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7월~12월 쉼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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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723회 작성일 : 21-05-27 12:57본문
사회복지자원봉사관리센터 지정 2013/07/03
가나안쉼터가 사회복지 자원봉사 관리센터로 지정되었습니다. 따라서 그 동안은 봉사를 하신 분들에게 일일이 확인서를 발급해 주었는데 이제 온라인으로 봉사활동시간을 확인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봉사자들 중에 VMS(사회복지 자원봉사 인증관리 시스템)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아짐에 따라 본 시설도 VMS시스템을 갖추게 되었으니 많은 이용바랍니다. 참고로 가나안쉼터는 홈페이지를 통한 자원봉사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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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렉트콜 장난전화 2013/07/11
아침부터 비가 오는데 어디선가 계속 콜렉트콜이 걸려왔다. 전화를 받으면 누군지 답변도 없고 콜렉트콜을 연결해도 아무말 하지 않는다. 그리곤 끊으면 또 다시 전화가 온다. 30분이상을 계속 그런식으로 전화를 하는데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 100통가까이 전화를 받은 거 같다. 워낙 특수한 사역을 하다보니 날이 흐리고 비가 오면 별별 사람들이 다 나타난다. 누가 거는지 확인을 하려고 통신사에 전화를 했더니 112에 신고를 해야한다고 한다. 그래서 112에 신고를 했더니 고소를 하라고 한다. 장난전화에 고소까지?? ? 고소를 하면 접수가 되고 접수가 되면 통신사에 상대방 전화번호를 열람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당장 장난전화때문에 업무를 보기 힘든데 고소해서 접수해서 언제 해결하라는 것인지...
콜렉트콜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상대방 번호를 확인하려면 당장은 안되고 내일 우리쪽 통신사에 전화를 해서 알아보라고 한다. 일단 차단은 가능하다고 해서 차단신청을 했더니 이번엔 다른 콜렉트콜 회사를 통해 전화가 온다. 그러기를 한참하더니 마지막엔 대놓고 욕을 하고 끊어버렸다. 일단 그렇게라도 마무리가 되어서 다행이긴 하다.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계속 전화가 오고, 경찰이나 통신사에서는 방법이 없다니 답답할 뿐이다.
요즘 보이스피싱중엔 이런 수법들이 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이런식으로 계속 전화를 해서 전화를 꺼놓게 한 뒤에 부모에게 전화를 해서 자녀가 사고를 당했다느니, 납치를 당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전화를 해 보지만 전화는 꺼져있고 덜컹 겁이 나서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돈을 입금하는 것이다.
이번 콜렉트콜 전화가 어떤 의도로 한 건지는 모른다. 내일 번호를 파악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안타까운건 이런 피해를 보는자들을 도울 방법이 우리 사회에 부족하다는 점이다. 피해자 입장에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회피가 우선이다. 그러다보니 사회를 어지럽게 만드는 자들이 더욱 활개를 치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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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만의 동역자 2013/07/25
여느 단체와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후원금이 절실하다. 각종 프로그램과 쉼터운영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후원이 필요한데 갈수록 후원의 손길이 뜸해지고 있다. 좀 더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 시작된 동역운동은 3,000원부터 가입할 수 있으며 CMS를 이용하여 매월 정해진 날짜에 자동으로 출금되도록 하여 후원자가 일일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처음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정기적인 동역운동에 동참하신 분들이 318명이나 된다. 하지만 지금은 2/3정도가 후원을 중단한 상태이고 신규로 동참하시는 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늘 새로 가입한 후원자는 작년 12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입하신 분이다. 나름, 소식지나 홍보용 책자등으로 홍보도 하고 팝업창도 띄우고 있지만 후원자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오해때문인데 우리 교회가 많은 후원자와 후원금으로 재정이 풍부할 것이라는 오해이다. 우리 목사님이나 교회적으로 많이 알려진 상태여서 후원도 많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현재 교회와 쉼터가 사용하고 있는 건물은 보증금도 얼마 없이 월세만 잔뜩 내고 있다. 남들은 복지하면서 돈도 모은다는데 그런건 꿈도 꿀 수 없다. 이번 2층 60평을 임대하는데 그 월세를 직원들이 내서 충당할 정도다. 목사님은 항상 마이너스 통장으로 살림을 꾸려가는 형편이라 재개발이 되면 당장 거리로 쫓겨나야 할 형편이다. 우리를 돕고 계신 후원자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부분 개인 후원자로 오래 전부터 한 푼, 두 푼 모아서 돕고 계신 분들이다. 그러다보니 생활이 어려워지면 후원을 중단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돈이 있어서 이 사역을 한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때마다 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이곳에 있다. 다만 이 사역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지고, 함께 동역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몇몇의 사역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동참할 수 있는 사역이 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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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간질, 알코올중독, 노숙 2013/07/27
어제 저녁 한 분이 입소하러 오셨다. 마른 체구에 팔에는 여기 저기 문신 흔적들이 있었다. 사무실에 와서 본인이 새터민이라 했다고 한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
"한국에 오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마치 말을 못하는 사람처럼 대답을 못했다. 주민증이 있냐고 하니까 가방에서 지갑을 꺼냈다. 주민증을 꺼내는 것 같더니 다시 넣고는 지갑을 가방에 도로 넣었다.
"협조해 주지 않으면 여기 계실 수가 없어요. 아까 보니 지갑에 주민증이 있는 것 같던데요."
아무 대답도 없이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지갑의 지폐 넣는 부분을 붙들고 실갱이를 했다. 바로 앞에 주민증이 있는데도 그러는 걸 보고 자기 신분을 밝히고 싶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도 했다.
"제가 꺼내도 될까요? 지갑 좀 줘 보세요."
순순히 지갑을 주었다. 작년에 딴 운전면허증이 있었고, 올해 만든 주민증이 있었다. 돈은 달랑 몇 백원이 있었고 대부분은 대리운전 명함들이었다. 지갑을 살펴보고 있는데 갑자기 뭐라고 말 하려는 듯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힘들어 했다. 순간, 간질 발작이라는 것을 알았고, 상담학던 소파에 누워 발작이 시작되었다. 입에 거품을 흘리며 의식을 잃고 몸을 가누지 못하더니 10분 쯤 지나서 좀 나아졌다.
그동안 명함을 더 살펴보니 충북 음성경찰서의 정보보안과 직원 명함이 있었다. 정부에서 새터민들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리로 전화를 했다. 새터민 한 분이 여기 오셨다고 말씀드리고 성함을 알려 드리니 담당하고 계신 분이라 했다. 간질을 한다고 말씀드리니 그것도 알고 계셨다.
한국에 와서 정상적으로 적응을 하지 못한분이고, 알코올 중독도 있어서 병원에도 입원해 봤고, 시설에도 신세를 졌지만 오래 있지 못하고 나간다고 했다.
새터민이라 다른 기관에 보내드려야 하는지 물어보니 그런 건 아니라 했다. 쉼터에 계시면서 의료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행히 주민증도 있는 한국국민이기에 쉼터 이용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아마도 계속 술을 먹다가 몸이 약해져서 간질 발작을 일으킨 것 같았다. 상담하면서 말을 못한 이유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아서인 것 같았다.
탈북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알코올 중독에 간질까지... 게다가 정착자금은 다 어떻게 하고 노숙을 하는 처지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 발작이 끝난 후 일단 안심을 시키고 대기실에서 쉬도록 했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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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각오? 2013/08/03
얼마 전 교도소에서 나온 한XX씨, 새로운 각오로 열심히 살겠다며 믿어봐 달라고 하더니 어제 방에서 가까이 지내던 사람의 지갑과 통장을 통째로 훔쳐 도망했다.그리곤 핸드폰을 2개나 개통했다. 새로운 각오로 살아보겠다더니 또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돈 몇 푼때문에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을 배신했다. 속고 속이는 세상이다. 믿음과 신뢰가 땅에 떨어져서 일단 의심부터 해야 하는 세상이다. 그래도 세월은 진실을 보여주기 마련이다. 잠시 잠깐 사람을 속일수는 있어도 오랜 세월 속에서 철저히 자신을 속이기란 어렵다.
