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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06월 쉼터일기

페이지 정보

조회 : 546회 작성일 : 21-05-27 11:10

본문

하루밤만 재워 주세요  2010/01/06

밤10시30분쯤 전화가 왔다. 갈곳이 없어서 그러는데 여기 올수 없느냐는 것이다. 오늘 같이 추운날 밖에 있다고 하니 기가막혔다. 그래서 문을 잠그고 취침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받아줄려고 몇가지를 물어보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제 15살밖에 되지 않은 학생이었다. 집도 있고 부모도 있었다. 집이 안산인데 갈 차비가 없어서 그러니 오늘 하루밤만 재워달라는 것이다. 엄마하고 통화도 되었고 엄마가 내일 데리러 온다고 했다. 정말 기가 막혔다.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를 하고 있었다.

"지금 전화하는데가 어디예요?'"

-"사우나인데요 하루만 자면 되거든요? 내일 엄마가 온다고 했으니까 오늘만 재워주세요"

"여기는 미성년자는 못 있어요. 누가 여기 가르쳐줬나요?"

-"엄마가 114에 전화해서 알려줬거든요, 거기 어른들만 있는 곳이면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곳 전화번호좀 가르쳐 주세요. 형들한테 맞고 날도 너무 추워서 죽을 거 같아요~"

"거기, 사우나 아주머니한테 하루밤만 재워달라고 해요. 이 근처에는 청소년들이 갈 쉼터는 없어요."

-"돈도 없어요"

"내일 엄마가 와서 준다고 하면 되쟎아요?"

-"엄마가 오늘 직장에서 늦게 와요. 그리고 내일 올지 않올지도 모르고요..."

"아니면, 경찰서에 가서 도와달라고 해요."

-"경찰서는 정말 가기 싫어요."

보아하니 가출해서 돌아다니다가 날이 하도 추우니까 다급하게 여기저기 전화하는 것 같았다. 엄마가 내일 데리러 온다는 말이야 당연히 거짓말이다. 어느 엄마가 이 추위에 자기 자식과 전화하면서 하루밤만 쉼터에서 자라고 하겠는가? 집이 먼것도 아니고 안산이라면서 말이다.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있는 거 같아서 정신차리고 집에 빨리 들어가라 하고 끊었다. 이렇게 추운날이라도 가정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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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목사님께...  2010/01/13

얼마 전 아는 분의 권유로 쉼터에 입소하시 분이 계시다. 한 때는 세상에서도 잘 나가던 분이었는데 일이 꼬이다보니 하던 사업도 부도가 나고 본의 아니게 아는 분들의 돈까지 갚지 못하여 피해다니고 있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이해를 해 주고 용서를 했지만 그 중 몇몇분들이 소송을 걸고 수배를 내려놓은 상태였다. 그러다가 우리 쉼터에 입소했고 예배를 드리고 말씀을 듣다가 감동을 받아서 자신이 치러야 할 죄값을 치르고 나오기를 결정을 하고 자진해서 경찰서를 찾아갔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죄값을 치르고 새롭게 살아보겠다고 단단히 결심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교도소에 수감되고 지금은 법정에서 공판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 교도소에서 편지를 보내왔다. 다음은 그 분이 보낸 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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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목사님께

2009년 올 한해도 이제 내일 하루를 남겨놓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의 등불이 되어 주신 목사님, 그 동안도 건강하신 몸으로 목회 활동을 잘 하시고 계시겠지요.
지난 번 보내주신 탄원서는 오늘 공판 심리법정에 잘 제출하였으며
내년 1월 15일에 결심공판에서 검사구형이 떨어질 것 같고
형 선고 재판은 1월 말경에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보내주신 수건은 감사하게 잘 받았으며 다른 용품은 구치소
물품 규정에 의해 아마 되돌려져 보낸 것 같습니다.

목사님, 참으로 고맙고 감사합니다.
비록 몸은 2.2평 좁은 방에 5명이 함께 갇혀 지내면서 고통스러울지라도 이곳에 수감되기 전 가나안교회에서의 목사님의 설교말씀을 통하여 참 은혜를 받은 덕분에 구치소 수감생활에 잘 적응해 나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 성경책을 가까이 하면서 마음만은 안정을 찾아 평화롭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목사님의 우렁찬 새벽기도와 설교말씀이 아직도 저의 뒷전에 쟁쟁하게 울려 퍼집니다.

나이를 초월한 목사님의 그 열정을 따라 배우고 싶습니다. 가정이 파탄난 가운데 죄를 범하고 길을 잃고 방황하던 저에게 주님을 향해 갈 길을 환히 밝혀 주셨습니다. 그것도 실천이 뒤받쳐주지 않은 여느 부자교회의 목사님과 달리 몸소 겪으신 체험에서 베어 나오신 당당하고 자신감으로 가득찬 그 고함에 가까운 큰 목소리의 설교 말씀이 그동안 온실속에서 펜대만 놀리면서 지나온 이 못난 서생원에게 너무도 큰 충격과 더불어 제가 새로이 걸어가야 할 주님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해 주셨습니다.

목사님, 지난 세월 세상에서 저지른 죄에 대한 벌도 이제 담담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수감된 몸으로 죄값을 치른 후에 다시 사회로 복귀하게 되면 곧 바로 목사님의 교회로 찾아가서 저보다 더 어려운 노숙인들의 재활을 도우면서 목사님께서 추구하시는 진정한 사회복지의 원대한 꿈의 실현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무쪼록 다가오는 2010년 호랑이 해를 맞이하여 목사님의 가정과 교회에 주님의 큰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빌겠습니다.

