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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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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9월~12월 쉼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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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788회 작성일 : 21-05-17 11:41

본문

감싸주기    2004-09-03

어제 저녁때 진XX씨가 사무실에 올라왔다.술이 많이 취해 있었는데 전날에도 술을 먹고 예배시간에 엎드려 자는 것을 못본척했는데 또 먹고 온것이다.와서 하는 소리가 4구역에 있는 김영X씨를 받아달라는 것이다.김영X씨는 얼마전 술을 먹고 사무실에 찾아와 실갱이를 하다가 퇴소가 된 사람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술을 잔뜩먹고 난장까고 있으니 한번만 봐 달라는 것이다.하도 기가막혀서 아저씨나 똑바로 하라고 하니까 자기는 목사님이 잘 알아서 괜찮다고 한다.

-"도대체 왜 술을 먹고 사무실에 찾아오는 겁니까? 퇴소하려고 작정을 하셨나요?"

 "그게 아니라..4구역 그 사람좀 봐 달라고 부탁하러 왔거든요"

-"아저씨 지금 장난합니까? 어제 술먹고 예배시간에 자던것도 봐주니까 오늘도 또 술먹고 와요?"

 "제가 뭘 잘못했다고 그럽니까? 그사람 밥사주고 술사준것 밖에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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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살았슈~    2004-09-07

몇주전 입소시켜달라고 해서 입소를 해준 현XX씨가 있다.전에도 갈곳없으면 입소했다가 금방나가는등 별로 쉼터생활이 좋지 않아서 받지 않으려고 했는데 하도 부탁을 해서 받아주었다.

아니나 다를까...그 다음날부터 들어오지 않는것이었다.그런데 몇 주가 지난 오늘 비를 쫄딱맞고 사무실로 들어서는 것이다.술도 먹은것 같고..뭐하다가 왔는지 얼굴은 헬쓱하다.

그런데 들어오자마자 자기가 죽다살았다는 것이다.무슨 얘기인가 했더니 고기잡이배를 탔다는 것이다.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정신이 이상해진거 같았다.

근 한달을 일하고서 받은 월급이 7만원이라고 한다.그러면서 계속 죽다 살았다고 되풀이한다.다시 입소를 시키긴 했지만 방에서들 안받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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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서

한 할머니가 오셨다.여기서 식사도 하시는 분이다.연세도 많으신데다가 너무 말라서 돌아가실때가 다 된거 같았다.그런데 오늘은 왠 쪽지하나를 가져오셨다.
"여기다가 이름하고 주소좀 써 주세요"
-"그게 뭔데요?"
"이게 진정서인데 내 남편이 하도 때려서 진정서를 써서 경찰서에 갔다 주려구요"
-할아버지께서 중풍이라고 하셨쟎아요"
"중풍이래도 심하지 않아서 이렇게 때려요"
-"손주분이 계시다면서 손주가 말리지 않나요?"
"손주가 말리고 그러는데 오히려 손주한테 맞는다고 소리지르고 해서 싸울때는 손주를 내보내고 싸우거든요"
손목을 보니 양손이 다 시퍼렇다.
-"할머니 경찰에 신고하시죠"
"경찰서에 갔는데 잘 안해줄려고 해요.본 사람도 없다고"
-"그러면 진정서를 써서 남편분을 어떻게 하시려구요"
"때려주라고 할려구요"
-"할머니,경찰들이 때리지도 않을뿐 아니라 할아버지를 감옥에 보내기도 힘들거예요.차리리 할머니가 요양원같은데로 들어가시죠.저희가 무료로 보내드릴수도 있어요"

그건 싫은지 대답하지 않으신다.이혼까지 하려고 했다는데 이혼도 안된다고 한다.정말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까지 서로 이해하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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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니...    2004-09-13

비가 온뒤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다.그래서 그런지 요즘 부쩍 입소인원이 늘고 있다.여름동안에도 정원을 초과한 상태였었는데 올 겨울은 작년보다 더 많아질 거 같다.작년에 하동병원에 입원한 사람들까지 치면 250명가까이 인원이 되었었는데 올해는 훨씬 늘어 날 거 같다.

대책이 필요하지만 더이상 쉼터를 늘릴수도 없는 입장이라 기도만 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보면 반정도는 처음오는 사람들이고 반정도는 이곳에 있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오늘도 작년에 술로 인해 퇴소됐던 강XX씨에 대해 영등포 상담소에서 전화가 왔다.입소가 가능하냐는 얘기다.다시 술을 먹지 말것을 약속받고 오라고 했지만 얼마나 버틸지...

알콜자들을 위한 자체내 시설만 있어도 분리 수용을 할수있을텐데 지금으로선 술을 먹으면 내보내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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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의 돈을 다빼가면...    2004-09-15

쉼터에 최XX씨라는 분이있다.연세가 66세나 되시는 분인데 몇달전 한 업체에 취직을 했다.야간에 사무실을 지키는 일이다.월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 나이에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때문에 열심히 일을 하셨다.쉼터에서도 야간일로 인해 외박하는 것에 대해서 양해를 해드렸다.

그런데 얼마전 문제가 생겼다.이분이 술을 먹고 낙심해 계신 것이다.정말 성실하신 분이었는데 이유가 궁금했다.

그 이유는 월급을 받아서 넣어놓은 통장에서 어느날 돈이 다 빠져 나간 것이다.아마도 갚아야 할 빚이 있었던 모양인데 인출해 나간 것 같다.

