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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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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1월~06월 쉼터일기

페이지 정보

조회 : 647회 작성일 : 21-05-27 13:00

본문

자원봉사자 시상    2014/01/14

작년 한해동안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봉사로 함께 해 주셨습니다. 이에 본 쉼터에서는 가장 많이 봉사를 하신 분과 단체를 정하여 감사장을 전달하기로 하였습니다. 개인부분에서는 서울메트로 동대문승무사업소의 이승우님이 143회를 봉사하셔서 1위를 차지하셨고, 단체에서는 42회 봉사를 하신 에듀코에서 차지하셨습니다. 자신의 일처럼 솔선수범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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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588 재개발과 관련하여    2014/01/14

청량리 윤락가 재개발 소식이 또 다시 들리고 있다. 여기저기 건축심의가 통과되었다며 축하 현수막도 걸리고 있다. 몇 년 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지만 상호이해관계가 맞지 않아서 지금까지 보류되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모든 관심이 우리에게 쏠리고 있다. 재개발 지역의 한 복판에 있는 우리가 어디로 갈지가 관심이다. 지난 28년간 우리는 이 자리에 있어왔다. 다른 지역에는 교회도 많이 세워졌건만 이 지역에는 한 교회도 세워진 적이 없다. 꿋꿋이 지역을 지키며 거리의 소외된 이들을 품에 안고 살아왔다. 월세 650만원씩 내가며 하루하루 살아온 것이 지금까지다. 돈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을 돈 없는 사람들이 하고 있다.
그러니 지역을 개발하더라도 우리를 내쫓는 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동안의 수고와 노고를 인정하고 우리를 배려하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 법으로 밀어부치겠다는 생각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역을 개발하는 업체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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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 적체    2014/01/21

날씨가 추웠다 풀렸다를 계속하면서 쉼터에 입소하는 숫자가 늘고 있다. 대기실에서 일주일간 머물렀다가 방배정을 받아야 하는데 오늘만 해도 다섯 명이나 방배정을 받지 못했다. 이미 방마다 꽉찼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빠지면 한 사람이 채워질 수 있는 상태다. 그러다보니 대기실에서 방 배정을 받지 못하고 계신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대기실 인원이 34명까지 늘었고 앞으로도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전에 같으면 이 정도 숫자를 수용하기엔 무리가 있고 잠자리도 많이 불편했을 텐데 작년에 대기실 확장공사를 통해 2층 침대를 설치하면서 전혀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최대 50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상태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면 올 겨울도 잘 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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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스탠포드대 교수?    2014/01/22

아들이 스탠포드대 교수라는데 사실일까? 전화를 걸어보니 없는 번호로 나온다. 지난 주 경찰이 모시고 오신 분인데 거동이 불편해서 병원부터 보내드렸었다. 일주일 입원한 후 오늘 퇴원했는데 여전히 걷기가 힘들어서 쉼터 생활이 불가능했다. 게다가 마음 심보가 얼마나 고약한지 매사가 불평이었다. 실컷 도와주고도 욕먹을 판이어서 꺼릴수밖에 없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일까? 노숙하던 분을 경찰이 XX노숙인센터로 모셔갔을 때 센터에서는 나이를 이유로 이쪽으로 보냈다. 병원에 보냈을 때도 오래 계시지 못하고 퇴원을 했다. 근처의 요양쉼터로 보내 드렸지만 상담과정에서 되돌려보냈다.
몸이 병든것보다 마음이 병든 것이 더 문제다. 한 때는 잘나갔던 분인 모양인데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대우 받던 시절만 생각해서야 어떡하겠는가? 여기저기 수소문끝에 요양병원에서 받아 주기로 했다. 우리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본인도 고맙다고 하는데 거기 가서도 문제를 일으키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 이제부터라도 감사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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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2014/01/23

계단에 미끄럼 방지를 위해 붙여놓은 것을 누군가 떼어갔다. 멀쩡히 사용하는 걸 떼어가다니 너무했다. 게다가 한 번도 아니고 세번씩이나 와서 하나 씩 떼어갔다. 콘크리트 못으로 강하게 고정시켜놔서 장비를 쓰지 않으면 뗄 수도 없다. 쉼터에 계신 분들도 많고, 오고 가는 사람도 한 둘이 아닌데 어떻게 대낮에 몇 시간 간격으로 떼어갔는지 모르겠다. 주위에 있는 집들도 도둑을 맞았다는 소문이 들린다.  이런 걸 팔아서 얼마나 받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설치하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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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서 입소    2014/01/31

