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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7월~11월 쉼터일기

페이지 정보

조회 : 638회 작성일 : 21-05-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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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명의도용    2012/07/09

요즘 노숙인을 상대로 하는 명의도용이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인생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접근하여 명의만 빌려주면 돈을 주겠다고 한다. 대다수 노숙인들이 신용불량 상태이기 때문에 명의도용이 불가능하지만 더러는 신용에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어서 주요 타켓이 되고 있다. 전에는 돈 몇 만원 혹은 식사 한끼정도로 명의를 도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조직적으로 접근하여 100만원씩 미끼를 던지고 있다.
얼마 전 오XX씨는 전세금 대출사기에 동조하여 1400만원을 받아 챙겼다. 2000만원을 받아서 브로커에게 600만원을 주고 나머지는 자신이 사용했다. 더 큰 문제는 그 큰 돈을 3개월만에 탕진하고는 자기와 같은 사람을 찾아서 브로커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쉼터에 있는 사람들에게 접근해서 돈을 주겠다며 명의를 빌려달라고 하는 등의 제보가 들어와서 쉼터에 계신 분들을 상대로 주의를 시키고 있다. 아직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되고 있지는 않은데 계속 접근하면 경찰수사에 의뢰할 생각이다.
이제 노숙인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2차, 3차의 피해가 있을 수 있다. 한쪽에서는 그들을 살리려 애를 쓰는데 한쪽에서는 그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을 하고 있다. 게다가 그 중간에 같은 처지에 있었던 사람들이 이용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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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찾아 온 치매    2012/07/09

올해 여든 셋이 되신 김준X씨가 말씀드릴 것이 있다며 올라오셨다. 방에서 자기 바지를 가져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바지 다섯 벌을 가져갔고 , 잠바도 가져갔다고 한다. 누가 가져갔냐고 물으니 방 실장이라고 한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이 분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았다. 치매나 망상이 온 것이다.
작년에 치매로 인해 요양병원에 가신 정성XX(77세)씨가 계신다. 쉼터에 10년을 넘게 계신 분이다. 오래 계시다보니 치매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 어느 날, 방 부실장이 자기 돈을 가져갔다고 난리를 쳤다. 얼마 후, 그 돈의 행방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부실장을 의심했다. 그 후 옷이고, 신발이고 방 사람들이 가져갔다며 문제를 자주 일으켰다. 나중에야 이분이 심각한 치매가 걸렸음을 알게 되었다.
치매나 망상에 걸린 사람은 본인보다도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면서 주위 사람을 몰아부친다. 오늘 이분도 마찬가지다. 연세가 많아서 전에 치매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검사도중에 화를 내며 안 하겠다고 나가버렸다고 한다. 이번에는 그냥 간과할 수가 없다. 검사를 하고 치료가 필요하다면 치료를 해야 한다.
다행히 치매검사를 받겠다고 하신다. 집에 아들도 있고, 딸도 있다고 한다. 자식들이 잘 나가는 분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자기를 호적에서 파 버렸다고 한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이분 성격이 보통이 아니다. 치매로 인해 공동체 생활이 어렵게 되면 모시고 있고 싶어도 있을 수 없다. 치료가 잘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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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자활 희망의집    2012/07/12

지난 6월 30일 파주 용미리에서 노인 자활 희망의집 신축공사에 대한 감사예배가 있었습니다. 오랜 가뭄끝에 많은 비가 내려서 행사에 지장이 있을까 염려했는데 다행히 옆의 교회에서 성전을 빌려주어서 순서를 다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예배에는 총회부흥사회 대표회장으로 계신 조예환목사님을 비롯하여,  동대문구 교구협의회 회장 최남복목사님, 동대문구 부구청장이신 박희수부구청장님, 평서노회 서기로 계신 김정민목사님, 워싱턴 교역자회장으로 계신 박인철 목사님께서 순서를 맡아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조감도에 나와있는 것처럼 1차적으로 노인분들을 모시기 위한 건물 세 동이 지어질 것입니다. 위하여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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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신문 '청량리 588 속 가나안 교회, 경기도 파주에 ‘노인자활 희망의 집’ 세운다'    2012/07/12

청량리 588 속 가나안 교회, 경기도 파주에 ‘노인자활 희망의 집’ 세운다
함께 일하고 늙어갈 노인 부부 위한 공간
젊은 시절 소위 말하는 ‘주먹’ 출신에서 청량리 588 사창가를 변화시킨 청량리 노숙자 대부 김도진 목사가 오래전부터 꿈꿔오던 노인 부부가 함께 일하며 늙어갈 수 있는 복지타운 ‘노인자활 희망의 집’ 건립이 현실화 됐다.
청량리 588 안쪽에 노숙인 공동체를 운영해 유명한 가나안 교회 김도진 목사는 오랜 바람이었던 ‘노인자활 희망의 집’ 기공감사예배를 지난 6월 30일 현장(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산 50번지)에서 실시하고 본격적인 건축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 함께 일하고 늙어갈 노인 부부 위한 공간
가나안 교회 설립자인 김도진 목사가 건립하고 있는 ‘가나안 노인자활 희망의 집’은 건립 배경에는 김 목사가 26년간 가나안 교회를 이끌어가며 안타까운 마음에서 시작됐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김도진 목사의 과거는 깡패. 하지만 오랜 시련 속에 40대 후반 목사가 되어 1986년 11월 29일 용두동에서 가나안 교회 설립 후 청량리 588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던 80년대인 1988년 봄 사창가 한 가운데 교회를 설립 후 소외된 이웃들을 돕고 갈 곳 없는 노숙자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 하는 등 매스컴을 이용해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의 ‘밥퍼’보다도 먼저 선행을 베풀고 있었던 인물이다.
이런 김도진 목사는 오랫동안 노숙인 봉사를 통해 노인들의 외로움을 누구보다도 잘 느꼈으며, 특히 노인 내외가 모두 살아있지만 함께 살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이별을 하고 사는 이들을 만나고 나서부터이다.
더욱이 이들 중 일부는 집도 있고 자식도 있지만 며느리 눈치에 병들고 늙어 경제활동도 못한 탓에 자식 눈총을 피해 노숙인 삶을 살고 있다는 아픔에 김 목사는 소외된 노부부가 함께 일하고 함께 늙어갈 수 있는 복지타운을 오래전부터 구상하고 있었다.
더불어 김 목사는 “대한민국의 노인은 나라와 민족과 가족을 위해 일평생 살아오신 분이다. 하지만 거리에서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고령화가 사회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지금 노인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힘을 합치면 얼마든지 노년을 희망중에 살아가게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 기적적으로 독지가로부터 8,000평 기부 받아
김도진 목사가 이토록 바라던 복지타운이었지만 문제는 돈. 아직까지 번듯한 건물하나 없는 가나안 교회는 정부에 청량리 588 지역 재정비 발표가 난 이후 현재 450만원에 월세를 내고 있는 보금자리는 언제 비워줘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도진 목사에 헌신과 기도가 통했는지 어느 날 갑자기 기적적으로 찾아온 한 독지가로부터 경기도 파주에 있는 8,000평 땅을 기증 받았다. 그리고 그의 꿈을 실현시키기에 지난 6월 30일 기공예배를 시작으로 건축공사에 돌입했다.
김도진 목사는 “기증 받은 땅에 단 한 사람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늦어도 9월말까지 임시 건물을 완공해 10월 초부터 120명이 먼저 이곳에서 생활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나중에 정부지원을 받게 되면 방을 250개로 만들어 500명을 수용하는 것이 목표”라며 “희망의 집은 부부가 모두 살아있는 80세 이상 노인에게 우선 거주권을 주고 남은 공간은 마음에 맞는 남자 또는 여자끼리 짝을 지어 배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목사는 올해까지 빠른 입주를 위해 1차 공사까지 마친 후 기증 받은 8,000평의 땅 중에 희망의 집이 들어서는 1,500평을 뺀 나머지에 대해서는 분할해 임대도 하고 판매도 해 최종 완공까지 마련해야 할 건축비용과 운영비용, 부대비용을 감당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그는 “희망의 집이 완공된 후 가나안 교회와 마찬가지로 고장을 세우고 하청을 받아 노인들이 직접 일하고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이제 시작일 뿐 꿈 이루어 봉사에 더욱 매진할 터
김도진 목사가 그토록 꿈꿔오던 ‘가나안 노인자활 희망의 집’이 완공되면 자연스럽게 김 목사는 노숙자들 생활공간인 가나안 쉼터를 이끌듯 이곳을 이끌 것. 하지만 26년간 그동안 청량리 가나안 쉼터를 거쳐 간 노숙인 10만명과 앞으로 계속해서 거쳐 갈 노숙인이 걱정인 김도진 목사다. 이에 따라 그는 이런 날을 위해 큰 아들인 김정재 목사에게 노숙인 쉼터 운영을 이양하는 작업을 했었다.
김도진 목사는 아들에게 쉼터 운영을 가르치며 속 앓이도 많았지만 소외된 자들을 위한 뜻을 결코 버리지 않겠다는 것.
아울러 현재 75세에 김도진 목사가 80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희망의 집을 설립하는데 있어 일생에 소원을 이루는 만큼 가나안 쉼터를 찾는 이들에 대한 봉사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고 곧 완공될 ‘희망의 집’ 봉사활동 또한 잘 해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 보였다.
김대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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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챤연합신문-함께 일하고 늙어갈 노인 부부를 위한 '희망의집' 첫 삽    2012/07/13
크리스챤연합신문(201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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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    2012/07/26

