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7월~12월 쉼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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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687회 작성일 : 21-05-27 13:03본문
팔이 부러져서도 술을... 2014/07/03
김XX씨는 술만 드시면 어딘가 다쳐서 온다. 처음 입소할 때도 얼굴이 다 깨져서 입소했었다. 그 후로 잘 계셨는데 공공 일을 나가기 시작한 후부터 월급을 탈 때마다 술이 다시 시작되었다. 결국 지난 달에는 술로 인해 어깨와 가슴뼈가 골절되었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 본인도 모른다. 다시는 술을 안 먹겠다고 약속하지만 그 때뿐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다친데가 나을 때까지라도 안 먹을 줄 알았다. 본인도 이런 상태로 술을 먹겠느냐며 장담을 했지만 며칠 일한 품삯이 나왔을 때 어김없이 술을 찾았다. 사무실에서는 돈이 남아있는 카드를 회수해서 더 이상 술을 먹지 못하도록 하고 요양병원에 보내드리기로 했다. 다행히 본인도 치료에 동의하고 있지만 강제적으로 입원할 수가 없어서 언제든 본인이 원하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병원에 있는 동안 알코올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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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절도 2014/07/03
쉼터는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과거에 무슨 일을 저질렀든 입소한 날부터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 어떤 사람은 이런 기회를 잘 살려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잠시의 유익을 위해 이런 기회를 이용할 뿐이다. 근본적으로 변하려는 노력도 없이 사람들의 눈을 속이려 할 뿐이다. 김동X씨(42세)가 그랬다. 교도소에서 나온 지 얼마 안되었지만 쉼터에서 받아주어 잘 살고 있었다. 좀 지능이 낮아보여서 주변사람들이 이것저것을 챙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사람을 속이는 기만에 불과했다. 얼마 후부터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상습적인 절도행각이 드러났다. 돈 한 푼없던 사람이 돈을 쓰고 다니는 것이 이상해서 소지품을 조사한 결과 다른 사람의 신분증과 카드 등이 발견되었다. 최소한 4명 이상의 것이었다. 모든 상황이 명백하였지만 김동X씨는 끝까지 거짓말을 했다. 결국 퇴소를 시켰지만 고향으로 내려가겠다는 사람이 근처에서 맴돌았다. 그러더니 또 사고를 쳤는지 경찰에서 김동X씨를 찾기 시작했다. 어디서 잡혔는지 며칠 만에 쉼터 뒤 편에 와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었다.
여러 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기만한 김동X씨는 이 후로 다시 쉼터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스스로 새로운 기회를 발로 차 버린 것이다. 아마도 교도소에서 나오면 또 다시 이런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지만 마음과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새로운 기회를 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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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에서 나가면... 2014/07/21
올 2월에 퇴소하신 김재X씨(64세)가 계신다. 5년 가까이 쉼터에서 생활하셨던 분이다. 수급자 신청을 하시더니 혼자 살아보겠다며 퇴소한지 6개월이 다 되어간다. 그 동안 얼굴 보기도 힘들더니 오늘 찾아오셨다. 손에는 약봉지가 있었는데 말씀드릴 것이 있다고 했다. 주저주저하는 것이 재입소 문의를 하려는 것 같았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에겐 퇴소할 때 재입소 불가를 말씀드리기에 쉽게 말씀을 꺼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얼굴 보기도 힘드네요."
그제서야 속에 있는 생각들을 털어놓았다.
-"너무 괴롭고 힙들어요. 잠도 안 와서 약을 계속 먹고 있고요, 누구한테 말하지도 못하고 너무 외롭고요. 다시 쉼터에 들어올 수 있나 해서 와 봤습니다."
말씀을 하시는데 술 냄새도 났다. 쉼터에 계신 동안에는 술도 안 드시던 분인데 혼자 계시면서 많이 힘드셨나보다.
"쉼터에 입소하시면 수급비가 안 나오는데 괜찮겠어요?"
-"네 괜찮습니다..."
입소가 안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약봉지를 손에 들고 어렵게 찾아온 것을 보니 쉽게 안된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받아주지 않으면 쪽방에서 외롭게 돌아가실 것 같았다. 결국 언제든 받아 줄테니까 정리하고 오시라 했다.
내일은 쉼터에서 5년 동안 생활하셨던 황성x씨(69세)가 퇴소를 한다. 신청해 놓았던 임대주택이 되서 임대주택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축하를 해야 하지만 할 수가 없었다. 작년부터 투석을 받기시작했고, 투석때문에 쉬운 일도 못하는데다가 가족 중에 재산이 있는 사람이 있어서 수급도 안되는 분이다. 다행히 생계비로 매월 15만원 정도 받는다고 하는데 임대료 내면 기초연금으로 생활할 수 밖에 없다.
서울시에서는 장기 입소자들을 내 보내라고 한다. 대책도 없는 사람들을 어디로 내 보내야 할지 고민이다. 퇴소하겠다며 찾아오는 사람들 역시 나가면 안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차라리 시설 안에 있으면 관리라도 되는데 나가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동안 고마웠다며 인사하러 오신 분에게 재입소는 힘들다는 말씀을 드렸다. 어떻게든 열심히 사시라고 했다. 그나마 이런 식으로라도 시설을 떠나시면 덜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 해 온 분들을 밖으로 내 모는 일은 못하겠다. 그들에겐 여기가 집이요 이곳에 계신 분들이 가족이다. 어디를 가든 사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회적 약자인데 한 곳에서 편히 계실 수 있도록 하면 안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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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캠프 2014/08/04
날씨가 더워지면서 쉼터도 더위와의 싸움이 한창이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공동체 생활을 하는 쉼터에선 무더위만큼 힘들게 하는 것도 없다. 거리노숙인들을 위해 무더위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쉼터 역시 덥기는 마찬가지다. 거리보다 조금 낫다고나 할까?
이에 본 쉼터에서는 파주자활센터를 활용하고 있다. 구역별로 2~3개를 묶어서 1박 2일 캠프를 진행하는 것이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 가서 토요일에 복귀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호응이 좋다. 간식거리와 식사는 쉼터에서 지원하고 나머지는 본인들이 알아서 준비하고 있다. 특별한 프로그램은 없지만 하룻밤 자고 온다는 점에서 피서나 다름없다. 올해는 전체 캠프대신 구역별 파주캠프로 대신할 생각이다.
