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1월~06월 쉼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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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774회 작성일 : 21-05-25 09:41본문
CTS방송촬영 2007/01/02
지난주 기독교TV방송인 CTS에서 본 쉼터와 교회를 방송을 취재했다. 쉼터에서 생활하는 모습들과 변화된 삶을 살아가는 분들의 인터뷰, 그리고 교회와 쉼터에서 하는 일들을 주로 취재했다. 방송은 신년특집으로 1월 중순경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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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인사드립니다. 2007/01/02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2007년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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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계속되는 중환자 발생 2007/01/10
오늘 새벽 10구역의 황창X씨가 쓰러져서 피를 토해냈다. 그것도 조금이 아니라 한 그릇정도를 토했다고 한다. 119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된뒤 수혈 및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인데 아마도 본인만 아는 병이 있었던 것 같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며칠전 당뇨때문에 손발이 붓는다고 하던 고순X씨는 병원에 입원한 뒤 위급해져서 돌아가실 상황에 처해있다. 그리고 김태X씨는 일주일쯤전에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서 현재 국립의료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인데 아직도 의식불명이고 의식이 깨어나더라도 반신불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러한 중환자발생은 작년 12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12월 5일 양한X씨가 당뇨합병증으로 사망했고, 12월 17일 서영X씨가 뇌출혈로 사망했다. 그리고 올해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쉼터에 계신분들은 한두가지 지병을 가지고 있어서 병이 발생했을때는 합병증으로 사망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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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할머니의 눈물 2007/01/11
샬롬~
오랜만에 글을 남기는것 같네요~
그러고 보니 새해 처음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오전부터 너무 바쁜 일과를 보냈습니다.
사무국장님과 정 간사님께서 출장을 가셨기 때문에 할 일이 많았습니다.
먼저 오전에 대충 일을 끝내고 점심식사를 한 후 부식수령을 위해서 농협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동대문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음료수를 나누어 준다는 전화를 받고
자리에 앉을 틈도 없이 다시 트럭을 몰고 복지관으로 갔습니다.
음료수를 수령하고 돌아오니 2시시 훌쩍 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3시쯤에 빵을 수령하기 위해서 이것 저것 준비하면서
3층으로 올라가려는데 어느 할머니 한분께서 빵 부스러기를 드시고 계시는 겁니다.
사실 요즘 빵 후원이 자주 들어와서 우리 아저씨들과 외부의 아저씨들이 식사를 하신 후 빵을 가져다 드실 수 있도록 커다란 바구니에 빵을 가득 채워두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빵을 다 가져가신 후 오셨는지 빵 부스러기를 신문지에 모으고 계셨습니다.
바쁜 마음에 그냥 지나칠까 생각하다가 마음속에 드는 생각이 저분이 혹 예수님이라면 어떻할까라는 마음이 들어 잠시 일을 뒤로한채 할머니를 모시고 사무실로 왔습니다.
음료수와 빵으로 가득찬 봉지를 할머니 두손에 안겨드리고 식사시간을 말씀드렸습니다.
배고프시면 그 시간에 오셔서 식사를 하시라고...
그런데 70이 넘어 보이시는 할머니께서 눈물을 흘리시며 고맙다는 말씀만 하시는 겁니다.
할머니를 배웅하고 돌아서는데 왜이렇게 마음이 아파오던지...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저희 교회가 늘 기도하는 제목이 바로 그런 분들과 함께 사는 것이 아니였습니까?
하루빨리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거리에서 노숙하시는 분들을 모시고,
장애우와 갈곳 없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넓은 공간과 환경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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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량하고 힘든 고아(교도소에서 온 편지) 2007/01/11
교도소에서 편지 한통이 왔다. 작년쯤 교도소에 들어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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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義兄弟愛
신애복지재단 "가나안교회"
부목사님(형님) 귀하님(전)
전 10구역 노숙인 박영X
"악을 떠나는 것은 정직한 사람의 대로니 그 길을
지키는 자는 자기의 영혼을 보전하느니라"
정해년 문안인사 올립니다.
새해에도 강건하옵시며
복많이 받으시옵소서
출소후 찾아뵙거든 거두어 주십시요
소인 출소일 07년 3월 14일입니다.
07년 1월 6일 토요일 AM 07시 5분 07초 서필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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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만 보면 정말 감동적이다.
하지만 한마디로 골치아픈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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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에서 찾은 보화 2007/01/18
점심식사를 한후 같이 일하시는 간사님이 나에게 물었다.
만연필을 왜 서랍속에 넣어두고는 사용하지 않느냐면서...
나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면서 서랍속에 넣어 두었던 만연필을 꺼내 상표를 확인해 보았다. 확인한 결과 SHEAFFERS 라는 회사의 제품이었고 그 회사 사이트를 방문해 보았다. 그런데 하찮게만 여겼던 그 만연필이 12만원에 팔리고 있는 제품이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뜨거운 물로 굳어진 잉크를 씻어내고 깨끗히 청소를 하고서는 책상 서랍속 좋은자리에 다시 넣어두었다. 그리고는 다시 오후 일과를 하면서 이런 생각들을 해보았다. 만일, 많은 교회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거리의 노숙인들을 예수님의 피 값으로 사신 존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더라면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노숙을 하는 노숙인들이 지금처럼 많았을까? 더 나아가서 소외당하고 어려운 이웃들이 교회 옆에서 죽어가는 상황들이 발생하게 될까? 과연 그들이 내가 가지고있던 12만원짜리 만연필보다 값이 나가지 않는 것일까?
물론 아닐것이다. 우리가 쉽게 외면해 버렸던 그 사람들은 우리가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예수님께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찾아 다니셨던, 값으로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귀하고 소중한 사람들 일 것이다. 아니 사람이다.
우리는 말로는 예수님을 사랑한다 고백하면서도 정작 예수님께서 피값으로 사신 분들을 외면하고 값없는 존재로 취급해서 진흙속에, 시궁창속에 내버려 두고 살진 않았을까?
하나님께서 오늘은 나에게 자신이 사랑하시는 사람들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과 시각으로 바라보시라는 말씀을 해주시는 것 같다. 우리 쉼터로 찾아오는 노숙인 아저씨, 거리를 지나치다 쉽게 만나게 되는 어려운 사람들... 그들은 값없는 존재로 취급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이 목숨과 바꾼 사람들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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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좀 보겠다는데... 2007/01/18
1월 10일 교도소에서 출소하신 조XX씨가 입소했다. 전과5범이었는데 그것이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것처럼 말끝마다 교도소 나온 것을 자랑했고 결국 일주일남짓만에 방을 3군데나 옮겨 다닌 끝에 오늘 스스로 퇴소를 했다. 첫번째 방에서는 술 먹고 들어온 사람을 왜 조치하지 않느냐고 항의하면서 방을 옮겨 달라고 해서 다른 방으로 옮겨 주었고 옮긴 방에서는 TV보는 문제로 실장님과 다투는 바람에 또 방을 옮기게 되었다. 이 곳은 10시 취침이기 때문에 10시면 TV를 끄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 분은 10시부터 11시까지 드라마를 보아야 한다고 실장과 다툰것이다. 게다가 TV바로 앞에 앉아서 TV를 시청해서 다른 사람들이 보는데 불편하게 하기도 한다.
사무실에 불러다가 말을 해보았지만 상대방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 얘기했다. 게다가 자신은 교도소에서 나왔기때문에 노숙자와는 틀리다고 하며 방에서 협조를 하지 않았다. 조XX씨는 청송에서 나온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지, 이곳에 있는 분들을 노숙자 취급하며 무시했는데 오늘 아침 까불다가 큰코 다쳤다. 이곳에 있는 분들 중 전과기록이 10범 이상되는 분도 있고 살인자들도 있는데 아침 식사중에 시비가 붙어서 큰일 날뻔 한 것이다.
사실을 알고 두려웠는지 결국 퇴소하겠다고 사무실에 찾아왔다. 가끔 전과기록을 가지고 이곳에서 기싸움을 하려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왠만한 기록가지고는 명함도 못내밀기에 상담때 그 사실을 주지시키고 폭력은 절대금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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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구원 2007/01/18
알콜로 인하여 병원까지 입원했던 한 분이 입소했다. 입소상담때 절대로 술을 마시면 안된다고 했지만 그것이 지켜질리는 만무했다. 그래도 양심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건만 이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느냐며 오히려 따진다. 게다가 자기 마음대로 밖에서 사람을 데리고 방에 들어가는등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일을 했다. 사무실에 올라와서도 아직 술이 안깼는지 더 큰 소리다.
"교회가 영혼구원하는 곳 아닙니까?"
"술먹었다고 쫓아내면 됩니까?"
"내가 아는 동생을 데리고 왔는데 교회가 받아주어야지...영혼구원을 하려고 데리고 왔는데...."
말은 잘한다. 얼마나 술을 먹는지 밤에 장롱문을 열고 소변을 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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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방문 및 진주성남병원,축복기도원 집회 2007/01/29
지난 1월 22일~24일까지 담임목사님이신 김도진 목사님께서는 생신을 맞이하여 고향인 경남 마산지역을 방문하셨다. 이번 방문은 단순히 고향을 방문하는 차원이 아니라 생신날에 경남 진주에 있는 진주성남병원 및 진주 축복기도원 집회를 인도하러 가시게 되어 겸사 겸사 고향에 까지 방문하신 것이다.
현재 진주성남병원에는 우리 쉼터에서 보낸 알콜 및 정신질환이 있으신 분들이 몇 분 입원하여 계신데 진주의료재단측에서 주변의 병원과 연계하여 대집회를 만들고 목사님을 초청하신 것이다. 연이어 저녁때에는 진주축복기도원에서 집회를 인도하셨는데 그 지역까지 청량리588의 노숙인 사역이 많이 알려져 있는 모양이다.
목사님은 고향인 경남 마산지역을 방문하셨는데 그곳에서 수십년만에 만난 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시고 오셨다고 한다. 친척동생가운데 강력계형사로 근무하는 분이 계신데 그분 말로는 자신의 동료들중에 청량리쪽으로 전근간 동료들이 그곳이 너무 험악해서 근무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그렇게 험한 588윤락가 속에서 승리하신 목사님을 놀라워했다고 한다.
평생 구제불능으로 인생을 마칠 줄 알았던 사람이 이제 그런 사람들을 모아서 새사람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으니 고향사람들이 보기에도 신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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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청량리지점 위로방문 2007/01/29
지난 26일 롯데백화점 청량리지점에서는 본 쉼터를 방문하여 레크레이션 및 봉사활동을 했다. 당일 1시부터 3시까지 진행된 이번 행사는 1부로 레크레이션 강사를 통한 간단한 레크레이션이 있었고 2부로 주방봉사활동이 있었다.
백화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계획하여 이루어진 이번 행사에는 본쉼터에 계신분들뿐만아니라 외부에서 식사만 하러 오시는 분들도 참여하여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150분정도가 참여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백화점측에서는 이분들을 위하여 양말 및 떡과 과일도 준비해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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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하나 있으면 주세요 2007/02/05
등에 가방을 메고 한 분이 들어오셨다. 다짜고짜 양말하나만 달라고 했다. 말하는 투가 마치 우리에게 맡겨 놓은거 달라는 투다.
"아저씨, 차라리 입소해서 계시지 그러세요? 지금 어디계신데요?"
- "고시원에 있어요"
"차라리 여기 입소하시면 좋잖아요..."
- "이런데는 도둑들이 많아서 못 있어요"
"여기 계셔보시지도 않고서 어떻게 아세요?"
- " 다른 데 있어봐서 압니다"
대화를 할 수록 말하는 투가 거칠어지더니 결국 양말을 주기 싫으면 싫다고 하지 왜 자꾸 말시키느냐며 나가버렸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말을 잘해서 속옷까지 받아가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양말은 커녕 나쁜 인상만 심고 가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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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급식을 하는 여성분들 2007/02/05
본 쉼터가 무료급식소가 아님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다. 문제는 언제부턴가 무료급식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남자만이 아니라 여자들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분들이 노숙을 하는 여성들이 아니라 동네나 시장등에서 소일거리를 하던 사람들이 한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것이다. 어차피 하루 1000여명이 먹는 상황에서 몇 명이 더 먹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단지 여자분들이 이곳에서 식사를 하시면서 자주 다툼을 일으킨다는 것이 문제다.
얼마전 한 여자분이 식사하다가 내려오셔서 우리에게 하소연을 했다. 주방에서 자신에게 밥을 줄수 없다고 한다는 것이다. 그분 말만 들어보면 주방사람들은 참 나쁜 사람들이다. 그분을 데리고 주방에 가서 알아보니 이 여자분이 밥때문에 티격태격하다가 국통에 밥을 부어버렸다고 한다. 그러니 주방에서도 좋은 소리가 나갈리 없다.
