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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1월~06월 쉼터일기

페이지 정보

조회 : 622회 작성일 : 21-05-27 11:20

본문

망상    2011/01/05

몇 일전 전화로 김도진목사님을 만나서 상담을 했으면 한다는 분이 계셨다. 수요일 오전 10시 이후에 와 보시라고 했더니 정말 오늘 10시가 조금 넘어서 오셨다. 목사님께서 잠시 출타중이어서 무슨 일인지 말씀을 해 보시라고 했다. 가방에서 이런 저런 서류를 꺼내는 것이 복잡한 문제처럼 보였다. 몇 년 전 사고를 당해서 뇌를 다쳤다고 한다. 그래서 말씀하는 것이 어눌하고 더듬거려서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한참 대화를 하다보니 사연이 이랬다. 자기 누나의 남편, 즉 매형되는 분이 자신을 모함하고 죽이려한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본인은 영구임대주택에서 살고 있고, 수급비를 받고 있는데 그 모든 것을 끊어버리기 위해 허위로 서류를 조작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류하나를 보여주었는데 그 서류는 자신이 2005년에 매형 회사에 근무했었다는 서류였다. 본인 말로는 그 때는 자신이 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있을 때였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고 했다.
결국 이분은 매형되는 분이 자신을 괴롭히고 짓밟기 위해 이런일을 조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로인해 자신이 노모와 함께 살고 있는 영구임대주택을 빼앗기고 수급권을 박탈당할까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매형을 고소한 고소장도 가지고 있었고 여기 저기 은행에서 발급받은 서류도 가지고 있었다.
이분은 핸드폰을 두 개나 가지고 다녔는데 핸드폰에 찍힌 문자를 보여주면서 자신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했다. 그 문자는 이랬다.

"수수료 없는 맞춤 대출 **금융김팀장입니다.
보증없이 800만원까지 대출가능..."

흔히 핸드폰으로 오는 스팸문자였다. 그걸 보는 순간 이 분이 심한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망상환자들의 대부분은 누군가 자신을 해하려 한다는등 있지도 않은 사실을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쉼터에 있다보면 그런 분들을 자주 본다. 자신의 몸에 도청장치를 했다는 사람부터 정부가 자신을 감시한다는 사람까지 그리고 밤에 와서 독가스를 뿌리고 간다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아무리 설명해도 이런 분들은 납득을 하지 못한다.
한참을 얘기하다보니 이 분이 불쌍해보였다. 본인은 얼마나 힘들게 지내고 있겠는가? 80이 넘은 어머니는 또 어떡하는가? 그래서 최대한 알아듣게 설명을 했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망상증세가 있음을 알려드렸다. 의외로 자신의 병적 증세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고 인정을 했고 정신과에서 상담을 한 후 약을 먹기로 했다. 그리고 임대주택이나 수급권에대해 무슨 문제가 생기면 가지고 오라고 했다.
무엇보다 매형이 당신을 해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했다. 매형이 수조원이나 되는 돈이 있고 지금 미국에 있으면서 사람을 시켜 자신을 해하려 한다고 하니 어찌 올바른 생각이겠는가? 이제 과거의 문제는 잊어버리고 편안히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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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봉투  2011/01/13

몇 년 만에 찾아온 황성X씨(52세)의 상태가 많이 안좋다. 2004년도에 여기 계셨으니까 근 6~7년만에 다시 오신 셈이다. 그런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신이상자가 되어 왔다. 횡설수설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잠시도 가만있지 못한다. 도저히 방에서 함께 생활할 수가 없어서 은평병원 정신과에 입원을 의뢰했고 그날로 입원이 되었다.
그분의 짐을 정리하던 중 수많은 약봉지들을 발견했다. 얼마나 많은지 큰 봉투로 하나 가득이었다. 정신상태가 안 좋다보니 약을 타 놓고 제대로 챙겨드시지를 못한 모양이었다.
6년만에 이렇게까지 사람이 변할 수 있을까? 여기서는 이런 경우들을 종종 보게된다. 대부분 알코올로 인한 것들이다. 혼자 있으면서 계속 술을 먹다보면 몸이 쇠약해지고 그로 인해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알코올로 인한 환청과 환시도 흔한 케이스인데 초기에는 술을 안 먹고 몸 상태가 좋아지면 환청과 환시가 금새 사라진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면 술을 안 먹고 있어도 환청을 듣고 환시를 보는 상황까지 오게된다. 그 때부터는 정신과치료를 받아야 하고 결국 알코올과 정신분열이 혼합된 아주 안좋은 상황까지 가게 된다.
쉼터에서도 가장 안좋은 케이스가 바로 이런 경우이다. 알코올로 인한 정신질환자들은 온전하지 못한 정신상태에서도 술을 찾는다. 상황은 계속 악순환이 되어서 술과 정신문제 중 어느것이 더 급한지 헷갈릴 정도가 되곤 한다.
황성X씨 역시 그런 경우이다. 젊은 사람이 약을 하나가득 가지고 다니면서 돈이 생기면 술을 먹고, 술이 떨어지면 약을 먹는 삶을 살고 있다. 병원에 갔다 온다고 해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어딘가에서 또 같은 삶을 반복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이런 분들은 별도의 보호아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인권문제때문에 격리 수용도 불가능하다. 이런 분들이 거리를 활보한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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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시인지?    2011/01/13

2010년 서울시희망의 인문학이 끝나면서 인문학에 참여했던 분들이 썼던 글들을 모은 책이 나왔다. 물론, 우리 쉼터에서 참여한 분들의 시와 글도 많이 실려있다. 수업시간에 내준 과제들인데 레포트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이분들에게는 하나의 숙제와도 같은 것들이었다. 다들 자신의 삶과 생각에 비추어서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고 그 중에는 정말 괜찮은 글들도 다수 있었다. 하지만 본 쉼터의 윤XX씨가 쓴 시는 그야말로 난해(?)하다. 주제는 '기억이 난다'는 문장으로 글을 쓰는 것이다.