무더운 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날씨까지 습해서 체감 온도는 더욱 덥게만 느껴진다. 이런 날씨에는 지하숙소가 곤욕일 수 밖에 없다. 환풍장치를 가동하고 있지만 습기를 제거하는데는 역부족이고 여러사람이 생활하다보니 청결히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결국 고심끝에 방마다 제습과 공기정화를 할 수 있는 제습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 처음 사용하는거라 익숙지 않지만 지하숙소의 단점을 많이 해결해 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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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동안 2천만원을...      2012/07/26

지난 4월에 입소한 박XX씨가 입소 3개월만에 퇴소되었다. 쉼터에 입소해서부터 계속 문제가 되어 왔던 분이다. 젊은 사람이 씻지를 않고 옷도 갈아입지도 않아서 냄새가 많이 났다. 머리는 안 감아서 멀리서도 비듬이 보일 정도이고 얼굴은 씻는지 안 씻는지 모를 정도이고 수염은 안깎아서 지저분했다. 주위에서 알아듣게 얘기를 하고, 경고를 해도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말은 얼마나 잘하는지 조목조목 자기 의견을 얘기해서 도무지 대화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쉼터 생활에 전혀 협조하지 않는데다가 방에서조차 자기 멋대로 해서 내 놓은 상태였다. 식사때만 간간히 보이고, 어디를 갔다 오는지 밤 늦게나 돌아와서 성전에서 잠을 자고 나가는 등 정상적인 생활 자체가 안 되었다. 게다가 치매걸린 노인분이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분들 옆에 접근해서 담배를 받아내거나 용돈을 타쓰는 등 품행이 아주 안 좋았다.
이런 문제로 여러 번 경고를 하고 주의를 주었지만 그 때마다 오히려 본인이 그들을 도와준다면서 큰 소리쳤다. 돈도 없는 사람이 무슨 돈으로 누굴 도와준다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하자 왜 자기가 돈이 없냐며 통장이라도 보여주면 믿겠냐고 했다. 잘 됐다 싶어서 통장을 가져와 보라고 하자 아차 싶었는지 민기적거리다가 하는 수 없이 통장을 가져왔다.
그런데 통장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 4월 경 오토바이 배달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났었는데 교통사고 합의금으로 2천만원정도를 받은 것이 찍혀있었다. 그리고 불과 6개월도 안되어서 그 돈을 다 쓴 것이다. 내역을 보니 호텔에서 잠을 자고 먹고 싶은 거 다 사먹고 살았다. 그야말로 허랑방탕하게 살았고 돈 한 푼 없어지자 우리 쉼터에 입소하러 온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겠는가? 돈 쓰던 씀씀이는 있고, 돈은 없으니 미칠 노릇이었을 것이다.
결국 또 무슨 일을 생각하고 있는지, 며칠 동안 무단외박을 하였고 퇴소가 되었다. 다시는 우리 쉼터에 입소가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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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언어 장애인과의 대화    2012/08/01

요근래 한 분이 매일 식사하러 오고 계시다. 30대 후반의 젊은 분이었는데 입소는 안 하고 식사만 하러 오기에 어떻게 된건지 알아보려고 잠깐 대화를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청각장애와 언어장애가 있었다. 말 그대로 귀머거리에 벙어리였다. 종이에 자신의 사정을 적어오셨는데 8월까지만 식사를 여기서 하게 해달라고 했다. 조만간 취업을 하게 되면 우리 쉼터에 10만원을 송금하겠다고도 써 있었다. 한국장애인 고용공단에 취업알선을 해 놓은 상태라고 했다.
물론 식사를 주는 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려고 이것 저것을 종이에 써서 물어보았다.
기초생활수급? X
가족? X(검지 손가락 하나로 자신 뿐임을 표시했다)
장애 몇급? 2급(손가락 두개로 나타냈다)
어디사세요?  X(집이 없다는 표시,노숙한다고 한다)
원래 살던 집이 어디예요? 대전(입모양으로 알 수 있었다)
서울에 언제 올라오셨어요? 2달
대전에 그냥 계시죠.
대전에 쉼터에 계셔 보셨어요? X
그럼 어떻게 사셨어요? 노숙하면서
돈은? X
돈 없이 사셨어요? O
귀는 아예 안들려요? O
주민등록증 있어요. O(75년생 고XX씨이다)
원래부터 청각,언어장애? X
어려서부터? O
국민학교? X
고등학교? O
그러면 여기 입소해서 살아요. X
여기 입소하면 좋아요 X(웃기만 한다)