민족의 명절을 맞아 뉴스에는 민족대이동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홀로 지내야 하는 분들도 많다. 오늘 경찰에서는 제기동 여인숙에 사시는 최유*(67세)를 모시고 왔다. 거동도 불편하고 눈도 잘 안 보이신다고 한다. 국가유공자증을 비롯해서 여러가지 증을 가지고 있었다. 기초생활 수급비를 포함해서 국가에서 나오는 돈이 1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 돈으로 10여년을 여인숙에서 혼자 살다보니 대화 상대도 없고, 몸은 점점 쇠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병원에 가도 수액한 번 놔주면 그만이고.
결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서 우리 쉼터에 오시게 되었다. 쉼터 생활을 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돈 벌어서 쪽방이라도 얻어 나가는 것이 꿈이다. 공동체 생활하면서 이런 저런 제약받지 않고 마음대로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외로움보다 더 큰 적은 없다. 오늘날 고독사가 늘어가고 있다는데 우리 같은 쉼터는 늘 많은 사람이 북적이며 바람잘날 없으니 그것도 감사할 부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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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절 전 부치기  2014/01/31

구정명절을 맞아 집에서도 안 하던 일을 하고 있다. 저녁 때 내 보낼 전을 부치고 있는 것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쉼터에 계신 젊은 분들이 도와주고 있다. 주방에서 전부치는 모습을 보니 명절기분이 난다. 명절을 맞아 고향에 가신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쉼터에 계신다. 가족들이 있어도 가족의 연을 끊고 사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이제는 같은 방에서 같이 생활하시는 분들이 가족인 셈인다. 즐겁고 평안한 구정명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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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에 연락해 주세요.    2014/02/11

최유X씨(67세)가 갈수록 가관이다. 구정명절 때 경찰이 모시고 온 분으로 국가유공자에 상이군인이다. 당뇨로 인해 눈이 잘 안 보이고 거동이 불편해서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전보다 많이 좋아졌는데도 방 사람들에게 시시콜콜 모든 걸 의존하려고 한다.

"여기는 자활쉼터예요. 혼자서 생활하지 못하면 계실 수가 없어요."

-"보훈처에 연락해 주세요."

"보훈처는 왜요?"

-"제가 죽으면 태극기로 덮어서 국립묘지에 안장해 주라고요."

"그건 죽은 다음 얘기죠."

-"지금 죽을 거 같아요."

"죽을 거 같으면 병원에 가셔야지 왜 여기 계셔요?"

-"병원에도 너무 많이 다녀서 안 받아줘요. 그냥 여기 있다가 죽을래요."

처음 입소할 때보다 훨씬 더 좋아졌는데도 엄살이 심하다. 대기실에 계신 분들이 이것저것 챙겨주다보니 혼자서는 아무것도 안하려고 한다. 게다가 챙겨줘도 감사보다는 불평이 많다. 전보다 더 안 좋아졌다느니, 바지가 안 맞는다느니...

과연 노숙인쉼터가 케어해야 할 범위가 어디까지일까? 독거노인과 노숙인의 경계선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혼자살다가 병들면 올 수 있는 곳이 쉼터인지도 모르겠다. 이 사역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노숙인의 문제보다 노인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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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교회 홍보용간판    2014/02/24

가나안교회 입구에 홍보용간판을 설치하였다. 벌써 28년째 이곳에서 사역을 하고 있지만 가나안교회와 쉼터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아직도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곳인줄 아는 분들도 있다. 이번 홍보용간판에는 설립연도를 비롯하여, 담임목사님의 사역과 프로필이 포함되어 있어 그동안  ○○공동체로 오해하는 분들에게 바로 알리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교회 앞이 윤락가이고 일방통행 도로다보니 통행량이 많은 편이다. 많은 홍보효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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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페인트 작업    2014/02/24