2009.12.30 성동구치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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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2000년?  2010/01/14

어제 오셨던 김대X씨의 치매증상이 심각하다. 방을 배치시켜 드렸더니 방을 찾지 못해서 몇 번씩 오시는가하면 오늘은 집에 가야겠다고 하신다. 본인이 집이라고 하는 곳은 10년전에나 존재하는 곳이다. 그동안 김대X씨는 이곳저곳 쉼터들을 전전하며 다녔었고 그러다가 이곳에까지 오시게 되었는데 본인은 집에서 생활하다 오신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집에 가시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추운날 그때 생각만하고 집에 가시겠다고 하니 보내 드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김대X씨, 전에 살던 집은 지금 없어요. 혹시 지금이 몇년도인지 아세요?"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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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노숙자에도 희망의 사역 '한국 노숙인 대부 김도진목사'    2010/01/27

미주 중앙일보(201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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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588지역을 사랑으로 변화시킨 증인(크리스천헤럴드)  2010/01/27
크리스천헤럴드 2010.2.1.25

[인터뷰]청량리 588지역을 사랑으로 변화시킨 증인


김도진 목사..."낮은 곳에는 경쟁자가 전혀 없다"



▲ 김도진 목사(한국 가나안교회)

오직 예수만 붙든 사랑의 정복자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오리다.”라고 늘 고백하지만 막상 그곳에 가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23년 전 한국의 가장 대표적 우범지대이며 아골 골짝과도 같은 청량리 588윤락가 한 가운데 교회를 세우고 소외되고 그늘진 삶을 살고 있는 노숙인과 출소자, 무의탁 어르신, 장애우를 섬겨 온 목사가 있다.  누구나 높은 곳에 꿈을 품고 더 큰 교회와 더 많은 성도를 이루려고 애쓰는 이때에 가장 낮은 곳에서 낮은 자들과 함께 꿈을 펼치고 있는 김도진 목사.

“낮은 곳에는 경쟁자가 없다.”라는 김 목사의 고백은 그의 삶의 전부를 말해주고 있다.  김 목사는 “낮은 곳에는 경쟁자가 없어 목회하기가 너무 편하다.”고 웃음 지으며 “하나님께서 저에게 맡기신 이 사역을 기쁜 마음으로 감당해오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목회 23년 동안 아직도 월세방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지만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목회자중의 한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고백한다.  그 이유에 대해 재소자들이 출소 후 오갈 때도, 아무도 돌봐주는 사람도 없이 하루의 쉼을 위해 가나안 쉼터에 입소할 때마다 김 목사의 사랑과 헌신으로 주님의 나라를 위해, 사회를 위해 큰 일꾼으로 변화되는 역사가 계속 이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한 때 저는 장안에 소문난 깡패였으며, 알코올 중독자요 실패자였습다.”라고 고백한다.  “그런 저를 변화시켜 목사가 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를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라며, “그 좋으신 하나님을 증거 하는 삶을 살아오는 동안 예전의 저와 같운 이들을 섬기며 사랑하는 일에 앞장서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부흥회 인도를 위해 LA에 온 김 목사는 본사를 방문해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성령의 뜨거운 역사를 전하지 않고는 도저히 살수가 없다.”며, “세계 어디를 가든지 생명 걸고 복음 전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는 말씀(눅4:18-19)을 암송하면서 "제가 방황했던 시절 겪었던 일들이 지금 노숙자 사역을 하는데 귀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또한 김 목사는 “우리의 삶 속에서 우연처럼 보이는 일도 실상 하나님께서 모두 예비해놓으신 것이라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오직 주님만 의지하는 삶의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남은 생애 LA다운타운에서도 노숙자들과 재소자들에게 재활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사역자”로서 삶을 나누길 희망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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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바 좀 있어요?  2010/01/28

새벽 6시경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밖에서 노숙을 하시는 분인데 건강하고 정신도 멀쩡해 보여서 가나안쉼터에서 생활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전화했다고 했다. 물론 우리쉼터가 건강하고 정신이 멀쩡한 사람들만 받는 곳은 아니다. 경찰관 생각에 그럴 거라 생각한 모양이다. 어째든 지금 모시고 오라고 했고 10여분만에 광진구 경찰서에서 여기까지 모시고 왔다. 중년남성분이었는데 이 추운날 잠바도 없이 T만 하나 입고 연실 떨고 있었다. 그러면서 너무 추워서 그러는데  잠바가 있으면 하나만 달라고 했다. 일단 아침식사시간이 끝날무렵이어서 식사를 시키고 추위를 녹이도록 방에서 있도록 했다. 이불을 펴주고 잠을 잘 수 있도록 하고 근무시간에 상담을 해서 입소를 시키고자 했다. 10시쯤 되어 상담을 하려고 불렀는데 이 분은 입소를 할건지 안할건지 생각해 보겠다는 것이다. 경찰관 말로는 7개월동안 거리노숙을 했다고 했는데 본인은 노숙을 안했다고 하고 추위에 입을 옷도 없는 사람이 입소할지 안할지를 생각해보겠다고 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국 입소를 하지 않고 나갔는데 생활할 곳은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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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2010/01/28

한성X씨가 어제 저녁 예배도중에 쫓겨났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은평시립병원에서 정신과 상담을 하고 약을 타왔는데 예배중에 맨 앞에 앉아서 옆사람에서 큰 소리로 지적하는 것이었다. 옆 사람이 볼펜으로 설교말씀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그럴 필요없다면서 자꾸 참견을 했다. 그러더니 급기야 강사목사님이 마귀, 귀신의 얘기를 하자 뭐라도 아는 사람처럼 큰 소리로 떠들었다. 담임목사님이 조용히 하라고 지적하자 일어나서 나갔는데 나가면서도 계속 욕을 해댔다. 밤에 사무실에 불러 왜 그랬냐고 물으니 용이 자기 몸에 있다는 둥 횡설수설했다. 그러면서 욕도했는데 그건 자기가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속에 있는 용이하는 거라고 했다. 예수님이 누구냐고 물으니 동방에 있는 별이 떨어져서 나온 분이라고 했다.
어디서 이것저것 주워들은 건 있는지 마귀, 귀신에 대해서도 한참 떠들어댔다. 하여간 폭력적인 언어와 행동때문에 방에 계속 있게 할 수가 없어서 요양벙원에 갈 것을 권유했고 본인도 그러겠다고 했다. 오늘 차가 오면 보내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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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왕초보들만 오세요    2010/02/08