얼마후 또 한 여자분이 내려오셨다. 다들 60이 넘은 할머님들이시다. 내려오셔서는 다짜고짜 울면서 목사님이 누구냐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했다. 자신은 여기저기에서 폐지등을 주워서 생활하신다면서 식사를 이곳에서 해결하고 있는데 주방에서는 여자분들에게는 줄 수 없다고 하면서 밥을 조금밖에 안 준다는 것이다. 이 또한 다른 얘기들은 다 빼고 자기 변명만 한 것이다.
남자들 수백명이 줄을 서서 식사를 하는데 여성분들이 그 가운데 끼어서 같이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좋을 수만은 없다. 게다가 조금만 예의를 갖추어도 서로 좋게 좋게 넘어갈수 있는 문제를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다보니 말다툼이 일어나기 일쑤다. 무료급식을 해야 될만큼 어려운 사정들도 아니고 가족들도 있고 식사할 곳도 있는데 단지 귀찮아서 이곳에서 해결하는 얌체족들이 많은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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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항암치료 2007/02/06
작년 7월 치질 수술을 받겠다고 병원을 찾은 박병혁실장님은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직장암이라는 것이다. 수술이 잘 되도 인공항문을 달고 살아야 할 처지였다. 그때 이 분은 인공항문을 달아도 주님을 향한 마음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말씀하셨고 수술이 잘 되어 인공항문을 달지 않아도 되었다. 그 뒤 한달에 한번씩 총 6번에 걸친 항암치료가 있었고 지금 막 마지막 항암치료를 받으러 떠났다. 치료를 받으러 갈때마다 꼭 목사님에게 기도를 받고 가시는데 이 분의 과거사를 안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에 대한 얘기는 일일이 할 수없고 그 어려운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늘 감사한 마음을 잃지 않고 일주일씩 항암치료를 받고 돌아올때면 전쟁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처럼 기쁨이 넘쳐서 돌아오신다. 원래 배를 타던 분이셔서 그런지 처음 3번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치료를 받았는데 갈수록 힘들어지는 모양이다. 치료를 받는 동안은 식사도 거의 못할 정도라고 한다. 오늘 마지막 항암치료를 받으러 가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 처럼 이렇게 많은 분들의 기도를 받으면서 병원을 가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라고 하신다. 사무실 직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가시는 모습에서 완전히 변화된 인생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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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서울까지 택시비 20만원 2007/02/12
어제 강XX씨가 택시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 자그마치 대구에서 여기까지 말이다. 택시운전사는 땡잡았다고 생각했는지 술에 만취하고 냄새나는 사람을 택시비20만원을 준다는 소리에 서울까지 데리고 온 것이다. 누나집에 가서 택시비를 달라고 하니 줄리도 없고 또 우리에게 와서 달라고 하니 줄리도 만무했다.
-강XX씨 왜 택시를 타고 왔어요?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돈 없다고 안 태워줘서요.내일 값을 테니까
좀 빌려주세요"
-내일은 어떻게 값을 건데요?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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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전사도 갑갑했는지, "이 사람 경찰에 신고하면 돈 받을 수 있을 까요?" 라고 묻는다.
신고야 해도 상관없지만 받지는 못할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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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기사(2007.2.23) 2007/02/23
국민일보기사(2007.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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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안에 안들어 오면 죽은거. 2007/02/24
어제 목사님 일행은 안양교도소에 다녀오셨다. 이번에는 특별히 함진X씨가 함께 갔는데 이분은 평생 교도소에 왔다갔다 하던 분으로 살인죄를 지어서 중형을 받았던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출소해서 우리와 같이 있다.
함진X씨는 교도소에 갈때 꼭 한번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해서 이번에 데려갔는데 그곳에서 전에 함께 있던 동료를 만났다. 이 사람은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사람으로 함진X씨와는 잘 아는 사람이었다. 이분은 함진X씨가 출소해서 잘 살고 있다는 소리에 믿기지 않는 모양이다. 이 분 말로는 "우리같은 사람은 출소해서 6개월안에 다시 교도소에 들어오지 않으면 죽었다고 봐야 합니다 " 라고 한다. 무기수들이 감형을 받아 출소를 하더라도 사회에 부적응하여 반드시 다시 들어오게 된다는 의미다. 만약 6개월이 지나도 교도소에 안들어온다면 그 사람은 분명 죽었을 거라는 것이다.
정말 일리가 있는 말이다. 노숙인, 출소인들이 다시 사회에 적응하여 자활하기란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렵다. 함진X씨가 아직까지 별탈없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는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곳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잘 지내고 있다. 이런 사람이 홀로 사회로 진출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기에 우리 같은 쉼터가 필요하고 그들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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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검진 2007/03/02
오늘 비가 오는 가운데 결핵검진이 실시되었다. 대한결핵협회에서 오셔서 오전10시부터 검진을 실시했고 본 쉼터에서는 60여분이 검진을 받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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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타자마자 호프집으로 2007/03/06
작년겨울 청량리 역전에서 노숙하는 임지X씨가 입소했다. 알콜중독으로 인해 한번 술을 먹기시작하면 수개월씩 술에 쩔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작년 11월에 이 분을 받아준것은 거리에서 노숙하면서 술만 먹어서 몸상태가 많이 안좋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입소경력도 화려해서 우리 쉼터에서는 유명한 분이다. 또 술을 안먹으면 보통 몇 달씩 안먹기때문에 겨울동안이라도 몸좀 추스리라고 입소를 시켰다. 겨우내 있으면서 술도 안먹고 잘 계셨고 지난달에는 자활근로를 하기도 했다. 문제는 월급이었는데 월급을 타자마자 호프집으로 달려간 모양이다. 수개월간 참았던 술이 얼마나 달았을까? 이제 겨울도 지나고 밖에서 살만하다고 생각했을까?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고생좀 할 거 같다. 10일전쯤 월급탄 뒤 그날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얼굴 보기도 힘들다.아마 올한해도 청량리 역전에서 노숙을 하다가 올 겨울에나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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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2007/03/06
우리 교회가 쉼터사역을 한지도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노숙인,실직인이라는 꼬리표가 쉽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분들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들이 지금 이루어 지고 있다.
먼저,예배 순서에 이분들이 투입되기 시작했다. 일반성도 위주로 편성되던 기도순서에 쉼터 식구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제 토요저녁집회때 사회도 이분들에게 맡기게 되었다. 물론 집사직분을 받으신 분들이다. 또한 주일저녁,수요일,금요일 예배후에 합심기도회를 갖고 있는데 쉼터에 계신 분들이 주축이 되어서 기도회가 이루어 지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통성기도를 하자고 하면 침묵만이 흘렀는데 이제 어느 교회 못지 않게 간절한 기도가 흘러 나온다.
이뿐아니라 지난주에는 쉼터에 계신 분들로만 해서 제2성가대가 조직되었다. 하고 싶은 분들은 많지만 그 중에 선별하여 20명을 뽑았다. 이러한 변화들은 이 교회의 사역이 올바로 가고 있음을 증명해주는 단적인 예들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하는 것은 어떠한가? 현재 우리 쉼터에서 자활근로 및 서울시 일자리에 참여하는 사람만해도 45명 정도가 넘는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일터에 나가는 사람들까지 합친다면 쉼터가 더이상 밥만 축내는 곳은 아님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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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업자득 2007/03/15
지난주 토요일 낮 술을 먹고 들어온 김윤X씨를 술깨고 들어오라고 내보냈다. 그날 저녁 김윤X씨는 아예 술병을 가지고 호실로 들어갔다. 술에 만취해서 사리분별이 안되는 모양이다. 방에서 술을 먹으려하자 방사람들이 제지를 했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성을 잃은 김윤X씨는 병을 깨서 방사람들을 위협했고, 그러다가 깨진 병조각에 발이 찔렸다. 피가 많이 나서 119를 불렀으나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아서 응급조치만 하고 갔다.
다음날, 주일오후 퇴소가 된 상태에서 또 술을 먹고 들어왔다. 실랑이 끝에 쉼터 밖으로 내보냈고 그 다음날 월요일 아침에 술이 깼는지 짐을 챙기러 왔다.
이곳에서 술때문에 퇴소되는 분들이 많지만 이렇게 난동을 부리고 퇴소되면 다시 입소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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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기사(2007.3.17)-청량리 노숙인 쉼터 운영 가나안교회 재개발 밀려 철거 위기 2007/03/19
국민일보기사(2007.3.17)-청량리 노숙인 쉼터 운영 가나안교회 재개발 밀려 철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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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의 이혼 2007/03/27
할아버지 한분이 입소를 하러 오셨다. 입소가 가능한 지 묻더니 집에 가서 일을 마무리짓고 오겠다고 했다. 무슨일이냐고 물으니, 아내와 이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분은 2003년 뇌경색으로 쓰러진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조금 불편해 보였다.
"왜 이혼을 하시려는데요?"
-"아내가 이혼을 하자고 해서요.현재 막내아들하고 아내하고 함께 사는데 막내 아들의 폭력이 심합니다."
어제도 맞았다면서 팔을 보여주는데 부어올라 파스를 붙이고 있었다. 자식이 3명인데 한명은 나가서 15년동안 연락이 없고 딸은 이혼한 상태고 막내아들은 문신을 하고 다니는등 질이 나쁘다고 했다. 거동도 불편한 아버지를 폭행하고 말끝마다 욕을 한다고 했다.
"혹시, 돈이 있으세요?"
-"살고 있는 집이 있습니다."
"집이 어디신데요?"
-"일산 주엽동입니다"
"집은 전세인가요?"
-"아뇨,제 집인데 17평정도 됩니다"
결국 이분 말대로라면 아들과 아내가 자신을 내쫓고 재산을 갖고자하는것 밖에 안된다. 아들 역시 이분에게 욕을 하면서 모든 재산은 자신들의 거라고 주장한다고 한다. 뇌경색으로 지금까지 약을 복용중인데 이런 남편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사를 하고 아파트 명의를 자신들 앞으로 옮기는 등의 작업을 해 놓고 있었다.
이분은 국가유공자로 매월 30만원씩 국가에서 나오는 돈마저 20만원은 아내에게 주고 10만원은 자신의 약값으로 사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묻는다. 여기서 평생있을 수 있냐고...
집같은 거는 아예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직업군인으로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일을 한 모양인데 말년에 고생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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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다녀와야겠는데요...5만원만 2007/03/28
어제 정XX씨가 집에 다녀와야하는데 5만원만 빌려달라고 왔다. 집이 멀기도 했지만 평소에 큰 문제 없이 있던 분이라 빌려주었다. 물론 작년에 술에 만취해서 한번 문제가 된적은 있었지만 그뒤로 지금까지 잘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오후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정XX씨가 술에 만취해 있는데 집 전화번호를 좀 가르쳐 달라는 것이다. 어찌된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집에 간다고 받아간 돈으로 원없이 술을 먹은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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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만드는 사람 2007/03/29
어제 저녁 며칠전 입소한 김명X씨가 종이 한장을 가지고 올라왔다. 종이에는 사진과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비행기를 만들려고 하는데요"
-"아저씨, 비행기만드는 기술자예요?"
"제가 만드는 건 세상에 하나밖에 없어요"
-"......... 만들어도 팔데가 없을 텐데요."
"걱정 안해도 됩니다. 만들어 놓으면 여기 저기서 연락이 오니까요.공군에서도 연락하고 그럽니다."
-"비행기 모양이 UFO랑 비슷하네요"
"옛날에 UFO도 많이 만들었습니다."
........................................
연세도 있으신 분이 너무 진지하게 말씀하신다. 오늘 김명X씨는 또 올라왔다.
"비행기를 만들려면 먼저 금형을 제작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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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기독교TV 뉴스-가나안쉼터 철거위기 동영상 2007/03/30
2007.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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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기독교TV 리얼크리스챤 "청량리588탱크목사의 희망가" 시청하기 2007/04/03
2007.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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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가 청평으로 이사가나요? 2007/04/06
오늘 아침 우리 쉼터가 청평으로 이사가냐고 2통의 전화가 왔다. 갑자가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지?
"누가 그러던가요?"
-"아는 노숙인에게 들었습니다."
"청평에 시설도 없는데 어떻게 가겠어요?"
-"컨테이너 박스를 갖다 놓고 거기서 생활할거라는데요. 그리고 거기서 생활하려면 30만원~40만원정도가 필요하다는데요."
