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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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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1월~06월 쉼터일기

페이지 정보

조회 : 627회 작성일 : 21-05-27 11:33

본문

자기를 믿어준 사람들에게 못할 짓을      2012/01/05

몇 주 전 교도소에서 한 통의 편지가 왔다. 편지가 오기 얼마 전부터 무단외박이 계속되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당시 실장님의 말씀으로는 방에서 이래저래 돈을 꾼 후 안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제 30대초반의 젊은 사람인데 장애가 있어서 매월 나오는 돈이 있다며 나오면 갚겠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돈 나올 때가 되자 안 들어오기 시작했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고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다들 생각하기를 장애연금이 나오자 마자 빌려준 돈을 안갚으려 나갔다고 확신했다. 그런데 얼마 후 교도소에서 편지가 왔고 벌금때문에 몇 주 살고 나가게 되었다고 했다. 불심에 걸린 날짜와 무단외박을 한 날짜를 비교해 보니 알리바이가 성립되었다. 김XX씨는 출소후에도 생활할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했다.
그동안 의심했던 것이 미안했다. 방실장님도 답장을 써서 오해했던 것에 대해 사과를 했고 출소하면 다시 방에서 함께 생활하자고 위로를 했다. 그런 후 얼마 있다가 출소를 했고 쉼터에 다시 찾아왔다. 그리고 예전과 같이 그 방에서 생활을 했다. 알코올이 심하기에 자기가 통장을 가지고 있으면 안된다면서 실장님께 맡겼고 실장님은 사무실에 맡겼다. 그리고 지난 주 토요일 돈이 들어왔을 거라면서 통장을 찾아갔다. 방사람들에게 꾸어준 돈을 갚겠다고 했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각본이었다. 김XX씨는 그 후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 돈을 갚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 사이 방사람들에게 돈을 더 꾸었다고 한다. 총 빌려준 돈이 20만원 정도 된다고 했다. 돈을 떠나서 자기를 믿어준 사람들의 뒤통수를 또 한번 친 셈이다. 돈이 나왔으면 당연히 갚아야 할 텐데 의도적으로 돈 나올때를 기다렸다가 돈을 더 빌려서 나가 버린 것이다. 과연 그러고 잘 살 수 있을까?
며칠 후, 그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른 시설에 입소하려고 하는데 퇴소를 시켜달라는 것이다. 이쪽에서 처리를 해 주지 않으면 다른 시설에 입소가 불가능하다. 그러니 마지 못해서 전화를 한 것이다. 놀랍게도 받은 돈은 술로 탕진해 버렸고 오갈곳이 없어지자 다른시설에 다시 입소를 하려했다. 우리는 당연히 안된다고 했다. 직접 찾아와서 방사람들에게 용서를 빌라고 했다. 그러자 화가 났는지 욕을 퍼부었다. 그리곤 구청 담당자에게까지 전화를 해서 퇴소를 시켜달라고 한 모양이다. 물론 그런다고 우리가 해 주지는 않는다.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확실히 해 둘 생각이다.
다들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우리 같은 쉼터다. 자기가 어려워 봤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한다. 그래서 그런지 자기도 없으면서 남에게 잘도 빌려준다. 문제는 그런 걸 악용하는 인간들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렇게 고의적으로 돈을 꾸고 도망가는 사람들을 별도로 관리한다. 언젠가는 다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비록 오갈곳이 없어서 오는 쉼터지만 이곳에서 서로 위로를 하고 도움을 받아서 쉼터를 떠났다가도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기치고 갈 곳 없어서 다시 찾아오는 사람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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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한사정    2012/01/17

어제 중국 조선족 한 분이 쉼터를 찾아오셨다. 입소가 가능한지 물어보러 오셨는데 외국분이기에 사실상 입소가 안 되신다. 게다가 6년전에 들어와서 기간 만료가 되었음에도 출국을 하지 않아 불법체류자인 상태였다. 외국인노동자들 중에 불법체류자는 많다. 돈을 벌 목적으로 한국에 눌러 앉아 불법 생활을 하는 것이다. 이분도 마찬가지였는데 돈을 벌어서 그동안 중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붙여주었다고 한다. 아이들 학비도 만만치 않아서 본인 혼자 짐을 지고 지금까지 한국에 있었던 모양이다.
문제는 이분이 작년1월부터 투석을 해오고 계시다는 점이다. 일주일에 3일씩 해야 하는 투석인데 병원비를 어떻게 충당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병원비는 어떻게 하세요?"
-"병원의 사회복지제도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달 밖에 이용할 수가 없어서 내일이면 퇴원을 해야 합니다."

얘기인즉슨 한국에 일하러 온 근로증명서를 제출하면 한달간 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응급구호체계가 그런 모양이다. 불법체류자들은 응급구호를 받은 후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분은 갈 수 없다고 한다. 중국에서 한달 벌어봤자 투석 몇 번 하면 끝난다고 했다. 그렇다고 한국에 계속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 안되었다. 이런 분들이 계실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알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신부전증으로 투석을 하기 전까지는 넷이서 방을 얻어서 몇 만원씩 내며 살았다고 한다. 일도 해서 집에 붙여주기도 하면서 지내왔는데 병에 걸린후 이 병원, 저 병원 옮겨다니며 1년 가까이를 살아오고 있다 한다. 도울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모색중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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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PI저널 '노숙자를 품안으로, 김도진목사'    2012/01/18

검찰PI저널(201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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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이 넘은 의자들, 새롭게 탄생    2012/01/30

오래동안 사용해 오던 교회 의자 방석을 새롭게 리폼하였다. 모양은 교회의자가 맞지만 사용용도는 다양하다. 예배할때는 예배용의자로써,  매끼 식사때는 식탁으로써, 잠을 주무시는 분들에게는 간이 침대로, 교육을 할때는 교육용 의자로 사용된다. 그 어느 장소의 의자보다 많이 사용하다 보니 방석이 성할 날이 없다. 여기저기 테이프로 붙여놓은 방석들은 보기에도 민망했다. 그러던 참에 남전도회에서 거금(?)을 투자해서 전체 의자를 리폼하기로 했다. 이틀간에 걸친 리폼작업으로 의자들은 새롭게 탄생했다. 그동안 없었던 등받이도 생겼고 방석이 의자에 고정되어 있어서 방석 밑에 이것저것을 집어넣는 걱정도 안해도 된다. 의자 리폼작업이 끝나자 교회전체가 확바뀐느낌이다.
가장 오래된 의자는 25년이 넘은 것들이다. 우리 교회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난 25년간 꿋꿋하게 한 자리를 지켜온 그 의자처럼 우리도 자기 자리를 지킨다면 교회는 반드시 부흥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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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맞이 윷놀이대회    2012/01/30