나는 중화인민공화국을 잃어뵈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 만나면 잃지만
나는 기억이 난다
나의 생명 잃어버리다
자의 집 잃어버리다

산발적인 글들이 서로 조화가 안 된다. 이 글을 보면서 이 분의 평소 행동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쉼터 사람들과 조화되지 못하고 본인 마음대로 살아가는 것 때문에 문제가 많은 분인데, 역시나 정신상태도 그랬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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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600원    2011/01/14

77세의 정재X씨가 지난 달 30일 사망하셨다. 노령인데다가 건강이 안좋아서 거의 누워서 생활하신 분이다. 이런 분을 책임진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래서 우리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요양병원에 의뢰를 했고 거기서 생활을 하다가 돌아가셨다. 문제는 이렇게 고령인데다가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분을 무작정 병원에서 받을 수 없다는데 있다. 병원에서는 당연히 보호자가 있는지 확인 요청을 했고, 우리는 수소문끝에 아들, 딸을 찾았다. 아버지의 현재 상태에 대해 충분히 말씀드리고 요양병원에 보내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물론 병원비는 무료지만 대소변을 못 가리기 때문에 기저귀값 정도는 병원 쪽에 보내 주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아들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결국 지난달 말 사망하셨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동안 보호자들은 병원쪽에 기저귀값으로 발생하는 금액을 한 번도 보내주지 않았고, 돌아가시자 시신 운구도 안하려했다. 여러번의 전화끝에 본인들이 시신 운구는 해갔지만 사망진단서와 기저귀값으로 발생한 436,600원이 남았다. 정말 얼마 안되는 금액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우리 시설에서 그 금액을 먼저 지불하고 보호자에게 청구를 했지만 열흘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못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XX셔터회사를 운영하는 지점 사장이다. 정재X할아버지 역시 젊어서는 교사까지 했던 분이다. 아마도 자식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던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자녀들이 인간취급을 안하는 걸 보니 그렇다. 할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딸로 추정되는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디에 입원했고 어떤 상태인지 근황을 묻는 전화였다. 두번씩이나 왔는데 발신번호표시제한으로 왔다. 아무리 큰 죄를 지었더라도 죽게 생겼는데 너무 한다고 생각되었다.
우리 시설에서도 이 분을 책임질수 없어서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모른다. 받아주겠다고 하는 곳은 없고 길에다 내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족들이 책임지겠다고도 안하고 정말 힘들게 입원시킨 케이스였다.
그런데 고맙다는 전화한통화 없이 안면몰수하고 마땅이 자신들이 내야 할 금액조차 내지 않고 있다. 그분앞으로 나온 사망위로금이나 그동안 안 찾아간 노령연금만 해도 그보다 많을 거라고 한다.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면 아예 받지 않고 회사로 전화를 하면 직원이 없다고 한다. 너무 화가나서 전화받는 여직원에게 반협박을 했다.

"그 돈 안 받아도 상관없지만 사람이 기본적인 도리가 있어야죠. 못 사는 분들도 아니고.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하지 않습니까? 정재X씨 때문에 얼마나 고생들을 했는데 기저귀값하고 사망진단서 비는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음주 초까지 보내지 않으면 저희도 좋게 해결하지는 않겠습니다. 사장님 오시면 분명히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진 자가 더 무섭다더니 딱 그짝이다. 만약 계속해서 무시하면 대대적인 망신을 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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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2011/01/18

지난 주 주일, 전도팀들이 서울역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분을 모시고 왔다. 서울이 영하17도였고 10년만에 가장 춥다는 날이었다. 그런데 그날 쉼터로 온 이 분은 혼자가 아니라 아들이 함께 있었다. 이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가는 남자아이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이분이 원래 노숙하던 분이 아니라 그날 처음으로 아들과 함께 서울역에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하숙집에서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최근에 몸이 안좋아지면서 일을 못했고, 그래서 하숙비가 밀리면서 집주인이 문을 잠가놔서 못들어갔다고 한다.
사정을 들어보니 딱했다. 눈을 보니 황달이 있었고 그리 심한 편은 아니어서 약으로 치료중이라 했다. 아들이 없었다면 얼마든지 시설에 입소해서 생활할 수 있었겠지만 아들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가족이 함께 생활할수 있는 곳에서 3년 정도 생활했다고 한다. 기간이 만료되서 더이상 이용할 수 없다고 한다. 재봉기술이 있어서 취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한다. 물론 알코올을 끊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몸이 안좋고 황달이 있으면서 술을 먹고 있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건 몰라도 아내가 자식을 버려두고 집을 나간뒤 지금까지 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생각했다. 두 살때 그랬다고 하니 벌써 12년가까이를 아들과 살고 있는 셈이다. 본인 말로는 자기가 키운 건 없고 아들이 혼자 컸다고 했지만 어디 그랬겠는가?
그래도 아들을 버리지 않고 지금까지 함께 있는 것이 고맙게 생각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일을 해서 돈을 갚기로 하고 일단 도와주기로 했다. 밀린 하숙비를 지불하고 새로 얻을 하숙집을 얻어주기로 했다. 새로 살 하숙집을 구하러 나간 사이에도 아들은 아버지가 왜 안오냐고 계속 걱정했다. 아직은 많이 어리다. 저녁 늦게 돌아온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쉼터에서 하룻밤 잠을 잤다.
다음날 새로 알아본 하숙집에 1개월치 하숙비를 보내주고, 그동안 살았던 하숙집에 밀린 1개월치 하숙비를 보내주었다. 새로 구한 하숙집은 아들이 새로 들어가게 될 용산중학교 근처라 했다. 아버지는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려했는데 아들이 빨리 가자고 했다. 아무래도 낯선 곳에서 여럿이 함께 있는 것이 부담스러웠으리라.
아직 40도 안된 아버지이지만 끝까지 아들을 책임져 주었으면 한다. 우리도 옆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고자, 주일만이라도 아들과 우리 교회에 와서 있다가 가라고 했다. 아들은 올해부터 중학교에 올라가니, 우리 교회 또래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본인들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우리같은 시설과 연결된 끊을 잘 유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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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하셨습니다.    2011/01/31

김창X씨(59세)는 간다메공원에서 오랫동안 노숙을 하고 계신다.전에 우리 쉼터에 계실때만해도 그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오랜 노숙과 알코올로 인해서 그런지 정신까지 이상해진 상태다. 횡설수설에다가 얼마나 자존심이 쎈지 곧 죽어도 아쉬운 소리를 안한다.
그런분이 지난주에 쉼터에 찾아왔다. 물병하나 달랑 들고서는 그 추운날 슬리퍼에 양말도 안 신고 왔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내용을 종합해 보니 발이 붓고 아프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계속되는 추위에 동상이 걸린 것 같았다. 발이 붓다보니 양말도 안들어가고 신발도 못신고 다니는 것이었다.
웬만하면 시립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 텐데 본인말로는 병원비를 못갚아서 갈 수 없다고 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었다. 갚아야 할 병원비가 있다니...하는 수 없이 112에 전화를 해서 경찰을 불렀다. 행려환자가 있느니 병원에 좀 보내 달라고 말이다. 잠시 후 경찰관 두분이 오셨고 김창X씨를 보더니 혀를 내둘렀다. 본인들이 벌써 여러번 병원에 모시고 갔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분 앞으로 건강보험이 되어 있어서 행려처리가 안된다고 했다.

"아니,,,이 분이 공원에서 노숙하시는 분인데 무슨 돈이 있어서 건강보험비를 내겠어요?"