요즘 588이 철거된다는 소문도 있고 몇 몇 신문에 이런 사실이 보도되면서 사기를 치는 사람이 있나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어딜 가든 노숙인들에게 돈 받고 입소시키는 일은 없을 거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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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는 것이 성경적으로 어떻습니까? 2007/04/10
당뇨로 인하여 눈이 잘 안보인다는 한 분이 찾아오셨다.
"저는 입소하려고 온 것은 아닙니다. 당뇨때문에 눈도 잘 안보이고...자살하려고 하는데 경찰들이 못하게 하데요.자살하는 것이 성경적으로 어떻습니까?""
-"여기는 더 어려우신 분들도 많거든요. 그렇다고해서 자살하면 되겠습니까?"
"온 몸이 다 병이 걸렸는데 선생님 같으면 무슨 소망이 있겠습니까?"
얼마나 술을 먹었는지 술냄새가 진동한다. 당뇨가 그렇게 심하다면서 ,정말 살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왜 자살하면 안될까....이분 같은 경우, 자살해도 슬퍼하거나 울어 줄 사람 하나없기 때문에 자살을 하면 안될 것이다. 아니, 자살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자살하기에 앞서 단 한사람이라도 자신을 위해 울어줄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고, 없다면 한 사람에게라도 선을 베푸는게 우선일 것이다. 그 뒤에 죽는 것도 늦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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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플밴드 2007/04/11
이번 부활절 저녁은 조이플선교단때문에 풍성하게 보낼 수 있었다. 13분이 오셔서 섹소폰으로 하나님께 찬양을 드렸는데 쉼터에 계신 분들에게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을 것이다. 수고해 주신 조이플선교단 목사님과 단장님 그리고 단원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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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투데이(조폭이 청량리 588에서 목사된이유) 2007/04/13
크리스천투데이기사(2007.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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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2잔밖에 안먹었어요 2007/04/19
어제 점심 한 중년의 여자분이 사무실에 찾아오셨다. 얼핏보기에도 정상인 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들어오면서부터 계속 자기 얘기만 했다.
"여기서 봉사를 하고 싶거든요"
"내가 소주 2병..아니 2잔밖에 안먹었어요. 남편하고 이혼하려고 마지막으로 딱 소주2잔먹었어요. 제가 다일공동체에서도 봉사를 했었거든요. 기독교TV에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을 했죠. "
"그리고 내가 율동을 잘하거든요. 할렐루야 기도원에서 율동도 하고 그랬어요. 찬양 한 곡만 좀 틀어주시겠어요? 제가 율동을 보여드릴테니까"
소주 2잔이 아니라 몇 병을 먹었는지 냄새가 진동한다. 거의 대화할 틈도 주지 않고 혼자 주절거리는 바람에 했던 얘기가 반복되고 있었다.
-"아주머니, 여기는 남자분들만 계시기때문에 여자분이 봉사할 수는 없어요. 예배 참석하러 오시는 건 괜찮으니까 술 드시지 말고 오세요."
"그러면 예배때 율동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일단, 술깨고 오셔서 상담하시죠."
"그러면 돈 만원만 주세요. 가진게 없거든요"
-"여기서는 돈은 드리지 않습니다."
"그러면 천원만이라도 주세요"
-"차라리 봉사할 수 있는 여성쉼터를 가르쳐 드릴테니까 그리로 연락해 보세요"
상담소 전화번호를 손에 쥔 다음에야 순순히 사무실을 나갔다.
"이 모습이 내 원래 모습이 아니니까 오늘 모습은 다 잊어주세요"
술을 먹어서 그런지 참 말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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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교회 청년부 위로방문 2007/04/19
작년 크리스마스때에 처음 우리 쉼터와 인연을 맺은 온누리교회(하용조목사) 갈렙청년부에서 4개월만에 부활절기념으로 2차 공연을 준비해 왔다. 그동안 매월 한 번씩 방문하여 저녁식사를 대접해 왔었는데 이번에는 식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도 마련해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청년들이 이곳에 한 번 와 본 뒤로는 서로 가겠다고 자원한다고 한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고 했던가...이렇게 낮은 곳까지 신경써 주시는 여러 동역자분들께 감사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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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불질렀어요 2007/04/27
백용X씨.
얼마전 교회 직원 자동차 유리창이 부숴지는 사건이 있었다. 누가 그랬는지 아무도 몰랐지만 얼마후 무료급식을 하러 오던 백용X씨가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자기 입으로 그렇게 시인했다는 것이다. 사무실에 불러서 왜 그랬는지 물었더니 자기가 안그랬다고 발뺌한다. 말하는 걸 들어보니 지능이 많이 떨어져 보인다. 끝까지 자신이 안했다고 우기는데다가 물증도 없고 목격자도 없어서 그냥 넘어갔다. 이 사람은 몇 년전에도 교회 주차장에 불을 지르려다 잡힌 적도 있었는데 그것도 아니라고 우긴다. 그로부터 얼마후 검찰에서 전화가 왔다. 백용X씨가 자신이 불을 질렀다고 자수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상태를 보니 신빙성이 없다고 느껴졌는지 우리보고 보증서주면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어제 일부러 그곳까지 가서 보증서고 데리고 나왔다. 우리쪽에서 도움을 베풀어서 그런지 전보다는 고분고분하다. 게다가 지난번 차 유리창을 깬것도 자신이라고 실토한다. 잘 생활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첫날부터 외박을 했다. 경찰서에서 또 전화가 왔는데 백용X씨가 청송출신이고 지금도 보호관찰중이라고 한다. 정말 시급한 것은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책임질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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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2007/04/27
한분이 몸을 좀 씻었으면 좋겠다고 왔다. 쪽방생활을 해왔는데 얼마전 교통범칙금을 내지 못해 한 20일 정도 교도소에서 살다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분은 씻기만 하고 입소는 못한다고 했다. 이유인즉 10년째 에이즈를 앓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왜 에이즈라는 병에 걸렸는가하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에이즈라는 병에 걸린 것만도 큰 충격일텐데 쪽방에서 생활할 돈도 없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안타까울수밖에...깨끗이 씻고는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갈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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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행사 2007/05/10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오늘 쉼터에서는 60세이상의 노인분들과 장애가 있으신 분들 50여분을 모시고 사우나를 갔다. 점심식사까지 하고 올 예정이다. 60세이상분들만해도 총 60여분이 계시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안가시는 분들이 많다. 이번 행사를 제외하고도 5월 17일에 경남진주로 효도관광을 다녀올 예정이다. 이번 효도관광은 경남진주에 있는 노인병원과 연계하여 이루어지는 것인데 관광도 하고 병원시설도 보여드려서 기존에 갖고 계시는 병원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 쉼터 시설이 워낙 안좋다보니 연세가 있어서 몸이 약해지신 분들은 요양병원에 입원을 권해드리기도 하는데 대부분 한번 들어가면 못나오는 폐쇄시설로 오인을 해서 안가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병원 견학 겸 관광코스를 잡게 된 것이다. 우리 쉼터 숙소가 완전지하에 있는데다가 공동체생활을 하다보니 감기가 떨어질 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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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2007/05/15
어제 새벽 6시 30분경에 쉼터에 계신 유용X할아버지께서 계단에서 넘어지셨다. 다리가 풀려서 넘어지셨는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난 일이라는데 뒤에 서계셨던 72세의 민필X할아버지까지 덮치는 바람에 두 분다 외상을 입으셨다. 더 큰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우리 쉼터는 숙소가 완전지하에 있고 식당을 겸해 사용하는 예배실이 3층에 있어서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입소조건중에도 계단을 오르내리기 불편한 장애가 있으신 분들은 받지 못한다.
올해 80이신 유용X할아버지는 전에도 계단에서 넘어진 적이 있었는데 응급실에 치료를 받고 오신후 오늘 아침 다시 병원에 가고자 사무실에 찾아오셨다. 얼굴에 타박상이 심했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미안합니다'라는 소리를 되뇌었다. 귀까지 어두우신 분이 계속 미안하다고 하신다. 사실, 이 분이 미안할게 뭐있겠는가? 변변한 시설조차 해놓지 못하는 우리가 더 미안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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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축구단 2007/05/23
가나안축구단(?)
쉼터에 계신 분들과 직원들이 일주일에 한번정도 축구를 할 계획을 잡고 오늘 첫 경기를 했다. 연세가 많거나 몸이 불편한 분들은 참여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운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많아서 두 팀은 나올 수 있었다. 쉼터 아침식사가 6시 30분, 직원예배가 9시니까 식사후 1시간정도 축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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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중에서 가나안 교회입니다.... 2007/05/28
새벽예배때의 일이다.
내가 새벽예배때에 앉는 자리는 무언의 법칙같은게 있다.
풀어 말하자면 내가 앉는 자리가 제일 마지막 자리라는...
그렇다고 제일 끝은 아니다.
담임 목사님께서 여자 집사님들을 위해 항상 남겨놓는 자리라고 하면 이해가 쉬을 듯 하다.
아무래도 집에서 출발해서 교회로 오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집사님과 권사님들을 위한 자리가 바로 내 뒷자리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혼자 앉거나 아니면 내 옆줄까지만 쉼터의 식구들이 앉게 된다.
그런데 오늘은 내 뒷자리에 새로오신 아저씨 한분이 앉은것이다.
예배가 시작되서 그냥 두려는데 마스크를 하고 있었나 보다.
목사님께서 그 모습을 보시고 감기때문에 마스크를 썼냐며?
다른 사람들이 감기에 걸릴까봐서 쓴거냐고 호통을 치시고는 앞 자리로 나오게 했다.
그런데 마스크를 벗는 순간 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양쪽 콧구멍에 휴지를 돌돌 말아 틀어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보신 목사님도 기가 막히셨는지 한마디 하셨다.
"여기가 대한민국 중에서 가나안 교회입니다."
아마 가나안교회 성도라면 누구나 이해했을 것이다.
그만큼 특이하고 별에별 사람들이 다 모인곳이라는....
그런데 더 특이하고 이상한것은(?) 이런 모습들이 우리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 되었다는 것이다. 목사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하나님의 은혜안에 있기 때문이라고....
나도 그 말씀에 한표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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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시찰 체육대회 2007/05/29
5월 24일 본 교회가 속해 있는 합동 평서노회 주최로 장호원에서 체육대회가 있었다. 우리 쉼터도 10 여명이 참여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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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진주 효도관광 2007/05/30
어제 쉼터에서는 경남진주로 효도관광을 떠났다. 인솔자를 포함하여 50명정도가 참여했는데 관광뿐만아니라 요양병원을 함께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쉼터에 계신 분들중에는 좋은 시설에서 안정을 취하며 요양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대부분 요양시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 가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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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을 하는 스님 2007/06/05
지난주, 한 스님이 교회를 찾아왔다. 중복을 입고 다니는 것을 보니 맞긴 한데 목사님을 만나뵙고 상담을 하고자 한 것이다. 스님이 목사에게 상담을? 과연 무슨 내용일까? 놀랍게도 이 분은 교도소에 있는 동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 같았다. 그 속에서 성경을 통독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강하게 체험한 것이다. 그런데도 출소후 계속해서 승려생활을 했고 그것 때문에 마음이 몹시 괴롭다는 것이다. 자기 형님은 대승이라고 하는데 그에 비하면 자신은 소승이라고 한다. 이 분이 더 괴로운것은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할때마다 방언이 나온다는 것이다. 정말 희한한 일이다.
목사님은 이 분에게 모든 걸 책임져 줄테니 승려생활을 접고 여기 계시라고 했다. 하지만 이분은 어려운 심경만 토로한 채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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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경험 2007/06/05
지난주 금요일 은평시립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병원에서 퇴원하셔야 하는 분이 계신데 가실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분이 가나안쉼터에 가고 싶다고 해서 이쪽으로 보내드리고 싶은데 괜찮냐고 문의를 했다. 그리고 어제 병원관계자와 함께 이곳에 왔다. 30대밖에 안되는 젊은 사람이었는데 팔 한쪽이 없었다. 태어날때부터 없었던 것이 아니라 이번에 없어지게 된 것이다. 노숙생활등으로 삶의 희망을 잃고 지하철 투신 자살을 했다. 다행이 죽지는 않았지만 팔 한쪽을 잃게 되었다. 시립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을 하는참이었지만 갈곳이 없었고 그나마 기억에 남는 곳은 노숙을 하며 가끔 밥을 먹었던 우리 쉼터였던 모양이다. 상담내내 침울했다. 아직도 자살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자살 하기 전보다 상황은 더 안좋아졌다. 사지 육신이 멀쩡할때도 자살할 만큼 마음이 힘들었는데 이제 팔마저 없어져 버렸다. 살아야 겠다는 의지가 생긴다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으면 재차 자살을 시도할 것이다. 아니면 자살을 하지 않더라도 삶의 희망을 잃은채 우울증에 빠져들 것이다. 정말 이 곳에는 더 어려운 가운데도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분들을 보며 삶의 희망을 다시 싹틔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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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돈 안내셔도 되요 2007/06/05
한분이 사무실에 들어오셨다.
