대로 영광을 돌리는 '시온성가대 분야', '일주일에 두 번씩 찬양을 인도하는 '아둘람찬양단 분야', 건강을 위해 실시한 '몸튼튼 마음튼튼 분야', 양계, 양봉, 영농으로 수고해 주시는 '파주자활농장 분야', 매일 쇼핑백 작업으로 수고하고 계신 '공동작업장 분야', 꾸준히 저축을 위해 힘쓰고 있는 '저축 분야',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시락을 배달하는 '도시락나눔 분야', '하루 세 끼 설거지를 책임지고 있는 '주방식기봉사 분야', 부식을 준비하고 잔일을 돕고 계신 '주방봉사 분야', 보일러, 나무작업 등으로 쉼터에 계신 분들을 따뜻하게 해 주시는 '쉼터내부봉사 분야', 각종 후원물품 수령, 아웃리치 등에 참여하신 '쉼터외부봉사 분야'입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쉼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동참하였습니다. 직원들과 자활급여를 받으며 참여하는 분들은 제외를 하였으니 순수 봉사라 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오시는 봉사자가 아니라 쉼터에 계신 분들이 이렇게 많은 봉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 해도 놀랍습니다.
시상식 후 식당에 준비한 다과를 즐기며 교제를 나눈 후 송구영신 예배를 드렸습니다. 주 안에서 한 가족임을 느낀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한 해 동안 가나안교회와 쉼터를 위해 후원과 기도와 봉사와 말씀으로 수고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께 많은 열매로 영광을 돌리는 2017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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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전야 행사 2017/01/04
2016년 성탄 전야 행사가 새성전에서 있었습니다. 이전관계로 바빠서 못 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각 기관이 조금씩 준비해서 함께 할 수 있었네요. 수고하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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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빵과 계란 2017/01/17
AI조류독감으로 닭의 수효가 줄어들면서 계란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그로 인해 계란으로 만드는 빵들이 타격을 입고 있는데 그 영향이 쉼터에까지 미치고 있다. 그토록 많이 들어오던 빵이 지난 주부터 뚝 끊겨서 구경도 하기 힘들게 되었다. 다행히 계란은 파주 농장에서 가져오고 있어서 문제가 없지만 겨울이라 그런지 외부로 나눌만큼 양이 많지 않은 상태다. 풍족할 때는 몰랐지만 막상 없어보니 그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았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여기저기서 살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지만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면 감사할 내용이 넘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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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이전 2017/02/10
지난달 19일에 본 건물 1층을 계약하고 1월 26일(목) 숙소이전을 끝냈습니다. 구정 명절을 하루 앞두고 숙소를 이전한 셈입니다. 우스개 소리로 6.25 피난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아침 9시경, 사물함과 침대가 들어왔고 침대를 조립하면서 세팅을 했는데 1층 전체가 꽉 찼습니다. 다행히 1층이 비어 있어서 쉽게 옮길 수 있었으나 아직 5층 계약이 안 된 상태라 한 층에 다 들어온 상태입니다. 숙소가 비좁아서 임시로 옆에 있는 건물 40평을 임차해서 분산시킨 상태입니다.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있지만 한 건물에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춥지 않아서 감사하고 이제 5층까지 계약을 완료하고 옮길 준비를 하고 있으니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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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공사 2017/02/10
숙소이전 못지 않게 급한 것이 욕실 공사였습니다. 1층 숙소 한 켠에 창고로 사용하던 곳을 다섯 명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욕실로 개조하고 있습니다.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일을 하다보니 쉽지 않은 점도 있습니다. 목욕을 하다보면 물이 튀어서 본의아니게 시비가 붙는 경우도 있어서 파티션을 설치했습니다. 5층 숙소에도 욕실을 만들 예정이어서 사용하기에는 충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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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숙소 열쇠반납, 신 숙소 계약완료 2017/02/10
2월 7일 구숙소(588건물) 열쇠를 반납했습니다. 사실 상 588과 모든 인연이 끝난 셈입니다. 숙소 이전을 완료한 후 나머지 짐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왠만한 짐들은 파주농장쪽으로 옮겼고, 필요없는 짐들은 버리기로 했습니다. 30년간 살던 짐이라 그런지 한도 끝도 없습니다. 한 때는 200명이 넘는 인원이 살던 곳이라 다락을 10개나 만들어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588 구 숙소는 한 개층이 120평씩 3개층이었습니다. 지하실과 2층, 3층 그리고 옥상 전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짐들을 치우려니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짐들을 빼고 나니 폐허가 된 느낌입니다. 30년간 온갖 일들이 있었던 곳인데 이제 추억속으로 사라지네요.
구 숙소 열쇠를 반납한 날, 본 건물 5층 숙소도 계약을 끝냈습니다. 바야흐로 종중건물 전체를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건물주가 되는 전주최씨 종중 쪽에서 근처 건물로 이사를 가고 우리에게 다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이달 말이면 5층 숙소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 하나 이루어지고 있는데 기저 그 자체입니다. 작년 12월에만 해도 어디로 갈지 몰라서 기도밖에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곳으로 옮긴 상태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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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실 지붕 공사 2017/02/10
건물 뒤편에 휴게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아크릴 지붕공사를 하였습니다.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피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앞으로 많이 이용하게 될 장소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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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이전에 따른 전입신고 2017/02/10
숙소 이전이 완료됨에 따라 전입신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씩 찾아가서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동사무소가 마비될 것 같아서 일괄적으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다행히 새로 옮긴 곳의 주소 역시 같은 동이라 동사무소와 협조가 잘 되고 있습니다. 우편 업무를 담당하시는 분 역시 같은 분이라 우편물을 받아보는데도 큰 지장이 없네요. 예전 주소로 오는 것도 새로운 주소로 정상 배달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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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숙소 이전 완료 2017/03/13
2월 24일(금) 종중사무실이 이사감에 따라 숙소 및 사무실 이전을 실시했습니다. 당일 오후에 추가주문한 침대를 5층과 4층에 배열했고, 1층에 모여있던 짐들을 4,5층으로 옮겼습니다. 그 다음 주 월요일부터 사무실을 1층으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화요일까지 거의 마무리를 했고 한 주간동안 남은 정리를 했습니다. 정말 힘든 한 주간이었지만 정리를 하고 나니 좋아보였습니다. 이제 본 건물 전체를 사용하게 된 셈입니다. 협조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동안의 이전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6.11.15 본 건물 2,3,4층 계약
2016.11.27 구 건물에서 30주년 감사예배
2016.11.29 본 건물 4층으로 목사관 이전
2016.12.2 본 건물 2층으로 성전 이전
2016.12.4 본 건물에서 31년째 첫 예배
2016.12.8 본 건물 3,4층으로 주방,사무실 이전
2017.1.19 본 건물 1층 계약
2017.1.26 본 건물 1층으로 숙소이전
2017.2.7 구 건물 열쇠 반납
2017.2.7 본 건물 5충 계약
2017.2.24 본 건물 1층에서 4,5층으로 숙소 이전
2017.2.27 본 건물 4층에서 1층으로 사무실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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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굿뉴스-기독교연합신문] 사라지는 ‘청량리 588’ … 거듭나길 바라네 2017/03/15
사라지는 ‘청량리 588’ … 거듭나길 바라네
청량리 사창가를 변화시킨 ‘노숙자들의 대부’ / 가나안교회 김도진 목사
http://www.igoo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52610
서울 청량리역 인근 속칭 ‘588’ 집창촌이 재개발로 사라진다. 밤이면 취객들과 호객행위로 시끌벅적했던 붉은 골목 거리의 가게들은 이젠 텅 비어있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한쪽엔 높은 건축구조물을 가린 비닐포장만 바람에 시달리고 있다. 이 골목에서 30년 가까이 가나안교회를 목회하며 노숙인 쉼터를 운영했던 김도진 목사는 “이 동네에서 최고 복 받은 사람은 나”라고 말한다.
그도 원래는 “본질이 쌈꾼”이었던 청량리 깡패였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난 후에 목회자가 됐고, 그 청량리에서 노숙자들과 깡패들을 섬기고 있다. 숙식을 제공하고, 이미용 지원에 의료 서비스, 주민등록 회생, 파산 면책을 도와주며 일자리까지 제공한다. 매일 200여명은 고정으로 이 교회 신세를 진다. 지금까지 거쳐 간 이들만 1만 여명.
기도원에서 예수님을 보다
'백차'에 실려 오고, 거지꼴로 기어오고, 유서를 품고 왔던 이들이 새 사람 되어가는 모습을 보는 기쁨이 가장 큰 복이다. 그런데, 더 큰 복을 며칠 전에 하나님이 주셨다. 재개발로 갈 곳이 없던 이들에게 근사한 빌딩이 생겼다. 아닌 게 아니라, 처음 이 교회를 찾아왔을 때, 좀 당혹스러웠다. 노숙자 사역이라는데 설마 이렇게 ‘삐까번쩍한’ 빌딩에 있을까 했는데.
“여기 사무실로 들어온 지 보름 됩니다. 그전에 갈 데가 없었어요. 노숙자 사역을 하니 누가 건물을 쓰게 해주겠습니까? 그런데 이 건물 회장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이곳을 쓰라는 겁니다. 아니, 아예 내년부터는 월세 내는 돈으로 이 건물을 인수하라고 하셨어요. 그분이 이 지역에서 시의원도 했던 분인데, 오랫동안 저를 보면서 제가 하는 일을 좋게 보신 것 같습니다. 1년 동안 비어있던 건물인데, 하나님이 예비하신 곳이죠.”
이 모든 복은 결국 그 자신이 변화된 복에서 시작됐다. 청량리 깡패로 생활이 싸움이었던 20대를 보냈다. 작은 체격이었지만 ‘권총 알이 작아도 사람 죽인다’며 상대방을 잔인하게 해치면서 건들 자가 없는 ‘오야붕’이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랑’ ‘축복’, 이런 말 자체를 몰랐다.