지난 주 수요일부터 컴퓨터 인터넷 교육이 시작되었다. 쉼터에 계신 분들중에서 컴퓨터를 배우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기초적인 것을 가르치고자 실시한 것인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 1차로 15분이 신청하셨고 3개조로 편성하여 수,목,금 저녁 예배후 30분 정도 교육을 하고 있다. 컴퓨터를 켜고 끄는 것도 못하시는 분들이라 이번 교육은 아주 기초적인 부분을 목표로 한다. 인터넷켜고 끄는 것과 검색 그리고 이메일 만들기까지만 할 예정이다. 그리고 기초교육이 끝나면 문서작성이라든지 포토샵, 엑셀강좌등 다채로운 과정을 가져보려고 한다. 늦은 나이에 컴퓨터를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다들 기대감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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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기사(2010.2.12)    2010/02/18

가나안쉼터 김목사의 두아들도 목회자의 길(2010.2.12)

노숙인 희망 1번지 ‘가나안교회·쉼터’(2010.2.12)

낮은 자 먹이라는 명령 지켜나갈 뿐(20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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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을 향하는 방을 주시면...  2010/02/18

얼마전 퇴소한 분이 며칠 째 식사만 하러 오셨다. 주방에 계신 직원분이 그러지 말고 입소하시라고 하셨다.

-"밥만 드시지 말고 입소해서 생활하세요"

"동쪽을 향하는 방을 주시면 입소할께요. 다른 방은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못 있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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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과 겹친 구정명절  2010/02/18

올 구정명절은 주일과 겹쳐서 연휴가 짧았다. 직장인들에겐 안 좋은 소식이지만 우리 쉼터에 계신 분들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되는 소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여느 명절같으면 남들은 고향에 간다고 바쁜것에 비해 쉼터에 계신 분들은 더 썰렁하고 향수에 젖기 마련이었을 텐데 올해는 주일과 겹쳐서 여러 성도들과 함께 지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명이 넘는 식구들을 위해서 잡채도 하고 전도 붙이고 나름대로 준비를 해서 함께 나눌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고향도 있고 가족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올해는 하루종일 함께 설명절을 지낼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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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조    2010/02/18

오래전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한 것이 생각난다. '먹고 죽을 돈도 없는데 헌금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 때 담임목사님은 그들에게 천원짜리를 나눠주고 헌금을 하도록 훈련을 시키셨다. 단순히 얻어먹기만 하는 노숙인이 아니라 하나님께 뭔가를 드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년이 지난 지금 이분들이 내는 십일조와 헌금으로 쉼터 월세 450만원을 충당하고 있다.
입소할 때만 해도 한 끼 식사도 제대로 못할 정도였던 분들이 직장이 생기고 통장이 생기고 십일조와 헌금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야곱이 요단강을 지나 삼촌집으로 갈때 지팡이만 가지고 갔지만 돌아올때는 두 떼나 이루었다고 고백한 감사야 말로 이곳에서 날마다 일어나는 감사다.
'창세기 32:10 나는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모든 은총과 모든 진실하심을 조금도 감당할 수 없사오나 내가 내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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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이냐 8시간이냐?    2010/03/24

얼마 전 한분이 입소하셨다. 이제40세의 나이인데 정신이 온전해 보이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뒤 그 분의 아버지께서 쉼터에 찾아오셨다. 아들을 데리러 왔다는 것이다. 데리고 가시는 거야 상관없지만 아버지 상태역시 좋지 못했다.

80이 넘은 나이에도 아들에 대한 집착이 강했는데 아버지는 아들이 귀신들렸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기도원같은데에 많이 보냈었다고 한다. 물론 정신병원에도 보내봤고 약물치료도 해봤지만 그래도 기도원에서 예배드리고 기도할때가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XX기도원은 예배를 6번드리고 XX기도원은 9번드리는데 시간으로 따져보면 6번 드리는 곳은 8시간이고, 9번드리는 곳은 6시간이어서 횟수보다는 양이 많은 곳으로 보내야 겠다고 했다.

우리쪽 요양병원에 가면 어떻겠냐고 했지만 아버지는 신앙으로 치료하는 것을 원했다. 그것도 우리처럼 아침,저녁 2번정도 예배드리는 곳이 아니라 하루종일 예배하고 기도하는 곳을 원하고 있었다. 아들은 이곳이 마음에 든다며 이곳에 있고 싶어했지만 우리 역시 개방시설이라 또 언제 나갈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책임지고 데리고 있을 형편이 못 되었다. 결국 아버지를 따라 나갔는데 그 모습이 안 되 보였다.

아버지는 신앙의 힘을 의지한다고 했지만 이 분이 의지하는 신앙은 잘못된 신앙이었다. 본인 스스로가 잘못된 환청과 환시를 받고 있었고 그것을 의지하고 있어서 본인부터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벌써 20년 넘게 지속되어 온 아들과의 이런 관계는 아버지가 돌아가셔야만 끝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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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원 혹은 5만원      2010/04/13

김정X씨가 맡겨놓은 돈 중에서 얼마를 찾으러 왔다.

"5천원만 주세요..."

-"뭐하시게요?"

"고향에 좀 갔다오려고요"

-"고향에 가시는 데 5천원 가지고 되겠어요?"

"네..5천원만 주세요"

맡겨놓은 돈을 보니 5천원자리는 없고 만원짜리밖에 없었다.