지난 구정명절을 맞이하여 구역별 윷놀이 대회가 있었다. 올해는 고향에 가시는 분들도 많지 않아서 많은 분들이 참여했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총 17개 구역에서 참여한 가운데 1등은 당일 급결성된 기타구역에서 차지했고, 2등은 첫판에서 떨어져서 패자부활로 승승장구하여 결승까지 오른 14구역에서 차지했다. 여기저기서 환호하는 소리와 탄식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2시간남짓되는 시간이 금새 가버렸다. 세상에 고향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고 가족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만 명절이 되도 갈 곳 없는 분들이 여기에는 많이 계신다. 우리끼리라도 재미있고 즐겁게 지내면 그것이 진정한 명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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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세탁    2012/02/10

쉼터에 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운동화세탁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오래된 운동화로 인해 냄새가 많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세탁을 할 예정이다. 2월 한 달은 무료로 해주며 3월부터는 개인비용1,000원을 부담하도록 하고자 한다. 운동화 세탁 전문업체에 맡겨서 깨끗하게 세탁해 온 것을 보니 새 운동화가 부럽지 않다. 1차, 2차에 걸쳐서 24켤레를 세탁했고, 앞으로는 일할때 사용하는 안전화도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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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직원은 몇명?    2012/02/21

김XX씨(38세)가 북부기술교육원으로 면접차 갔다. 시비로 기술을 가르쳐주는 곳인데 가스안전관리 기술을 배우겠다고 신청을 했다. 면접관이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한다.

"팔만대장경이 어디 있습니까?"

아마, 상식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이었나보다. 모르면 잘 모르겠다고 하면 될 것을...김XX씨는 이렇게 되물었다고 한다.

"선생님은 청와대직원이 몇명인지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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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전도회 주최 성경암송대회    2012/02/28

지난 주일 오후 1시 그동안 준비했던 성경암송대회가 있었다. 2월 한달동안 암송하는 기회를 주었고, 암송한 것을 쓰는 식으로 대회를 치렀다. 범위는 로마서8장, 에베소서2장, 신명기6:4~15 이었고 추가로 더 할 사람에 대해 요한복음 17장이 주어졌다. 작년에 했던 성경필사와는 달리 이번 성경암송은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연세들이 있으시고 머리를 사용한지가 오래되어서 암기에 어려움이 많으리라 생각했고 그래서 참가자도 저조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예상밖으로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는데 외부성도를 포함하여 총 27명이 대회에 참여했다.
1등은 로마서8장,에베소서2장,신명기6장,요한복음17장을 완벽하게 외워서 쓴 성정X사모님이 차지했고, 2등은 로마서와 에베소서, 신명기 그리고 요한복음 일부를 외워서 쓴 조명X전도사님이 차지했다. 1,2등을 외부성도들이 차지한 반면 3등은 로마서와 신명기를 쓴 쉼터에 계신 두 분이 차지했다. 총27명 중 12명이 쉼터에 계신 분들이다.
올해 73세인 백문X씨는 로마서8장을 암송해서 거의 완벽하게 써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한 달동안 수고하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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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둘람찬양단 활동    2012/03/03

2011년은 아둘람찬양단에게 바쁜 한 해였다. 2009년 2월 악기 동아리모임으로 처음 결성된 찬양팀은 그 이후 담임목사님께서 지어주신 '아둘람찬양단'이라는 이름하에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쉼터에 계신 분들로 구성된 아둘람찬양단은 베이스,드럼,피아노,키보드,키타,싱어로 구성된 찬양팀이었다. 하지만 이후 그 범위가 더욱 확대되어 쉼터에 있는 분들은 모두 아둘람찬양단의 자격이 주어졌고 목사님께서 집회가시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찬양으로 영광을 돌리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악기팀에서 합창단으로 그 성격이 바뀐 것이다. 물론 지금도 매주 수요일이면 원조 아둘람찬양팀이 악기와 함께 찬양인도를 한다. 작년 아둘람찬양단의 활동은 다음과 같다. 이제 목사님이 가시는 곳에는 항상 함께 동행하는 기관이 되었다.
1월 12일 엘림장애인선교회
3월 10일 청송집회
4월 17일 CTS목자교회 집회
4월 24일 서영교회 집회
5월 01일 선교중앙교회 집회
5월 11일 동대문경찰서 집회
6월 12일 춘천소년원 집회
7월 12일 동대문구청 조찬기도회
8월 21일 CTS목자교회  집회
9월 03일 탈북자위로 집회
9월 08일 청송집회
10월 05일 국회 조찬기도회
10월 13일 총신대 양지캠퍼스 총체적복음사역
10월 14일 오산리기도원
11월 10일 총신대 사당동캠퍼스 총체적복음사역
12월 09일 국회 인권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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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비=술값    2012/03/07

어제 저녁 온 몸이 소변과 노숙 냄새로 진동하는 노숙인이 들어왔다. 며칠동안 식사도 못하고 지냈는지 몸을 가눌수도 없는 지경이라 씻지도 못하고 식사만 한 후 성전의자에서 주무시도록 했다. 새벽예배를 드리러 올라왔는데 온 성전이 그 냄새로 가득찼음은 말할 것도 없다. 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도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다. 그런 분과 함께 새벽예배를 드리고 아침식사까지 했다. 그리고 쉼터에 입소할 것을 말씀드리니 안된다고 하셨다. 이유는 수급비때문이다. 쉼터에 입소하면 정부에서 나오는 돈이 끊기기 때문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저씨, 수급비 타서 뭐하시길래 이러고 사세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조금있으면 돌아가시겠는데요."