파주자활센터는 가나안교회에서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여주,양봉,아로니아,양계 등 각종 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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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판매 2014/08/04
가나안농장에서 재배하고 있는 여주 수확이 시작되었다. 농약 사용을 일체 하지 않은 완전 무공해 식품이다. 목사님은 기도로 키운 여주를 쉼터에 계신 분들에게 우선적으로 드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워낙 당뇨, 고혈압이 있으신 분들이 많아서 호응이 좋다. 여주는 당뇨나 고혈압에 큰 효과가 있고 여름철 더위를 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먹기 좋게 즙으로 가공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한박스(여주즙 55개)에 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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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특송 2014/08/21
지난 주일 저녁에는 특별한 찬양이 있었다. 도시락배달 봉사자들의 특송이다. 우리 쉼터에서는 매일 점심마다 지역의 어려운 분들을 위해 도시락배달 사업을 해 오고 있다. 총12가정에 배달을 하는데 쉼터에 계신 분들이 하고 계신다. 도시락배달팀이 특별한 것은 본인들도 거동이 온전치 않다는 점이다. 몸이 불편해서 일을 못 나가시는 분들이 더 어려운 분들을 위해 점심에 배달을 하고 계신다. 처음에는 잘 하실 수 있을까 싶었던 분들이 능숙하게 해 내는 걸 보면서 우리도 마음이 뿌듯하다. 봉사자들에게는 매월 작은 봉사료를 지급하고 있어서 용돈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쉼터에 아무 하는 일 없이 무위도식하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담임 목사님께서는 늘 티끌하나라도 주우려는 마음가짐으로 살라고 하신다.
이번 특송은 가장 낮은 자의 특송이었다. 하나님께서도 기뻐 받으셨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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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영농,양계,양봉사업 2014/08/21
가나안교회에서 파주 광탄면 용미리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이 열매를 맺고 있다. 양계와 양봉과 아로니아 그리고 여주가 한창 제 때를 맞고 있다. 처음 해 본 사업이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매일 땀흘려 수고하시는 분들 덕택에 풍성한 수확을 하고 있다.
가나안교회에서는 10월 13일(월)에 파주자활농장 보고회 및 감사예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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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월드컵 2014/09/05
제12회 홈리스월드컵이 10월에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최된다. 우리나라도 참가하고자 한창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 쉼터도 연습을 하고 있다. 이번 달에 조별리그전을 통해 참가선수를 최종 선발한다고 한다. 시설 입소자들에게는 자존감을 높이고 자활의 의지를 북돋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매년 2~3명씩 우리 쉼터에서도 선발되고 있기에 이번에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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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자활농장 첫 수확 감사예배 및 보고회 2014/09/05
가나안교회에서 파주에 추진하고 있는 자활농장의 결실이 맺어지면서 첫 수확 감사예배 및 보고회를 다음과 같이 개최합니다. 바쁘시더라도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시 : 2014.10.13(월) 오전11시
장소 : 파주자활센터(파주시 광탄면 양천말길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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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동장 자원봉사 2014/09/05
추석을 맞아 동대문구 관내의 동장님들이 본 쉼터에 방문하여 자원봉사를 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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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 행사 2014/09/15
추석을 맞아 쉼터에서도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습니다. 고향에 가지 못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명절에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계획하였습니다. 푸짐한 시상이 걸린 장기,윷놀이,알까기,탁구대회를 통해 즐거운 시간을 마련하였고, 영화관람과 단체 식사도 함께 했습니다. 태어나서 극장에 처음 가보신 분도 계시다고 합니다. 남들에게는 익숙한 문화생활도 여기 계신 분들에겐 낯선 경우가 많습니다. 그 외에도 피자,햄버거,사과,복숭아 등 다양한 간식으로 함께 하는 추석명절이 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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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운 생활과 치매 2014/09/26
나이가 들다보면 생활이 점점 단조로워지는 것을 보게 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매번 하는 일이 반복되고 행동반경이 작아진다. 그러다보면 일상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고정이 되어 버린다. 무서운것은 치매가 진행되고 있어도 단조로운 생활로 인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챌 때 즈음이면 이미 진행이 많이 된 경우들이다. 밥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식사를 언제하느냐고 또 묻는다든지, 누가 자기 옷을 가져갔다며 자주 말하는 경우 의심해 볼 만하다. 벌써 8년째 쉼터 생활을 하고 계신 이종X씨가 계신다. 올해로 86세이시다. 워낙 똑부러지는 성격에다 간섭하기를 좋아해서 주위사람들하고 자주 다툼이 있는데 요즘 방에서 본인 물건이 자주 없어진다며 다툼이 잦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이상해보이지 않았지만 충분히 치매가 의심스러운 상태였다. 방사람들과의 다툼때문에 지하 숙소에서 2층 대기실로 옮겨드렸는데 그제서야 상태가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환경이 바뀌자 방을 못찾았다. 같은 건물에서 8년을 살았는데 2층에서 지하를 못찾고, 사무실에서 대기실을 못 찾았다. 단조로운 생활에서 발견하지 못하던 것이 환경의 변화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치매검사를 받아 보도록 하였는데 조만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쉼터특성상 오래 계신 분들은 가까이 있어도 쉽게 눈치채기 어려운 점이 많다. 몇 년 전만 해도 건강하던 분들이어서 늘 그런 줄 알다가 이런 일을 겪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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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내려놓을만도 한데 2014/09/29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보다. 나이가 들면 하나 둘 내려놓을만도 한데 욕심으로 인한 분쟁과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전도서에는 이 세상을 떠나갈때에야 원욕이 그칠 것이라고 말씀한다. '전도서 12:5 그런 자들은 높은 곳을 두려워할 것이며 길에서는 놀랄 것이며 살구나무가 꽃이 필 것이며 메뚜기도 짐이 될 것이며 원욕이 그치리니 이는 사람이 자기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고 조문자들이 거리로 왕래하게 됨이라.'