아마도 취업해서 살고 싶은 모양이다. 그동안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드렸다. 고등학교때 병으로 인해 장애가 온 모양이다. 좀 답답하기는 해도, 고등학교까지 배운 것이 있어서 그런지 의사소통은 수월했다. 이런 분들도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하는데 복에 겨워서 불평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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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인생    2012/08/01

우리 쉼터에 오시는 분들의 사정은 각양 각색이다. 어제 43세 되신 한 분이 찾아오셔서 도움을 청했다. 상태를 보아하니 알코올로 인해 몹씨 힘들어 보였다. 사흘째 굶어서 기력도 없고, 알코올로 인한 금단증세까지 와서 몸도 제대로 가누기 힘들었다. 병원에 가야될 분이었는데 그동안 알코올, 정신병원을 자주 이용해서 자신을 안 받아준다고 했다. 기초생활수급비로 16만원정도를 받고 있었고 의료보호 1종이어서 병원을 이용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몸이 안좋고 돈이 없으면 병원신세를 졌다가 술이 먹고 싶으면 자의로 퇴원해서 술을 먹고, 또 몸이 안좋으면 다시 입원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가 궁금했다.
송파에 있는 배재고등학교를 나와서 강원대학교 국문학과까지 졸업했고, 제대로 된 직장도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5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자신이 어려서 입양되었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고 한다. 아버지 앞으로 재산이 좀 있었는데 그 재산이 아들인 자기에게 돌아올 것을 우려해서 어머니와 누나들이 입양사실을 알리고 파양 즉, 양자관계의 인연을 끊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충격을 받은 김형X씨는 한달 보름정도를 술로 보냈고 알코올 중독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행히 본인이 정신을 차리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갔는데 두번째 시련은 직장에서 비롯되었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 회사측에서 자신이 따낸 사업을 가로채고 문을 닫아버렸다. 결국 두번째 시련이 찾아왔고 그 때는 회복불가능의 상태로 치달았다. 스스로 절제가 안 되었고 삶을 포기하고 살기 시작한 것이다.
팔을 보니 자해한 흔적이 많았다. 결국 본인이 가고 싶어하던 병원에 문의를 해서 보내드리긴 했는데 심각한 알코올로 인해 같은 일이 반복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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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    2012/08/10

쉼터에서 도시락배달을 해 주는 집 중에 뇌병변3급의 지체장애인 집이 있다. 거동도 거의 못하는 상태여서 동사무소의 의뢰로 배달을 해 주기 시작했는데 얼마 전 배달을 다녀온 분께서 김병X(52세)씨의 상태가 많이 안좋아서 병원에 보내드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확인결과 몸 상태도 많이 안좋은 상태였고 방 상태도 집이라 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였다. 그동안 깔고 주무셨던 이불은 언제 빨았는지 알수도 없었고 방에는 바퀴벌레가 가득했다. 그런 집에서 거동도 제대로 못하고 계시니 몸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어 보였다. 결국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했고 방은 쉼터에 계신 분들이 어느 정도 청소를 해 드렸다. 이런 분들이 곳곳에 얼마나 많을지 감이 안잡힌다. 수급비로 생활을 충당하고 있지만 사람사는 게 아니다. 좀 더 지역사회와 이웃의 돌봄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일을 노숙인쉼터에 계신 분들이 나서서 하고 계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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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교회-(주)담소의 협약체결식    2012/08/10

지난 8월 2일 가나안교회는 (주)담소와 노인자활을 위한 협약체결식을 가졌다. 이번 체결식은 파주 용미리에 있는 부지에 친환경농산물(버섯,콩나물등)을 재배할 수 있는 단지를 조성하여 가나안의 인력과 담소의 기술로 노인사역을 함께 해 나가자는 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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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책    2012/08/17

요양병원에 입원해서 생활하던 손천X씨가 대책도 없이 쉼터로 올라오셨다. 걷지도 못하고 서지도 못하는 상태인데 어쩌자고 올라왔는지. 병원생활이 단조롭다 보니 퇴원하고 싶은 마음이야 알겠지만 본인 상태를 보고 퇴원해야 하는데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떼를 쓴 모양이다. 병원차로 쉼터까지 모셔다 드리기는 했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어쩌자고 퇴원하셨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셔서요."
"누가 가르쳐주셨는데요?"
-"형님이요"
"형님 전화번호 있으면 가르쳐주세요. 확인해 보게"
-"기억이 잘 안나요."
핑계인것이 분명했다. 전에도 나이어린  한 여자와 몇 번 온 적이 있었다. 뭘하고 돌아다니는지는 잘 몰라도 이상한 관계였는데 몸이 안좋아지면 병원신세를 졌다가 좀 좋아지면 여자를 만나러 나오곤 했다.
"그러면 어떻게 가시려고요?"
-"집을 알아요. 면목동에 있거든요."
"그럼 가세요"
하지만 혼자 일어설수도 없고 걸을 수도 없었다. 택시를 잡아드리겠다고 해도 싫다고 하고, 버스정류장까지 모셔다 드리겠다고 해도 싫다고 했다. 그러고는 쉼터 입구에서 3시간을 넘게 앉아있었다.
움직여 보려고 일어나려 하지만 서 있기도 힘들었다. 그렇게 일어났다 앉았다를 계속하면서도 고집을 부리고 형님집에 가겠다고 했다. 형님집에서 살겠다고 한다. 결국 본인이 요구하는대로 면목동까지 직원이 동행해서 모셔다 드렸다. 공원근처에 앉아서 형님이 지나가면 함께 들어가겠다고 한다.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한다. 병원에 다시 내려가라고 해도 듣지 않는다. 누가봐도 혼자서 생활이 불가한데 본인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권때문에 억지로 입원시킬수도 없다. 본인이 고집을 부리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러다가 힘들어지면 또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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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노숙인 보금자리 가나안쉼터서 금연학교 운영    2012/08/23

아시아경제(2012.8.12)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가 담배연기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역내 노숙인들의 보금자리인 가나안 쉼터에서 9일부터 4주 동안 매주 목요일 금연학교를 운영한다.
동대문구 보건소는 지난 7월 가나안쉼터에서 이동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이동 금연 상담 후 자칫 금연 결심을 포기할 시기에 지속적인 지지와 관심을 표현,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금연학교를 준비하게 됐다.
이번 금연학교에서는 금연 에피소드 듣기를 시작으로 금연교육과 주제강의를 하고 참가자들이 소감을 발표한 뒤 다짐의 시간을 갖게 된다.
또 1회차에는 담배 유해성과 금연 필요성에 대해 입체적인 교육을 한다.
2회차에는 스트레스 대처법과 셀프지지법, 3회차에는 금단증상과 대처법에 대해 강의, 4회차에는 공동금연 방법에 대해 강의하게 된다.
특히 이번 금연학교에서는 매회 10여분간 담당교사와 참가자들이 토론의 시간을 자져 금연 실천을 도울 예정이다.
전준희 동대문구 보건소장은 “취약계층의 경우 건강 위해 요인에 쉽게 노출되는 반면 건강을 위한 교육의 기회가 적어 특별히 가나안쉼터에 금연학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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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250명 저축하게 만든 목사님    2012/08/23

