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1월~04월 쉼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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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860회 작성일 : 21-05-17 11:36본문
새해 첫 손님 -김전도사 2004-01-09
2004년 0시 올해도 쉼터 식구들이 모여 윷놀이를 즐기고 새해의 첫 시간을 소망을 품고 예배하며 지냈습니다.
목사님께서 2004년의 시작을 알리고 우리 모두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순서를 가졌습니다.
2004년 시작과 동시에 우리 교회 문을 열고 한분의 손님이 찾아 오셨습니다. 2004년 우리 교회를 방문한 첫 손님입니다.
허름한 옷 차림에 술에 찌들리고 찌들려 자기 몸 하나 가루지 못한채 교회문을 열고 들어온 우리 교회 첫 손님은 청량리 역 노숙인 아저씨였습니다.
"선생님, 밥 좀 주세요. 배 고파 죽겠습니다"
내 입에서는 '아저씨 예배 시간입니다. 나중에 오시죠'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 왔습니다. 새해의 첫 손님이 노숙인라니... 소위 노숙인 목회를 한다는 나도 새해 첫 손님이 노숙인이라는 사실에 실망을 했던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 갔습니다. 그리고는 지금 이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가 금방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여기에 있는 목적이, 우리가 섬겨야 할 대상이 바로 이들을 위함인데, 나는 새해의 첫 손님이 돈 뭉치나 가지고 오는 후원자 이길 바랬나 봅니다.
" 아저씨 여기 앉으세요" 그리고는 예배실에 들어가서 기도 중이시던 주방 집사님을 불러내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식사를 마친후 작은 선물을 손에 쥐어 주고 언제든지 쉴 곳이 필요하시면 들어 오시라는 당부를 하고 보내 드렸습니다.
한참을 혼자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주님이 새해 첫 손님으로 노숙인을 보내신 이유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우리 교회에 도움을 청하러 오는 사람들을 예수님이라고 생각하자고 서로 말합니다. 새해 첫 날 12시를 알리는 종과 함께 예수님께서 손님으로 오셨습니다.
만약 예배 시간이니깐 그냥 가시라고 했다면 얼마나 서운 하셨을까요?
2004년도 첫 시간에 우리에게 우리가 올해에도 감당해야 할 사명을 보여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새해 첫 손님으로 오신 청량리 역에서 노숙하고 계신 그 아저씨도 빨리 우리의 식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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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연초 2004-01-13
오랜만에 쉼터일기를 쓰는 것 같다.새해가 된후 열흘가까이 정말 바쁜 시간이었다.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간단히 올려보기로 한다.
먼저 새해들어 사무실내부를 완전히 바꿨다.전에 쓰고 있던 책상이나 의자,집기류등이 새것으로 교체됬다.물론 우리가 돈이 있어서 한 건 아니고 시에서 지원을 해 주겠다고 해서 하게 된 것이다.하필,그것이 연초에 하게 되는 바람에 며칠동안 정리하느라 애 좀 먹었다.사실,아무리 노숙인 사역을 하는 곳의 사무실이지만 집기류가 너무 낡긴 했다.오죽하니,사무실 난방을 20년된 석유난로를 썼는데 그마저 심지가 말을 안들어서 매일 그을음속에서 버텨야 했다.그나마 다행은 그동안 춥지 않았다는 것이다.또한 대부분의 의자나 책상등은 여기 저기서 주워다가 갔다논 것들이다.아무리 중고가 새것처럼 보여도 그렇지 목사님실에 있는 쇼파나 집기류들도 주워온 것이 많다.쉼터 아저씨들중엔 고물을 주워다가 파는 사람이 많고 그러다보니 길거리에 버려진것들은 일단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다.이번에 이런 것들을 교체하면서 쓰던 것들을 재활용센타에서 안가져가는 바람에 대부분 돈을 주고 버렸다.우리가 보기엔 다 새것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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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들어서 계속 인원이 늘고 있다.현재 190명이 넘어갔다.하루가 다르게 입소하겠다고 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200명까지는 어떻게든 받아보려 하고 있지만 그 이상은 힘들것 같다.목사님은 IMF때처럼 성전의자에서라도 재우겠다고 하신다.문제는 시나 구청에서 이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것이다.작년부터 계속하는 얘기는 왜 정원이 넘었는데도 계속 받느냐는 것이다.
"정원이 많이 초과되었으니 다른 곳으로 보내세요"
-"아니,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동물입니까? 여기 가라 저기 가라 하게..." "그리고 이 사람들은 다른곳에서 받아 주지 않는 사람들이예요.전과자,알콜중독자등 밑바닥인생이라구요"
"하여튼 정원이 150명이니까 나머지 초과된 인원은 다른 쉼터로 보내세요"
사실,그들은 아무 대책도 없는 말만 하고 있다.현재 시에서는 계속 쉼터들을 없애고 있다.쉼터를 없애면 노숙자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아마 통계상으로는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정말 갑갑하다.이런일을 정부에서 나서서 하지는 못할망정 어려움을 무릅쓰고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이상한 눈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물론 좋은 소리나 들으려고 혹은 정부에서 나오는 돈으로 안정된 생활을 해보려고 잘포장된 복지를 하는 사람도 많다.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너무 많다.우리보다도 더 어렵게,더 열심히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나는 가끔 이 사역을 시작하기 전의 우리 교회모습을 떠올린다.이제는 지난일이지만 얼마나 많은 교인들이 있었고 그들과 함께했던 재미있었던 일들이 있었는가? 이제 그런것들은 추억이 되어버렸다.교회라기보다는 쉼터라는 개념이 더 많아져 버린 지금 얼마나 많은 상처와 아픔이 그 세월속에 있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아마,하나님은 아시리라...그런데도 그런 과정을 모르는 어떤 사람들은 가끔 우리가 불순한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을 한다.아마,세월이 더 흐르면 이 교회의 전후 사정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말을 할 것이다.요 며칠동안도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과 싸우느라 애를 먹었었다.이제는 경찰서에까지 왔다갔다하는 일도,여기 저기 떨어진 핏자국을 보는 일도,악취를 풍기는 사람과 마주앉아 상담하는 일도 익숙해져있다.
시에서는 쉼터를 계속없앤다고 한다.그럴수록 오갈곳없는 사람들은 이곳으로 더 몰려올 것이다.시에서는 그들은 경기도쪽 쉼터로 보내라고 한다.무조건 자기 관할구역만 벗어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그들이 가지도 않을뿐더러 가더라도 그곳에 있지 못하고 다시 서울로 온다고 해도 소귀에 경읽기다.
목사님은 오로지 한 마음이시다."당신들이 도와주지 않아도 우린 할 것입니다!" 무엇을 기대하고 시작한 일이 아니기에 그 어떤 미련도 없으신 분이다.하나님 한분만 의지하고 시작한일, 지금 우리는 그 하나님을 다시 한번 간절히 의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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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 없어져요 2004-01-14
요즘 사람이 많아지다보니 물건이 없어지는 일들이 자주 생기고 있다.그중에서도 신발이 많이 없어진다고 한다.이곳에서 신는 신발이야 누굴 줘도 신지 않을 만큼 더러운데 그걸 가져가는 걸 보면 꽤 필요한 사람일 것 같기는 하다.하지만 당장 신을 잃어버린 사람은 어떡하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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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퇴소되면 다시 입소안되요 2004-01-15
오늘 현재 입소인원이 195명!
인원이 너무 많아서 나름대로의 규정을 세웠다.이제 당분간은 퇴소하면 재입소가 불가하다는 것이다.벌써 며칠째 광고를 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퇴소하는 사람들이 있다.몇일전 일자리를 구했다고 나간 사람이 오늘 아침에 재입소하겠다고 찾아왔다.인원이 많아서 재입소가 불가하다고 하니 갑갑한 모양이다.
도대체 아무리 떠돌아 다니는 사람이라지만 그토록 무책임하고 앞뒤도 안재보는지...결국 재입소는 안됬다.
그리고 몇 시간후 얼마전 나간 사람이 다시 입소하겠다고 왔다.지난번에도 여러가지 사정을 다 봐주면서까지 있으라고 했는데 아무말도 없이 들어오지 않더니 다시 받아 달라는 것이다.그러고는 지난번하고 똑같은 소리를 한다.결국 재입소는 안됬다.
방금전에 한 사람이 퇴소하겠다고 왔다.직장을 구했다고 한다.그런데 내일 면접을 본다는데 마치 직장이 다 된것처럼 오늘 퇴소하겠다고 한다.퇴소하면 못들어온다고 해도 그렇게 하겠다고한다.정말 대책없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이곳을 집처럼 생각하여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틈만 있으면 더 나은 곳으로 떠나려는 사람이 있다.하여튼 당분간 재입소가 안된다는 규정이 이들에게 좀 경각심을 심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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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하동으로 2004-01-16
아침일찍 직원들 몇명이 중환자 몇명을 데리고 경남 하동으로 떠났다.그곳에 있는 병원에서 특별히 중증환자들을 책임져줄테니 데리고 오라는 것이다.목사님께서 아시는 분이 그곳에 원목으로 계신다고 한다.
이번에 간 환자들은 심각한 정신 장애가 있는분들과 몸 상태가 많이 안좋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지방에 있는 병원으로 간다고 하니 의외로 가려는 사람이 많았다.아마 그런곳에서 요양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하지만 무조건 데려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다행히 우리가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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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돌파 2004-01-19
쉼터가 생긴이래 처음으로 200명이 넘어섰다.재입소자를 안받고 술 먹는 사람들을 퇴소시키고,환자들을 병원으로 입원시키는 등 여러가지 노력중이지만 인원이 안줄고 있다.
인원이 계속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시에서 쉼터들을 없애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IMF로 인하여 실직자들이 늘면서 정부에서는 노숙인대책을 세우기 시작했고 그에 발맞춰 복지에 사명도 없는 사람들이 복지사업에 뛰어 들기 시작했다.
이제 세월이 흐른 지금 많은 쉼터들의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고 그 문제란 쉼터에 오는 사람들이 몇년이 가도 변하는 모습이 없다는 것이다.그러니 국가입장에서는 계속 정부 예산만 축내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작년부터 쉼터들을 줄이기 시작했고 일반 복지관등에서 복지예산을 탈 목적으로 운영하던 노숙인파트를 없앤것이다.또한 그에서 더나아가 관리가 엉망인 쉼터들이나 소규모 쉼터들을 없애고 있다.그러다보니 그 사람들이 나머지 쉼터로 흡수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늘텐데 이들을 수용할 만한 시설이 빨리 갖춰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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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마자 싸움을 2004-01-20
16일 한 사람이 와서는 몇일만 있다가면 안되겠냐고 했다.
"몇일있다가는 갈 곳이 있습니까?"
- "집으로 들어가면 되거든요?"
"그런데 집에서 왜 나왔죠?"
- "엄마하고 안좋은일이 있어서 나왔는데 들어가야죠..."
한참을 대화하다보니 정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횡설수설...
"아저씨,입소하지말고 몇일만 있어보세요.그리고 계시면서 여기가 괜찮으면 그때 입소하세요."
-"네"
그리고 2틀후 입소하겠다고 올라왔다.
"몇일만 있겠다고 하시더니 여기 계속 계실려구요?"
- "네 여기 오래 있고 싶습니다."
"그러면 입소상담을 하세요..."
그후 몇일이 지난 오늘까지 문제가 많이 있었다.
처음 입소한 날 계단청소를 하는 송실장님과 싸웠다.그 다음날 세탁을 담당하는 김실장님과 싸웠고 오후에는 사무국장님과 싸웠고 저녁에는 588포주와 싸웠다.예배시간중에 오줌이 마렵다고 앞으로 나가는가하면 방사람들과도 계속 다투는 모양이다.
확실히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정신과 약을 먹었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안먹고 있는것 같다.상담을 하면 할 수록 매사에 시비조로 나오는 것도 문제다.
결국 한번만 더 싸우면 집으로 가는 걸로 하고 내려보냈지만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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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음주 2004-01-28
한 구역에서 5명이 술을 먹고 외박을 했다*****
어제 김○○씨가 와서는 할 말이 있다고 잠깐 나와 보라고 했다.횡설수설하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해 있었다.얘기를 들어보니 젊은 사람이 자기를 때려서 머리 옆이 찢어졌다고 한다.모자까지 벗어 가며 보여 주는데 아무렇지도 않았다.하지만 계속해서 진단서를 끊어서 경찰서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사실, 사건의 실체는 이렇다.몇 일전 김○○씨는 100만원을 어디서 구해왔다.누가 부쳐 주었다고 하는데 그 돈이 문제였다.그 돈을 가지고 방 사람들을 매수한 것이다.돈을 몇
만원씩 나눠 주는가 하면 데리고 나가 술을 사준 것이다.그러더니 어제는 5명이 한꺼번에 술을 먹고 외박을 하고 말았다.이런 경우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집단음주를 봐주면 더 이상 통제하기가 힘들어 진다.교회내에서도 술친구들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며 그 문제는 크게 터지기 마련이다.