오늘도 방에서 큰소리치며 다퉈서 한 분이 올라오셨다. 상담기록지를 보니 60세에 입소해서 7년째 생활하시는 분이다. 이제 70을 바라보는 연세인데도 여전히 혈기가 왕성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겉모습만 늙어가지 속 사람은 하나도 바뀌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가 들수록 인생의 연륜이 느껴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된다면 그래도 가치있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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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입퇴소 2014/10/07
지난 6월에 입소한 오XX씨(52세)가 어제 일하러 간다며 퇴소를 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분이다. 자기 몸 하나도 가누지 못하는 분이 무슨 일을 한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쉼터 이용 횟수도 얼마나 많은지 우리 쉼터에 입퇴소한 경력만 8번이고, 다른 시설은 9번이나 이용한 경력이 있다. 상습적인 입퇴소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쉼터는 이들을 보호하고, 자활시키기 위해 갖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회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되어야 할 요소들이 있다.
첫째가 건강의 회복이다. 대다수의 분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약한 상태에서 입소를 하기에 규칙적인 생활과 병원치료를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둘째가 중독을 끊는 것이다. 심신의 회복보다 오래 걸리는 것이 중독에서의 해방이다. 알코올중독, 도박 중독, 도벽 등 고쳐야 할 것들이 많다. 이러한 중독을 끊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결심이 필요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실패와 재기가 반복된다.
셋째가 일자리와 저축이다. 입소자들의 대부분은 한 곳에서 꾸준히 일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근본적인 문제는 일을 해야 할 동기부여가 적다는 점이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고, 살아야 할 의욕도 없다. 게다가 은행 빚, 사채 빚, 개인 빚 등으로 인한 채무는 희망을 잃게 한다. 쉼터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하나 씩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적지만 꾸준히 저축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신용회복, 파산면책 등을 진행하여 빚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
위의 세 가지 문제는 사회복귀를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하나, 둘 해결해 나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변화되는 것을 보게 된다. 전에 가지고 있던 악습을 끊고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10년, 20년에 걸쳐서 망가진 인생을 한 두 달만에 회복하려고 한다. 조급함이먀말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XX씨도 벌금이 있었다. 200만원 벌금 통지서를 받고는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당장이라도 경찰이 찾아와서 잡아갈까봐 겁을 냈다. 우리가 보호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듣지 않았다. 내년에 서울시 일자리나 공공근로를 해서 갚자고 해도 듣지 않았다. 그러더니 직업상담소를 통해 일자리를 구했다며 나간 것이다. 방 사람들 얘기로는 직업상담소에서 200만원을 먼저 주어서 벌금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했다고 한다. 바다로 간다는 것 보니 배를 타는 것 같다. 자기 몸 하나도 가누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뱃일을 하는가? 고생길이 훤하게 보인다.
지난 2003년에 처음 우리 쉼터에 입소한 후 지금까지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면서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 지난 번 입소할 때도 받지 않으려는 것을 불쌍해서 받았었다. 상담소로 가라고 해도 굳이 여기에 입소하겠다며 계속 찾아왔었다. 이번에 다시 찾아오면 또 받아줘야 할지 고민이다. 이미 우리 쉼터에는 입소불가로 낙인찍혀 있지만 온전하지 못한 사람인지라 쉽게 내칠수가 없다. 혹시나 안 좋은 일이 더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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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소한 지 40여일 만인 오늘(11월 25일) 다시 쉼터에 찾아왔다. 예상했던 대로다. 아마 직업소개소에서 상태를 보고는 오리고기 집으로 소개를 한 모양이다. 하지만 일한지 3일만에 손가락을 크게다쳐서 병원에 한달넘게 입원했다가 지금 퇴원하는 길이라고 한다. 갈곳이 없으니 찾아왔겠지만 우리도 갑갑하다. 정신병원에 입원시켜달라고 하는데, 벌금때문에 경찰에 붙잡힐까봐 걱정이 되서 그러는 것 같다. 일단 입소는 받아 주었지만 잘 계실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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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월드컵 한국대표 선발전 종합4위 2014/10/07
2014 칠레 홈리스월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이 10월 3일 국회운동장에서 있었다. 전국의 쉼터 및 쪽방에서 총 32개팀이 참여하여 예선과 결선을 거쳐 총4개팀을 뽑는 경기였다. 이번 대표선발전을 통해 선발하는 선수는 총 8명으로 4강안에 드는 팀에서만 뽑게 된다. 당연히 우리의 목표는 4강안에 드는 것이었지만 32 개팀이 참여하여 쉽지 않아 보였다. 게다가 시합을 며칠 앞두고 함께 연습해오던 김XX씨가 갑자기 정신적인 문제로 입원을 하게 되어 선수수급에 문제도 있었다. 예선은 4개팀이 한 조가 되어 조별리그를 통해 2팀을 뽑는 식으로 진행되었고 우리는 G조에 속하여 3전 전승으로 16강에 올랐다. 그 뒤 16강, 8강에서 승리하면서 4강에 올랐고 아쉽게도 4강에서 막판 역전을 당하면서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애초 우리가 목표한 바는 충분히 달성하였고, 칠레에 갈 최종 선수명단에도 1~2명 뽑힐 것으로 예상된다. 준비하느라 수고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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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학습 및 세례식 2014/11/11
11월 9일 주일에는 학습 및 세례식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여섯 분이 세례를 받으시고, 세 분이 학습을 받으셨습니다. 주 안에서 더욱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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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리본 교육 2014/11/11
쉼터 분들을 대상으로 희망리본 교육이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꼭 찾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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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압도끼 나무작업 2014/11/11
겨울철 난방을 위해 나무작업이 시작되었다. 매년 하는 일이지만 올해는 나무 쪼개는 일을 좀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 유압도끼를 마련했다. 예전같으면 6~7명이 힘들게 해야 할 일을 2~3명이거뜬히 할 수 있게 되었다. 내년 5월 초까지는 열심히 나무를 해오고, 자르고, 때야 한다. 나무 수급이 원활하지 않지만 우리 쉼터를 배려해 주는 곳이 많아서 지금까지 잘 해오고 있다.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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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피훈련 2014/11/11
지난 10월 21일 소방대피훈련이 있었다. 이번 훈련은 서울시에 있는 시설 중 100인 이상 시설을 대상으로 했으며 서울시 직원이 직접 참관하여 평가를 했다. 화재 발생 후 소방차가 오기까지 5분 이내에 대피를 비롯한 초기대응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훈련은 지하숙소에 화재가 났다고 가정하여 야간에 실제로 연막탄을 터뜨리고 진행하였다. 다들 협조해 준 덕분에 3분 안에 모든 대피와 신고, 초기진압까지 완료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공동체이다 보니 항상 화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늘 조심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지만 28년간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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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월드컵 2014/11/12
2014 홈리스(Homeless) 월드컵이 10월 19∼26일에 칠레에서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남자 42개국 팀과 여자 12개국 팀이 참가했습니다. 남미나 유럽 팀 선수들은 대부분 20대였고
동남아 국가 선수들 중에는 천진난만한 10대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한국 선수단은 30대 중후반 4명과 40대 1명, 50대 3명 등 총 8명으로 이뤄졌는데 10전 1승 9패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성적이 안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외국의 홈리스개념과 우리는 차이가 있어서
출전 선수들의 실력차이가 크다고 보면 됩니다.