조선일보(2012.8.22)
서울 가나안교회 김도진 목사
깡패 생활·사업 실패로 빚더미, 과거 반성… 44세에 신학의 길… 노숙인 중 3명 저축상 받아
"20년 전엔 그들과 같은 신세… 밥 한 끼에 해결될 일 아니야" 올 10월 완공목표 농장 건립도
"할아버지 걱정 마라. 내가 할아버지 책임질게. 우리 이제 큰 농장으로 이사 간다 아이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가나안교회의 김도진(73) 목사는 21일 교회 앞에 나와 있는 이모(81)씨 손을 꼭 쥔 채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서울역 앞을 떠돌던 노숙자였다. 가난안교회에는 이씨 외에도 노숙인 250명이 거주하며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김 목사는 요즘 공사 준비로 바쁘다. 오는 10월 중순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파주 용미리 26446㎡(약 8000평) 땅에 250명의 노숙인이 근무할 수 있는 농장을 건립 중이다. 김 목사는 "내가 (가나안교회에) 데리고 있는 250명의 노숙인뿐 아니라 일하고 싶은 뜻이 있는 노숙인이면 누구나 올 수 있게 하겠다"며 "노숙인 문제는 단순히 밥 한 끼 주거나 돈 몇 푼 준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20년 전엔 나도 다리 밑에서 잠자던 노숙자였다"고 했다.
김씨는 1957년 중학교 졸업 후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고향 경남 함안에서 부산으로 도망쳤다. 김씨가 들어간 학교는 '복싱'으로 유명한 고등학교. 김씨는 이곳에서 공부 대신 싸움을 배웠다. 졸업 후 김씨는 그 일대에서 유명한 '깡패'가 됐다. 결혼하고 페인트 기술을 배워 착실하게 살아보려 했지만 번번이 옛날 버릇이 나왔다. 페인트칠해서 번 돈은 대부분 술값이나 합의금으로 썼다. 아내가 알뜰살뜰 모은 돈도 사업하겠다며 여러 번 날려 먹었다. 빚쟁이가 집으로 쫓아왔고, 보증금도 없이 월세 2만5000원짜리 판잣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김씨는 노숙자 신세가 돼 전국을 떠돌다 빚쟁이를 피해 기도원으로 들어갔다.
이 기도원에서 김씨 인생 2막이 열렸다. 이곳에서 김씨는 과거를 반성하고, 종교에 귀의하기로 결심했다. 아내를 설득해 44세의 나이에 신학교에 입학했다. 오전엔 막노동하고 오후엔 학교에 다녔다. 술도 끊었다. 신학대학을 졸업한 김씨는 1988년 11월 청량리에 교회를 세웠다.
교회를 세운 뒤 처음 한 일은 과거의 자신과 같은 노숙인을 데려오는 일. 매일 아침 거리에 나가 길거리의 노숙인들을 데려왔다. 데려온 노숙인에겐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술 안 마시기'와 '스스로 일하기'다. 일하지 않으면 자립할 수 없고, 일한다 해도 술을 마시면 대부분 술값으로 돈을 탕진하기 때문이다. 이 조건만 지키면 김씨가 앞장서 취업 자리도 알아보고 변호사를 찾아다니며 파산면책 상담도 받아줬다. 김씨는 "내가 저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저들 심정을 잘 안다"고 했다.
김씨는 노숙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번 돈을 저축하게 했다. 250명이나 되는 노숙인들이 교회 근처 은행에 꾸준히 저축하자, 은행장이 "우리 은행의 큰 고객"이라며 감사인사를 하기도 했다. 김씨 교회의 노숙인 중 저축상을 받은 사람도 3명이나 된다.
농장 건립은 김씨의 오랜 꿈이었다. 노숙인 대부분이 청소나 병원 시체 나르는 일 등 단순 노무직을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금전적 문제로 매번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 6월 한 독지가로부터 파주의 땅을 기증받은 뒤 구체적 실행에 들어가게 됐다. 땅이 생기자 일이 술술 풀렸다. 건축 전문가가 나서 무료로 설계해주겠다 했다. 이재희(43) 담소 대표는 친환경 농업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김씨와 250명의 식구는 친환경 농법으로 버섯과 콩나물 등을 재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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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술주정    2012/08/30

"내가 쓰러져 죽어도 당신들 책임이야! 당신들이 오지 말라매! 내가 간암2기인데 내가 죽으면 될거아냐! 거기 뭐하는 곳이야! 내가 가면 받아 줘야할거 아냐! 당신들이 안 받아줬으니까 내가 서울시에 전화를 하면 당신들 책임이야! 다 녹음되고 있으니까 알아서 해. 맨정신에 거길 왜가!"
한참동안 전화를 붙들고 술 주정을 한다. 사무실에 들어올 때부터 시비를 걸려고 들어온 것이 보인다. 그러더니 다른 시설에 전화를 해서 거기 상담사에게 시비를 걸고 있다. 살려고 찾아와도 될까 말까한데 본인이 뭐라고 그렇게 큰소리치는지. 한참 떠들더니 어디론가 가버렸다. 아마 어디서도 받아주기 힘들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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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코리안드림    2012/09/03

해마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입국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꿈도 이루지 못하고 본국으로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 중국 조선족 한 분이 쉼터를 찾아오셨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지만 몸이 안좋아져서 병원신세를 져야 하는 분이었다. 게다가 함께 들어왔던 아내분은 남편을 버리고 어디론가 잠적해 버렸다. 오갈곳이 없어진 조경X씨는 당장 급한대로 교회들을 찾아다녔고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숙식을 해결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그 교회에서 우리 쉼터를 소개해줘서 오시긴 했는데 국적이 중국이라 입소자체가 안 되었다.
중국에 계실때는 야채장사를 해가며 사는데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몸도 망가지고, 아내는 떠나고, 중국에 있는 아들은 대학에 다니는데 본인과 연락을 안하려 하고, 한국에 오면서 친척들과도 관계가 안좋아졌다고 한다. 결국 다시 돌아갈 곳도 없고, 받아 줄 곳도 없어져 버린 것이다. 누군가 한국에 오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겠다고 한다. 결국 우리 쉼터에도 더 있지 못하고 외국인들이 머무는 시설로 보내드렸다. 여기가 좋다며 계시고 싶어했지만 해드릴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분처럼 오도가도 못한채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는 분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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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유공자 표창    2012/09/11