김○○씨가 다시 방으로 돌아왔을 때 방 실장님은 나가라고 했고 이 사람은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하다 하다 안되니까 결국 자신이 맞았다고 하며 경찰까지 불러오기에 이른 것이다.술 취한 사람이 행패를 부리고 신고를 해도 경찰로서는 현장에 와 봐야 하는 고충이 있다.우리 교회를 잘 아는 경찰들은 와 보긴 하지만 거짓 신고자의 말을 듣지는 않는다.
집단으로 음주를 했던 사람들이 다음날 들어 왔을 때 이미 퇴소가 된 상태였다.술을 먹으며 어울린 한 순간은 즐거웠을지 몰라도 지금은 과연 어떨까?
{임금이 사환들에게 말하되 그 수족을 결박하여 바깥 어두움에 내어 던지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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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말기 2004-01-28
몸이 왜소하고 마른 한 사람이 들어왔다.마른 얼굴이어서 그런지 광대뼈가 유난히 튀어나와 보였다.어떻게 오셨느냐고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한다.아니,힘들어서 못하는 거 같았다.몸이 얼어서 너무 춥다고 했다.한창 추운 요즘 노숙을 하며 있었던 모양이다.난로 옆에서 한 참 불을 쬐고 있는 그에게 어디 아픈 곳이 있냐고 물었다.대답을 듣는 것이 왜 그리 힘든지 겨우 겨우 입을 땐다.
"결핵..."
-"아 그렇군요...결핵 몇 기시죠?"
"말기요..."
-"언제 판정 받았어요?"
"작년에요..."
결핵말기판정을 받고도 계속 노숙생활을 했으니...그 날밤
119응급차가 왔고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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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아저씨,겸손아저씨 2004-01-29
엊그제 엄청 냄새를 풍기는 한 사람이 왔다.술에 취해서 온 몸은 상처투성이였다.고작 나이가 32인데 만신창이였다.얼굴은 어디서 얻어 맞았는지 여기 저기 터져 있고 무릎은 화상을 입어 살이 썪고 있었다.
상처를 치료될때까지만 있겠다고 한다.상담과정에서 재미있는 내용이 있었다.
"어떻게 하다가 다쳤나요?"
-"싸웠습니다"
"뭐하다 싸웠는데요?"
-"5명하고 싸웠는데 깔끔하게 맞았습니다.전 원래 깔끔합니다"
이렇게해서 별명이 깔끔아저씨가 되었다.깔끔아저씨는 말끝마다 깔끔하다고 하는데 냄새가 얼마나 나는지 상담하기가 힘들정도였다.머리는 스포츠로 짧게 깍아서 빗을 머리카락도 없는데 뒤 호주머니에 빗을 꽂고 다닌다.그리고는 거울을 보며 머리 빗는 모습이란...
병원에서 입원시켜준다고 했으니까 의뢰서를 떼달라고 했다.의뢰서를 떼어 주고 보냈는데 어제 안들어온걸로 보아 입원이 되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오늘 정말 못 봐줄만한 모습으로 다시 왔다.입원을 안시켜 준다고 했다...
잠시 후 한 사람이 와서 이런 말을 해 주었다.어제 병원에 갔었는데 아까 그 사람이 병원에서 엄청 행패를 부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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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과거가 화려한 한 사람이 왔다.과거가 화려하다는 것은 여기 저기 쉼터를 무척이나 많이 떠돌아 다녔다는 것이다.자진퇴소도 했고 싸워서 강제 퇴소된 경력도 있고 하여튼 복잡하다.그런데 그분은 어디서 배웠는지 계속 겸손..겸손..하며 자신은 겸손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분의 별명은 겸손아저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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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아저씨 일냈네~ 2004-01-30
어제온 깔끔아저씨가 하루도 못가서 일냈다.그토록 냄새나고 만신창이였던 사람에게 목욕도 시키고 속옷,겉옷 다 새로 주고 다친곳을 치료해 주고 방까지 배정해 주었는데 하루도 못가서 일을 낸것이다.
돈이 좀 있었는데 방사람 하나를 데리고 나가 술을 사준 것이다.그리고는 누구한테 들었는지 술을 먹는날은 방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소리를 듣고는 외박을 한 것이다.그리고는 기껏 술 사주고 그 사람한테 맞고 다음날 들어왔다.
깔끔하게 퇴소시켰다..
그런데 오후에 나가다보니 쉼터사람2명과 함께 또 술을 먹고 있는 것이다.그것도 한명은 이제 스무살 갓 넘은 사람과...
결국 쉼터에와서 그 청년은 실컷야단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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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2004-02-05
아침에 얼마전 음주퇴소당한 김XX씨가 왔다.쉼터사람을 만나러 온 것 같았는데 지하숙소에서 얼쩡거리다가 실장한분과 다투게 된 모양이다.실장님은 왜 퇴소한 사람이 숙소에 왔다 갔다 하느냐고 했고 이 사람은 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고 하면서 서로 다툰것이다.
결국 사무실까지 올라와서 얘기를 하는데 말다툼 끝에 쉼터직원을 밀어버려서 다칠뻔하는 일까지 생겼다.그런데도 정작 본인은 끝까지 시치미를 뗀다.화가나서 밀어버려 놓고도 아니라고 하니...본 사람들이 한 둘도 아니고...
이곳에 있다보면 뻔한 거짓말을 그리도 잘 하는 사람들을 본다.며칠전에는 전에 분명히 왔던 사람인데 아니라고 시침이 떼던 사람이 있었다.다들 전에 왔던 사람이라고 말하는데도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한다.전산상으로 찾아서 몇일날 입소해서 몇일날 음주로 퇴소당했다고 말해도 아니라고 한다.이쯤되면 우리도 열받는다.상담기록지를 찾아서 그것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상담기록지를 찾아보니 사진까지 붙어 있다.이제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다.
그전에도 이런경우가 있었는데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하고 알리바이까지 댄다.결국 우리는 너무나 완벽한 알리바이로 인해 그럼 얼굴이 비슷한 동생인가보다하고 넘어간적도 있다.
술을 먹고 걸음도 제대로 걷지도 못하며,말도 꼬부라져 제대로 못하고,술냄새가 온통 진동하는데도 술을 안먹었다고 우기는 사람...그래도 어제 먹은게 아직 안깨서 그렇다고 변명하는 거는 나은 편이고 절대 안먹었다고 혀꼬부라진 소리를 하면 정말 기가 막힌다.
오죽하면 음주측정기를 다 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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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병원으로! 2004-02-06
오늘 또 하동병원으로 떠났다.병원차가 이곳까지 왔는데 총 8명이 가게 되었다.알콜중독자,정신질환자가 대부분이고 외부교회 할머니한분이 치매로 가시게 되었다.
지난번 간 사람들은 대부분 잘 있다고 하는데 그중에 양XX씨는 가야한다고 계속 간호사들에게 조른다고 한다.그곳 간호사의 말로는 다른 환자 10명을 돌보는 거 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양XX씨로 말하자면 여기 쉼터에서 가장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다.그 한 예로 은행에서 입출금전표를 주워다가 헌금함에 넣는 일을 많이 한다.왜 그걸 헌금함에 넣느냐고 물으니 교회가 필요할 때 쓰라는 것이다.
하동병원으로 갈때도 본인은 너무 바빠서 못 간다고 그리도 하더니 거기 가서도 서울에서 할 일이 많아서 가야한다고 보채는 모양이다.정말 할 일 없는 사람이 무슨 약속이 그렇게 많고 뭐가 그렇게 바쁘다는지...
하여튼 오늘 간 사람들은 본인들이 꼭 좀 보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다.처음에는 폐쇠병동인줄 알고 안가려고 하더니 이제는 좀 알게 됬는지 보내달라는 사람들이 많다.그렇다고 몸이 좀 안좋다고 보낼수는 없고 선별하기가 쉽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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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도둑이 제 발 저린다 2004-02-12
어제 3시경에 쉼터에 계신 한 분이 누군가를 데리고 사무실로 찾아왔다.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만 봐도 정상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고개는 약간 기우뚱하고 서로 눈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겨우 겨우 거동을 하는 걸로 봐서 문제가 많아 보였다.데리고 오신분의 말로는 배가고파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무나 붙들고 먹을 것을 달라고 한 모양이다.
우선 밥부터 줘야 할 거 같아서 주방으로 데리고 갔다.점심시간이 지나서 국도 차고 해서 밥에다 뜨거운 물을 말아서 조금 먹이려고 했다.어차피 2시간정도 있으면 저녁시간이니까...
국그릇에 밥을 푸고 김치를 준비했다.물을 담으려고 하는데 밥그릇을 빼았더니 그 위에 김치를 다 넣었다.무엇을 하려는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비벼서 먹을 생각인것이다.그러더니 주방안으로 들어가서는 반찬을 만들고 있는 곳으로 갔다.마침 고추장으로 약념을 하는 중이었는데 고추장을 넣을 생각인 것이다.
한 숟가락 퍼주었더니 이번에는 밥통을 여는 것이다.조금있으면 저녁시간이니까 조금만 먹으라고 해도 들은척도 안하고 주걱으로 밥을 몇번 더 퍼서 놓는다.
주방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말한다.
"분명히 다 먹지도 못할 거면서 저래.."
나 역시 다 못 먹을 거라고 생각하고 사무실로 내려 왔다.잠시후 내려왔다.일찍 내려온 걸로 보아 먹지도 못하고 내려온것 같았다.옆에 있는분에게 물어보았다.
"이분 식사 다 했어요?"
"어유~ 금방 먹어버리더라구요..꽤 배가 고팠었나봐요"
이제 본격적으로 상담을 하고 입소를 시켜야 하는데 말을 못하니 문제였다.그런데 본인이 쓸 종이하고 볼펜을 달라는 손짓을 했다.종이와 볼펜을 주면서 이름하고 주민번호를 적어보라고 했다.이것 저것 적어서 주었는데 정말 황당했다.다 한문으로 적은 것이다.도대체 어떤 사람인지...어떤 글자는 있지도 않은 거 같고...아니면 우리가 모르든지...
하여튼 말로 물어보는 것에는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여기 쉼터에도 삼룡이 아저씨라고 전혀 말을 못하는 벙어리가 있다.하지만 생활하는데는 별로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수화를 할 줄 아는 것도 아니지만...그런데 어제 온 그 사람은 전혀 반응을 하지 않으며 할 생각도 않고 있었다.오히려 이것 저것을 계속 종이에 쓰는데 다 한문이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답답하다는 듯 일어나서 나가버렸다.정말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었다.정신질환자들을 잘 데리고 있는 실장님이 있어서 사무실로 부르기까지 했는데 그냥 가버리다니.나이도 20대로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입소해서 잘 있기를 바랬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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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술에 좀 취해서 사무실로 들어왔다.들어오자마자 잘못한 것을 빌려고 왔다고 한다.상담석에 앉아서 한참을 있었다.재입소를 하려는 것 같았는데 술을 먹고 와서 술깬 다음에 상담을 해야 할 것 같았다.그런데 이 사람은 잘 못했으니 한번만 봐달라고 애원을 한다.7구역에 있던 사람인데 다시 입소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한다.
"다시 받아달라는 사람이 술을 먹고 오면 어떡해요>"
-"잘못했습니다.다시는 안먹겠습니다."
"아저씨!여기서 언제 퇴소했어요?"
-"3일됬습니다."
"3일이요? 그런데 벌써 와서 받아달라고 해요? 술먹고 퇴소당하면 한달후에나 다시 들어올수 있다는 거 몰라요?"
-"다시는 안먹겠습니다.한 번만 봐주십시요.."
"다시는 안먹겠다는 사람이 술먹고 상담하러와요?"
이제 아예 바닥에 무릎을 꿇고 부목사님께 빈다.
-"한번만 봐~주십시요"
"안돼요! 한달후에나 오세요..!"
하지만 그 사람은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사무실도 슬슬 큰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서로 옥신각신 계속 말들이 오갔다.
그런데 그 사람 신상명세서를 보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아직 퇴소가 안된 상태였던 것이다.
3일이상 무단외박일 경우 퇴소조치가 이뤄지는데 그 사람은 오늘이 3일째였던 것이다.그걸 아는 순간 얼마나 웃겼는지...그사람은 지레 겁을 먹고 사무실에 와서 잘못했다고 빈것이다.결국 그 사람에겐 사실을 알리지 않고 대신 다시는 술을 안먹겠다는 각서를 받고 방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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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2004-02-19
12구역에 계시는 한 분이 사무실로 올라왔다.방에 도둑이 들어서 돈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장사하는 분이라서 30만원정도 갖고 있었는데 그중에서 15만원이 없어졌다고 한다.그러니 내부소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늘 하는 얘기지만 돈을 가져가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돈을 관리하는 사람이 조심해야하는게 쉼터 실정이다.
하여튼 그 방에 있지 못하겠으니 다른 방으로 옮겨달라고 한다.방을 못옮겨주면 나가겠다고 한다.그 소리를 들으니 화가났다.