“하도 그렇게 사니까 집안에서 결혼을 강제로 시켰어요. 그러면 철들까 해서. 저도 아이 둘 낳고 칼 다 던져버리고 살아보려고 애썼죠. 그런데 사기를 당했어요. 끼니를 굶어가며 독기를 품고 그 사기꾼들을 죽이겠다고 찾아다니다가 내가 쓰러졌지.”
약해진 그를 아내와 아내의 교회 교인들이 기도원으로 이끌었다. 예수쟁이들의 예배를 처음 본 그는 그렇게 찬송소리가 듣기 싫었다. 뒤로 돌아앉아 양손으로 귀를 꽉 막고 있던 그에게 강사 목사가 소리를 쳤다. “여보쇼, 돌아앉으시오!”
평소 그의 스타일대로라면 벌써 쫓아가서 육두문자와 함께 한 펀치 날렸어야 했는데, 이상하게 무장해제가 돼버렸다. 힘을 쓸 수가 없었다. “손을 들라”는 소리에 양 손을 들었고, “주여 외치라”는 말에 외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섬광처럼 나타나신 예수님.
“확 꼬꾸라져버렸죠. 눈을 뜨니 온 몸에 피를 흘리시는 예수님이 나타나셨어요. 그때 사십 세까지 먹었던 악이 다 사라져버렸어요. 불을 켜면 어둠이 사라지듯이 말입니다. 악으로 찬 몸이 빈 그릇이 돼버렸어요. 그때 은혜를 받고 신학교를 갔습니다. 그런데요, 저 같은 사람이 어디 가서 목회를 하겠습니까.”
“저 놈아가 진짜다”
신학교 졸업반이 됐는데, 일반 목회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은 영접했지만 아직도 ‘곤조’는 남아있어서 타협이 안됐다. 전도와 봉사나 하며 살자고 했는데, 어느 날 새벽기도 때에 ‘청량리로 가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 그날 무작정 버스 타고 청량리에 왔다. 돈 십원 한푼 없었지만 교회 자리를 얻었다. 마장동 버스터미널 옆이었다.
“알고 보니 위층은 무당집이고, 아래층은 깡패들 작전지역이었어요. 그 건물 주인도 그래서 머리 아프던 참에, 제가 ‘나 전도사인데, 깡패 잡으러 왔다’고 하니까 빌려준 거예요. 어떻게 좀 해보라고요. 거기서 10년 동안 교회를 안 떠나고 기도하며 살았습니다.”
교회에 오는 사람이라곤 거지, 노숙자에 깡패, 완전 실패한 사람들 뿐이었다. 매일 그들과 함께 먹고 잤다. 시장에서 버린 시래기를 주워 같이 먹었다. 그리고 오직 예배, 하루 네 번 예배를 드렸다. 2년 쯤 지나자 교회가 꽉 찼다. 아는 안수집사 한 분이 집문서를 주어 새 건물을 얻었다. 그곳이 바로 588 집창촌 한복판이었다.
“당구장 건물인데, 깡패들이 자기들이 세주고 받아먹고 살고 있어서 주인도 못 건들던 곳이죠. 제 소문을 듣고 이를 갈고 있었는지, 가자마자 깡패들이 쳐들어왔어요. 그때부터 전쟁이 시작된 거죠. 얼마나 제가 기도했겠습니까. 그런데요, 고난은 있더라도 예수님은 지는 법이 없어요. 맞아서 피가 나고 짓밟히고 엄청 당했죠. 눈에서 정말 피눈물이 쏟아졌죠.”
청량리경찰서에서 이 지역 자율방범대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해 옆구리에 가스총을 차고 다니는 목사가 됐다. 그러나 그 총을 한 번도 써본 적은 없다. 그의 진짜 ‘총’은 따로 있었다. 바로 기도였다. 원한을 재어 기도로 하나님께 올렸다. 그게 또 10년 세월이었다.
매일 교회에서 살며 노숙자, 거지들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도와주는 그를 보고, 그 지역 깡패들이 마음을 열었다. “저 놈아가 진짜다”하고는, 목회자로 그를 존경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근처에서 하던 밥퍼 사역을 돕던 이들이 다 그의 편이 됐다. 덩치 크고 주먹깨나 쓰는 이들이 그에게 90도 인사를 붙이는 교회가 됐다.
“딱 20년이 되니까, 생활에 염려하지 말라는 주님의 응답이 왔어요. 그때부턴 수제비 안 끓여 먹고 살았어요. 쌀이 쟁여나서 남을 도와주고도 남았어요. 어릴 적에 독종처럼 살았던 끈기가 있어서 버틴 거죠. 하나님께서 그래서 저 같은 자를 쓰신 것 같아요.”
딱 두 개의 길 밖에 없다
새 빌딩은 노숙자들의 호텔 같다. 안락한 숙소에서 편히 쉬고 깨끗한 식당에서 전문 조리사가 준비한 밥을 먹는다. 아침에 예배를 드리고 일부는 파주 농장에 가서 일을 한다. 노숙자들은 농사짓던 경험이 많다. 땅에서 일을 하며 작물이 결실하고 가축이 새끼 낳는 걸 보며 상처가 치유된다. 삶의 의욕이 돋는다. 또 저녁이면 돌아와 드리는 예배로 하루가 저문다.
파주에 이곳 농장이 처음 생겼을 때는 인근 주민들이 곡괭이, 망치를 들고 나와 반대했지만 지금은 다들 돕는 자들로 변했다. 노숙자들이 전기공사를 해주는 등 생활에 도움을 주고, 황무지 같았던 농장 땅이 옥토가 되어 그 결실을 함께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승합차를 타고 ‘청량리 588’ 옛 교회 건물로 향했다. 그 앞에 선 김 목사의 감회가 새롭다. 이제 이곳도, 이곳에 일하던 사람들도 모두 거듭나기를 기도해본다.
겨울이면 난방할 돈이 없어 땔감 나무를 구해 와야 했던 시절이었다. 보통 한 겨울 나려면 1톤 차로 54대 분량이 필요했다. 덩어리째 오는 나무를 매일 빠개서 때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여름엔 습기 찬 지하에서 선풍기로 더위와 싸웠다. 교회 문을 열고 나서면 눈앞에 닥치는 홍등가 업소들.
이때가 ‘광야시절’이었다. 그 시절, 믿음으로 참고 견뎠더니, 이제 ‘가나안’에 들어왔다. 그러나 아직도 그의 사역은 끝나지 않았다. 새로 옮긴 빌딩, 그리고 파주의 농장으로 인해서 빚이 많다. 그러나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김도진 목사가 인터뷰 내내 반복했던 말이다.
“예수 영접하면 딱 두 개 밖에 없다. 예수 따라 가느냐 돈 따라가느냐, 딱 두 개밖에 없어. 그런데 목사들도 돈 쪽이 더 많아. 돈 있고 권력 있으면 욕심이 많아져. 그게 안타깝지. 그러나 주님 따라가면 까박까박은 하는데 안 죽어. 절대 안 망해. 예수님께 다 바치면 주님이 책임지신다니까. 이제 우리 한국교회가 종교생활하지 말고 예수를 따라가야 돼.”(교회 02-964-1556)
이성원 기자 jos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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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2017/03/27
새로운 건물로 이전하면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더이상 지하실에서 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새로 이전한 건물은 아예 지하실이 없다. 호실 수를 줄인 것도 달라진 점 중에 하나다. 15개의 호실에서 6개의 호실로 줄어들었다. 호실이 줄었다는 것은 호실별 인원수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그만큼 호실 관리가 용의해진 이점이 있다. 온돌에서 침대로 생활공간이 바뀐 것도 큰 변화 중에 하나다. 이층 침대를 사용하지만 자기 만의 공간이 있음으로 다툼이나 분쟁의 소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식당이 별도로 마련된 것도 마찬가지다. 예배실 의자에서 식사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지만 정작 생활하는 당사자는 변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조*(84세) 어르신의 경우가 그렇다. 벌써 쉼터에 계신지 1년 6개월이 지나고 있는데 목욕하는 문제로 시비가 있었다. 얼마나 목욕을 안 하는지 냄새가 많이 나서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 했다. 연세가 많아서 자주 씻어야 함에도 본인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버텼다. 결국 사무실에서 모셔다가 억지로 목욕을 시켰는데 다음날 오셔서 퇴소하겠다고 하셨다.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고 온 모양이다. 목욕하는 문제로 퇴소하겠다니 이해가 안 되었지만 평생을 살면서 만들어진 고집을 누가 꺾겠는가?
상담소에서 소개해준 시설은 은평에 있는 요양시설이다. 사실 84세의 노인을 받아 줄 시설은 거의 없다. 그나마 우리 시설은 나이 때문에 안 받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고령의 조*씨가 생활할 수 있었다. 당장 갈 곳이 없는 분을 거부하는 것은 쉼터의 기본적인 존재이유와 연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소를 하게 되면 이런 분을 다시 받기는 어렵다. 노인 분들이 퇴소할 때 우리는 그 점을 분명히 한다. 재입소는 불가하니 충분히 생각하고 퇴소를 결정하라고 말이다. 이번에도 그 점을 말씀드렸는데 마치 좋은 곳으로 가는 것처럼 냉정하게 우리의 권유를 거절하셨다.