송영X실장님이 건물내벽을 칠하고 계신다. 오래된 건물이라 겉에서 보기에는 낡고 지저분해 보이지만 실상은 깨끗이 운영되고 있다. 내 집처럼 매일 쓸고 닦고 청소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170명이 생활하면서도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하다. 송실장님은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벌써 10여년 째 교회 청소를 도맡아 하시면서 수시로 계단 벽을 칠하고 계신다. 페인트 칠하는 모습을 보니 벌써 봄이 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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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활의 여정    2014/03/04

한 사람이 자활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멀기만 하다. 천신만고 끝에 쉼터에 들어온 사람 중에 새 삶을 시작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을 구해 나가고, 돈 몇 푼 벌어 쪽방이나 고시원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그 중 어떤 이들은 새로운 각오로 새 삶을 시작한다. 술과의 부단한 싸움을 하고 공동체의 규칙을 익히려고 노력을 한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면서 쉼터 생활에 적응이 되면 쉼터에서는 그 사람에 맞는 일자리를 제공해 준다. 비록 서울시일자리나 공공근로지만 일을 처음나가는 사람들에겐 모든 것이 새롭다. 마치 직장에 처음 출근하는 사람처럼 설레임이 가득하다. 여기까지 오면 반은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한달후 월급을 타고나면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견물생심이라 돈이 수중에 들어오면 많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과거의 습성이 아직 완전히 벗어지지 않았기에 돈 몇 푼때문에 쉼터를 떠나는 사람도 생기고, 술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도 생긴다. 아마도 두 번째 시험의 관문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한 달, 두 달, 1년, 2년 꾸준히 일을 하게 된다.
문제는 그 때부터 여기저기서 고지서들이 날라오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고지서 내용도 다양하다. 카드 빚, 은행 빚, 통신 연체료, 건강보험 과태료, 명의도용으로 인한 각종 세금, 무전취식으로 인한 벌금, 폭력 및 기물 파손으로 인한 벌금, 예비군 미참으로 인한 벌금까지 대부분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다. 작게는 몇 십 만원에서 많게는 몇 백, 몇 천 씩 된다. 새롭게 살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벌금은 세 번째 시험의 관문이 된다. 열심히 돈을 벌어도 빚이나 갚아야 한다는 생각에 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 하지만 내가 저질러놓은 문제를 내가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활의 과정이다. 여기서 해결하지 않으면 평생 따라다닐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쉼터에서는 이런 분들을 위해 파산면책을 비롯하여 개인회생 등 신용회복사업을 진행한다. 눈 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를 탕감 받을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원금을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해 드린다.
이제 길이 열리면 매월 버는 돈에서 얼마는 빚을 갚고, 얼마는 용돈으로 쓰고, 얼마는 저축하는 일이 가능해 진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면 빚도 다 갚고 저축액도 많아지게 된다. 우리는 이런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을 만든다. 단순히 빚을 갚고 저축을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그 과정을 통해 배울 것이 많다. 한 번에 멀리 뛰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한 걸음씩 띄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정말 자활의 여정은 멀고도 험한 길이다. 하지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가다보면 반드시 목표한 곳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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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의 편지    2014/03/13

얼마 전 장문의 편지 한 통이 왔다. 보내는 사람이 독특해서 누군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보내는 사람 : 서울특별시 거주하고 있는 가나안교회 폭력배들로부터 상해를 입은 피해자'