이제 우리 쉼터에도 믿을 만한 분들이 많이 생겼다. 열쇠를 맡기고 돈을 맡기고, 업무를 맡겨도 될 만큼 말이다. 오랜 세월을 통해 얻어진 사람들이다. 우리에겐 더없이 귀한 믿음의 동역자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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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월드컵 2013/08/14
홈리스 월드컵은 세계 60여 개 나라에서 노숙자나 알코올 중독자 등이 다시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축구 대회다. 올해 11회를 맞고 있는 ‘2013 홈리스 월드컵’(Homeless Worldcup 2013)은 폴란드 포즈난에서 8월 11일부터 개최되고 있다. 전세계 60여개 나라에서 출전하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네 번째 출전으로 20위권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보통 축구 경기와는 달리 풋살 경기로 진행되고 총 4명의 선수가 뛰게 되는데 예비 선수를 포함하여 8명의 선수가 월드컵에 참가한다. 우리 쉼터에서는 2명의 선수와 코치로 한 분이 참여하고 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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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야 할 이유 2013/08/20
작년 2월부터 도시락배달을 하고 있는 집이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형과 동생 단 둘이 살고 있다. 혼자 지내기도 좁은 집이다. 동생은 지체장애가 심한데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밖으로도 잘 나오려 하지 않는다. 형이 일을 해서 겨우 겨우 먹고 사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우울증도 찾아왔다고 한다. 낮에 동생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쉼터에서 도시락 배달을 해 주고 있다.
오늘 잠깐 상담을 하면서 그동안 많이 힘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머니가 없는 빈자리가 커 보였다. 그래도 살려고 노력하는 흔적들이 있었다. 동생의 장애급수가 낮아서 재심사를 받았고, 수급자 신청도 했다고 한다. 집이 너무 좁아서 어떻게든 이사도 갈 생각이라고 한다.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해도 큰 도움이 되어 보였다. 누구나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 이분에겐 철모르는 동생이 그 이유인 것 같았다.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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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에서 하룻밤 자고 올께요 2013/08/26
지난 주 목요일 오후, 경찰에서 한 분을 모셔왔다. 그동안 계속 술을 드셨는지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알코올성 치매증상이 보였는데 두뇌활동이 현저히 느리고, 기억을 잘 못하셨으며, 인지능력이 떨어졌다. 제대로 된 대화를 하기도 힘들었고 부축을 해야지나 걸을 정도였다. 음식이 몸에 받지 않는지 식사도 거의 못 하는데다가 화장실도 못찾아서 대기실 아무데나 소변을 보는 등 상태가 심각했다. 어제 밤에는 퇴소하겠다며 고집 부리는 것을 겨우 잡아놓았는데 술을 달라는 등 금단증세도 보였다.
결국 오늘 알코올을 전문으로 하는 재활쉼터에 보내드렸지만 본인이 입소를 거부하여 다시 쉼터로 오게 되었다. 여관을 잡아 놓았다며 가겠다고 억지를 부린 모양이다.
"여관을 잡아놓으셨어요?"
-"네...여기 가까워요."
"돈도 없쟎아요?"
-"돈 있어요."
"얼마 있는데요?"
-"19,300원이요"
"그 돈가지고 어떻게 여관에서 살아요?"
-"하루는 있을 수 있어요."
"그 다음에는요?"
-"일하면 되요. 일용직 잘해요"
"몸도 못 가누시고, 식사도 잘 못하시는데다가 소변도 아무데나 보실 정도로 정신도 없으신 분이 일을 하세요? 그리고 통장도 없고, 카드도 없는데 돈을 어떻게 찾아요?"
-"주민번호 치면 다 찾을 수 있어요."
"그러지 말고, 병원에 가서 치료 좀 받도록 하세요. 몸이 회복된 다음에 일을 하시고요."
-"여관에서 자고 내일 올께요. 충정로에 가면 얼마든지 일 할 수 있어요."
계속 억지를 부린다. 자신의 상태를 전혀 모르고 있다. 도움을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 내일 오겠다고 하는 걸 보니 일단 나가서 술을 먹고 싶은 모양이다. 상태는 점점 안 좋아지고, 치료는 거부하고, 강제로 할 수 있는 건 없고...
"그럼 여관에서 주무시고 내일 오세요."
신분증도 없고, 카드, 통장도 없이 돈을 찾아서 여관에서 하룻밤을 자겠다더니 몇 시간이 지나서 다시 왔다. 한 손에는 주민증신청서가 들려있었다. 아마도 은행에서 신분증을 가져오라고 했을 거다. 신청서만 있으면 뭐하겠나? 사진도 없는 것을. 당연히 사진 찍을 돈도 없고. 신청서만 달랑 들고 와서는 또 엉뚱한 소리를 한다.
"여관에서 주무시고 내일 오신다더니 왜 오셨어요?"
-"카드가지러요."
"아저씨 오실때 아무것도 안 가져오셨다고 말씀드렸쟎아요. 경찰분들이 모시고 왔고, 아무 것도 없었어요. 카드가 있으면 카드로 돈을 찾으면 되지 뭐하러 신분증을 만들어요? 그러지 말고 오늘 여기서 주무시고 내일 신분증을 만들도록 하세요"
-"아뇨, 여관가서 자고 내일 올께요."
"돈도 없쟎아요"
-"은행 가서 찾으면되요."
계속 반복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 결국 내일 오겠다며 고집부리며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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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제주도여행 2013/09/05
여름 휴가를 매년 제주도로 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쉼터에 계신 전금용씨(60세)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름휴가를 제주도로 가셨다. 돈 많은 부자는 아니다. 지적장애 3급을 가지신 분으로 쉼터 주방에서 보조를 하며 매월 30여만원씩 급여를 받는다. 돈 쓸줄도 모르고, 돈에 대한 욕심도 없다. 그렇게 10년을 모으니 이제 누구보다도 부자가 되었다. 돈 관리를 할 수 없어서 사무실에서 해 주고 있는데 몇 달 있으면 희망플러스 저축한 것도 타게 된다.
전금용씨가 우리 쉼터에 입소한 것은 벌써 10년 전이다. 의정부의 어떤 사람에게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자기 명의까지 도용당하며 노예처럼 살아온 분을 우리 쉼터가 받아주고 보호하고 있다. 다행히 몸은 건강해서 간단한 보조일을 시키고 있는데 이제는 자기 일에 능숙할 정도가 되었다.
이렇게 한 푼, 두 푼 모아서 많은 금액을 저축하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써야 할 줄을 모른다. 그래서 고심끝에 믿을 만한 사람을 붙여주었다. 여행도 같이 가고, 영화도 같이 보고, 식사도 같이 할 수 있는 이른바 장애인 도우미와 같은 셈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휴가도 함께 가는데 작년과 올해는 큰 맘 먹고 제주도로 갔다. 제주도의 가장 큰 장점은 비행기를 탄다는 것 아닐까 싶다. 난생 처음 타보는 비행기가 많이 신기했을 것이다. 비록 오갈곳이 없어서 쉼터에 와 계시지만 본인이 할 수 있는 일거리도 있고, 휴가도 같이 다닐만큼 친한 쉼터 가족도 생겼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중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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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자활 2013/09/06
한 때는 알코올 중독, 신용불량, 구제불능의 사람이 이제는 완전히 새 사람이 되었다. 김XX씨의 이야기다. 알코올 중독자의 가족들이 그렇듯이 김XX씨의 가족들도 가장때문에 큰 고통을 받고 있었다. 술로 세월을 보내고, 교회 다니는 아내를 핍박하고, 교회 목사에게까지 폭언을 일삼던 그가 지인의 소개로 우리 쉼터에 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몸도 안좋고 알코올도 심해서 요양병원으로 보내드렸으나 한 달도 안되어 나왔고 고생하다가 몇 달 후 다시 재입소를 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술을 끊은 것은 물론 쉼터생활에 적극적이었다. 서울시 일자리를 해 드리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다. 그리곤 월급에서 매월 10만원씩 쉼터사무실에 저축을 하고, 남은 돈은 집으로 부쳐주기 시작했다. 신용불량으로 통장을 만들지 못하던 김XX씨는 사무실의 도움으로 신용회복을 시작했고 2300만원의 빚을 탕감받아 매월 5만원씩 갚아나갔다. 그렇게 3년이 흐른 뒤 그동안 모아두었던 금액을 합쳐서 지난 8월 완납했다. 이제 통장도 만들 수 있고, 빚도 없고, 술도 안 마시고, 일자리도 있으니 가정과의 회복만 남아있는 상태다.
