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09월~11월 쉼터일기
페이지 정보
조회 : 753회 작성일 : 21-05-17 11:27본문
정말 못말리는 김경일! 2003-09-01
12구역에서 감당을 못해서 1구역으로 보내고 1구역에서 또 얼마전 연판장까지 돌려 다른 방으로 보내달라고 해서 3층방으로 보낸 김경일씨가 그곳에서 마저 말썽을 부려서 지하로 다시 내려 보내달라는 요청이 왔다.정말 해도 너무한다.어제는 3층에 있는 환자와 싸운 모양인데 더 이상 쉼터에 있게 하기는 무리인 것 같다.들어 오는데로 퇴소조치를 할 생각이다
------------------------------------------------------------------------------------------------------------------------------------------------------------------------
현재인원 167명 2003-09-02
지금 현재 인원이 167명이다.올해 들어서 160명선에서 오르 내리고 있다.다른 쉼터들은 줄고 있다는데 이 곳만 정원을 넘어선 상태다.개신교 최대의 쉼터!
하나님의 뜻의 따라 이 사역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셨다.이곳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전에 이곳에 있었던 사람들도 꽤 된다.다른 곳을 가봐도 이곳만 못하다는 것을 그들은 안다.비록 시설은 낙후되 있어도 진심으로 그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곳이 이 곳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목사님은 늘 말씀하신다.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이용해서 자기 배를 불리려고 복지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은 틀림없이 망한다는 것이다.
사실,대부분 복지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국가로부터의 도움과 후원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하지만 이곳은 정반대다.어떡하든지 자립할 여건을 갖추고자 노력중이다.이 사역이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면 아마 우리도 사람을 의지하고 후원자들을 찾느라 곤비했을 것이다.하지만 돈 한푼없이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을 우리는 신뢰한다.
7000동역운동! 우리는 후원자가 아닌 동역자를 찾고 있다.진심으로 이들을 불쌍히 여길 수 있는 사람!
그가 바로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동역자인 것이다.
------------------------------------------------------------------------------------------------------------------------------------------------------------------------
12구역에서 문제가 터졌다.그 방은 방이 좁아서 6명정도가 있는 방이다.몇 달전 실장이 바뀐뒤로 계속 적임자가 없어서 자체에서 뽑은 사람이 실장 역할을 해왔다.그런데 새로 된 사람마다 술을 묵인해 왔던 것 같다.오늘은 비가 아침부터 계속내리고 있는데 술생각이 많이 난 모양이다.실장을 비롯해서 그 방 사람들 몇몇이 술을 먹고 들어 온 것이다.
사무실에 들켜서 그렇지 안 그랬으면 모르고 넘어갈 뻔 하였다.그런데 문제는 술을 먹으면 좀 어떻냐고 그러는 것이다.우리는 그 구역이 계속 문제가 되어 왔고 앞으로도 문제가 될 것을 안다.그래서 그 구역을 분산시키기로 했다.4명을 퇴소시키고 2명은 분산시킨다.
술에 관해서는 타협이 없다.
만약 조금이라도 우리가 묵인해 준다면 하루아침에 이 쉼터는 끝장난다.알게 모르게 항상 이곳은 긴장감이 돌고 있다.
------------------------------------------------------------------------------------------------------------------------------------------------------------------------
소식지를 보냅니다 2003-09-04
소식지를 보내는 작업이 이제 끝났다.아침부터 10명이 작업을 했는데 이제야 끝났다.그래도 쉼터에 게신분들이 매번 도와주셔서 쉽게 끝낼 수 있다.우리와 같은 총회에 있는 교회들에게 보내주는데 보통 1000여통정도를 보내게 된다.물론 그걸 보고 도와 주는 분들은 거의 없다.하지만 때가 되면 이 사역에 관심을 갖고 동참 할 교회들이 계속 생기리라 믿는다.
오후 4시
새벽 예배 후에 술 먹은 사람과 싸움이 벌어졌다.
------------------------------------------------------------------------------------------------------------------------------------------------------------------------
제발 병원 좀 그만 가세요! 2003-09-05
쉼터에 있는 분들은 대부분 병이 있기 마련이다.노숙생활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한 두가지 병은 갖고 있다.그러다보니 입소하자마자 찾는 것이 병원이다.이곳에 입소를 하게 되면 그때부터 시립병원을 무료로 이용 할 수 있게 된다.먼저 아이디카드라는 노숙인을 증명하는 의료카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사진을 찍어서 서울역 근처에 있는 노숙인 다시서기 지원센타에서 의료카드를 만들게 된다.그 카드를 가지고 사무실에서 끊어주는 서류한장을 받아서 병원을 가면 된다.대부분 우리는 동부시립병원을 이용하지만 강남시립이나 다른 병원을 이용하기도 한다.