-"모르죠. 아마 저분에게 가족들이 있는 것 같네요. 그것때문에 이분앞으로 병원비가 나오거든요. 지난번에 치료받고 나온 돈도 몇십만원이 밀려있어서 그걸 안갚으면 치료해 줄 수가 없다고 합니다."

벌써 알고 지낸지가 4년 가까이 되었는데 가족이 있고 본인 건강보험이 살아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그럼 어떡합니까? 이분은 완전 노숙하시는 분이고 상태가 이 정도인데 치료가 안된다니요?"

-"저희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하도 답답해서 병원측과 싸웠다니까요."

그러니 더이상 경찰분들에게 부탁할 수도 없었다. 하는 수없이 쉼터에 입소를 시켜서 우리쪽에서 병원치료를 받도록 했다. 병원비가 밀려있는 곳으로 보낼수가 없어서 국립의료원으로 모시고 갔다. 당연히 입원이 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전화로 확인했을때 병원에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김창X씨는 치료를 받고 귀가하셨습니다."

귀가? 그얘기를 들으니 한쪽으로는 웃음이 나오고 한쪽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입원해서 치료라도 잘 받고 퇴원하기를 바랬는데 다시 노숙을 하러 공원으로 갔다니 말이다. 아무래도 병원에서 또 큰소리치고 자존심을 세운 모양이다. 날씨는 계속 춥고 도움은 거절하고...추운 겨울이 빨리 지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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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자원봉사 희망프로젝트 "나누면 행복"    2011/02/17

MBC 자원봉사 희망프로젝트 "나누면 행복"에서 지난 달 31일 본 쉼터를 촬영했다. 대학생 10명이 쉼터 봉사를 하는 내용을 촬영했는데 지역 주민을 위한 도시락배달과 겨울철 나무작업 그리고 주방배식등의 자원봉사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방송시간 :  2월 21일 금요일 밤 12시 20분
                  2월 26일 수요일 낮 1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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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신문 '“희망의 복주머니 받고 꼭 재기하세요”    2011/02/17

“희망의 복주머니 받고 꼭 재기하세요”
새마을지회, 노숙자들에게 생필품 전달

새마을운동동대문구지회(회장 고재원)에서는 연말연시를 맞이해 관내 전농동 소재 노숙자인 가나안쉼터에서 ‘희망의 복주머니’ 120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희망의 복주머니’에는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인 노숙자들에게 14개동 협의회·부녀회·문고에서 내복, 장갑, 목도리, 타월을 비롯한 생필품 등을 담아 총 120개의 복주머니를 전달했다.
아울러 새마을운동에서는 복주머니 전달 전날인 1월 26일 오후 2시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새마을운동중앙회 주관으로 열린 ‘사랑의 옷 전달식’을 통해 헌옷 1만점을 노숙자쉼터협회에 전달했으며, 동대문구에서는 가나안쉼터에 헌옷 24박스 500여점을 전날 광화문광장에서 전달식을 가져 노숙자들이 추운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이번 연말연시를 맞아 전달된 물품에 대해 고재원 회장은 “사람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되는 생필품을 전달하게 된 것은 많은 회원들이 자발적인 봉사가 있어 가능했던 것”이라며 “이번에 전달된 물품이 노숙자들에게 다시금 희망으로써 재기할 수 있는 복주머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행사를 통해 동대문구새마을지도자들 모두는 노숙자를 비롯한 소외계층을 위해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할 것을 다짐했다.
김대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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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필사대회  2011/03/02

남전도회 주최로 실시한 성경필사대회가 마감되었다. 1월9일부터 2월27일까지 한달 20일정도 되는 기간동안 실시된 이번 대회에서 총 38명이 목표를 달성하였다. 요한복음 필사를 목표로, 완료하신 분들에게는 성경책을 상으로 걸고 시작하였는데, 중도에 포기하신 분들도 계신 반면 신약전체를 다쓰신 분들도 계시고, 구약의 시편,잠언,전도서,신명기,여호수아,사사기까지 쓰신분도 계신다. 두달도 안되는 기간에 읽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직접 썼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겨울 철 일이 없는 동안 성경을 쓰면서 은혜를 받으라고 실시한 것이지만 예상외로 큰 호응가운데 마칠 수 있었음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번 필사대회 시상은 순위별로 성경구입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하 25,000원부터 45,000원까지 차등지원하며 1,2,3등에게는 별도의 부상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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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서 하루만에...  2011/03/03

이XX씨가 엊그제 소란으로 인해 각서를 쓰고 하루만에 또 일을 냈다. 앞으로 소란을 피우면 모든 책임을 지고 퇴소를 하거나 병원에 입원하겠다고 각서를 쓴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연세드신 분들에게 폭언을 하고 싸운 것이다. 젊은 이들 중, 분노조절이 쉽지 않은 사람들이 몇 있다. 한번 시비가 붙기 시작하면 자기 스스로 조절을 못할 뿐더러 주위에서 말려도 듣지를 않는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약으로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알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쉼터 여건상 여러사람이 살다보니 부딪히지 않고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이번 이XX씨는 다른 쉼터에서도 문제를 많이 일으켜서 마땅히 갈 곳이 없다. 우리 쉼터에서도 1년가까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내왔는데 더 이상 봐주기는 힘들것 같고, 요양병원에 3개월정도 입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환경이 바뀌면 본인도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 자성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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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방    2011/03/09

각 방마다 코를 심하게 고시는 분들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 대부분 10명씩 방에서 주무시는데 그 중에 한 분만 코를 심하게 골아도 예민한 분들은 잠을 설치기 마련이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이런 일이 일어나다보면 서로간에 감정도 안좋아져서 사소한 일도 다툼으로 이어지곤 한다.
그래서 대책을 세운것이 코골이방을 만드는 것이다. 따로 공간이 없어서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데 지금은 네 분정도가 이 방에서 주무신다. 밤에만 주무시고 나머지는 각 호실에서 생활해야 하는 거지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코고는 것때문에 미안하게 생각하는 당사자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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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N TV 촬영  2011/03/10

CGN TV 에서 김도진목사님과 쉼터사역에 대해 취재를 했다. SALT & LIGHT라는 프로그램인데 목사님 사역에 대해 자세히 촬영을 했다. 특히 점심 식사 후에 서울역 지하도와 거리에 있는 노숙인들을 직접 찾아가 간식을 주며 위로하는 장면을 찍었는데 박스나 비닐등으로 거처를 만들고 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촬영팀은 거리 노숙인들이 촬영을 거부하거나 비협조적일까봐 걱정을 했는데 그건 오산이었다. 노숙하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목사님을 알고 있었고 쉼터에 계시던 분들도 있어서 목사님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촬영을 마친 후 돌아오면서 촬영팀은 노숙하시는 분들이 목사님을 알아보는 것을 보고 참 인상적이었다는 말을 했다. 이렇게 촬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본인들도 알고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집회까지 수고해 주신 촬영팀들께 감사드린다. 이번 녹화된 것은 다음주 목요일 9시40분에 CGN TV를 통해서 방송된다. 인터넷 CGN TV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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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보다 끝이 아름다운 사람    2011/03/31