김도진목사님께서는 9월 7일 제13회 사회복지의 날을 기념하여 동대문구청에서 사회복지 유공자 표창을 받으셨습니다. 이번 표창은 부랑인,노숙인,자활 부분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구청장 표창을 받게 되었으며 관내에서 인정받는 기관이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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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교육    2012/09/11

서울시와 KT가 함께 하는 SNS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쉼터 노숙인들을 상대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수료한 분들에게 중고 스마트폰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틀에 걸쳐 총 6시간 교육을 하고 있으며 300명에게 무료로 핸드폰이 제공될 예정이다. 연령층이 좀 높다보니 교육에 애로사항이 있지만 열심히 해 주시는 KT직원들을 보니 고마울 따름이다. 스마트폰 기본 사용법 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용방법과 트위터 사용법까지 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 쉼터는 9월 한 달동안 1기,2기,3기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총 60명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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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라디오 한민족방송 "나의 삶 나의 보람 방송녹음"      2012/09/17

김도진목사님께서는 KBS라디오 한민족방송 "나의 삶 나의 보람" 방송녹음차 다녀오셨습니다. 본 방송은 대한민국은 물론 중국, 일본, 북한, 러시아 전역에 방송되고 있습니다.
방송일자와 주파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방송일자 : 2012.9.25.(화)~26(수)
*방송시간 : 오후 3시 20분~4시 => AM972  /  오전 2시 20분~3시 => AM972  /    밤 11시 20분~12시 => FM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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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정보로 다시 일어서고 싶어요"    2012/09/21

머니투데이(2012.9.21)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잘 안되시면 '홈'으로 돌아가세요"
간단한 말이었지만 쉽지 않았다. 집 모양의 그림을 손가락으로 '톡'하고 누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뜸 들이는 사이 스마트폰 화면은 제멋대로 꺼지고, 예민한 터치스크린은 자꾸 다른 화면을 보여줬다. '홈'으로 돌아가기란 그렇게 쉽지 않았다.
지난 18일, 노숙인들의 보금자리인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가나안 쉼터'. 이곳에 머물고 있는 노숙인 23명이 스마트폰을 배우기 위해 모여 앉았다. 노숙인 자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서울시와 빅이슈코리아(이하 빅이슈), KT올레 IT 서포터즈가 공동으로 지난달 21일부터 시작한 '홈리스 소셜미디어' 교육의 2기생들이다.
교육은 스마트폰 전원 켜기에서부터 트위터 등 SNS 사용법까지 진행됐다. IT 서포터즈 조창희 팀장은 "처음에는 어려워도 젊은 노숙인들을 중심으로 서로 가르쳐 주면 금세 익숙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노숙인들이 SNS 등에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으면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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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재활기관 '가나안 쉼터'에서 노숙인들이 'SNS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제공 KT IT 서포터즈)
이번 교육의 아이디어는 노숙인의 자활을 돕는 월간지 '빅이슈'의 진무두 대외협력국장이 냈다. 노숙인이 정보소외 계층으로 전락하면 영영 사회에 적응하지 못할 거란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지난 5월 빅이슈와 '노숙인 인식개선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한 서울시가 힘을 보탰다.
서울시에서는 노숙인 쉼터 관계자들에게 교육의 취지를 설명하고 참가 신청을 받았다. 참가 조건은 '자활 의지'였다. 신청자들은 2회에 걸쳐 KT IT 서포터즈의 교육 6시간을 수료하면 스마트폰을 받을 수 있다.
"낮은 위치의 사람들이 스마트해져야 사회가 정말 스마트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목소리를 '날 것'으로 공유했으면 합니다. 직업을 구하기 위해 휴대폰이 필요한 노숙인이 3000명이 넘습니다"
진 국장은 서울역이나 영등포역 등지에서 보이는 거리 노숙인은 전체의 5% 정도라고 했다. "자립의지가 강한 95% 노숙인에게 나머지 5%의 술 마시고 행패부리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버렸어요."
그는 시민들이 빅이슈를 판매하는 노숙인(일명 빅판)을 자주 접하면서 노숙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빅판들은 서울 42곳, 대전 3곳의 지하철역 부근 등에서 빅이슈를 판매한다. 빅판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활발하진 않지만 트위터 계정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폰 교육은 노숙인들에게 '직업교육'이나 다름없었다. 쉼터에 들어온 지 5년 됐다는 이형우(53)씨는 9월 하반기에 구청에서 하는 공공근로 3단계가 끝난다. 그는 빨리 스마트폰을 받아 다음 일자리를 구하고 싶다고 했다. "스마트폰 정보를 활용해서 이메일로 지원서도 넣고 면접도 보고 싶지요"
그에게 '일'은 '아들과의 만남'이었다. 공공근로로 받은 월급으로 두 아들 밥을 먹이는 일이 가장 행복했다. "애틋함이 더 해요. 내가 못해준 게 생각나고" 5년 전 가정사정으로 전셋집을 처분하고 헤어진 가족이었다. 이씨는 연년생 두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해 직업도 구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한달에 30~40만원씩 희망플러스 통장에 3년 동안 저축하면 서울시 저축 지원금을 합쳐 2000만원을 모을 수 있어요. 이 돈으로 아들이랑 함께 살 임대주택을 구하고 싶어요" 이씨는 지금은 형편 탓에 한 달에 한 두번 아들을 만나지만 5년 후에는 한 집에서 같이 살 것이라고 다짐하며 교육에 열중했다.
이날 교육은 IT서포터즈 박수연씨의 연락처를 입력하고 전화를 거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박씨는 "노인에게 하는 강의 수준으로 진행했지만 그보다 훨씬 잘 따라왔다"고 평했다. 강의 내내 "선생님 거랑 화면 색깔이 달라요", "버튼이 자꾸 움직여요"라는 등 질문이 쏟아질 정도로 배움의 열기는 뜨거웠다.
서울시가 노숙인들에게 스마트폰을 제공한다는 소식에 트위터 등에서는 "노숙자에게 스마트폰을 주면 팔아서 술 사 마실 것", "전형적인 전시행정 사례", "노숙자들이 스마트폰 요금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는 등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다.
무상은 무상이다. 서울시 예산은 '0원'이다. 노숙인에게 제공될 중고 스마트폰 300대는 빅이슈가 민간에서 기부 받고 있다. 모자란 만큼은 국제구호단체인 '굿피플'에서 모아주기로 했다. 선불폰 회사에서도 매달 20대 지원을 약속했다. 선불 전화비 2만원은 인심 좋은 휴대폰 대리점 사장님이 선뜻 내놨다.
하지만 가나안 쉼터 박중달 운영실장은 스마트폰 활용은 노숙인들의 '문화적 자활'이라고 했다. "쉼터 입소자들은 처음에는 의식주 해결이 절실하지만 점차 일을 하고 돈도 모으고 나면 다양한 욕구가 생겨요. 대부분 피시방이나 경마장을 가는데 문제가 더 크죠. 정부에서 만든 자활지원 서비스로는 개인 욕구를 못 채웁니다. 스마트폰은 본인이 원하는 걸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 긍정적이에요."
서울시 복지건강실 자활지원과 이수미 주무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서울시의 노숙인 관련 정책은 지금 변화기인 것 같아요. 이전에는 노숙인 정책이 '응급처치'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자활'로 옮겨가고 있어요"
노숙인들은 일자리 하나를 알아보려면 복지사가 가져다주는 정보를 기다리거나 고용노동부를 직접 찾아가야 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있으면 고용노동부 어플리케이션 '워크넷'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정보부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빅이슈는 18일까지 약40대의 스마트폰을 기증받았다. 메모리 카드가 없거나 겉모양이 상한 스마트폰도 기증 가능하다. 기증자에게는 감사의 표시로 석 달 동안 빅이슈 잡지를 보내준다. 빅이슈(02-766-1115)로 전화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노숙자 일부는 자활 의지 없이 거리를 떠돈다. 하지만 대부분은 간절히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노숙인에게 '너희들이 스마트폰이 뭐가 필요하냐'라고 손가락질 하기 보다는 마음만이라도 냉대하지 않는 게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는 일 아닐까요". '홈리스 SNS 교육팀'의 한결같은 생각이었다. 홈 버튼 하나 누르기가 힘들었던 그들을 돕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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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길 걸 우겨야지...    2012/10/03