가정으로의 복귀를 위해서 이제 희망플러스 저축을 시작하려고 한다. 매월 20만원씩 3년 정도 저축하면 서울시에서 저축한 만큼 보태주는 제도다. 물론 용도는 집을 얻거나 학자금 등에 제한되어 있다. 전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이제 가능해졌다.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던 사람이 가족들의 희망이 되었다. 이것이 진짜 자활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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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추석명절 윷놀이대회 2013/09/23
올 추석은 토요일, 주일이 끼어서 그런지 유난히 길었습니다. 고향에 가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아무곳에도 가지 못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작년 추석에는 동대문구 수련원으로 1박 2일 수련회를 갔었는데 올해는 여의치 않아서 수련회도 가지 못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추석명절 윷놀이대회를 열었습니다. 총16개팀이 출전하여 4팀 4개조로 예선을 치렀습니다. 각조 우승팀이 준결승과 결승을 해서 최종 우승자를 가렸는데 이번 우승은 15구역입니다. 5전 전승으로 결승을 차지했네요. 미리 전략을 짜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한 성과라고나 할까요? 우승팀에게는 1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고, 2등 7만원, 3등 5만원, 4등 커피선물세트가 주어졌습니다. 비록 피를 나눈 가족은 아니지만 매일 함께 지내는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석명절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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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선교사와 교회복지졸업생 2013/09/23
지난 13일 몽골에서 선교하시는 선교사님과 교회복지 졸업생 8분이 오셨습니다.
대부분 몽골 현지 분들로 교회복지과정을 졸업하고 한국에 견학차 오시는 분들입니다.
가나안교회의 특수한 사례를 보며 아주 놀라워했습니다.
선교사님은 몽골에서 5년째 무료급식과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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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희망복지 2013/09/23
전농1동 희망복지위원회에서는 추석을 맞아 지역의 소외된 분들에게 사랑의 희망나눔 전달식을 가졌습니다. 송편과 간식을 포장하여 총 220가구에게 전달하였는데 가나안교회에서도 적극 동참하여 간식지원과 선물 포장 및 배분에 함께 하였습니다. 대부분 쪽방에 사시는 분들이었는데 각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여 전달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도 어려운 사역을 하지만 더 어려운 분들을 찾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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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난방 시작 2013/10/16
날씨가 추워지면서 어제부터 난방을 시작했다. 아침, 저녁으로 잠깐식 난방을 해서 온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난방을 시작할 예정인데 시작하면 내년 5월초까지는 계속해야 하기에 미리 점검해야 할 것이 많다. 올해는 새로 임대한 60평까지 있어서 신경쓸 것이 더 많다. 새로 임대한 대기실은 침대방이라 바닥보일러가 아닌 라디에이터를 설치하고자 한다. 올해도 나무로 겨울을 나려고 하는데 나무작업팀은 벌써 준비가 한창이다. 작년 겨울, 1톤트럭으로 나무 80차를 해왔다. 이렇게 수고하시는 분들이 있기에 추운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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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봉사 2013/10/16
지난 14일 이영권장로님의 소개로 내과 및 치과 무료 진료가 있었다. 내과는 20여분이 진료를 받아고 치과는 10분이 진료를 받았고 생각보다 치아가 좋지 않은 분들이 많아서 지속적으로 전문적인 치료를 해 주기로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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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질테니까 바지 주세요 2013/10/16
병원에 입원해 계신 김준X씨(84세)가 할머니 한 분을 보냈다. 병원에서 퇴원을 만류하는데도 고집을 부리며 퇴원하겠다는 것이다. 고집도 쎄고 성격도 괴팍해서 사람들과 자주 다투시는 분이다. 그런 분이 작년부터 할머니 한 분을 사귀기 시작했고 올 들어서는 살림을 차렸는지 자주 외박도 하셨다. 할머니는 김준X씨가 퇴원해야하니 바지를 달라고 하셨다. 두 분 사이의 관계를 아는 터라 할머니를 압박했다.
"할머니께서 책임지실거예요?"
-"제가 책임질께요."
"여기로 모시고 오지 마세요."
-"알았어요."
할머니가 못미더운지 직원들이 재차 물었다.
"할머니, 어떡하실려고요. 할아버지 책임질 수 있으세요?"
-"제가 책임진다니까 왜 그렇게 말이 많아요! 바지나 주세요."
호실에 알아보니 옷과 물품이 하나도 없었다. 이미 할머니 집으로 다 옮겨 놓은 모양이었다. 헌 옷 중에서 하나를 찾아 드리니 곧바로 가 버리셨다.
작년에 이수X(75세)씨도 여자때문에 돈 잃고, 건강 잃고, 쉼터에서도 퇴소된 사례가 있다. 수양 딸이라며 일해서 번 돈을 다 갔다 주더니 결국 오갈곳도 없어서 다시 쉼터에 찾아왔었다. 고령화시대가 되면서 노년 층의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가족도 없이 홀로 거하시는 분들은 더욱 그렇다. 정에 메마르고 사랑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접근하여 송두리째 빼먹는 여자들이 있다. 그리고 쓸모없어지면 버려 버린다. 개인적인 일이라 본인들이 숨기면 알 수 없지만 돈 씀씀이를 통해 대략 짐작을 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할 나이에 또 한번 버림받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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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림미니스트리 찬양선교단 2013/10/29
지난 23일에는 엘림미니스트리 찬양선교단에서 오셔서 찬양으로 함께 하였습니다. 서하얀자매와 오은 자매 그리고 마르지 않는 샘으로 구성된 찬양팀은 1부로 가나안교회 성도들과 함께 찬양을 하였고 2부로 개인 앨범 중에서 한 두곡씩 찬양을 하였습니다. 하얀 찬양사역자는 전에 오셔서 가야금 연주를 해 주셨는데 이번에는 개인 앨범 중 국악찬양을 선보여 주셨고, 오은 찬양사역자는 '1분 1초도'라는 곡으로, 마르지 않는 샘은 '야베스의 기도'를 들려주셨습니다. 귀한 시간을 함께 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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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하는 형님과 알코올 중독의 동생 2013/10/29
혈액투석을 하는 형님과 알코올 중독의 동생.
얼마나 노숙을 했는지 사무실에 들어오자 마자 냄새가 진동했다. 알코올 중독이 있는 김동X씨 때문이다. 알코올성 치매까지 있어서 격리 치료가 필요함에도 본인이 고집을 부리며 거리노숙을 하고 있다. 몸이 안좋아지거나 돈이 떨어지면 찾아가는 곳이 형님 집이다. 형님도 70이 넘은 나이에 투석까지 하고 있어서 힘들기는 마찬가지인데 거기가서 땡깡을 부린다. 우리 쉼터에도 몇 번 생활한 적이 있지만 시설이 개방되어 있어서 하루 이틀 지나면 사라져 버린다. 시립병원에 입원시켰을 때는 치료도 끝나지 않아서 퇴원해서는 술을 찾았다. 요양병원에 가라고 해도 듣지 않고 알코올 재활 쉼터에 보내드리겠다고 해도 싫다고 한다. 그냥 자신이 없다고 한다. 결국 형님이 데리고 나가셨는데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서 걱정이다.
김동X씨의 경우 형님과 줄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오히려 치료를 방해하고 있다. 아무도 돌보아 줄 사람이 없을 때 비로소 고집을 꺾고 말을 듣는다. 쉼터에 오셔서 치료를 받고 자활의 과정을 밟는 분들의 대부분은 가족, 친지, 동료들과 철저히 단절된 분들이다. 아무도 의지할 수 없을 때 오히려 길이 열린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진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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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수 없는 중독 2013/11/14
수년 동안 술을 끊고 성실히 살아온 권XX씨가 계시다. 알코올이 심했었는데 쉼터에서 생활하면서 신앙을 갖고 술을 완전히 끊은 줄 알았었다. 수년 동안 성실히 예배생활을 하며 일도 열심히 해서 임대주택에 입주한 모범사례자였다. 하지만 올해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한다는 소문이 들렸다. 담당직원의 권고로 일단락 되는가 싶더니 얼마 전 112경찰차에 실려서 쉼터에 왔다. 이미 자기 통제능력이 상실된 상태였고 매일 술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본인은 스스로 절제할 수 있다며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그 단계는 벌써 지나쳤다. 권XX씨는 예전에 술을 끊었던 때를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처럼 지금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직원의 권고도 듣지 않고 시간만 보내다가 오늘 요양병원에 갔다. 아침부터 술3병을 마신 상태에서 병원으로 출발했는데 중간에 소주 2병을 더 사서 마시고 들어갔다고 한다. 다시 회복되서 전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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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지면서 2013/11/14
날이 추워지면서 입소자가 늘고 있다. 역전에서 오래동안 노숙을 하던 강XX씨도 입소하겠다며 찾아왔다. 아직 겨울이 시작도 안되었는데 지금쯤이 더 추울 수 있다. 얼마 전부터 귀도 안들리기 시작해서 큰 소리로 말해야나 겨우 알아듣는다. 어디서 맞았나보다.