의료보호1종이 있다는 걸 보니 몸도 않좋은 모양이다. 이 병원, 저 병원 하도 많이 다녀서 이제는 병원에서 받아주지도 않는다고 한다. 물론 병원을 자주 이용한다고 입원이 안 될 수는 없다. 이분 역시 술이 문제다. 수급비를 타서 방을 얻어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술을 먹고 노숙을 한다. 그러다가 몸이 더 안좋아지면 119나 112에 의해서 병원에 입원이 되고, 조금 좋아지면 의사  허락도 없이 퇴원해서 다시 술을 먹고, 그러고는 다시 쓰러져서 입원하고.....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병원에서도 안 받으려 하는 것이다.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라고 주는 수급비가 어떤 사람에겐 독이 되고 있다. 말 그대로 수급비가 아니라 술값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분은 아침을 먹고 어떠한 결정도 하지 못한채 쉼터를 떠났다. 아마 상태가 더 안좋아지면 수급비고 뭐고 간에 살려달라고 찾아 올 것이다. 그때는 이미 늦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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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교구협의회 조찬기도회    2012/03/13

동대문구 교구협의회 조찬기도회가 가나안교회에서 있었습니다. 동대문구 교구협의회 목사님들과 동대문구청장님 그리고 선거후보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오전7시 30분에 시작하여 한 시간 남짓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하였습니다. 대략  외부에서만 60여분이 참여하셨고 가나안교회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오늘도 아둘람찬양단 20명이 특송을 했고, 새벽부터 안내와 식사준비를 하신 많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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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법칙    2012/03/15

대화의1-2-3법칙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자기의 말은 1분 동안만 하고, 상대방의 말은 2분 동안 들어주고, 3분 동안은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상대는 자기를 이해해 준다고 생각하게 되고 신뢰를 갖게 할 수 있어 대화는 거의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쉼터에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대화하는 법을 모른다. 상대방의 말을 듣기 보다 자기 말만 하는 경우가 많다.
어제도 민**씨가 방에서 문제가 많다고 해서 상담을 했다. 쉼터에 계신지 6년이 넘으신 분인데 샬롬의집(임대주택)에 계시고 싶다고 해서 보내드렸다. 한집에 5분 정도 생활하고 계신데 문제는 씻지도 않고, 늦게 주무셔서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공동체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기본적인 규칙을 지키는 일이다. 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하면 전체 공동체가 어떻게 되겠는가?
좀 고쳐주십사고 말씀을 드리려 하는데 시작부터 흥분해서 자기 변명만 늘어놓았다. 변명다운 변명은 하나도 없이 모든 걸 상대방의 탓으로 돌렸다. 방 실장되시는 분이 얘기를 하려해도 듣지도 않고 본인 말만했다. 대화가 도무지 안되었다.
어딜가나 이런 분들이 계시기 마련이다. 자리를 앉아도 먼저 앉는 사람이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이 상식이지만 어떤 분은 바깥쪽에 앉거나 가운데 앉아서 들어가는 사람에게 비켜주지도 않는 사람도 있다. 물어보면 다들 이유는 있다. 하지만 그 이유라는게 궁색할 뿐이다. 같은 임대주택에 사시는 양**씨는 시장에서 홍어를 사다가 매일 끓여먹어서 집전체에 피해를 주고 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생선 찌꺼기를 싸게 사다가 매일 끓여먹는다고 생각해 보라. 그렇게 하지 말라고 주변에서 부탁을 해도 듣지를 않는다. 한 사람때문에 나머지 사람이 고통을 겪는 일이 얼마나나 많은지 모른다.
조금만 양보하면 살기 좋아질 것을 자기만 위하다가 결국 방에서 내쫓기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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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암    2012/03/15

어제 입소하신 이**(76세)가 구강암이라고 했다. 볼 한쪽에 거즈를 붙이고 있었는데 살이 뚫려있었다. 병원에서는 봉합수술을 하자고 했지만 본인이 수술을 거부하고 항암치료만 하기로 했다 한다. 문제는 음식을 먹으면 뚫린 살 밖으로 음식물이 나온다는 것인데 아무리 거즈를 갖다 대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냄새도 심했고 함께 계신 분들에게 피해가 갈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경우 당연히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내보내야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이분은 차상위계층으로 일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모양인데 완치를 한 후 시설 입소를 하는 것이 순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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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바로 세우는 일    2012/03/20

작년 1월에 입소할 때만 해도 술로 인해 심각한 정신질환까지 있었던 황성X(53세)씨가 그동안 병원치료와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많이 좋아졌었다. 몸 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위태위태한 순간들이 있었으나 쉼터의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간단한 일을 할 정도까지는 되었었다. 하지만 몸이 좋아지자 또 술이 문제가 되었다. 몇 주 전부터 일을 하게 해 달라며 부탁을 했다. 아직 몸도 좋지 않은데 일자리 부탁 하는 것을 보니 술 생각이 간절한 것 같았다. 조금 살 만하니까 다시 발동이 걸리는 것이다.
그러더니 얼마 후 술을 먹고 들어왔다. 그동안 가지 않던 서울역에 다녀온 모양이다. 서울역에 가면 여기 저기 술판이 벌어져 있고, 얼마든지 끼어서 술을 얻어 먹을 수 있다. 처음 술을 먹고 왔을 때 경고를 했다.
"황성X씨 이제 겨우 몸이 좋아졌는데 또 술을 먹으면 돌아가실 수도 있어요. 절대 술 드시지 마세요."

하지만 일단 발동이 걸리고 나니 절제가 되지 않았다. 몸을 가누기 힘들정도로 술을 먹고 왔고, 방 실장님이 뭐라고 하자 퇴소하겠다며 짐을 싸서 나가버렸다. 그동안 1년 넘게 이 분을 위해 해온 일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곤 오늘 다시 찾아왔다. 맡겨 놓았던 주민증을 찾으러 왔다고 하는데 상태를 보니 술 때문에 몸이 많이 안좋아 보였다.
작년에 명의도용 당한 거 때문에 경찰서 조사도 받고 있는 중인데 이렇게 협조를 안해서야 어떻게 하겠는가? 한 사람을 바로 세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잘 안다. 일은 본인들이 저질러 놓고 뒷수습은 우리보고 하라는 사람들. 일이 수습될 즈음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자기 하고 싶은 데로 하는 사람들. 우리가 하는 일이 그렇지만 그래도 그 가운데 바로 서는 사람들이 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를 알고 감사하는 삶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 이런 일 쯤이야 얼마든지 받아들일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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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하는 것보단 낫죠  2012/03/21

얼마전 한 젊은분과 상담을 했다. 대기방에서 일주일 정도 생활을 하신 후 정식으로 방배치 상담을 했는데 짧막한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교회를 다닌 적이 없으셨네요?"
-"어려서 조금 다녀봤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예배드리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힘들지 않으세요?"
-"괜찮습니다. 노숙하는 것보단 낫죠."