시대가 변하고, 나라가 변하고, 시설이 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은 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는 말씀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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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김도진 목사 “힘들 때 나타나신 예수님 뜻대로 살았습니다” 2017/04/10
▲ 서울 청량리 588, 집창촌 한복판에 노숙자 자활센터 겸 교회를 일궈 거지며 부랑자들을 거두며 30년간 살다가 독지가의 호의로 최근 새 교회를 마련한 깡패 출신 김도진 목사. 철거된 집창촌 업소들 맞은편 오른쪽에 가나안교회의 십자가가 우뚝 서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김도진 목사 “힘들 때 나타나신 예수님 뜻대로 살았습니다”
청량리 집창촌 노숙인·부랑인들과 30여년… 새 교회 둥지 튼 가나안교회 김도진 목사
요즘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지역 주민들에겐 특별한 교회가 회자된다. 서울성심병원 맞은편의 가나안교회. 깡패 출신으로 신학대를 나온 김도진(79) 목사가 집창촌 복판에서 30년간 노숙인, 부랑인들을 거둬 살다가 식구들(?)을 이끌고 한 달여쯤 전 5층짜리 건물에 자활센터 겸 예배당을 갖춘 둥지를 틀었다. 김 목사의 ‘낮은 사역’을 전해 들은 전직 서울시의회 의원이 건물을 제공했다. “뜻하지 않은 축복에 어리둥절합니다. 마음을 바꾸지 않고 살아온 삶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 목사는 젊은 시절 건달로 산 깡패 출신이다. 청량리역 주변 넝마주이들을 거느리며 소문난 싸움꾼으로 살았다. “마음속에 화만 가득했어요. 눈만 마주쳐도 적개심이 일어 두들겨 패기 일쑤였지요.” 집안 식구들의 청에 못 이겨 결혼해 평온하게 살던 중 큰 사기를 당했다. “사기꾼을 찾아 죽이려고 헤매다가 죽음 직전에 기도원에 실려갔어요.” 기도원 생활이 인생을 바꿔놓았다.
“설교며 찬송도 듣기 싫었어요. 귀를 틀어막고 뒤돌아 앉기 일쑤였는데 문득 온몸에 피 흘리는 예수님이 나타나셨어요. 골수까지 배었던 악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순간입니다.”
그 직후 목사가 되려는 생각을 품어 신학대에 진학했다. 그의 나이 44세였다. 신학교와 대학원까지 다녀 박사학위에 목사 안수까지 받았다. “신학교 시절부터 목회자가 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자면 전직(?)이 깡패인 탓인지 욕부터 나왔으니까….” 대신 전도와 봉사나 하며 살기로 결심했는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송파구 셋방에서 새벽기도 중 ‘청량리로 가라’는 예수님의 음성을 들었다. 무작정 용두동의 한 당구장 건물로 나갔는데 “깡패 잡으러 온 전도사”라는 말에 건물주가 건물을 내주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친분 있는 안수 집사가 집문서를 내줘 청량리 588, 집창촌 한복판에 노숙자 쉼터며 예배당으로 꾸린 게 가나안교회이다. “지금은 집창촌이 철거돼 빈 업소들만 남았지만, 당시엔 매일 밤 호객행위며 싸움질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일쑤였지요.” 가락시장에서 시래기를 주워다 삶아 먹으며 거지, 깡패를 불러들여 기도하며 함께 살았다.
“매일 아침 집창촌 거리에 하얗게 쌓인 담배꽁초며 쓰레기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청소했어요. 그렇게 산 게 30년입니다.” 집창촌 철거 막바지에 이르면서 가나안교회도 철거될 운명에 놓여 200명이나 되는 식구(?)들과 살 공간이 없어 고민하던 중 전직 시의원이 건물을 내줘 새 둥지를 틀었다.
지금 새 교회에는 숙소 겸 공동작업장, 식당이 들어서 전보다 훨씬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단다. 경기도 파주에 농장을 마련해 함께 공동노동도 한다. 교화된 식구들이 직업을 찾아 직장생활도 한다. 그 지난한 삶을 들려주는 김 목사는 거창한 성경 구절이나 설교 같은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신학대를 나와 목사 안수를 받은 두 아들이 지금 가나안교회에서 아버지를 도와 목회 중이다. “예수님의 뒤를 따르기로 작심한 목회자가 돈에 휘둘려서야 되겠습니까.” 두 차례나 수십억원대의 거금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모두 거절했다는 김 목사.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다. “진정으로 밑바닥까지 고충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 주니 마음을 열더군요. 이 세상에 끝까지 악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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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촬영 2017/04/26
새로 이전한 후 매스컴에서 취재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가나안교회의 30년 사역이 묻히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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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강화프로그램 2017/04/26
덕성여대와 조인하여 동기강화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6년 1차로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호응이 좋아서
4주에 걸려서 2차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자신의 생각을 발표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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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사육 2017/04/26
파주 농장에 귀뚜라미가 들어왔습니다. 식용으로 귀뚜라미가 인기라고 하네요.
양계를 하던 막사를 개조해서 1차적으로 1만마리 정도를 키우고 있습니다.
온도와 습도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자동으로 조절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벌써 알을 낳기 시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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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씻기가 싫으면... 2017/05/15
목욕을 하라고 보내면 욕실 근처에 서성거리다가 다시 올라간다. 1층에 욕실이 있다보니 사무실에서 그런 사람을 종종 본다. 어떤 사람은 물만 묻히고 목욕을 한 것처럼 호실로 돌아가기도 한다. 자기 관리가 안 되다보니 목욕부터 빨래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간섭이 싫어서 퇴소하는 사람도 있고, 쪽방이나 고시원에 살면서 일평생 목욕 한 번 안하고 사는 사람도 있다.
엊그제 잘 씻지 않는 사람들을 모아서 동네 목욕탕에 갔다. 봉사자까지 합쳐서 10명이 갔는데 꼭 가야 될 한 분은 사라져 버려서 못 갔고, 한 분은 목욕탕에서 샴푸를 한 채 씻지도 않고 쉼터로 돌아와 버렸다. 오늘 아침에서야 얼굴과 목에 발진이 난 것을 보고 알게 된 사실이다. 목욕을 다시 시키고, 옷을 갈아 입히고, 병원에 보내드렸다. 한동안은 귀찮아도 일일이 간섭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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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감사예배 2017/05/15
5월 7일~9일까지 이전감사 부흥성회가 있었습니다. 별도의 행사는 하지 않고 3일간 저녁 집회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렸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던 이전작업이 이제 마무리 되고, 소방설비와 시설신고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번 3일간의 부흥성회는 조예환목사님께서 말씀을 전해 주셨고, 그 외에도 여러 목사님들께서 기도 및 축도로 함께 해 주셨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함께 해 주신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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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연합신문 2017.4.30] 노숙인 사역 30년 가나안교회, 새 땅을 밟고 새 비전을 보다 2017/05/15
김도진 목사의 무식하고 단순한 예수 바라기…지경을 넓히다
http://www.cupnews.kr/news/view.php?no=7809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느니라[마 5:15]
누구든지 등불을 켜서 움 속에나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는 들어가는 자로 그 빛을 보게 하려 함이니라[눅 11:33]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청량리 588’. 그 골목 그 거리에서 30여년간 노숙인 사역을 펼쳐온 가나안교회(김도진 목사)와 가나안쉼터(김정재 목사)가 올해 초 새로운 터전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더욱 확대된 사역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금껏 가나안쉼터는 윤락가 골목 한켠에 자리한 채 찾아오는 이들의 쉼터가 되어줬으나, 이젠 청량리 대로변에 5층짜리 건물을 번듯이 차지한 채 노숙인들 뿐 아니라 재기를 꿈꾸는 일반인들에게도 진정한 쉼이 되는 사역으로 발전하기 위한 포부를 가슴에 안았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왕산로 256-1 죽정빌딩’에 위치한 가나안교회·가나안쉼터는 1층 사무실, 2층 예배실, 3층 주방과 식당, 4~5층 숙소로 이뤄져 있다.
전체적으로 생활 면적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최신화된 시설과 비교할 수 없이 깨끗하고 편리해진 생활 환경에 가나안 가족들은 대만족이다.
이전 후 좋은 점 중 하나는 더위와 추위 걱정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예전 건물에서는 난방을 위해 나무를 땠었고, 여름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버텨낼 수밖에 없었다. 이곳은 냉난방 시설이 완비돼 있어 추위와 더위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김정재 목사는 이게 제일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또한 식사를 하려면 이전 건물에서는 계단에서 줄을 선채 30분씩 기다려야만 했다. 하지만 이젠 80여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식당이 3층에 별도로 마련돼 있어 더 이상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4층 일부는 공동작업장으로 꾸며져 일터를 구하지 못한 이들도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모든 숙소 공간은 2층 침대를 맞춤 제작하여 120여명이 지낼 수 있다. 특히 재개발 추진위원회측에서 새로운 터전으로 이사하는 가나안교회를 위해 침대 제작을 자원하여 선물했다.
<네 사역으로 인해 숨으려 하지 말라>
가나안교회·가나안쉼터의 이전은 기적의 연속이었다. 김도진 목사는 이번 이전으로 또 하나의 커다란 간증을 선물받은 셈이다.
가나안교회가 지난 30여년간 말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역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물론 여기에는 기가 막힐 정도로 예수밖에 모르는 김도진 목사의 무식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가나안교회·가나안쉼터의 이전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새로운 섭리를 엿볼 수 있는 기회로 보여지고 있다. 번번이 어리석은 행동을 깨뜨리시고 정 반대의 상황으로 인도하셨기 때문이다
가나안교회·가나안쉼터는 노숙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 재활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을 해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주변 사람들이 노숙인들을 기피할 것이란 짐작을 하게 됐고, 이전할 장소를 물색하던 김정재 목사는 당연스럽게 임대가 아닌 매입으로, 주택이 많지 않은 후미진 곳들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였다. 거부당할까봐 일부러 노숙인 사역을 숨겼음에도 건물주들은 허락하지 않았고, 심지어 교회라는 이유만으로 거절당하기도 했다. 어떤 곳은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결국 틀어지고 말았다.
청량리 588 부지에서 떠나야 할 기한은 점차 다가오고 있었지만 새로운 터전 마련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김도진 목사와 김정재 목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죽정빌딩에 들어섰다. 이곳은 건물 매입을 알아보면서 가장 처음 방문했던 곳이면서도, 노숙인 사역을 숨겼음에도 거부당했던 곳이었다.
김 목사는 솔직해지기로 했다. 자신들은 가나안교회와 가나안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노숙인 사역을 하고 있는데 새롭게 이전할 공간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꿈일까 생시일까. 건물 주인은 “김도진 목사도 같이 오시느냐”고 묻고는 단번에 임대를 허락했다. 심지어 가나안교회와 김도진 목사를 잘 알고 있을뿐만 아니라 존경해왔다고. 그는 과거 동대문구에서 의원을 지내며 가나안쉼터의 사역을 잘 알고 감복했던 사람이었다.