사실,이런 경우는 많다.쉼터에 오시는 분들의 상당수가 국가기관이나 은행등에 빚을 진 경우가 많다.그래서 돈이 있어도 자기 통장을 만들지 못한다.돈을 벌어서 빚을 갚으면야 좋겠지만 길어야 몇달...월급도 몇십만원이 고작인데 열심히 일한 보람도 없이 다 나가고 나면 다시는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빚이 많으면 아예 갚을 생각도 일할 생각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자신의 잘못으로 진 빚을 갚는것이야 당연하겠지만 최XX씨와 같은 경우는 일할 의욕조차 없애는 결과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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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만 받아주세요,옷좀주세요    2004-09-22

쉼터에 오시는 분들중에는 처음이 아닌경우가 절반이 넘는다.여러가지 이유로 퇴소를 하지만 얼마 있으면 갈곳이 없어지기 마련이다.그러면 다시 쉼터를 찾는데 술로 인해 퇴소를 당한 사람들은 재입소하러 올때 대부분 또 술을 먹고 온다.

그래서 재입소는 커녕 한소리듣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이들을 다시 받기는 어렵다.전에 술을 먹었어도 다시 끊고 살아보겠다는 사람들은 받아 주지만 전혀 의지가 없는 사람들은 받을수가 없다.

오전 11시 20분
 며칠전 임지X씨가 쉼터에 찾아왔다.알콜때문에 이곳에서 퇴소된 사람인데 가끔 찾아온다.요즘 청량리 역전주변에서 노숙을 하는 모양인데 그곳에 있는 노숙자들의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쉼터에 와서는 동생이 비를 맞고 추워하니 잠바를 좀 달라는 것이다.동생이라는 사람을 보니 다름아닌 이원X씨였다.둘다 한때는 이곳에서 있으면서 실장까지 했던 사람들이다.목사님께서 그들에게 그토록 모험을 걸었지만 목사님의 기대를 저버리기를 수십번이다.정말 특별한 두 사람인데 서로 형님,동생이라고 하며 다니는 것이다.

이 두사람이 특별한 것은 그래도 살아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그런데 알콜이 너무 심해서 자포자기를 할때가 많다.알콜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한번 술을 먹기 시작하면 사람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노숙을 하며 술만 먹는다.우리의 현실로는 이들을 받을 수가 없고 며칠전처럼 비를 쫄딱맞고 냄새나는 모습을 보면 불쌍하기도 하다.빨리 종합복지관이 이루어져서 이들도 품에 안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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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단속첫날    2004-09-23

어제밤 12시를 기점으로 성매매단속법이 발효되었다.이곳 588도 경찰들이 배치되고 단속이 시작되었다.가끔 범죄자들(신창원같은..)을 잡기 위해 단속하는 경우에 588전체가 불이 꺼지는 경우가 있다.다들 영업을 일시 멈추는 것이다.단속을 피하기 위해서 문을 닫고 불을 꺼 버리는 것이다.

어제밤 12시를 기해서 이곳은 영업을 중지했다.물론 며칠이나 갈런지는 몰라도 오늘 아침588은 쥐죽은 듯이 조용하다.유리문 안에는 아무 여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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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교회식사대접,KBS에 신고      2004-09-30

매월 왕십리교회에서는 소외된이들을 초청해서 식사를 대접해 준다.그날이 되면 우리 쉼터로도 차를 보내주는데 우리는 노인분들 위주로 보내드린다.교회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해드리는데 매월 본 쉼터를 생각해 주시는 왕십리교회께 감사드린다.

 어제 KBS에서 시청으로 연락이 갔다고 한다.어떤 사람이 KBS에 제보를 했는데 가나안쉼터에는 실제 인원이 100명도 안되는데 부풀려서 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이런일이 있으면 그날은 여기 저기서 전화가 계속온다.시청과 구청 사회복지과에서 아침부터 전화가 왔다.그리고 잠시후에 KBS에서도 전화가 왔다.물론 허위사실인데 그것을 해명하는것도 조심스럽다.자칫 방송에 허위사실이 나갔다가는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기때문이다.전에도 방송에 허위사실이 나간 한 쉼터가 엄청난 타격을 받고 법정에서 진위가 가려졌다고 한다.

우리를 방송국에 제보한 사람은 누군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략 감이 잡힌다.전에 청송에서 평생을 보낸 한 사람이 왔었는데 목사님이 특별히 잘해주었던 적이 있었다.그런데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다가 강제퇴소당하자 그때부터 앙심을 품고 목사님을 해하려고 돌아다닌다.한동안 안 나타나서 그만두었나 했더니 아직 정신을 못차린 모양이다.

전에는 구청에 찾아가서 가나안쉼터는 노숙자는 70명도 안되는데 다른 사람을 명단에 올려놓고 돈을 탄다고 신고하는 가 하면 칼을 들고 구청장을 찾아갔다가 직원들에게 돈을 받고 나오는등 죄질이 나쁘다.껄핏하면 동사무소에 가서 행패를 부리고...현재 검찰청에서 날라온 벌금이 300만원정도나 된다.

하여튼 목사님보고 길에서 조심하라고 협박할 정도로 앙심을 품고 있는데 청와대까지 민원을 넣는 경우도 있다.KBS에서는 전화가 와서 여기 어떤 사람들이 입소하냐고 물었다.혹시나 정말 노숙자가 아닌데 입소해 있나 해서 물은 것이다.

 "어떤 멀쩡한 사람이 지하실 케케묵은 곳에서 10여명씩 한 방에서 살겠소?"

그렇다.단돈 1만원만 있어도 쪽방얻어 나간다.이럴때는 이곳 쉼터 시설이 열악하다는 것에 감사한다.다 그런건 아니지만 괜찮은 시설의 쉼터들은 입소자를 가려서 받는다.

오전 12시
 어제 경찰서에서 한 사람의 신고를 받고 왔다.이 사람은 술먹고 쉼터에 입소하러 왔다가 안 받아주니까 가나안쉼터는 왜 사람을 받지 않느냐고 신고한 것이다.경찰들도 어이가 없지만 신고를 받았기때문에 와봐야 한다고 온것이다.목사님은 "여기가 교회인데 술먹고 행패부리는 사람을 입소시키겠소? "라고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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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단속후      2004-10-06

성매매단속후 588은 아직까지 10흘이 넘도록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저녁예배가 끝나고 나가다가 컴컴한 588동네를 맞이하니 섬뜩할 정도다.일반동네는 가로등이라도 있는데 이곳은 윤락촌의 화려한 불이 꺼지자 암흑의 도시가 되고 말았다.