저희 쉼터에서도 2명이 선수로 함께 출전하여 7박 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홈리스월드컵을 계기로 자활의 의지를 더욱 키워보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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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가 온 것 같아요 2014/11/25
김민X씨(50세)가 며칠째 들어오지 않았다. 건강도 안좋고 정신상태도 온전하지 못하신 분이다. 치아가 하나도 없어서 식사를 하는데 많이 불편하다. 그래서 그런지 입소한지 5개월 정도가 되었는데 항상 얼굴이 어둡고 찡그리고 다닌다. 일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점심에 도시락배달 정도의 봉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고, 여러 사람이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와서 더 예민해진데다가 방 사람들과 트러블이 자주 생긴다고 했다. 그리곤 며칠 안들어오더니 나가겠다는 것이다.
"왜 나가시려고요?"
-"이제 한계가 온 거 같아요."
"무슨 한계요? "
-"먹는 것도 안 맞고, 예배 드릴때 악기소리때문에 참기가 힘들어요."
소리에 좀 민감한 것 같기는 했지만 소리보다는 정신과적인 문제인 것 같았다.
"어디로 가시게요?"
-"노숙해야죠"
"이제 추워지고 있어서 노숙하는 사람들도 쉼터로 들어오는데 노숙하러 나가시면 안 되죠. 몸도 안 좋으신 분이...그러지말고 저희가 다른 쉼터를 소개해 드릴께요."
결국 다른 시설로 연계해 드렸다. 제대로 된 판단도 못하시는 분이 고집은 세다. 이럴때 잘 못 결정하면 추운 겨울을 거리에서 보내야 한다. 옮긴 시설에서라도 잘 지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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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시사매거진 2580 방영 2014/11/28
가나안교회에서 운영하는 파주노인자활농장이 11월 30일 밤11시 15분에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방영됩니다. 급증하는 노인범죄에 대한 대안으로 방송되네요. 많은 시청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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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의 사정으로 이번 취재한 것은 방송되지 못했습니다. 이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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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체포 2014/11/28
어제 저녁 ○○경찰서에서 사복형사 5분이 김XX씨를 찾아왔다. 밖에 세 분이 계시고, 사무실에 두 분이 오셔서 체포할 준비를 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쉼터에 계신지 2주 정도 되신분인데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긴급체포를 할 정도로 위험한 인물인가 싶을 정도로 생활을 잘 했었다. 결국 건물 밖에서 체포되어 수갑이 채워졌고 김XX씨는 그동안 고마웠었다며 인사를 하고 연행되어 갔다. 그리고 오늘 그분의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남편이 도박중독이라고 했다.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한 것 뿐만 아니라 돈을 주지 않는다고 처남에게 염산을 뿌렸다는 것이다. 그동안 아내에게나 가족들에게도 많은 피해를 입힌 것 같다. 결국 염산 사건으로 경찰에 신고를 했고, 체포되기에 이른 것이다. 중독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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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작업장 시작 2014/12/05
지난 주부터 쇼핑백을 접는 공동작업장을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부업이지만 여럿이 함께 모여서 작업을 해야 하기에 적당한 공간이 필요하다. 우선 대기실에서 시작했는데 겨울이라 일을 못하고 계신 분들도 많고, 새로 입소하는 분들도 많아서 참여율이 괜찮은 편이다. 쇼핑백을 접어 본 경험들이 없어서 배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지만 꾸준히들 하고 있다.
얼마 안되는 금액이지만 일주일씩 모아서 지급하다보니 용돈이나 차비로 쓸 수 있어서 좋다. 쉼터가 좀 더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잘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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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결과 2014/12/17
황XX씨가 결국 강제퇴소되었다.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결과다. 방에서 큰 소리가 나서 가보니 본인보다 15살이나 많은 분에게 막말을 하고 있었다. 지난 번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 조심을 시켰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사무실에 불러다가 자초지종을 묻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그분에게 폭언을 일삼았다. 전형적으로 감정조절이 되지 않는 분이다. 이런 유의 사람은 한 순간을 참지못해서 평생을 후회할 일을 한다. 얼마 전, 병원에 입원해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져서 병원에서마저 강제퇴원을 당한 사람이다.
"황XX씨, 더 이상 여기 계실 수 없으니까 다른 데로 가세요."
-"제가 갈 데가 어디 있습니까? 그리고 왜 제가 가야 합니까? 저 사람이 잘 못했는데."
"가실 곳이 없으면 저희가 알아봐 드릴께요. 황XX씨는 젊어서 갈 수 있는 곳이 많지만 저분은 연세가 많아서 가실 곳이 없어요."
다른 시설로 연계를 해 드리겠다는 소리에 더 화가났는지 피해자에게 욕을 하며 더 몰아부쳤다.
"아저씨 그런 식으로 하면 다른 시설에도 못 가요. 좋게 해 드릴때 저희 말을 들으세요. 태워다 드릴테니까 가서 준비하세요."