그래도 3년이나 이 쉼터에서 생활하신분이 우리에게 그런식으로 말하는 것이 무척이나 감정을 상하게 했다.결국 호실을 옮겨주고 대책을 세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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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동가는 날,치매 2004-02-24
아침 직원예배가 9시에 있다.사무실 직원 및 실장들이 모며서 하루 일과를 예배로 시작하는 것이다.오늘도 변함없이 사무실에서 직원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목사님께서 설교중이셨다.
갑자기 한 사람이 사무실로 비틀거리며 들어왔다.술에 많이 취해서 몸도 잘 가누지 못하는 거 같았다.그런데 무언가를 어깨에 짊어지고 오는데 그것은 자기 잠바로 싸여 있었다.무언지 꽤 무거워 보였는데 마치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것처럼 목뒤에 그것을 얹고 양손을 어깨 위로 올려 그것을 잡고 왔다.
"목사님,선물 가지고 왔습니다"
갑작스러운 일에 다들 지켜보고만 있는데 어깨에 맨것을 내려놓고 그것을 싸고 있던 잠바를 풀기 시작했다.몇분이 옆에서 도와주는데 그것이 무얼까 궁금했다.잠바가 다 풀어졌을때 그 속에서 나온것은 무겁게 보이는 쇠막대기였다.직사각형으로 생긴 것이 공사장에서 쓰이는 것을 주워온 것 같았다.알았다고 하면서 내보냈는데 아침부터 술취해서 다니는 모습을 보니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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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동에서 환자들을 데리러 올라온다.5번째 환자들을 보내는 것이다.10명가량 내려가는데 하룻밤사이에 안 가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아예 외박하는 사람도 있다.어찌됬든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가지 못한다.치료가 꼭 필요한 사람들인데 이런식으로 그냥 쉼터를 나가버리면 대책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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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46분
하동에 가기위해 외부에서 치매할머니 한분이 와 계신다.사무실 거울을 보며 거울에 비친 자신 모습을 보며 그 앞에서 말하고 있다.
"얼른 와!"
"올래 안올래"
"같이 집에 가게 얼른와!"
................................
집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계속 거울을 보며 이런식으로 말한다고 한다.그러다가 거울에서 계속 반응이 없으면 분해서 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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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상담중 2004-03-08
지난주부터 밀착상담중이다.밀착상담이라는 것은 쉼터에 있는 사람들과 일일이 상담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문제는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각 직원들마다 담당 호실들이 있는데 그 구역식구들을 상담하는 것이다.보통은 밀착상담을 통하여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낸다기 보다는 그들에게 교회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일이다.
상담을 하다보면 의외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된다.대부분은 처음 입소 상담때 듣던 말들이다.하지만 그들은 자신에 대한 알릴고 싶어하는 것이 분명하다.그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자세히 들으면 하나의 책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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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찌꺼기가 맛있나? 2004-03-10
은행에 가느라 교회를 나서는데 교회옆에서 한 아저씨가 열심히 뭔가를 먹고 있었다.자세히 보니 1층가게에서 시켜먹고 바깥에 내놓은 그릇에서 남은 음식을 먹고 있었다.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그냥 가려다가 쉼터를 놔두고 거기서 먹는 모습을 보니 안되보였다.바로 앞에서는 588아가씨들이 유리문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저씨! 배 고프세요"
"우리 교회에서 밥 줄테니 따라오세요"
내 뒤를 따라오는 모습을 보니 몸도 불편해 보였다.주방으로 올라가다 주방에 계신 집사님을 만나서 부탁을 드렸다.그 집사님을 따라 가는 그분을 뒤에서 보며 갈 곳이 없으면 여기 계셔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고맙다는 소리를 하며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내려왔는데 은행에 갔다오니 사무실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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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현수막을 떼라니... 2004-03-12
우리 교회가 있는 588을 벗어나면 '굴다리'라는 곳이 있다.이곳은 기차가 지나가는 곳으로 위로는 기차길이,아래로는 차가 지나갈수 있도록 터널식으로 되어있다.그 굴다리 위에는 다일공동체의 현수막과 가나안쉼터의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있다.그런데 며칠전 구청 도시정비과에서 전화가 왔다.자꾸 민원이 들어오니 현수막을 떼라는 것이다.누군가 구청에 자꾸 민원을 넣는 것이었다.그래서인지 다일공동체 현수막은 며칠전 떼었지만 우리는 아직 그냥 놔둔 상태였다.
누가 왜 떼라고 했을까? 구청에서는 누구라고는 밝히지 않았지만 아마 식당을 하는 사람일거라고 했다.
현재 다일공동체의 밥퍼운동본부에서 무료 점심식사를 하는 사람은 400~500명정도라고 한다.그러다보니 손님을 그곳에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누군가가 민원을 제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문제는 그 여파가 우리에게까지 미쳤다는 것이다.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588에서 노숙인 사역을 하는 우리를 다일공동체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무료 급식에 촛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갈곳이 없는 사람들을 쉼터에 받아들여 함께 사는 것이 목적이다.우리 쉼터가 588한가운데 있다보니 왠만한 사람은 그곳에 쉼터가 있는지조차 모른다.그래서 지금 걸려 있는 현수막이 참 중요하다.통행이 빈번한 곳에 있기때문에 그것을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특히,다일공동체에서 밥을 먹고 나오다가 우리 현수막을 보고 찾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어느 한 사람의 민원만을 듣고 불법이니 떼라고 하니 답답하다.믈론 구청도 자신들의 할 일이니 그러겠지만,진정으로 자기 구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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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이플선교단,동명교회 2004-03-16
오후 12시 8분 엊그제 주일저녁은 죠이플선교단과 동명교회성도님들이 방문하셔서 풍성한 주일저녁예배가 되었다.
죠이플선교단은 섹소폰앙상블밴드로 13분의 섹소폰연주자들이 와서 정말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주었다.그렇게 많은 섹소폰을 본 일도 없거니와 13대의 섹소폰이 화음을 이뤄가는 소리를 들은 적도 없다.정말 큰 은혜의 감동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그날 강사목사님은 동명교회 윤석표목사님이셨는데 동명교회에서는 이에 뒤질세라 장로님들을 포함하여 30여분이 오셨고 아름다운 찬양으로 특송도 해주셨다.그뿐만아니라 쌀3가마 값을 후원해주셨고 아저씨들을 위해 빵과 우유 쵸콜릿등을 준비해 오셨다.
뭐라고 해야 할까...이날은 큰 잔치와도 같았다.당일 담임목사님은 부산집회로 오전예배만 마치고 내려가셨었는데 그 빈 공간을 이분들이 크게 채워주셨음을 물론이다.
정말 수고해주신 동명교회 여러분과 죠이플밴드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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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야만 하는 이유 2004-03-16
쉼터에 있다보면 얘기치않게 싸워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몇몇 알콜중독자,정신질환자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인데 말싸움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주먹싸움으로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이런 경우 누가 이기든 피해는 우리가 보게 마련이다.그러다보니 목사님은 무조건 참으라고 하신다.하지만 젊은 사람들로 구성된 사무실에서 참기란 쉽지 않다.
며칠전 최계도라는 사람이 입소했다.정신적인 문제로 지난번에도 쉼터에서 잦은 싸움으로 퇴소당한 사람이다.사무실에서 받지 않으려고 했는데 목사님께서 받아주라고 해서 지난주 토요일에 입소조치를 했었다.그런데 그날 방사람과 싸웠다고 한다.방사람은 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한다.그리고 퇴소하라고 하자 사무국장에게까지 주먹질을 하고 경찰서에 도리어 신고를 해서 주일날아침부터 어수선했다.간사 한명이 해명하러 가는 도중 경찰차 안에서 맞았다.
이런 경우 참으로 난감하다.교회에서 그 사람을 신고해서 경찰서를 들락날락 한다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고 그렇다고 데려다가 똑같이 패주는 것도 그렇고...그러니 제일 좋은 방법은 참는 것이다.
다행히 이것이 일어난 날이 주일인데다가 사순절기간이라 다들 조심하고 있을때였다.안그랬으면 아마 일이 더 커졌을것이다.
목사님은 늘 말씀하신다...저들은 몰라서 그러더라도 우리는 아니까 참아야 한다고...예수님의 십자가를 지는 것이 이런것이라고...
588에 있다보니 싸울일도 많고 쉼터를 하다보니 속이 뒤집어 지는 경우도 많다.하지만 이 모든것이 내 십자가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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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랄카리스장로찬양단방문 2004-03-23
21일 주일저녁에는 코랄카리스 장로 찬양단에서 방문하셔서 아름다운 찬양을 들려주셨다.지휘,반주자를 포함하여 40분의 장로님들이 오셨는데 1st 테너,2st 테너,1st 베이스,2st 베이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1곡의 성가를 함창,중창,독창으로 나눠서 하였다.모두들 앵콜을 할 정도로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연세들이 있음에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부러울 따름이다.
또한 이날 장로님들은 자체적으로 모은 헌금을 목사님께 전달하기도 하였는데 무엇보다 이 곳 사역을 살펴본 많은 장로님들이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다.아름다운 찬양으로 함께 해주신 장로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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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취임예배,우현일,치매증상 2004-03-31
3월 28일(주일저녁)에는 새로운 이사진들을 모시고 취임예배를 드렸다.그전까지만 해도 이사를 할 사람이 없어서 직원들이 하거나 성도중에서 했는데 이제는 각 교회 목사님들이 이사와 감사직을 맡게 되었다.그만큼 조직력이 강화되었다고나 할까...
이사장이신 김도진목사님은 당일 설교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다른 돈 많은 재단들은 이사도 서로 하려고 하는데 노숙인 사역을 하는 우리는 아무도 그 짐을 같이 지려고 하지 않는다고...하지만 이제 이 짐을 나눠지려는 분들이 생겼고 감사하게도 새로운 이사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각 목사님들은 앞으로 이 사역을 자신의 교회에서 하는 것처럼 관심을 가져주실 것이며 교회 성도님들 역시 이 사역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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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일(가명)씨가 그렇게 술을 먹고 행패를 부려서 퇴소가 되었었는데 그 뒤로 매일와서 잘 못했으니 한 번만 봐 달라고 한다.사무실에서는 단호하게 거절을 했지만 어제 일방적으로 목사님을 찾아가 호소하는 바람에 다시 입소시키라는 명령이 떨어졌다.하여튼 우현일씨를 비롯한 상습 퇴소자들은 다시 입소하는 방법을 잘 안다.그것은 목사님을 직접만나 호소하는 것이다.아무리 사무실에서 한달동안 입소가 안된다고 버텨도 목사님을 찾아가면 될거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우현일씨만해도 술 먹고 문을 걷어차고 직원들에게 욕을하고 교회차를 발로 차는 등 행패를 부렸지만 목사님 한 마디에 입소가 되었다.이럴때는 사무실로써는 난처하지만 어쩔 수 없다.일흔번씩 일곱번 용서해 주라는 것은 아마 우현일씨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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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할아버지구역이 심상치 않다.연세가 많으신분들을 모아서 특별관리를 하고 있는데 작년하고 올해가 또 틀리다.아마 그만큼 나이가 더 먹는 다는 징조일 것이다.몸이 쇠약해지는 것은 둘째문제라고 해도 치매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수 없다.곽인수(가명)씨가 얼마전부터 소변을 잘 못가리고 있다.게다가 빨래해서 마르지 않은 것을 사물함에 그냥 넣는등 전과는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강동석(가명)씨도 갑자기 몸이 않좋아지고 계속 옛날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곤 한다.
문제는 이 분들이 자신의 상태를 모른다는 것이다.그래서 치매 전문병원(본 재단과 자매결연 맺은 하동병원)에 보내려고 해도 본인들이 안 가려고 한다.게다가 자녀들이 있는 분들도 자식들에게 신세를 안진다고 가려고 하지 않는다.
지하에 숙소가 있다보니 건강이 나빠지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하루빨리 건물을 매입해서 숙소를 지상으로 올리고 전문 의사들을 섭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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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분이 몸 전체가 너무 안좋아서 병원에 보내달라고 사무실에 올라왔다.아직 입소가 되지 않은 상태여서 시립병원에는 보낼수 없는 형편이었다.그래서 가까운 다일천사병원에 보내고 내일 시립병원에 보내 주겠다고 했다.그런데 얼마 후 천사병원에서 전화가 왔다.이곳에서 보낸사람이 진료가 안된다고 하니까 병원에서 행패를 부렸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잘 알아보고 보내지 왜 그런사람을 보냈냐는 것이다.기가 막히기도 하고 화도나서 사무실직원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우리는 그런 사람을 200명이나 데리고 있습니다...
오늘 행패부린 그 사람을 불러서 물어보았다.왜 그랬냐고...그 사람은 가나안교회에서 보내주었는데 왜 치료를 안해주냐고 한 모양이다.그러니까 그 쪽에서 두 사람이 붙들고 내보낸것이다.자신을 정신이상자 취급을 하는 거 같아서 발로 문을 차고 나왔다고 한다.그러면서 거기 사회복지사가 하는 말이 가나안교회도 재단인데 왜 이리로 보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한다.