사실상 영업은 중단된 상태지만 어제는 피켓을 만드는등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아마 데모를 하려고 만드는 것 같은데 이들도 살길이 깜깜한 거 같다.

이제 이 588에서 불을 밝히고 있는것은 교회밖에 없다.

오후 3시 36분
 어제 입소했던 한 청년의 어머니가 지금 덮을 이불을 가져 오셨다.이곳을 어떻게 아셨는지 아들을 데리고 오셨었는데 아들의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않은 상태다.그러다보니 여기저기 시설들을 돌아다닌 모양이다.어머니에게 칼을 들고 덤빈적도 있다고 하는데 의외로 말은 잘 듣는 편이다.
어제 입소해서는 자주 사무실에 들락날락한다.
어제는 성가대를 하고 싶다고 찾아왔다.해본적이 있느냐니까 마이크들고 복음 성가를 해봤다고 한다.우선 술 담배부터 다 끊고 생각해보자고 돌려 보냈다.
오늘 아침에는 먹은 걸 자꾸 토한다고 왔다.체한거 같아서 약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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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한테 전화좀    2004-10-11

알콜정신병원에서 한명이 쉼터를 찾아왔다.해남에 있는 병원이라는데 4개월만에 나왔다고 한다.술이 잔뜩취해 와서는 횡설수설이다.그러더니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달라고 했다.자기가 친구 집에 찾아갔었는데 친구 부인이 신고를 해서 쫓겨났다고 한다.호주머니에는 친구 이력서1장도 갖고다닌다.친구집에 전화를 하니 친구라는 사람이 입장이 난처한가 보다.

한참 상담을 하다가 갑자기 이렇게 묻는다
"시계를 보니 3시라고 되어있는데 오후3시요~아침3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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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하려면 보호자가 필요해요    2004-10-12

날씨가 추워지니까 밖에서 노숙을 하며 술로 세월을 보내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들어온다.생각같아선 안받고 싶지만 그랬다간 죽을지도 모른다.얼마전 담임목사님은 청량리역광장에서 술로 인해 몸도 잘 못 가누는 이원X씨를 만났다.쉼터에 입퇴소하기를 수십번... 그런데 다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지나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그가 다시 쉼터에 왔을때는 몸상태가 말이 아니었다.다행히 금방 회복되기시작했지만 본인도 할 말이 없는지 우리를 피해다닌다.지난번 나가서는 무슨 결심을 했는지 쉼터에 찾아오지 않았다.그러기를 몇개월...전 같으면 매일 와서 술주정하며 받아달라고 조르기라도 했을텐데 이번에는 전혀 찾아오지도 않았다.얼마전 교회건물 뒤편에 술에 취해 쓰러져 있으면서도 사무실엔 찾아오지 않았다.아마 술먹다가 죽을 생각이었나보다.그래도 목사님이 오란다고 아무말 없이 따라온것을 보면 꽤 힘들었었나보다.

이원X씨가 입소한 후 몇주가 흘렀다.이번에는 목사님깨서 임지X씨를 데리고 왔다.이 사람도 알콜때문에 우리쉼터를 자주 들락거린다.이런 사람은 술을 밥보다 많이 먹는다.임지X씨가 다 죽어가는 모습으로 쉼터를 찾자 목사님은 두말않고 입소시켰다.술에 쪄들었는데도 입소를 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경우는 그냥놔두었다간 죽게 생긴 경우이다.오늘 병원에 데리고 갔다오니 병원에서는 금단증상이 나타나니 입원을 시키라고 했다.그런데 이 사람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김보하씨가 보호자를 하겠다고 해서 함께보내주었다.그래도 전에 자기와 함께 있던 사람이라고 자기돈 들여서 식사해가며 간호를 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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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퇴원    2004-10-14

얼마전 목사님이 받아줘서 입소한 임지X씨가 병원에 입원한지 며칠 안되어서 강제 퇴원당했다.병원에서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쉼터 아저씨들중에 한명까지 보내주었는데 병원에서 난리를 친 모양이다.

금단현상은 둘째치고 술을 너무 먹어서 위가 출혈이 심하다고 하는데 팔에 꽂아 준 링거를 몇번씩 뽑아 버리는가 하면 밥을 먹으면 토하기 때문에 죽을 주니까 라면사오라 밥 가져오라고 난리를 치고 병실 사람들에게 구걸을 해서 술을 사먹으려고 하는 등 도저히 감당히 안되는 것이다.

결국 다시 쉼터로 왔다.이제 방법은 두가지다.내일 하동병원에서 올라오는데 그리로 보내는 방법과 만약 그것이 안되면 그가 하고 싶은데로 내버려 두는 것이다.그러면 며칠 안있어 길거리에 쓰러져 있을 것이고 경찰차에 의해 병원에 후송될 것이다.

현재상태로는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버렸다.그토록 도와주려고 하는데 그것을 거부하고 오히려 병간호를 간 사람을 때리기까지 하니 정말 적반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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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2004-10-15

어제 병원에서 강제퇴원 되어서 온 임지X씨가 오늘 관양알콜병원에 가기도 전에 벌써 청량리 역광장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이제 아마도 길거리에 쓰러져서 행려처리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다.

오후 5시42분
14호실에서 한 사람이 사무실에 왔다.방 사람중 한 명이 자신에게 막 욕을 한다는 것이다.얘기를 듣고 있는데 곧이어 그 사람이 사무실로 오면서 연실 욕을 하는 것이다.특별한 이유가 없다는데 욕을 멈추지 않는다.