최근 연세 드신 두 분이 퇴소하셨다. 한 분은 76세, 한 분은 79세이신데 두 분다 건강이 썩 좋지는 않으시다. 79세이신 이XX할아버지께서 입소하러 오셨을 때 한동안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연세가 많으신데다가 연고자가 없었다. 게다가 건강도 좋지 않고. 쉼터들 중 이런 분들을 받아 줄 만한 곳은 거의 없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계단도 가파르고 혼자서 오르내리며 생활을 하셔야 하는데 자칫 잘 못되기라도 하면 그 책임을 다 져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입소받는 것을 꺼리게 된다. 게다가 고령의 나이에 건강이 안좋아서 언제 돌아가실지도 모르는 분을 시설에 입소시킨다는 것은 큰 모험이다. 가족을 찾을 수 없으니 돌아가셔도 사후처리가 쉽지 않다. 이런 여러가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였다. 뻔히 다른 쉼터에 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우리 마저 거부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몇 일전, 어디 간단 말씀 한 마디 없이 짐을 싸서 나가셨다. 두 달 정도 여기서 생활하셨는데, 그동안 다른 곳을 물색하셨던 것 같다. 그래도 그렇지 그동안 잘 있었다는 인사 한 마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우리가 이런 분을 받을 때는 마지막 사후처리까지 생각하고 받는 것인데 이 분들은 너무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끊어버린다.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나가시지만 결국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말 내일일을 알지 못하는 인생이 우리의 인생인데 시작보다 끝이 더 아름다운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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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의 전쟁    2011/04/04

저녁 8시가 넘어서 경찰로부터 전화가 왔다. 구XX씨가 만취해서 길에 쓰러져 있는데 쉼터에서 데리러 올 수 있냐는 것이다. 아마 술에 취에 쓰러지면서 어디를 다쳤는지 병원으로 옮겨야 할 상황인거 같았다. 시간도 늦고 우리가 하기엔 역부족인거 같아서 경찰분들께 행려처리를 해 달라고 했다. 다행히 경찰쪽에서 119를 불러서 시립병원으로 옮기겠다고 해서 일단락되었다.
오늘 문제를 일으킨 구XX씨는 이제 나이31세다. 아직은 한창인나이에 심각한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 처음엔 성실하고 열심히 봉사도 해서 참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그 모든 것이 돈을 벌어서 술을 먹기 위해서였다. 돈 몇 푼을 벌자 그날로 나가서 술로 다 써버렸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몇 차례. 오늘은 아예 경찰에서 전화가 올 정도로 인사불성이 된 모양이다. 사람이 악한사람 같으면 쉼터에서 내 보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악하지도 않은 사람이 술 때문에 인생을 망치고 있어서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기회를 계속 주고 있다. 방까지 옮겨서 방 실장님이 상담하며 최대한 신경쓰고 있는데 절제가 되지 않는다. 술을 먹을 때 뿐만 아니라 먹지 않을 때도 항상 불안해 보인다. 마치 굶주린 늑대처럼 온통 술생각만 하고 있는 사람같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일자리들이 생기면서 술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돈이 없을때는 어떻게든 참는다. 하지만 수중에 몇 푼 들어오면 정신을 잃어버린다. 마치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술에게로 달려간다. 곁에서 권고하고 경계하는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지난주에도 43세의 김XX씨가 결국 술로 인해 퇴소되었다. 한 때는 여자분과 동거도 했었다는데 그렇게 술을 좋아하니 누가 같이 살겠는가? 며칠 일한 돈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오기를 몇번...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강제퇴소를 시켰다. 대부분 술이 심한 분들은 나름대로 조심하려고 무진 애를 쓴다. 하지만 알코올중독은 병적이다. 돈을 벌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과의 타협에 들어간다. 몇 잔만 먹고 사우나나 찜질방 같은데서 자고 들어가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 생각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술 몇잔이 들어가면 술이 사람을 먹는 단계가 금방 와 버린다. 사우나가서 잘 돈까지 다 술을 먹고는 결국 쉼터로 돌아온다.
술 때문에 직장도 잃고, 가정도 파괴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도 TV를 보면 술광고들이 한창이다. 우리 한국 같은 경우 술로인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쉼터에 들어오지 않고 거리 노숙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알코올 중독자들이다. 국가는 이들에 대한 대책이 거의 없다. 아마도, 그렇게 살다가 가는게 그들의 남은 인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이러한 악순환을 끊고자 노력한다. 우리 목사님을 변화시킨 하나님께서 이들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다. 그리고 그 믿음대로 이미 알코올 중독에서 해방된 사람들이 많다. 하나님의 역사로 술 생각 자체가 없어진 사람도 있고, 스스로의 엄청난 노력으로 술을 끊은 사람도 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한 명이라도 더 건져서 사람다운 인생을 살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이 분들을 위해 함께 기도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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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에서 퇴원한 후    2011/04/04

서용X씨가 얼마전 정신병원에서 퇴원해서 형님과 함께 쉼터를 찾아왔다. 작년 8월에 술을 먹고 퇴소한 뒤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었다고 한다. 벌써 6개월정도가 되었는데 술이 점점 심해지다 보니 형 되시는 분이 강제입원을 시킨 모양이다. 6개월만에 퇴원하면서 우리 쉼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찾아왔다. 하지만 우리는 완전 개방되어 있어서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거부했다. 서용X씨는 다시는 술을 안 먹겠다며 한 번만 받아달라고 했지만 그건 자기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6개월만에 퇴원을 했는데 얼마나 술 생각이 간절하겠는가? 우리 같은 쉼터는 완전 개방되어 있어서 오로지 자기 의지와의 싸움을 해야 하지만 서용X씨는 그러기엔 너무 의지가 약하다.
교회생활하는 것을 좋아해서 우리 교회에 있는 동안에도 예배참석에 적극적이었지만 술이 문제였다. 벌써 우리 쉼터에 입소한 것만 7번째다. 이번에도 받아 줄 수는 있었지만 한 번쯤 환경을 바꾸어 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서 알코올 재활 쉼터쪽으로 안내해 주었다. 몇 달 만이라도 있다가 다시 오라고 했다. 우리 쉼터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을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이 마음이 안좋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좀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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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만 부탁드리면 안 될까요...  2011/04/05