"어떻게 오셨어요?"
- " 밥 좀 먹으러..."
"네, 그러면 위에 올라가서 줄 서시면 되요"
그런데도 이 분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올라가지 않으셨다. 보아하니 돈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아저씨, 여긴 돈 안내셔도 되요. 그냥 줄만 잘 서셨다가 식사하세요"
아마 다일공동체에서 식사를 해 보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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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방문봉사 2007/06/19
지난주 토요일 사랑의 교회 (담임 오정현목사님)에서 오셔서 봉사를 하셨다. 30여분이 오셔서 예배실 겸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을 청소하고, 지하 목욕실과 주방일을 도왔다. 수고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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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의 죽음에서 살리신 예수-간증 2007/06/20
<멸망의 죽음에서 살리신 예수>-강봉학
세월속에 우리 부부는 주임안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몸이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병원에 가보자고 했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은 결과 청천벽력같은 의사의 진단이 내려졌다. 대장암이라는 판정이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고 병원측에서 말했지만 나의 아내는 수술을 거절했다. 수술을 하지 않고 기도로 치료하겠다고 고집한 것이다. 아내는 신앙이 좋은 교회 권사였다. 하지만 수술을 하지 않고 기도로, 하나님의 능력으로만 치료한다고 하니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내가 잘못 된 믿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교회 목사님과 주위 성도님들은 수술을 하라고 권유했으나 듣지 않고 고집을 부렸다.
시간은 흘러 대장암말기가 되었다. 병원에서는 사형선고를 내렸고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었다. 이미 때는 늦었지만 원이라도 없게 수술을 권했다. 아내는 마지못해 고집을 꺾고 수술을 했다. 때늦은 수술이었다. 이미 암세포는 온몸에 퍼져 있었다. 당시 일반가정에서는 의료보험이 없을 때라 4년동안의 병원비가 태산같았다. 오랜 투병생활도 허사로 돌아가고 빚만 태산 같이 남았다. 1984년 9월 30일 밤 9시에 나의 아내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때부터 나의 삶은 파산되고 마음은 산산조각이 나고 가족은 흩어지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정신이 나가 아내의 묘를 카메라로 촬영해서 그 사진을 책상 위에 쌓아 놓았다. 이러기를 수개월, 나의 삶은 고독과 눈물, 공허로 가득찼다. 아내가 고집하며 수술을 응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 후부터 하나님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홍수물결에 떠내려가는 신세가 되었고 어느 누구도 나를 위로할 자 없었다. 이렇게 세상을 방황하며 탕자와 같은 생활하기를 22년. 이 곳, 저 곳으로 다니며 잡일을 하며 생활을 해왔다. 아내없는 독신생활이란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나이는 점점 들어 몸은 노쇠해졌다. 일을 하면 등과 옆구리에 담이 걸리곤 했다. 어쩔 때는 너무나 심하게 담이 걸려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몇날 몇 일 을 굶고 누워 있기도 했다. 아내가 떠난지 22년, 아내가 보고싶기도 하고 세상이 싫어지기도 해서 아내가 있는 저 세상으로 갈 것을 다짐했다.
나는 죽으려고 넥타이로 빨리 숨이 막히는 부분을 찾는 연습도 해 보았다. 2006년 7월 27일 오후 3시에 계획대로 세상을 떠날 마음을 굳게 먹고 지쳐 쓰러지는 몸을 겨우 움직였다. 그리곤 계획된 장소로 걸어갔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찹했다. 길을 걷는 중 우연찮게 전에 같이 일하던 동료를 만나게 되었다. 그 사람은 나를 보는 순간 놀라서 물었다.
"형님! 일도 안 나오시고 어찌 된 일입니까?"
나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상대를 쳐다보았다. 그 사람은 나의 얼굴표정과 지친모습을 보고 길옆 음식점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곤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나는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이때 그는 나에게 놀라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형님! 좋은 수가 있어요. 서울에 올라가면 청량리 588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 곳에 가나안교회가 있어서 노숙자, 독거노인, 장애인들에게 무료로 재워 주고 식사도 주고 아프면 치료도 해줘요. "
"588이 무슨 번호인가?" 나는 물었다.
"형님은 그것도 몰라요? 청량리 창녀촌을 588이라고 해요. 형님은 거기 가면 적격이예요. 매일 예배도 2번씩 드린데요"
나는 교회라는 말과 예배드린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들었다. 자살이라는 생각은 사라지고 22년전 예수님을 믿고 순종하며 섬기던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님께서 막다른 골목에서 나를 이렇게 구원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비로소 내가 가야할 길을 깨달았다. 몸은 지칠대로 지쳤지만 청량리588이라는 곳을 찾아간다는 생각에 은혜의 기쁨이 넘쳤다. 간단한 소지품을 챙기고 가나안교회를 찾아왔다. 방을 배정받고 짐을 풀어놓으니 감사가 나왔다. 저녁식사를 하고 예배시간이 되어 예배에 참석했다.
22년만에 드리는 예배였다. 집사의 직분을 맡고서도 헛되이 살아온 인생을 뉘우치고 그분께 용서를 구했다. 찬송도, 말씀도 나에겐 너무나 큰 은혜였다. 아멘소리가 입에서 터져나오고 감사를 연발했다. 너무나 큰 기쁨이 넘쳐났다. 은혜의 생활을 시작하면서 지친몸이 풀어지고 결리었던 담도 나아갔다. 아내는 살았을 때 늘 헌금을 제대로 못하니 몸으로라도 헌신하겠다고 말해왔다. 나는 새벽예배 드리기 전 새벽3시만되면 교회에 나가서 매일같이 걸레를 빨아 마루바닥과 의자를 깨끗이 닦으면서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사람들 마음속에 악함이 있다면 걸레로 더러움을 닦아내듯이 악함을 없애주옵소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쓸고 닦으면서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지 완전 새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비웃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더욱 감사했다.
그러나 얼마 후 나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 탈장이라는 것이 생겨서 입원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시립병원에 입원을 하고 수술하기 위해 침대에 누워있었다. 병실은 신음소리가 있고 나를 위로할 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다는 생각에 감사했다. 간호사는 수술준비를 하겠다고 팔에 주사를 놓았다. "아프시지요?" "아니요, 나의 몸을 주님께 맡기었기에 아프지 않습니다." 그 순간 간호사는 나의 손을 꼭 잡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수술비도 없는 가난한 나를 수술하게 하심도 감사한데 간호사를 통하여 나같은 죄인을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은혜를 무엇으로 갚으랴! 나는 어떠한 고난이 올지라도 주님을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강봉학-
위의 글은 작년 8월 7일 입소하신 강봉학씨의 글이다. 입소한지 1년이 다되어 가는 동안 글에서처럼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한 달 전쯤 강봉학씨는 쉼터의 한 방을 책임지는 실장으로 임명받았다. 자기와 같은 사람을 관리하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아내를 잃은 후 자녀들과도 소식이 끊어졌었는데 얼마 전 연락이 되었다고 한다. 다들, 잘 자라나서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다. 자녀들이 모시겠다고 하지만 본인은 이 곳이 좋다고 이 곳에 남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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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사는 인생-간증 2007/06/27
나는 믿는 가정에서 태어나 별탈없이 잘 성장했다. 청년이 되어 지금의 아내와 연애 결혼을 했는데 장모가 반 무당인 독실한 불교 집안이 딸이었다. 완고한 장로이신 아버지의 반대를 꺽으면서 아내를 전도하여 개종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과 또 그 약속을 전제로 결혼을 했다. 그러나 믿음이 약한 나는 오히려 아내의 영권에 지배를 받게 됐고 급기야 교회까지 멀리하는 하나님을 외면하는 삶을 살게 됐다. 나는 교육공무원으로 근 23년동안 비교적 순탄하고 충실한 삶을 살았다.
그런던 1995년 12월 14일 나는 직장에서 과로로 쓰러졌다. 술,담배를 전혀 모르고 살았던 나에게 간암3기 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생긴 것이다. 경희의료원에서 6개월 시한부선고를 받고 치료시기를 놓쳤다는 이유로 나는 아무런 할일이 없이 속절없이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와도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었다.
그때 대전 XX감리교회 권사로 있는 큰 동생이 "오빠는 올캐가 믿는 악령에 동조하고 살아온 죄의 댓가로 고통받고 있으니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라"는 뼈 아픈 충고를 들었다.
직장도 그만 둔 나는 그때부터 하나님께 매달리며 아내의 보살핌도 뿌리치고 혼자 요양 기도원에 가서 지내며 피눈물 나는 회개의 기도를 하며 지내던 중, 동생의 권유로 한양대 병원 XX박사를 만나게 되었고 수술이 잘될경우 5년 생존율이 15%라는 말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간을 85%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나는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건강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건강이 회복되었을 무렵, 나는 지루하고 무료한 세월을 보내던 중 평소에 알던 보험회사 설계사로부터 금융다단계에 돈을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이 왔다.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나는 돈을 벌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병원비로 많은 돈을 썼지만 그래도 퇴직금과 아파트는 남아있었다. 처음에는 가족들 모르게 카드로 시작했고 그리고 은행신용대출, 그 다음은 퇴직금, 아파트의 순서대로 파멸의 길을 가고 있었다.
나는 이미 미쳐 있었다. '오! 하나님 나를 왜 살리셨나이까?' 결국 정체도 모르는 사채에까지 손을 댓고 그것이 치명타였다. 그 결과는 엄청난 공포와 피할 수 없는 파멸로 몰려왔다. 가정을 파멸시킨 무책임한 나! 처자식을 한순간에 알거지로 만들어버린 비열한 나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죽어야한다. 다시는 가족들을 볼 수도 없고 더 살려고 애쓸 이유가 없다. 그 생각뿐이었다. 나는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하고 부모님 산소를 찾아갔다. 마지막 인사였고 그리고 그곳을 나의 마지막 장소로 택한 것이다. 맨정신에 도저히 죽을 자신이 없어서 미리 준비해간 소주를 난생 처음 입에다 부어 버렸다. 그리고는 준비해 간 줄에다 목을 매달았다. 그런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내 몸이 차디찬 부모님의 산소위에 떨어져 있었다. 알고보니 줄이 끊어진 것이다. 그 튼튼하던 줄이... 믿을수가 없었다.
나는 암흑과 같은 산속에서 밤새울다가 지쳤고 갑자기 무서움이 몰려왔다. 방향도 분간할 수 없는 어둠을 헤치고 기다시피하며 그곳을 빠져 나왔다.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죄인을 어디에 쓰시려고 또 살리셨을까?
서울로 올라와 종묘공원에서 하룻밤을 새웠다. 다음날이 되었지만 딱히 갈 곳이 없었다. 그때 나는 노방전도 나온 어느 목사님을 만나서 가나안 교회를 소개받았다. 그 길로 청량리 가나안교회에 왔고 입소했다.
"세상에 이런 교회도 다 있었구나!"
나는 김도진 목사님의 영권에 눌려 지금까지의 믿음과 신앙관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마치 딴세상에서 살고 있는 듯한 평안을 누리게 되었다. 나로 인하여 지금도 고통속에서 살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살아 있는 것이 죄스럽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살리신 뜻이 계실것이라는 것이 내가 살아야할 이유가 된다. 하나님께서 덤으로 주신 이 귀한 생명, 나름대로 충실하게 그리고 온 몸을 다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살 것이다.
-김창두-
이 글은 2003년 10월 22일 본 쉼터에 입소하신 김창두씨의 간증이다. 현재 김창두씨는 본 쉼터에서 오랫동안 실장직을 맡아 성실히 수행하고 있으며 쉼터 세탁일을 도맡아 하고 계신다. 게다가 찬양의 재능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 두번씩 저녁 예배 찬양인도를 하고 계신다. 또한 본 교회 성가대에서 테너파트를 맡고 계시는 등 누구보다도 교회와 쉼터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계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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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하려면 주소를 옮겨야 합니다. 2007/06/28
쉼터 입소자에 대한 규정이 까다로워 지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7월부터 모든 입소자의 주소를 쉼터로 옮기도록 하고 있다. 이제 주소가 다른 곳에 있는 사람은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쉼터도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이번 조처로 인해 주소가 다른 곳에 되어 있는 100여명의 입소자를 본 쉼터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중에는 주민등록이 말소되어서 주민등록을 살리는데 돈이 들어가야 하는 분들도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우리 쉼터에서 지원해 주기로 했다.