짐을 싸라고 방으로 보냈는데 분을 참지못하고 폭력을 행사했다. 결국 112를 불러서 연행해 가도록 했고 다른 시설에도 입소하기 힘들게 되었다. 그제서야 다른 시설로 보내달라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은 상태다. 이번 일이 본인에게 큰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
김XX씨는 술만 드시면 어딘가 다쳐서 온다. 처음 입소할 때도 얼굴이 다 깨져서 입소했었다. 그 후로 잘 계셨는데 공공 일을 나가기 시작한 후부터 월급을 탈 때마다 술이 다시 시작되었다. 결국 지난 달에는 술로 인해 어깨와 가슴뼈가 골절되었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 본인도 모른다. 다시는 술을 안 먹겠다고 약속하지만 그 때뿐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다친데가 나을 때까지라도 안 먹을 줄 알았다. 본인도 이런 상태로 술을 먹겠느냐며 장담을 했지만 며칠 일한 품삯이 나왔을 때 어김없이 술을 찾았다. 사무실에서는 돈이 남아있는 카드를 회수해서 더 이상 술을 먹지 못하도록 하고 요양병원에 보내드리기로 했다. 다행히 본인도 치료에 동의하고 있지만 강제적으로 입원할 수가 없어서 언제든 본인이 원하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병원에 있는 동안 알코올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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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절도 2014/07/03
쉼터는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과거에 무슨 일을 저질렀든 입소한 날부터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 어떤 사람은 이런 기회를 잘 살려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잠시의 유익을 위해 이런 기회를 이용할 뿐이다. 근본적으로 변하려는 노력도 없이 사람들의 눈을 속이려 할 뿐이다. 김동X씨(42세)가 그랬다. 교도소에서 나온 지 얼마 안되었지만 쉼터에서 받아주어 잘 살고 있었다. 좀 지능이 낮아보여서 주변사람들이 이것저것을 챙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사람을 속이는 기만에 불과했다. 얼마 후부터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상습적인 절도행각이 드러났다. 돈 한 푼없던 사람이 돈을 쓰고 다니는 것이 이상해서 소지품을 조사한 결과 다른 사람의 신분증과 카드 등이 발견되었다. 최소한 4명 이상의 것이었다. 모든 상황이 명백하였지만 김동X씨는 끝까지 거짓말을 했다. 결국 퇴소를 시켰지만 고향으로 내려가겠다는 사람이 근처에서 맴돌았다. 그러더니 또 사고를 쳤는지 경찰에서 김동X씨를 찾기 시작했다. 어디서 잡혔는지 며칠 만에 쉼터 뒤 편에 와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었다.
여러 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기만한 김동X씨는 이 후로 다시 쉼터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스스로 새로운 기회를 발로 차 버린 것이다. 아마도 교도소에서 나오면 또 다시 이런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지만 마음과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새로운 기회를 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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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에서 나가면... 2014/07/21
올 2월에 퇴소하신 김재X씨(64세)가 계신다. 5년 가까이 쉼터에서 생활하셨던 분이다. 수급자 신청을 하시더니 혼자 살아보겠다며 퇴소한지 6개월이 다 되어간다. 그 동안 얼굴 보기도 힘들더니 오늘 찾아오셨다. 손에는 약봉지가 있었는데 말씀드릴 것이 있다고 했다. 주저주저하는 것이 재입소 문의를 하려는 것 같았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에겐 퇴소할 때 재입소 불가를 말씀드리기에 쉽게 말씀을 꺼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얼굴 보기도 힘드네요."
그제서야 속에 있는 생각들을 털어놓았다.
-"너무 괴롭고 힙들어요. 잠도 안 와서 약을 계속 먹고 있고요, 누구한테 말하지도 못하고 너무 외롭고요. 다시 쉼터에 들어올 수 있나 해서 와 봤습니다."
말씀을 하시는데 술 냄새도 났다. 쉼터에 계신 동안에는 술도 안 드시던 분인데 혼자 계시면서 많이 힘드셨나보다.
"쉼터에 입소하시면 수급비가 안 나오는데 괜찮겠어요?"
-"네 괜찮습니다..."
입소가 안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약봉지를 손에 들고 어렵게 찾아온 것을 보니 쉽게 안된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받아주지 않으면 쪽방에서 외롭게 돌아가실 것 같았다. 결국 언제든 받아 줄테니까 정리하고 오시라 했다.
내일은 쉼터에서 5년 동안 생활하셨던 황성x씨(69세)가 퇴소를 한다. 신청해 놓았던 임대주택이 되서 임대주택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축하를 해야 하지만 할 수가 없었다. 작년부터 투석을 받기시작했고, 투석때문에 쉬운 일도 못하는데다가 가족 중에 재산이 있는 사람이 있어서 수급도 안되는 분이다. 다행히 생계비로 매월 15만원 정도 받는다고 하는데 임대료 내면 기초연금으로 생활할 수 밖에 없다.
서울시에서는 장기 입소자들을 내 보내라고 한다. 대책도 없는 사람들을 어디로 내 보내야 할지 고민이다. 퇴소하겠다며 찾아오는 사람들 역시 나가면 안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차라리 시설 안에 있으면 관리라도 되는데 나가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동안 고마웠다며 인사하러 오신 분에게 재입소는 힘들다는 말씀을 드렸다. 어떻게든 열심히 사시라고 했다. 그나마 이런 식으로라도 시설을 떠나시면 덜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 해 온 분들을 밖으로 내 모는 일은 못하겠다. 그들에겐 여기가 집이요 이곳에 계신 분들이 가족이다. 어디를 가든 사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회적 약자인데 한 곳에서 편히 계실 수 있도록 하면 안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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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캠프 2014/08/04
날씨가 더워지면서 쉼터도 더위와의 싸움이 한창이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공동체 생활을 하는 쉼터에선 무더위만큼 힘들게 하는 것도 없다. 거리노숙인들을 위해 무더위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쉼터 역시 덥기는 마찬가지다. 거리보다 조금 낫다고나 할까?
이에 본 쉼터에서는 파주자활센터를 활용하고 있다. 구역별로 2~3개를 묶어서 1박 2일 캠프를 진행하는 것이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 가서 토요일에 복귀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호응이 좋다. 간식거리와 식사는 쉼터에서 지원하고 나머지는 본인들이 알아서 준비하고 있다. 특별한 프로그램은 없지만 하룻밤 자고 온다는 점에서 피서나 다름없다. 올해는 전체 캠프대신 구역별 파주캠프로 대신할 생각이다.