어제 술로 인해 길에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갔던 구XX씨가 오늘 새벽에 들어왔다. 아직도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더 술을 먹기 위해 돈을 구걸했다. 무릎까지 꿇고 이만원만 달라고 한다. 지난 달 쉼터에서 봉사해서 모아 둔 돈이 57,000원정도 된다. 그걸 일부 달라고 한다. 혀는 꼬부라지고 눈동자는 이미 풀려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해도 알아듣지 못한다.
그냥 돈 주고 보내면 그만이지만 왠지 붙들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벌써 40분째 돈 이 만원만 달라고 한다. 그러더니 이제 만원만 달라고 한다. 이제 서른의 나이에 어쩌려고 그러는지. 얼마전 다니던 일터에서 며칠 일한 돈을 받아서 그 때부터 계속해서 술을 먹고 있다. 이 상태로 가면 복수가 찰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런 스타일은 한 번 복수가 차기 시작하면 회복하기 힘들어진다. 작년에 젊은 나이에 복수로 인해 돌아가신 분이 기억난다. 40도 안된 나이에 말이다. 그런 전철을 밟게 하고 싶지 않다.
나중엔 퇴소하겠다고 한다. 퇴소할테니 돈을 달라는 것이다. 결국 내일오면 다 주겠다고 한 후 돌려보냈다. 하루동안 더 이상 술을 먹지 않고 술이 깨어야 할 텐데 그 안에 또 먹을까 염려가 된다. 오늘 오전에도 차비한다고 주방에서 돈 이천원을 빌려다가 또 술을 먹고는 동사무소에서 한 참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을 데려왔다. 어떻게든 오늘 고비를 넘기고 요양병원쪽으로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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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일자리  2011/04/11

4월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서울시 일자리가 나오고 있다. 오늘 1차로 22이 갔다. 남산공원쪽에서 일하실 분들인데 다들 설레는 마음으로 첫출근 하는 기분인 것 같다. 그 외에도 한강쪽에서 일하실 분들 18명, 중구청 8명등 40명이 넘는 인원이 일터로 출근한다. 겨우내 일거리가 없어서 쉬던 분들에겐 그야말로 새로운 희망이 된다. 건강하신 분들은 서울시 일자리보다 일용직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우리 같은 쉼터에선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일자리들이 큰 도움이 된다. 하루 4시간짜리가 대부분이고 월급이라고 해도 50여만원이 고작이지만 이 분들에겐 일할 수 있는 일터가 있고 받을 수 있는 월급이 있다는 것이 큰 감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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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싫어서 퇴소  2011/04/15

서울시 일자리가 제공되면서 많은 분들이 일을 하러 가신다. 오전4시간짜리 일이기에 아침 일찍 가셔서 점심쯤이면 일을 마치고 쉼터에서 식사를 하실 수 있다. 일하러 가시는 분들 중에 차비가 없는 분들이 계셔서 미리 교통카드를 만들어 드리고 월급을 타신 후 갚도록 하기도 한다.
이상X씨도 차비가 없다고 해서 2만원짜리 교통카드를 만들어드렸다. 어제 첫출근을 하시는 날인데 일터에서 도착하지 않았다는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길을 잘 찾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오후쯤 다른 쉼터에서 전화가 왔다.
"이상X씨가 다른 쉼터에 입소하려고 하시는데 가나안쉼터에 계신 걸로 나와서 퇴소 좀 부탁드립니다."
황당했다. 일하러 간다는 분이 다른 쉼터에 입소하겠다니....
전화를 바꿔달라고 해서 그냥은 퇴소가 안되니 여기서 해 드린 교통카드도 반납하고 자초지종을 설명해 달라고 했다. 잠시 후 쉼터에 도착한 이상X씨는 일하기 싫은데 억지로 주변에서 일 나가라고 해서 그랬다고 한다. 얼마나 일을 하기 싫으면 그럴까? 노가다를 하는 것도 아니고, 운동삼아 오전에 잠깐 하는 일을 말이다. 남들은 시켜달라고 난린데 일하기 싫어서 다른 곳으로 가겠다니. 결국 일을 안해도 괜찮으니 계시라 했지만 다른 쉼터로 가겠다며 나갔다. 70,80되신 분들도 일좀 시켜달라고 부탁하는데 이제 40밖에 되지 않으신 분이 일하길 싫어하니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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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청 자원봉사  2011/04/28

4월 9일 동대문구청에서는 유덕열구청장님을 비롯하여 구청직원들께서 오셔서 자원봉사를 해 주셨습니다. 총 30분청도가 오셨는데 1부에서는 본 쉼터에 대한 홍보동영상을 시청한 후 담임목사님의 말씀이 계셨고 이어서 빵포장,주방배식,옥상정리,나무작업,지하실청소등을 성실히 해 주셨습니다. 구청장님께서는 목사님과의 대화를 통해 앞으로 구청에서 좀 더 신경을 써 주실것을 약속하셨고, 목사님 역시 지역을 위해 어려운 일에 앞장서는 교회와 쉼터가 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수고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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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기    2011/04/28

한달 전, 이제 27세의 앳된 청년(이정X)이 입소했다. 5년전, 한달정도 입소한 경력이 있었는데 고아원 출신에 나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예배에도 성실히 참여했고, 아무 문제없이 잘 생활했다. 방에서도 막내라고 얼마나 잘 해 주었는지 모른다. 아들,손자 정도 밖에 안되는 아이가 열심히 살려는 모습이 기특했나보다. 얼마 후, 주유소에 취직을 한다고 하기에 주유소 일이 벅차지 않겠냐고 했지만 전에도 많이 해봐서 괜찮다고 했다. 주유소가 쉼터에서 가까운 곳이고, 주일에는 쉬는 조건이기 때문에 쉼터에 있으면서 출퇴근하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주유소에 일을 하러 다니게 되었고 교통비가 필요하다고 해서 교통카드도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며칠전부터 안들어오기 시작했다. 같은 방에 계신 분이 혹시나해서 다니던 주유소까지 찾아가봤다. 주유소 사장님의 말씀으로는 며칠 전 월급을 탄 후로 안나오고 있다고 했다. 쉼터에도 그 때부터 안들어오고 있는 것이고...
문제는 방에서 이 사람, 저 사람 돈을 빌려주었다는데 아무도 그 아이가 그렇게 뒤통수를 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긴, 사무실에서도 교통카드를 2만원씩 두 번이나 충전해 주었느니까 말이다. 빌려준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느낌을 받고 있다. 월급타는 날에는 아예 떠날 작정을 하고 방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돈을 조금씩 더 빌렸다고 한다.
방 사람들의 신뢰가 깨어지는 순간이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이번엔 아무도 그러리라고 예측하지 못했나보다. 벌써 8년째 쉼터에 계시면서 방실장을 맡고 계신 김창X실장님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라며 다시는 사람을 믿지 않겠다고 한다. 여기 계신분들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사람을 잘 믿어서 사기도 당하고, 보증을 잘 못 서서 망한 분들도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 와서 또 뒤통수를 얻어 맞으니 마음이 얼마나 착찹하겠는가?
'침 뱉은 우물 다시 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다시는 여기에 안 올거라 생각하고 사기를 치고 거짓말도 하지만 결국 다시 오게 된다. 그리고 그 때는 자신이 저지른 잘 못에 대해 몇 배로 돌려받게 된다. 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믿어주고 격려할 때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바보들아, 월급 탈 때까지만 기다려라...그러면 안녕이다?" 진짜 바보가 누굴지는 뻔히 보인다. 당분간 타쉼터에 입소할 수 없도록 조치를 하고 있다. 물론 우리 쉼터는 아예 입소불가이다. 약은 체하지만 결국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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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살이나 젊어지셨네요    2011/05/11