사정은 이렇다. 외부에서 식사만 하러 오시는 분이 계신다. 조용히 식사만 하고 가면 좋은데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는 빵을 담아 가신다. 쉼터에 계신 분들이 드실 수 있도록 개방해 놓은 것이기에 외부 분들은 사무실의 허락을 받고 가져가도록 하고 있다. 어느 날 손으로 빵을 담고 계신 것을 보고 집게를 사용하라고 말씀드렸고, 쉼터에 계신 분들 드셔야 하니까 조금씩만 가져가시라고 했다. 흔히 오고가는 대화였지만 이분은 화를 내기 시작했다. 자신을 무시한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신세한탄부터 시작해서 쉼터가 권위적이라는 등 몇 십분을 떠들었다. 연세가 있는 분이라 시시비비를 따지다간 일이 더 커질 것 같아서 무조건 죄송하다며 그 얘기를 다 받아주었다. 아마도 열등감이 심한 분 같았다. 자존심이 상해도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렇게 일이 마무리 된 후에도 여전히 식사를 하러 오시고, 빵을 가지러 오셨다. 우리로써는 입소자도 아닌 분에게 드릴 필요가 없었지만 또 다투게 될까봐 내 버려두었다. 그러다가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진 것이다. 경찰을 불러서 내 보낼 정도로 한참 동안 소란을 피웠다. 이 편지는 그 후에 그분이 보낸 편지다. 몇 장에 걸쳐서 장문의 편지를 썼다. 편지 내용은 당시 사무실에서 떠들던 그런 내용이었다.
아마도 늘 이런 식으로 살아왔을 것이다. 관공서나 공공기관들은 이런 사람들의 밥이다. 결국 우리는 실컷 도와주고 욕 먹은 꼴이되었고, 이 분은 실컷 욕하고 도움을 받지 못할 신세가 되었다. 아무도 승자가 되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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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만의 재회    2014/04/03

18년 전, 도피하다시피 가족을 떠나 폐인처럼 살아가던 홍XX씨가 계신다. 전라도 광주에서 사람들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면서 소설속의 주인공 같은 삶을 살았다고 한다. 술로 세월을 보내는 중 돈도 다 떨어지고 부모님의 생사도 궁금해서 서울로 다시 상경한 것이 3년 전이다. 막상 서울로 올라왔지만 가족을 찾아갈 엄두가 안나서 1년을 버티다가 오게 된 곳이 우리 가나안쉼터다. 청량리 역전에서 술을 먹으며 지내다가 무료로 식사할 곳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우연히 오게 되었다고 한다. 입소하려고 온 것은 아니지만 그 날이 계기가 되어서 지금까지 잘 생활하고 계신다.  그렇게 1년 반이 지난 어느 날 한 여자 분이 찾아오셨다. 쉼터에 계신 분들을 찾아 오시는 분들은 뻔하다. 은행, 경찰, 관공서 등 채무, 벌금과 관련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간혹 가족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지만 극히 드문 경우이다.
다행히 며칠 전 찾아오신 여자 분은 홍XX씨의 누님 되시는 분이었다.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홍XX씨가 계신 곳을 알게 되었고 반가운 마음으로 쉼터를 찾아오신 것이다. 18년 만이라고 한다. 누님을 통해 부모님이 작년에 돌아가신 것을 알게 되었다. 조금만 더 일찍 찾았더라도 돌아가시기 전에 얼굴이라도 뵐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동안 소식도 모른채 오래 떨어져 있었지만 이제 동생이 잘 생활하고 있다는 소식에 눈물을 흘리신다. 그토록 드시던 술도 끊고, 공공일자리를 통해 일도 하고 계신다.
쉼터에는 지난 날 상처가 많은 분들이 계신다. 대부분 가족이 있지만 관계를 끊고 사시는 분들이다. 이런 분들이 하나, 둘 가족과 다시 연결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기쁜 일이다. 가족과 연결이 되면 살아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기게 된다. 비록 함께 살기는 어렵지만 그들을 위해 일도하고 돈도 모으고 보내주기도 한다. 가족과의 연결이야말로 자활의 큰 동기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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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의 늪    2014/04/04

4년 넘게 쉼터 생활을 하면서 어느 정도 안정된 줄 알았다. 일도 꾸준히 하면서 자녀들 뒷바라지도 했다. 아내가 버리고 간 자녀를 맡아주신 분들에게 매월 얼마 씩 보내드렸다. 번듯한 직장을 구해서 나간다고 했을 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한 번 쯤 시도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했다. 아내와도 재결합 할 수 있을 것이라 했고 자녀들과도 함께 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1년 6개월 만에 돌아온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일이 뜻대로 안 되면서 매일 술로 세월을 보냈다. 결국 망상과 환청이 오고 간질발작까지 오면서 119로 병원에 후송되었다. 2주일간 입원한 후 생각난 곳이 우리 쉼터다. 금단 현상이 심해 보였다. 글씨를 쓰는 손이 떨리고, 귀에서는 환청이 들리고, 밤에는 잠을 설쳤다. 오랜 만에 만난 반가움도 잠시였고 알코올의 중독을 막기위해 요양병원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쉼터에서 나간 기간동안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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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2014/04/11