지난주 기독교TV방송인 CTS에서 본 쉼터와 교회를 방송을 취재했다. 쉼터에서 생활하는 모습들과 변화된 삶을 살아가는 분들의 인터뷰, 그리고 교회와 쉼터에서 하는 일들을 주로 취재했다. 방송은 신년특집으로 1월 중순경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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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인사드립니다. 2007/01/02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2007년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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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계속되는 중환자 발생 2007/01/10
오늘 새벽 10구역의 황창X씨가 쓰러져서 피를 토해냈다. 그것도 조금이 아니라 한 그릇정도를 토했다고 한다. 119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된뒤 수혈 및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인데 아마도 본인만 아는 병이 있었던 것 같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며칠전 당뇨때문에 손발이 붓는다고 하던 고순X씨는 병원에 입원한 뒤 위급해져서 돌아가실 상황에 처해있다. 그리고 김태X씨는 일주일쯤전에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서 현재 국립의료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인데 아직도 의식불명이고 의식이 깨어나더라도 반신불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러한 중환자발생은 작년 12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12월 5일 양한X씨가 당뇨합병증으로 사망했고, 12월 17일 서영X씨가 뇌출혈로 사망했다. 그리고 올해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쉼터에 계신분들은 한두가지 지병을 가지고 있어서 병이 발생했을때는 합병증으로 사망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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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할머니의 눈물 2007/01/11
샬롬~
오랜만에 글을 남기는것 같네요~
그러고 보니 새해 처음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오전부터 너무 바쁜 일과를 보냈습니다.
사무국장님과 정 간사님께서 출장을 가셨기 때문에 할 일이 많았습니다.
먼저 오전에 대충 일을 끝내고 점심식사를 한 후 부식수령을 위해서 농협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동대문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음료수를 나누어 준다는 전화를 받고
자리에 앉을 틈도 없이 다시 트럭을 몰고 복지관으로 갔습니다.
음료수를 수령하고 돌아오니 2시시 훌쩍 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3시쯤에 빵을 수령하기 위해서 이것 저것 준비하면서
3층으로 올라가려는데 어느 할머니 한분께서 빵 부스러기를 드시고 계시는 겁니다.
사실 요즘 빵 후원이 자주 들어와서 우리 아저씨들과 외부의 아저씨들이 식사를 하신 후 빵을 가져다 드실 수 있도록 커다란 바구니에 빵을 가득 채워두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빵을 다 가져가신 후 오셨는지 빵 부스러기를 신문지에 모으고 계셨습니다.
바쁜 마음에 그냥 지나칠까 생각하다가 마음속에 드는 생각이 저분이 혹 예수님이라면 어떻할까라는 마음이 들어 잠시 일을 뒤로한채 할머니를 모시고 사무실로 왔습니다.
음료수와 빵으로 가득찬 봉지를 할머니 두손에 안겨드리고 식사시간을 말씀드렸습니다.
배고프시면 그 시간에 오셔서 식사를 하시라고...
그런데 70이 넘어 보이시는 할머니께서 눈물을 흘리시며 고맙다는 말씀만 하시는 겁니다.
할머니를 배웅하고 돌아서는데 왜이렇게 마음이 아파오던지...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저희 교회가 늘 기도하는 제목이 바로 그런 분들과 함께 사는 것이 아니였습니까?
하루빨리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거리에서 노숙하시는 분들을 모시고,
장애우와 갈곳 없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넓은 공간과 환경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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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량하고 힘든 고아(교도소에서 온 편지) 2007/01/11
교도소에서 편지 한통이 왔다. 작년쯤 교도소에 들어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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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義兄弟愛
신애복지재단 "가나안교회"
부목사님(형님) 귀하님(전)
전 10구역 노숙인 박영X
"악을 떠나는 것은 정직한 사람의 대로니 그 길을
지키는 자는 자기의 영혼을 보전하느니라"
정해년 문안인사 올립니다.
새해에도 강건하옵시며
복많이 받으시옵소서
출소후 찾아뵙거든 거두어 주십시요
소인 출소일 07년 3월 14일입니다.
07년 1월 6일 토요일 AM 07시 5분 07초 서필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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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만 보면 정말 감동적이다.
하지만 한마디로 골치아픈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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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에서 찾은 보화 2007/01/18
점심식사를 한후 같이 일하시는 간사님이 나에게 물었다.
만연필을 왜 서랍속에 넣어두고는 사용하지 않느냐면서...
나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면서 서랍속에 넣어 두었던 만연필을 꺼내 상표를 확인해 보았다. 확인한 결과 SHEAFFERS 라는 회사의 제품이었고 그 회사 사이트를 방문해 보았다. 그런데 하찮게만 여겼던 그 만연필이 12만원에 팔리고 있는 제품이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뜨거운 물로 굳어진 잉크를 씻어내고 깨끗히 청소를 하고서는 책상 서랍속 좋은자리에 다시 넣어두었다. 그리고는 다시 오후 일과를 하면서 이런 생각들을 해보았다. 만일, 많은 교회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거리의 노숙인들을 예수님의 피 값으로 사신 존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더라면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노숙을 하는 노숙인들이 지금처럼 많았을까? 더 나아가서 소외당하고 어려운 이웃들이 교회 옆에서 죽어가는 상황들이 발생하게 될까? 과연 그들이 내가 가지고있던 12만원짜리 만연필보다 값이 나가지 않는 것일까?
물론 아닐것이다. 우리가 쉽게 외면해 버렸던 그 사람들은 우리가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예수님께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찾아 다니셨던, 값으로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귀하고 소중한 사람들 일 것이다. 아니 사람이다.
우리는 말로는 예수님을 사랑한다 고백하면서도 정작 예수님께서 피값으로 사신 분들을 외면하고 값없는 존재로 취급해서 진흙속에, 시궁창속에 내버려 두고 살진 않았을까?
하나님께서 오늘은 나에게 자신이 사랑하시는 사람들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과 시각으로 바라보시라는 말씀을 해주시는 것 같다. 우리 쉼터로 찾아오는 노숙인 아저씨, 거리를 지나치다 쉽게 만나게 되는 어려운 사람들... 그들은 값없는 존재로 취급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이 목숨과 바꾼 사람들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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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좀 보겠다는데... 2007/01/18
1월 10일 교도소에서 출소하신 조XX씨가 입소했다. 전과5범이었는데 그것이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것처럼 말끝마다 교도소 나온 것을 자랑했고 결국 일주일남짓만에 방을 3군데나 옮겨 다닌 끝에 오늘 스스로 퇴소를 했다. 첫번째 방에서는 술 먹고 들어온 사람을 왜 조치하지 않느냐고 항의하면서 방을 옮겨 달라고 해서 다른 방으로 옮겨 주었고 옮긴 방에서는 TV보는 문제로 실장님과 다투는 바람에 또 방을 옮기게 되었다. 이 곳은 10시 취침이기 때문에 10시면 TV를 끄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 분은 10시부터 11시까지 드라마를 보아야 한다고 실장과 다툰것이다. 게다가 TV바로 앞에 앉아서 TV를 시청해서 다른 사람들이 보는데 불편하게 하기도 한다.
사무실에 불러다가 말을 해보았지만 상대방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 얘기했다. 게다가 자신은 교도소에서 나왔기때문에 노숙자와는 틀리다고 하며 방에서 협조를 하지 않았다. 조XX씨는 청송에서 나온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지, 이곳에 있는 분들을 노숙자 취급하며 무시했는데 오늘 아침 까불다가 큰코 다쳤다. 이곳에 있는 분들 중 전과기록이 10범 이상되는 분도 있고 살인자들도 있는데 아침 식사중에 시비가 붙어서 큰일 날뻔 한 것이다.
사실을 알고 두려웠는지 결국 퇴소하겠다고 사무실에 찾아왔다. 가끔 전과기록을 가지고 이곳에서 기싸움을 하려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왠만한 기록가지고는 명함도 못내밀기에 상담때 그 사실을 주지시키고 폭력은 절대금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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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구원 2007/01/18
알콜로 인하여 병원까지 입원했던 한 분이 입소했다. 입소상담때 절대로 술을 마시면 안된다고 했지만 그것이 지켜질리는 만무했다. 그래도 양심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건만 이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느냐며 오히려 따진다. 게다가 자기 마음대로 밖에서 사람을 데리고 방에 들어가는등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일을 했다. 사무실에 올라와서도 아직 술이 안깼는지 더 큰 소리다.
"교회가 영혼구원하는 곳 아닙니까?"
"술먹었다고 쫓아내면 됩니까?"
"내가 아는 동생을 데리고 왔는데 교회가 받아주어야지...영혼구원을 하려고 데리고 왔는데...."
말은 잘한다. 얼마나 술을 먹는지 밤에 장롱문을 열고 소변을 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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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방문 및 진주성남병원,축복기도원 집회 2007/01/29
지난 1월 22일~24일까지 담임목사님이신 김도진 목사님께서는 생신을 맞이하여 고향인 경남 마산지역을 방문하셨다. 이번 방문은 단순히 고향을 방문하는 차원이 아니라 생신날에 경남 진주에 있는 진주성남병원 및 진주 축복기도원 집회를 인도하러 가시게 되어 겸사 겸사 고향에 까지 방문하신 것이다.
현재 진주성남병원에는 우리 쉼터에서 보낸 알콜 및 정신질환이 있으신 분들이 몇 분 입원하여 계신데 진주의료재단측에서 주변의 병원과 연계하여 대집회를 만들고 목사님을 초청하신 것이다. 연이어 저녁때에는 진주축복기도원에서 집회를 인도하셨는데 그 지역까지 청량리588의 노숙인 사역이 많이 알려져 있는 모양이다.
목사님은 고향인 경남 마산지역을 방문하셨는데 그곳에서 수십년만에 만난 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시고 오셨다고 한다. 친척동생가운데 강력계형사로 근무하는 분이 계신데 그분 말로는 자신의 동료들중에 청량리쪽으로 전근간 동료들이 그곳이 너무 험악해서 근무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그렇게 험한 588윤락가 속에서 승리하신 목사님을 놀라워했다고 한다.
평생 구제불능으로 인생을 마칠 줄 알았던 사람이 이제 그런 사람들을 모아서 새사람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으니 고향사람들이 보기에도 신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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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청량리지점 위로방문 2007/01/29
지난 26일 롯데백화점 청량리지점에서는 본 쉼터를 방문하여 레크레이션 및 봉사활동을 했다. 당일 1시부터 3시까지 진행된 이번 행사는 1부로 레크레이션 강사를 통한 간단한 레크레이션이 있었고 2부로 주방봉사활동이 있었다.
백화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계획하여 이루어진 이번 행사에는 본쉼터에 계신분들뿐만아니라 외부에서 식사만 하러 오시는 분들도 참여하여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150분정도가 참여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백화점측에서는 이분들을 위하여 양말 및 떡과 과일도 준비해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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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하나 있으면 주세요 2007/02/05
등에 가방을 메고 한 분이 들어오셨다. 다짜고짜 양말하나만 달라고 했다. 말하는 투가 마치 우리에게 맡겨 놓은거 달라는 투다.
"아저씨, 차라리 입소해서 계시지 그러세요? 지금 어디계신데요?"
- "고시원에 있어요"
"차라리 여기 입소하시면 좋잖아요..."
- "이런데는 도둑들이 많아서 못 있어요"
"여기 계셔보시지도 않고서 어떻게 아세요?"
- " 다른 데 있어봐서 압니다"
대화를 할 수록 말하는 투가 거칠어지더니 결국 양말을 주기 싫으면 싫다고 하지 왜 자꾸 말시키느냐며 나가버렸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말을 잘해서 속옷까지 받아가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양말은 커녕 나쁜 인상만 심고 가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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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급식을 하는 여성분들 2007/02/05
본 쉼터가 무료급식소가 아님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다. 문제는 언제부턴가 무료급식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남자만이 아니라 여자들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분들이 노숙을 하는 여성들이 아니라 동네나 시장등에서 소일거리를 하던 사람들이 한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것이다. 어차피 하루 1000여명이 먹는 상황에서 몇 명이 더 먹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단지 여자분들이 이곳에서 식사를 하시면서 자주 다툼을 일으킨다는 것이 문제다.
얼마전 한 여자분이 식사하다가 내려오셔서 우리에게 하소연을 했다. 주방에서 자신에게 밥을 줄수 없다고 한다는 것이다. 그분 말만 들어보면 주방사람들은 참 나쁜 사람들이다. 그분을 데리고 주방에 가서 알아보니 이 여자분이 밥때문에 티격태격하다가 국통에 밥을 부어버렸다고 한다. 그러니 주방에서도 좋은 소리가 나갈리 없다.