물론 치료비는 들지 않는다.그러다보니 특별히 병이 없는데도 수시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그들의 병은 사실 정신적인 문제이다.남의 말을 믿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 관철하려는 사람들이 있다.지금 왔던 이영훈씨(가명)도 그런 사람이다.거의 병원을 자기 집 드나 들 듯 한다.사무실에 와서는 횡설 수설 엉뚱한 소리뿐이다.병원에 갔다 와도 의사선생님이 이상 없다고 하는데 며칠 있으면 또 가야한다고 한다.왜 가냐고 물으면 그때부터 앞 뒤도 안 맞는 얘기를 늘어 놓기 시작한다.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급기야 오늘은 더 이상 이런곳에 못 있겠다고 한다.마치 우리가 자기를 때릴 것 같다나? 사실,이영훈씨가 사무실에 나타나면 상대방의 말은 들으려고도 않고 계속 자신의 생각만 내뱉는 말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게다가 하지도 않은 얘기까지 늘어 놓는다.목사님께서 내년에 마음에 맞는 사람들만 모아서 쉼터를 재편성을 한댔다나...정말 황당한 말들만 골라서 하니 답답하다.
그러니 병원에 가서는 의사선생님을 붙들고 얼마나 괴롭힐까? 의사선생님 말도 못 믿고 직원들 말도 못 믿고 목사님 말도 못 믿으니 어떻게 하라는 건지...아마,병원엘 안 보내주면 다른 곳에 가서 이렇게 말할 것 같다.'가나안교회는 아프다고 해도 병원도 안보내주고 보내달라고 하면 때릴려고 하는 이상한 종교집단이라고...
어제는 와서 종교 얘길 꺼내서 속 뒤집어 놓더니 오늘은 병원가는 걸로 한 바탕했다.
------------------------------------------------------------------------------------------------------------------------------------------------------------------------
추석이라... 2003-09-09
경기가 안 좋다고는 하지만 명절은 명절인가 보다.시장이나 백화점들이 복잡하다.이 곳도 사창가를 벗어나면 롯데백화점이 있어서 그 기분을 느낄수 있다.어제는 여기 저기서 선물들이 들어왔다.롯데 직원들이 자신들이 받은 선물들을 보내주었는가 하면 청량리 경찰서,자율정화위원회에서도 추석선물을 보내주었다.
아저씨들도 이런 때가 되면 마음이 설레는 모양이다.그동안 가보지 않던 고향을 찾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아마 마음이 착잡할 것이다.그래도 추석선물이라도 받으니 조금은 위로를 받지 않을까?
어제 들어온 선물세트를 풀어서 종류별로 비닐에 담았고 개인별로 다 나눠주었다.비누,치약,칫속...대부분 생활용품들이다.
보내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명절이 다가오면 들뜬 마음에 참았던 술을 먹는 경우가 많다.일일이 단속하기도 어렵고 고향에 간다고 가지만 술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3구역에 술취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내려가 보니 방 사람들에게 술주정을 하고 있었다.얼마나 취했는지 걷기도 힘들다.당연히 퇴소조치를 해야겠지만 밖은 비가 많이 오고 있다.이대로 내보낼 수가 없어서 3층본당에서 쉬다가 오후에 상담을 하자고 했다.하지만 술이 너무 많이 취해서 말을 듣지 않는다.이럴때 술취한 사람들을 들여보낼 방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이곳엔 모든 방이 다 꽉꽉 차 있다.그러니 비가오는데 만취한 사람을 내보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방에 들여보내지도 못하고 난감하다.알아서 술깨고 들어오는 사람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추석동안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
추석이라... 2003-09-09
경기가 안 좋다고는 하지만 명절은 명절인가 보다.시장이나 백화점들이 복잡하다.이 곳도 사창가를 벗어나면 롯데백화점이 있어서 그 기분을 느낄수 있다.어제는 여기 저기서 선물들이 들어왔다.롯데 직원들이 자신들이 받은 선물들을 보내주었는가 하면 청량리 경찰서,자율정화위원회에서도 추석선물을 보내주었다.
아저씨들도 이런 때가 되면 마음이 설레는 모양이다.그동안 가보지 않던 고향을 찾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아마 마음이 착잡할 것이다.그래도 추석선물이라도 받으니 조금은 위로를 받지 않을까?
어제 들어온 선물세트를 풀어서 종류별로 비닐에 담았고 개인별로 다 나눠주었다.비누,치약,칫속...대부분 생활용품들이다.