다들 처음에 왔을 때는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좀 흐르면 여기 저기서 불평이 쏟아져 나온다. 한 방에 9~10분씩 함께 주무시다보니 코고는 분도 계시고, 기침을 하는 분도 계신다. 최대한 생활하시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시설 여건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 얼마 전에도 한 구역에서 밤에 기침하고 코고는 문제때문에 다툼이 있기도 했다.
대부분 처음 쉼터에 왔을 때를 생각하며 감사함으로 지내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도 있다. 노숙할 때를 생각하면 감사하지 못할 일이 없으련만 사람이란게 배부르고 등따시면 딴 생각을 하게 되는 모양이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레위기 19:34 너희와 함께 있는 타국인을 너희 중에서 낳은 자 같이 여기며 자기 같이 사랑하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객이 되었었느니라 나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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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측정기    2012/03/21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일용직을 나가는 분들이 많아졌고 따라서 그날 번 돈으로 술을 드시는 분들이 눈에 띈다. 쉼터에 어느 정도 적응하신 분들은 많이 조심하는 편인데 입소한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이 경고와 권면에도 불구하고 술을 드시고 오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술을 드시고도 안 드셨다며 우기는 경우들인데,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음주측정기를 마련했다. 대기방에 계신 분들 위주로 매일 저녁 취침전에 측정하고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스스로 조심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어제도 한 분이 술을 드시고 와서는 옷에서 나는 냄새라며 우기다가 음주측정기로 측정하는 바람에 시시비비가 가려지기도 했다. 다들 쉼터에 오실 때는 살아보겠다고 각오들을 하고 오시는데 몇 몇 사람들의 개념없는 행동때문에 다른 분들에게도 피해가 가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조치를 하게 되었다. 여기서도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겐 얼마든지 기회가 주어지지만 요령이나 피우고 눈치나 보는 사람에겐 아무것도 해 줄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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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먼저냐? 공동체생활이 먼저냐?    2012/03/23

쉼터까지 오게 될 때에는 수중에 돈 한 푼 없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소주 한 병 살 돈 조차 없을 때 쉼터를 찾게 되는데, 오자 마자 일자리부터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장 내일부터 일을 나가야 하는데 예배 참석하기도 힘들고, 여기 규칙대로 살기가 어렵다는 등 말이다.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조차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일자리도 아니고, 돈도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몇 주전 쉼터에 입소한 김XX씨도 마찬가지다. 젊은 사람이 입소하자 마자 제주도에 일이 있다며 나갔다. 주위 사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처음 보는 사람말만 듣고 나가서는 몇 일 뒤 다시 찾아왔는데 명의도용까지 당하고 들어왔다.
그래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매일 새벽이 되면 일용직을 한답시고 나가서는 저녁 늦게나 들어왔다. 새벽시장에 나가도 퇴짜를 맞는 경우가 많아서 일도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나마 며칠 일해서 번돈으로 술을 마시고 돌아와서는 술주정까지 했다. 구역에서 생활하기가 어려워서 대기방으로 다시 올라왔고 며칠 상태를 보고 있는데 여전히 일을 해야한다며 안절부절했다.
사람이 일을 해야지 놀고 있으면 되겠냐는 것이다. 말은 그럴듯 하다.

"그렇게 열심히 일한 사람이 왜 여기 와 있습니까? 그 돈 벌어서 뭐하셨어요?"
-"도박하고, 술마시고, 사고 싶은 거 사고..."

완전히 개념부족이다. 정상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다. 일부터 매달리는 사람치고 제대로 자리 잡는 사람을 못봤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 때는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우선일텐데 눈에 뭔가 씌운 사람처럼 일을 찾아 헤맨다. 우리는 이분들에게 일이 우선이 아님을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스스로 깨달아지기 전까지는 소귀에 경 읽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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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    2012/03/27

11년 동안 쉼터에 계시다가 작년 12월 집으로 돌아가신 정성X(77세)가 계신다. 집이 전라도 광주인데 온전하지 못한 가정 형편때문에 서울에 와 계셨고 우리 쉼터에서 11년을 지냈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해서 늘 혼자 다니셨는데 그 와중에도 가족들에게 돈을 갔다줘야 한다면서 꼬지(구걸)을 하고 다니셨다. 아침이면 남들처럼 출근하는 모습으로 나가서 저녁때쯤 들어오시는데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버실 때도 있었다. 그렇게 번 돈으로 명절때면 몇 백만원씩 집에 갔다주곤 하셨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돈을 벌어서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못했는데 이유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다. 아들 둘이 있지만 둘 다 온전치 못했고, 자신이 잘 못해서 큰 아들은 장애를 입게 되었다는 자책감이 심했다. 자식들이라도 아버지를 염려하고 불쌍히 여겨야 할텐데 오히려 온전치 못한 아버지에게 돈을 요구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10년이 넘도록 꼬지를 해서 돈을 갔다주기를 반복하면서 정성X씨의 치매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10년 넘도록 지내온 교회를 찾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어떤날은 며칠씩 밖에서 노숙을 하기도 했고, 넘어져서 이마가 깨지기도 했고 주위 사람의 신고로 쉼터에 돌아오기도 했다. 상태가 심해지면서 미아방지팔찌도 채워드렸지만 위험 상황은 여전했고, 한번은 지나가는 차와 부딪혀서 병원에 실려가기도 하셨다.
이런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 몇 년전엔 큰 아들이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서 자살했지만 이분은 아직도 알지 못하고 계신다. 상태가 심해지면서 광주에 계신 아내분과 상의를 했고, 여기 계시기가 힘들다고 말씀드렸다. 집안 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어서 요양병원을 보내드릴 수 있다고 말씀드렸었는데 다행히 가족들이 집 가까운 요양병원으로 모셨다고 한다. 정성X할아버지는 집에 내려가서도 한동안 일해야 한다며 나가서 집을 못찾아 오시는 등 계속 문제가 되셨다고 한다.
쉼터에서 집으로 가신 뒤 방에 계신 분들이 그분의 사물함을 정리하던 중 가방을 발견했고 거기서 동전과 지폐들을 찾았다. 그동안 꼬지해서 모은 돈이다. 총 703,000원정도 되었다. 은행에 바꾸러 갔더니 은행원이 어디서 난거냐며 왜이렇게 냄새가 나느냐고 물었다. 꼬지해서 모은 돈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내분과 통화를 해서 다 보내드렸다. 이제 그분의 남은 흔적은 쉼터에서 사라진 느낌이다. 가끔 특송하신다고 나오셔서는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를 부르던 기억이 난다. 아침이면 전투와 끈을 매던 기억도 나고 그분의 가방에서 오래된 빵이며 김밤이며 이것저것 나오던 기억도 난다. 본인이 300만원을 수표로 찾아서 집에 갔다주고는 방사람들이 가져갔다고 한창 소란을 피웠던 기억도 난다.
가족이 있어도 그들보다는 우리와 지낸 시간이 더 많다. 혹시라도 돌아가시면 연락이라도 달라고 말씀드리긴 했지만 가족들은 자기 앞가림하기도 버거운 모양이다. 남편이 가 있는 병원이름도 잘 모르는 걸 보니 면회도 잘 안가보신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볼때 정성X할아버지는 마지막까지 가장의 노릇을 잘 하신 분이라 생각한다. 늘 가족을 염려하는 마음 하나로 지금까지 남에게 손을 벌려오신 분이다. 그리고 오늘 그 마지막 남은 돈을 가족에게 부쳐 드렸다. 아버지의 이런 마음을 가족들이 알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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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회복위원회 교육    2012/04/09