파주자활센터는 가나안교회에서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여주,양봉,아로니아,양계 등 각종 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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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판매 2014/08/04
가나안농장에서 재배하고 있는 여주 수확이 시작되었다. 농약 사용을 일체 하지 않은 완전 무공해 식품이다. 목사님은 기도로 키운 여주를 쉼터에 계신 분들에게 우선적으로 드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워낙 당뇨, 고혈압이 있으신 분들이 많아서 호응이 좋다. 여주는 당뇨나 고혈압에 큰 효과가 있고 여름철 더위를 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먹기 좋게 즙으로 가공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한박스(여주즙 55개)에 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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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특송 2014/08/21
지난 주일 저녁에는 특별한 찬양이 있었다. 도시락배달 봉사자들의 특송이다. 우리 쉼터에서는 매일 점심마다 지역의 어려운 분들을 위해 도시락배달 사업을 해 오고 있다. 총12가정에 배달을 하는데 쉼터에 계신 분들이 하고 계신다. 도시락배달팀이 특별한 것은 본인들도 거동이 온전치 않다는 점이다. 몸이 불편해서 일을 못 나가시는 분들이 더 어려운 분들을 위해 점심에 배달을 하고 계신다. 처음에는 잘 하실 수 있을까 싶었던 분들이 능숙하게 해 내는 걸 보면서 우리도 마음이 뿌듯하다. 봉사자들에게는 매월 작은 봉사료를 지급하고 있어서 용돈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쉼터에 아무 하는 일 없이 무위도식하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담임 목사님께서는 늘 티끌하나라도 주우려는 마음가짐으로 살라고 하신다.
이번 특송은 가장 낮은 자의 특송이었다. 하나님께서도 기뻐 받으셨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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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영농,양계,양봉사업 2014/08/21
가나안교회에서 파주 광탄면 용미리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이 열매를 맺고 있다. 양계와 양봉과 아로니아 그리고 여주가 한창 제 때를 맞고 있다. 처음 해 본 사업이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매일 땀흘려 수고하시는 분들 덕택에 풍성한 수확을 하고 있다.
가나안교회에서는 10월 13일(월)에 파주자활농장 보고회 및 감사예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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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월드컵 2014/09/05
제12회 홈리스월드컵이 10월에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최된다. 우리나라도 참가하고자 한창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 쉼터도 연습을 하고 있다. 이번 달에 조별리그전을 통해 참가선수를 최종 선발한다고 한다. 시설 입소자들에게는 자존감을 높이고 자활의 의지를 북돋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매년 2~3명씩 우리 쉼터에서도 선발되고 있기에 이번에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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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자활농장 첫 수확 감사예배 및 보고회 2014/09/05
가나안교회에서 파주에 추진하고 있는 자활농장의 결실이 맺어지면서 첫 수확 감사예배 및 보고회를 다음과 같이 개최합니다. 바쁘시더라도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시 : 2014.10.13(월) 오전11시
장소 : 파주자활센터(파주시 광탄면 양천말길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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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동장 자원봉사 2014/09/05
추석을 맞아 동대문구 관내의 동장님들이 본 쉼터에 방문하여 자원봉사를 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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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 행사 2014/09/15
추석을 맞아 쉼터에서도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습니다. 고향에 가지 못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명절에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계획하였습니다. 푸짐한 시상이 걸린 장기,윷놀이,알까기,탁구대회를 통해 즐거운 시간을 마련하였고, 영화관람과 단체 식사도 함께 했습니다. 태어나서 극장에 처음 가보신 분도 계시다고 합니다. 남들에게는 익숙한 문화생활도 여기 계신 분들에겐 낯선 경우가 많습니다. 그 외에도 피자,햄버거,사과,복숭아 등 다양한 간식으로 함께 하는 추석명절이 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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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운 생활과 치매 2014/09/26
나이가 들다보면 생활이 점점 단조로워지는 것을 보게 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매번 하는 일이 반복되고 행동반경이 작아진다. 그러다보면 일상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고정이 되어 버린다. 무서운것은 치매가 진행되고 있어도 단조로운 생활로 인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챌 때 즈음이면 이미 진행이 많이 된 경우들이다. 밥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식사를 언제하느냐고 또 묻는다든지, 누가 자기 옷을 가져갔다며 자주 말하는 경우 의심해 볼 만하다. 벌써 8년째 쉼터 생활을 하고 계신 이종X씨가 계신다. 올해로 86세이시다. 워낙 똑부러지는 성격에다 간섭하기를 좋아해서 주위사람들하고 자주 다툼이 있는데 요즘 방에서 본인 물건이 자주 없어진다며 다툼이 잦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이상해보이지 않았지만 충분히 치매가 의심스러운 상태였다. 방사람들과의 다툼때문에 지하 숙소에서 2층 대기실로 옮겨드렸는데 그제서야 상태가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환경이 바뀌자 방을 못찾았다. 같은 건물에서 8년을 살았는데 2층에서 지하를 못찾고, 사무실에서 대기실을 못 찾았다. 단조로운 생활에서 발견하지 못하던 것이 환경의 변화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치매검사를 받아 보도록 하였는데 조만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쉼터특성상 오래 계신 분들은 가까이 있어도 쉽게 눈치채기 어려운 점이 많다. 몇 년 전만 해도 건강하던 분들이어서 늘 그런 줄 알다가 이런 일을 겪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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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내려놓을만도 한데 2014/09/29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보다. 나이가 들면 하나 둘 내려놓을만도 한데 욕심으로 인한 분쟁과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전도서에는 이 세상을 떠나갈때에야 원욕이 그칠 것이라고 말씀한다. '전도서 12:5 그런 자들은 높은 곳을 두려워할 것이며 길에서는 놀랄 것이며 살구나무가 꽃이 필 것이며 메뚜기도 짐이 될 것이며 원욕이 그치리니 이는 사람이 자기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고 조문자들이 거리로 왕래하게 됨이라.'