보내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전 10시 40분
명절이 다가오면 들뜬 마음에 참았던 술을 먹는 경우가 많다.일일이 단속하기도 어렵고 고향에 간다고 가지만 술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3구역에 술취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내려가 보니 방 사람들에게 술주정을 하고 있었다.얼마나 취했는지 걷기도 힘들다.당연히 퇴소조치를 해야겠지만 밖은 비가 많이 오고 있다.이대로 내보낼 수가 없어서 3층본당에서 쉬다가 오후에 상담을 하자고 했다.하지만 술이 너무 많이 취해서 말을 듣지 않는다.이럴때 술취한 사람들을 들여보낼 방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이곳엔 모든 방이 다 꽉꽉 차 있다.그러니 비가오는데 만취한 사람을 내보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방에 들여보내지도 못하고 난감하다.알아서 술깨고 들어오는 사람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추석동안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
김전도사 선물을 선물로 나누어 주지 못하는 이유
해마다 명절이 되면 선물을 사서 나누어 드립니다. 올해 추석도 입소자들을 위해 생필품 선물 세트를 구입 해서 나누어 주기로 했습니다.
근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작년도 그렇구, 그 전해도 그렇구, 선물을 잘 포장해서 종이 가방에 넣어주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더란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두세개씩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얼마지나 않아 금방 없어지는 경우도 있더란 것입니다.
저희 생각에는 선물을 나눠드리면 필요한 사람은 자신들이 쓰고 어디 인사 갈 곳이 있으면 빈 손으로 가지 말고 선물도 좀 하고 하라는 맘이 였는데, 알고 보니 많은 수의 사람들이 팔아 먹는 다는 것입니다. 대포집에 가서 선물하고 술하고 바꿔 먹는 것이 였습니다.
한달에 한번내지 두번씩 교도소 방문을 합니다. 그때 마다 음식을 준비해 가곤 합니다. 빵과 과일, 음료를 봉투에 담아서 가지고 갑니다. 그런데 과일 중에서 가지고 못가는 과일이 있습니다. 포도 같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왜 인지 아십니까?
포도를 가지고 가면 포도를 먹지 않고 술을 담아 먹는 다는 것입니다. 참 기발한 아이디어 아닙니까?
느는 건 잔머리 인거 같습니다. 얼마전 신문을 보니깐 숟가락 하나로 감옥을 파서 탈출하는 사람도 있다하니 참 재미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선물 포장을 다 뜯었습니다. 그리고 비눗, 샴푸, 치약들을 검정색 비닐 봉투에 넣어서 나눠 주었습니다. 우리도 머리를 쓴거죠...
한쪽 마음이 씁쓸합니다. 선물을 선물 그대로 나눠주는 것 조차 안되는 현실에 쓴 웃음을 지어 봅니다.
------------------------------------------------------------------------------------------------------------------------------------------------------------------------
끈질긴생명 2003-09-16
아침에 출근을 하다보니 지하철 역 주변 찻길가를 청소하고 있는 한 사람이 보였다.뒷모습이 청소부 같지는 않고 무척 남루한 옷에 청소하는 모습이 힘들어 보였다.낯익은 모습이어서 자세히 보니 정종기아저씨였다.이 사람을 보면 정말 생명이 질기다는 말을 안 할수 없다.우리 교회와 인연을 맺은지도 10년이 다 되가는데 안보여서 죽었나 하면 또 나타나서 돌아다니고,겨울이 되서 얼어죽지는 안았나 하면 또 다시 돌아다닌다.
한때는 우리 쉼터에서 있기도 했지만 어느 한 곳에 매여 있는 것을 싫어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꺼려한다.누가봐도 거지중의 거지인데 정작 본인은 리어커를 끌고 다니면서 이것 저것 주워다가 고물상에 팔아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밥보다는 술을 더 많이 먹는듯 한데 손에 막걸리병을 들고 청량리광장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전에는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여튼 몇 년전에는 하도 얻어 맞아서 복부가 심하게 나온적도 있다.내장이 밖으로 나와서 죽을 것 같다고 했는데 그 뒤로도 여전히 돌아다닌다.그 사람을 보면 마치 세상에 대한 인연을 끊어버리고 사는 듯 하다.가끔 우리 쉼터에 와서 식사를 하고 가기도 하지만 입소는 하지 않는다.그저 세상이 싫고 사람들이 싫은 모양이다.위의 사진은 숨터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정종기씨다.