한때는 청량리 역전에서 이름꽤나 날리던 사람이었는데 하루가 다르게 약해져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문 앞에서 서서 덜덜 떨고 있는 강XX씨를 대기실로 옮기고 전기장판에 이불을 펴드리니 금방 주무신다. 손에 들고 온 쇼핑백에는 빈술병과 빈막걸리 병이 가득차 있다. 고물로 팔려고 모은 걸까? 내일이면 또 거리로 나갈지 모르지만 오늘이라도 편히 쉬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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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원은 후원할 수 있어요 2013/11/26
지난 주일 오후에 한 분이 입소하러 오셨다. 겉모습과 말투만으로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정신병원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갈 곳이 없다며 있게 해 달라고 했다. 묻지도 않은 얘기를 계속해서 자세한 상담은 내일하기로 하고 일단 대기실에 계시도록 해드렸다. 잠시 후 돈을 맡기겠다며 찾아왔는데 쇼핑백에 담아 다니고 있었다.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받은 모양인데 총 302만원이었다. 금액이 커서 일단 사무실에서 맡아주기로 했다.
"백만원은 여기에 후원할 수 있어요."
-"여기서는 돈 안 받으니까 안 하셔도 돼요."
그날 밤 대기실에서 잠도 안자고 불안해 하며 안절부절 못했다는 소리를 듣고 쉼터에 계시기가 어려울 거 같아 요양병원에 보내드리고자 했다. 수급자인데다가 본인도 병원에 입원해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싶어 하던터라 기초 상담 후 입원을 진행하고자 했는데 상담이 순조롭지 못했다. 일단,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입소를 하려면 이름하고 주민번호를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하자 말할 수 없다며 차라리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기록지를 보여주며 입소를 해야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듣지 않았다. 결국 다른 곳을 알아보겠다며 나갔는데 맡겨둔 돈을 찾아가며 어제와 똑같은 소리를 했다.
"여기에 백만원은 후원할 수 있어요."
아마도 정신병원에 오래 있어서 돈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해서 병원에서 나오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아무 대책도 없이 거리를 떠도는 것이 위험해 보인다. 심각한 정신질환자의 경우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다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낯선 사회생활이 두려움으로 오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인들에게도 사회의 벽이 만만치 않은데 하물며 이분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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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겠다더니 2013/12/09
책임진다는 말은 쉽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얼마전 김XX씨(85세)를 책임지겠다며 뻥뻥거리던 할머니가 도와달라며 오셨었다. 함께 살다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뒷감당을 못해서 찾아온 것이다.
"할머니께서 책임지겠다며 모셔가셨쟎아요. 여기는 다시 입소할 수 없으니까 알아서 하세요"
이런 저런 변명을 늘어놓더니 말이 안통하자 그냥 가셨다. 그리고 얼마 후 김XX씨가 직접 찾아오셨다. 다시 입소해서 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평소에 사람들과 자주 싸우고 성경도 괴퍅한 분이라 입소할 수없음을 말씀드렸다.
"자녀분들이 잘 사시는데, 이제 자식들이 책임지셔야죠."
얼마 후 아들내외가 찾아왔다. 그리곤 왜 퇴소가 되었느냐며 따졌다. 어이가 없었지만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고 이제 가족들이 책임지라고 했다. 여기가 양로원도 아니고, 쉼터에 맡겨놓고는 한 번도 와 보지 않다가 막상 본인들이 책임지게 되니까 찾아온 것이 괘씸했다. 많지는 않지만 그런 분들이 몇 몇 되신다. 가끔 용돈이나 부쳐주고 명절때가 되면 잠깐 만나고는 그냥 가버린다. 우리에겐 얼굴도 안 내민다. 이런 분들때문에 정작 쉼터를 이용해야 할 분들이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한 사람을 책임진다는 것은 개인이나 시설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가정에서 책임지지 못하고 쉼터까지 오시게 되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서로 공조해야 할 부분은 공조를 해야 한다.
심XX(79세)씨도 마찬가지다. 진폐증으로 인해 숨 쉬기가 힘드신 분인데 쉼터에 6년을 계셨다. 건강문제를 제외하고는 쉼터에 잘 계셔왔는데 몇 달 전 진폐로 인한 산재가 확정되어 돈이 몇 천만원 나오게 되었다. 그 뒤 가족들이 모셔갔고 얼마 후 다시 입소할 수 없냐고 찾아오셨다. 가족들이 자기를 돈 때문에 데리고 간후 이제 찬밥신세라는 것이다. 사정은 알지만 재입소가 힘들다고 말씀드렸다. 가족이 있고, 건강도 안좋은 상태에서 겨우 다시 합쳤는데 다시 입소해서 우리가 책임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씀드렸다. 이제 미우나 고우나 가족이 책임져야 할 문제다. 한 사람을 데리고 갈 때에는 마지막까지 책임질 각오를 해야 한다. 쉼터에 오시는 한 사람을 받을 때 우리의 심정이 그렇다. 이 사람을 마지막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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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전야행사 준비 2013/12/23
크리스마스를 맞아 성탄 전야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올해도 주일학교를 비롯하여 각 기관들이 준비하고 있는데 쉼터에 계신 분들도 동참하고 있다. 남전도회에서는 성극을, 청년회에서는 그림자 극을 준비하고 있다. 매일 저녁 예배가 끝나면 본당에 모여서 대사를 외우며 연습을 한다. 처음 해 보는 연극이라 낯설기만 하지만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늘 받기만 하는 성탄절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함께 축하하는 기쁜 성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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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전야행사 2013/12/26
24일 저녁 7시부터 성탄전야행사가 열렸습니다. 주일학교, 학생부, 청년회, 남전도회, 여전도회가 각각 준비하여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수고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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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버리면 되죠 2013/12/26
올해도 영락없이 술로 인해 문제가 되는 사람이 있었다. 술만 먹으면 시비를 걸고, 방 사람들을 괴롭혀서 수 차례 경고를 한 사람이다. 다들 성탄 준비하느라 바쁜 24일에 술을 먹고 왔다. 바로 전날 경고를 하고 다짐을 받았건만 한나절도 안되서 또 먹고 온 것이다. 방에 가서 주무시도록 했지만 기어코 다시 와서 시비를 걸었다.
"방에 가서 주무세요. 오늘 성탄전야행사가 있어서 다들 바빠요."
-"왜 저만 같고 그럽니까? 나가면 되쟎아요! 나가서 길에 누우면 되죠?"
"방에 가서 주무시라니까 길에는 왜 누워요?"
-"됐으니까 나갈께요. 길 바닥에 누우면 되는 거지.'
그러더니 교회 입구 도로에 누워버렸다. 차들이 오는 일방통행로라 그냥 놔둘수도 없어서 일으켜 세워 방으로 들어가게 했다. 하지만 교회 뒤편에서 소주를 사다가 더 마시고는 또 행패를 부리다가 쫓겨났다. 술만 먹으면 늘 이런 식이다. 며칠전에는 대기실에서 아예 옷을 다 벗고 술주정을 해서 경찰까지 불렀었다. 그래도 술이 깨면 얌전해서 몇 번을 봐주었는데 더 이상은 안 된다. 결국 강제퇴소를 당했다. 요즘 쉼터에서 강제퇴소 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술로 인해 강제퇴소가 된 셈이다. 이런 경우 재입소는 불가하다. 술을 어디서 어떻게 배웠는지 모르지만 술때문에 재기할 수 있는 기회까지 날려 버린 셈이다.