대기방에 계신 김희X씨가 화를 내며 찾아왔다.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내가 사무실 옆에 있는 대기방에서 있는데 왜 나보고 위에 올라가서 자라고 하냐고?"
-"혹시 술 드셨어요?"
"무슨 술을 먹어? 몸도 안 좋아서 이러고 있는데"
보아하니 술을 많이 먹은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절대 술을 안 먹었다며 우겼다. 이럴때를 대비해서 음주측정기를 구비해 놓고 있다. 음주측정기를 갖다대자 알코올 농도 최고치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서 시끄럽게 '삐~'하며 계속 울려댔다. 그런데도 술을 안 먹었다며 우겼다.
-"아저씨? 최고치가 나왔는데도 거짓말을 하세요?"
"커피 두 잔 먹은 거 밖에 없어. 몸도 안좋은데 무슨 술을 마셔?"
-"술 먹은 것보다 거짓말 하는게 더 나쁩니다. 아예 똑바로 살아보겠다는 의지 자체가 없쟎아요? 당장 짐가지고 나가세요."
"그러면 경찰서에나 가야지"
얼마 전 교도소에서 나온 사람이다. 갈 곳이 없으니 하루 이틀만 있게 해 달라고 했다. 그 동안에 일자리를 구해서 나갈 거라고 해서 계신 동안에는 절대로 술을 드시지 말라고 다짐을 받았건만 며칠을 참지 못하고 일을 저지른 것이다. 술도 문제지만 아예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쉼터에서 생활할 의지 자체가 없음을 알았다.
요즘 새로 입소하는 분들이 늘면서 술을 드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대기방은 밤마다 음주측정을 할 생각이다. 그렇게라도 하면 스스로 조심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강제적으로 술을 단속하는 것보다 술의 폐해를 스스로 인식하여 자발적으로 노력하도록 하는데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오늘도 알코올과 씨름하며 노력하는 사람들이 우리 쉼터에는 많이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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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고 어디서 자라고?    2012/10/03

지난 주 수요일 한 사람이 술을 잔뜩 먹고 사무실에 찾아왔다.
"입소하러 오셨어요?'
-"네~"
"술 드시면 입소가 안되요. 술깨고 다음에 오세요"
-"입소가 안된다고?"
보아하니 시비를 걸려는 말투다.
-"그러면 나보고 어디서 자라고? 나가서 길 바닥에서 자라고?"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이름은 왜?"
"이름을 알아야 다음에 오면 받아주던지 할 거 아니예요?"
이름을 대라니까 볼펜과 종이를 달라고 하더니 거기에 썼다. 기록지를 찾아보니 전에도 며칠 있지 못하고 나간 사람이다.
"다음에 오세요. 그렇게 취해가지곤 방에 계실 수가 없어요"
-"그러면 나보고 어디서 자라고?"
자꾸 시비를 걸면서 따지기 시작하길래 좋게 말해서는 안 될 거 같았다.
"어린 애냐? 어디서 자야할지 가르쳐 주게. 돈 있으면 사우나가서 자고, 돈 없으면 길 바닥에서 자면 될 거아냐? 날씨도 좋으니까 아무데나 가서 자라고."
돈 있으면 술 사 마시고 돈 떨어지면 경찰서나 우리 같은데 와서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있다. 어린애처럼 징징거리면서 자기를 책임져 달라는데 정말 꼴불견이다. 이러다가 나중에는 밥도 떠먹여 달라고 떼쓸지 모르겠다. 이런 사람이 변화되서 다른 사람을 돕게 되기까지 정말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오늘도 힘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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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아름다운 공동체만들기 캠프    2012/10/08

올해도 추석명절을 맞이하여 쉼터전체가 수련회를 떠났다. 일부러 명절을 끼고 움직이는데 명절때면 찾아오는 소외감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서이다. 올해도 동대문구수련원에서 1박 2일로 캠프를 했고, 청풍호 유람선 관광과 바베큐파티 그리고 윷놀이 대회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이번 윷놀이 대회는 늘 예선에서 탈락만하던 외부성도 및 직원 구역에서 1등을 차지했다. 좋은 환경과 시설에서 편하게 지내다 올 수 있어서 좋았고 특별히 동대문구 수련원 관계자 분들의 특별한 배려로 마음 편히 쉬다 올 수 있어서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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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정신병원에 보내는 아버지의 심정    2012/10/09

몇 주전 아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달라는 분이 오셨다. 택시운전을 하시는 분인데 40이 다 된 아들이 정신분열로 고생을 하고 있었다. 외부와 단절한채 방에서 도무지 나오지를 않고 부모와도 식사조차 안한다고 한다. 문제는 본인의 문제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 그러다보니 약조차 먹지 않고 있다. 전에 병원에 잠시 입원했을때는 약을 먹어서 그런지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데 그 후로 약도 거부하고 방에만 있으면서 상태가 많이 안좋아졌다고 한다. 누군가 자신을 해하려고 한다며 문을 걸어잠그고 밥도 차려놓으면 아무도 없을 때 방으로 가져가서 먹는다고 한다.
아버지 연세가 많다보니 본인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아들을 누가 돌볼지 걱정이셨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 좋아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오늘 강제로 병원에 보내기 위해 병원 앰블런스가 왔고, EMS응급센터뿐만 아니라  근처 지구대에 부탁해서 경찰까지 동원한 상태다. 밖에서 문을 열 수가 없어서 문까지 부수고 들어가야 하는 상태여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혹시라도 아들이 폭력적으로 나올까봐 걱정하고 계시다.
좋은 직장에 고학력을 가진 아들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는 부모의 심정이 어떨까? 이 사역을 하다보니 정상적인 삶을 살기만 해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갈수록 정신질환자, 알코올중독자,도박중독자,성중독자,노숙자, 장애자,범죄자들이 늘고 있다. 사회는 점점 발달하고 학력은 점점 높아지는 왜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는걸까? 아마도 사람은 사랑과 관심을 먹고 살아야하는 존재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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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예약 안내  2012/10/23