방에서 윗사람에게까지 마구 욕을 해서 있을 수가 없다고 한다.그 사람에게 왜 욕을 하냐고 하니까 별 대답없이 계속 욕을 한다.결국 다른 곳으로 가보라고 했다.가끔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보여도 정신적으로 잘못된 사람들이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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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짐작이 맞았군    2004-10-18

어제 한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고무X씨가 어제 교회에 찾아왔다.지난번 KBS에 신고한 것이 이 사람이 아닐까 추측했었는데 역시 맞았다.

주일날인데 술을 먹고서는 시비를 걸러 온 것이다.그러면서 우리뜻대로 되지는 않을 거라며 협박을 한다.하도 시비를 걸며 가라고 해도 안가서 경찰을 불렀다.결국 가기는 했지만 한동안 또 자주 나타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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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MBC에서 사창가에서 대모하는 것을 취재하러 왔었다.588사람들은 교회주변에서 마스크를 쓰고 시위를 했고 매스컴에서는 생방송을 한 모양이다.이번주에 집회가 또 있다고 하는데 요즘 이곳은 영업을 하지 않아서 아주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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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룡이 아저씨 회갑예배      2004-10-22

어제 오후 4시 삼룡이 아저씨의 환갑예배가 있었다.벙어리인데다가 청량리에서 수십년을 노숙생활을 해서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른다.그래서 벙어리 삼룡이를 따서 그냥 임삼용이라고 부르는데 얼마전 놀라운일이 있었다.

동생이라는 분이 밤에 찾아왔다는 것이다.그리고는 올해 10월 21일이 환갑이라는 것이다.그러면서 50만원을 주고갔다.교회에서 환갑잔치를 해달라는 것이다.삼룡이 아저씨가 다른 아저씨들보다 특별한 것은 말을 못하는 것뿐만아니라 목사님을 무지 좋아한다는 것이다.하루에도 골백번씩 목사님 식사하라도 내려온다.예배시간이면 방석을 갖고 있다가 재빨리 목사님 앉는 의자에 갔다 놓는다.게다가 어디서 구해오는지 음료수 한병씩 강대상에 놓기도 한다.목사님이 설교하러 올라가시면 앞으로 나가서 신발정리한다.다른 강사목사님들 한테는 절대 하지 않는다.오히려 강사 목사님에게 주었던 음료수를 담임목사님에게 갔다주어서 난처한 경우도 있다.

그러다보니 비록 말을 못해서 다른 사람과 자주 싸우지만 삼룡이 아저씨에 대한 애정이 특별하다.양복을 사고 넥타이를 해주고 구두까지...정말 차려입으니까 폼난다.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교회에서 감사예배를 드렸다.예배후에는 60이 넘은 분들만 모여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환갑이라고 잔치는 못해도 떡을 준비하고 주방에 부탁해서 미역국을 끓였다.아마 삼룡이 아저씨에겐 잊지 못할 날일 것이다.단지,가족들은 나타나지 않았다.아마 가족을 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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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나들이,야구    2004-10-27

내일 쉼터전체가 파주 아쿠아랜드로 온천나들이를 간다.현재 150명정도를 예상하고 준비중인데 게중에는 안가겠다는 사람들이 있다.어느 단체에나 단체활동을 빠지려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쉼터아저씨들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맨날 놀다가 꼭 어디 가자고 하면 바쁘다고 한다.약속이 있다고 하는가 하면 일하러 가야 한다고 하는등 별 이유도 아닌 이유를 댄다.

그래도 쉼터 전체가 나들이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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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주 한번씩 운동을 하러 나간다.특별히 야구를 하고 있는데 얼마전부터 국립합창단 야구팀과 친선경기를 갖고 있다.그 팀이나 우리나 취미삼아 하는 것이지만 다들 열심이다.아저씨들도 그동안 안하던 연습을 하느라 매일 글러브와 공을 갖고 나간다.비록 우리는 유니폼도 없고 장비도 변변치 않아서 목장갑을 끼고 하고 있지만 그래도 운동으로 하나가 될 수 있어서 호응이 좋다.지금까지의 전적은 1승 3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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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에 계신 어머니를 만나다,틀니    2004-11-03

며칠전 탈북자 신XX씨가 상기된 모습으로 사무실에 올라왔다.왜그런가 했더니 TV에서 북에 계신 어머니를 보았다는 것이다.

신XX씨는 몇년전 탈북을 해서 이런 저런 사정끝에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그러다보니 TV에서 하는 '남북의 창'이라는 방송을 늘 보았다고 한다.그런데 지난주 방송에 어머니가 나왔다고 한다.어머니가 요리사라고 하는데 개성의 요리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어머니가 나와서 소개를 한 것이다.우리도 인터넷으로 다시 보면서 확인을 했고 본인은 너무 감격스러워서 눈물까지 흘렸다.한국에 와서 사기를 많이 당했는데 이제 이곳 쉼터에 와서는 쉼터일을 도우며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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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에 계신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이가 안좋다.아예 없는 분들도 계신데 돈이 많이 들어서 틀니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왠 만한 수술이나 병원이용은 다 무료로 되지만 틀니는 거의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그러다보니 사실 틀니를 하는 것은 엄두도 못낸다.

그런데 이번에 틀니를 무료로 해준다는 공문이 내려와서 대상자들을 파악하고 있다.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먹지 못하던 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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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포탈    2004-11-05

쉼터에 강덕X씨라는 사람이 있다.좀 모자란 사람인데 그 사람앞으로 핸드폰요금이 나왔다.자그마치 700여만원...

더욱 놀라운 것은 7억여원의 세금포탈혐의로 수배중인 것으로 드러났다.결국 자기 명의를 누군가에게 빌려준 것이다.여기 계신 분들 중엔 그런 사람이 많다.고작 몇 만원 받고 명의를 빌려 주어서 나중에는 수억씩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오늘 조사하러 나온 다고 했는데 와봤자 별 수 없는 경우가 많다.이렇게 노숙자에다가 정신까지 온전하지 못한 사람들을 감옥에 넣는다고 아무 득될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오히려 이런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을 잡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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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겨울나기    2004-11-09

올 겨울을 대비해서 각 교회 및 후원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다음은 이번에 각 교회 및 후원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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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께

 벌써 1년의 마무리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동역자 여러분의 기도와 관심으로 저희 사회복지법인 신애복지재단(가나안 노숙인 쉼터)는 많은 일을 감당 할 수 있었습니다.