-"아저씨 만원드릴테니까 잘 사용하세요"

"아니, 만원가지고 어떻게 갔다와요...오천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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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오만원달라고 하는 것을 오천원이라고 말한 모양이다.
지적지능이 좀 떨어지시는 분이시지만 돈에 대한 개념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돈을 제대로 사용하기는 하시는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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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 인기가수 초청 - 찬양의 밤    2010/04/14

7080 인기가수 초청  - 찬양의 밤


출연진 (사회 전영호권사 - 개그작가)

● 둘 다섯(이두진집사) - 긴머리소녀, 밤배, 눈이 큰아이 등
● 박윤정(라나에로스포 한민 딸)과 국악찬양팀
● 박춘삼목사 - 회색탁자, 잊으라는 등
● 김요한목사 - 89년 MBC신인가요제 대상 ‘나 너 그리고 우리’

일시 : 2010. 2. 25(목) 오후 6시30분
장소 : 가나안교회 3층 예배실          주최 : 가나안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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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재단과 자매결연  2010/04/14

본 쉼터는 지난 달 10일 의료법인 진주의료재단과 자매결연을 맺고 정신,치매,알콜환자들에 대한 요양 및 치료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기로 약속을 했다. 쉼터를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숙식과 치료가 목적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병원과의 연계가 꼭 필요한 실정인데 이번 자매결연을 통해 지속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어 큰 힘이 되리라 생각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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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술봉사팀(CH문화원)  2010/04/14

동양의술봉사팀(CH문화원)에서는 매주 월요일 2시~5시까지 쉼터입소자 및 저소득층 주민을 대상으로 비염 및 한방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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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경찰서 부활절예배인도    2010/04/14

김도진목사님은 4월7일 동대문경찰서 교경협의회 주최로 드리는 부활절예배를 인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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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학교 개강예배 인도    2010/04/14

김도진목사님께서는 3월 9일 서울신학교 개강예배 인도차 다녀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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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울림 찬양집회    2010/04/14

지난 3월 28일 주일저녁에는 하늘울림찬양단에서 오셔서 섹소폰연주와 금연 및 뇌출혈에 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하늘울림 찬양단장이신 임명춘단장님과 사천시 보거소장이신 류갑숙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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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과정 입학식    2010/04/14

지난 3월 26일에는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과정 입학식이 있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서울시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인문학과정에 본 쉼터에서는 30여분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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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십자가선교회 찬양 및 워십    2010/04/14

13일 화요일에는 통나무십자가선교회에서 오셔서 찬양 및 워십으로 함께 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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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및 세례식    2010/04/14

3월 28일에는 학습 및 세례식이 있었습니다. 이번 학습 및 세례식에서는 입교 1명, 학습 11명, 세례 11명이 참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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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전도회 주최 성전청소    2010/04/14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는 남전도회 주최로 성전청소가 이루어집니다. 매일 같이 예배드리는 장소이자 식사하는 장소인 본당을 청소하는 모습이 시원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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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직원 방문봉사    2010/04/14

지난 3월 6일에는 하이닉스 반도체 직원분들께서 오셔서 봉사를 해주셨습니다. 하이닉스에서는 분기마다 오셔서 봉사를 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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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수기-두 번의 실패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2010/04/21

두 번의 실패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가나안쉼터  조 ○○

1997년 여름에 첫 입소를 한 기억이 납니다. 심한 알콜중독과 천식으로 호흡만 겨우 할 수 있는 상태의 죽음 직전에 이 곳을 찾아 왔습니다. 그 뒤 3년의 공동체 생활하면서 강한 결심으로 술과 담배를 끓고 건강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3년의 기적과 같은 체험을 통하여 다시 일어설 수가 있는 삶의 새로운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 뒤 자립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파주 법원리에 있는 화공약품을 제조하는 회사에 월120만원을 받고 취직을 했습니다. 2년을 근무하면서 받은 월급을 알뜰하게 관리 하여 월세 방 생활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월세를 살고 있는 저에게 주인은 전세로 계약을 하자는 요구를 했습니다. 당시 전세로 돌릴 정도의 여유자금이 없었고 아직은 주거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자립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가나안쉼터로 재입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2007년 재입소를 하여 7월부터 동대문 구청에서 서울시 일자리 사업으로 참여를 했습니다. 2008년 1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시 일자리 사업으로 참여하여 광진구청에서 일을해오고 있습니다. 저축에 대한 중요성도 알고 있는 터라 예금도 꾸준히 해 오고 있습니다. 2008년에는 저축액으로는 희망플러스 통장 신청을 할 수가 있는 조건이 되었지만 청약저축의 실적이 없어 자격을 얻지 못했습니다. 2009년 초부터 주거복지재단등을 통하여서 임대주택에 대한 상식도 얻었습니다. 매월 10만원을 불입하는 주택청약 통장도 만들어서 불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월 35만원 이상을 저축을 하고 있습니다. 저축을 늘여서 임대주택을 얻어 자립하려고 합니다. 두 번의 자립 실패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현재는 자립을 준비하는 일 뿐만이 아니라 이 곳에서 생활을 하면서 쉼터의 어려운 입소자들을 섬기고 돕는 일에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주방의 일을 돕기도 하고, 쉼터의 일부 시설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섬기는 일이 저에게는 즐겁고 보람된 일이 되었습니다. 처음의 입소 생활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즐거운 보람입니다. 서울시의 잘 조성된 자활프로그램을 통하여 자활을 위해 재도전에 성공을 꼭 이루어 내고 싶습니다. 만약에 자활을 하더라도 이 곳에 와서 자비량 봉사를 하고 싶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또 다른 사람들에게 자활의 도우미로 홍보대사처럼 일하고 싶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일이며 도움을 주신 쉼터와 서울시가 원하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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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만에 돌아온 김정X씨    2010/04/21