항상 저희 가나안쉼터에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가나안쉼터는 여러 동역자 분들의 말씀과 기도, 봉사와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봉사자가 한 날에 몰리는 현상을 막고자 자원봉사 시스템을 예약제로 운영하고자 합니다. 자원봉사를 원하시는 분들은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시고 접수완료를 확인하신 후 예약하신 날짜에 오시면 됩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원봉사 시간은 오전/오후로 나누어지며 오전봉사는 10시~오후1시, 오후봉사는 오후4시~오후7시까지입니다.
- 자원봉사 내용은 주방배식,부식정리 및 사무실보조 등입니다.
- 쉼터 여건상 초,중,고등학생은 자원봉사를 받지 않고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원활한 봉사를 위해 오전은 최대10명, 오후는 최대7명까지 예약을 받고 있으니 이 점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 단체 봉사가 필요한 경우는 별도로 전화문의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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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물보다 진하다    2012/10/26

유용X씨(72세)가 돌아가셨다. 2년전 뇌경색으로 쓰러져서 수술한 후 오갈 곳이 없어서 쉼터에 입소하게 되었다. 말이 좀 어눌하고 기억력이 떨어졌지만 쉼터에서 생활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그러다가 1년전 대소변을 못 가릴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지면서 요양병원으로 보내드렸다. 유용X씨는 병원에 가서도 호전되지 않고 상태가 안좋아지면서 급기야 며칠전 돌아가셨다.
남은 것은 장례와 시신처리에 관한 것이었다. 전에 쉼터에 계실 때 자주 연락하던 여자가 있었다. 혹시 가족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전화를 했었다. 그랬더니 자기는 그냥 아는 사이일 뿐이라며 펄쩍뛰었다. 돈이라도 갔다 줄때는 빌붙어서 지내던 사람이 이제 중풍으로 못 움직이고 병원에 있다니까 아무사이도 아니란다.
결국 수소문해서 전처를 찾았지만 이제와서 왜 내가 그 사람을 책임져야 하냐며 대화도 안하려했다. 시신처리에 대해 동의만 해주시면 된다고 해도 아예 생각조차 하기 싫은 모양이었다. 하긴, 부부도 이혼하면 남이라고 하니 뭐라 하겠는가?
이제 남은 건 형제들인데 다행히 여동생과 연락이 되었다. 사정을 말씀드리고 도움을 구했는데 본인들도 사는 게 어렵고, 몸도 안좋아서 병원에 입원중이라며 책임지는 걸 부담스러워했다.
그 뒤, 유용X씨는 돌아가셨고 책임질일만 남았다. 그렇다고 병원비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었지만 시신을 어떻게 할 건지 보호자 동의가 필요한 상태였다. 과연 누가 책임졌을까? 애인이었을까? 아내였을까? 바로 형제들이었다. 여동생과 형제들이 시신을 서울로 옮겨서 간단히 장례를 치르기로 한 것이다. 그걸 보면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항상 그런건 아니겠지만 이번 경우엔 그랬다. 애인처럼 붙어살던 사람도, 한 때 한몸을 이루며 살던 사람도 거부했지만 오랫동안 연락조차 서로 안하던 형제들이 나선 것을 보면서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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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과 함께 산다는 것    2012/10/31

겨울이면 '불우이웃돕기'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불우이웃이 겨울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겨울은 가난하고 병든자들에게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불우이웃을 돕는 방법은 다양하다. 성금으로 도울 수도 있고, 봉사로 도울 수도 있다. 지하철이나 길을 가다가 손을 벌리는 분에게 돈 몇 푼 전해 줄 수도 있고, 자선냄비나 후원업체에 후원을 할 수도 있다. 나 한사람이 한 두번 돕는 일이야 별거아닐 수 있지만 이런 도움의 손길이 모아지면 도움을 받는 사람들에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쉼터에서 근무하다보니 이런 것보다 더 큰 도움을 이 안에서 발견한다. 늘 그들과 함께 살면서 주는 도움이다. 바로, 여기계신 분들이 그런 큰 도움을 서로에게 주고 계신다. 방마다 먼저 와서 생활하고 계신 분들이 새로 오신 분들을 챙기는 모습은 가끔 연말연시에 불우이웃을 돕는 우리들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얼마전에도 한 분이 올라오셔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우리도 전에 다 그렇게 살아봤쟎아요. 그러니 우리가 도와야죠. 내 보내면 안 되죠. 나도 밑바닥까지 살아봤었는데요."
이제 이들은 노숙인도 아니요 입소자도 아니요 우리의 동역자들이다. 정말 중요한 도움을 주고 있는 분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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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ID    2012/11/06