쉼터 뒤편에는 자전거들이 많다. 쉼터에 계신 분들이 타고 다니는 자전거들이다.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는 자전거도 있고 운동삼아 타고 다니는 자전거도 있다. 그런데 고의로 자전거 바람을 빼놓는 사람이 있다. 어제도 다섯 대나 바람이 빠져 있었다. 아침에 출근 하려던 사람들이 애를 먹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누가 한지도 안다. 수 차례 경고를 하고 주의를 주어도 듣지 않는다. 얌체같이 바람을 빼거나 부품을 가져가서 골탕을 먹인다. 예배 드리는 시간에 저지르기에 물증을 잡기가 어렵고 바람이야 다시 넣으면 되는 일이니까 귀찮지만 참고 넘어가 왔다. 하지만 갈수록 정도가 심해져서 어제는 쉼터 차량 타이어도 바람을 빼놨다.
술만 먹으면 사무실에 와서 꼬장을 부리는 것도 한 두 번이 아니다. 말로는 안 되서 경찰을 부른 것도 한 두 번이 아니다. 퇴소를 시켜도 쉼터 주변을 떠나지 않아서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그러기를 벌써 10년째다. 그동안 강제퇴소도 3번이나 있었다. 한 번만 용서해 달라며 빌면 다짐을 받고 다시 입소를 시켜보지만 매번 같은 결과다. 일자리도 주고, 배려도 많이 해 주었건만 나아지지 않는다. 전형적으로 우리와는 다른 뇌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능적으로 많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정상은 분명 아니다.
그동안 술 먹고 실수도 많이 했다. 동네에서 행패부리다가 경찰서에 붙들려 간 것도 여러 번이다. 그로 인한 벌금만 해도 500만원을 넘게 냈다. 지난 주에도 경찰에 갔다가 35만원 벌금을 내고 나왔다. 돈 벌어서 국가에 세금을 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얘기를 하면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한쪽으로는 괘씸하지만 불쌍한 부분도 있다. 쉼터에 대한 애정도 있어서 일할 때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하려고 한다. 본인이 마치 관리인이라도 되는 냥 쉼터 전체를 돌아보기도 한다. 우리 쉼터와 인연을 맺은 지 10년이니 스스로 고참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말도 듣지 않고 본인 생각대로만 한다.
이제 벌써 나이가 60이다. 이번에 또 퇴소가 되었는데 여전히 근처에서 맴돌며 못된 짓을 한다. 직원들의 자전거도 예외는 아니다. 몇 몇 여직원들의 자전거는 벌써 수십 차례 테러를 당했다. 바람 넣은 부분의 부품을 매번 사는 것도 일이다. 자전거 안장을 가져가기도 한다.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와도 될 사람이다. 이런 걸 악연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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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못 먹어서 미치겠어유~    2014/04/14

"밥은 안먹어도 술은 먹어야 하는데 벌써 일주일간 술을 못 먹어서 미치겠어유~"

77세의 연세, 뇌수술, 전립선비대증, 불면증, 변비, 치아도 거의 없고 귀도 잘 안들리고 귀가 울리는 이명 증세에 물까지 나오는 등 온갖 악조건을 다 가지고 계시면서도 가장 급한 것이 술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매일 1~2병씩 술을 먹었다고 하는데 그걸 못 먹다보니 견딜 수 없나보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람은 많다. 그 중에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이 있고, 일평생 자기 마음대로 살다가 그렇게 된 사람도 있다. 국가적 책임을 말하기 전에 본인 스스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살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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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전도회 주최 성경필사    2014/04/18