얼마후 또 한 여자분이 내려오셨다. 다들 60이 넘은 할머님들이시다. 내려오셔서는 다짜고짜 울면서 목사님이 누구냐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했다. 자신은 여기저기에서 폐지등을 주워서 생활하신다면서 식사를 이곳에서 해결하고 있는데 주방에서는 여자분들에게는 줄 수 없다고 하면서 밥을 조금밖에 안 준다는 것이다. 이 또한 다른 얘기들은 다 빼고 자기 변명만 한 것이다.
남자들 수백명이 줄을 서서 식사를 하는데 여성분들이 그 가운데 끼어서 같이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좋을 수만은 없다. 게다가 조금만 예의를 갖추어도 서로 좋게 좋게 넘어갈수 있는 문제를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다보니 말다툼이 일어나기 일쑤다. 무료급식을 해야 될만큼 어려운 사정들도 아니고 가족들도 있고 식사할 곳도 있는데 단지 귀찮아서 이곳에서 해결하는 얌체족들이 많은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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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항암치료 2007/02/06
작년 7월 치질 수술을 받겠다고 병원을 찾은 박병혁실장님은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직장암이라는 것이다. 수술이 잘 되도 인공항문을 달고 살아야 할 처지였다. 그때 이 분은 인공항문을 달아도 주님을 향한 마음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말씀하셨고 수술이 잘 되어 인공항문을 달지 않아도 되었다. 그 뒤 한달에 한번씩 총 6번에 걸친 항암치료가 있었고 지금 막 마지막 항암치료를 받으러 떠났다. 치료를 받으러 갈때마다 꼭 목사님에게 기도를 받고 가시는데 이 분의 과거사를 안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에 대한 얘기는 일일이 할 수없고 그 어려운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늘 감사한 마음을 잃지 않고 일주일씩 항암치료를 받고 돌아올때면 전쟁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처럼 기쁨이 넘쳐서 돌아오신다. 원래 배를 타던 분이셔서 그런지 처음 3번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치료를 받았는데 갈수록 힘들어지는 모양이다. 치료를 받는 동안은 식사도 거의 못할 정도라고 한다. 오늘 마지막 항암치료를 받으러 가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 처럼 이렇게 많은 분들의 기도를 받으면서 병원을 가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라고 하신다. 사무실 직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가시는 모습에서 완전히 변화된 인생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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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서울까지 택시비 20만원 2007/02/12
어제 강XX씨가 택시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 자그마치 대구에서 여기까지 말이다. 택시운전사는 땡잡았다고 생각했는지 술에 만취하고 냄새나는 사람을 택시비20만원을 준다는 소리에 서울까지 데리고 온 것이다. 누나집에 가서 택시비를 달라고 하니 줄리도 없고 또 우리에게 와서 달라고 하니 줄리도 만무했다.
-강XX씨 왜 택시를 타고 왔어요?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돈 없다고 안 태워줘서요.내일 값을 테니까
좀 빌려주세요"
-내일은 어떻게 값을 건데요?
"몰라요"
............................................
택시 운전사도 갑갑했는지, "이 사람 경찰에 신고하면 돈 받을 수 있을 까요?" 라고 묻는다.
신고야 해도 상관없지만 받지는 못할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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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기사(2007.2.23) 2007/02/23
국민일보기사(2007.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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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안에 안들어 오면 죽은거. 2007/02/24
어제 목사님 일행은 안양교도소에 다녀오셨다. 이번에는 특별히 함진X씨가 함께 갔는데 이분은 평생 교도소에 왔다갔다 하던 분으로 살인죄를 지어서 중형을 받았던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출소해서 우리와 같이 있다.
함진X씨는 교도소에 갈때 꼭 한번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해서 이번에 데려갔는데 그곳에서 전에 함께 있던 동료를 만났다. 이 사람은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사람으로 함진X씨와는 잘 아는 사람이었다. 이분은 함진X씨가 출소해서 잘 살고 있다는 소리에 믿기지 않는 모양이다. 이 분 말로는 "우리같은 사람은 출소해서 6개월안에 다시 교도소에 들어오지 않으면 죽었다고 봐야 합니다 " 라고 한다. 무기수들이 감형을 받아 출소를 하더라도 사회에 부적응하여 반드시 다시 들어오게 된다는 의미다. 만약 6개월이 지나도 교도소에 안들어온다면 그 사람은 분명 죽었을 거라는 것이다.
정말 일리가 있는 말이다. 노숙인, 출소인들이 다시 사회에 적응하여 자활하기란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렵다. 함진X씨가 아직까지 별탈없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는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곳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잘 지내고 있다. 이런 사람이 홀로 사회로 진출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기에 우리 같은 쉼터가 필요하고 그들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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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검진 2007/03/02
오늘 비가 오는 가운데 결핵검진이 실시되었다. 대한결핵협회에서 오셔서 오전10시부터 검진을 실시했고 본 쉼터에서는 60여분이 검진을 받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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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타자마자 호프집으로 2007/03/06
작년겨울 청량리 역전에서 노숙하는 임지X씨가 입소했다. 알콜중독으로 인해 한번 술을 먹기시작하면 수개월씩 술에 쩔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작년 11월에 이 분을 받아준것은 거리에서 노숙하면서 술만 먹어서 몸상태가 많이 안좋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입소경력도 화려해서 우리 쉼터에서는 유명한 분이다. 또 술을 안먹으면 보통 몇 달씩 안먹기때문에 겨울동안이라도 몸좀 추스리라고 입소를 시켰다. 겨우내 있으면서 술도 안먹고 잘 계셨고 지난달에는 자활근로를 하기도 했다. 문제는 월급이었는데 월급을 타자마자 호프집으로 달려간 모양이다. 수개월간 참았던 술이 얼마나 달았을까? 이제 겨울도 지나고 밖에서 살만하다고 생각했을까?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고생좀 할 거 같다. 10일전쯤 월급탄 뒤 그날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얼굴 보기도 힘들다.아마 올한해도 청량리 역전에서 노숙을 하다가 올 겨울에나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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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2007/03/06
우리 교회가 쉼터사역을 한지도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노숙인,실직인이라는 꼬리표가 쉽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분들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들이 지금 이루어 지고 있다.
먼저,예배 순서에 이분들이 투입되기 시작했다. 일반성도 위주로 편성되던 기도순서에 쉼터 식구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제 토요저녁집회때 사회도 이분들에게 맡기게 되었다. 물론 집사직분을 받으신 분들이다. 또한 주일저녁,수요일,금요일 예배후에 합심기도회를 갖고 있는데 쉼터에 계신 분들이 주축이 되어서 기도회가 이루어 지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통성기도를 하자고 하면 침묵만이 흘렀는데 이제 어느 교회 못지 않게 간절한 기도가 흘러 나온다.
이뿐아니라 지난주에는 쉼터에 계신 분들로만 해서 제2성가대가 조직되었다. 하고 싶은 분들은 많지만 그 중에 선별하여 20명을 뽑았다. 이러한 변화들은 이 교회의 사역이 올바로 가고 있음을 증명해주는 단적인 예들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하는 것은 어떠한가? 현재 우리 쉼터에서 자활근로 및 서울시 일자리에 참여하는 사람만해도 45명 정도가 넘는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일터에 나가는 사람들까지 합친다면 쉼터가 더이상 밥만 축내는 곳은 아님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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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업자득 2007/03/15
지난주 토요일 낮 술을 먹고 들어온 김윤X씨를 술깨고 들어오라고 내보냈다. 그날 저녁 김윤X씨는 아예 술병을 가지고 호실로 들어갔다. 술에 만취해서 사리분별이 안되는 모양이다. 방에서 술을 먹으려하자 방사람들이 제지를 했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성을 잃은 김윤X씨는 병을 깨서 방사람들을 위협했고, 그러다가 깨진 병조각에 발이 찔렸다. 피가 많이 나서 119를 불렀으나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아서 응급조치만 하고 갔다.
다음날, 주일오후 퇴소가 된 상태에서 또 술을 먹고 들어왔다. 실랑이 끝에 쉼터 밖으로 내보냈고 그 다음날 월요일 아침에 술이 깼는지 짐을 챙기러 왔다.
이곳에서 술때문에 퇴소되는 분들이 많지만 이렇게 난동을 부리고 퇴소되면 다시 입소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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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기사(2007.3.17)-청량리 노숙인 쉼터 운영 가나안교회 재개발 밀려 철거 위기 2007/03/19
국민일보기사(2007.3.17)-청량리 노숙인 쉼터 운영 가나안교회 재개발 밀려 철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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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의 이혼 2007/03/27
할아버지 한분이 입소를 하러 오셨다. 입소가 가능한 지 묻더니 집에 가서 일을 마무리짓고 오겠다고 했다. 무슨일이냐고 물으니, 아내와 이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분은 2003년 뇌경색으로 쓰러진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조금 불편해 보였다.
"왜 이혼을 하시려는데요?"
-"아내가 이혼을 하자고 해서요.현재 막내아들하고 아내하고 함께 사는데 막내 아들의 폭력이 심합니다."
어제도 맞았다면서 팔을 보여주는데 부어올라 파스를 붙이고 있었다. 자식이 3명인데 한명은 나가서 15년동안 연락이 없고 딸은 이혼한 상태고 막내아들은 문신을 하고 다니는등 질이 나쁘다고 했다. 거동도 불편한 아버지를 폭행하고 말끝마다 욕을 한다고 했다.
"혹시, 돈이 있으세요?"
-"살고 있는 집이 있습니다."
"집이 어디신데요?"
-"일산 주엽동입니다"
"집은 전세인가요?"
-"아뇨,제 집인데 17평정도 됩니다"
결국 이분 말대로라면 아들과 아내가 자신을 내쫓고 재산을 갖고자하는것 밖에 안된다. 아들 역시 이분에게 욕을 하면서 모든 재산은 자신들의 거라고 주장한다고 한다. 뇌경색으로 지금까지 약을 복용중인데 이런 남편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사를 하고 아파트 명의를 자신들 앞으로 옮기는 등의 작업을 해 놓고 있었다.
이분은 국가유공자로 매월 30만원씩 국가에서 나오는 돈마저 20만원은 아내에게 주고 10만원은 자신의 약값으로 사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묻는다. 여기서 평생있을 수 있냐고...
집같은 거는 아예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직업군인으로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일을 한 모양인데 말년에 고생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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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다녀와야겠는데요...5만원만 2007/03/28
어제 정XX씨가 집에 다녀와야하는데 5만원만 빌려달라고 왔다. 집이 멀기도 했지만 평소에 큰 문제 없이 있던 분이라 빌려주었다. 물론 작년에 술에 만취해서 한번 문제가 된적은 있었지만 그뒤로 지금까지 잘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오후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정XX씨가 술에 만취해 있는데 집 전화번호를 좀 가르쳐 달라는 것이다. 어찌된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집에 간다고 받아간 돈으로 원없이 술을 먹은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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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만드는 사람 2007/03/29
어제 저녁 며칠전 입소한 김명X씨가 종이 한장을 가지고 올라왔다. 종이에는 사진과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비행기를 만들려고 하는데요"
-"아저씨, 비행기만드는 기술자예요?"
"제가 만드는 건 세상에 하나밖에 없어요"
-"......... 만들어도 팔데가 없을 텐데요."
"걱정 안해도 됩니다. 만들어 놓으면 여기 저기서 연락이 오니까요.공군에서도 연락하고 그럽니다."
-"비행기 모양이 UFO랑 비슷하네요"
"옛날에 UFO도 많이 만들었습니다."
........................................
연세도 있으신 분이 너무 진지하게 말씀하신다. 오늘 김명X씨는 또 올라왔다.
"비행기를 만들려면 먼저 금형을 제작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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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기독교TV 뉴스-가나안쉼터 철거위기 동영상 2007/03/30
2007.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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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기독교TV 리얼크리스챤 "청량리588탱크목사의 희망가" 시청하기 2007/04/03
2007.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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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가 청평으로 이사가나요? 2007/04/06
오늘 아침 우리 쉼터가 청평으로 이사가냐고 2통의 전화가 왔다. 갑자가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지?
"누가 그러던가요?"
-"아는 노숙인에게 들었습니다."
"청평에 시설도 없는데 어떻게 가겠어요?"
-"컨테이너 박스를 갖다 놓고 거기서 생활할거라는데요. 그리고 거기서 생활하려면 30만원~40만원정도가 필요하다는데요."