허락받지 못할까 노숙인 사역을 숨겼을 때는 실패만 거듭하던 것이, 다 내려놓고 고백하자 단번에 계약되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등불을 등경 위에 두시다>
이렇게 어렵사리 새로운 공간을 찾았으나 처음엔 3개 층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예배실과 사무실, 식당만 들어섰을 뿐 숙소는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을 물색해야만 했다.
이번엔 동대문구에서 난색을 표했다. 사무실과 숙소가 분리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가까스로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이해시키고 겨우 인정받았으나, 문제는 숙소 자리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쉼터 가족들이 갈 곳이 없어졌다. 사무실과 식당 등 공간이 허락하는 한 2층 침대를 밀어넣고 잠을 재워야만 했다.
사실 사무실 및 식당과 숙소가 떨어져 있다는 것은 쉼터의 관리 측면에서도 문제의 여지가 다분했다. 하지만 주어진 여건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건물에서 200미터 떨어진 곳에 숙소를 별도로 마련하기로 하고 월요일에 계약하기로 날짜까지 잡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사는 또 일어났다.
이 건물은 ‘전주 최씨 평도공 종중회관’으로 사용되던 곳이었다. 계약 직전, 종중 구성원들로 이뤄진 이사회는 가나안교회·가나안쉼터가 1~5층을 사용하도록 하고, 자신들은 건물을 비우고 다른 곳에 사무실을 얻기로 했다. 더욱이 자신들이 매입했던 가격만 받을테니 수년 내에 건물을 인수해 갔으면 좋겠다는 의사도 전해왔다.
이렇게 현재의 건물에 숙소까지 마련할 수 있게 됐고, 안정적이고 깨끗한 환경에서 새로운 삶과 사역은 다시 시작됐다.
김정재 목사는 “노숙인시설은 기피대상이라 숨으려 했는데 하나님이 대로변에 드러내버리셨다. 등불을 높은 곳에 두신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숨으려고 했던 곳들은 다 막아버리셨다. 여기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믿는다. 이젠 건물을 매입하는 수밖에 없다. 기도 제목”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은 가나안교회와 가나안쉼터에 새로운 계획을 갖고 계시고, 이젠 이들의 사역을 밝히 드러내어 도구로 사용하고자 하는 뜻을 확립하신 것으로 보여진다.
아이같은 김도진 목사 “예수만이 나의 오야붕”
가나안교회는 2016년 12월 첫 주에 새로운 터전에서 첫 예배를 드렸다. 옛 터전에서의 마지막날 30주년 예배를 드린 후 새로운 곳에서 31주년의 첫 걸음을 뗀 것이다.
가나안 공동체는 앞으로 새로운 30년에 큰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이전을 계기로 믿음이 달라진 이들은 더 열심히 하나님을 믿기로 마음 먹었다.
김도진 목사는 “우리는 땅도 없고 돈도 없다. 만일 이번에 하나님이 역사하시면 너희들 진짜 예수 믿어라”고 당부했는데, 눈 뜨고도 믿기 힘든 역사들을 체험한 것.
가나안교회·가나안쉼터는 이젠 노숙인에 제한됐던 사역을 일반인들에게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골목에 숨겨져 있던 쉼터를 대로변으로 끌어내 세상에 보이신 하나님의 의도에 계획이 있다고 믿는 김 목사는 앞으로 넘어진 채 재기를 꿈꾸는 일반인들도 찾아와 쉬었다 가는 모두의 쉼터가 되겠다며 변화의 시동을 걸었다.
김 목사는 “교회는 천억짜리 집을 지어놓고 돈 많은 권력자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는 곳이 아니다. 교회는 실패한 사람들, 썩어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먹이고 입히는 곳이 되어야 한다”면서 “오늘날 교회들의 틀려먹은 물질관과는 반대로 가나안교회는 지극히 작은자와 그 영혼만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수 만난지 38년 됐다. 우리 오야붕은 예수다. 예수님이 내 편에 서니 기적이 일어나더라”며 “물질 권세 다 버리고 얻어 터지면서도 주님만 바라보니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져 왔다.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면서 새힘이 솟아나고 비전을 바라보게 된다”고 아이처럼 신나했다.
[임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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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2017/06/13
성프란시스코의 평화의 기도 중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우리 가나안쉼터의 사역 방향이다. 세상이 화려해지고 발전할 수록 사각지대는 더 어두운 법이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앞두고 있다지만 상대적인 빈곤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과거처럼 먹고 사는 문제가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 쉼터를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가족관계가 끊어진 상태다. 가족의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게 되면서 그 공허함을 알코올, 도박, 인터넷, 성 중독이 차지하고 있다. 숙식을 제공하고, 일자리를 주고, 빚을 갚아준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몸과 마음과 영혼이 회복되어야 한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사람과의 관계가 회복되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 할 수 있다. 가나안쉼터가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주는 기관으로 자리잡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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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사 시작 2017/06/13
소방 스프링쿨러 공사가 어제부터 시작되었다. 간이스프링 쿨러가 아니라 일반 스프링쿨러를 설치하다보니 큰 공사다. 1차적으로 주 배관이 지나갈 구멍을 각층에 뚫었다. 자재가 들어오면 본격적으로 파이프를 연결하고, 물탱크를 설치해야한다. 지진에 대비한 내진부분도 포함된다. 많은 인원이 상주하다보니 화재에 대한 안전이 최우선 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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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에서의 돈 거래 2017/06/13
쉼터에서는 원칙적으로 돈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불쌍하다고 빌려주었다가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쉼터내에서의 돈 거래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본인들도 돈이 궁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담배 값도 없어서 쩔쩔매는 사람에게 몰인정하게 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얼마 전 임**씨가 퇴소한 후에 돈 문제가 터졌다. 여기 저기서 돈을 빌려서 갚지 않고 퇴소를 한 것이다. 크고 작은 건수를 합쳐서 200만원이 넘었다. 그렇게 많은 금액이 오고가는 동안 사무실 뿐만 아니라 호실에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 당사자들끼리 숨기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사무실에서 나서서 절반 정도는 받아 내었지만 나머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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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증에 집착하는 이유 2017/06/27
한**씨(63세)가 오랜 만에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동안 어디서 무얼 하셨는지 몰랐는데 아무 말 없이 나가신 후에 얼마 전 사무실에 찾아오신 것이다. 왜소한 몸에 얼굴은 본 나이보다도 훨씬 더 들어보이는 분이다. 오래도록 노숙하시던 분이라 지난 시설 생활보다 노숙생활이 익숙한 분이기도 하다. 그래도 작년 겨울에 입소하셔서 최근 퇴소하기까지 6개월 정도 생활하셨으니 오래 하신 편이다. 작년 겨울에 입소할 때만 해도 건강이 많이 안 좋아서 신경을 많이 썼던 분이기도 하다. 그렇게 몇 개월 지나면서 건강도 좋아졌고 쉼터 생활에도 적응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안 들어 오기 시작했다. 방 사람들이 여기 저기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혹시 길을 못 찾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만났을 때 그런 것이 아님을 알았다. 전에처럼 또 바람이 들어서 노숙하며 지낸 것이었다. 거리에서 노숙하며, 식사는 무료급식소에서 한 끼씩 때웠다고 한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물었지만 본인에게는 그게 편하다고 하신다.
그러면 무슨 용무로 온 걸까? 주민증 때문이었다. 자기관리가 안 되는 분이라 주민증을 사무실에서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걸 찾으러 왔다고 한다. 누가 필요하다고 해서 갖다 주어야 한다고 했다. 분명히 명의도용 건 이었다. 자초지종을 캐물었지만 말을 회피하면서 주민증만 요구했다. 그렇게 해서는 드릴 수 없다고 딱 자른 후에 그분과 같이 오라고 했다. 그날 돌아간 후 며칠 만에 오늘 또 오셨다. 이번에는 가방까지 가지고 왔는데 입소하러 온 줄 알았다. 다들 반가워하는 것도 잠시 뿐 이번에도 주민증을 찾으러 왔다고 한다. 집에 가야 한다면서 말이다. 노숙하는 분이 무슨 집에 간다고 그런 소리를 하는지....
한해, 명의도용으로 인한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그 중에서 노숙인들을 이용한 명의도용도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은행에서는 통장 발급을 까다롭게 하고 있고, 동사무소 역시 인감 발급 등에 신중을 기하고 있어서 많이 줄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돈 몇 푼에 자기 명의를 빌려주는 이런 사례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그들이 돈 몇 푼에 자기 명의를 팔아서 사회에 입히는 피해는 몇 십배, 몇 백배가 된다. 우리는 한**씨에게 당사자와 오든지 경찰과 함께 오라고 했다. 물론 본인이 직접 동사무소에 가서 재발급을 받아버리면 어쩔 수 없지만 아직 그 정도까지는 모르는 모양이다. 겨우 설득시켜서 다시 입소하도록 하긴 했는데 얼마나 계실지 모를 일이다.
드디어 가나안교회와 쉼터의 간판을 달았습니다. 새로 이전하면서 가나안쉼터의 명칭을 가나안자활센터로 바꾸려고 합니다. 간판을 달고 불을 켜니 마음이 밝아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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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요리 2017/01/04
연말이 되면 다들 망년회나 회식을 하느라 바쁘게 움직입니다. 쉼터에 계신 분들이야 그럴 기회조차 없으니 기껏해야 술이나 마시러 다니겠죠. 그래서 쉼터에서는 쉐프를 초청해서 특별한 식사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가까이서 '불쇼'를 보니 신기하고 뭔가 색다른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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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가나안어워드 시상식 2017/01/04
2016년을 마무리 하면서 쉼터에서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연말이면 TV에서 가요대상, 연예대상, 영화대상 등 각종 시상식이 열리는데 우리 쉼터에서도 한 해 동안 수고한 분들에게 시상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14개 분야에서 28명이 수상을 했고 수상자에게는 트로피와 상금이 주어졌습니다. TV에서처럼 후보자가 발표되고 그 중에서 한 분이나 공동수상자를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했으며 시상은 각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직원들이 담당했습니다.