점점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고 이에 따라 노숙인들은 늘어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더욱이 올해는 많이 추워질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있어 저희 매우 다급한 상태로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쉼터에는 170명의 실직 노숙인들이 입소해 있으며 식사 시간이면 매끼 40-50명의 외부 노숙인 들을 포함해 220-230여명이 식사를 해, 하루면 700여명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숫자는 더욱 늘어 날것 같습니다.

금번 겨울에는 난방비(약 1300만원 예상)를 비롯한 거리 노숙인 지원등에 많은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에 동역자 여러분에게 협조의 말씀을 드립니다. 금번 겨울에 우리가 더욱 많은 사역을 펼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의 관심에도 매우 큰 감사를 드리며 실직 노숙인들을 비롯한 소외된 이들에 대한 여러분들의 뜨거운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사회복지법인 신애복지재단
(가나안 노숙인 쉼터)
이사장 김 도 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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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맨하탄 필 오케스트라    2004-11-15

어제 주일저녁에는 인천맨하탄 필 기독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오셔서 연주를 했다.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정말 아름다운 연주로 교회안을 가득채웠다.전체 단원중 절반 정도가 왔다고 하는데 대부분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렸다.오케스트라연주를 처음 듣는 우리 아저씨들도 정말 진지하게 경청을 하였고 한 곡이 끝날때마다 힘차게 박수를 치는 등 함께 동참해 주었다.

먼곳까지 오셔서 아름다운 연주를 해주신 단장님과 단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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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비상체제로의 운영    2004-11-16

날씨가 추워지면서 쉼터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또한 겨울철 동사하는 사람들을 막기위해 각 쉼터들은 어제부터 밤마다 야간 상담을 나가고 있다.야간에 지하도나 거리에서 자는 사람들에게 컵라면이라도 나눠주고 쉼터입소를 유도하는 것이다.그래서 우리 쉼터도 3층에 방을 하나 비워 놓고 응급으로 오는 사람들을 받고 있다.

각 매스컴에서는 올해 노숙자가 많다고 보도를 하고 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고 있다.한창 추울때는 술이고 뭐고 간에 상관하지 않고 일단 목숨부터 살리고 보자는 것이 이 사역을 하는 우리들의 생각이다.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의 동참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우리도 이번 겨울을 대비해서 각 교회와 후원자들에게 겨울철 난방비를 부탁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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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와 나사로,독감예방주사    2004-11-17

성경에 보면 부자와 거지나사로 비유가 나온다.부자의 문 앞에서 한 거지가 살며 버리는 음식으로 먹고 살다가 나중에 죽은 후에 입장이 바뀌어서 부자는 지옥에 가 있고 나사로는 천국에 가서 있다는 것이다.예수님이 이 비유를 한 것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외면하지 말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살라는 말씀일 것이다.

그런데 얼마전에 한 노숙하는 아저씨가 우리 건물 옆에서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버려진 박스나 매트리스를 깔아놓고 추운데 거기서 자는 것이다.그리고 밥은 쉼터에 와서 먹는다.그사람을 보니 부자와 나사로 비유가 생각났다.그렇다면 우리가 부자인가?

물론 그 아저씨에게 입소하라고 계속 말해왔고 결국 입소를 했다.입소후 목욕을 하고 이발을 하고 옷을 갈아 입히니 한결 사람다와졌다.목욕을 직접시킨 신현문씨의 말로는 때가 무지하게 많이 나왔다고 한다.상담하면서 이 아저씨가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입소를 망설이는 그 사람에게 물으니 자신이 바빠서 입소를 해야할지 결정을 못하겠다는 것이다.바쁘다는 얘기를 들으니 웃음만 나온다.

결국 입소를 했고 지금은 잘 생활하고 있다.가끔 돈 몇백원때문에 사무실에 올라오는 일을 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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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독감예방주사가 있다.보건소에서 직접 나와서 쉼터아저씨들에게 접종을 한다.그래도 이런 분들에게 무료로 접종을 해 주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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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엑스 아쿠아리움,부페    2004-11-18

오늘은 쉼터전체가 코엑스아쿠아리움으로 구경을 갔다.처음 가보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들 신기해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다.직장에 가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전원다 갔고 건강한 사람들은 지하철로,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교회차로 이동하였다.특별히 왕십리교회에서 버스를 1대 보내주셔서 편하게 다녀올수 있었다.

오전에 일찍 수족관 구경을 끝내고 점심은 청량리로 와서 부페에서 했다.부페에 들어가니 우리 쉼터를 위해서 특별히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전에도 부페를 간적이 있었는데 아저씨들이 한번에 가득씩 퍼나르는 바람에 음식이 한번에 동나서 애를 먹은 적이 있어서 미리 단단히 교육을 시켰다.


"조금씩 여러번 갖다 드세요...음식은 계속 나오니까 천천히 드십시요"

그런데 식사를 하기 시작하니 첫줄도 안되서 왠만한 음식은 바닥이 나버렸다.다들 접시에 가득 담아오는 것을 보니 배가 많이 고팠나보다.어떤 분들은 일부러 아침도 안먹었다고 한다.하여튼 부페측엔 미안한 감이 있지만 다들 잘 드신것 같다.