요즘 588이 철거된다는 소문도 있고 몇 몇 신문에 이런 사실이 보도되면서 사기를 치는 사람이 있나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어딜 가든 노숙인들에게 돈 받고 입소시키는 일은 없을 거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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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는 것이 성경적으로 어떻습니까? 2007/04/10
당뇨로 인하여 눈이 잘 안보인다는 한 분이 찾아오셨다.
"저는 입소하려고 온 것은 아닙니다. 당뇨때문에 눈도 잘 안보이고...자살하려고 하는데 경찰들이 못하게 하데요.자살하는 것이 성경적으로 어떻습니까?""
-"여기는 더 어려우신 분들도 많거든요. 그렇다고해서 자살하면 되겠습니까?"
"온 몸이 다 병이 걸렸는데 선생님 같으면 무슨 소망이 있겠습니까?"
얼마나 술을 먹었는지 술냄새가 진동한다. 당뇨가 그렇게 심하다면서 ,정말 살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왜 자살하면 안될까....이분 같은 경우, 자살해도 슬퍼하거나 울어 줄 사람 하나없기 때문에 자살을 하면 안될 것이다. 아니, 자살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자살하기에 앞서 단 한사람이라도 자신을 위해 울어줄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고, 없다면 한 사람에게라도 선을 베푸는게 우선일 것이다. 그 뒤에 죽는 것도 늦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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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플밴드 2007/04/11
이번 부활절 저녁은 조이플선교단때문에 풍성하게 보낼 수 있었다. 13분이 오셔서 섹소폰으로 하나님께 찬양을 드렸는데 쉼터에 계신 분들에게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을 것이다. 수고해 주신 조이플선교단 목사님과 단장님 그리고 단원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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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투데이(조폭이 청량리 588에서 목사된이유) 2007/04/13
크리스천투데이기사(2007.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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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2잔밖에 안먹었어요 2007/04/19
어제 점심 한 중년의 여자분이 사무실에 찾아오셨다. 얼핏보기에도 정상인 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들어오면서부터 계속 자기 얘기만 했다.
"여기서 봉사를 하고 싶거든요"
"내가 소주 2병..아니 2잔밖에 안먹었어요. 남편하고 이혼하려고 마지막으로 딱 소주2잔먹었어요. 제가 다일공동체에서도 봉사를 했었거든요. 기독교TV에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을 했죠. "
"그리고 내가 율동을 잘하거든요. 할렐루야 기도원에서 율동도 하고 그랬어요. 찬양 한 곡만 좀 틀어주시겠어요? 제가 율동을 보여드릴테니까"
소주 2잔이 아니라 몇 병을 먹었는지 냄새가 진동한다. 거의 대화할 틈도 주지 않고 혼자 주절거리는 바람에 했던 얘기가 반복되고 있었다.
-"아주머니, 여기는 남자분들만 계시기때문에 여자분이 봉사할 수는 없어요. 예배 참석하러 오시는 건 괜찮으니까 술 드시지 말고 오세요."
"그러면 예배때 율동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일단, 술깨고 오셔서 상담하시죠."
"그러면 돈 만원만 주세요. 가진게 없거든요"
-"여기서는 돈은 드리지 않습니다."
"그러면 천원만이라도 주세요"
-"차라리 봉사할 수 있는 여성쉼터를 가르쳐 드릴테니까 그리로 연락해 보세요"
상담소 전화번호를 손에 쥔 다음에야 순순히 사무실을 나갔다.
"이 모습이 내 원래 모습이 아니니까 오늘 모습은 다 잊어주세요"
술을 먹어서 그런지 참 말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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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교회 청년부 위로방문 2007/04/19
작년 크리스마스때에 처음 우리 쉼터와 인연을 맺은 온누리교회(하용조목사) 갈렙청년부에서 4개월만에 부활절기념으로 2차 공연을 준비해 왔다. 그동안 매월 한 번씩 방문하여 저녁식사를 대접해 왔었는데 이번에는 식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도 마련해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청년들이 이곳에 한 번 와 본 뒤로는 서로 가겠다고 자원한다고 한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고 했던가...이렇게 낮은 곳까지 신경써 주시는 여러 동역자분들께 감사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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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불질렀어요 2007/04/27
백용X씨.
얼마전 교회 직원 자동차 유리창이 부숴지는 사건이 있었다. 누가 그랬는지 아무도 몰랐지만 얼마후 무료급식을 하러 오던 백용X씨가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자기 입으로 그렇게 시인했다는 것이다. 사무실에 불러서 왜 그랬는지 물었더니 자기가 안그랬다고 발뺌한다. 말하는 걸 들어보니 지능이 많이 떨어져 보인다. 끝까지 자신이 안했다고 우기는데다가 물증도 없고 목격자도 없어서 그냥 넘어갔다. 이 사람은 몇 년전에도 교회 주차장에 불을 지르려다 잡힌 적도 있었는데 그것도 아니라고 우긴다. 그로부터 얼마후 검찰에서 전화가 왔다. 백용X씨가 자신이 불을 질렀다고 자수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상태를 보니 신빙성이 없다고 느껴졌는지 우리보고 보증서주면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어제 일부러 그곳까지 가서 보증서고 데리고 나왔다. 우리쪽에서 도움을 베풀어서 그런지 전보다는 고분고분하다. 게다가 지난번 차 유리창을 깬것도 자신이라고 실토한다. 잘 생활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첫날부터 외박을 했다. 경찰서에서 또 전화가 왔는데 백용X씨가 청송출신이고 지금도 보호관찰중이라고 한다. 정말 시급한 것은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책임질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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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2007/04/27
한분이 몸을 좀 씻었으면 좋겠다고 왔다. 쪽방생활을 해왔는데 얼마전 교통범칙금을 내지 못해 한 20일 정도 교도소에서 살다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분은 씻기만 하고 입소는 못한다고 했다. 이유인즉 10년째 에이즈를 앓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왜 에이즈라는 병에 걸렸는가하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에이즈라는 병에 걸린 것만도 큰 충격일텐데 쪽방에서 생활할 돈도 없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안타까울수밖에...깨끗이 씻고는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갈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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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행사 2007/05/10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오늘 쉼터에서는 60세이상의 노인분들과 장애가 있으신 분들 50여분을 모시고 사우나를 갔다. 점심식사까지 하고 올 예정이다. 60세이상분들만해도 총 60여분이 계시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안가시는 분들이 많다. 이번 행사를 제외하고도 5월 17일에 경남진주로 효도관광을 다녀올 예정이다. 이번 효도관광은 경남진주에 있는 노인병원과 연계하여 이루어지는 것인데 관광도 하고 병원시설도 보여드려서 기존에 갖고 계시는 병원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 쉼터 시설이 워낙 안좋다보니 연세가 있어서 몸이 약해지신 분들은 요양병원에 입원을 권해드리기도 하는데 대부분 한번 들어가면 못나오는 폐쇄시설로 오인을 해서 안가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병원 견학 겸 관광코스를 잡게 된 것이다. 우리 쉼터 숙소가 완전지하에 있는데다가 공동체생활을 하다보니 감기가 떨어질 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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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2007/05/15
어제 새벽 6시 30분경에 쉼터에 계신 유용X할아버지께서 계단에서 넘어지셨다. 다리가 풀려서 넘어지셨는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난 일이라는데 뒤에 서계셨던 72세의 민필X할아버지까지 덮치는 바람에 두 분다 외상을 입으셨다. 더 큰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우리 쉼터는 숙소가 완전지하에 있고 식당을 겸해 사용하는 예배실이 3층에 있어서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입소조건중에도 계단을 오르내리기 불편한 장애가 있으신 분들은 받지 못한다.
올해 80이신 유용X할아버지는 전에도 계단에서 넘어진 적이 있었는데 응급실에 치료를 받고 오신후 오늘 아침 다시 병원에 가고자 사무실에 찾아오셨다. 얼굴에 타박상이 심했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미안합니다'라는 소리를 되뇌었다. 귀까지 어두우신 분이 계속 미안하다고 하신다. 사실, 이 분이 미안할게 뭐있겠는가? 변변한 시설조차 해놓지 못하는 우리가 더 미안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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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축구단 2007/05/23
가나안축구단(?)
쉼터에 계신 분들과 직원들이 일주일에 한번정도 축구를 할 계획을 잡고 오늘 첫 경기를 했다. 연세가 많거나 몸이 불편한 분들은 참여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운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많아서 두 팀은 나올 수 있었다. 쉼터 아침식사가 6시 30분, 직원예배가 9시니까 식사후 1시간정도 축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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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중에서 가나안 교회입니다.... 2007/05/28
새벽예배때의 일이다.
내가 새벽예배때에 앉는 자리는 무언의 법칙같은게 있다.
풀어 말하자면 내가 앉는 자리가 제일 마지막 자리라는...
그렇다고 제일 끝은 아니다.
담임 목사님께서 여자 집사님들을 위해 항상 남겨놓는 자리라고 하면 이해가 쉬을 듯 하다.
아무래도 집에서 출발해서 교회로 오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집사님과 권사님들을 위한 자리가 바로 내 뒷자리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혼자 앉거나 아니면 내 옆줄까지만 쉼터의 식구들이 앉게 된다.
그런데 오늘은 내 뒷자리에 새로오신 아저씨 한분이 앉은것이다.
예배가 시작되서 그냥 두려는데 마스크를 하고 있었나 보다.
목사님께서 그 모습을 보시고 감기때문에 마스크를 썼냐며?
다른 사람들이 감기에 걸릴까봐서 쓴거냐고 호통을 치시고는 앞 자리로 나오게 했다.
그런데 마스크를 벗는 순간 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양쪽 콧구멍에 휴지를 돌돌 말아 틀어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보신 목사님도 기가 막히셨는지 한마디 하셨다.
"여기가 대한민국 중에서 가나안 교회입니다."
아마 가나안교회 성도라면 누구나 이해했을 것이다.
그만큼 특이하고 별에별 사람들이 다 모인곳이라는....
그런데 더 특이하고 이상한것은(?) 이런 모습들이 우리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 되었다는 것이다. 목사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하나님의 은혜안에 있기 때문이라고....
나도 그 말씀에 한표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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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시찰 체육대회 2007/05/29
5월 24일 본 교회가 속해 있는 합동 평서노회 주최로 장호원에서 체육대회가 있었다. 우리 쉼터도 10 여명이 참여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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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진주 효도관광 2007/05/30
어제 쉼터에서는 경남진주로 효도관광을 떠났다. 인솔자를 포함하여 50명정도가 참여했는데 관광뿐만아니라 요양병원을 함께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쉼터에 계신 분들중에는 좋은 시설에서 안정을 취하며 요양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대부분 요양시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 가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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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을 하는 스님 2007/06/05
지난주, 한 스님이 교회를 찾아왔다. 중복을 입고 다니는 것을 보니 맞긴 한데 목사님을 만나뵙고 상담을 하고자 한 것이다. 스님이 목사에게 상담을? 과연 무슨 내용일까? 놀랍게도 이 분은 교도소에 있는 동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 같았다. 그 속에서 성경을 통독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강하게 체험한 것이다. 그런데도 출소후 계속해서 승려생활을 했고 그것 때문에 마음이 몹시 괴롭다는 것이다. 자기 형님은 대승이라고 하는데 그에 비하면 자신은 소승이라고 한다. 이 분이 더 괴로운것은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할때마다 방언이 나온다는 것이다. 정말 희한한 일이다.
목사님은 이 분에게 모든 걸 책임져 줄테니 승려생활을 접고 여기 계시라고 했다. 하지만 이분은 어려운 심경만 토로한 채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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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경험 2007/06/05
지난주 금요일 은평시립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병원에서 퇴원하셔야 하는 분이 계신데 가실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분이 가나안쉼터에 가고 싶다고 해서 이쪽으로 보내드리고 싶은데 괜찮냐고 문의를 했다. 그리고 어제 병원관계자와 함께 이곳에 왔다. 30대밖에 안되는 젊은 사람이었는데 팔 한쪽이 없었다. 태어날때부터 없었던 것이 아니라 이번에 없어지게 된 것이다. 노숙생활등으로 삶의 희망을 잃고 지하철 투신 자살을 했다. 다행이 죽지는 않았지만 팔 한쪽을 잃게 되었다. 시립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을 하는참이었지만 갈곳이 없었고 그나마 기억에 남는 곳은 노숙을 하며 가끔 밥을 먹었던 우리 쉼터였던 모양이다. 상담내내 침울했다. 아직도 자살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자살 하기 전보다 상황은 더 안좋아졌다. 사지 육신이 멀쩡할때도 자살할 만큼 마음이 힘들었는데 이제 팔마저 없어져 버렸다. 살아야 겠다는 의지가 생긴다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으면 재차 자살을 시도할 것이다. 아니면 자살을 하지 않더라도 삶의 희망을 잃은채 우울증에 빠져들 것이다. 정말 이 곳에는 더 어려운 가운데도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분들을 보며 삶의 희망을 다시 싹틔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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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돈 안내셔도 되요 2007/06/05
한분이 사무실에 들어오셨다.