김정X씨(64세)가 지난 번 돈 5만원을 가지고 나간 뒤 18일만에 오늘 돌아왔다. 아니, 스스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발견되어졌다. 지적지능이 좀 떨어진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 지난 번 나간뒤로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의해 발견되어져서 청량리까지 택시를 태워보냈다고 했는데 정작 이곳엔 도착하지 않았다. 아마도 청량리까지 와서 교회를 찾지 못한 것 같았다. 경찰도 근처까지만 가면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 모양이다.
그동안 우리도 이분을 찾으려고 다른 시설등에 수소문하면서 알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는데 오늘 직원분이 퇴근하다가 발견하여 쉼터로 모시고 온 것이다.
얼마나 오래 노숙을 하며 굶었는지 모르지만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연탄을 발라놓은 것처럼 새까만 얼굴에 얼굴은 반쪽이 되었고 몸에서는 냄새가 진동했다. 겨우 목욕을 시키고 밥을 먹이고 모셔다 놓고 몇가지를 물어보았다.

"우리 교회 이름이 뭐예요?"

- 몰라요.

"그러면 우리 목사님 이름이 뭐예요?"

- 몰라요

"그러면 여기 동네 이름이 뭐예요?"

- 몰라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경찰에서는 지문조회를 통해서 거주지를 확인했던 것 같다. 자그마치 1년을 넘게 있어왔는데 어떻게 아무것도 모를 수가 있는가? 처음부터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최근 들어 치매증상까지 겹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분을 우리 같은 개방 쉼터에서 계속 모시고 있는 것은 힘들다. 또 언제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고 지속적인 관심과 치료도 필요하다.
그래서 당분간 요양병원에서 치료와 요양을 병행하기로 했다. 어쨌든 다시 만나게 되어서 모두들 무척 반가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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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없는 방으로 보내 주세요    2010/04/29

며칠 전 이XX씨가 입소했다. 재입소였는데 무단으로 퇴소된 뒤 노숙을 해왔었나보다. 이복형이라고 하는 분이 영등포에서 찾아왔는데 처음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친형제도 아닌 사람들이 지방에서 올라와서 며칠씩 이복동생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 찾아왔다니 놀랍기만 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돈이 걸려있는 문제였다. 아마도 아버지의 재산과 문중땅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분의 도장이 있어야만 대출을 받든 땅을 팔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토록 찾아 헤맨 것이다. 고작 옷 한 벌 사주고는 도장만 받아 가버렸다.
이런 경우들을 종종 보아왔기 때문에 그다지 놀라운 것은 아니었지만 이XX씨는 형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가득했다. 게다가 이 분은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아 망상과 치매증세가 심각했다. 첫날 방에 배치해주자마자 신발을 잃어버렸다. 나중에 알고보니 본인이 신발 놓은 장소조차 어딘지 모르고 있었다. 다음날 이분은 방 사람이 자기 옷을 도둑질해갔다고 난리였다. 그리고는 도둑이 없는 방으로 보내달라고 했다.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그분께 다른 옷을 구해드리기로 하고 다른 방으로 전방을 시켰다. 그리고 그날 다른 사람 옷을 가지고 외박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더니 오늘 아침에 돌아왔는데 영등포에서 노숙을 했다고 한다. 그러더니 방에서 자기 옷이 없어졌다고 또 난리를 쳤다. 누군가 자기것을 도둑질해갔다는 것이다. 방 실장님은 오히려 이분이 다른 사람 옷까지 가지고 나갔다고 한다.
한참을 옥신각신하다가 사무실 직원 한분이 이 분의 구두가 지난 번 신고 있던 구두가 아님을 알아챘다. 지난 번 형이 왔을 때 새로 사준 구두가 있었는데 다른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런데도 본인은 이게 자기 구두가 맞다며 끝까지 우겼다. 그러면서 자기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고있다며 분해하는 것이다. 결국 그 분을 데리고 신발장에 가서 진짜 자기 구두를 찾아왔다. 그제서야 자신이 잘못 했음을 인정하고 한결 고분고분해졌다.
우리 역시 도둑놈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이 분을 모시고 있을 수는 없다. 가는 방마다 그런 식일테니 방사람들과도 잘 지낼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분은 도둑이 없는 방으로 보내달라고 한다. 본인이 심각한 치매증상이 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일단은 요양병원이라도 보내드리려고 방에 가 계시도록 했는데 쉽지는 않을 거 같다. 혹시라도 몰라서 그분 짐과 옷차림을 사진으로 찍어놓기까지 했다. 나중에 딴 소리하면 증거사진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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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점수제 실시    2010/05/06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다보니 손이 가야 하는 것이 한도 끝도 없다. 직원들로 이 모든 것을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다보니 봉사자가 많이 필요한데 봉사자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3월까지 우리 쉼터는 식사때 설거지를 하는 일에 대해 각 구역이 돌아가면서 해왔다. 벌써 오랜 전통이 되다시피했는데 문제는 구역식기봉사가 있는 날이면 각 구역마다 신경이 날카로워진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최소 6명은 있어야 식기를 닦고  뒷마무리를 할 수 있는데 이런 저런 핑계로 빠지는 사람들이 많고 일나가는 분들도 있어서 항상 인원이 부족한 상태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일부 구역에선 다른 구역에 부탁해서 돈을 주고라도 봉사자를 데려다 쓰는 형편이었고 2주에 한 번꼴로 돌아오는 식기봉사때면 실장님들은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 밖에 없었다. 하루 세끼 봉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폐단을 극복하고자 4월부터는 자발적인 봉사자로 식기당번을 하도록 했고 많은 분들이 이 일에 동참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일X실장님이 솔선수범하여 이 일에 앞장서고 있는데 다른 분들도 하나 둘 동참하고 있다. 이에 우리 쉼터에서도 이분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자원봉사점수제를 실시하게 되었다. 매일 매일 봉사하는 것에 대해 점수를 주어 한 달 평균을 내고 그 누적된 점수만큼 시상을 하는 방법이다.
  이번 자원봉사점수제는 식기봉사뿐만 아니라 겨울철 나무작업이나 쌀 나르기, 소식지접기, 성전청소등 다양한 부분에 봉사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매월 시상하고 있는 우수호실선정에도 봉사점수를 반영하여 구역간에 선의의 경쟁이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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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두암으로 형집행 정지    2010/05/12