글쎄...다일도 재단인데 왜 노숙자들을 안 받고 가나안교회로 보내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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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웠던 날 2004-04-07
어제는 정말 시끄러운 하루였다.하동병원에서 오는 날이어서 몇 사람을 보내는데 그 중에 우현일씨를 꼭 보내야 했다.알콜중독에다가 정신질환까지 있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지만 본인은 끝까지 안가겠다고 버텼다.지난번 다시 받아줄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온다는 조건으로 받아주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 가겠다고 했다.결국 병원에 안가려면 나가라고 했고 화가 난 우현일씨는 술을 잔뜩 먹고 와서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우현일씨 문제가 잠잠해질무렵 이번에는 그 유명한 이원기씨가 왔다.이 사람도 술로 인해 입퇴소가 밥먹듯 하는 사람이다.지난번 술로 인해 퇴소가 된 뒤 한달을 기다렸다가 온 것이다.그런데 입소해 달라고 온 사람이 술을 잔뜩 먹고 왔다.그러고는 한달되었으니까 받아달라고 한다.정말 어이가 없어서...
이 사람과 실갱이 하느라 또 한참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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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우현일씨가 사무실문에 있었다.목사님을 보고 가야 한다고 우기더니 목사님방으로 들어갔다.다행히 목사님이 안계셔서 그냥 나갔지만 오늘도 시끄럽게 생겼다.우현일씨 특징이 퇴소만 되면 뭘 내놓으라고 우긴다.보통은 자기 틀니를 내놓으라고 하고 그것도 아니면 가방이나 옷 같은걸 내놓으라고 한다.
정말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주었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는 게 그 사람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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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47분
역시나 하루 종일 우현일씨가 들낙날락한다.계속 욕을 해대며 죽이겠다고 난리다.정말 대책이 없는 사람이다.딴데 가지도 않고 교회주변만 맴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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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감사이후.. 2004-04-19
구청 감사이후 이것 저것 시정하느라 바쁘다.아무래도 우리 같은 경우 사회복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보니 부족한것 뿐이다.목사님 말씀처럼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데려다가 같이 살다보니 그것이 복지가 되었다는 것이 가장 정확한 말이다.그래도 이제 주먹구구식으로 하기엔 우리도 규모가 커졌다.이것 저것 지적 사항들을 수정하다보니 오히려 정작 우리가 신경써야 할 쉼터식구들에게 소홀해 진다.
요즘은 날이 더워지고 있어서 외박자도 많고 퇴소자도 늘고 있다.그래서 그런지 오늘부터 한주간은 야간근무를 하게 되었다.시청에서 야간인원조사를 불시에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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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 여성분이 오셨다.전에도 한 번 오신적이 있었는데 이곳이 남자들만 있는 쉼터라서 다른 곳을 소개시켜줬었다.그런데 그곳이 마음에 안든다고 나와서 또 다른 복지관을 소개시켜 주었었는데 거기서도 나온 것이다.그리고는 다시 이곳을 찾아왔다.
"아주머니...자꾸 이리로 오시면 어떡합니까? 여기는 남자들만 있는 쉼터예요"
-"그래도 갈 곳이 없는데 어떡해요..다른곳에 좀 보내주세요"
"아주머니 마음에 딱 드는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무래라도 좀 보내주세요.."
"그러면 저희 목사님 아는 교회에서 오갈데 없는 분들을 함께 데리고 있는데 그곳으로 가 보시겠습니까?"
-어딘데요.."
결국 그 교회로 보내드렸는데 이틀후에 다시 교회로 왔다.
"아주머니 왜 또 오셨어요?"
-"거기 못 있겠더라구요"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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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에 있는 분들 중에는 의외로 정신질환자가 많다.그중에 한분인 이영X씨가 방금 왔다 갔다.병원에 보내달라고 왔는데 이 사람과 말을 하다보면 삼천포로 빠지기 일수다..우리 얘기는 전혀 들을 생각도 안하고 계속 자기 얘기나 한다.
"병원 좀 가려고 하는데 지난번 치질 수술한거 때문에..."
-"그런데 아저씨, 천주교에서 세례 받으신거 맞아요?"
-------------지난번 성찬식때 문제가 있었다.천주교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하면서 성찬식에 참여를 했는데 떡은 먹고 포도주는 술이라고 안먹었던 것이다.---------------
-"천주교에서는 성찬식을 더 정확히 지키는데 잘못알고 계신거 같으니까 알려드릴께요.성찬식때 먹는 떡은 예수님의 몸을 의미하고 포도주는 예수님의 피라고 생각하며 성찬을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성찬을 하시려면 둘다 드시던지 아니면 안하시는게 났습니다.성찬의 의미를 아실때까지는 성찬을 안하시는게 났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아니,왜 사무실이면 사무실일이나 하면되지 교회일도 하고 병원일도 합니까..전 이해가 안되네요.성찬을 어떻게 하든 사무실에서 왜 그런것까지 하는지 모르겠네요.."
-"아저씨,여기는 교회입니다..저희가 아저씨에게 옳은길을 말씀드리면 들을 줄도 아셔야죠"
"아니,저는 그게아니라....중략....."
하여튼 얘기가 길다.그러다가 이젠 병원의뢰서에 써 있는 대장항문과 를 지우고 치질로 해달라고 한다.왜 지난번에도 대장항문이라고 써줬는지 이해가 안된다나..
-"아저씨! 병원에서 치질로 바꿔오라고 그랬습니까?"
"아뇨..그건 아닌데 제 생각에..."
-"병원에 치질과가 있는게 아니쟎아요.대장항문과에서 치질을 해주고 지난번에도 가셔서 수술까지 받으셨쟎아요? 병원에서도 아무말 없는데 왜 아저씨 맘대로 바꿔달라고 하십니까?"
---------------------옥신 각신 끝에 나갔는데 잠시 후에 다시 올라왔다----------------
"제가 여기 사무실의 심기를 건드려서 어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아니,저희가 누굴 죽였습니까? 아저씨는 저희가 하는 말을 한 마디도 인정을 안하시쟎아요?"
"그게 아니라..."
-"거봐요,계속 따른 말만 하시쟎아요"
----------------결국 담임목사님이 보시고 내려가라고 호통을 치는 바람에 그냥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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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장부X 실장이 방 사람 박대X씨가 술을 먹고 들어와서 끌어내는 중 몸싸움을 일으켰다.그런데 이 사람이 진단서를 끊어와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난리를 친 모양이다.목사님이 한 번만 봐달라고 사정을 했다니...얼마나 열 받는지...
이곳에 와서 생활한지가 하루 이틀이 아닌데 끌려나가면서 상처가 났다고 그걸 가지고 고발하다니...정말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이다.가끔 술 먹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을 잘 못 건드렸다간 이런 일을 당하기 일쑤다.그들이 하는 소리는 "술먹었다고 때리면 됩니까?"
술 먹었다고 때리겠는가? 얼마나 추태를 부리고 욕을 해대면 그러겠는가? 사무실이야 참는다지만 같은 쉼터사람들이 참기가 쉬운건 아니다.그런데 그런걸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일로 장부X실장은 다른 방으로 보내졌다.그렇게 해야지만 고소를 하지 않겠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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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봉투에 후원금을.... 2004-04-21
매월 쉼터로 오는 편지 한통이 있다.그 편지가 다른 것과 다른것은 보내는 주소나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그저 앞에는 우리교회 주소가 더듬더듬 전체에 적혀 있고 뒤에는 "목사님 힘내세요..화이팅!"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마치 초등학교 1학년이 적은 것처럼 삐뚤빼뚤이다.
그런데 그 안에는 편지가 아닌 돈이 들어있다.벌써 오래전부터 누군가로 부터 오는 후원금인데 누군지도 모른다.중간에 분실이라도 되면 어쩔려고 그러나 싶기도 하다.계좌이체를 해도 될텐데라고 생각하지만 목사님은 아마 그런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일 거라고 한다.그도 그럴것이 편지봉투에 쓴 글을 봐도 그렇다.
하지만 얼마나 감사한지...이 곳 쉼터는 이런분들의 관심과 기도로 운영된다.하나님께서는 이분이 누구인지 아시리라...그리고 주께서 이분께 우리대신 갚아주시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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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일어난 싸움,병원이용 2004-04-27
어제밤에 싸움이 있었다.실장한명이 다쳐서 국립의료원에 입원해 있고 때린 사람은 경찰서에서 조서중이다.무엇때문인지는 확실히 모르나 하여튼 김종X씨라는 사람이 문제다.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어서 사람들하고 자주 싸운다.벌써 싸움으로인해 방을 옮겨 다닌 것만 해도 한 두번이 아니다.이제는 각 호실에서 이사람을 받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거짓말도 잘하고 체격이 건장하다보니 싸웠다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어제 같은 경우에는 가위로 사람을 찌르려고까지 했다고 하니 주변에서 말리지 않았으면 아마 무슨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
이런 사람을 감당할 만한 곳은 없다.정신병동이 아닌 이상 시설에서 받기란 힘들다.그럼에도 이곳에 있었던 것은 우리마저 저 사람을 받아주지 않으면 그는 사회에 무방비로 방치되기때문이다.사회는 그런 위험을 잘 모른다.장애인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그들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그들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하지만 노숙자들중 특히 알콜중독자나,정신질환자등은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는 사람들이다.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반드시 시설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그런데 대부분 사회는 왜 건강한 사람들에게 돈을 써가며 보호하느냐고 한다.
문제는 그들이 건강하다는 것이다.건강하다는 것은 정신이 온전치 못할 때 그 건강을 가지고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우리는 그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싶다.하지만 우리 역시 시설이 되지 않는다.사정을 설명해도 시나 구청에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쉼터에는 정신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는 사람은 없다.여기 쉼터는 개방되어 있는 쉼터이므로 그런 사람이 왔다가도 본인이 마음에 안들면 나가기 때문이다.대부분 현 쉼터에 있는 사람들은 노약자나 장애인이고 실직이나 어려움으로 갑자기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다.
가끔 일어나는 이런 문제로도 시끄러운데 수많은 정신질환자들이 사회에 방치되어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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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싸운 김종X씨가 아침에 다시 왔다.경찰서에서 풀어준 모양이다.김종X씨에게 맞은 실장도 병원에서 입원이 안된다고 해서 쉼터에 와있다.얼마나 맞았는지 2사람이 부축을 해도 힘들정도다.허리를 많이 다친것 같다.그런데도 김종X씨는 도리어 큰소리다.짐싸가지고 나가라고 하니 순순히 안나갈태세다.억지로 끌어내려다가 다시 몸싸움이 났다.결국 경찰까지 불렀고 지금 막 내보냈다.
나가면서도 저런 새끼들은 죽여버려야 한다고 도리어 큰 소리치며 나간다.
병원에 입원환자가 있어서 전화를 했다.아직은 병실이 없으니 입원실이 생기면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그런데 그쪽에서 이런말을 했다.
"아까 시에서 전화가 왔었는데요...이제 쉼터에서 오는 환자들은 받지 말라고 하더라구요.의료비가 너무 많이 지출이 되서 줄여야 된데요"
-"그러면 노숙자들은 다 어떡하라고요?"
"저희도 난감해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을 어떻게 돌려보내냐고 하니까 그러면 급한 환자만 해주라는 군요.그리고 입원해야 할 사람은 구청에 가서 의료보호1종을 만들어 오라는데요"
-"아니,응급실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이 언제 의료보호를 만들고 그러나요...그리고 만들어 달란다고 다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니고..."
"하여튼 그쪽에서는 의료보호혜택을 받으려고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막아야 된다고 하네요."
-"아니,노숙하는게 그렇게 편한 줄 아나보죠?"
"저희도 답답하니까 시에 전화를 걸어보시는게 낫겠네요"
.....................
시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시에서 지원해주던 의료비가 바닥났다는 것이다.고액수술을 많이 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데...정치권에선 더 나은 복지정책을 내놓고 있고 복지예산을 늘린다는등 하지만 실제론 누구를 위한 복지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그들이 외치는 복지는 다름아닌 잘사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이다.노후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복지...진정으로 소외된 이들을 위한 복지는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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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기독교연합부흥회 2004-04-30
어제까지 4일동안 전농기독교 연합부흥회가 있었다.전농동지역 교회 주최로 저녁집회가 있었는데 각각 다른 교단임에도 오셔서 내 교회처럼 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전농기독교연합회 회장으로 계신 류두호목사님(나사렛성결교회)께서 첫째날 집회를 인도하셨고 둘째날은 전두호목사님(염광교회),세째날은 김부성목사님(전농중앙교회),네째날은 이준문목사님(복된홍익교회)께서 인도해 주셨습니다.자비량 집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간식과 헌금,그리고 형제,자매님들의 찬양으로 은혜스러운 시간을 마련해 주신 각 교회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먼곳에 있는 소외된 사람을 돌보는 것보다,내 이웃에 어려운 사람,어려운 교회를 돌보는 일이 더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개교회주의로 울타리가 높아져 가는 지금 곳곳에서 교회간의 연합과 담을 허무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습니다.