수상을 하신 분들은 한 마디씩 수상소감도 발표했는데 감격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있었네요. 정말 많은 분들이 한 해 동안 쉼터와 교회를 위해서 수고하셨습니다.
수상 분야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호실을 책임지고 수고하신 '실장분야', 실장이 없는 관계로 수고해 주신 '부실장 분야', 매일 아침, 저녁으로 드려지는 예배를 위해 안내와 반주기, 헌금위원 등을 맡아주신 '예배준비 분야', 매주 연습하여 한 달에 한 번 성가대로 영광을 돌리는 '시온성가대 분야', '일주일에 두 번씩 찬양을 인도하는 '아둘람찬양단 분야', 건강을 위해 실시한 '몸튼튼 마음튼튼 분야', 양계, 양봉, 영농으로 수고해 주시는 '파주자활농장 분야', 매일 쇼핑백 작업으로 수고하고 계신 '공동작업장 분야', 꾸준히 저축을 위해 힘쓰고 있는 '저축 분야',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시락을 배달하는 '도시락나눔 분야', '하루 세 끼 설거지를 책임지고 있는 '주방식기봉사 분야', 부식을 준비하고 잔일을 돕고 계신 '주방봉사 분야', 보일러, 나무작업 등으로 쉼터에 계신 분들을 따뜻하게 해 주시는 '쉼터내부봉사 분야', 각종 후원물품 수령, 아웃리치 등에 참여하신 '쉼터외부봉사 분야'입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쉼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동참하였습니다. 직원들과 자활급여를 받으며 참여하는 분들은 제외를 하였으니 순수 봉사라 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오시는 봉사자가 아니라 쉼터에 계신 분들이 이렇게 많은 봉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 해도 놀랍습니다.
시상식 후 식당에 준비한 다과를 즐기며 교제를 나눈 후 송구영신 예배를 드렸습니다. 주 안에서 한 가족임을 느낀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한 해 동안 가나안교회와 쉼터를 위해 후원과 기도와 봉사와 말씀으로 수고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께 많은 열매로 영광을 돌리는 2017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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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전야 행사 2017/01/04
2016년 성탄 전야 행사가 새성전에서 있었습니다. 이전관계로 바빠서 못 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각 기관이 조금씩 준비해서 함께 할 수 있었네요. 수고하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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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빵과 계란 2017/01/17
AI조류독감으로 닭의 수효가 줄어들면서 계란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그로 인해 계란으로 만드는 빵들이 타격을 입고 있는데 그 영향이 쉼터에까지 미치고 있다. 그토록 많이 들어오던 빵이 지난 주부터 뚝 끊겨서 구경도 하기 힘들게 되었다. 다행히 계란은 파주 농장에서 가져오고 있어서 문제가 없지만 겨울이라 그런지 외부로 나눌만큼 양이 많지 않은 상태다. 풍족할 때는 몰랐지만 막상 없어보니 그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았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여기저기서 살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지만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면 감사할 내용이 넘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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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이전 2017/02/10
지난달 19일에 본 건물 1층을 계약하고 1월 26일(목) 숙소이전을 끝냈습니다. 구정 명절을 하루 앞두고 숙소를 이전한 셈입니다. 우스개 소리로 6.25 피난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아침 9시경, 사물함과 침대가 들어왔고 침대를 조립하면서 세팅을 했는데 1층 전체가 꽉 찼습니다. 다행히 1층이 비어 있어서 쉽게 옮길 수 있었으나 아직 5층 계약이 안 된 상태라 한 층에 다 들어온 상태입니다. 숙소가 비좁아서 임시로 옆에 있는 건물 40평을 임차해서 분산시킨 상태입니다.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있지만 한 건물에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춥지 않아서 감사하고 이제 5층까지 계약을 완료하고 옮길 준비를 하고 있으니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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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공사 2017/02/10
숙소이전 못지 않게 급한 것이 욕실 공사였습니다. 1층 숙소 한 켠에 창고로 사용하던 곳을 다섯 명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욕실로 개조하고 있습니다.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일을 하다보니 쉽지 않은 점도 있습니다. 목욕을 하다보면 물이 튀어서 본의아니게 시비가 붙는 경우도 있어서 파티션을 설치했습니다. 5층 숙소에도 욕실을 만들 예정이어서 사용하기에는 충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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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숙소 열쇠반납, 신 숙소 계약완료 2017/02/10
2월 7일 구숙소(588건물) 열쇠를 반납했습니다. 사실 상 588과 모든 인연이 끝난 셈입니다. 숙소 이전을 완료한 후 나머지 짐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왠만한 짐들은 파주농장쪽으로 옮겼고, 필요없는 짐들은 버리기로 했습니다. 30년간 살던 짐이라 그런지 한도 끝도 없습니다. 한 때는 200명이 넘는 인원이 살던 곳이라 다락을 10개나 만들어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588 구 숙소는 한 개층이 120평씩 3개층이었습니다. 지하실과 2층, 3층 그리고 옥상 전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짐들을 치우려니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짐들을 빼고 나니 폐허가 된 느낌입니다. 30년간 온갖 일들이 있었던 곳인데 이제 추억속으로 사라지네요.
구 숙소 열쇠를 반납한 날, 본 건물 5층 숙소도 계약을 끝냈습니다. 바야흐로 종중건물 전체를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건물주가 되는 전주최씨 종중 쪽에서 근처 건물로 이사를 가고 우리에게 다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이달 말이면 5층 숙소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 하나 이루어지고 있는데 기저 그 자체입니다. 작년 12월에만 해도 어디로 갈지 몰라서 기도밖에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곳으로 옮긴 상태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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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실 지붕 공사 2017/02/10
건물 뒤편에 휴게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아크릴 지붕공사를 하였습니다.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피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앞으로 많이 이용하게 될 장소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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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이전에 따른 전입신고 2017/02/10
숙소 이전이 완료됨에 따라 전입신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씩 찾아가서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동사무소가 마비될 것 같아서 일괄적으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다행히 새로 옮긴 곳의 주소 역시 같은 동이라 동사무소와 협조가 잘 되고 있습니다. 우편 업무를 담당하시는 분 역시 같은 분이라 우편물을 받아보는데도 큰 지장이 없네요. 예전 주소로 오는 것도 새로운 주소로 정상 배달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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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숙소 이전 완료 2017/03/13
2월 24일(금) 종중사무실이 이사감에 따라 숙소 및 사무실 이전을 실시했습니다. 당일 오후에 추가주문한 침대를 5층과 4층에 배열했고, 1층에 모여있던 짐들을 4,5층으로 옮겼습니다. 그 다음 주 월요일부터 사무실을 1층으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화요일까지 거의 마무리를 했고 한 주간동안 남은 정리를 했습니다. 정말 힘든 한 주간이었지만 정리를 하고 나니 좋아보였습니다. 이제 본 건물 전체를 사용하게 된 셈입니다. 협조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동안의 이전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6.11.15 본 건물 2,3,4층 계약
2016.11.27 구 건물에서 30주년 감사예배
2016.11.29 본 건물 4층으로 목사관 이전
2016.12.2 본 건물 2층으로 성전 이전
2016.12.4 본 건물에서 31년째 첫 예배
2016.12.8 본 건물 3,4층으로 주방,사무실 이전
2017.1.19 본 건물 1층 계약
2017.1.26 본 건물 1층으로 숙소이전
2017.2.7 구 건물 열쇠 반납
2017.2.7 본 건물 5충 계약
2017.2.24 본 건물 1층에서 4,5층으로 숙소 이전
2017.2.27 본 건물 4층에서 1층으로 사무실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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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굿뉴스-기독교연합신문] 사라지는 ‘청량리 588’ … 거듭나길 바라네 2017/03/15
사라지는 ‘청량리 588’ … 거듭나길 바라네
청량리 사창가를 변화시킨 ‘노숙자들의 대부’ / 가나안교회 김도진 목사
http://www.igoo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52610
서울 청량리역 인근 속칭 ‘588’ 집창촌이 재개발로 사라진다. 밤이면 취객들과 호객행위로 시끌벅적했던 붉은 골목 거리의 가게들은 이젠 텅 비어있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한쪽엔 높은 건축구조물을 가린 비닐포장만 바람에 시달리고 있다. 이 골목에서 30년 가까이 가나안교회를 목회하며 노숙인 쉼터를 운영했던 김도진 목사는 “이 동네에서 최고 복 받은 사람은 나”라고 말한다.
그도 원래는 “본질이 쌈꾼”이었던 청량리 깡패였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난 후에 목회자가 됐고, 그 청량리에서 노숙자들과 깡패들을 섬기고 있다. 숙식을 제공하고, 이미용 지원에 의료 서비스, 주민등록 회생, 파산 면책을 도와주며 일자리까지 제공한다. 매일 200여명은 고정으로 이 교회 신세를 진다. 지금까지 거쳐 간 이들만 1만 여명.
기도원에서 예수님을 보다
'백차'에 실려 오고, 거지꼴로 기어오고, 유서를 품고 왔던 이들이 새 사람 되어가는 모습을 보는 기쁨이 가장 큰 복이다. 그런데, 더 큰 복을 며칠 전에 하나님이 주셨다. 재개발로 갈 곳이 없던 이들에게 근사한 빌딩이 생겼다. 아닌 게 아니라, 처음 이 교회를 찾아왔을 때, 좀 당혹스러웠다. 노숙자 사역이라는데 설마 이렇게 ‘삐까번쩍한’ 빌딩에 있을까 했는데.