남전도회 주최 필사대회가 마감되었다. 지난 1월부터 지난 주까지 석달 동안 진행되었던 필사대회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다. 총24분이 참여하여 24분 모두 마태복음 이상 필사를 하셨고 신약을 다 쓰신 분도 아홉 분이나 되신다. 외부성도 중에는 (신약)+(창세기~욥기서)까지 필사를 한 정현영집사님이 1등을 차지했고, 쉼터에 계신 분 중에는 (신약)+(창세기~신명기)까지 필사를 한 김중서집사님이 1등을 차지했다. 쉼터는 겨울 동안 일자리가 없어서 쉬는 분들이 많다. 이럴 때 다른 곳에 한눈을 팔지 않도록 필사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성경 필사에 참여하시는 분들 역시 상을 떠나서 자신이 손수 쓴 성경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참여한 분들이 많다. 필사대회는 끝났지만 성경 전체를 쓰겠다는 마음으로 필사를 계속하는 분들도 계시다. 대회에 참여한 분들이 제출한 노트가 한 가득이다. 마지막까지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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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장판교체    2014/05/09

서울시 기능보강비 지원으로 쉼터 전체의 장판 교체 작업을 했다. 지하숙소를 중심으로 각 방과 복도와 계단 전체를 교체했고, 2층, 3층의 숙소 장판들도 교체르 했다. 10여 년만에 이루어진 이번 교체로 인해 쉼터는 대대적인 환경정리를 실시했다. 해묵은 짐들을 정리하고, 구역이동을 실시했다. 한 방에 몇 년씩 계시다보면 자연스럽게 짐들이 늘어나고, 쓰지도 않는 것들이 한 쪽 자리를 차지하기 마련이다. 이번에 장판 교체와 더불어 구역 이동을 실시해서 짐들을 정리하도록 했고, 2,3구역과 10,11구역의 칸막이를 없애서 방을 넓게 만들었다. 합쳐진 구역에는 개인 사물함과 장롱을 지원하여 새로 오시는 분들이 좀 더 나아진 환경속에서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각 구역들은 장판 교체 뿐만 아니라 페인트 작업도 스스로 해서 한결 깨긋해졌다.  대대적인 장판교체 작업에 솔선수범하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교체전>
<교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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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정리    2014/05/09

누구나 쉼터에 처음 입소할 때는 맨 몸으로 오거나 기껏해야 가방 한 개 정도가 전부이다. 수건, 칫솔도 없어서 처음 입소자에게는 수건,칫솔,팬티,면도기를 지급한다. 그렇게 입소해서 생활하다보면 하나, 둘 짐이 늘어나는데 대부분 옷가지들이다. 2~3년만 지나도 안 입는 옷들이 많이 생기고, 사물함이나 박스에 넣어둔 옷들이 방마다 가득차게 된다. 이번 장판 교체와 구역이동을 실시하면서 불필요한 짐들을 줄이도록 했다. 그렇게 올라온 짐들이 옥상에 하나가득이다. 어떤 짐들은 10년 넘게 사물함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것도 있었다. 옥상에 있는 짐들을 보면서 이 분들의 상태를 알게 되었다. 처음 이곳에 입소할 때의 각오와 마음은 사라지고 어느 시점에 정체되어 있는 모습이다. 물도 고여 있으면 썩는 법이다. 쉼터에서 요구하는 것은 자활해서 이곳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 사느냐가 자활의 요건이 될 수는 없다. 다만 오래 될수록 더 많이 변화되어 타의 본이 되고 모범이 되어야 한다. 한 자리에 머물러 썩기 시작하면 자신 뿐만 아니라 쉼터 전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구역이동과 짐 정리로 인해 쉼터는 한결 가벼워졌다. 환경 뿐만 아니라 생활하시는 분들의 마음과 생각도 바뀌기를 기대해 본다. 늘 처음 왔을 때의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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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 폰 개통    2014/05/22

이종X씨 앞으로 택배가 하나 왔다. 핸드폰이다. 중고 알뜰폰이라고 한다. 좋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에겐 별거 아닐 수 있으나 이분에게는 특별한 핸드폰이다. 그동안 명의도용으로 인해 본인 명의로 핸드폰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용을 확인해 보니 본인과는 상관없이 누군가 자신의 명의로 핸드폰을 세 개나 개통해서 통신불량이 되어 있었다. 사무실 직원의 도움으로 본인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여 통신불량을 해결하는데 5개월 남짓 걸렸다. 그리고 드디어 자기 핸드폰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록 5만원짜리 알뜰폰이지만 본인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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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피 훈련    2014/05/22
세월호 사건으로 노숙인시설에 대한 안전관리가 강화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어서 화재예방은 필수다. 소화기, 스프링쿨러, 속보설비 등을 다 갖추고 있지만 무엇보다 교육과 실제적인 훈련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이에 우리 쉼터도 자체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기로 했다. 몸에 익숙할 때까지 반복 훈련하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다. 이번 훈련은 화재시 통로개방과 신속한 대피를 주 목적으로 했다. 협조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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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선교    2014/06/10