"어떻게 오셨어요?"
- " 밥 좀 먹으러..."
"네, 그러면 위에 올라가서 줄 서시면 되요"
그런데도 이 분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올라가지 않으셨다. 보아하니 돈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아저씨, 여긴 돈 안내셔도 되요. 그냥 줄만 잘 서셨다가 식사하세요"
아마 다일공동체에서 식사를 해 보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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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방문봉사 2007/06/19
지난주 토요일 사랑의 교회 (담임 오정현목사님)에서 오셔서 봉사를 하셨다. 30여분이 오셔서 예배실 겸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을 청소하고, 지하 목욕실과 주방일을 도왔다. 수고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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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의 죽음에서 살리신 예수-간증 2007/06/20
<멸망의 죽음에서 살리신 예수>-강봉학
세월속에 우리 부부는 주임안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몸이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병원에 가보자고 했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은 결과 청천벽력같은 의사의 진단이 내려졌다. 대장암이라는 판정이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고 병원측에서 말했지만 나의 아내는 수술을 거절했다. 수술을 하지 않고 기도로 치료하겠다고 고집한 것이다. 아내는 신앙이 좋은 교회 권사였다. 하지만 수술을 하지 않고 기도로, 하나님의 능력으로만 치료한다고 하니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내가 잘못 된 믿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교회 목사님과 주위 성도님들은 수술을 하라고 권유했으나 듣지 않고 고집을 부렸다.
시간은 흘러 대장암말기가 되었다. 병원에서는 사형선고를 내렸고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었다. 이미 때는 늦었지만 원이라도 없게 수술을 권했다. 아내는 마지못해 고집을 꺾고 수술을 했다. 때늦은 수술이었다. 이미 암세포는 온몸에 퍼져 있었다. 당시 일반가정에서는 의료보험이 없을 때라 4년동안의 병원비가 태산같았다. 오랜 투병생활도 허사로 돌아가고 빚만 태산 같이 남았다. 1984년 9월 30일 밤 9시에 나의 아내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때부터 나의 삶은 파산되고 마음은 산산조각이 나고 가족은 흩어지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정신이 나가 아내의 묘를 카메라로 촬영해서 그 사진을 책상 위에 쌓아 놓았다. 이러기를 수개월, 나의 삶은 고독과 눈물, 공허로 가득찼다. 아내가 고집하며 수술을 응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 후부터 하나님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홍수물결에 떠내려가는 신세가 되었고 어느 누구도 나를 위로할 자 없었다. 이렇게 세상을 방황하며 탕자와 같은 생활하기를 22년. 이 곳, 저 곳으로 다니며 잡일을 하며 생활을 해왔다. 아내없는 독신생활이란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나이는 점점 들어 몸은 노쇠해졌다. 일을 하면 등과 옆구리에 담이 걸리곤 했다. 어쩔 때는 너무나 심하게 담이 걸려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몇날 몇 일 을 굶고 누워 있기도 했다. 아내가 떠난지 22년, 아내가 보고싶기도 하고 세상이 싫어지기도 해서 아내가 있는 저 세상으로 갈 것을 다짐했다.
나는 죽으려고 넥타이로 빨리 숨이 막히는 부분을 찾는 연습도 해 보았다. 2006년 7월 27일 오후 3시에 계획대로 세상을 떠날 마음을 굳게 먹고 지쳐 쓰러지는 몸을 겨우 움직였다. 그리곤 계획된 장소로 걸어갔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찹했다. 길을 걷는 중 우연찮게 전에 같이 일하던 동료를 만나게 되었다. 그 사람은 나를 보는 순간 놀라서 물었다.
"형님! 일도 안 나오시고 어찌 된 일입니까?"
나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상대를 쳐다보았다. 그 사람은 나의 얼굴표정과 지친모습을 보고 길옆 음식점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곤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나는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이때 그는 나에게 놀라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형님! 좋은 수가 있어요. 서울에 올라가면 청량리 588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 곳에 가나안교회가 있어서 노숙자, 독거노인, 장애인들에게 무료로 재워 주고 식사도 주고 아프면 치료도 해줘요. "
"588이 무슨 번호인가?" 나는 물었다.
"형님은 그것도 몰라요? 청량리 창녀촌을 588이라고 해요. 형님은 거기 가면 적격이예요. 매일 예배도 2번씩 드린데요"
나는 교회라는 말과 예배드린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들었다. 자살이라는 생각은 사라지고 22년전 예수님을 믿고 순종하며 섬기던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님께서 막다른 골목에서 나를 이렇게 구원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비로소 내가 가야할 길을 깨달았다. 몸은 지칠대로 지쳤지만 청량리588이라는 곳을 찾아간다는 생각에 은혜의 기쁨이 넘쳤다. 간단한 소지품을 챙기고 가나안교회를 찾아왔다. 방을 배정받고 짐을 풀어놓으니 감사가 나왔다. 저녁식사를 하고 예배시간이 되어 예배에 참석했다.
22년만에 드리는 예배였다. 집사의 직분을 맡고서도 헛되이 살아온 인생을 뉘우치고 그분께 용서를 구했다. 찬송도, 말씀도 나에겐 너무나 큰 은혜였다. 아멘소리가 입에서 터져나오고 감사를 연발했다. 너무나 큰 기쁨이 넘쳐났다. 은혜의 생활을 시작하면서 지친몸이 풀어지고 결리었던 담도 나아갔다. 아내는 살았을 때 늘 헌금을 제대로 못하니 몸으로라도 헌신하겠다고 말해왔다. 나는 새벽예배 드리기 전 새벽3시만되면 교회에 나가서 매일같이 걸레를 빨아 마루바닥과 의자를 깨끗이 닦으면서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사람들 마음속에 악함이 있다면 걸레로 더러움을 닦아내듯이 악함을 없애주옵소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쓸고 닦으면서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지 완전 새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비웃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더욱 감사했다.
그러나 얼마 후 나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 탈장이라는 것이 생겨서 입원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시립병원에 입원을 하고 수술하기 위해 침대에 누워있었다. 병실은 신음소리가 있고 나를 위로할 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다는 생각에 감사했다. 간호사는 수술준비를 하겠다고 팔에 주사를 놓았다. "아프시지요?" "아니요, 나의 몸을 주님께 맡기었기에 아프지 않습니다." 그 순간 간호사는 나의 손을 꼭 잡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수술비도 없는 가난한 나를 수술하게 하심도 감사한데 간호사를 통하여 나같은 죄인을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은혜를 무엇으로 갚으랴! 나는 어떠한 고난이 올지라도 주님을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강봉학-
위의 글은 작년 8월 7일 입소하신 강봉학씨의 글이다. 입소한지 1년이 다되어 가는 동안 글에서처럼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한 달 전쯤 강봉학씨는 쉼터의 한 방을 책임지는 실장으로 임명받았다. 자기와 같은 사람을 관리하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아내를 잃은 후 자녀들과도 소식이 끊어졌었는데 얼마 전 연락이 되었다고 한다. 다들, 잘 자라나서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다. 자녀들이 모시겠다고 하지만 본인은 이 곳이 좋다고 이 곳에 남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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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사는 인생-간증 2007/06/27
나는 믿는 가정에서 태어나 별탈없이 잘 성장했다. 청년이 되어 지금의 아내와 연애 결혼을 했는데 장모가 반 무당인 독실한 불교 집안이 딸이었다. 완고한 장로이신 아버지의 반대를 꺽으면서 아내를 전도하여 개종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과 또 그 약속을 전제로 결혼을 했다. 그러나 믿음이 약한 나는 오히려 아내의 영권에 지배를 받게 됐고 급기야 교회까지 멀리하는 하나님을 외면하는 삶을 살게 됐다. 나는 교육공무원으로 근 23년동안 비교적 순탄하고 충실한 삶을 살았다.
그런던 1995년 12월 14일 나는 직장에서 과로로 쓰러졌다. 술,담배를 전혀 모르고 살았던 나에게 간암3기 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생긴 것이다. 경희의료원에서 6개월 시한부선고를 받고 치료시기를 놓쳤다는 이유로 나는 아무런 할일이 없이 속절없이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와도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었다.
그때 대전 XX감리교회 권사로 있는 큰 동생이 "오빠는 올캐가 믿는 악령에 동조하고 살아온 죄의 댓가로 고통받고 있으니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라"는 뼈 아픈 충고를 들었다.
직장도 그만 둔 나는 그때부터 하나님께 매달리며 아내의 보살핌도 뿌리치고 혼자 요양 기도원에 가서 지내며 피눈물 나는 회개의 기도를 하며 지내던 중, 동생의 권유로 한양대 병원 XX박사를 만나게 되었고 수술이 잘될경우 5년 생존율이 15%라는 말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간을 85%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나는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건강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건강이 회복되었을 무렵, 나는 지루하고 무료한 세월을 보내던 중 평소에 알던 보험회사 설계사로부터 금융다단계에 돈을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이 왔다.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나는 돈을 벌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병원비로 많은 돈을 썼지만 그래도 퇴직금과 아파트는 남아있었다. 처음에는 가족들 모르게 카드로 시작했고 그리고 은행신용대출, 그 다음은 퇴직금, 아파트의 순서대로 파멸의 길을 가고 있었다.
나는 이미 미쳐 있었다. '오! 하나님 나를 왜 살리셨나이까?' 결국 정체도 모르는 사채에까지 손을 댓고 그것이 치명타였다. 그 결과는 엄청난 공포와 피할 수 없는 파멸로 몰려왔다. 가정을 파멸시킨 무책임한 나! 처자식을 한순간에 알거지로 만들어버린 비열한 나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죽어야한다. 다시는 가족들을 볼 수도 없고 더 살려고 애쓸 이유가 없다. 그 생각뿐이었다. 나는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하고 부모님 산소를 찾아갔다. 마지막 인사였고 그리고 그곳을 나의 마지막 장소로 택한 것이다. 맨정신에 도저히 죽을 자신이 없어서 미리 준비해간 소주를 난생 처음 입에다 부어 버렸다. 그리고는 준비해 간 줄에다 목을 매달았다. 그런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내 몸이 차디찬 부모님의 산소위에 떨어져 있었다. 알고보니 줄이 끊어진 것이다. 그 튼튼하던 줄이... 믿을수가 없었다.
나는 암흑과 같은 산속에서 밤새울다가 지쳤고 갑자기 무서움이 몰려왔다. 방향도 분간할 수 없는 어둠을 헤치고 기다시피하며 그곳을 빠져 나왔다.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죄인을 어디에 쓰시려고 또 살리셨을까?
서울로 올라와 종묘공원에서 하룻밤을 새웠다. 다음날이 되었지만 딱히 갈 곳이 없었다. 그때 나는 노방전도 나온 어느 목사님을 만나서 가나안 교회를 소개받았다. 그 길로 청량리 가나안교회에 왔고 입소했다.
"세상에 이런 교회도 다 있었구나!"
나는 김도진 목사님의 영권에 눌려 지금까지의 믿음과 신앙관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마치 딴세상에서 살고 있는 듯한 평안을 누리게 되었다. 나로 인하여 지금도 고통속에서 살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살아 있는 것이 죄스럽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살리신 뜻이 계실것이라는 것이 내가 살아야할 이유가 된다. 하나님께서 덤으로 주신 이 귀한 생명, 나름대로 충실하게 그리고 온 몸을 다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살 것이다.
-김창두-
이 글은 2003년 10월 22일 본 쉼터에 입소하신 김창두씨의 간증이다. 현재 김창두씨는 본 쉼터에서 오랫동안 실장직을 맡아 성실히 수행하고 있으며 쉼터 세탁일을 도맡아 하고 계신다. 게다가 찬양의 재능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 두번씩 저녁 예배 찬양인도를 하고 계신다. 또한 본 교회 성가대에서 테너파트를 맡고 계시는 등 누구보다도 교회와 쉼터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계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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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하려면 주소를 옮겨야 합니다. 2007/06/28
쉼터 입소자에 대한 규정이 까다로워 지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7월부터 모든 입소자의 주소를 쉼터로 옮기도록 하고 있다. 이제 주소가 다른 곳에 있는 사람은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쉼터도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이번 조처로 인해 주소가 다른 곳에 되어 있는 100여명의 입소자를 본 쉼터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중에는 주민등록이 말소되어서 주민등록을 살리는데 돈이 들어가야 하는 분들도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우리 쉼터에서 지원해 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