“여기 사무실로 들어온 지 보름 됩니다. 그전에 갈 데가 없었어요. 노숙자 사역을 하니 누가 건물을 쓰게 해주겠습니까? 그런데 이 건물 회장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이곳을 쓰라는 겁니다. 아니, 아예 내년부터는 월세 내는 돈으로 이 건물을 인수하라고 하셨어요. 그분이 이 지역에서 시의원도 했던 분인데, 오랫동안 저를 보면서 제가 하는 일을 좋게 보신 것 같습니다. 1년 동안 비어있던 건물인데, 하나님이 예비하신 곳이죠.”
이 모든 복은 결국 그 자신이 변화된 복에서 시작됐다. 청량리 깡패로 생활이 싸움이었던 20대를 보냈다. 작은 체격이었지만 ‘권총 알이 작아도 사람 죽인다’며 상대방을 잔인하게 해치면서 건들 자가 없는 ‘오야붕’이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랑’ ‘축복’, 이런 말 자체를 몰랐다.
“하도 그렇게 사니까 집안에서 결혼을 강제로 시켰어요. 그러면 철들까 해서. 저도 아이 둘 낳고 칼 다 던져버리고 살아보려고 애썼죠. 그런데 사기를 당했어요. 끼니를 굶어가며 독기를 품고 그 사기꾼들을 죽이겠다고 찾아다니다가 내가 쓰러졌지.”
약해진 그를 아내와 아내의 교회 교인들이 기도원으로 이끌었다. 예수쟁이들의 예배를 처음 본 그는 그렇게 찬송소리가 듣기 싫었다. 뒤로 돌아앉아 양손으로 귀를 꽉 막고 있던 그에게 강사 목사가 소리를 쳤다. “여보쇼, 돌아앉으시오!”
평소 그의 스타일대로라면 벌써 쫓아가서 육두문자와 함께 한 펀치 날렸어야 했는데, 이상하게 무장해제가 돼버렸다. 힘을 쓸 수가 없었다. “손을 들라”는 소리에 양 손을 들었고, “주여 외치라”는 말에 외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섬광처럼 나타나신 예수님.
“확 꼬꾸라져버렸죠. 눈을 뜨니 온 몸에 피를 흘리시는 예수님이 나타나셨어요. 그때 사십 세까지 먹었던 악이 다 사라져버렸어요. 불을 켜면 어둠이 사라지듯이 말입니다. 악으로 찬 몸이 빈 그릇이 돼버렸어요. 그때 은혜를 받고 신학교를 갔습니다. 그런데요, 저 같은 사람이 어디 가서 목회를 하겠습니까.”
“저 놈아가 진짜다”
신학교 졸업반이 됐는데, 일반 목회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은 영접했지만 아직도 ‘곤조’는 남아있어서 타협이 안됐다. 전도와 봉사나 하며 살자고 했는데, 어느 날 새벽기도 때에 ‘청량리로 가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 그날 무작정 버스 타고 청량리에 왔다. 돈 십원 한푼 없었지만 교회 자리를 얻었다. 마장동 버스터미널 옆이었다.
“알고 보니 위층은 무당집이고, 아래층은 깡패들 작전지역이었어요. 그 건물 주인도 그래서 머리 아프던 참에, 제가 ‘나 전도사인데, 깡패 잡으러 왔다’고 하니까 빌려준 거예요. 어떻게 좀 해보라고요. 거기서 10년 동안 교회를 안 떠나고 기도하며 살았습니다.”
교회에 오는 사람이라곤 거지, 노숙자에 깡패, 완전 실패한 사람들 뿐이었다. 매일 그들과 함께 먹고 잤다. 시장에서 버린 시래기를 주워 같이 먹었다. 그리고 오직 예배, 하루 네 번 예배를 드렸다. 2년 쯤 지나자 교회가 꽉 찼다. 아는 안수집사 한 분이 집문서를 주어 새 건물을 얻었다. 그곳이 바로 588 집창촌 한복판이었다.
“당구장 건물인데, 깡패들이 자기들이 세주고 받아먹고 살고 있어서 주인도 못 건들던 곳이죠. 제 소문을 듣고 이를 갈고 있었는지, 가자마자 깡패들이 쳐들어왔어요. 그때부터 전쟁이 시작된 거죠. 얼마나 제가 기도했겠습니까. 그런데요, 고난은 있더라도 예수님은 지는 법이 없어요. 맞아서 피가 나고 짓밟히고 엄청 당했죠. 눈에서 정말 피눈물이 쏟아졌죠.”
청량리경찰서에서 이 지역 자율방범대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해 옆구리에 가스총을 차고 다니는 목사가 됐다. 그러나 그 총을 한 번도 써본 적은 없다. 그의 진짜 ‘총’은 따로 있었다. 바로 기도였다. 원한을 재어 기도로 하나님께 올렸다. 그게 또 10년 세월이었다.
매일 교회에서 살며 노숙자, 거지들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도와주는 그를 보고, 그 지역 깡패들이 마음을 열었다. “저 놈아가 진짜다”하고는, 목회자로 그를 존경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근처에서 하던 밥퍼 사역을 돕던 이들이 다 그의 편이 됐다. 덩치 크고 주먹깨나 쓰는 이들이 그에게 90도 인사를 붙이는 교회가 됐다.
“딱 20년이 되니까, 생활에 염려하지 말라는 주님의 응답이 왔어요. 그때부턴 수제비 안 끓여 먹고 살았어요. 쌀이 쟁여나서 남을 도와주고도 남았어요. 어릴 적에 독종처럼 살았던 끈기가 있어서 버틴 거죠. 하나님께서 그래서 저 같은 자를 쓰신 것 같아요.”
딱 두 개의 길 밖에 없다
새 빌딩은 노숙자들의 호텔 같다. 안락한 숙소에서 편히 쉬고 깨끗한 식당에서 전문 조리사가 준비한 밥을 먹는다. 아침에 예배를 드리고 일부는 파주 농장에 가서 일을 한다. 노숙자들은 농사짓던 경험이 많다. 땅에서 일을 하며 작물이 결실하고 가축이 새끼 낳는 걸 보며 상처가 치유된다. 삶의 의욕이 돋는다. 또 저녁이면 돌아와 드리는 예배로 하루가 저문다.
파주에 이곳 농장이 처음 생겼을 때는 인근 주민들이 곡괭이, 망치를 들고 나와 반대했지만 지금은 다들 돕는 자들로 변했다. 노숙자들이 전기공사를 해주는 등 생활에 도움을 주고, 황무지 같았던 농장 땅이 옥토가 되어 그 결실을 함께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승합차를 타고 ‘청량리 588’ 옛 교회 건물로 향했다. 그 앞에 선 김 목사의 감회가 새롭다. 이제 이곳도, 이곳에 일하던 사람들도 모두 거듭나기를 기도해본다.
겨울이면 난방할 돈이 없어 땔감 나무를 구해 와야 했던 시절이었다. 보통 한 겨울 나려면 1톤 차로 54대 분량이 필요했다. 덩어리째 오는 나무를 매일 빠개서 때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여름엔 습기 찬 지하에서 선풍기로 더위와 싸웠다. 교회 문을 열고 나서면 눈앞에 닥치는 홍등가 업소들.
이때가 ‘광야시절’이었다. 그 시절, 믿음으로 참고 견뎠더니, 이제 ‘가나안’에 들어왔다. 그러나 아직도 그의 사역은 끝나지 않았다. 새로 옮긴 빌딩, 그리고 파주의 농장으로 인해서 빚이 많다. 그러나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김도진 목사가 인터뷰 내내 반복했던 말이다.
“예수 영접하면 딱 두 개 밖에 없다. 예수 따라 가느냐 돈 따라가느냐, 딱 두 개밖에 없어. 그런데 목사들도 돈 쪽이 더 많아. 돈 있고 권력 있으면 욕심이 많아져. 그게 안타깝지. 그러나 주님 따라가면 까박까박은 하는데 안 죽어. 절대 안 망해. 예수님께 다 바치면 주님이 책임지신다니까. 이제 우리 한국교회가 종교생활하지 말고 예수를 따라가야 돼.”(교회 02-964-1556)
이성원 기자 jos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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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2017/03/27
새로운 건물로 이전하면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더이상 지하실에서 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새로 이전한 건물은 아예 지하실이 없다. 호실 수를 줄인 것도 달라진 점 중에 하나다. 15개의 호실에서 6개의 호실로 줄어들었다. 호실이 줄었다는 것은 호실별 인원수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그만큼 호실 관리가 용의해진 이점이 있다. 온돌에서 침대로 생활공간이 바뀐 것도 큰 변화 중에 하나다. 이층 침대를 사용하지만 자기 만의 공간이 있음으로 다툼이나 분쟁의 소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식당이 별도로 마련된 것도 마찬가지다. 예배실 의자에서 식사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지만 정작 생활하는 당사자는 변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조*(84세) 어르신의 경우가 그렇다. 벌써 쉼터에 계신지 1년 6개월이 지나고 있는데 목욕하는 문제로 시비가 있었다. 얼마나 목욕을 안 하는지 냄새가 많이 나서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 했다. 연세가 많아서 자주 씻어야 함에도 본인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버텼다. 결국 사무실에서 모셔다가 억지로 목욕을 시켰는데 다음날 오셔서 퇴소하겠다고 하셨다.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고 온 모양이다. 목욕하는 문제로 퇴소하겠다니 이해가 안 되었지만 평생을 살면서 만들어진 고집을 누가 꺾겠는가?
상담소에서 소개해준 시설은 은평에 있는 요양시설이다. 사실 84세의 노인을 받아 줄 시설은 거의 없다. 그나마 우리 시설은 나이 때문에 안 받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고령의 조*씨가 생활할 수 있었다. 당장 갈 곳이 없는 분을 거부하는 것은 쉼터의 기본적인 존재이유와 연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소를 하게 되면 이런 분을 다시 받기는 어렵다. 노인 분들이 퇴소할 때 우리는 그 점을 분명히 한다. 재입소는 불가하니 충분히 생각하고 퇴소를 결정하라고 말이다. 이번에도 그 점을 말씀드렸는데 마치 좋은 곳으로 가는 것처럼 냉정하게 우리의 권유를 거절하셨다.