4월 5일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오셔서 쉼터에 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교육이 있었습니다. 신용에 관한 기초적인 교육과 신용회복이 필요한 분들과의 전문 상담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특별히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께서 함께 오셔서 격려와 위로를 해주셨고, 김도진목사님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감명을 받고 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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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자활 팔걷은 신복위    2012/04/09

문화일보(20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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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님의 편지    2012/04/09

지난 주 목요일 신용회복 교육 차 본 쉼터를 방문하셨던 이종휘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께서 큰 감동을 받으시고는, 오늘 본 쉼터에 후원금과 편지를 보내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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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원장님께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봄을 시샘하여 부는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던 지난 4월 5일 저녁에 원장님께서 운영하시는 가나안쉼터를 방문하였던 이종휘입니다.

저와 저희 직원들의 방문에 원장님과 동역자, 입소자 분들이 모두 한 가족처럼 환대를 해 주셔서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장님께서 노숙인들을 위하여 쉼터를 세우시고 수십년간 운영해 오시며 어려운 상황들과 그를 이기시고 사역을 이어오신 내용들을 들으며 원장님의 쉼이 필요한 자들에 대한 긍휼한 마음을 바탕으로 한 쉼터 운영 철학에 대해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쉼터 입소자들의 성공적인 자활 지원 활동은 사회에서도 하기 어려운 것으로 원장님께서 열정을 품고 성공적으로 이루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마음속으로나마 응원을 보냅니다.

지난 번 방문했을 때는 경황이 없어 쉼터 관계자분들의 환대에 대한 답례를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편지와 함께 보내드리는 적은 금액이 원장님의 사역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저의 송구한 마음이 덜어질 것입니다.

원장님과 동역자분들께서 하시는 소중한 일들이 앞으로도 순조롭게 뜻대로 이루어 나가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04.09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이종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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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교체작업    2012/04/17

날씨가 따뜻해 지면서 쉼터에 오래된 이불들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먼저 예비이불들을 세탁해야 했는데, 쉼터 세탁기로는 할 수가 없어서 이불세탁전문점에 맡기기로 했다. 1차로 담요100장을 세탁했고, 세탁되어온 이불을 일일이 압축이불팩에 넣어 보관 한 후 필요한 구역마다 교체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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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단합대회    2012/04/17

4월 11일 쉼터직원들의 단합대회가 있었다. 오랜 만에 직원들과 가족들이 야외 나들이를 한 셈이다. 장소는 용마산이었고 1시간 남짓 등산을 한 후 내려와서 간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쉼터가 청량리 한복판에 있고 쉼터 특성상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다니보니 세월가는 것도 못느낄때가 많다. 이번에 밖에 나와보니 어느새 개나리가 만발해 있었다. 오랜만에 산을 오르는 분들은 힘들 수 밖에 없었는데 그래도 좋은 공기를 마시며 산에 오르고 나니 기분이 한결 상쾌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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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기독남성합창단 찬양    2012/04/17

4월 1일 인천기독남성합창단에서 본 쉼터를 방문하여 찬양으로 함께 하셨다. 수준있는 찬양으로 많은 박수와 호응을 이끌어 내셨는데 바쁘신 중에도 오셔서 위로와 소망을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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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전도회 자원봉사    2012/04/17

1/4분기 남전도회 행사로 자원봉사활동이 있었다. 쉼터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진행된 이번 행사는 의정부에 있는 하늘소망선교회(이석우목사)에서 무료급식을 돕는 일이었다. 총 9분이 가셔서 배식과 청소 등 무료급식하는 것을 도왔다. 어찌보면 여기 계신 분들도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나설 정도로 많이 성숙해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제 도움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도움을 주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때가 오리라 믿는다. 쉼터 입소자에서 봉사자로 변하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인다. 당일 무료급식소를 운영하시는 이석우목사님은 일들을 너무 잘 하신다며 감사를 표하셨고 다음에도 봉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셨다. 이런 행사를 통하여 여기 계신 분들의 자존감이 많이 향상되고 생각하는 것이나 마인드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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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4/17

3층 본당 뒤편에 방이 하나있다. 우리는 15구역이라 부른다. 15구역은 복층구조로 되어 있는데 다락을 만들어서 옷을 보관하는 창고로 쓰고 있었다. 이번에 옷정리를 하면서 옥상으로 다 올리고, 그곳을 사람이 잘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올라가는 층계를 만들고, 전기판넬과 장판으로 깨끗하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대기방에서 대기하고 계신 다섯분을 그리로 배정해 드렸다. 새로 단장해서 그런지 높이는 낮아도 지하숙소보다 한결 밝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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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고 술주정    2012/04/20

오늘 아침, 3층 화장실에서 소주를 마시고 있는 김정X씨(45세)를 발견했다. 입소한지 오늘로 딱 한 달되시는 분이다. 그동안 술을 몰래 몰래 먹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간이 배 밖으로 나온것 같았다. 술 먹는 걸 빼앗은 뒤 짐을 싸서 나가라 하니, 도리어 욕을 하며 큰 소리 치며 나갔다. 얼마 후 밖이 시끄러워 나가보니 거리 한 복판에서 옷을 다 벗고 술주정을 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봤어야 하는데.' 옷은 길 바닥에 벗어 던지고 완전 알몸으로 주정을 하고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었다. 지나다니는 차들이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일단 방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옷을 입도록 한 후 차에 태웠다. 보아하니 술이 그리 많이 취한 것 같지도 않은데 객기부리는 거 같았다. 차를 태워서 근처에서 한참 떨어진 공원에 데려다 주면서 정신 좀 차리고 다른 곳으로 가라고 했다. 본인도 멋적은지 죄송하다며 내렸는데 아까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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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2012/05/09