588이라는 전농동 지역에 우리와 함께 하는 교회들이 있다는 사실에 큰 용기를 갖습니다.
2004년 0시 올해도 쉼터 식구들이 모여 윷놀이를 즐기고 새해의 첫 시간을 소망을 품고 예배하며 지냈습니다.
목사님께서 2004년의 시작을 알리고 우리 모두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순서를 가졌습니다.
2004년 시작과 동시에 우리 교회 문을 열고 한분의 손님이 찾아 오셨습니다. 2004년 우리 교회를 방문한 첫 손님입니다.
허름한 옷 차림에 술에 찌들리고 찌들려 자기 몸 하나 가루지 못한채 교회문을 열고 들어온 우리 교회 첫 손님은 청량리 역 노숙인 아저씨였습니다.
"선생님, 밥 좀 주세요. 배 고파 죽겠습니다"
내 입에서는 '아저씨 예배 시간입니다. 나중에 오시죠'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 왔습니다. 새해의 첫 손님이 노숙인라니... 소위 노숙인 목회를 한다는 나도 새해 첫 손님이 노숙인이라는 사실에 실망을 했던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 갔습니다. 그리고는 지금 이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가 금방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여기에 있는 목적이, 우리가 섬겨야 할 대상이 바로 이들을 위함인데, 나는 새해의 첫 손님이 돈 뭉치나 가지고 오는 후원자 이길 바랬나 봅니다.
" 아저씨 여기 앉으세요" 그리고는 예배실에 들어가서 기도 중이시던 주방 집사님을 불러내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식사를 마친후 작은 선물을 손에 쥐어 주고 언제든지 쉴 곳이 필요하시면 들어 오시라는 당부를 하고 보내 드렸습니다.
한참을 혼자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주님이 새해 첫 손님으로 노숙인을 보내신 이유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우리 교회에 도움을 청하러 오는 사람들을 예수님이라고 생각하자고 서로 말합니다. 새해 첫 날 12시를 알리는 종과 함께 예수님께서 손님으로 오셨습니다.
만약 예배 시간이니깐 그냥 가시라고 했다면 얼마나 서운 하셨을까요?
2004년도 첫 시간에 우리에게 우리가 올해에도 감당해야 할 사명을 보여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새해 첫 손님으로 오신 청량리 역에서 노숙하고 계신 그 아저씨도 빨리 우리의 식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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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연초 2004-01-13
오랜만에 쉼터일기를 쓰는 것 같다.새해가 된후 열흘가까이 정말 바쁜 시간이었다.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간단히 올려보기로 한다.
먼저 새해들어 사무실내부를 완전히 바꿨다.전에 쓰고 있던 책상이나 의자,집기류등이 새것으로 교체됬다.물론 우리가 돈이 있어서 한 건 아니고 시에서 지원을 해 주겠다고 해서 하게 된 것이다.하필,그것이 연초에 하게 되는 바람에 며칠동안 정리하느라 애 좀 먹었다.사실,아무리 노숙인 사역을 하는 곳의 사무실이지만 집기류가 너무 낡긴 했다.오죽하니,사무실 난방을 20년된 석유난로를 썼는데 그마저 심지가 말을 안들어서 매일 그을음속에서 버텨야 했다.그나마 다행은 그동안 춥지 않았다는 것이다.또한 대부분의 의자나 책상등은 여기 저기서 주워다가 갔다논 것들이다.아무리 중고가 새것처럼 보여도 그렇지 목사님실에 있는 쇼파나 집기류들도 주워온 것이 많다.쉼터 아저씨들중엔 고물을 주워다가 파는 사람이 많고 그러다보니 길거리에 버려진것들은 일단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다.이번에 이런 것들을 교체하면서 쓰던 것들을 재활용센타에서 안가져가는 바람에 대부분 돈을 주고 버렸다.우리가 보기엔 다 새것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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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들어서 계속 인원이 늘고 있다.현재 190명이 넘어갔다.하루가 다르게 입소하겠다고 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200명까지는 어떻게든 받아보려 하고 있지만 그 이상은 힘들것 같다.목사님은 IMF때처럼 성전의자에서라도 재우겠다고 하신다.문제는 시나 구청에서 이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것이다.작년부터 계속하는 얘기는 왜 정원이 넘었는데도 계속 받느냐는 것이다.
"정원이 많이 초과되었으니 다른 곳으로 보내세요"
-"아니,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동물입니까? 여기 가라 저기 가라 하게..." "그리고 이 사람들은 다른곳에서 받아 주지 않는 사람들이예요.전과자,알콜중독자등 밑바닥인생이라구요"
"하여튼 정원이 150명이니까 나머지 초과된 인원은 다른 쉼터로 보내세요"
사실,그들은 아무 대책도 없는 말만 하고 있다.현재 시에서는 계속 쉼터들을 없애고 있다.쉼터를 없애면 노숙자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아마 통계상으로는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정말 갑갑하다.이런일을 정부에서 나서서 하지는 못할망정 어려움을 무릅쓰고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이상한 눈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물론 좋은 소리나 들으려고 혹은 정부에서 나오는 돈으로 안정된 생활을 해보려고 잘포장된 복지를 하는 사람도 많다.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너무 많다.우리보다도 더 어렵게,더 열심히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나는 가끔 이 사역을 시작하기 전의 우리 교회모습을 떠올린다.이제는 지난일이지만 얼마나 많은 교인들이 있었고 그들과 함께했던 재미있었던 일들이 있었는가? 이제 그런것들은 추억이 되어버렸다.교회라기보다는 쉼터라는 개념이 더 많아져 버린 지금 얼마나 많은 상처와 아픔이 그 세월속에 있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아마,하나님은 아시리라...그런데도 그런 과정을 모르는 어떤 사람들은 가끔 우리가 불순한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을 한다.아마,세월이 더 흐르면 이 교회의 전후 사정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말을 할 것이다.요 며칠동안도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과 싸우느라 애를 먹었었다.이제는 경찰서에까지 왔다갔다하는 일도,여기 저기 떨어진 핏자국을 보는 일도,악취를 풍기는 사람과 마주앉아 상담하는 일도 익숙해져있다.
시에서는 쉼터를 계속없앤다고 한다.그럴수록 오갈곳없는 사람들은 이곳으로 더 몰려올 것이다.시에서는 그들은 경기도쪽 쉼터로 보내라고 한다.무조건 자기 관할구역만 벗어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그들이 가지도 않을뿐더러 가더라도 그곳에 있지 못하고 다시 서울로 온다고 해도 소귀에 경읽기다.
목사님은 오로지 한 마음이시다."당신들이 도와주지 않아도 우린 할 것입니다!" 무엇을 기대하고 시작한 일이 아니기에 그 어떤 미련도 없으신 분이다.하나님 한분만 의지하고 시작한일, 지금 우리는 그 하나님을 다시 한번 간절히 의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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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 없어져요 2004-01-14
요즘 사람이 많아지다보니 물건이 없어지는 일들이 자주 생기고 있다.그중에서도 신발이 많이 없어진다고 한다.이곳에서 신는 신발이야 누굴 줘도 신지 않을 만큼 더러운데 그걸 가져가는 걸 보면 꽤 필요한 사람일 것 같기는 하다.하지만 당장 신을 잃어버린 사람은 어떡하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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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퇴소되면 다시 입소안되요 2004-01-15
오늘 현재 입소인원이 195명!
인원이 너무 많아서 나름대로의 규정을 세웠다.이제 당분간은 퇴소하면 재입소가 불가하다는 것이다.벌써 며칠째 광고를 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퇴소하는 사람들이 있다.몇일전 일자리를 구했다고 나간 사람이 오늘 아침에 재입소하겠다고 찾아왔다.인원이 많아서 재입소가 불가하다고 하니 갑갑한 모양이다.
도대체 아무리 떠돌아 다니는 사람이라지만 그토록 무책임하고 앞뒤도 안재보는지...결국 재입소는 안됬다.
그리고 몇 시간후 얼마전 나간 사람이 다시 입소하겠다고 왔다.지난번에도 여러가지 사정을 다 봐주면서까지 있으라고 했는데 아무말도 없이 들어오지 않더니 다시 받아 달라는 것이다.그러고는 지난번하고 똑같은 소리를 한다.결국 재입소는 안됬다.
방금전에 한 사람이 퇴소하겠다고 왔다.직장을 구했다고 한다.그런데 내일 면접을 본다는데 마치 직장이 다 된것처럼 오늘 퇴소하겠다고 한다.퇴소하면 못들어온다고 해도 그렇게 하겠다고한다.정말 대책없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이곳을 집처럼 생각하여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틈만 있으면 더 나은 곳으로 떠나려는 사람이 있다.하여튼 당분간 재입소가 안된다는 규정이 이들에게 좀 경각심을 심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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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하동으로 2004-01-16
아침일찍 직원들 몇명이 중환자 몇명을 데리고 경남 하동으로 떠났다.그곳에 있는 병원에서 특별히 중증환자들을 책임져줄테니 데리고 오라는 것이다.목사님께서 아시는 분이 그곳에 원목으로 계신다고 한다.
이번에 간 환자들은 심각한 정신 장애가 있는분들과 몸 상태가 많이 안좋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지방에 있는 병원으로 간다고 하니 의외로 가려는 사람이 많았다.아마 그런곳에서 요양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하지만 무조건 데려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다행히 우리가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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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돌파 2004-01-19
쉼터가 생긴이래 처음으로 200명이 넘어섰다.재입소자를 안받고 술 먹는 사람들을 퇴소시키고,환자들을 병원으로 입원시키는 등 여러가지 노력중이지만 인원이 안줄고 있다.
인원이 계속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시에서 쉼터들을 없애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IMF로 인하여 실직자들이 늘면서 정부에서는 노숙인대책을 세우기 시작했고 그에 발맞춰 복지에 사명도 없는 사람들이 복지사업에 뛰어 들기 시작했다.
이제 세월이 흐른 지금 많은 쉼터들의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고 그 문제란 쉼터에 오는 사람들이 몇년이 가도 변하는 모습이 없다는 것이다.그러니 국가입장에서는 계속 정부 예산만 축내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작년부터 쉼터들을 줄이기 시작했고 일반 복지관등에서 복지예산을 탈 목적으로 운영하던 노숙인파트를 없앤것이다.또한 그에서 더나아가 관리가 엉망인 쉼터들이나 소규모 쉼터들을 없애고 있다.그러다보니 그 사람들이 나머지 쉼터로 흡수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늘텐데 이들을 수용할 만한 시설이 빨리 갖춰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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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마자 싸움을 2004-01-20
16일 한 사람이 와서는 몇일만 있다가면 안되겠냐고 했다.
"몇일있다가는 갈 곳이 있습니까?"
- "집으로 들어가면 되거든요?"
"그런데 집에서 왜 나왔죠?"
- "엄마하고 안좋은일이 있어서 나왔는데 들어가야죠..."
한참을 대화하다보니 정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횡설수설...
"아저씨,입소하지말고 몇일만 있어보세요.그리고 계시면서 여기가 괜찮으면 그때 입소하세요."
-"네"
그리고 2틀후 입소하겠다고 올라왔다.
"몇일만 있겠다고 하시더니 여기 계속 계실려구요?"
- "네 여기 오래 있고 싶습니다."
"그러면 입소상담을 하세요..."
그후 몇일이 지난 오늘까지 문제가 많이 있었다.
처음 입소한 날 계단청소를 하는 송실장님과 싸웠다.그 다음날 세탁을 담당하는 김실장님과 싸웠고 오후에는 사무국장님과 싸웠고 저녁에는 588포주와 싸웠다.예배시간중에 오줌이 마렵다고 앞으로 나가는가하면 방사람들과도 계속 다투는 모양이다.
확실히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정신과 약을 먹었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안먹고 있는것 같다.상담을 하면 할 수록 매사에 시비조로 나오는 것도 문제다.
결국 한번만 더 싸우면 집으로 가는 걸로 하고 내려보냈지만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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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음주 2004-01-28
한 구역에서 5명이 술을 먹고 외박을 했다*****
어제 김○○씨가 와서는 할 말이 있다고 잠깐 나와 보라고 했다.횡설수설하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해 있었다.얘기를 들어보니 젊은 사람이 자기를 때려서 머리 옆이 찢어졌다고 한다.모자까지 벗어 가며 보여 주는데 아무렇지도 않았다.하지만 계속해서 진단서를 끊어서 경찰서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사실, 사건의 실체는 이렇다.몇 일전 김○○씨는 100만원을 어디서 구해왔다.누가 부쳐 주었다고 하는데 그 돈이 문제였다.그 돈을 가지고 방 사람들을 매수한 것이다.돈을 몇
만원씩 나눠 주는가 하면 데리고 나가 술을 사준 것이다.그러더니 어제는 5명이 한꺼번에 술을 먹고 외박을 하고 말았다.이런 경우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집단음주를 봐주면 더 이상 통제하기가 힘들어 진다.교회내에서도 술친구들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며 그 문제는 크게 터지기 마련이다.