수원구치소에서 전화가 왔다. 3년 형을 받아서 수감중이었던 권형X씨(54세)가 수감생활 1년도 안되어 아주대에서 후두암 말기 판정을 받고 형집행정지가 되었다. 기껏해야 6개월정도나 살 수 있을까? 문제는 이분이 연고자도 없는 분이어서 출소후에 가실 곳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말기암으로 인해 고통이 심해서 교도소측에서도 빨리 손을 써야하는 입장이었다. 수원구치소니까 수원에 있는 이곳 저곳 시설들에 연락을 해봤지만 받아주겠다는 곳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중 어떻게 알고 전화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쉼터까지 전화가 왔다. 사정얘기를 들어보니 딱하기도 하고 우리쪽에서 이용하는 병원에 연계해 줄수도 있을거 같아서 여기저기 알아보았다. 하지만 우리가 이용하는 병원들 역시 난색을 표했고 이분은 갈 곳이 없어졌다. 그렇다면 우리같은 시설에서 사형선고받은 말기암환자를 데리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매일매일 진통을 줄이는 주사를 맞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다가 우리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진주의료재단에 문의를 했고 입원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수원구치소에서는 이분을 아주대병원에서 퇴원시켜서 곧바로 경남진주에 있는 병원으로 오늘 이송했다. 얼마나 감사한지...
비록 얼굴을 본적도 없고 앞으로도 볼 기회가 없는 분이다. 우리 쉼터 사람도 아니고 우리와 안면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 게다가 이 지역 사람도 아니고 우리와 아는 분이 부탁한 것도 아니다. 그냥 우리도 이런 분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한 마디만 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여기저기 수소문하는 노력끝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신 진주의료재단측에 감사를 드리며 계신동안 신앙도 들어가서 하나님의 나라에 이르는 구원의 역사가 있기를 원한다.  진주의료재단과 이사장님은 우리와 함께 복음전파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어서 비록 우리가 그분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병원측에서 그분께 복음을 전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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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배달 시작    2010/05/14

저소득층 지원사업으로 어제부터 도시락 배달 사업을 실시하게 되었다. 그동안 한달여 기간동안 사전조사를 실시하여 독거노인이나 생활이 힘든 분들을 찾아내었고 그중 다섯가정을 선정하여 어제부터 도시락을 배달하게 되었다. 이번 도시락배달은 하루 이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주 월요일~금요일까지 지속적으로 하게 된다. 도시락 배달을 받는 집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여성분이 안 계신 가정으로 한 집은 시각장애를 갖고 계시고 한 분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계신다. 또 한분은 정신장애를 가지고 계셔서 어떻게 혼자 살아가고 있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나머지 두 분 역시 홀로 계신분들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서 무료급식소를 이용하거나 끼니를 거르는 형편이었다.
어제에 이어 오늘 두 번째 방문을 하자 다들 기다리고 계셨는데 너무 감사하다는 반응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한참을 문을 두드리며 불러야 겨우 나오셨던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한 분은 오늘 문까지 열어놓고 앞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우리도 순간 당황했는데 어제보다 훨씬 밝아진 모습이었다.
이번 도시락배달은 단지 식사를 해결해 주는 차원이 아니다. 목사님은 그들의 사정을 살펴보고 그들의 전반적인 문제를 하나씩 도와주라고 하신다. 목사님은 배달 첫날 일일이 다니시면서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셨고 그분들은 큰 힘과 위로를 얻었다. 이제 도시락과 함께 그들의 말벗도 되어 드리고 영혼 구원에도 힘을 쓰는 귀한 사업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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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특별행사    2010/05/17

이번 어버이날 특별행사는 점심식사와 간단한 선물로 했다.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강남 압구정에 있는 해산물부페(씨푸드)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쉼터 식사도 좋게 나오는 편이어서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함께 특별한 자리를 마련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5월이면 가족들과 함께 식사자리를 마련하고 있는데 여기 계신 분들은 그럴 기회가 없다. 가족들이 있어도 수년에서 수십년씩 못만나고 계신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분들에겐 가족보다 우리같은 시설이 더 가까운 법이다. 더 잘 해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이런 기회를 통해서 가족의 정을 느끼셨으면 한다. 식사후에는 자그마한 선물이지만 벨트를 하나씩 선물로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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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중인 청량리 588    2010/05/17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청량리588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그 한 복판에는 아직도 가나안교회와 가나안쉼터가 자리잡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어디로 갈지 궁금해한다. 벌써부터 한쪽이 철거중이고 새로 들어선 롯데백화점이 조만간 완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책이 없다. 이곳에 교회를 세운지 벌써 24년이다. 가장 험하고 무서울때 목사님은 이곳에 교회를 세우시고 까스총을 차고 생활하셨다. 물론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과 섭리가 있었기에 시작하신 일이지만 사람들이 보기에는 무모해 보이고 극히 위험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24년이 지난 지금 가나안교회는 아주 특별한 모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기독교최대의 노숙인쉼터가 바로 그것이다. 아무도 흉내낼수 없는 일이 지금도 이곳에선 일어나고 있다. 오직 믿음만을 가지고서 출발하여 지금까지 하루도 하나님의 인도하심 없이는 살 수 없었다. 아직도 이곳에 다일공동체가 있는 줄 아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지만 이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왜냐하면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기 마련이며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것 역시 사람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목숨을 건 24년 사역의 열매가 이제 눈 앞에 있다. 우리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쉼터를 옮길 부지도 없고 돈도 없다. 그렇다고 아는 사람도 없다. 오직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만 바라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더 안심이 된다.
우리는 단지 이 자리에 교회와 쉼터를 세워달라고 기도할뿐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기적이 이곳에 나타나고 그분의 영광이 드러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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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    2010/05/21

