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신청

커뮤니티

후원안내

신한은행 100-023-289387
우리은행 1005-801-809044
하나은행 158-910004-61104
예금주 : 가나안쉼터
나눔은 생각이 아니라,
실천에 능력이 있습니다

쉼터이야기
홈커뮤니티쉼터이야기

2007년 12월 쉼터일기

페이지 정보

조회 : 576회 작성일 : 21-05-25 09:45

본문

아틀란타 홈리스...    2007/12/06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제가 미국 아틀란타에 온지도 벌써 두달이 다 되어갑니다...
처음 몇주는 적응한다고 정신없이 보내고
적응할만하니깐 학교공부와 시험때문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얼마전에 인감을 만들기 위한 서류를 작성하려고
아틀란타 다운타운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를 갔었습니다. 서류를 작성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틀란타 중심 지하철 역인 Five Point Station 역을 지나가는데
미국의 노숙인 아저씨들을 보았습니다. 한국의 노숙인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국의 지하철 역 주변의 노숙인 아저씨들은 술과 담배에 별로 좋지 않은 모습이었는데
그래도 이곳 노숙인 아저씨들에게서는
그런 모습은 좀처럼 찾아 보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문화의 차이가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한가지 공통된점은 한국이나 미국의 노숙인들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내 중심가에 집중하여서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살고있는 곳은 시내와는 약 4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
그곳에서는 노숙인 아저씨들을 볼수 없었습니다.

여튼 다운타운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어서
부족하지만 글을 남겨봅니다.
모두들 평안하시고 건강하세요...
아틀란테에서 임간사...

-------------------------------------------------------------------------------------------------------------------------------------------------------------------

무임승차    2007/12/10

한 분이 입소한다고 올라오셨다. 그런데 또 다른 한 분이 같이 따라 오셨다. 먼저 올라오신 분은 입소하러 오신분이고 뒤따라 오신분은 택시기사였다. 알고보니 대책없이 택시를 잡아타고 이곳으로 가자고 한 모양이다. 택시기사분은 사무실에 올라왔다가 이곳이 노숙인 쉼터라는 것을 알고는 택시비도 포기한 채 되돌아 갔다.

배짱좋게 택시까지 잡아타고 온 그 사람은 술에 만취해 있었고 당연히 입소불가조치가 되었다. 바깥에 나가서도 갈 곳이 없는지 문밖에 앉아 있었는데 잠시 후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목사관쪽을 향하여 갔다. 직원들이 잡는 것도 뿌리치고 목사관에 들어가서는 바닥에 주저 앉으며 이렇게 말한다.

"목사님 한 번만 살려주이소!"

사실 올 2월에도 대구에서 여기까지 택시를 잡아타고 온 사람이 있다.택시 기사는 택시비 20만원을 준다는 소리에 여기까지 왔다가 돈 한푼 못 받고 돌아갔었다.


-------------------------------------------------------------------------------------------------------------------------------------------------------------------

9시에 오라고 했쟎아요.  2007/12/17

지난달 27일 무단퇴소했던 김승X씨가 찾아와서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한다.

-"9시에 오라고 해서 왔습니다"

"???? 무슨 소리예요?"

-"9시에 오라고했쟎아요? 그래서 왔거든요?"

"제가 언제 9시에 오라고 했습니까?"

-지난번에 9시에 오라고 했쟎아요?

.....................................

알고보니 지난번 입소했을때 보건소 건강검진을 가야하니까 다음날 아침 9시까지 오라고 한것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었다. 자기 맘대로 퇴소한지 20일이 넘었는데 이제 와서는 9시까지 오라고 해서 왔다고 한다. 알아듣게 설명을 해줘도 계속 억지를 부린다.

"김승X씨는 무단퇴소 된데다가 지금은 사람이 많아서 입소할수가 없어요"

- "그런데 왜 9시까지 오라고 했어요?"

"지금 말씀드렸쟎아요. 그때 왔어야지 이제 와서는 무슨 소리하는거예요?"

-그러면 9시까지 오라고 하지 말아아죠. 입소안되요?"

"안되요.지금 사람이 많고 김승X씨는 무단으로 퇴소되서 당분간 입소하기 힘들어요.자기 맘대로 할 거 같으면 여기 못계시죠"

-"근데 왜 9시까지 오라고 했어요?"

...............................................

대화가 끝이 안난다.한참을 실갱이 하다가 다른 쉼터를 소개해 준 후에야 전화번호를 받아들고 나갔다.이 분의 경력은 화려하다. 입퇴소가 얼마나 많은지...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어서 격리수용이 필요하지만 인권문제때문에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그 마저도 힘든 형편이다.

-----------------------------------------------------------------------------------------------------------------------------------------------------------------

돼지저금통    2007/12/17

이동X씨가 커다란 돼지저금통을 가지고 올라왔다.

-"이게 뭔가요?"

"이번에 안양교도소에 가실때 보태서 사용하시라고요.한달동안 푼푼히 모았습니다. 100원짜리들이라 얼마되지는 않아요"

돼지저금통이 묵직한 것이 꽤 많아 보였다. 돼지저금통의 배를 갈랐을때 그 속에는 100원짜리 뿐만아니라 1000원짜리 10000원짜리가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 금액이 자그마치 178,400원이었다. 매일 일용직을 해서 번 돈이었다.