김○○씨가 다시 방으로 돌아왔을 때 방 실장님은 나가라고 했고 이 사람은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하다 하다 안되니까 결국 자신이 맞았다고 하며 경찰까지 불러오기에 이른 것이다.술 취한 사람이 행패를 부리고 신고를 해도 경찰로서는 현장에 와 봐야 하는 고충이 있다.우리 교회를 잘 아는 경찰들은 와 보긴 하지만 거짓 신고자의 말을 듣지는 않는다.
집단으로 음주를 했던 사람들이 다음날 들어 왔을 때 이미 퇴소가 된 상태였다.술을 먹으며 어울린 한 순간은 즐거웠을지 몰라도 지금은 과연 어떨까?
{임금이 사환들에게 말하되 그 수족을 결박하여 바깥 어두움에 내어 던지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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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말기 2004-01-28
몸이 왜소하고 마른 한 사람이 들어왔다.마른 얼굴이어서 그런지 광대뼈가 유난히 튀어나와 보였다.어떻게 오셨느냐고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한다.아니,힘들어서 못하는 거 같았다.몸이 얼어서 너무 춥다고 했다.한창 추운 요즘 노숙을 하며 있었던 모양이다.난로 옆에서 한 참 불을 쬐고 있는 그에게 어디 아픈 곳이 있냐고 물었다.대답을 듣는 것이 왜 그리 힘든지 겨우 겨우 입을 땐다.
"결핵..."
-"아 그렇군요...결핵 몇 기시죠?"
"말기요..."
-"언제 판정 받았어요?"
"작년에요..."
결핵말기판정을 받고도 계속 노숙생활을 했으니...그 날밤
119응급차가 왔고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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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아저씨,겸손아저씨 2004-01-29
엊그제 엄청 냄새를 풍기는 한 사람이 왔다.술에 취해서 온 몸은 상처투성이였다.고작 나이가 32인데 만신창이였다.얼굴은 어디서 얻어 맞았는지 여기 저기 터져 있고 무릎은 화상을 입어 살이 썪고 있었다.
상처를 치료될때까지만 있겠다고 한다.상담과정에서 재미있는 내용이 있었다.
"어떻게 하다가 다쳤나요?"
-"싸웠습니다"
"뭐하다 싸웠는데요?"
-"5명하고 싸웠는데 깔끔하게 맞았습니다.전 원래 깔끔합니다"
이렇게해서 별명이 깔끔아저씨가 되었다.깔끔아저씨는 말끝마다 깔끔하다고 하는데 냄새가 얼마나 나는지 상담하기가 힘들정도였다.머리는 스포츠로 짧게 깍아서 빗을 머리카락도 없는데 뒤 호주머니에 빗을 꽂고 다닌다.그리고는 거울을 보며 머리 빗는 모습이란...
병원에서 입원시켜준다고 했으니까 의뢰서를 떼달라고 했다.의뢰서를 떼어 주고 보냈는데 어제 안들어온걸로 보아 입원이 되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오늘 정말 못 봐줄만한 모습으로 다시 왔다.입원을 안시켜 준다고 했다...
잠시 후 한 사람이 와서 이런 말을 해 주었다.어제 병원에 갔었는데 아까 그 사람이 병원에서 엄청 행패를 부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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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과거가 화려한 한 사람이 왔다.과거가 화려하다는 것은 여기 저기 쉼터를 무척이나 많이 떠돌아 다녔다는 것이다.자진퇴소도 했고 싸워서 강제 퇴소된 경력도 있고 하여튼 복잡하다.그런데 그분은 어디서 배웠는지 계속 겸손..겸손..하며 자신은 겸손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분의 별명은 겸손아저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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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아저씨 일냈네~ 2004-01-30
어제온 깔끔아저씨가 하루도 못가서 일냈다.그토록 냄새나고 만신창이였던 사람에게 목욕도 시키고 속옷,겉옷 다 새로 주고 다친곳을 치료해 주고 방까지 배정해 주었는데 하루도 못가서 일을 낸것이다.
돈이 좀 있었는데 방사람 하나를 데리고 나가 술을 사준 것이다.그리고는 누구한테 들었는지 술을 먹는날은 방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소리를 듣고는 외박을 한 것이다.그리고는 기껏 술 사주고 그 사람한테 맞고 다음날 들어왔다.
깔끔하게 퇴소시켰다..
그런데 오후에 나가다보니 쉼터사람2명과 함께 또 술을 먹고 있는 것이다.그것도 한명은 이제 스무살 갓 넘은 사람과...
결국 쉼터에와서 그 청년은 실컷야단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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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2004-02-05
아침에 얼마전 음주퇴소당한 김XX씨가 왔다.쉼터사람을 만나러 온 것 같았는데 지하숙소에서 얼쩡거리다가 실장한분과 다투게 된 모양이다.실장님은 왜 퇴소한 사람이 숙소에 왔다 갔다 하느냐고 했고 이 사람은 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고 하면서 서로 다툰것이다.
결국 사무실까지 올라와서 얘기를 하는데 말다툼 끝에 쉼터직원을 밀어버려서 다칠뻔하는 일까지 생겼다.그런데도 정작 본인은 끝까지 시치미를 뗀다.화가나서 밀어버려 놓고도 아니라고 하니...본 사람들이 한 둘도 아니고...
이곳에 있다보면 뻔한 거짓말을 그리도 잘 하는 사람들을 본다.며칠전에는 전에 분명히 왔던 사람인데 아니라고 시침이 떼던 사람이 있었다.다들 전에 왔던 사람이라고 말하는데도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한다.전산상으로 찾아서 몇일날 입소해서 몇일날 음주로 퇴소당했다고 말해도 아니라고 한다.이쯤되면 우리도 열받는다.상담기록지를 찾아서 그것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상담기록지를 찾아보니 사진까지 붙어 있다.이제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다.
그전에도 이런경우가 있었는데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하고 알리바이까지 댄다.결국 우리는 너무나 완벽한 알리바이로 인해 그럼 얼굴이 비슷한 동생인가보다하고 넘어간적도 있다.
술을 먹고 걸음도 제대로 걷지도 못하며,말도 꼬부라져 제대로 못하고,술냄새가 온통 진동하는데도 술을 안먹었다고 우기는 사람...그래도 어제 먹은게 아직 안깨서 그렇다고 변명하는 거는 나은 편이고 절대 안먹었다고 혀꼬부라진 소리를 하면 정말 기가 막힌다.
오죽하면 음주측정기를 다 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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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병원으로! 2004-02-06
오늘 또 하동병원으로 떠났다.병원차가 이곳까지 왔는데 총 8명이 가게 되었다.알콜중독자,정신질환자가 대부분이고 외부교회 할머니한분이 치매로 가시게 되었다.
지난번 간 사람들은 대부분 잘 있다고 하는데 그중에 양XX씨는 가야한다고 계속 간호사들에게 조른다고 한다.그곳 간호사의 말로는 다른 환자 10명을 돌보는 거 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양XX씨로 말하자면 여기 쉼터에서 가장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다.그 한 예로 은행에서 입출금전표를 주워다가 헌금함에 넣는 일을 많이 한다.왜 그걸 헌금함에 넣느냐고 물으니 교회가 필요할 때 쓰라는 것이다.
하동병원으로 갈때도 본인은 너무 바빠서 못 간다고 그리도 하더니 거기 가서도 서울에서 할 일이 많아서 가야한다고 보채는 모양이다.정말 할 일 없는 사람이 무슨 약속이 그렇게 많고 뭐가 그렇게 바쁘다는지...
하여튼 오늘 간 사람들은 본인들이 꼭 좀 보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다.처음에는 폐쇠병동인줄 알고 안가려고 하더니 이제는 좀 알게 됬는지 보내달라는 사람들이 많다.그렇다고 몸이 좀 안좋다고 보낼수는 없고 선별하기가 쉽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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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도둑이 제 발 저린다 2004-02-12
어제 3시경에 쉼터에 계신 한 분이 누군가를 데리고 사무실로 찾아왔다.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만 봐도 정상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고개는 약간 기우뚱하고 서로 눈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겨우 겨우 거동을 하는 걸로 봐서 문제가 많아 보였다.데리고 오신분의 말로는 배가고파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무나 붙들고 먹을 것을 달라고 한 모양이다.
우선 밥부터 줘야 할 거 같아서 주방으로 데리고 갔다.점심시간이 지나서 국도 차고 해서 밥에다 뜨거운 물을 말아서 조금 먹이려고 했다.어차피 2시간정도 있으면 저녁시간이니까...
국그릇에 밥을 푸고 김치를 준비했다.물을 담으려고 하는데 밥그릇을 빼았더니 그 위에 김치를 다 넣었다.무엇을 하려는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비벼서 먹을 생각인것이다.그러더니 주방안으로 들어가서는 반찬을 만들고 있는 곳으로 갔다.마침 고추장으로 약념을 하는 중이었는데 고추장을 넣을 생각인 것이다.
한 숟가락 퍼주었더니 이번에는 밥통을 여는 것이다.조금있으면 저녁시간이니까 조금만 먹으라고 해도 들은척도 안하고 주걱으로 밥을 몇번 더 퍼서 놓는다.
주방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말한다.
"분명히 다 먹지도 못할 거면서 저래.."
나 역시 다 못 먹을 거라고 생각하고 사무실로 내려 왔다.잠시후 내려왔다.일찍 내려온 걸로 보아 먹지도 못하고 내려온것 같았다.옆에 있는분에게 물어보았다.
"이분 식사 다 했어요?"
"어유~ 금방 먹어버리더라구요..꽤 배가 고팠었나봐요"
이제 본격적으로 상담을 하고 입소를 시켜야 하는데 말을 못하니 문제였다.그런데 본인이 쓸 종이하고 볼펜을 달라는 손짓을 했다.종이와 볼펜을 주면서 이름하고 주민번호를 적어보라고 했다.이것 저것 적어서 주었는데 정말 황당했다.다 한문으로 적은 것이다.도대체 어떤 사람인지...어떤 글자는 있지도 않은 거 같고...아니면 우리가 모르든지...
하여튼 말로 물어보는 것에는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여기 쉼터에도 삼룡이 아저씨라고 전혀 말을 못하는 벙어리가 있다.하지만 생활하는데는 별로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수화를 할 줄 아는 것도 아니지만...그런데 어제 온 그 사람은 전혀 반응을 하지 않으며 할 생각도 않고 있었다.오히려 이것 저것을 계속 종이에 쓰는데 다 한문이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답답하다는 듯 일어나서 나가버렸다.정말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었다.정신질환자들을 잘 데리고 있는 실장님이 있어서 사무실로 부르기까지 했는데 그냥 가버리다니.나이도 20대로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입소해서 잘 있기를 바랬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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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술에 좀 취해서 사무실로 들어왔다.들어오자마자 잘못한 것을 빌려고 왔다고 한다.상담석에 앉아서 한참을 있었다.재입소를 하려는 것 같았는데 술을 먹고 와서 술깬 다음에 상담을 해야 할 것 같았다.그런데 이 사람은 잘 못했으니 한번만 봐달라고 애원을 한다.7구역에 있던 사람인데 다시 입소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한다.
"다시 받아달라는 사람이 술을 먹고 오면 어떡해요>"
-"잘못했습니다.다시는 안먹겠습니다."
"아저씨!여기서 언제 퇴소했어요?"
-"3일됬습니다."
"3일이요? 그런데 벌써 와서 받아달라고 해요? 술먹고 퇴소당하면 한달후에나 다시 들어올수 있다는 거 몰라요?"
-"다시는 안먹겠습니다.한 번만 봐주십시요.."
"다시는 안먹겠다는 사람이 술먹고 상담하러와요?"
이제 아예 바닥에 무릎을 꿇고 부목사님께 빈다.
-"한번만 봐~주십시요"
"안돼요! 한달후에나 오세요..!"
하지만 그 사람은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사무실도 슬슬 큰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서로 옥신각신 계속 말들이 오갔다.
그런데 그 사람 신상명세서를 보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아직 퇴소가 안된 상태였던 것이다.
3일이상 무단외박일 경우 퇴소조치가 이뤄지는데 그 사람은 오늘이 3일째였던 것이다.그걸 아는 순간 얼마나 웃겼는지...그사람은 지레 겁을 먹고 사무실에 와서 잘못했다고 빈것이다.결국 그 사람에겐 사실을 알리지 않고 대신 다시는 술을 안먹겠다는 각서를 받고 방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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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2004-02-19
12구역에 계시는 한 분이 사무실로 올라왔다.방에 도둑이 들어서 돈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장사하는 분이라서 30만원정도 갖고 있었는데 그중에서 15만원이 없어졌다고 한다.그러니 내부소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늘 하는 얘기지만 돈을 가져가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돈을 관리하는 사람이 조심해야하는게 쉼터 실정이다.
하여튼 그 방에 있지 못하겠으니 다른 방으로 옮겨달라고 한다.방을 못옮겨주면 나가겠다고 한다.그 소리를 들으니 화가났다.