김도진목사님께서는 지난 5월 26일부터 30일까지 몽골선교 및 교도소집회차 다녀오셨습니다. 이번  선교는 복지에 대한 세미나와 부흥집회 그리고 교도소선교로 이루어졌습니다. 오전,오후에는 사역자들을 대상으로 가나안교회의 사역과 복지에 대한 세미나가 있었고, 저녁에는 몽골현지인들을 상대로 부흥집회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바그노르 몽골교도소와 타서결핵병원(재소자 결핵병원)에서 말씀을 전하며 위로와 소망을 주고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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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액 1억 돌파    2014/06/12

사무실에서는 쉼터 입소자 중 신용불량으로 통장을 만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통장관리를 대신 해 주고 있다. 쉼터 이름으로 개개인 통장을 만들어서 관리하고 있는데 드디어 1억을 돌파했다. 2010년 6월 3일 처음 시작한 이후 지난 6월 2일까지 정확히 4년만이다. 우연은 아니라 생각한다. 처음 시작할 때 '두 명-5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4년 만에 '스물 여섯 명-1억'이 넘어섰다. 1인 당 400만원 가까이 되는 금액이다. 이 숫자는 신용불량으로 사무실에 맡기는 숫자만 해당한다. 개인적으로 통장을 관리하는 분들은 더 많다. 저축액이 늘어난다는 것은 불규칙한 생활이 규칙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 그동안 많은 독려가 있었고 왜 저축을 해야하며 생활 패턴을 바꿔야하는지 잔소리도 많았다. 한달에 버는 돈이라야 60~70만원이 고작인데 티끌모아 태산이 되었다. 앞으로 2억이 돌파되는 시점은 더 짧아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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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증후군 검사    2014/06/19

18일 오전에 동대문구 보건소에서 오셔서 대사증후군 검사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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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더워지는데 씻기를 싫어하는 사람들    2014/06/19

아직도 쉼터에는 씻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옷도 안 갈아입고, 씻지도 않고, 본인 편한대로만 살려고 한다. 이러한 습성은 반드시 벗어버려야 할 습성이지만 바꾸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마지못해 욕실에 들어가서는 물만 찍어바르고 나오는 사람도 있으니 같이 따라가지 않는한 제대로 씻었는지 알수도 없다. 매번 같은 옷과 같은 신발만 신고 다니는 걸 보고, 쉼터 동료 한 분이 옷과 신발을 사다 주었는데 사물함에 넣어놓고 여전히 같은 행색으로 다닌다.
이런 사람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남이야 어떻든 자기 편한대로 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본인 편한대로만 살면 결국 전체 공동체에 피해를 주게 된다. 날씨는 더워지고 있는데 고집을 부리며 씻지 않는 몇 몇 사람들 때문에 방에서는 늘 실갱이를 벌인다.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무엇이 옳은지 알텐데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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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을 위한 구국기도회    2014/06/23

6.25전쟁 64주년을 맞아 '평화통일을 위한 구국기도회'가 동대문구민회관에서 있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둘람 찬양단이 참석하여 찬양으로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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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찬양단    2014/06/23

22일 저녁에는 글로리찬양단의 찬양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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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대피 훈련    2014/06/23

20일에는 제394차 민방위훈련이 있었다. 이번 민방위 훈련은 화재발생에 대비한 화재대피훈련으로 진행되었고, 본 시설도 훈련지역으로 선정되어 함께 하였다. 이번 훈련은 화재 비상벨과 더불어 안내방송을 하고 안내요원들의 지시에 따라 신속히 대피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지하숙소의 전원을 차단한 채 후레쉬와 피난유도등에 의해 대피를 하였고,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불을 피운 후 소화기로 직접 끄는 것까지 실시하였다. 협조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