열흘 전, 입소한 사람이 있다. 이제 마흔 살 정도이다. 오늘 방배치를 해야 해서 상담을 했다.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것이 있다면 전에 어떻게 지냈는지, 쉼터에는 계실만 한지였다. 대구에서 올라온지가 열흘정도라고 하는데 대구에 있을 때는 가족들과 함께 있었다고 했다. 왜 집에서 나왔냐고 물으니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단지 서울에 일 처리할 것이 있어서 올라왔다고 한다.
무슨 일때문이냐고 재차 물어보니 마지못해 소송문제라고 했다. 그래도 자세히 묻자 RFID때문이란다. 그게 뭐냐고 하니까 무슨 기술같은 거라고 한다. 전문대를 졸업한 분이어서 기술특허문제인가 싶었다. 하지만 말하기를 꺼려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고 해서 뭔가 미심쩍은데가 있었다. RFID에 대해 계속 묻자 인터넷에 치면 자기와 관련된 내용이 뜰거라고 했다. 무슨 사건에 연류되어 있는가 싶어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본인이 개설한 인터넷카페가 있었고 '9월 또는 10월 공동고소준비 중'이라는 글이 보였다. 그리고 피해자모임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그제서야 이분이 뭔가 망상적인 문제가 있음을 알게되었다.
대화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정신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본인도 전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었지만 자신에게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누군가 RFID 즉, 주파수를 이용한 무선인식기술인데 이것으로 자기들을 괴롭히고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몸이 안좋은데 병원에 가면 별문제가 없다고 한다는 것이다.그러면서 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전형적인 망상증세였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라고 했지만 아무 문제도 없는데 왜 치료를 받냐며 거부했다. 머리 속에 칩이 들어가 있어서 자기를 괴롭히거나 조종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게다가 자기와 비슷한 피해자들을 만나면 그들이 자기의 생각을 먼저 읽어서 말한다고 했다. 그런 것이 RFID가 자기들에게 주는 피해의 증거라는 것이다. 어떤 때는 가만히 있는데도 자기의 옷깃이 움직이거나 이마의 주름이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했고 그걸 아버지가 보고 말해주었다고 한다. 하여간 집에서도 알고 있는 것 같고 그런지가 꽤 되었다고 한다.
박XX씨가 서울에 와 있는 것은 범인을 잡기 위해서다. 어디서 어떻게 잡을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범인 잡는 건 잡는 거고 치료도 병행하자고 말했지만 본인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차차 병원치료를 권유하기로 하고 방배치를 했다.
그런데 며칠 뒤 방에 계신 분들이 박XX씨 때문에 잠을 못자겠다며 하소연했다. 밤에 갑자기 호통을 치고 정신나간 사람처럼 헛소리를 한다는 것이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완전히 딴 사람처럼 방사람들에게 큰 소리를 치니까 방에 계신 분들이 자다가 봉변을 당할까봐 두렵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오늘 지하철에서 또 다른 문제가 터졌다. 옆에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고 있던 여성에게 시비를 건 것이다. 아마도 핸드폰으로 자신을 조종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래서 여성과 시비가 붙었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박XX씨를 붙잡아서 경찰에 넘겼다.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박XX씨는 본인이 피해자라며 사건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이 정도 문제가 되면 쉼터에 있기가 힘들다. 치료를 권했지만 자신이 피해자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이 곳에 계실 수 없다고 말씀드리고 집으로 가시든지 상담소를 이용해서 다른 시설을 가시든지 하라고 했다. 얼마 전 집에 연락을 해서 아버지와 통화를 했었는데 집에서는 잘 모르는 듯이 말을 했다. 아드님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데 치료를 받았었냐고 물으니까 본인들은 잘 모르겠다며 아들이 통증을 호소해왔다는 소리만 했다. 알면서도 모른다고 하는 거 같기도 했는데 저렇게 치료를 하지 않고 내 버려두면 점점 더 상황이 안좋아질 것은 뻔하다. 범인을 잡겠다며 여기 저기 돌아다닐 것을 생각하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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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음성인가? 사탄의 음성인가?    2012/11/09

4년 만에 명XX씨가 사무실을 찾아왔다. 아직도 종교망상이 심했다.. 4년 전 쉼터를 떠날 때도 하나님께서 떠나라고 한다며 떠난 사람이다. 당시 기록지에는 '종교망상증세가 심함. 계속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행동을 한다고 하며 하나님이 쉼터를 떠나라고 했다고 함.'이라고 적혀있었다.
이번에는 잠깐 들렀다고 하며 왔는데 하나님께서 교회를 지으라고 해서 거기에 매달려있다고 한다. 물론 쪽방에 살면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고 있는 사람이다.
"교회는 다니세요?"
-"아뇨, 하나님께서 교회를 지으라고 하셔서요."
"교회를 지어도 교회를 다니면서 지어야지 그게 뭐예요? 명XX씨, 그건 망상이나 환청이나 사탄의 음성이니까 듣지 말아요."
-"그런거 같기도 한데 마귀가 교회를 지으라, 십일조를 내라고 하겠어요?"
"그건 명XX씨가 그런 쪽에 집착하니까 그런소리를 듣는 거죠. 마귀는 우리보다 한 수 위예요. 벌써 거기에 사로잡혀서 아무 것도 못하고, 교회도 안다니고 있쟎아요. 전에도 정신과 치료 받았었죠?"
-"네,,,"
"괜히 고생하지 말고 정신과 치료받으시고 그런 음성은 무시해버리세요. 그러지 않으면 평생 고생할거예요."
4년전보다 상태가 더 안좋아 보인다. 그래도 쉼터에 있을 때는 챙겨주는 사람도 있었는데 쪽방에 살면서 망상과 환청까지 진행된 모양이다. 게다가 종교망상이 있는 사람들은 환청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받아들여서 고치기가 더 어렵다.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도움을 구한다면 얼마든지 살길이 있는데 망상환자들은 대부분 인정하기를 거부한다. 이런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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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 20만원 3만원 5만원    2012/11/09

정XX씨가 서울시 일자리를 나가서 월급을 받았다. 나가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삽심만원밖에 월급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그 중에 이십만원을 저축하겠다고 사무실에 가져오셨다. 본인 명의로 통장을 만들지 못하시는 분들은 사무실에서 대신 관리를 해주고 있다. 그런데 저축하겠다고 가져온 돈 말고도 봉투 2개를 더 가져오셨는데 하나는 십일조 삼만원이고 다른 하나는 사무실에서 음료수라도 사서 드시라고 5만원을 담은 봉투였다. 액수가 너무 컸다. 우리 쉼터에 오신지 5개월 만에 처음 탄 월급인데 정작 본인이 쓸 돈은 없어 보였다. 그래서 액수가 너무 커서 받을 수 없다고 말씀드리고 다음에 월급타시면 그 때 음료수나 사오시라고 말씀드렸다. 그런데도 억지로 드리고 가려는 것을 겨우 말렸다.
정XX씨는 삼십만원 중에서 하나님께 드려야 할 것과 사람에게 선물할 것과 자기를 위해 저축할 것을 명확히 구분했다. 많은 월급을 받지 않아도 이렇게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하나님과 사람과 자신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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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찬양대회      2012/11/20

11월18일 주일 저녁에는 남전도회 주최로 찬양대회가 있었습니다. 개인과 단체를 합하여 총 29개 팀이 나와서 선의의 경쟁을 하였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 1등은 '천번을 불러봐도'를 부른 이연승형제가 차지했고 단체전1등은 꽹과리와 소고, 양은대야까지 동원하여 흥겨운 국악풍의 찬양을 드린 주일학교에서 자치했습니다. 순위에는 들지 못했지만 학생부는 '나는 구원열차'라는 곡에 맞추어 흥겨운 워십을 보여주어 모두에게 기쁨과 웃음을 선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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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중독    2012/11/22

김동X씨가 아침부터 말도 제대로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분이 갑자기 이상한 증세를 보여서 약물중독이 의심되었다. 약 드시는 것이 있는데 많이 드신 모양이다.
"약을 많이 드셨어요? 몇 봉이나 드셨어요?"
손가락으로 표현하려고 하는데 잘 안 되었다. 펜을 주었더니 겨우 종이에 썼는데 자그마치 30봉이었다. 휴지통에는 약봉지가 쌓여있었다. 정신장애가 있으신 분이었지만 그 정도도 조절할 수 없는 분은 아니었는데 뭔가 잘 못 생각한 모양이다. 결국 119를 불러서 응급실로 갔고 응급조치 후 오후에 퇴원을 했다. 간혹 약 한 봉을 먹어서 효과가 없으면 2~3봉을 한 꺼번에 먹는 분은 봤어도 한꺼번에 30봉씩 먹는 분은 처음 본다. 또 어떤 분은 아픈 곳이 많아서 이 약, 저 약 처방해준데로 먹다보니 약물중독이 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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