시대가 변하고, 나라가 변하고, 시설이 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은 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는 말씀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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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김도진 목사 “힘들 때 나타나신 예수님 뜻대로 살았습니다” 2017/04/10
▲ 서울 청량리 588, 집창촌 한복판에 노숙자 자활센터 겸 교회를 일궈 거지며 부랑자들을 거두며 30년간 살다가 독지가의 호의로 최근 새 교회를 마련한 깡패 출신 김도진 목사. 철거된 집창촌 업소들 맞은편 오른쪽에 가나안교회의 십자가가 우뚝 서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김도진 목사 “힘들 때 나타나신 예수님 뜻대로 살았습니다”
청량리 집창촌 노숙인·부랑인들과 30여년… 새 교회 둥지 튼 가나안교회 김도진 목사
요즘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지역 주민들에겐 특별한 교회가 회자된다. 서울성심병원 맞은편의 가나안교회. 깡패 출신으로 신학대를 나온 김도진(79) 목사가 집창촌 복판에서 30년간 노숙인, 부랑인들을 거둬 살다가 식구들(?)을 이끌고 한 달여쯤 전 5층짜리 건물에 자활센터 겸 예배당을 갖춘 둥지를 틀었다. 김 목사의 ‘낮은 사역’을 전해 들은 전직 서울시의회 의원이 건물을 제공했다. “뜻하지 않은 축복에 어리둥절합니다. 마음을 바꾸지 않고 살아온 삶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 목사는 젊은 시절 건달로 산 깡패 출신이다. 청량리역 주변 넝마주이들을 거느리며 소문난 싸움꾼으로 살았다. “마음속에 화만 가득했어요. 눈만 마주쳐도 적개심이 일어 두들겨 패기 일쑤였지요.” 집안 식구들의 청에 못 이겨 결혼해 평온하게 살던 중 큰 사기를 당했다. “사기꾼을 찾아 죽이려고 헤매다가 죽음 직전에 기도원에 실려갔어요.” 기도원 생활이 인생을 바꿔놓았다.
“설교며 찬송도 듣기 싫었어요. 귀를 틀어막고 뒤돌아 앉기 일쑤였는데 문득 온몸에 피 흘리는 예수님이 나타나셨어요. 골수까지 배었던 악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순간입니다.”
그 직후 목사가 되려는 생각을 품어 신학대에 진학했다. 그의 나이 44세였다. 신학교와 대학원까지 다녀 박사학위에 목사 안수까지 받았다. “신학교 시절부터 목회자가 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자면 전직(?)이 깡패인 탓인지 욕부터 나왔으니까….” 대신 전도와 봉사나 하며 살기로 결심했는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송파구 셋방에서 새벽기도 중 ‘청량리로 가라’는 예수님의 음성을 들었다. 무작정 용두동의 한 당구장 건물로 나갔는데 “깡패 잡으러 온 전도사”라는 말에 건물주가 건물을 내주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친분 있는 안수 집사가 집문서를 내줘 청량리 588, 집창촌 한복판에 노숙자 쉼터며 예배당으로 꾸린 게 가나안교회이다. “지금은 집창촌이 철거돼 빈 업소들만 남았지만, 당시엔 매일 밤 호객행위며 싸움질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일쑤였지요.” 가락시장에서 시래기를 주워다 삶아 먹으며 거지, 깡패를 불러들여 기도하며 함께 살았다.
“매일 아침 집창촌 거리에 하얗게 쌓인 담배꽁초며 쓰레기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청소했어요. 그렇게 산 게 30년입니다.” 집창촌 철거 막바지에 이르면서 가나안교회도 철거될 운명에 놓여 200명이나 되는 식구(?)들과 살 공간이 없어 고민하던 중 전직 시의원이 건물을 내줘 새 둥지를 틀었다.
지금 새 교회에는 숙소 겸 공동작업장, 식당이 들어서 전보다 훨씬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단다. 경기도 파주에 농장을 마련해 함께 공동노동도 한다. 교화된 식구들이 직업을 찾아 직장생활도 한다. 그 지난한 삶을 들려주는 김 목사는 거창한 성경 구절이나 설교 같은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신학대를 나와 목사 안수를 받은 두 아들이 지금 가나안교회에서 아버지를 도와 목회 중이다. “예수님의 뒤를 따르기로 작심한 목회자가 돈에 휘둘려서야 되겠습니까.” 두 차례나 수십억원대의 거금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모두 거절했다는 김 목사.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다. “진정으로 밑바닥까지 고충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 주니 마음을 열더군요. 이 세상에 끝까지 악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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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촬영 2017/04/26
새로 이전한 후 매스컴에서 취재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가나안교회의 30년 사역이 묻히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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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강화프로그램 2017/04/26
덕성여대와 조인하여 동기강화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6년 1차로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호응이 좋아서
4주에 걸려서 2차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자신의 생각을 발표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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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사육 2017/04/26
파주 농장에 귀뚜라미가 들어왔습니다. 식용으로 귀뚜라미가 인기라고 하네요.
양계를 하던 막사를 개조해서 1차적으로 1만마리 정도를 키우고 있습니다.
온도와 습도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자동으로 조절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벌써 알을 낳기 시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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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씻기가 싫으면... 2017/05/15
목욕을 하라고 보내면 욕실 근처에 서성거리다가 다시 올라간다. 1층에 욕실이 있다보니 사무실에서 그런 사람을 종종 본다. 어떤 사람은 물만 묻히고 목욕을 한 것처럼 호실로 돌아가기도 한다. 자기 관리가 안 되다보니 목욕부터 빨래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간섭이 싫어서 퇴소하는 사람도 있고, 쪽방이나 고시원에 살면서 일평생 목욕 한 번 안하고 사는 사람도 있다.
엊그제 잘 씻지 않는 사람들을 모아서 동네 목욕탕에 갔다. 봉사자까지 합쳐서 10명이 갔는데 꼭 가야 될 한 분은 사라져 버려서 못 갔고, 한 분은 목욕탕에서 샴푸를 한 채 씻지도 않고 쉼터로 돌아와 버렸다. 오늘 아침에서야 얼굴과 목에 발진이 난 것을 보고 알게 된 사실이다. 목욕을 다시 시키고, 옷을 갈아 입히고, 병원에 보내드렸다. 한동안은 귀찮아도 일일이 간섭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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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감사예배 2017/05/15
5월 7일~9일까지 이전감사 부흥성회가 있었습니다. 별도의 행사는 하지 않고 3일간 저녁 집회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렸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던 이전작업이 이제 마무리 되고, 소방설비와 시설신고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번 3일간의 부흥성회는 조예환목사님께서 말씀을 전해 주셨고, 그 외에도 여러 목사님들께서 기도 및 축도로 함께 해 주셨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함께 해 주신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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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연합신문 2017.4.30] 노숙인 사역 30년 가나안교회, 새 땅을 밟고 새 비전을 보다 2017/05/15
김도진 목사의 무식하고 단순한 예수 바라기…지경을 넓히다
http://www.cupnews.kr/news/view.php?no=7809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느니라[마 5:15]
누구든지 등불을 켜서 움 속에나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는 들어가는 자로 그 빛을 보게 하려 함이니라[눅 11:33]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청량리 588’. 그 골목 그 거리에서 30여년간 노숙인 사역을 펼쳐온 가나안교회(김도진 목사)와 가나안쉼터(김정재 목사)가 올해 초 새로운 터전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더욱 확대된 사역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금껏 가나안쉼터는 윤락가 골목 한켠에 자리한 채 찾아오는 이들의 쉼터가 되어줬으나, 이젠 청량리 대로변에 5층짜리 건물을 번듯이 차지한 채 노숙인들 뿐 아니라 재기를 꿈꾸는 일반인들에게도 진정한 쉼이 되는 사역으로 발전하기 위한 포부를 가슴에 안았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왕산로 256-1 죽정빌딩’에 위치한 가나안교회·가나안쉼터는 1층 사무실, 2층 예배실, 3층 주방과 식당, 4~5층 숙소로 이뤄져 있다.
전체적으로 생활 면적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최신화된 시설과 비교할 수 없이 깨끗하고 편리해진 생활 환경에 가나안 가족들은 대만족이다.
이전 후 좋은 점 중 하나는 더위와 추위 걱정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예전 건물에서는 난방을 위해 나무를 땠었고, 여름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버텨낼 수밖에 없었다. 이곳은 냉난방 시설이 완비돼 있어 추위와 더위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김정재 목사는 이게 제일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또한 식사를 하려면 이전 건물에서는 계단에서 줄을 선채 30분씩 기다려야만 했다. 하지만 이젠 80여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식당이 3층에 별도로 마련돼 있어 더 이상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4층 일부는 공동작업장으로 꾸며져 일터를 구하지 못한 이들도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모든 숙소 공간은 2층 침대를 맞춤 제작하여 120여명이 지낼 수 있다. 특히 재개발 추진위원회측에서 새로운 터전으로 이사하는 가나안교회를 위해 침대 제작을 자원하여 선물했다.
<네 사역으로 인해 숨으려 하지 말라>
가나안교회·가나안쉼터의 이전은 기적의 연속이었다. 김도진 목사는 이번 이전으로 또 하나의 커다란 간증을 선물받은 셈이다.
가나안교회가 지난 30여년간 말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역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물론 여기에는 기가 막힐 정도로 예수밖에 모르는 김도진 목사의 무식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가나안교회·가나안쉼터의 이전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새로운 섭리를 엿볼 수 있는 기회로 보여지고 있다. 번번이 어리석은 행동을 깨뜨리시고 정 반대의 상황으로 인도하셨기 때문이다
가나안교회·가나안쉼터는 노숙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 재활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을 해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주변 사람들이 노숙인들을 기피할 것이란 짐작을 하게 됐고, 이전할 장소를 물색하던 김정재 목사는 당연스럽게 임대가 아닌 매입으로, 주택이 많지 않은 후미진 곳들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였다. 거부당할까봐 일부러 노숙인 사역을 숨겼음에도 건물주들은 허락하지 않았고, 심지어 교회라는 이유만으로 거절당하기도 했다. 어떤 곳은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결국 틀어지고 말았다.