그래도 3년이나 이 쉼터에서 생활하신분이 우리에게 그런식으로 말하는 것이 무척이나 감정을 상하게 했다.결국 호실을 옮겨주고 대책을 세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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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동가는 날,치매 2004-02-24
아침 직원예배가 9시에 있다.사무실 직원 및 실장들이 모며서 하루 일과를 예배로 시작하는 것이다.오늘도 변함없이 사무실에서 직원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목사님께서 설교중이셨다.
갑자기 한 사람이 사무실로 비틀거리며 들어왔다.술에 많이 취해서 몸도 잘 가누지 못하는 거 같았다.그런데 무언가를 어깨에 짊어지고 오는데 그것은 자기 잠바로 싸여 있었다.무언지 꽤 무거워 보였는데 마치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것처럼 목뒤에 그것을 얹고 양손을 어깨 위로 올려 그것을 잡고 왔다.
"목사님,선물 가지고 왔습니다"
갑작스러운 일에 다들 지켜보고만 있는데 어깨에 맨것을 내려놓고 그것을 싸고 있던 잠바를 풀기 시작했다.몇분이 옆에서 도와주는데 그것이 무얼까 궁금했다.잠바가 다 풀어졌을때 그 속에서 나온것은 무겁게 보이는 쇠막대기였다.직사각형으로 생긴 것이 공사장에서 쓰이는 것을 주워온 것 같았다.알았다고 하면서 내보냈는데 아침부터 술취해서 다니는 모습을 보니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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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동에서 환자들을 데리러 올라온다.5번째 환자들을 보내는 것이다.10명가량 내려가는데 하룻밤사이에 안 가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아예 외박하는 사람도 있다.어찌됬든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가지 못한다.치료가 꼭 필요한 사람들인데 이런식으로 그냥 쉼터를 나가버리면 대책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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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46분
하동에 가기위해 외부에서 치매할머니 한분이 와 계신다.사무실 거울을 보며 거울에 비친 자신 모습을 보며 그 앞에서 말하고 있다.
"얼른 와!"
"올래 안올래"
"같이 집에 가게 얼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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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계속 거울을 보며 이런식으로 말한다고 한다.그러다가 거울에서 계속 반응이 없으면 분해서 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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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상담중 2004-03-08
지난주부터 밀착상담중이다.밀착상담이라는 것은 쉼터에 있는 사람들과 일일이 상담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문제는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각 직원들마다 담당 호실들이 있는데 그 구역식구들을 상담하는 것이다.보통은 밀착상담을 통하여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낸다기 보다는 그들에게 교회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일이다.
상담을 하다보면 의외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된다.대부분은 처음 입소 상담때 듣던 말들이다.하지만 그들은 자신에 대한 알릴고 싶어하는 것이 분명하다.그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자세히 들으면 하나의 책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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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찌꺼기가 맛있나? 2004-03-10
은행에 가느라 교회를 나서는데 교회옆에서 한 아저씨가 열심히 뭔가를 먹고 있었다.자세히 보니 1층가게에서 시켜먹고 바깥에 내놓은 그릇에서 남은 음식을 먹고 있었다.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그냥 가려다가 쉼터를 놔두고 거기서 먹는 모습을 보니 안되보였다.바로 앞에서는 588아가씨들이 유리문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저씨! 배 고프세요"
"우리 교회에서 밥 줄테니 따라오세요"
내 뒤를 따라오는 모습을 보니 몸도 불편해 보였다.주방으로 올라가다 주방에 계신 집사님을 만나서 부탁을 드렸다.그 집사님을 따라 가는 그분을 뒤에서 보며 갈 곳이 없으면 여기 계셔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고맙다는 소리를 하며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내려왔는데 은행에 갔다오니 사무실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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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현수막을 떼라니... 2004-03-12
우리 교회가 있는 588을 벗어나면 '굴다리'라는 곳이 있다.이곳은 기차가 지나가는 곳으로 위로는 기차길이,아래로는 차가 지나갈수 있도록 터널식으로 되어있다.그 굴다리 위에는 다일공동체의 현수막과 가나안쉼터의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있다.그런데 며칠전 구청 도시정비과에서 전화가 왔다.자꾸 민원이 들어오니 현수막을 떼라는 것이다.누군가 구청에 자꾸 민원을 넣는 것이었다.그래서인지 다일공동체 현수막은 며칠전 떼었지만 우리는 아직 그냥 놔둔 상태였다.
누가 왜 떼라고 했을까? 구청에서는 누구라고는 밝히지 않았지만 아마 식당을 하는 사람일거라고 했다.
현재 다일공동체의 밥퍼운동본부에서 무료 점심식사를 하는 사람은 400~500명정도라고 한다.그러다보니 손님을 그곳에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누군가가 민원을 제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문제는 그 여파가 우리에게까지 미쳤다는 것이다.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588에서 노숙인 사역을 하는 우리를 다일공동체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무료 급식에 촛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갈곳이 없는 사람들을 쉼터에 받아들여 함께 사는 것이 목적이다.우리 쉼터가 588한가운데 있다보니 왠만한 사람은 그곳에 쉼터가 있는지조차 모른다.그래서 지금 걸려 있는 현수막이 참 중요하다.통행이 빈번한 곳에 있기때문에 그것을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특히,다일공동체에서 밥을 먹고 나오다가 우리 현수막을 보고 찾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어느 한 사람의 민원만을 듣고 불법이니 떼라고 하니 답답하다.믈론 구청도 자신들의 할 일이니 그러겠지만,진정으로 자기 구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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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이플선교단,동명교회 2004-03-16
오후 12시 8분 엊그제 주일저녁은 죠이플선교단과 동명교회성도님들이 방문하셔서 풍성한 주일저녁예배가 되었다.
죠이플선교단은 섹소폰앙상블밴드로 13분의 섹소폰연주자들이 와서 정말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주었다.그렇게 많은 섹소폰을 본 일도 없거니와 13대의 섹소폰이 화음을 이뤄가는 소리를 들은 적도 없다.정말 큰 은혜의 감동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그날 강사목사님은 동명교회 윤석표목사님이셨는데 동명교회에서는 이에 뒤질세라 장로님들을 포함하여 30여분이 오셨고 아름다운 찬양으로 특송도 해주셨다.그뿐만아니라 쌀3가마 값을 후원해주셨고 아저씨들을 위해 빵과 우유 쵸콜릿등을 준비해 오셨다.
뭐라고 해야 할까...이날은 큰 잔치와도 같았다.당일 담임목사님은 부산집회로 오전예배만 마치고 내려가셨었는데 그 빈 공간을 이분들이 크게 채워주셨음을 물론이다.
정말 수고해주신 동명교회 여러분과 죠이플밴드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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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야만 하는 이유 2004-03-16
쉼터에 있다보면 얘기치않게 싸워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몇몇 알콜중독자,정신질환자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인데 말싸움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주먹싸움으로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이런 경우 누가 이기든 피해는 우리가 보게 마련이다.그러다보니 목사님은 무조건 참으라고 하신다.하지만 젊은 사람들로 구성된 사무실에서 참기란 쉽지 않다.
며칠전 최계도라는 사람이 입소했다.정신적인 문제로 지난번에도 쉼터에서 잦은 싸움으로 퇴소당한 사람이다.사무실에서 받지 않으려고 했는데 목사님께서 받아주라고 해서 지난주 토요일에 입소조치를 했었다.그런데 그날 방사람과 싸웠다고 한다.방사람은 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한다.그리고 퇴소하라고 하자 사무국장에게까지 주먹질을 하고 경찰서에 도리어 신고를 해서 주일날아침부터 어수선했다.간사 한명이 해명하러 가는 도중 경찰차 안에서 맞았다.
이런 경우 참으로 난감하다.교회에서 그 사람을 신고해서 경찰서를 들락날락 한다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고 그렇다고 데려다가 똑같이 패주는 것도 그렇고...그러니 제일 좋은 방법은 참는 것이다.
다행히 이것이 일어난 날이 주일인데다가 사순절기간이라 다들 조심하고 있을때였다.안그랬으면 아마 일이 더 커졌을것이다.
목사님은 늘 말씀하신다...저들은 몰라서 그러더라도 우리는 아니까 참아야 한다고...예수님의 십자가를 지는 것이 이런것이라고...
588에 있다보니 싸울일도 많고 쉼터를 하다보니 속이 뒤집어 지는 경우도 많다.하지만 이 모든것이 내 십자가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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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랄카리스장로찬양단방문 2004-03-23
21일 주일저녁에는 코랄카리스 장로 찬양단에서 방문하셔서 아름다운 찬양을 들려주셨다.지휘,반주자를 포함하여 40분의 장로님들이 오셨는데 1st 테너,2st 테너,1st 베이스,2st 베이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1곡의 성가를 함창,중창,독창으로 나눠서 하였다.모두들 앵콜을 할 정도로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연세들이 있음에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부러울 따름이다.
또한 이날 장로님들은 자체적으로 모은 헌금을 목사님께 전달하기도 하였는데 무엇보다 이 곳 사역을 살펴본 많은 장로님들이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다.아름다운 찬양으로 함께 해주신 장로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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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취임예배,우현일,치매증상 2004-03-31
3월 28일(주일저녁)에는 새로운 이사진들을 모시고 취임예배를 드렸다.그전까지만 해도 이사를 할 사람이 없어서 직원들이 하거나 성도중에서 했는데 이제는 각 교회 목사님들이 이사와 감사직을 맡게 되었다.그만큼 조직력이 강화되었다고나 할까...
이사장이신 김도진목사님은 당일 설교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다른 돈 많은 재단들은 이사도 서로 하려고 하는데 노숙인 사역을 하는 우리는 아무도 그 짐을 같이 지려고 하지 않는다고...하지만 이제 이 짐을 나눠지려는 분들이 생겼고 감사하게도 새로운 이사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각 목사님들은 앞으로 이 사역을 자신의 교회에서 하는 것처럼 관심을 가져주실 것이며 교회 성도님들 역시 이 사역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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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일(가명)씨가 그렇게 술을 먹고 행패를 부려서 퇴소가 되었었는데 그 뒤로 매일와서 잘 못했으니 한 번만 봐 달라고 한다.사무실에서는 단호하게 거절을 했지만 어제 일방적으로 목사님을 찾아가 호소하는 바람에 다시 입소시키라는 명령이 떨어졌다.하여튼 우현일씨를 비롯한 상습 퇴소자들은 다시 입소하는 방법을 잘 안다.그것은 목사님을 직접만나 호소하는 것이다.아무리 사무실에서 한달동안 입소가 안된다고 버텨도 목사님을 찾아가면 될거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우현일씨만해도 술 먹고 문을 걷어차고 직원들에게 욕을하고 교회차를 발로 차는 등 행패를 부렸지만 목사님 한 마디에 입소가 되었다.이럴때는 사무실로써는 난처하지만 어쩔 수 없다.일흔번씩 일곱번 용서해 주라는 것은 아마 우현일씨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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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할아버지구역이 심상치 않다.연세가 많으신분들을 모아서 특별관리를 하고 있는데 작년하고 올해가 또 틀리다.아마 그만큼 나이가 더 먹는 다는 징조일 것이다.몸이 쇠약해지는 것은 둘째문제라고 해도 치매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수 없다.곽인수(가명)씨가 얼마전부터 소변을 잘 못가리고 있다.게다가 빨래해서 마르지 않은 것을 사물함에 그냥 넣는등 전과는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강동석(가명)씨도 갑자기 몸이 않좋아지고 계속 옛날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곤 한다.
문제는 이 분들이 자신의 상태를 모른다는 것이다.그래서 치매 전문병원(본 재단과 자매결연 맺은 하동병원)에 보내려고 해도 본인들이 안 가려고 한다.게다가 자녀들이 있는 분들도 자식들에게 신세를 안진다고 가려고 하지 않는다.
지하에 숙소가 있다보니 건강이 나빠지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하루빨리 건물을 매입해서 숙소를 지상으로 올리고 전문 의사들을 섭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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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분이 몸 전체가 너무 안좋아서 병원에 보내달라고 사무실에 올라왔다.아직 입소가 되지 않은 상태여서 시립병원에는 보낼수 없는 형편이었다.그래서 가까운 다일천사병원에 보내고 내일 시립병원에 보내 주겠다고 했다.그런데 얼마 후 천사병원에서 전화가 왔다.이곳에서 보낸사람이 진료가 안된다고 하니까 병원에서 행패를 부렸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잘 알아보고 보내지 왜 그런사람을 보냈냐는 것이다.기가 막히기도 하고 화도나서 사무실직원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우리는 그런 사람을 200명이나 데리고 있습니다...
오늘 행패부린 그 사람을 불러서 물어보았다.왜 그랬냐고...그 사람은 가나안교회에서 보내주었는데 왜 치료를 안해주냐고 한 모양이다.그러니까 그 쪽에서 두 사람이 붙들고 내보낸것이다.자신을 정신이상자 취급을 하는 거 같아서 발로 문을 차고 나왔다고 한다.그러면서 거기 사회복지사가 하는 말이 가나안교회도 재단인데 왜 이리로 보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한다.