가나안쉼터가 사회복지 자원봉사 관리센터로 지정되었습니다. 따라서 그 동안은 봉사를 하신 분들에게 일일이 확인서를 발급해 주었는데 이제 온라인으로 봉사활동시간을 확인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봉사자들 중에 VMS(사회복지 자원봉사 인증관리 시스템)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아짐에 따라 본 시설도 VMS시스템을 갖추게 되었으니 많은 이용바랍니다. 참고로 가나안쉼터는 홈페이지를 통한 자원봉사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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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렉트콜 장난전화 2013/07/11
아침부터 비가 오는데 어디선가 계속 콜렉트콜이 걸려왔다. 전화를 받으면 누군지 답변도 없고 콜렉트콜을 연결해도 아무말 하지 않는다. 그리곤 끊으면 또 다시 전화가 온다. 30분이상을 계속 그런식으로 전화를 하는데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 100통가까이 전화를 받은 거 같다. 워낙 특수한 사역을 하다보니 날이 흐리고 비가 오면 별별 사람들이 다 나타난다. 누가 거는지 확인을 하려고 통신사에 전화를 했더니 112에 신고를 해야한다고 한다. 그래서 112에 신고를 했더니 고소를 하라고 한다. 장난전화에 고소까지?? ? 고소를 하면 접수가 되고 접수가 되면 통신사에 상대방 전화번호를 열람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당장 장난전화때문에 업무를 보기 힘든데 고소해서 접수해서 언제 해결하라는 것인지...
콜렉트콜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상대방 번호를 확인하려면 당장은 안되고 내일 우리쪽 통신사에 전화를 해서 알아보라고 한다. 일단 차단은 가능하다고 해서 차단신청을 했더니 이번엔 다른 콜렉트콜 회사를 통해 전화가 온다. 그러기를 한참하더니 마지막엔 대놓고 욕을 하고 끊어버렸다. 일단 그렇게라도 마무리가 되어서 다행이긴 하다.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계속 전화가 오고, 경찰이나 통신사에서는 방법이 없다니 답답할 뿐이다.
요즘 보이스피싱중엔 이런 수법들이 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이런식으로 계속 전화를 해서 전화를 꺼놓게 한 뒤에 부모에게 전화를 해서 자녀가 사고를 당했다느니, 납치를 당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전화를 해 보지만 전화는 꺼져있고 덜컹 겁이 나서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돈을 입금하는 것이다.
이번 콜렉트콜 전화가 어떤 의도로 한 건지는 모른다. 내일 번호를 파악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안타까운건 이런 피해를 보는자들을 도울 방법이 우리 사회에 부족하다는 점이다. 피해자 입장에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회피가 우선이다. 그러다보니 사회를 어지럽게 만드는 자들이 더욱 활개를 치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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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만의 동역자 2013/07/25
여느 단체와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후원금이 절실하다. 각종 프로그램과 쉼터운영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후원이 필요한데 갈수록 후원의 손길이 뜸해지고 있다. 좀 더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 시작된 동역운동은 3,000원부터 가입할 수 있으며 CMS를 이용하여 매월 정해진 날짜에 자동으로 출금되도록 하여 후원자가 일일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처음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정기적인 동역운동에 동참하신 분들이 318명이나 된다. 하지만 지금은 2/3정도가 후원을 중단한 상태이고 신규로 동참하시는 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늘 새로 가입한 후원자는 작년 12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입하신 분이다. 나름, 소식지나 홍보용 책자등으로 홍보도 하고 팝업창도 띄우고 있지만 후원자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오해때문인데 우리 교회가 많은 후원자와 후원금으로 재정이 풍부할 것이라는 오해이다. 우리 목사님이나 교회적으로 많이 알려진 상태여서 후원도 많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현재 교회와 쉼터가 사용하고 있는 건물은 보증금도 얼마 없이 월세만 잔뜩 내고 있다. 남들은 복지하면서 돈도 모은다는데 그런건 꿈도 꿀 수 없다. 이번 2층 60평을 임대하는데 그 월세를 직원들이 내서 충당할 정도다. 목사님은 항상 마이너스 통장으로 살림을 꾸려가는 형편이라 재개발이 되면 당장 거리로 쫓겨나야 할 형편이다. 우리를 돕고 계신 후원자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부분 개인 후원자로 오래 전부터 한 푼, 두 푼 모아서 돕고 계신 분들이다. 그러다보니 생활이 어려워지면 후원을 중단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돈이 있어서 이 사역을 한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때마다 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이곳에 있다. 다만 이 사역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지고, 함께 동역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몇몇의 사역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동참할 수 있는 사역이 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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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간질, 알코올중독, 노숙 2013/07/27
어제 저녁 한 분이 입소하러 오셨다. 마른 체구에 팔에는 여기 저기 문신 흔적들이 있었다. 사무실에 와서 본인이 새터민이라 했다고 한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
"한국에 오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마치 말을 못하는 사람처럼 대답을 못했다. 주민증이 있냐고 하니까 가방에서 지갑을 꺼냈다. 주민증을 꺼내는 것 같더니 다시 넣고는 지갑을 가방에 도로 넣었다.
"협조해 주지 않으면 여기 계실 수가 없어요. 아까 보니 지갑에 주민증이 있는 것 같던데요."
아무 대답도 없이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지갑의 지폐 넣는 부분을 붙들고 실갱이를 했다. 바로 앞에 주민증이 있는데도 그러는 걸 보고 자기 신분을 밝히고 싶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도 했다.
"제가 꺼내도 될까요? 지갑 좀 줘 보세요."
순순히 지갑을 주었다. 작년에 딴 운전면허증이 있었고, 올해 만든 주민증이 있었다. 돈은 달랑 몇 백원이 있었고 대부분은 대리운전 명함들이었다. 지갑을 살펴보고 있는데 갑자기 뭐라고 말 하려는 듯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힘들어 했다. 순간, 간질 발작이라는 것을 알았고, 상담학던 소파에 누워 발작이 시작되었다. 입에 거품을 흘리며 의식을 잃고 몸을 가누지 못하더니 10분 쯤 지나서 좀 나아졌다.
그동안 명함을 더 살펴보니 충북 음성경찰서의 정보보안과 직원 명함이 있었다. 정부에서 새터민들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리로 전화를 했다. 새터민 한 분이 여기 오셨다고 말씀드리고 성함을 알려 드리니 담당하고 계신 분이라 했다. 간질을 한다고 말씀드리니 그것도 알고 계셨다.
한국에 와서 정상적으로 적응을 하지 못한분이고, 알코올 중독도 있어서 병원에도 입원해 봤고, 시설에도 신세를 졌지만 오래 있지 못하고 나간다고 했다.
새터민이라 다른 기관에 보내드려야 하는지 물어보니 그런 건 아니라 했다. 쉼터에 계시면서 의료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행히 주민증도 있는 한국국민이기에 쉼터 이용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아마도 계속 술을 먹다가 몸이 약해져서 간질 발작을 일으킨 것 같았다. 상담하면서 말을 못한 이유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아서인 것 같았다.
탈북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알코올 중독에 간질까지... 게다가 정착자금은 다 어떻게 하고 노숙을 하는 처지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 발작이 끝난 후 일단 안심을 시키고 대기실에서 쉬도록 했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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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각오? 2013/08/03
얼마 전 교도소에서 나온 한XX씨, 새로운 각오로 열심히 살겠다며 믿어봐 달라고 하더니 어제 방에서 가까이 지내던 사람의 지갑과 통장을 통째로 훔쳐 도망했다.그리곤 핸드폰을 2개나 개통했다. 새로운 각오로 살아보겠다더니 또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돈 몇 푼때문에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을 배신했다. 속고 속이는 세상이다. 믿음과 신뢰가 땅에 떨어져서 일단 의심부터 해야 하는 세상이다. 그래도 세월은 진실을 보여주기 마련이다. 잠시 잠깐 사람을 속일수는 있어도 오랜 세월 속에서 철저히 자신을 속이기란 어렵다.