평생을 주민번호도 없이 살아오시는 분들이 계시다. 우리 쉼터에만 세 분이 계신데 연세가 많아지면서 건강상의 문제로 입원하는 경우들이 생기고 있다. 그런데 주민번호가 없다보니 좀 더 나은 시설이나 요양병원과 같은 곳에 보내드리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주민번호가 없으니 당연히 받아야 할 노령연금도 못 받고 계신다.
법률구조공단과 협의해서 호적을 살리고자 몇 가지 알아보던 중 권XX할아버지께서 오래동안 충북 괴산군에 사셨다는 것을 알았고 그곳에 가족들도 계셨다는 것을 알았다. 문제는 아버지, 어머니 성함도 잘 모르는데다가 너무 오래전이라 찾을 수 있을 지가 미지수였다. 그 지역 주민지원센터에 연락을 해서 이런 저런 사실들을 토대로 찾기 시작했고 다행히 이 분의 호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아버지, 어머니의 성함과 함께 살다가 이혼한 아내분의 성함도 알아냈다. 그런데 문제는 호적상에도 주민번호가 없다는 것이다. 아니, 앞 번호만 있었다.
담당자의 말로는 주민번호을 신청해야 하는 기간에 하지 않으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앞 번호만 있는 건 또 뭔지...
그걸 토대로 주민번호를 새로 부여받는데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한다.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린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실제 주민번호 앞자리를 보니 39년 생이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31년 생으로 말씀하셨는데 본인 나이도 잘 모르고 계셨던 것이다. 호실로 내려가시는 할아버지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여덟 살이나 젊어지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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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프랑스 파리 홈리스 월드컵    2011/05/18

프랑스에서 열리는 홈리스 월드컵 한국대표 1차 선발전이 5월 3일 영등포공원 내 풋살장에서 있었다. 좀 생소하기도 한 홈리스 월드컵은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홈리스들에게 소망을 주고자 시작된 것으로 올해로 9회째가 된다. 작년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9월 19일부터 26일까지 8일 동안 열렸는데 한국도 처음으로 참가하였다. 홈리스월드컵은 보통의 축구와 달리 길이 22m, 폭 16m의 경기장에서 8명의 선수가 승부를 가리는 ‘풋살’로 전후반 각각 7분씩 총 14분 동안 진행된다. 
작년에는 처음 참가하여 남자팀 43개국 가운데 1승 10패로 43위를 차지했다고 하는데 승부를 떠나서 자존감을 살리고 삶의 변화를 주는 계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올해는 프랑스 파리에서 홈리스 월드컵을 개최하는데 한국도 참여하기 위해 1차 선발전을 치렀다. 총 64명이 선발전에 참여하여 15명을 뽑았는데 본 쉼터에서도 참여하여 3명이 선발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 7월 4일 최종선발을 통해 8명을 뽑을 예정이다. 이번 파리 홈리스 월드컵은 8월 21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열리게 되며 모든 경비는 서울시에서 지원하게 된다.
프랑스 파리 홈리스 월드컵과 별개로 쉼터별 축구대회가 6월 2일에 있다. 목동운동장에서 열리는 이번 축구대회에 우리 쉼터도 참여하는데 좋은 성과를 거두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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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애우가 보낸 편지  2011/05/19

장애복지관으로 일하러 다니시는 장XX씨가 편지를 한 통 가져왔다. 복지관에 있는 한 장애우가 준 편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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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박한 XX아저씨께.
지금까지 우리 정신장애인께 웃음과 헌신과 사랑을 많이 주신 아저씨께 늦게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해드릴 수 있어 한편으로는 늦어서 죄송하고 한편으로는 편지를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적 약자인 우리 정신장애인과 함께 시간을 나누구 좋은 추억을 나누고 그래서 행복한 마음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이 보여서 제 마음이 행복합니다. 우리 정신 장애인 직원분 모두 따뜻하고 더 순수한 마음이어서 저는 너무 감사한데 아저씨께서도 더 우리를 위하여서 더 적극적으로 일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사회라는 곳이 어렵고 대인관계도 어렵지만 우리 ****가족관계속에서 배우고 부럽기가 할 때가 많아요. 솔직히 지난 2년간 아저씨와 함께 한 추억이 그립고 ****와의 장애인분들과 추억이 너무 감사하여 아저씨께 대표로 드리는 편지입니다.
사람은 행복하게 살라고 태어났다는데 바람이 있다면 항상 처음에 ***에 오셨던 마음으로 우리 인연이 될때까지 서로에게 감사하고 장애인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시고 아저씨 아프지 않으시고 돈 많이 버셔서 초라하여도 따뜻한 방에서 자신의 일에 미치도록 열심히 하여 보세요. 그러면 세상의 상처나 외로움이나 고독은 없을 거예요. 제가 너무 멋진분께 부족한 들을 써서 솔직하게 죄송하고 미안해요. 어쨌든 하루 하루 세상에 감사하면 행복할거예요.
               
                                            감사의 편지....
                                              2011.3
                                              작은 천사 **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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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에 계시면서 본인도 위로를 받아야 할 분들이 더 어려운 곳에서 일하고 봉사하시면서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계시다. 복음성가 가사에 이런 가사가 있다.