부페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다들 놀라신다.속으로야 어쩔런지 몰라도 우리에게 좋은 일 많이 하신 다고 격려도 해주신다.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삼룡이 아저씨도 아니고 얼마전에 입소한 나사로아저씨다.오늘 부페에선 시한폭탄으로 통했다.도대체 먹지도 못할 만큼 퍼와서는 더가져오겠다는 것을 억지로 만류할 정도였다.부페직원들이 음식담는 요령을 가르쳐줘도 막무가내로 자기맘대로 하는 바람에 혹시 무슨 일이 터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부페에서 일하는 분들이 그 아저씨를 시한폭탄으로 부르는 것이다.다들 갈때까지도 가지 않고 기웃 기웃하더니 비닐에 뭘 담아가는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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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2004-11-19

이런곳까지 와서도 같은 방 사람을 고소한다는 사람이 있다.별별 사람들이 다 모이지만 고소한다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사람을 못봤다.사건의 발단은 자신의 핸드폰을 잃어버리면서 시작되었다.괜찮은 핸드폰인데 그게 없어진것이다.게다가 핸드폰이 좌변기속에서 나왔다.결국 수리비만해도 20만원정도 나온다는 것이다.그런데 누가 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방사람중 한명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벌써 몇주째 실갱이를 하는 것이다.사무실까지 몇번을 찾아왔지만 우리 역시 어떻게 해결해 줄 수가 없는 상황이다.그냥 여러가지 정황과 짐작만으로 그러지 말라고 해도 자신의 생각이 분명히 맞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그러다보니 방 실장님이 중간에서 애를 먹고 있다.

오늘 드디어 고소를 하겠다고 협박을 한 모양이다.증거도,증인도 없는 상황에서 심증만가지고 고소도 안되겠지만 설사 그 사람이 그랬더라도 고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문제다.게다가 본인은 의인인척하며 맨날 성경보고 하는 사람이 이런식으로 나오니까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그 사람 말로는 이번기회에 버릇을 고쳐놓겠다는 것이다.

쉼터는 착하고 성실하고 의인들이 모이는 곳이 아니다.이곳에는 교도소출신부터 시작해서 절도범,폭행범,사기꾼,살인자까지 모든 사람들이 모여있다.그러기에 대부분은 서로를 이해하며 살려고한다.물건이 없어지고 돈을 잃어버리고 사소한 일로 주먹이 오고가도 그걸로 인해 경찰에 신고하거나 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무래도 이 아저씨는 백로들이 사는 곳으로 보내야 할 것 같은데 본인은 절대 안나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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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밖까지 이어지는 식사줄    2004-11-25

올 여름부터 식사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아마도 무료급식을 한다는 소문이 많이 퍼진것 같다.전에도 무료급식을 했지만 대부분 쉼터 입소자들이 식사를 해왔다.그런데 올해부터는 외부에서 식사하러 오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더니 급기야 밥이 없어서 못 주는 사태까지 와 버렸다.밥을 할 수 있는대로 다 해도 시설이 부족하여 밥량이 모자란 것이다.

게다가 식사하러 오는 분들이 밥을 더 달라고 하다보니 밥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어제같은 경우 쉼터인원이 180명인데 280명이 저녁식사를 했다고 한다.

588을 벗어나면 다일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밥퍼 운동본부가 있지만 거기서는 점심에만 식사를 제공하고 게다가 공휴일에는 하지도 않기때문에 아침,저녁을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곳까지 오는 사람들에게 밥을 안줄수도 없고 주다보니 정작 우리 쉼터 사람들이 밥을 못먹는 경우가 자주 생기는 것이다.또 이분들이 얼마나 식사량이 많은지 보통 한끼식사가 보통 성인 식사량의 3배정도가 된다.그러다보니 하루 식사로 들어가는 쌀의 양이 5~6포대정도가 되고 한달이면 150포 이상의 쌀이 들어가고 있다.

쌀값도 문제지만 여의치 않은 시설에 줄까지 서서 기다려야 하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편치는 않다.

아래사진은 교회 건물밖에서 부터 3층 예배실까지 식사하기 위해 늘어선 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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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교회 18주년      2004-11-30

어제가 가나안교회 18년이 되는 날이었다.그러니까 1986년 11월 29일이 가나안교회의 설립일이었고 벌써 18년이라는 세월이 흐른것이다.물론 50년 60년 된 교회들도 많지만 588에서의 18년은 감회가 새로울 수 밖에 없다.게다가 이곳은 무너져가고 있다.가나안교회가 이곳에서 살아남았다는 것도 기적과 같은 일인데 게다가 교회만 남고 나머지는 다 무너져버리고 있으니 어찌 놀랍지 않겠는가?

김도진목사님의 과거만큼이나 이 교회에는 수많은 희생이 있었다.제일 큰 희생이라고 하면 아마 쉼터를 시작하면서 그 많던 성도들이 다른 교회로 옮긴 것일 것이다.하지만 이제 그만한 희생의 대가를 우리는 받고 있다.아직도 588하면 다일공동체(최일도목사)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사역에 관심을 가져 주고 있으며 수많은 소외된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그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이 일에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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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2004-12-01

쉼터김장이 시작되었다.올해는 2천포기를 한다.매년 그렇지만 올해도 옥상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아침부터 배추를 나르고 일을 하느라 쉼터에 계신 분들이 고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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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원집회,명언    2004-12-14

12월 6일~8일까지 삼각산제일기도원에서 집회가 있었다.쉼터 전원이 그곳에서 숙식을 하면서 겨울수련회를 가졌는데 그 어느때보다도 문제가 없었던 집회였다.수련회때면 늘 술로인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도 전혀 없이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마칠 수 있었다.숙소가 부족해서 성전의자에서 대부분 잠을 잤지만 다들 불평 한마디 없이 예배시간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감사할 따름이었다.

이번 수련회때도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김용X라는 사람인데 정신질환이 심한 사람이다.3일동안 가방을 늘 매고 다녔는데 식사를 하든 화장실을 가든 예배를 드리든 가방을 벗어놓지 않았었다.게다가 예배시간엔 예배는 안드리고 밖에서 혼자 성경을 펴놓고 뭔가를 열심히 외우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성경목록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그러다가 둘째날 저녁예배때 하도 헛소리를 해서 목사님께 꾸중 듣는 일이 생겼다.