이제 우리 쉼터에도 믿을 만한 분들이 많이 생겼다. 열쇠를 맡기고 돈을 맡기고, 업무를 맡겨도 될 만큼 말이다. 오랜 세월을 통해 얻어진 사람들이다. 우리에겐 더없이 귀한 믿음의 동역자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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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월드컵 2013/08/14
홈리스 월드컵은 세계 60여 개 나라에서 노숙자나 알코올 중독자 등이 다시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축구 대회다. 올해 11회를 맞고 있는 ‘2013 홈리스 월드컵’(Homeless Worldcup 2013)은 폴란드 포즈난에서 8월 11일부터 개최되고 있다. 전세계 60여개 나라에서 출전하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네 번째 출전으로 20위권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보통 축구 경기와는 달리 풋살 경기로 진행되고 총 4명의 선수가 뛰게 되는데 예비 선수를 포함하여 8명의 선수가 월드컵에 참가한다. 우리 쉼터에서는 2명의 선수와 코치로 한 분이 참여하고 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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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야 할 이유 2013/08/20
작년 2월부터 도시락배달을 하고 있는 집이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형과 동생 단 둘이 살고 있다. 혼자 지내기도 좁은 집이다. 동생은 지체장애가 심한데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밖으로도 잘 나오려 하지 않는다. 형이 일을 해서 겨우 겨우 먹고 사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우울증도 찾아왔다고 한다. 낮에 동생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쉼터에서 도시락 배달을 해 주고 있다.
오늘 잠깐 상담을 하면서 그동안 많이 힘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머니가 없는 빈자리가 커 보였다. 그래도 살려고 노력하는 흔적들이 있었다. 동생의 장애급수가 낮아서 재심사를 받았고, 수급자 신청도 했다고 한다. 집이 너무 좁아서 어떻게든 이사도 갈 생각이라고 한다.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해도 큰 도움이 되어 보였다. 누구나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 이분에겐 철모르는 동생이 그 이유인 것 같았다.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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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에서 하룻밤 자고 올께요 2013/08/26
지난 주 목요일 오후, 경찰에서 한 분을 모셔왔다. 그동안 계속 술을 드셨는지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알코올성 치매증상이 보였는데 두뇌활동이 현저히 느리고, 기억을 잘 못하셨으며, 인지능력이 떨어졌다. 제대로 된 대화를 하기도 힘들었고 부축을 해야지나 걸을 정도였다. 음식이 몸에 받지 않는지 식사도 거의 못 하는데다가 화장실도 못찾아서 대기실 아무데나 소변을 보는 등 상태가 심각했다. 어제 밤에는 퇴소하겠다며 고집 부리는 것을 겨우 잡아놓았는데 술을 달라는 등 금단증세도 보였다.
결국 오늘 알코올을 전문으로 하는 재활쉼터에 보내드렸지만 본인이 입소를 거부하여 다시 쉼터로 오게 되었다. 여관을 잡아 놓았다며 가겠다고 억지를 부린 모양이다.
"여관을 잡아놓으셨어요?"
-"네...여기 가까워요."
"돈도 없쟎아요?"
-"돈 있어요."
"얼마 있는데요?"
-"19,300원이요"
"그 돈가지고 어떻게 여관에서 살아요?"
-"하루는 있을 수 있어요."
"그 다음에는요?"
-"일하면 되요. 일용직 잘해요"
"몸도 못 가누시고, 식사도 잘 못하시는데다가 소변도 아무데나 보실 정도로 정신도 없으신 분이 일을 하세요? 그리고 통장도 없고, 카드도 없는데 돈을 어떻게 찾아요?"
-"주민번호 치면 다 찾을 수 있어요."
"그러지 말고, 병원에 가서 치료 좀 받도록 하세요. 몸이 회복된 다음에 일을 하시고요."
-"여관에서 자고 내일 올께요. 충정로에 가면 얼마든지 일 할 수 있어요."
계속 억지를 부린다. 자신의 상태를 전혀 모르고 있다. 도움을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 내일 오겠다고 하는 걸 보니 일단 나가서 술을 먹고 싶은 모양이다. 상태는 점점 안 좋아지고, 치료는 거부하고, 강제로 할 수 있는 건 없고...
"그럼 여관에서 주무시고 내일 오세요."
신분증도 없고, 카드, 통장도 없이 돈을 찾아서 여관에서 하룻밤을 자겠다더니 몇 시간이 지나서 다시 왔다. 한 손에는 주민증신청서가 들려있었다. 아마도 은행에서 신분증을 가져오라고 했을 거다. 신청서만 있으면 뭐하겠나? 사진도 없는 것을. 당연히 사진 찍을 돈도 없고. 신청서만 달랑 들고 와서는 또 엉뚱한 소리를 한다.
"여관에서 주무시고 내일 오신다더니 왜 오셨어요?"
-"카드가지러요."
"아저씨 오실때 아무것도 안 가져오셨다고 말씀드렸쟎아요. 경찰분들이 모시고 왔고, 아무 것도 없었어요. 카드가 있으면 카드로 돈을 찾으면 되지 뭐하러 신분증을 만들어요? 그러지 말고 오늘 여기서 주무시고 내일 신분증을 만들도록 하세요"
-"아뇨, 여관가서 자고 내일 올께요."
"돈도 없쟎아요"
-"은행 가서 찾으면되요."
계속 반복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 결국 내일 오겠다며 고집부리며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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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제주도여행 2013/09/05
여름 휴가를 매년 제주도로 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쉼터에 계신 전금용씨(60세)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름휴가를 제주도로 가셨다. 돈 많은 부자는 아니다. 지적장애 3급을 가지신 분으로 쉼터 주방에서 보조를 하며 매월 30여만원씩 급여를 받는다. 돈 쓸줄도 모르고, 돈에 대한 욕심도 없다. 그렇게 10년을 모으니 이제 누구보다도 부자가 되었다. 돈 관리를 할 수 없어서 사무실에서 해 주고 있는데 몇 달 있으면 희망플러스 저축한 것도 타게 된다.
전금용씨가 우리 쉼터에 입소한 것은 벌써 10년 전이다. 의정부의 어떤 사람에게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자기 명의까지 도용당하며 노예처럼 살아온 분을 우리 쉼터가 받아주고 보호하고 있다. 다행히 몸은 건강해서 간단한 보조일을 시키고 있는데 이제는 자기 일에 능숙할 정도가 되었다.
이렇게 한 푼, 두 푼 모아서 많은 금액을 저축하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써야 할 줄을 모른다. 그래서 고심끝에 믿을 만한 사람을 붙여주었다. 여행도 같이 가고, 영화도 같이 보고, 식사도 같이 할 수 있는 이른바 장애인 도우미와 같은 셈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휴가도 함께 가는데 작년과 올해는 큰 맘 먹고 제주도로 갔다. 제주도의 가장 큰 장점은 비행기를 탄다는 것 아닐까 싶다. 난생 처음 타보는 비행기가 많이 신기했을 것이다. 비록 오갈곳이 없어서 쉼터에 와 계시지만 본인이 할 수 있는 일거리도 있고, 휴가도 같이 다닐만큼 친한 쉼터 가족도 생겼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중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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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자활 2013/09/06
한 때는 알코올 중독, 신용불량, 구제불능의 사람이 이제는 완전히 새 사람이 되었다. 김XX씨의 이야기다. 알코올 중독자의 가족들이 그렇듯이 김XX씨의 가족들도 가장때문에 큰 고통을 받고 있었다. 술로 세월을 보내고, 교회 다니는 아내를 핍박하고, 교회 목사에게까지 폭언을 일삼던 그가 지인의 소개로 우리 쉼터에 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몸도 안좋고 알코올도 심해서 요양병원으로 보내드렸으나 한 달도 안되어 나왔고 고생하다가 몇 달 후 다시 재입소를 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술을 끊은 것은 물론 쉼터생활에 적극적이었다. 서울시 일자리를 해 드리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다. 그리곤 월급에서 매월 10만원씩 쉼터사무실에 저축을 하고, 남은 돈은 집으로 부쳐주기 시작했다. 신용불량으로 통장을 만들지 못하던 김XX씨는 사무실의 도움으로 신용회복을 시작했고 2300만원의 빚을 탕감받아 매월 5만원씩 갚아나갔다. 그렇게 3년이 흐른 뒤 그동안 모아두었던 금액을 합쳐서 지난 8월 완납했다. 이제 통장도 만들 수 있고, 빚도 없고, 술도 안 마시고, 일자리도 있으니 가정과의 회복만 남아있는 상태다.