목사님은 매월 교도소집회를 가신다. 그리고 그러한 목사님을 이해하고 응원해주는 분들은 다름 아닌 이곳에 계신 아저씨들이다. 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

-----------------------------------------------------------------------------------------------------------------------------------------------------------------

야간상담과 거리노숙의 여러형태    2007/12/17

올해도 추운겨울이 다가오면서 야간상담을 시작했다. 밤8시~12시정도까지 청량리를 비롯하여 정릉천,답십리지하도등 노숙인들이 주로 머무는 곳을 찾아서 따뜻한 차와 간식을 제공하며 상담을 한다. 대부분 이런 생활을 오래하신 분들이어서 입소를 권유해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자신들을 돌아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큰 위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

장애가 좀 있지만 깨끗합니다.    2007/12/18

어제 경찰 몇 분이 오셨다. 길거리에 계신분을 모시고 왔는데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 이리로 모시고 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씀이 거동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깨끗하다고 한다. 밖에 나가서 상태를 보니 거동이 불편한 정도가 아니였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움직이기도 힘든 형편이었다. 적어도 우리 쉼터에 계시려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혼자 식사를 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 결국 쉼터 사정을 말씀드리고 받지 못했는데 담당 경찰들은 난감한 모양이다. 이 분을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 계속 차에 실고 다녔다고 한다. 원래 은평마을에서 이런 분을 받아주어야 하는데 거기서도 못받는다고 한 모양이다.

오늘 아침 서울역쪽 센터에서도 전화가 왔다. 장애가 있으신 분인데 받아줄 수 있냐는 전화였다. 여기 저기 수소문을 했지만 받아줄 곳이 없다고 한다. 우리 사정을 말씀드리니 방에 계신 분들이 좀 도와주면서 생활하시면 안되겠냐고 하신다. 사실, 우리 쉼터는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계시기에는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 숙소가 지하에 있고 주방이 3층에 있어서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데다가 한 방에 10명~12명씩 비좁게 생활하고 있어서 적어도 자기 앞가림을 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현재 장애인들을 받아줘야할 은평마을은 올 3월부터 예산 부족으로 사람들을 가려 받는 형편이라고 한다. 매년 정부는 복지예산을 늘리고 있지만 그 예산은 대부분 저소득층의 처우개선과 문화, 여가선용에 맞추어 지고 있다. 내년부터 노인수당이 오르고 저소득층의 기초생활비가 오르는 것도 좋지만 장애인들과 노숙인들이 숙식을 해결할 수있는 최소한의 시설은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이 있다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심각한 노숙인과 알콜중독 노숙인, 그리고 장애노숙인들을 책임질 수 있는 시설이다. 이런 분들은 현재 있는 쉼터들에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기껏해야 이 쉼터에서 저 쉼터로 그리고 저 쉼터에서 병원으로, 병원에서 거리로 그리고 거리에서 다시 쉼터로 뺑뺑이 돌리는 형편이다. 국가 와 온 국민은 이들이 내 가족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 이들이 정착하여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을 지방이 아닌, 서울에 두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방법만이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어르신과 함께하는 사랑나눔 자선공연    2007/12/18

지난 12월 11일 서초구민회관에서는 신애복지재단에서 주최하고  사단법인 아시아예술교류협회에 서 주관하는 사랑나눔 자선공연을 가졌다. 구민회관은 어르신들로 가득찼고 노래,국악,성악,악기연주,코미디등 자선공연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특별히 1부에서는 소외계층들에게 성금전달식을 가졌고 본 쉼터에서도 3명이 참여하여 성금을 전달받았다.

-----------------------------------------------------------------------------------------------------------------------------------------------------------------

아시아예술 교류협회 위로공연    2007/12/24

지난주 토요일에는 아시아예술교류협회에서 오셔서 위로공연을 해 주셨다.


-----------------------------------------------------------------------------------------------------------------------------------------------------------------

만7세의 사우나 털이범    2007/12/28

얼마전 교도소에서 편지 한통이 날아 왔다. 낯익은 이름이었다. 다름 아닌 목사님의 간증집인 '까스총을 찬 목사'에 나오는 '만7세의 사우나 털이범'의 주인공이었다. 벌써 11년 전 일이다. 경찰서에서 한 아이를 교회에 데려왔고 할머니가 있지만 키우지 못하겠다고하여 목사님께서 그 아이를 맡아서 키우기로 했다. 호적에까지 올려서 친 자식처럼 대우했는데 며칠지나지 않아 집을 나가버렸다. 뿐만아니라 집에 있는 돈까지 훔쳐서 도망한 것이다. 아직 학교도 다니지 않을 나이인 7살짜리가 손버릇이 고약했다. 사우나를 돌면서 지갑을 훔치는 일을 너무 쉽게 했고 결국 그날 이후로 만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제작년 뜬금없이 교회에 나타났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번 편지를 보니 소년원에서 나오다가 들른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2년이 흐른 얼마전 교도소에 있다는 편지를 받았다. 목사님은 마치 내 가족이 수감되어 있기라도 한 듯 한 걸음에 달려가셨다. 어느새 어엿한 청년이 되어있는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출소하면 다시 오라는 당부와 함께 교도소 안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먹으라고 간식과 영치금을 넣어주시고 돌아오셨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편지가 왔다. 위의 사진은 18세의 그 아이가 쓴 편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