"사랑을 줄 수 없을만큼 가난한 자도 없구요
사랑을 받지 않아도 될만큼 부요한 자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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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보내야하는 심정    2011/05/19

구XX씨가 며칠 전 찾아와서 이런 말을 했다. 전에 학교다닐때 자신을 가르쳤던 복싱 코치님이 돌아가셨다고 말이다. 자신이 어려울 때 많이 도와주시고, 자신의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장례를 치르기까지 곁에서 도와주셨었다고 했다. 핸드폰에 온 메시지를 보니 사실이었다. 마땅히 가 보는 게 도리인데 문제는 술이었다. 지난 번 술로 인해 문제를 일으킨 뒤 지금까지 먹지 않고 잘 생활하고 있었다. 한 번 술을 먹기시작하면 몇 날 몇일을 술만 찾는다. 길거리에 쓰러져서 119에 의해 실려가기도 하고, 수중에 10원 하나 없을 때까지 술을 마신다. 이제 서른의 나이에 알코올 중독 증세가 너무 심해서 퇴소 직전까지 갔던 사람이다. 그래도 술을 안 먹을 때는 심성도 착하고 생활도 잘해서 어떻게든 데리고 있으려고 힘써왔다. 그렇게 40여일이 지나도록 잘 생활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큰 시험에 직면한 것이다.
본인은 이제 술 생각도 안난다고 하며 그날 갔다가 다음날 새벽 일찍 오겠다고 약속을 다짐했다. 하지만 옛친구들을 만나고 남자들이 모이면 뻔한 거 아니겠는가? 100% 술을 입에 댈것이고 그동안 참아왔던 것이 폭발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우리가 새장속의 새처럼 감싸안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술때문에 젊은 사람이 일도 못나가고 있다. 돈을 버는 게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험을 걸기로 했다. 이번 과정을 잘 통과하면 자신감도 붙고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리라 생각하며 보내기로 했다. 신신당부를 하고 부조금으로 5만원을 주고 차비와 식비로 해서 2만원을 챙겨주었다. 혹시나 술을 먹고 전처럼 주체를 하지 못하더라도 다시 시작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보냈다. 당시에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았지만 40여일동안 잘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다음날 새벽에 오겠다던 구XX씨는 오지 않았다. 그리고 대신 전화가 왔다. 이미 술이 들어간 상태였고, 혀가 꼬부라져 있었는데도 우리를 의식해서인지 전화를 해서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

"저, 술 안 먹었요...."

빨리 돌아오라고 했지만 다음날도 오지 않았다. 대신 119에 의해 시립병원으로 실려갔다고 병원에서 연락이 왔을 뿐이다. 지난 번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우리도 자신의 힘으로 알코올 중독을 끊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 곳에는 많은 알코올 중독자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술을 끊고 새롭게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 하나님의 도우심이 한 사람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구XX씨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조만간 돌아올 텐데 다시 시작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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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전상서  2011/06/03

청주교도소에서 편지가 왔다. '김도진목사님 전상서!'라는 제목이다. 쉼터 특성상 이런 편지가 자주 온다. 우리가 아는 사람인 경우도 있고 모르는 사람인 경우도 있다. 오늘 온 편지는 잘 아는 사람이다. 교도소에서 나온지 얼마 안되서 또 들어갔는데 내용이 가관이다.

'30만원만 꼭 부쳐 주십시오. 눈 백내장 수술을 교도소에서 합니다. 부탁합니다. 부쳐 주실거라 믿습니다.'

올 1월에 입소하면서 이제 많은 걸 깨달았다고 했다. 죽을 때까지 가나안교회에 있으면서 목사님을 돕겠다고 다짐을 했다. 누가 그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더니 얼마 후 좋은 일자리를 구했다며 껄핏하면 야근을 한답시고 외박을 했다. 새로 개업한 곳인데 자기가 총 관리를 한다고 했다. 그래서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예배는 빠지지 않을테니 당분간만 봐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얼굴도 보기 힘들었다. 그러더니 오늘 청주교도소에서 편지가 온 것이다. 도대체 또 무슨 짓을 하다가 들어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편지를 쓰려면 그동안의 내용에 대해 쓰고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정도는 해야 하는게 원칙이다. 아무리 개념이 없어도 그렇지 다짜고짜 30만원만 부쳐달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 그만큼 우리와 가깝다고 생각하는 걸까? 가깝기 때문에 거짓말도 서스럼 없이 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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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사항    2011/06/10

알면서도 보내야하는 심정
얼마전 요양병원에 보내달라고 찾아온 분이 있다. 정신분열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분이다. 전에 우리 쉼터에도 계셨던 분이지만 쉼터 생활 역시 쉽지가 않아서 병원을 보내 달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정신적인 문제가 있으신 황XX씨와 함께 두 분이 병원에 내려 가셨다. 그리고 병원에 간지 열흘도 안 되었는데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얼마전에 내려 오신 박XX씨와 황XX씨가 요구사항이 너무 많네요. 담배도 한 갑씩 달라고 하고 간식도 사 먹어야 하는데 일도 하고 싶다고요. 그렇게 안 해주면 퇴원하겠다고 그러거든요."

하도 어이가 없어서 퇴원시키라고 했다. 돈 한 푼 안내고 병원을 이용하면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누가 가라고 한 것도 아니고, 자기 발로 와서 요양병원에 보내달라고 한 것이 얼마 안 되었는데 그새 자기의 형편을 잊어버리고 불평불만을 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모든 게 감사할 일들이다. 가족들도 외면한 사람을 사회가 도와준다는 것이 어찌 당연한 일이겠는가? 복지시설을 많이 이용하다보면 으례 받아야 할 것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오히려 자기들때문에 우리 같은 사람들이 먹고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일수록 요구사항이 많다. 자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 역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하나님께서 아들을 보내어 우리를 구원해 주셨는데, 우리는 감사하지 못하고 불평불만이 많고 요구사항이 많다. 영원한 지옥에서 건짐 받은 것만해도 감사할 것 뿐인데 우리는 너무 빨리 잊어버린다. 그리곤 내가 뭐라도 되는양 허세를 부린다. 요구사항을 안 들어주면 안 믿겠다고. 그런 우리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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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배 축구대회  2011/06/10

6월 2일 서울시장배 축구대회가 목동운동장에서 있었다. 총 10개 팀이 참가하여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너먼트식으로 시합을 치뤘다. 이번에 처음 참여한 우리 쉼터는 안타깝게 보현의집에 패해서 다음을 기약해야 했지만 오랜만에 축구장에 가서 응원하면서 하루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쉼터에 계신분 중 거동이 불편하거나, 개인 사정이 있으신 분들을 제외한 150여분이 함께 참여해 주셨고, 저녁 폐회식이 있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응원을 해 주었다. 오XX씨는 다리가 불편해서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함에도 우리 쉼터를 응원해야 한다며 만류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 함께 가셨다.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함깨 단합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고, 그동안 축구대회를 준비하느라 수고해 주신 축구선수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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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방송 "FEBC 교계 전망대" 녹음  2011/06/17

김도진목사님께서는 오늘 오전 극동방송 "FEBC 교계 전망대" 녹음차 다녀오셨다. 이번 방송은 가나안교회의 사역과 재개발로 인한 문제등을 집중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특히 극동방송을 듣는 많은 분들에게 현재 있는 장소에 성전과 쉼터를 세울수 있도록 기도부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이번 방송은 6월 18일(토) 오전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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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문제는 제가 알아서 할께요    2011/06/17

"제 문제는 제가 알아서 할께요"
어제 요양병원에 있는 한 형제가 한 말이다. 움직이지도 못해서 남의 도움을 받아가며 생활하고 있다. 간병인이 대소변을 치워야 할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다. 원래 몸이 불편한데다가 운동부족으로 쉼터에 있을 때부터 지팡이를 의존해야 할 정도였는데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병행하는데도 상태가 좋아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분 앞으로 수급비가 나오는데 병원에 있는 동안 통장을 분실해서 찾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7개월 넘게 모아진 돈이 350만원정도나 된다. 친동생이 쉼터에 있기에 동생과 의논해서 이 돈은  나중을 위해 모아두기로 했다.
하지만 돈이 그만큼  있다는 것을  알고는 어제 전화를 해서 그 돈을 본인 계좌로 부쳐달라고 했다. 이 돈은 쓰면 안된다고 만류했지만 고집을 부렸다.