가정으로의 복귀를 위해서 이제 희망플러스 저축을 시작하려고 한다. 매월 20만원씩 3년 정도 저축하면 서울시에서 저축한 만큼 보태주는 제도다. 물론 용도는 집을 얻거나 학자금 등에 제한되어 있다. 전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이제 가능해졌다.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던 사람이 가족들의 희망이 되었다. 이것이 진짜 자활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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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추석명절 윷놀이대회 2013/09/23
올 추석은 토요일, 주일이 끼어서 그런지 유난히 길었습니다. 고향에 가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아무곳에도 가지 못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작년 추석에는 동대문구 수련원으로 1박 2일 수련회를 갔었는데 올해는 여의치 않아서 수련회도 가지 못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추석명절 윷놀이대회를 열었습니다. 총16개팀이 출전하여 4팀 4개조로 예선을 치렀습니다. 각조 우승팀이 준결승과 결승을 해서 최종 우승자를 가렸는데 이번 우승은 15구역입니다. 5전 전승으로 결승을 차지했네요. 미리 전략을 짜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한 성과라고나 할까요? 우승팀에게는 1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고, 2등 7만원, 3등 5만원, 4등 커피선물세트가 주어졌습니다. 비록 피를 나눈 가족은 아니지만 매일 함께 지내는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석명절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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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선교사와 교회복지졸업생 2013/09/23
지난 13일 몽골에서 선교하시는 선교사님과 교회복지 졸업생 8분이 오셨습니다.
대부분 몽골 현지 분들로 교회복지과정을 졸업하고 한국에 견학차 오시는 분들입니다.
가나안교회의 특수한 사례를 보며 아주 놀라워했습니다.
선교사님은 몽골에서 5년째 무료급식과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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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희망복지 2013/09/23
전농1동 희망복지위원회에서는 추석을 맞아 지역의 소외된 분들에게 사랑의 희망나눔 전달식을 가졌습니다. 송편과 간식을 포장하여 총 220가구에게 전달하였는데 가나안교회에서도 적극 동참하여 간식지원과 선물 포장 및 배분에 함께 하였습니다. 대부분 쪽방에 사시는 분들이었는데 각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여 전달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도 어려운 사역을 하지만 더 어려운 분들을 찾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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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난방 시작 2013/10/16
날씨가 추워지면서 어제부터 난방을 시작했다. 아침, 저녁으로 잠깐식 난방을 해서 온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난방을 시작할 예정인데 시작하면 내년 5월초까지는 계속해야 하기에 미리 점검해야 할 것이 많다. 올해는 새로 임대한 60평까지 있어서 신경쓸 것이 더 많다. 새로 임대한 대기실은 침대방이라 바닥보일러가 아닌 라디에이터를 설치하고자 한다. 올해도 나무로 겨울을 나려고 하는데 나무작업팀은 벌써 준비가 한창이다. 작년 겨울, 1톤트럭으로 나무 80차를 해왔다. 이렇게 수고하시는 분들이 있기에 추운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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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봉사 2013/10/16
지난 14일 이영권장로님의 소개로 내과 및 치과 무료 진료가 있었다. 내과는 20여분이 진료를 받아고 치과는 10분이 진료를 받았고 생각보다 치아가 좋지 않은 분들이 많아서 지속적으로 전문적인 치료를 해 주기로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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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질테니까 바지 주세요 2013/10/16
병원에 입원해 계신 김준X씨(84세)가 할머니 한 분을 보냈다. 병원에서 퇴원을 만류하는데도 고집을 부리며 퇴원하겠다는 것이다. 고집도 쎄고 성격도 괴팍해서 사람들과 자주 다투시는 분이다. 그런 분이 작년부터 할머니 한 분을 사귀기 시작했고 올 들어서는 살림을 차렸는지 자주 외박도 하셨다. 할머니는 김준X씨가 퇴원해야하니 바지를 달라고 하셨다. 두 분 사이의 관계를 아는 터라 할머니를 압박했다.
"할머니께서 책임지실거예요?"
-"제가 책임질께요."
"여기로 모시고 오지 마세요."
-"알았어요."
할머니가 못미더운지 직원들이 재차 물었다.
"할머니, 어떡하실려고요. 할아버지 책임질 수 있으세요?"
-"제가 책임진다니까 왜 그렇게 말이 많아요! 바지나 주세요."
호실에 알아보니 옷과 물품이 하나도 없었다. 이미 할머니 집으로 다 옮겨 놓은 모양이었다. 헌 옷 중에서 하나를 찾아 드리니 곧바로 가 버리셨다.
작년에 이수X(75세)씨도 여자때문에 돈 잃고, 건강 잃고, 쉼터에서도 퇴소된 사례가 있다. 수양 딸이라며 일해서 번 돈을 다 갔다 주더니 결국 오갈곳도 없어서 다시 쉼터에 찾아왔었다. 고령화시대가 되면서 노년 층의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가족도 없이 홀로 거하시는 분들은 더욱 그렇다. 정에 메마르고 사랑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접근하여 송두리째 빼먹는 여자들이 있다. 그리고 쓸모없어지면 버려 버린다. 개인적인 일이라 본인들이 숨기면 알 수 없지만 돈 씀씀이를 통해 대략 짐작을 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할 나이에 또 한번 버림받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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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림미니스트리 찬양선교단 2013/10/29
지난 23일에는 엘림미니스트리 찬양선교단에서 오셔서 찬양으로 함께 하였습니다. 서하얀자매와 오은 자매 그리고 마르지 않는 샘으로 구성된 찬양팀은 1부로 가나안교회 성도들과 함께 찬양을 하였고 2부로 개인 앨범 중에서 한 두곡씩 찬양을 하였습니다. 하얀 찬양사역자는 전에 오셔서 가야금 연주를 해 주셨는데 이번에는 개인 앨범 중 국악찬양을 선보여 주셨고, 오은 찬양사역자는 '1분 1초도'라는 곡으로, 마르지 않는 샘은 '야베스의 기도'를 들려주셨습니다. 귀한 시간을 함께 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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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하는 형님과 알코올 중독의 동생 2013/10/29
혈액투석을 하는 형님과 알코올 중독의 동생.
얼마나 노숙을 했는지 사무실에 들어오자 마자 냄새가 진동했다. 알코올 중독이 있는 김동X씨 때문이다. 알코올성 치매까지 있어서 격리 치료가 필요함에도 본인이 고집을 부리며 거리노숙을 하고 있다. 몸이 안좋아지거나 돈이 떨어지면 찾아가는 곳이 형님 집이다. 형님도 70이 넘은 나이에 투석까지 하고 있어서 힘들기는 마찬가지인데 거기가서 땡깡을 부린다. 우리 쉼터에도 몇 번 생활한 적이 있지만 시설이 개방되어 있어서 하루 이틀 지나면 사라져 버린다. 시립병원에 입원시켰을 때는 치료도 끝나지 않아서 퇴원해서는 술을 찾았다. 요양병원에 가라고 해도 듣지 않고 알코올 재활 쉼터에 보내드리겠다고 해도 싫다고 한다. 그냥 자신이 없다고 한다. 결국 형님이 데리고 나가셨는데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서 걱정이다.
김동X씨의 경우 형님과 줄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오히려 치료를 방해하고 있다. 아무도 돌보아 줄 사람이 없을 때 비로소 고집을 꺾고 말을 듣는다. 쉼터에 오셔서 치료를 받고 자활의 과정을 밟는 분들의 대부분은 가족, 친지, 동료들과 철저히 단절된 분들이다. 아무도 의지할 수 없을 때 오히려 길이 열린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진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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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수 없는 중독 2013/11/14
수년 동안 술을 끊고 성실히 살아온 권XX씨가 계시다. 알코올이 심했었는데 쉼터에서 생활하면서 신앙을 갖고 술을 완전히 끊은 줄 알았었다. 수년 동안 성실히 예배생활을 하며 일도 열심히 해서 임대주택에 입주한 모범사례자였다. 하지만 올해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한다는 소문이 들렸다. 담당직원의 권고로 일단락 되는가 싶더니 얼마 전 112경찰차에 실려서 쉼터에 왔다. 이미 자기 통제능력이 상실된 상태였고 매일 술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본인은 스스로 절제할 수 있다며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그 단계는 벌써 지나쳤다. 권XX씨는 예전에 술을 끊었던 때를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처럼 지금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직원의 권고도 듣지 않고 시간만 보내다가 오늘 요양병원에 갔다. 아침부터 술3병을 마신 상태에서 병원으로 출발했는데 중간에 소주 2병을 더 사서 마시고 들어갔다고 한다. 다시 회복되서 전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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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지면서 2013/11/14
날이 추워지면서 입소자가 늘고 있다. 역전에서 오래동안 노숙을 하던 강XX씨도 입소하겠다며 찾아왔다. 아직 겨울이 시작도 안되었는데 지금쯤이 더 추울 수 있다. 얼마 전부터 귀도 안들리기 시작해서 큰 소리로 말해야나 겨우 알아듣는다. 어디서 맞았나보다.