 "저 사람 뒤로 쫓아 버려라!"

-"아이~ 목사님,저는 환청도 안들리는 데요.."

 "자꾸 그러면 퇴소돼"

-"목사님,저는 입소도 안되어 있어서 퇴소가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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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기간중에 안 좋은 소식이 교회에서 들렸다.교회에 남아서 일을 하던 양창식집사님이 다리를 다쳤다는 것이다.작업을 하다가 떨어져서 다리를 다친 모양이다.기부스도 해야하는 것 같은데 한참을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할 것 같다.

양집사님은 우리교회에서 양가이버로 통한다.하도 못하는 것 없이 다 하시기에 붙여진 이름이다.입원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보일러에다 수도에다 문제가 많이 생기고 있다.빨리 완케되시길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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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한지 얼마 안되었다는 사람이 왔었다.전에 쉼터에 있었다는데 술에 취해가지곤 목사님을 만나러 왔다는 것이다.안계시다고 하니까 그때부터 괜히 간사를 가지고 시비를 건다.욕을 해가며 협박을 하는데 가관이다.하지만 그 사람이 한 얘기중에 명언이 있어서 한 마디 쓰고자 한다.

 "열명의 친구를 사귀려고 하지 말고 한명의 적을 만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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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성탄      2004-12-16

올해도 어김없이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다.거리에서는 성탄 캐롤이 울려퍼지고 있고 여기저기에 구세군 자선남비도 보인다.그런데도 왠지 허전함을 느낀다.갈수록 크리스마스를 큰 행사로 지키는 사람들은 늘고 있지만 정작 주인공인 예수님은 사라져 가는 느낌이다.작년까지만 해도 이곳 588도 성탄의 의미를 아는지,모르는지 유리문안에 장식을 하고 캐롤을 틀고 하더니 올해는 조용하다.아직까지 단속이 계속 되고 있어서 문을 열지 못하고 있고 문을 열어놓은 곳도 형식적일 뿐이다.그러다보니 올해는 588에 가나안교회만이 성탄을 맞이할것 같다.

올해도 XX 단체에서는 "거리에서 드리는 성탄예배"라는 현수막을 걸고 소외된이들과 함께 길거리에서 드릴 예배를 구상하고 있다.매년 우리는 그것을 보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불쌍한 사람들을 거리에다 모아놓고 매스컴을 부르고 그들이 춥던지 말던지 한참을 떠들고는 선물을 나눠준다.돈이 없어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사역을 하는 우리로서는 소외된이들을 좀 더 배려하지 못하는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않다.

2000년전에 예수님이 탄생하실때에도 머물 집이 없어서 거리에서 탄생할 뻔 하셨는데 이들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올해도 예수님을 추운거리로 내몰고 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마태복음 25장 4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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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이플선교단      2004-12-17

12월 12일 주일저녁에는 죠이플선교단의 멋진 섹소폰연주가 있었습니다.특히 섹소폰 16대로 하는 헨델의 메시야중 할렐루야는 정말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습니다.물론 중간 중간 재미있는 말씀과 은혜스러운 간증도 감사드립니다.2005년에도 승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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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    2004-12-20

지난주 금요일...유골 1구가 도착했다.최덕X씨라는 분의 유골인데 작년에 몸이 너무 안좋아서 하동우리들병원에 입원했었다.이곳에 있을때에도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서 병원에 입퇴원을 계속했었는데 퇴원할때마다 갈곳이 없어서 우리 쉼터로 계속 입소를 했었다.그러나 대소변도 못가리는 분을 이곳에서 관리할 수가 없어서 요양병원으로 보내드렸고 결국 거기서 돌아가셨다.그리고는 병원에서 장례까지 다 치르고 화장후 남은 유골이 함에 담겨져 우리 쉼터로 돌아왔다.

유골을 가족들이 받아줘야 하지만 일가 친척이 없는데다가 아들이 한명있는데 교도소에 수감중이다.그러다 보니 우리가 보호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젊었을때는 한창 잘 나간 모양이다.지금도 여기저기서 날라오는 고소장을 보면 옛날에 어떻게 살았는지 대략 짐작이 간다.이 사람 저 사람에게 사기를 쳐서 걸려있는 소송이 여러개다.

결국 평생을 그렇게 살다 갔다.유골을 받아줄 사람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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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추운데...    2004-12-23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오늘 날씨는 영하10도 가까이 된다고 한다.날씨가 추워지면서 쉼터를 찾는 사람들이 늘기는 했어도 끝까지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도 꽤된다.지하도나 추위를 피할수 있는 곳에 모여 있으면서도 쉼터에는 입소를 하지 않으려 한다.이유는 간단하다.대부분은 술때문이다.시설에 들어가면 자유롭지 못하다보니 꺼리게 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단체생활가운데 안좋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쉼터를 꺼린다.예를들면 쉼터에 입소했다가 다른 동료들에게 폭력이나 폭언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왠만해선 입소를 안하려고 한다.그래서 우리들은 쉼터내의 폭력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또 다른 이유는 자존심때문이다.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시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우리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그래서 쉼터에 입소해서 사는 사람들보다 자신들을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게다가 그런식으로 1년 2년 살다보면 나중엔 그동안 그렇게 산 세월이 아까와서라도 안들어 올려고 한다.

가끔 술먹고 쉼터에 와서는 여기 있는 사람들을 욕하는 자들이 있다.자신의 힘으로 먹고 살지 뭐 할짓이 없어서 이런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느냐는 것이다.알고보면 누구나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고 알량한 자존심이 있기 마련이다.그런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 사회의 도움도 쓸모 없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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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한 사람이 사무실에 와서는 쉼터자판기가 고장나서 돈만 먹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뭐를 뽑으려고 했는데요?"