"김XX씨, 이 돈은 나중을 위해 모아 두어야 해요. 매월 수급비를 받고 있는데 왜 이 돈까지 달라고 해요? 잘 보관하고 있을 테니까 이돈은 쓰지 말아요"

-"아뇨~제가 필요해서 그러니까 계좌로 보내 주세요. 제 문제는 제가 알아서 할께요. 염려해 주시는 건 알지만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해요."

그 얘기를 들으니까 어이가 없었다. 남의 도움이 아니면 한 걸음도 움직이기 힘든 사람이 자기 문제는 자기가 알아서 한다니...그러면서 동생에게는 말하지 말고 보내달라고 했다. 보호자라고는 동생 밖에 없는데 동생 모르게 보낼 수는 없다며 동생과 의논해 보고 보내겠다고 했다.
다행히 병원관계자가 잘 설득을 해서 다음날 자기가 잘 못 생각했다며 다시 전화가 왔다. 하지만 자기 돈이 이만큼 있다는 걸 안 이상, 또 언제 달라고 할지 모르는 일이다. 아직 나이도 40밖에 안되었는데 생각하는게 너무 단순하다. 나중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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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2011/06/20

올해로 77세의 정성X할아버지...지난 수요일 저녁 예배를 마친뒤 나가서 문을 닫을 때까지 귀가하지 않으셨다. 치매가 있으셔서 단기기억을 잘 하지 못하시는데 귀가시간을 놓친 거 같아서 걱정이 되었다. 밤10시에 출입문을 잠근 뒤 10시 30분 정도에 근처 성바오로병원 응급실에서 전화가 왔다.

"정성X씨가 차와 접촉 사고가 나셔서 저희 병원에 계십니다. 기본적인 검사를 했는데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하네요. 의사선생님께서 퇴원해도 된다고 하니까 모셔가세요."

아마도 작은 접촉사고가 있었나보다. 다행히 뺑소니는 아니어서 병원비는 보험처리가 됐지만 언제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다음날 오후에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자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본인은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었다.

"제가 무슨 교통사고가 났어요? 그런 적 없어요~"

-"어제 제가 병원에서 모시고 온 거 기억 안나세요?"

"기억안나요~"

-"그러면 오늘 아침에 병원에 갔다 온것도 기억안나세요?"

"네,기억안나요"

쉼터를 찾아오는 것만 해도 신기할 정도다. 이 정도면 요양시설이나 노인시설로 가셔야 하지만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벌써 올해로 11년째 쉼터에 계신 분이다. 이제는 가족처럼 지내는 분인데 낯선 곳으로 보내는 것이 마음이 안좋다. 같은 구역식구들도 최대한 함께 있으면서 챙겨주겠다고 한다. 아직은 혼자 지낼 정도는 되기에 모시고 있지만 더 심해지면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보내드려야 할 거 같다. 오랜 세월 함께 있어왔는데 여러가지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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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다고....    2011/06/21

엊그제 삼용아저씨가 아래 가게집에 각목을 던져서 유리문을 깨뜨렸다. 내려가 보니 사람 팔만한 쪼개진 통나무가 유리문 안쪽에 있었고 유리는 깨져있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삼용아저씨를 데리고 와서 왜 그랬는지를 물었다. 물론 삼용아저씨는 말씀을 못하신다. 듣기는 해도 말은 전혀 못하는 벙어리다. 현장에 도착하자 마자 삼용아저씨는 뭔가 변명을 하느라 바빴다. 말은 못해도 표현력 하나는 기가 막히다. 왠만한 거는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손으로 제스쳐를 한다. 내용을 보니 백용X씨가 자기를 놀려서 화가나서 던졌다는 것이다.
둘 다 똑같은 사람들이다. 쉼터에서 안하무인으로 자기 맘대로 사는 분이 세명있는데 그 중에 두명이 삼용아저씨와 백용X씨다. 좀 속된 말로 꼴통 중에 꼴통이다. 그 둘이 사고를 쳤다. 경찰을 불렀다는 말에 삼용아저씨는 벌써부터 겁을 먹고 있었다. 결국 유리 값을 물어주고 끝냈지만 삼용아저씨의 행동이 점점 과격해지고 있다. 요즘 몸상태도 안좋은지 식사도 예전같지가 않고, 나이가 들면서 몸도 약해지는 거 같다. 처음 우리 쉼터와 인연을 맺은 것이 15년 전이니까 최고참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사고도 많이치고 사람들도 많이 때리는 등 몹쓸짓도 많이 했다. 하지만 말을 못하는데다가 받아 줄 곳도 없고, 사고치고 나면 잘못했다고 싹싹 비는 통에 하루이틀 넘어 간것이 오늘까지 이르렀다. 그동안 강제퇴소도 시켜보고, 타시설로 보내보기도 했지만 결국 우리 쉼터로 다시 돌아왔다.
이제는 왠만한 일은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는데 가장 큰 문제는 말을 못하다보니 몸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야 병원에서 엑스레이나 C.T, 내시경,피검사등을 해보면 알지만 우울증이나 치매같은 것을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벌써 70이 다 되어가는데 우리에겐 늘 엊그제 만난 그 모습 그대로다. 이제 예전같은 기력도 없고, 싸우면 지기 일수여서 본인도 조심하는 편이다. 다시는 이번과 같은 일이 없도록 주의를 주고 있지만 치매나 정신적인 문제가 폭력적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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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방송 FEBC 교계전망대 '빛을 따라서' 다시 듣기      2011/06/21

http://220.73.173.202/template/1/viewer/MOD_Audio.asp?BRD_ID=CS110520153932

처음엔 광고들이고 11분정도부터 우리 사역에 대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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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방송에 나간 후    2011/06/28

참으로 방송의 힘은 크다. 방송이 나가면 누군가 듣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부분 우리를 돕겠다는 사람보다는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다. 이번 방송 후 우리와 비슷한 사역을 하다가 실족해 있으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