오늘도 방에서 큰소리치며 다퉈서 한 분이 올라오셨다. 상담기록지를 보니 60세에 입소해서 7년째 생활하시는 분이다. 이제 70을 바라보는 연세인데도 여전히 혈기가 왕성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겉모습만 늙어가지 속 사람은 하나도 바뀌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가 들수록 인생의 연륜이 느껴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된다면 그래도 가치있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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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입퇴소 2014/10/07
지난 6월에 입소한 오XX씨(52세)가 어제 일하러 간다며 퇴소를 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분이다. 자기 몸 하나도 가누지 못하는 분이 무슨 일을 한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쉼터 이용 횟수도 얼마나 많은지 우리 쉼터에 입퇴소한 경력만 8번이고, 다른 시설은 9번이나 이용한 경력이 있다. 상습적인 입퇴소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쉼터는 이들을 보호하고, 자활시키기 위해 갖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회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되어야 할 요소들이 있다.
첫째가 건강의 회복이다. 대다수의 분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약한 상태에서 입소를 하기에 규칙적인 생활과 병원치료를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둘째가 중독을 끊는 것이다. 심신의 회복보다 오래 걸리는 것이 중독에서의 해방이다. 알코올중독, 도박 중독, 도벽 등 고쳐야 할 것들이 많다. 이러한 중독을 끊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결심이 필요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실패와 재기가 반복된다.
셋째가 일자리와 저축이다. 입소자들의 대부분은 한 곳에서 꾸준히 일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근본적인 문제는 일을 해야 할 동기부여가 적다는 점이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고, 살아야 할 의욕도 없다. 게다가 은행 빚, 사채 빚, 개인 빚 등으로 인한 채무는 희망을 잃게 한다. 쉼터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하나 씩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적지만 꾸준히 저축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신용회복, 파산면책 등을 진행하여 빚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
위의 세 가지 문제는 사회복귀를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하나, 둘 해결해 나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변화되는 것을 보게 된다. 전에 가지고 있던 악습을 끊고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10년, 20년에 걸쳐서 망가진 인생을 한 두 달만에 회복하려고 한다. 조급함이먀말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XX씨도 벌금이 있었다. 200만원 벌금 통지서를 받고는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당장이라도 경찰이 찾아와서 잡아갈까봐 겁을 냈다. 우리가 보호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듣지 않았다. 내년에 서울시 일자리나 공공근로를 해서 갚자고 해도 듣지 않았다. 그러더니 직업상담소를 통해 일자리를 구했다며 나간 것이다. 방 사람들 얘기로는 직업상담소에서 200만원을 먼저 주어서 벌금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했다고 한다. 바다로 간다는 것 보니 배를 타는 것 같다. 자기 몸 하나도 가누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뱃일을 하는가? 고생길이 훤하게 보인다.
지난 2003년에 처음 우리 쉼터에 입소한 후 지금까지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면서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 지난 번 입소할 때도 받지 않으려는 것을 불쌍해서 받았었다. 상담소로 가라고 해도 굳이 여기에 입소하겠다며 계속 찾아왔었다. 이번에 다시 찾아오면 또 받아줘야 할지 고민이다. 이미 우리 쉼터에는 입소불가로 낙인찍혀 있지만 온전하지 못한 사람인지라 쉽게 내칠수가 없다. 혹시나 안 좋은 일이 더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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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소한 지 40여일 만인 오늘(11월 25일) 다시 쉼터에 찾아왔다. 예상했던 대로다. 아마 직업소개소에서 상태를 보고는 오리고기 집으로 소개를 한 모양이다. 하지만 일한지 3일만에 손가락을 크게다쳐서 병원에 한달넘게 입원했다가 지금 퇴원하는 길이라고 한다. 갈곳이 없으니 찾아왔겠지만 우리도 갑갑하다. 정신병원에 입원시켜달라고 하는데, 벌금때문에 경찰에 붙잡힐까봐 걱정이 되서 그러는 것 같다. 일단 입소는 받아 주었지만 잘 계실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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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월드컵 한국대표 선발전 종합4위 2014/10/07
2014 칠레 홈리스월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이 10월 3일 국회운동장에서 있었다. 전국의 쉼터 및 쪽방에서 총 32개팀이 참여하여 예선과 결선을 거쳐 총4개팀을 뽑는 경기였다. 이번 대표선발전을 통해 선발하는 선수는 총 8명으로 4강안에 드는 팀에서만 뽑게 된다. 당연히 우리의 목표는 4강안에 드는 것이었지만 32 개팀이 참여하여 쉽지 않아 보였다. 게다가 시합을 며칠 앞두고 함께 연습해오던 김XX씨가 갑자기 정신적인 문제로 입원을 하게 되어 선수수급에 문제도 있었다. 예선은 4개팀이 한 조가 되어 조별리그를 통해 2팀을 뽑는 식으로 진행되었고 우리는 G조에 속하여 3전 전승으로 16강에 올랐다. 그 뒤 16강, 8강에서 승리하면서 4강에 올랐고 아쉽게도 4강에서 막판 역전을 당하면서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애초 우리가 목표한 바는 충분히 달성하였고, 칠레에 갈 최종 선수명단에도 1~2명 뽑힐 것으로 예상된다. 준비하느라 수고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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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학습 및 세례식 2014/11/11
11월 9일 주일에는 학습 및 세례식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여섯 분이 세례를 받으시고, 세 분이 학습을 받으셨습니다. 주 안에서 더욱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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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리본 교육 2014/11/11
쉼터 분들을 대상으로 희망리본 교육이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꼭 찾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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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압도끼 나무작업 2014/11/11
겨울철 난방을 위해 나무작업이 시작되었다. 매년 하는 일이지만 올해는 나무 쪼개는 일을 좀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 유압도끼를 마련했다. 예전같으면 6~7명이 힘들게 해야 할 일을 2~3명이거뜬히 할 수 있게 되었다. 내년 5월 초까지는 열심히 나무를 해오고, 자르고, 때야 한다. 나무 수급이 원활하지 않지만 우리 쉼터를 배려해 주는 곳이 많아서 지금까지 잘 해오고 있다.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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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피훈련 2014/11/11
지난 10월 21일 소방대피훈련이 있었다. 이번 훈련은 서울시에 있는 시설 중 100인 이상 시설을 대상으로 했으며 서울시 직원이 직접 참관하여 평가를 했다. 화재 발생 후 소방차가 오기까지 5분 이내에 대피를 비롯한 초기대응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훈련은 지하숙소에 화재가 났다고 가정하여 야간에 실제로 연막탄을 터뜨리고 진행하였다. 다들 협조해 준 덕분에 3분 안에 모든 대피와 신고, 초기진압까지 완료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공동체이다 보니 항상 화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늘 조심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지만 28년간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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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월드컵 2014/11/12
2014 홈리스(Homeless) 월드컵이 10월 19∼26일에 칠레에서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남자 42개국 팀과 여자 12개국 팀이 참가했습니다. 남미나 유럽 팀 선수들은 대부분 20대였고
동남아 국가 선수들 중에는 천진난만한 10대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한국 선수단은 30대 중후반 4명과 40대 1명, 50대 3명 등 총 8명으로 이뤄졌는데 10전 1승 9패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성적이 안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외국의 홈리스개념과 우리는 차이가 있어서
출전 선수들의 실력차이가 크다고 보면 됩니다.