청량리 588 부지에서 떠나야 할 기한은 점차 다가오고 있었지만 새로운 터전 마련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김도진 목사와 김정재 목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죽정빌딩에 들어섰다. 이곳은 건물 매입을 알아보면서 가장 처음 방문했던 곳이면서도, 노숙인 사역을 숨겼음에도 거부당했던 곳이었다.
김 목사는 솔직해지기로 했다. 자신들은 가나안교회와 가나안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노숙인 사역을 하고 있는데 새롭게 이전할 공간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꿈일까 생시일까. 건물 주인은 “김도진 목사도 같이 오시느냐”고 묻고는 단번에 임대를 허락했다. 심지어 가나안교회와 김도진 목사를 잘 알고 있을뿐만 아니라 존경해왔다고. 그는 과거 동대문구에서 의원을 지내며 가나안쉼터의 사역을 잘 알고 감복했던 사람이었다.
허락받지 못할까 노숙인 사역을 숨겼을 때는 실패만 거듭하던 것이, 다 내려놓고 고백하자 단번에 계약되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등불을 등경 위에 두시다>
이렇게 어렵사리 새로운 공간을 찾았으나 처음엔 3개 층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예배실과 사무실, 식당만 들어섰을 뿐 숙소는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을 물색해야만 했다.
이번엔 동대문구에서 난색을 표했다. 사무실과 숙소가 분리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가까스로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이해시키고 겨우 인정받았으나, 문제는 숙소 자리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쉼터 가족들이 갈 곳이 없어졌다. 사무실과 식당 등 공간이 허락하는 한 2층 침대를 밀어넣고 잠을 재워야만 했다.
사실 사무실 및 식당과 숙소가 떨어져 있다는 것은 쉼터의 관리 측면에서도 문제의 여지가 다분했다. 하지만 주어진 여건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건물에서 200미터 떨어진 곳에 숙소를 별도로 마련하기로 하고 월요일에 계약하기로 날짜까지 잡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사는 또 일어났다.
이 건물은 ‘전주 최씨 평도공 종중회관’으로 사용되던 곳이었다. 계약 직전, 종중 구성원들로 이뤄진 이사회는 가나안교회·가나안쉼터가 1~5층을 사용하도록 하고, 자신들은 건물을 비우고 다른 곳에 사무실을 얻기로 했다. 더욱이 자신들이 매입했던 가격만 받을테니 수년 내에 건물을 인수해 갔으면 좋겠다는 의사도 전해왔다.
이렇게 현재의 건물에 숙소까지 마련할 수 있게 됐고, 안정적이고 깨끗한 환경에서 새로운 삶과 사역은 다시 시작됐다.
김정재 목사는 “노숙인시설은 기피대상이라 숨으려 했는데 하나님이 대로변에 드러내버리셨다. 등불을 높은 곳에 두신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숨으려고 했던 곳들은 다 막아버리셨다. 여기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믿는다. 이젠 건물을 매입하는 수밖에 없다. 기도 제목”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은 가나안교회와 가나안쉼터에 새로운 계획을 갖고 계시고, 이젠 이들의 사역을 밝히 드러내어 도구로 사용하고자 하는 뜻을 확립하신 것으로 보여진다.
아이같은 김도진 목사 “예수만이 나의 오야붕”
가나안교회는 2016년 12월 첫 주에 새로운 터전에서 첫 예배를 드렸다. 옛 터전에서의 마지막날 30주년 예배를 드린 후 새로운 곳에서 31주년의 첫 걸음을 뗀 것이다.
가나안 공동체는 앞으로 새로운 30년에 큰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이전을 계기로 믿음이 달라진 이들은 더 열심히 하나님을 믿기로 마음 먹었다.
김도진 목사는 “우리는 땅도 없고 돈도 없다. 만일 이번에 하나님이 역사하시면 너희들 진짜 예수 믿어라”고 당부했는데, 눈 뜨고도 믿기 힘든 역사들을 체험한 것.
가나안교회·가나안쉼터는 이젠 노숙인에 제한됐던 사역을 일반인들에게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골목에 숨겨져 있던 쉼터를 대로변으로 끌어내 세상에 보이신 하나님의 의도에 계획이 있다고 믿는 김 목사는 앞으로 넘어진 채 재기를 꿈꾸는 일반인들도 찾아와 쉬었다 가는 모두의 쉼터가 되겠다며 변화의 시동을 걸었다.
김 목사는 “교회는 천억짜리 집을 지어놓고 돈 많은 권력자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는 곳이 아니다. 교회는 실패한 사람들, 썩어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먹이고 입히는 곳이 되어야 한다”면서 “오늘날 교회들의 틀려먹은 물질관과는 반대로 가나안교회는 지극히 작은자와 그 영혼만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수 만난지 38년 됐다. 우리 오야붕은 예수다. 예수님이 내 편에 서니 기적이 일어나더라”며 “물질 권세 다 버리고 얻어 터지면서도 주님만 바라보니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져 왔다.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면서 새힘이 솟아나고 비전을 바라보게 된다”고 아이처럼 신나했다.
[임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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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2017/06/13
성프란시스코의 평화의 기도 중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우리 가나안쉼터의 사역 방향이다. 세상이 화려해지고 발전할 수록 사각지대는 더 어두운 법이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앞두고 있다지만 상대적인 빈곤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과거처럼 먹고 사는 문제가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 쉼터를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가족관계가 끊어진 상태다. 가족의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게 되면서 그 공허함을 알코올, 도박, 인터넷, 성 중독이 차지하고 있다. 숙식을 제공하고, 일자리를 주고, 빚을 갚아준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몸과 마음과 영혼이 회복되어야 한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사람과의 관계가 회복되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 할 수 있다. 가나안쉼터가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주는 기관으로 자리잡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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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사 시작 2017/06/13
소방 스프링쿨러 공사가 어제부터 시작되었다. 간이스프링 쿨러가 아니라 일반 스프링쿨러를 설치하다보니 큰 공사다. 1차적으로 주 배관이 지나갈 구멍을 각층에 뚫었다. 자재가 들어오면 본격적으로 파이프를 연결하고, 물탱크를 설치해야한다. 지진에 대비한 내진부분도 포함된다. 많은 인원이 상주하다보니 화재에 대한 안전이 최우선 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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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에서의 돈 거래 2017/06/13
쉼터에서는 원칙적으로 돈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불쌍하다고 빌려주었다가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쉼터내에서의 돈 거래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본인들도 돈이 궁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담배 값도 없어서 쩔쩔매는 사람에게 몰인정하게 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얼마 전 임**씨가 퇴소한 후에 돈 문제가 터졌다. 여기 저기서 돈을 빌려서 갚지 않고 퇴소를 한 것이다. 크고 작은 건수를 합쳐서 200만원이 넘었다. 그렇게 많은 금액이 오고가는 동안 사무실 뿐만 아니라 호실에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 당사자들끼리 숨기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사무실에서 나서서 절반 정도는 받아 내었지만 나머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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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증에 집착하는 이유 2017/06/27
한**씨(63세)가 오랜 만에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동안 어디서 무얼 하셨는지 몰랐는데 아무 말 없이 나가신 후에 얼마 전 사무실에 찾아오신 것이다. 왜소한 몸에 얼굴은 본 나이보다도 훨씬 더 들어보이는 분이다. 오래도록 노숙하시던 분이라 지난 시설 생활보다 노숙생활이 익숙한 분이기도 하다. 그래도 작년 겨울에 입소하셔서 최근 퇴소하기까지 6개월 정도 생활하셨으니 오래 하신 편이다. 작년 겨울에 입소할 때만 해도 건강이 많이 안 좋아서 신경을 많이 썼던 분이기도 하다. 그렇게 몇 개월 지나면서 건강도 좋아졌고 쉼터 생활에도 적응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안 들어 오기 시작했다. 방 사람들이 여기 저기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혹시 길을 못 찾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만났을 때 그런 것이 아님을 알았다. 전에처럼 또 바람이 들어서 노숙하며 지낸 것이었다. 거리에서 노숙하며, 식사는 무료급식소에서 한 끼씩 때웠다고 한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물었지만 본인에게는 그게 편하다고 하신다.
그러면 무슨 용무로 온 걸까? 주민증 때문이었다. 자기관리가 안 되는 분이라 주민증을 사무실에서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걸 찾으러 왔다고 한다. 누가 필요하다고 해서 갖다 주어야 한다고 했다. 분명히 명의도용 건 이었다. 자초지종을 캐물었지만 말을 회피하면서 주민증만 요구했다. 그렇게 해서는 드릴 수 없다고 딱 자른 후에 그분과 같이 오라고 했다. 그날 돌아간 후 며칠 만에 오늘 또 오셨다. 이번에는 가방까지 가지고 왔는데 입소하러 온 줄 알았다. 다들 반가워하는 것도 잠시 뿐 이번에도 주민증을 찾으러 왔다고 한다. 집에 가야 한다면서 말이다. 노숙하는 분이 무슨 집에 간다고 그런 소리를 하는지....
한해, 명의도용으로 인한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그 중에서 노숙인들을 이용한 명의도용도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은행에서는 통장 발급을 까다롭게 하고 있고, 동사무소 역시 인감 발급 등에 신중을 기하고 있어서 많이 줄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돈 몇 푼에 자기 명의를 빌려주는 이런 사례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그들이 돈 몇 푼에 자기 명의를 팔아서 사회에 입히는 피해는 몇 십배, 몇 백배가 된다. 우리는 한**씨에게 당사자와 오든지 경찰과 함께 오라고 했다. 물론 본인이 직접 동사무소에 가서 재발급을 받아버리면 어쩔 수 없지만 아직 그 정도까지는 모르는 모양이다. 겨우 설득시켜서 다시 입소하도록 하긴 했는데 얼마나 계실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