 "면도기요.."

말하는 투가 왠지 정상인처럼 보이지않았고 이사람 저사람을 쳐다보는 눈빛이 심상치가 않았다.

 _"아저씨,저희가 면도기를 하나드릴께요.더 필요하신거 없으세요?"

 ............

-"칫솔도 하나 드리죠"

 "칫솔은 필요없어요."

-"그래도 하나 가지세요."

 "칫솔은 있으니까 안받아도 되요"

그런데 면도기를 받고서도 가지 않는것이다.그러면서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그러더니 갑자기 칫솔하고 면도기를 부러뜨려서 집어던지는 것이다.상황은 급작스럽게 변해서 고성이 오갔고 결국 밖으로 내보냈다.나가면서도 우리를 가만 안두겠다는 둥 신고를 하겠다는 둥 별소리를 다 한다.잘 해줘도 문제가 될때가 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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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구역에서 한 사람이 계속 술을 마셔서 퇴소를 당했다.그 구역은 야간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받는 임시방인데 박전도사님이 관리하고 있다.김종X이라는 사람이었는데 퇴소를 하면서 전도사님에게 그랬다고 한다.

 "당신! 목사되지 말어! 당신같은 사람이 무슨 목사가 돼! 그리고 조심해. 칼침맞을줄 알어!"

이곳에서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을 찾기란 무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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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전 오XX씨가 퇴소되었다.퇴소사유는 장기 외박과 별로 좋지 않은 일을 해서였다.원래는 노동일을 성실히 하던 사람인데 방사람중 몇몇 사람과 중국에 있는 조선족여자와 결혼을 하는 브로커일에 손을 댔다가 쉼터에서 퇴소당하게 된것이다.

이 사람이 쉼터에 올때 자신이 하숙하던 곳에 있던 냉장고나 몇몇 가전제품을 쉼터에서 쓰라고 주었었는데 퇴소하면서 그것을 가져가겠다고 했다.무슨 그런일이 있는지...결국 짐을 갖다 놓을 곳이 없으니까 쉼터에 준다고 하고 다시 나가게 되니까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하긴 교회에 냈던 십일조를 돌려 달라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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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얼마나 힘든지아세요?        2004-12-28

 어제 얼마전 퇴소한 도XX씨가 다시 입소하려고 찾아왔다.그런데 그 분은 입소가 곤란한 분이었다.지난 10월,쉼터 전체가 온천에 간적이 있다.쉼터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갔었던건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원 다 가는 것을 원칙으로 했었다.그런데 쉼터 아저씨들중 일부는 여러가지 말도 안되는 핑계거리를 대가며 안가려고 했는데 그중에 도XX씨가 있었다.

도XX씨가 기억에 많이 남는것은 사무실에서 여러번 불러서 설득을 했었기 때문이다.일도 안다니는 분이 갑자기 다음날 일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못간다는 것이다.방 실장님이 얘기를 하고 담당 직원이 설득을 하고 사무국장님이 경고를 해도 듣지 않았다.그러더니 퇴소를 해버린 것이다.퇴소할때 지금 퇴소하면 다시는 입소가 안된다고 다짐을 받았었는데 어제 찾아온것이다.

 "아저씨는 입소가 안되요.지난번 그렇게 우리가 부탁을 해도 안듣더니 2달도 안되서 찾아오시면 어떡합니까?"

-"제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나요?"

 "......입소 안되니까 서울역 상담소 가서 부탁해 보세요"

-"아니,제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그거야 아저씨 사정이죠.지난번 나가실때 말씀드렸쟎아요,다시는 입소 안된다고.그러니까 다른 쉼터로 가보세요"

-"갈곳이 없으니까 그렇죠"

 "그러니까 상담소로 가시라는 거죠.거기가면 다른 쉼터를 소개해 줄겁니다.저희는 아저씨처럼 비협조적인분과 함께 있을수가 없습니다.여기계신 분들이 200분이나 되는데 이분들이 다 자기맘대로 하면 저희가 어떻게 하겠습니까?"

한참을 옥신각신했다.도XX씨는 자기 주장만 했고 결국 다른곳으로 가라고 내보냈다.그런데 몇분뒤 다시 올라와서는 담임목사님께 부탁하는 바람에 결국 입소가 되고 말았다.이곳에서도 최소한의 규칙이 있다.그걸 고의로 안지키는 사람들은 있을수가 없다.이래저래 봐주다보면 이 많은 사람들을 이끌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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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전화한통이 걸려왔다.김정X라는 사람인데 보현의집에서 전화를 한것이다.그러더니 다짜고짜 따지기 시작했다.

 "아니,왜 내가 보현의집에 입소하려고 하는데 가나안교회에서 못하게 합니까?"

-"무슨 소릴하시는 겁니까?"

 "내가 작년에 가나안교회에 있었었는데 지금 여기 입소하려니까 가나안교회에서 못하도록 조작을 했다는데요!"

-"아저씨,우리가 그렇게 할 일이 없는 줄 아십니까? 그리고 아저씨는 여기 입소된적도 없는데요!"

 "작년에 3일정도 생활하다가 병원에 입원했었습니다"

 _"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아저씨를 보현의집 쉼터에 못들어가게 했다는 겁니까?"

 "가나안교회에서 조작을 해서 입소할 수 없다쟎아요!"

정말 말이 안통했다.

-"아저씨! 보현의집 직원좀 바꿔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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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우리가 뭘 어떻게 했길래 저 아저씨가 저럽니까?"

 "그게 아니고요,지금 저희 쉼터에 입소자가 많아서 받을수 없으니까 가나안쉼터에 연락해 보라고 했는데 오해를 한 모양이네요"

-"아니,그런 문제라면 담당하시는 분이 직접 전화를 해주시면 되지 아저씨들에게 전화를 하게 합니까? 저희도 인원이 많아서 못 받으니까 다른 곳으로 보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