오늘 방배치 상담을 받았던 분이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며 방배치를 며칠만 늦춰달라고 하셨다. 기록지를 보니 대학원까지 나오신 분이라서 무슨 사정이 있는가 싶었다. 사정을 들어보니 영어학원을 운영하다가 잘 안되서 빚을 많이 지게 되었고 빚에 시달리다가 집에서 나온지가 얼마 안되었다고 한다.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더이상 재기할 가능성도 없어서 자살까지 생각한 모양이다. 그러다가 이곳을 소개받고 왔지만 아직 많이 불안해 보였다. 다들 비슷한 처지에 계신 분들이 모여 살지만 고학력에 평범한 생활을 하다가 이런 일을 당하면 누구나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본인이 느끼는 절망감은 굉장히 커보였다. 며칠 후에 다시 재상담을 하기로 하고 그때까지 마음을 안정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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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예선 조1위    2012/05/15

가나안쉼터가 서울시 쉼터별 축구대회 예선전에서 조1위로 본선에 올랐다. 충13개 팀에서 4개팀을 뽑는 예선에서 우리 쉼터는 두 경기를 각각 4대0, 2대1로 이기고 본선에 올랐다. 이번 축구대회가 특별했던 것은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참가했다는 점이다. 2008년에 입소해서 지금까지 많은 어려움을 이기고 자활을 하고 있는 이형X씨가 그 주인공이다. 심각한 알코올의존과 우울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쉼터에 입소한 이형X씨는 그 뒤 술을 끊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 서울시 일자리에 나가서 번 돈으로 아이들 학비를 지원하는 등 아버지로써의 책임을 잘 감당하려 했다. 그 보답일까? 자녀들도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고 이해하고 잘 자라주었고 이번에 축구대회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특히 막내아들이 축구선수의 꿈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뛰어난 수준이어서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평소에 아들이 축구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그 정도로 잘 하는지 우리도 모르고 있었다. 아들을 자랑하고, 아들때문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축구대회보다도 더 큰 의미를 찾고 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본선은 5월 17일에 목동운동장에서 있으며 당일에는 축구본선 뿐만 아니라 줄다리기,릴레이달리기,줄넘기,제기차기,피구 등 다양한 종목이 준비되어 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하고 있는 우리 쉼터는 각 종목 우승을 노리며 오늘도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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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간 특별집회    2012/05/15

5월 첫 주 주일저녁부터 한 주간 특별집회가 있었다. 늘 새벽,저녁으로 예배를 드리지만 이번엔 특별한 강사목사님들을 모시고 특별한 각오로 집회를 준비했다. 과거 70~80년대의 부흥회를 생각하면 딱 맞을 거 같다. 매일 저녁 아둘람찬양단이 찬양으로 부흥성회를 이끌었고 강사 목사님들의 설교와 기도회가 이어졌다. 특별히 기도회와 더불어 목사님들의 안수가 있었고 많은 분들이 뜨겁게 호응하여 주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자발적으로 소강대상에 나와서 안수를 받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자라난 믿음을 볼 수 있었다. 한때는 소망도 없고 불가능하게 보였던 사람들이다. 이 집회를 계획하시고 한 주간 동안 전면에서 수고해 주신 김도진목사님은 이렇게 많이 성장한 모습에 감격하시며 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한 번 더 불어 넣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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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자활체육대회    2012/05/22

5월 17일 서울시 자활축구대회가 목동운동장에서 있었다. 서울시 지원을 받는 쉼터들이 모여서 친목을 위한 체육대회를 한 것이다. 우리 쉼터에서는 여자피구를 제외한 전종목에 참여했고 축구 준우승, 줄다리기 준우승, 제기차기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승까지 올랐지만 아쉽게 패한 종목이 세 종목이나 되는 셈이다. 다들 열심히 해 주었고 예상치 못한 결과에 놀라는 표정이었다. 이번 체육대회에 우리 쉼터에서는 170여명이 참여해서 쉼터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였고 응원도 가장 열심히 하였다. 그동안 각 종목을 위해 수고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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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3    2012/05/30

디아블로3가 출시되면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었었다. 직장인들 중 게임매니아들은 점심 시간에 PC방에서 산다고 한다. 당연히 집에 가서도 밤 늦게까지 게임에 몰두하고 말이다. 이런 풍속이 일반인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쉼터에 있는 분들 중에도 게임에 빠져 있는 분들이 계신데 디아블로3가 나오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알코올 중독 못지 않게 게임중독도 심각하다. 절제가 안된다. 알코올이나 게임이나 중독이 되었을때 3가지 큰 폐해가 있다. 돈 낭비, 건강 낭비, 시간 낭비이다. 취미삼아 생활의 활력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인생을 허비하고 망치는데 사용되고 있다. 앞으로 쉼터에도 디아블로 주의보를 내려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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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연금은 아내에게    2012/06/04

작년 1월 거동이 많이 불편한 할아버지 한 분이 입소하셨다. 올해로 80세이신데 50년간 용두동에서 폐지를 수집해서 살고 계셨다. 날씨도 춥고 손과 발이 기형이어서 보행뿐만 아니라 물건을 잡는데에도 불편해 보였다. 당시 입소하실때 이름과 주민번호가 완전히 달라서 치매가 있는 줄 알았었는데 지금와 생각해보니 일부러 가명을 사용한 것 같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생활하셨고, 쉼터생활이 어려워보여서 반강제적으로 은평마을을 추천해서 보내드렸는데 본인이 막무가내로 거부하여 다시 오시게 되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서 벌써 1년 반이 되어간다. 이제는 불편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우리 식구가 되어 버렸는데 오늘 갑자기 오시더니 퇴소를 해야겠다고 하신다.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서 방을 얻어 생활하시겠다는 것이다. 아마 주민센터에 가셔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오신 것 같았다.

"나가셔서 어떻게 사시려고요?"

-"방 얻어서 살면 되지.20만원이면 얻을 수 있어"

"식사는 어떡하고요?"

-"많이 안 먹어.라면 한 개면 돼."

"그러다가 아프시면 어떡하시게요?"

-"괜찮아"

"노령연금 타시는 거 있쟎아요?"

-"없어, 내가 받는 거 아무것도 없어."