어제 성바오로병원 원무과에서 전화가 왔다. 한 분이 119에 의해 응급실로 실려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119를 부른 적도 없고 부르더라고 시립병원으로 가는데 알고보니 본인이 직접 불러서 간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분은 간질증세가 있었고 어제 갑자기 길에서 증세가 시작된것이었다. 그래서 119를 급하게 불렀고 도착한 119대원에게 시립병원으로 가자고 했지만 상태가 심하다고 판단한 119팀은 가까운 성바오로병원 응급실로 옮긴 것이다.
일단 응급조치가 끝나자 몸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문제는 병원비였다. 시립병원이라면 무료진료가 가능하겠지만 일반병원은 개인이 다 부담해야 한다. 그렇다고 본인이 병원비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런 경우가 가장 난감한 경우다. 119측에서야 마땅히 사람이 우선이겠지만 그 후속조치가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에 고스란히 환자가 떠 안아야 할 처지였다. 결국 쉼터에서 먼저 지출을 하고 후에 이분이 조금씩이라도 갚아나가기로 했다.
쉼터에 오셨을때 처음부터 간질이 있다고 말씀하셨다면 우리도 나름대로 대비를 하고 약이라도 드시도록 했을텐데 그런 질병이 있다는 것을 밝히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간질이 있는 분들은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서 직장을 구하기도 거의 불가능하다. 언제 어디서 발작을 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가끔 있을지도 모르는 문제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분 역시 일을 하기에는 위험해보인다. 약을 복용하면서 좀 좋아졌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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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조의 감동이    2010/05/31

이곳에 온지 1월 말에 왔으니 어느덧 5개월이 넘어간다...
춘천에서 혹독한 겨울을 못 견디고 온갔 절망과 아픔을 한아름 지고
내몸하나 건사하지 못하고 이곳 저곳 알아보고 겨우겨우...온 이곳...

몇일전에 목사님께서 하신말씀..."여러분이 이곳에 오실때 5천원만있어도 오시지않았을 겁니다. 주머니에 몇백원도 없게오신분도 있을 겁니다." 라고 하신 새벽기도 말씀이 뻥 뚫린 가슴에 딱맞는 코르크 마개처럼 와닿는다...
처음에 동전 몇개도 없이 온 나이기에....입소후 상담때 상담사분께 했던말도 생각이 난다. 정말...제자신이 왜 여기까지 와있는지를 모르겠다고... 몇개월간에 방황도 했고 좌절에서 허우적도 거렸으나 점점 몸과 마음이 단단해졌고 나를 볼보지도 못했던 자신이 다시 한 번...일어나 볼려고! 이세상 힘있게 살아볼려고! 꿈틀 거리는 내모습이 새삼스러워 보인다...
요즘 밤잠 않자고 남들 아니...이곳분들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쓰레기 수거일을한다  리어카 끌면서 용두동 동내에 온갔 음식물과 일반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하고있다...냄새와 오물로 찌들어 교회로들어가지만..내자신 더이상 나락에떨어지면 않된다는 맘으로 즐겁게 일한다...
그런 쓰러기 더미에서 모은다고 모은 보잘것없는 금액인 십일조를 새벽에 일을끝내고 새벽예배때 조심스래 주님께 드렸다...
비록 보잘없는 돈이지만 목사님께서 기도해주실때 왠지 가슴에서 왈칵 쏟아지려는 눈물...겨우 참으면서 예배를 마쳤다...
얼마만에 느끼는 참 기쁨인지 모른다... 동전 몇개없던 놈이
이렇게 될수 있었던 것과 이런 기쁨까지 느낄수있는 모든것을 가나안에 계신 모든 분들과 아버지 주님께 두손모아 감사드립니다...
정말 갑사합니다 .........
일끝나고 4시에 철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면서...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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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    2010/06/05

얼마전 김신X씨(63세)가 감사헌금봉투 하나를 가지고 오셨다. 쉼터에서 주웠다고 하는데 돈이 꽤 들어가 있었다. 본인 말로는 50만원이 있었는데 그 중 2천원으로 술을 사서 마시고 괴로워서 돈을 가지고 왔다는 것이다. 왠만한 사람 같으면 다 써버릴텐데 2천원 쓰고 가져온 걸 보면 양심은 있는 것 같다.
돈은 금방 주인을 찾을 수 있었고 돈을 잃어버린 분은 못찾으리라 생각하고 단념했었다고 한다. 그걸 찾았으니 얼마나 기뻤겠는가? 적은 돈도 아니고 50만원이나 되니 말이다.
며칠후 김신X씨는 술에 취해서 사무실에 올라왔다. 맨발로 올라온 걸 보니 취해도 많이 취한 모양이다. 그러면서 얼마전 자신이 찾아준 돈 얘기를 했다. 보상비를 요구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돈을 찾은 사람이 만원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돈으로 잔뜩 술을 마시고 온 것이다.
사람이 순진한 데가 있으면서도 술 때문에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이런 분들이 쉼터에는 꽤 계시다. 술만 안드시면 참 좋으신 분들인데 술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분들이 많다. 김신X씨도 그런 분인데 일자리를 주고 싶어도 돈만 있으면 술을 드시니 섣불리 일을 시켜드릴 수가 없다. 이런 분들은 차라리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는 게 나으니 당분간은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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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남는 도시락  2010/06/05