글쎄...다일도 재단인데 왜 노숙자들을 안 받고 가나안교회로 보내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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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웠던 날 2004-04-07
어제는 정말 시끄러운 하루였다.하동병원에서 오는 날이어서 몇 사람을 보내는데 그 중에 우현일씨를 꼭 보내야 했다.알콜중독에다가 정신질환까지 있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지만 본인은 끝까지 안가겠다고 버텼다.지난번 다시 받아줄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온다는 조건으로 받아주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 가겠다고 했다.결국 병원에 안가려면 나가라고 했고 화가 난 우현일씨는 술을 잔뜩 먹고 와서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우현일씨 문제가 잠잠해질무렵 이번에는 그 유명한 이원기씨가 왔다.이 사람도 술로 인해 입퇴소가 밥먹듯 하는 사람이다.지난번 술로 인해 퇴소가 된 뒤 한달을 기다렸다가 온 것이다.그런데 입소해 달라고 온 사람이 술을 잔뜩 먹고 왔다.그러고는 한달되었으니까 받아달라고 한다.정말 어이가 없어서...
이 사람과 실갱이 하느라 또 한참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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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우현일씨가 사무실문에 있었다.목사님을 보고 가야 한다고 우기더니 목사님방으로 들어갔다.다행히 목사님이 안계셔서 그냥 나갔지만 오늘도 시끄럽게 생겼다.우현일씨 특징이 퇴소만 되면 뭘 내놓으라고 우긴다.보통은 자기 틀니를 내놓으라고 하고 그것도 아니면 가방이나 옷 같은걸 내놓으라고 한다.
정말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주었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는 게 그 사람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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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47분
역시나 하루 종일 우현일씨가 들낙날락한다.계속 욕을 해대며 죽이겠다고 난리다.정말 대책이 없는 사람이다.딴데 가지도 않고 교회주변만 맴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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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감사이후.. 2004-04-19
구청 감사이후 이것 저것 시정하느라 바쁘다.아무래도 우리 같은 경우 사회복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보니 부족한것 뿐이다.목사님 말씀처럼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데려다가 같이 살다보니 그것이 복지가 되었다는 것이 가장 정확한 말이다.그래도 이제 주먹구구식으로 하기엔 우리도 규모가 커졌다.이것 저것 지적 사항들을 수정하다보니 오히려 정작 우리가 신경써야 할 쉼터식구들에게 소홀해 진다.
요즘은 날이 더워지고 있어서 외박자도 많고 퇴소자도 늘고 있다.그래서 그런지 오늘부터 한주간은 야간근무를 하게 되었다.시청에서 야간인원조사를 불시에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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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 여성분이 오셨다.전에도 한 번 오신적이 있었는데 이곳이 남자들만 있는 쉼터라서 다른 곳을 소개시켜줬었다.그런데 그곳이 마음에 안든다고 나와서 또 다른 복지관을 소개시켜 주었었는데 거기서도 나온 것이다.그리고는 다시 이곳을 찾아왔다.
"아주머니...자꾸 이리로 오시면 어떡합니까? 여기는 남자들만 있는 쉼터예요"
-"그래도 갈 곳이 없는데 어떡해요..다른곳에 좀 보내주세요"
"아주머니 마음에 딱 드는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무래라도 좀 보내주세요.."
"그러면 저희 목사님 아는 교회에서 오갈데 없는 분들을 함께 데리고 있는데 그곳으로 가 보시겠습니까?"
-어딘데요.."
결국 그 교회로 보내드렸는데 이틀후에 다시 교회로 왔다.
"아주머니 왜 또 오셨어요?"
-"거기 못 있겠더라구요"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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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에 있는 분들 중에는 의외로 정신질환자가 많다.그중에 한분인 이영X씨가 방금 왔다 갔다.병원에 보내달라고 왔는데 이 사람과 말을 하다보면 삼천포로 빠지기 일수다..우리 얘기는 전혀 들을 생각도 안하고 계속 자기 얘기나 한다.
"병원 좀 가려고 하는데 지난번 치질 수술한거 때문에..."
-"그런데 아저씨, 천주교에서 세례 받으신거 맞아요?"
-------------지난번 성찬식때 문제가 있었다.천주교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하면서 성찬식에 참여를 했는데 떡은 먹고 포도주는 술이라고 안먹었던 것이다.---------------
-"천주교에서는 성찬식을 더 정확히 지키는데 잘못알고 계신거 같으니까 알려드릴께요.성찬식때 먹는 떡은 예수님의 몸을 의미하고 포도주는 예수님의 피라고 생각하며 성찬을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성찬을 하시려면 둘다 드시던지 아니면 안하시는게 났습니다.성찬의 의미를 아실때까지는 성찬을 안하시는게 났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아니,왜 사무실이면 사무실일이나 하면되지 교회일도 하고 병원일도 합니까..전 이해가 안되네요.성찬을 어떻게 하든 사무실에서 왜 그런것까지 하는지 모르겠네요.."
-"아저씨,여기는 교회입니다..저희가 아저씨에게 옳은길을 말씀드리면 들을 줄도 아셔야죠"
"아니,저는 그게아니라....중략....."
하여튼 얘기가 길다.그러다가 이젠 병원의뢰서에 써 있는 대장항문과 를 지우고 치질로 해달라고 한다.왜 지난번에도 대장항문이라고 써줬는지 이해가 안된다나..
-"아저씨! 병원에서 치질로 바꿔오라고 그랬습니까?"
"아뇨..그건 아닌데 제 생각에..."
-"병원에 치질과가 있는게 아니쟎아요.대장항문과에서 치질을 해주고 지난번에도 가셔서 수술까지 받으셨쟎아요? 병원에서도 아무말 없는데 왜 아저씨 맘대로 바꿔달라고 하십니까?"
---------------------옥신 각신 끝에 나갔는데 잠시 후에 다시 올라왔다----------------
"제가 여기 사무실의 심기를 건드려서 어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아니,저희가 누굴 죽였습니까? 아저씨는 저희가 하는 말을 한 마디도 인정을 안하시쟎아요?"
"그게 아니라..."
-"거봐요,계속 따른 말만 하시쟎아요"
----------------결국 담임목사님이 보시고 내려가라고 호통을 치는 바람에 그냥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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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장부X 실장이 방 사람 박대X씨가 술을 먹고 들어와서 끌어내는 중 몸싸움을 일으켰다.그런데 이 사람이 진단서를 끊어와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난리를 친 모양이다.목사님이 한 번만 봐달라고 사정을 했다니...얼마나 열 받는지...
이곳에 와서 생활한지가 하루 이틀이 아닌데 끌려나가면서 상처가 났다고 그걸 가지고 고발하다니...정말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이다.가끔 술 먹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을 잘 못 건드렸다간 이런 일을 당하기 일쑤다.그들이 하는 소리는 "술먹었다고 때리면 됩니까?"
술 먹었다고 때리겠는가? 얼마나 추태를 부리고 욕을 해대면 그러겠는가? 사무실이야 참는다지만 같은 쉼터사람들이 참기가 쉬운건 아니다.그런데 그런걸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일로 장부X실장은 다른 방으로 보내졌다.그렇게 해야지만 고소를 하지 않겠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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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봉투에 후원금을.... 2004-04-21
매월 쉼터로 오는 편지 한통이 있다.그 편지가 다른 것과 다른것은 보내는 주소나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그저 앞에는 우리교회 주소가 더듬더듬 전체에 적혀 있고 뒤에는 "목사님 힘내세요..화이팅!"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마치 초등학교 1학년이 적은 것처럼 삐뚤빼뚤이다.
그런데 그 안에는 편지가 아닌 돈이 들어있다.벌써 오래전부터 누군가로 부터 오는 후원금인데 누군지도 모른다.중간에 분실이라도 되면 어쩔려고 그러나 싶기도 하다.계좌이체를 해도 될텐데라고 생각하지만 목사님은 아마 그런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일 거라고 한다.그도 그럴것이 편지봉투에 쓴 글을 봐도 그렇다.
하지만 얼마나 감사한지...이 곳 쉼터는 이런분들의 관심과 기도로 운영된다.하나님께서는 이분이 누구인지 아시리라...그리고 주께서 이분께 우리대신 갚아주시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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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일어난 싸움,병원이용 2004-04-27
어제밤에 싸움이 있었다.실장한명이 다쳐서 국립의료원에 입원해 있고 때린 사람은 경찰서에서 조서중이다.무엇때문인지는 확실히 모르나 하여튼 김종X씨라는 사람이 문제다.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어서 사람들하고 자주 싸운다.벌써 싸움으로인해 방을 옮겨 다닌 것만 해도 한 두번이 아니다.이제는 각 호실에서 이사람을 받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거짓말도 잘하고 체격이 건장하다보니 싸웠다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어제 같은 경우에는 가위로 사람을 찌르려고까지 했다고 하니 주변에서 말리지 않았으면 아마 무슨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
이런 사람을 감당할 만한 곳은 없다.정신병동이 아닌 이상 시설에서 받기란 힘들다.그럼에도 이곳에 있었던 것은 우리마저 저 사람을 받아주지 않으면 그는 사회에 무방비로 방치되기때문이다.사회는 그런 위험을 잘 모른다.장애인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그들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그들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하지만 노숙자들중 특히 알콜중독자나,정신질환자등은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는 사람들이다.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반드시 시설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그런데 대부분 사회는 왜 건강한 사람들에게 돈을 써가며 보호하느냐고 한다.
문제는 그들이 건강하다는 것이다.건강하다는 것은 정신이 온전치 못할 때 그 건강을 가지고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우리는 그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싶다.하지만 우리 역시 시설이 되지 않는다.사정을 설명해도 시나 구청에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쉼터에는 정신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는 사람은 없다.여기 쉼터는 개방되어 있는 쉼터이므로 그런 사람이 왔다가도 본인이 마음에 안들면 나가기 때문이다.대부분 현 쉼터에 있는 사람들은 노약자나 장애인이고 실직이나 어려움으로 갑자기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다.
가끔 일어나는 이런 문제로도 시끄러운데 수많은 정신질환자들이 사회에 방치되어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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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싸운 김종X씨가 아침에 다시 왔다.경찰서에서 풀어준 모양이다.김종X씨에게 맞은 실장도 병원에서 입원이 안된다고 해서 쉼터에 와있다.얼마나 맞았는지 2사람이 부축을 해도 힘들정도다.허리를 많이 다친것 같다.그런데도 김종X씨는 도리어 큰소리다.짐싸가지고 나가라고 하니 순순히 안나갈태세다.억지로 끌어내려다가 다시 몸싸움이 났다.결국 경찰까지 불렀고 지금 막 내보냈다.
나가면서도 저런 새끼들은 죽여버려야 한다고 도리어 큰 소리치며 나간다.
병원에 입원환자가 있어서 전화를 했다.아직은 병실이 없으니 입원실이 생기면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그런데 그쪽에서 이런말을 했다.
"아까 시에서 전화가 왔었는데요...이제 쉼터에서 오는 환자들은 받지 말라고 하더라구요.의료비가 너무 많이 지출이 되서 줄여야 된데요"
-"그러면 노숙자들은 다 어떡하라고요?"
"저희도 난감해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을 어떻게 돌려보내냐고 하니까 그러면 급한 환자만 해주라는 군요.그리고 입원해야 할 사람은 구청에 가서 의료보호1종을 만들어 오라는데요"
-"아니,응급실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이 언제 의료보호를 만들고 그러나요...그리고 만들어 달란다고 다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니고..."
"하여튼 그쪽에서는 의료보호혜택을 받으려고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막아야 된다고 하네요."
-"아니,노숙하는게 그렇게 편한 줄 아나보죠?"
"저희도 답답하니까 시에 전화를 걸어보시는게 낫겠네요"
.....................
시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시에서 지원해주던 의료비가 바닥났다는 것이다.고액수술을 많이 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데...정치권에선 더 나은 복지정책을 내놓고 있고 복지예산을 늘린다는등 하지만 실제론 누구를 위한 복지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그들이 외치는 복지는 다름아닌 잘사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이다.노후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복지...진정으로 소외된 이들을 위한 복지는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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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기독교연합부흥회 2004-04-30
어제까지 4일동안 전농기독교 연합부흥회가 있었다.전농동지역 교회 주최로 저녁집회가 있었는데 각각 다른 교단임에도 오셔서 내 교회처럼 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전농기독교연합회 회장으로 계신 류두호목사님(나사렛성결교회)께서 첫째날 집회를 인도하셨고 둘째날은 전두호목사님(염광교회),세째날은 김부성목사님(전농중앙교회),네째날은 이준문목사님(복된홍익교회)께서 인도해 주셨습니다.자비량 집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간식과 헌금,그리고 형제,자매님들의 찬양으로 은혜스러운 시간을 마련해 주신 각 교회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먼곳에 있는 소외된 사람을 돌보는 것보다,내 이웃에 어려운 사람,어려운 교회를 돌보는 일이 더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개교회주의로 울타리가 높아져 가는 지금 곳곳에서 교회간의 연합과 담을 허무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습니다.
588이라는 전농동 지역에 우리와 함께 하는 교회들이 있다는 사실에 큰 용기를 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