생각해 보니 본명도 틀리고, 주민번호도 틀려서 당시에 거주지도 옮기지 못했던 것이 생각났다. 이제는 본명도 알고 주민번호도 아니까 이쪽으로 주소를 옮기면 노령연금을 탈 수 있다. 그래서 새로 주민증도 만들고 노령연금도 신청하려고 직원과 함께 주민센터에 갔다. 그런데 알고보니 아내와 딸 앞으로 통장이 되어 있어서 그쪽으로 노령연금이 나가고 있었다. 주민센터 직원은 할아버지 앞으로 노령연금을 보내줄 수 있다고 했지만 정작 본인은 그냥 놔두라고 하신다. 아직도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있나보다. 왜 집에 안들어 가시는지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이번 일은 이렇게 일단락되었다.
작년만 해도 다른 곳으로 보내려고 우리도 여기저기 알아봤었는데 이제는 가시지 말라고 붙잡는 것을 보니 한 식구가 된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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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술을 안먹어봤으면    2012/06/14

술을 끊은지 3년이 다 되어가는 김XX씨의 간증이다. 쉼터에 입소하기 전, 매일같이 술로 인생을 허비하며 살았다고 한다. 아침, 점심, 저녁 술을 마시지 않으면 살지 못할 정도로 중독이 심했다는데 이곳에 온 뒤 3년째 술을 끊고 살아가고 있다. 단 하루라도 술을 안 먹고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봤으면 하는게 바람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했고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전혀 술생각이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인내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 그때의 후유증으로 몸은 많이 안좋아져 있지만 이제는 주 안에 살아가며 새삶을 시작하고 있다.
쉼터에는 이런 분들이 꽤 계신다. 스스로 노력도 해보고, 강제적으로 입원치료도 해보고, 할 수있는 건 다 해봐도 되지 않던 것이 이곳에 와서 하나님의 은혜로 끊게 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우리 역시 그런 분들을 보며 이 일에 보람을 느낀다. 아직도 알코올로 인해 고통받는 분들이 많이 있지만 이러한 기적은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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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세 나이의 안타까운 죽음.    2012/06/14

우리 쉼터에 온지 1년 만에 돌아가신 분이 계시다. 일도 잘하고 대인관계도 좋아서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었는데 얼마 전 사망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왜 돌아가신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알코올로 인해 문제가 자주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술때문이라 생각된다. 지난 달 초, 서울시 일자리에서 받은 월급으로 술을 먹고 와서, 저녁에 나간 뒤 그 뒤로 계속 소식이 없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동사무소로부터 사망소식을 접하였다.
워낙 일을 잘 하는데다가 대형트럭정비기술이 있어서 언제든지 일자리를 구해서 나갈 수 있는 분이었지만 술때문에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불가능했다. 본인 스스로도 그것을 알았기에 쉼터에 있으면서 술을 끊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처음 몇 달 동안 술 생각을 잊으려고 주방에서 열심히 봉사를 해왔다. 직원들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해서 미안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술을 먹고 안 들어오는 일이 잦아졌고 서울시 일자리를 나가면서부터는 받은 월급으로 일주일씩 무단외박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쉼터에서 봉사하는 것도 중단시키고, 방도 전방시키는 등 자극적인 방법도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일단 알코올에 발동이 걸리자 본인 스스로 자제가 안 되었다. 이번 일도 쉼터에서 나간 뒤 열흘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마 그 동안 계속 술을 먹었던 거 같고 술로 인해 불상사를 당한 것 같다.
얼마전 비슷한 나이의 한 분이 술 때문에 응급실로 실려갔다. 성품도 좋고 매너도 좋고 행정적인 능력도 있어서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도 했었다. 이제 나이 마흔이고 쉼터에 입소한지 1년 8개월이 다되어 간다. 하지만 몇 달 전 응급실에 실려간뒤 이번에 또 같은 일이 발생했다. 참고 또 참다가 발동이 걸리니까 아예 여인숙을 얻어놓고 몸이 버티지 못할 정도로 술만 마셨다. 결국 다 죽게 생겨서 119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이 되었는데 그분이 있던 방에는 술병이 가득했다고 한다. 그 일이 있은 후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건만 똑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번에도 여인숙에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옆에서 보는 우리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노력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 탓인지 따질 문제도 아니다. 어떡해든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는 육체적인 치료와 정신적인 치료를 병행하지만 근본적으로 하나님께서 개입해 주시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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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8의 기적’…노숙인 돌보는 청량리 가나안교회    2012/06/14

국민일보(2012.5.24)

588의 기적’…노숙인 돌보는 청량리 가나안교회 김도진·김정재 목사 父子
2012.05.24 17:04     


[미션라이프] “큰 아들에게 노숙인 섬기는 방법을 찬찬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제 사역을 잇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제 사역에 은퇴는 없습니다. 노숙인이 꿈을 잃지 않고 재활할 때까지 늘 함께 하겠습니다.”

서울 청량리역 인근 속칭 ‘588 집창촌’ 골목에서 26년간 노숙인 쉼터를 운영해 온 가나안교회 김도진(74)목사의 목소리가 떨렸다. 큰 아들 김정재(41) 목사에게 이 사역을 잇게 하는 것에 왜 갈등이 없었을까. 하지만 자신이 떠나면 노숙인을 제대로 돌볼 사람이 없기에 내린 결단이었다.

김 목사는 노숙인에게 ‘해결사’로 통한다. 매일 노숙인을 둘러보며 아픈 사람은 없는지, 먹을 것이 없어 굶지는 않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의 하루일과다. 지역 재개발로 철거가 불가피한데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이전할 엄두도 못내고 있지만, 그는 한결같이 노숙인의 숙식과 각종 문제를 해결해 왔다. 김 목사가 청량리 588에 가나안교회를 처음 세웠을 때 “교회 때문에 영업이 안 된다. 그만두지 않겠다”고 난리를 피우던 포주들도 지금은 김 목사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그동안 교회를 찾은 윤락녀들은 대부분 새 삶을 찾아 이곳을 떠났다.

가나안교회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로 노숙인을 찾아 식사나 의복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찾아와 입소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입소하면 무료 숙식뿐 아니라 이·미용 지원, 의료서비스, 말소된 주민등록 회생, 파산면책 등을 도와주고 취로사업 등 일자리를 알선한다. 입소자가 자활해 사회로 돌아가는 것이 교회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입소자들이 매일 새벽과 저녁예배를 드리는 등 ‘영혼 구원’을 내세운다는 것이다. 이 예배에는 이곳 교역자뿐 아니라 연간 200여명의 외부 강사와 목사들이 자비량으로 와서 열정적으로 설교하고 찬양한다. 현재 가나안교회는 250명의 노숙인이 생활하고 있다. 교회는 하루 세끼 1000그릇의 밥과 국, 반찬을 준비해 노숙인을 먹이고 있다.

노숙인은 낮에는 일터에 나가 돈을 벌고 저녁에는 교회로 돌아온다. 노숙인은 가나안교회의 어엿한 성도로서 주일헌금은 물론, 십일조와 감사헌금도 내곤 한다.