도시락 배달을 시작한 지 20일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동사무소에서 소개해준 다섯 집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도시락을 배달해 주고 있는데 쉼터내 많은 분들이 참여해서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그 중 한 집이 문제가 되고 있다. 혼자 사시는 박시X씨인데 도시락을 거의 드시지 못하는 상태다. 그곳을 전담하고 있는 이창수씨는 갈수록 상태가 안좋다고 말씀을 한다. 매일 술과 담배로 끼니대신 해결하고 있고 방에서 일어나지도 못한채 누워만 있는 상태라고 한다.
게다가 개까지 두 마리를 키워서 집안이 말이 아니다. 개들이 싼 배설물의 냄새와 원래 치우지 않은 오물까지 잠깐동안도 있기 힘들정도의 상태이다. 얼마전에는 몇 분이 가셔서 도시락을 전해드리고 청소까지 해드리고 왔지만 그 때뿐이다. 어제는 바지에 대변,소변을 눈 상태로 그냥 누워있는 것을 창수씨가 벗겨서 치우고 오늘 옷을 한벌 갔다 드렸다. 얼마나 상태가 안좋은지 벌거벗은 채로 며칠동안 누워있는데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당사자는 병원에 가기를 거부하는 것이 더 문제다. 우리는 어떻게든 이분을 병원으로 보내려고 노력중인데 당사자는 본인이 알아서 하겠다며 극구 거부하고 있다. 게다가 이분을 소개해준 동사무소측에서도 이분때문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동네 주민으로부터 민원이 제기되는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당사자가 도움을 거절하고 있어서 어떻게 손을 쓰지 못한다고 한다. 게다가 그분의 누나라고 하는 분이 동사무소측에 말도 안되는 억측을 부리는 모양이다.
그러다보니 동사무소측에서도 어떻게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러다가는 돌아가시지 않을까 염려가 되는데 강제로라도 입원을 시킬 방도를 구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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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집 주방장  2010/06/09

얼마 전 두 분이 입소상담차 오셨다. 서계동에 있는 샬롬의 집에서 생활할 수 있느냐고 묻기에 당장은 안되고 한달간 여기서 생활하시는 것을 지켜보고 결정한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이분들은 자신들이 일식집 주방장이고 여기계신분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결국 입소하지 못하고 돌아갔는데 뭐가 다르다는 건지 모르겠다.
과거에 주방장이었지 지금은 직장도 없는 상태이고 언제 다시 직장을 구하게 될지 기약도 없는 상태에다가 지금은 고시원에서 근근이 생활하는 분들인데 여기 계신분들을 폄하하는 모습이 꼴 불견이었다. 이 분들은 여기 계신 분들이 원래부터 노숙인인줄 아나보다. 이 중에는 사업을 하던 분들도 많고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가장의 역할을 하던 분들도 많다. 누가 이렇게되고 싶어서 되었겠는가?
어느날, 사업이 부도나고 빚쟁이에 쫓기다 보면 본의 아니게 이혼도 하게 되고 술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나 형제가 있어도 자격지심에 연락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떠돌아 다니다 오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사람들이 여기 계신 분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치 무능하고 게을러서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결코 그렇지는 않다. 물론 그런 분들도 있지만 안 그런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얼마전 오셨던 한 봉사자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다.

"사업에 실패하거나 가정이 깨어진다고 해서 다 이렇게 되는 것은 아니쟎아요?"

맞는 말이다. 다 이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분들은 그런 상황을 감당할 수 없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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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은 병원으로 강아지는 쉼터로  2010/06/11

그동안 거동도 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방에 누워만 계시던 박시X씨께서 드디어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이분은 우리 쉼터에서 도시락배달을 해주던 분인데 술로 세월을 보내다시피 해서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였다. 그동안 도시락을 보내드리면서 계속해서 병원에 입원할 것을 말씀드렸지만 만사가 귀찮은지 본인이 알아서 하겠다는 말씀만 해왔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상황이 너무 안좋아져서 동사무소 직원과 누나의 도움을 받아 입원을 시키게 되었다.
이분이 기거하고 계신 2층은 거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고 대소변으로 인해 냄새가 진동했다. 상태가 생각보다 더 심각했는데 누워만 계셔서 욕창까지 나있는 상태였다. 결국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빠른 회복을 보이고 계신다.
문제는 강아지 2마리였는데 그냥 놔둘수도 없고 그렇다고 우리 맘대로 처분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박시X씨 본인이 아끼던 강아지들이어서 함부로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 박시X씨께서 퇴원할때까지는 우리 쉼터에서 돌봐주기로 하고 갔다놓은 상태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고 경계를 하더니 지금은 사람들도 좋아하고 옥상에서 잘 생활하고 있다. 주인이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그런지 삐쩍 야윈데다가 불결한 장소에 있어서 더럽기 짝이 없었는데 목욕도 시키고 넓은 장소에 데려다 놓으니 좋은 모양이다. 강아지 주인도 회복중이고 강아지들도 회복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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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못빌렸으니까 기도는 안해주고 갈께요  2010/06/15

한 분이 가방을 메고 들어오셨다.

"김도진목사님 계신가요? 저는 선교사인데요, 돈을 넣은 가방을 잃어버려서 그러는데 차비 5천원만 있으면 빌려주세요. 평신도한테 말하기는 뭐하고 해서 그러니까 목사님이 빌려주시죠."

들어오시면서부터 수다스러운 것이 수상했다. 얼굴을 보니 전에도  몇 번 오셨던 분이다. 이분은 아예 신분증까지 만들어가지고 다니면서 잠깐 보여주고는 돈 얘기를 하시는 분이다. 하도 여기저기 많이 다니다보니 이곳에 왔던 것도 모르시나보다.

-"아저씨, 전에도 여기 오셨었쟎아요.그리고 여긴 돈은 안드려요."

"제가요? 처음왔는데요...돈을 안빌려주시면 어쩔 수 없죠. 그러면 안녕히 계세요. 이만 가겠습니다. 그런데 돈은 못빌렸으니까 기도는 안해주고 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