한때는 청량리 역전에서 이름꽤나 날리던 사람이었는데 하루가 다르게 약해져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문 앞에서 서서 덜덜 떨고 있는 강XX씨를 대기실로 옮기고 전기장판에 이불을 펴드리니 금방 주무신다. 손에 들고 온 쇼핑백에는 빈술병과 빈막걸리 병이 가득차 있다. 고물로 팔려고 모은 걸까? 내일이면 또 거리로 나갈지 모르지만 오늘이라도 편히 쉬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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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원은 후원할 수 있어요 2013/11/26
지난 주일 오후에 한 분이 입소하러 오셨다. 겉모습과 말투만으로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정신병원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갈 곳이 없다며 있게 해 달라고 했다. 묻지도 않은 얘기를 계속해서 자세한 상담은 내일하기로 하고 일단 대기실에 계시도록 해드렸다. 잠시 후 돈을 맡기겠다며 찾아왔는데 쇼핑백에 담아 다니고 있었다.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받은 모양인데 총 302만원이었다. 금액이 커서 일단 사무실에서 맡아주기로 했다.
"백만원은 여기에 후원할 수 있어요."
-"여기서는 돈 안 받으니까 안 하셔도 돼요."
그날 밤 대기실에서 잠도 안자고 불안해 하며 안절부절 못했다는 소리를 듣고 쉼터에 계시기가 어려울 거 같아 요양병원에 보내드리고자 했다. 수급자인데다가 본인도 병원에 입원해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싶어 하던터라 기초 상담 후 입원을 진행하고자 했는데 상담이 순조롭지 못했다. 일단,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입소를 하려면 이름하고 주민번호를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하자 말할 수 없다며 차라리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기록지를 보여주며 입소를 해야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듣지 않았다. 결국 다른 곳을 알아보겠다며 나갔는데 맡겨둔 돈을 찾아가며 어제와 똑같은 소리를 했다.
"여기에 백만원은 후원할 수 있어요."
아마도 정신병원에 오래 있어서 돈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해서 병원에서 나오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아무 대책도 없이 거리를 떠도는 것이 위험해 보인다. 심각한 정신질환자의 경우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다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낯선 사회생활이 두려움으로 오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인들에게도 사회의 벽이 만만치 않은데 하물며 이분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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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겠다더니 2013/12/09
책임진다는 말은 쉽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얼마전 김XX씨(85세)를 책임지겠다며 뻥뻥거리던 할머니가 도와달라며 오셨었다. 함께 살다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뒷감당을 못해서 찾아온 것이다.
"할머니께서 책임지겠다며 모셔가셨쟎아요. 여기는 다시 입소할 수 없으니까 알아서 하세요"
이런 저런 변명을 늘어놓더니 말이 안통하자 그냥 가셨다. 그리고 얼마 후 김XX씨가 직접 찾아오셨다. 다시 입소해서 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평소에 사람들과 자주 싸우고 성경도 괴퍅한 분이라 입소할 수없음을 말씀드렸다.
"자녀분들이 잘 사시는데, 이제 자식들이 책임지셔야죠."
얼마 후 아들내외가 찾아왔다. 그리곤 왜 퇴소가 되었느냐며 따졌다. 어이가 없었지만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고 이제 가족들이 책임지라고 했다. 여기가 양로원도 아니고, 쉼터에 맡겨놓고는 한 번도 와 보지 않다가 막상 본인들이 책임지게 되니까 찾아온 것이 괘씸했다. 많지는 않지만 그런 분들이 몇 몇 되신다. 가끔 용돈이나 부쳐주고 명절때가 되면 잠깐 만나고는 그냥 가버린다. 우리에겐 얼굴도 안 내민다. 이런 분들때문에 정작 쉼터를 이용해야 할 분들이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한 사람을 책임진다는 것은 개인이나 시설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가정에서 책임지지 못하고 쉼터까지 오시게 되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서로 공조해야 할 부분은 공조를 해야 한다.
심XX(79세)씨도 마찬가지다. 진폐증으로 인해 숨 쉬기가 힘드신 분인데 쉼터에 6년을 계셨다. 건강문제를 제외하고는 쉼터에 잘 계셔왔는데 몇 달 전 진폐로 인한 산재가 확정되어 돈이 몇 천만원 나오게 되었다. 그 뒤 가족들이 모셔갔고 얼마 후 다시 입소할 수 없냐고 찾아오셨다. 가족들이 자기를 돈 때문에 데리고 간후 이제 찬밥신세라는 것이다. 사정은 알지만 재입소가 힘들다고 말씀드렸다. 가족이 있고, 건강도 안좋은 상태에서 겨우 다시 합쳤는데 다시 입소해서 우리가 책임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씀드렸다. 이제 미우나 고우나 가족이 책임져야 할 문제다. 한 사람을 데리고 갈 때에는 마지막까지 책임질 각오를 해야 한다. 쉼터에 오시는 한 사람을 받을 때 우리의 심정이 그렇다. 이 사람을 마지막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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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전야행사 준비 2013/12/23
크리스마스를 맞아 성탄 전야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올해도 주일학교를 비롯하여 각 기관들이 준비하고 있는데 쉼터에 계신 분들도 동참하고 있다. 남전도회에서는 성극을, 청년회에서는 그림자 극을 준비하고 있다. 매일 저녁 예배가 끝나면 본당에 모여서 대사를 외우며 연습을 한다. 처음 해 보는 연극이라 낯설기만 하지만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늘 받기만 하는 성탄절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함께 축하하는 기쁜 성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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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전야행사 2013/12/26
24일 저녁 7시부터 성탄전야행사가 열렸습니다. 주일학교, 학생부, 청년회, 남전도회, 여전도회가 각각 준비하여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수고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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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버리면 되죠 2013/12/26
올해도 영락없이 술로 인해 문제가 되는 사람이 있었다. 술만 먹으면 시비를 걸고, 방 사람들을 괴롭혀서 수 차례 경고를 한 사람이다. 다들 성탄 준비하느라 바쁜 24일에 술을 먹고 왔다. 바로 전날 경고를 하고 다짐을 받았건만 한나절도 안되서 또 먹고 온 것이다. 방에 가서 주무시도록 했지만 기어코 다시 와서 시비를 걸었다.
"방에 가서 주무세요. 오늘 성탄전야행사가 있어서 다들 바빠요."
-"왜 저만 같고 그럽니까? 나가면 되쟎아요! 나가서 길에 누우면 되죠?"
"방에 가서 주무시라니까 길에는 왜 누워요?"
-"됐으니까 나갈께요. 길 바닥에 누우면 되는 거지.'
그러더니 교회 입구 도로에 누워버렸다. 차들이 오는 일방통행로라 그냥 놔둘수도 없어서 일으켜 세워 방으로 들어가게 했다. 하지만 교회 뒤편에서 소주를 사다가 더 마시고는 또 행패를 부리다가 쫓겨났다. 술만 먹으면 늘 이런 식이다. 며칠전에는 대기실에서 아예 옷을 다 벗고 술주정을 해서 경찰까지 불렀었다. 그래도 술이 깨면 얌전해서 몇 번을 봐주었는데 더 이상은 안 된다. 결국 강제퇴소를 당했다. 요즘 쉼터에서 강제퇴소 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술로 인해 강제퇴소가 된 셈이다. 이런 경우 재입소는 불가하다. 술을 어디서 어떻게 배웠는지 모르지만 술때문에 재기할 수 있는 기회까지 날려 버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