가나안교회엔 간증거리가 줄을 잇는다. 입소자 대부분이 ‘인생 막장’이라는 노숙인 처지에서 새 삶을 찾았기 때문이다. 쉼터의 도움을 받고도 세 번이나 사무실 금고를 턴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어떤 사연이건 예수를 만난 고백 후엔 변화된 삶으로 귀결된다. 10만 여명의 노숙인이 이곳을 거쳐 갔고, 이 가운데 14명의 목회자가 배출됐다. 서울 메트로 공무원 등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도 매일 순번을 정해 이곳을 찾는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노숙인 사역을 감당할 정재 목사는 한때 잘 나가는 수학강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버지의 뒤를 따라 신학공부를 마치고 쉼터 내 모든 행정을 맡고 있다. 정재 목사는 “목사가 되기 전 아버지의 술 취한 모습을 보면서 원망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평생 흔들리지 않고 이 사역을 해 오신 아버지를 이젠 존경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 부자는 “크리스천은 무엇보다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는 심성을 가져야한다”며 “이곳이 ‘섬김의 도’를 다하는 따뜻한 공간이 되길 기도할 것”이라고 서로 손을 잡았다(02-964-1556·canaanhomeless.or.kr).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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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스승에 좋은 제자    2012/06/20

경북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이곳에 오신 분이 계시다. 박XX씨다. 고학력에 잘 나가던 학원사업도 하시던 분인데 사업이 갑자기 어려워지면서 빚이 쌓여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누구나 처음부터 노숙인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이분도 한 때는 고등학교 교사까지 하던 분이었다는데 우리 쉼터에 입소하면서는 그런 과거까지 말씀하지는 않으셨다. 단지 학원하업을 했고 잘 안되서 1억 정도의 빚을 지고 이혼까지 하여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고 했다.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여 쉼터에 입소했고, 상담하면서 이제 희망도 없고, 더이상 재기할 수도 없다는 말을 자주했다.
여기에 계신 분들이 다 어려우신 분들이니 희망을 잃지 말라고 했지만 스스로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며칠전 두 분이 이 분을 찾아서 오셨다. 그분들 말로는 고등학교 제자라고 했다. 우리도 그제서야 이분이 한때 고등학교 교사였다는 것을 알았다. 두 분 중 한 분은 중국에서 사업에 성공하여 매스컴에도 오르내릴정도로 잘 나가는 분이었다. 고등학교때 선생님이 어려운 형편에 있던 자기를 잘 인도해주어서 지금 이렇게 성공했다고 한다.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선생님을 찾던 중 이곳에 계신 것을 알았고 한 걸음에 찾아오신 것이다.
하지만 정작 박XX씨는 그 소식을 듣고는 찾아올만한 제자가 없다며 채무때문에 온 사람들로 생각하고는 쉼터에서 나가버렸다. 다행히 다음날 전화가 왔고 자세한 내용을 말씀드리고는 그분의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어서 서로 통화할 수 있도록 했다. 누구나 어려움에 처하면 그렇게 되나보다. 빚에 쫓기다 보니 늘 불안하고, 자기를 찾는다는 소리만 들어도 오해를 하게 되나보다.
먼 곳에서 스승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제자는 박XX씨의 빚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았고, 본인이 다 갚아 줄테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꼭 전해드리라 했었다. 정말 쉼터에 오래 있어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보았다. 가족도 버려서 여기까지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 때 가르침을 받던 제자가 스승의 빚을 다 갚아 주겠다니...
오늘날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예전같지 않다. 스승의 은혜를 생각하는 제자도 찾기 어렵고, 내 자식처럼 아끼는 스승도 찾기가 어렵다. 그래도 잘 가르친 보람은 있기 마련이다. 부디 이번계기로 재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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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노인 자활 희망의집' 신축공사 감사예배    2012/06/22

일시 : 2012.6.30(토) 오전 11시
장소 :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3리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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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원 인생    2012/06/28

입소한 후 열심히 생활하신 두 분이 일당 6만원을 받고 소식이 끊겼다. 그 중의 한 분은 담배도 끊겠다며 나름 열심히 노력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 일을 가서 일당 6만원을 받은 후부터 안 들어 오고 있다.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곳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여기까지 오게 될때에는 단돈 천원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몇 끼를 굶고, 길에서 며칠 노숙을 한 뒤 쉼터에 입소하기에 돈 한푼이 궁한건 말할 것도 없다. 들어오자 마자 일자리부터 구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대부분 노숙으로 인해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일을 쉽게 구할 수가 없다.
그렇게 몇 주 혹은 몇 달이 지나가는 동안 몸도 회복되고, 마음도 안정되어 제대로 살아보고자 하는 욕구도 생겨난다. 처음 일을 나갈 때까지만 해도 결심이 대단하지만 돈이 수중에 들어오고 나면 여지없이 허물어진다. 돈 몇 만원에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진다. 그리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행히 이런 과정을 벗어나서 저축도 하고 인생을 새로 계획하며 사시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 분들은 6만원짜리 인생밖에 안됨을 가르쳐 준다. 물질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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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원때문에    2012/06/28

어제 밤 9시쯤에 나이 어린 청년이 찾아왔다. 이제 21살이라고 한다. 일자리를 구하는 동안 있고 싶다고 했다. 서울역에 있는 청소년일시보호시설에 갔다가 이곳을 소개해 주어서 왔다고 한다. 주유소 일을 구하고 있다는데 주유소에 제출할 등본값이 없다고 한다. 그쪽에 부탁을 드리니, 그쪽에서는 해 줄수가 없다고 해서 이리로 왔다고 한다. 한 사람 해주면 다른 사람도 해 줘야 하기때문이라고 했다.
그 얘기를 들으니 예전에 동사무소 가면 복사 한장도 거저 안 해주던 것이 생각났다. 한 사람 해 주면 다른 사람도 해줘야 하니까 그렇겠지. 하여간 돈 400원이 없어서 돌아다니는 사람이나 그걸 못해줘서 여기까지 보내는 사람이나 한심하다. 본인은 사기를 당해서 4개월동안 모아놓은 돈을 다 날렸다고 하지만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모른다.
일단 저녁도 제대로 안먹었다고 해서 던킨빵하고 베지밀을 주었더니 잘 먹는다. 이렇게 나이가 어린 경우 쉼터에서 생활하는 것보다는 일자리를 구하는 편이 낫다. 등본을 떼서 주유소 일자리라도 알아볼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