저희 쉼터에서도 2명이 선수로 함께 출전하여 7박 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홈리스월드컵을 계기로 자활의 의지를 더욱 키워보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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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가 온 것 같아요 2014/11/25
김민X씨(50세)가 며칠째 들어오지 않았다. 건강도 안좋고 정신상태도 온전하지 못하신 분이다. 치아가 하나도 없어서 식사를 하는데 많이 불편하다. 그래서 그런지 입소한지 5개월 정도가 되었는데 항상 얼굴이 어둡고 찡그리고 다닌다. 일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점심에 도시락배달 정도의 봉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고, 여러 사람이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와서 더 예민해진데다가 방 사람들과 트러블이 자주 생긴다고 했다. 그리곤 며칠 안들어오더니 나가겠다는 것이다.
"왜 나가시려고요?"
-"이제 한계가 온 거 같아요."
"무슨 한계요? "
-"먹는 것도 안 맞고, 예배 드릴때 악기소리때문에 참기가 힘들어요."
소리에 좀 민감한 것 같기는 했지만 소리보다는 정신과적인 문제인 것 같았다.
"어디로 가시게요?"
-"노숙해야죠"
"이제 추워지고 있어서 노숙하는 사람들도 쉼터로 들어오는데 노숙하러 나가시면 안 되죠. 몸도 안 좋으신 분이...그러지말고 저희가 다른 쉼터를 소개해 드릴께요."
결국 다른 시설로 연계해 드렸다. 제대로 된 판단도 못하시는 분이 고집은 세다. 이럴때 잘 못 결정하면 추운 겨울을 거리에서 보내야 한다. 옮긴 시설에서라도 잘 지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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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시사매거진 2580 방영 2014/11/28
가나안교회에서 운영하는 파주노인자활농장이 11월 30일 밤11시 15분에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방영됩니다. 급증하는 노인범죄에 대한 대안으로 방송되네요. 많은 시청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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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의 사정으로 이번 취재한 것은 방송되지 못했습니다. 이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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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체포 2014/11/28
어제 저녁 ○○경찰서에서 사복형사 5분이 김XX씨를 찾아왔다. 밖에 세 분이 계시고, 사무실에 두 분이 오셔서 체포할 준비를 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쉼터에 계신지 2주 정도 되신분인데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긴급체포를 할 정도로 위험한 인물인가 싶을 정도로 생활을 잘 했었다. 결국 건물 밖에서 체포되어 수갑이 채워졌고 김XX씨는 그동안 고마웠었다며 인사를 하고 연행되어 갔다. 그리고 오늘 그분의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남편이 도박중독이라고 했다.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한 것 뿐만 아니라 돈을 주지 않는다고 처남에게 염산을 뿌렸다는 것이다. 그동안 아내에게나 가족들에게도 많은 피해를 입힌 것 같다. 결국 염산 사건으로 경찰에 신고를 했고, 체포되기에 이른 것이다. 중독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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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작업장 시작 2014/12/05
지난 주부터 쇼핑백을 접는 공동작업장을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부업이지만 여럿이 함께 모여서 작업을 해야 하기에 적당한 공간이 필요하다. 우선 대기실에서 시작했는데 겨울이라 일을 못하고 계신 분들도 많고, 새로 입소하는 분들도 많아서 참여율이 괜찮은 편이다. 쇼핑백을 접어 본 경험들이 없어서 배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지만 꾸준히들 하고 있다.
얼마 안되는 금액이지만 일주일씩 모아서 지급하다보니 용돈이나 차비로 쓸 수 있어서 좋다. 쉼터가 좀 더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잘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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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결과 2014/12/17
황XX씨가 결국 강제퇴소되었다.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결과다. 방에서 큰 소리가 나서 가보니 본인보다 15살이나 많은 분에게 막말을 하고 있었다. 지난 번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 조심을 시켰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사무실에 불러다가 자초지종을 묻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그분에게 폭언을 일삼았다. 전형적으로 감정조절이 되지 않는 분이다. 이런 유의 사람은 한 순간을 참지못해서 평생을 후회할 일을 한다. 얼마 전, 병원에 입원해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져서 병원에서마저 강제퇴원을 당한 사람이다.
"황XX씨, 더 이상 여기 계실 수 없으니까 다른 데로 가세요."
-"제가 갈 데가 어디 있습니까? 그리고 왜 제가 가야 합니까? 저 사람이 잘 못했는데."
"가실 곳이 없으면 저희가 알아봐 드릴께요. 황XX씨는 젊어서 갈 수 있는 곳이 많지만 저분은 연세가 많아서 가실 곳이 없어요."
다른 시설로 연계를 해 드리겠다는 소리에 더 화가났는지 피해자에게 욕을 하며 더 몰아부쳤다.
"아저씨 그런 식으로 하면 다른 시설에도 못 가요. 좋게 해 드릴때 저희 말을 들으세요. 태워다 드릴테니까 가서 준비하세요."
짐을 싸라고 방으로 보냈는데 분을 참지못하고 폭력을 행사했다. 결국 112를 불러서 연행해 가도록 했고 다른 시설에도 입소하기 힘들게 되었다. 그제서야 다른 시설로 보내달라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은 상태다. 이번 일이 본인에게 큰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