오전10시 20분
김홍수실장님이 풀이며 편지봉투,자등 잡동사니들을 가져 왔다.뭐냐고 물으니 2구역에 있던 이원영(가명)씨의 물건들이라고 한다.쉼터에 있으면서 계속 병원에 입원해 있던 사람이다.병원다니기를 밥먹듯이 해서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했었다.이곳 쉼터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병원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하여튼 이원영씨가 마지막으로 입원한것이 몇 달전이었는데 이틀전 죽었다고 한다.재산도 있고 자식들도 있다고 해서 집으로 가라고 해도 가지 않고 병원만 전전하더니 결국 죽고 말았다.다행히 자식들이 시체를 가져갔다고 한다.노숙인들이 죽는경우 가족들에게 연락을 해도 와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돈이나 나온다고 하면 기를 쓰고 받으러 오고...
오후 4시 40분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본부에서 쉼터에 쌀 20포를 전달했다.이곳이야말로 쌀이 꼭 필요하다.하루3끼 꼬박 꼬박 160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밥을 하려면 쌀도 정말 많이 들어간다.
------------------------------------------------------------------------------------------------------------------------------------------------------------------------
아는척 하지 말아요 2003-09-17
한 사람은 선글라스를 끼고 한 사람은 허름한 양복을 입은 채 사무실로 들어섰다.첫눈에 봐도 뭔가 얻어가려는 모습이다.그런데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괜히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아는 척을 한다.우리는 얼굴도 모르는데 말이다.추석을 잘 보냈느냐니,팔은 왜 다쳤느냐니...말하는 투나 얼굴을 보면 거부감이 올 수 밖에 없다.그러더니 같이 온 사람에게 줄 와이셔츠 좀 달란다.입소한 후에 옷은 주니까 좀 기다리라고 했지만 뭐가 그리 급한지 옷을 달라고 보챈다.그 사람에게 주지 못하면 자기옷을 벗어 줄테니 자기에게 달라고 한다.
그래서 물어보았다.아저시 여기 계신분이냐고...
그랬더니 전에 있었다고 한다.컴퓨터로 찾아보면 다 나올거라나.전에 있었던 것하고 우리하고 무슨 상관인지...그래서 우리는 아는 척 좀 하지 말라고 했다.
어디서 술을 먹고 와서 얼굴은 벌게 가지고 결국 한다는 소리가 어디 좀 가야하니까 돈 천원만 달라고 한다.이 곳에서는 규정상 돈은 줄 수 없다고 하니까 그러면 자기들이 나가서 목사님 이름을 팔고 다니면서 돈을 얻어내겠단다.
가끔 정말로 그런 사람들이 있다.한번은 가나안교회 목사라고 하면서 외상술을 마신 사람이 있어서 이곳까지 술값을 받으러 온 주인도 있다.세상이 어떻게 되는 건지 목사가 술을 먹는다고 해도 거리낌 없이 준다.그만큼 크리스챤들이 빛을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얼마전만 해도 크리스챤하면 술,담배 안하는 것으로 세상 사람들이 인식했는데 이제는 "교회 다녀도 다 하던데?"로 바뀌어 버렸다.씁쓸하다.
------------------------------------------------------------------------------------------------------------------------------------------------------------------------
퇴소시켜도 안나가는 사람 2003-09-19
술을 먹으면 퇴소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기본 규칙이지만 알콜중독자들이 술을 먹지 말란다고 금방 끊으면 그건 알콜중독자가 아닐것이다.얼마전 다시는 술을 안먹겠으니 받아달라고 목사님께 부탁을 해서 들어온 김홍석(가명)씨가 며칠 안되어 또 술을 먹고 들어왔다.그러기를 벌서 여러 차례!
4구역 실장님이 책임지고 데리고 있겠다고 해서 다시 받아 줬는데 이제는 그 실장님도 책임 못지겠으니 내보내라고 한다.
일단 퇴소조치를 하고 다른 곳으로 가라고 했는데 본인은 갈 곳이 없다고 끝까지 버틴다.짐을 싸서 내보냈는데 알고 보니 가지도 않고 3층 의자에서 계속잤다고 한다.퇴소를 시켜도 갈 곳이 없는 사람들....
------------------------------------------------------------------------------------------------------------------------------------------------------------------------
탄원서,삼룡이 아저씨 2003-09-23
우리교회의 담임목사이신 김도진목사님만큼 탄원서를 많이 쓰시는 분도 드물 것이다.사고치고 들어가면 경찰서에서 연락이 이곳으로 오다보니 목사님은 어떻게든 형량을 줄여주기 위해서 탄원서를 써준다.집도 없고 가족도 외면한 그들을 위해 집과 가족의 역할을 하고 계신 것이다.
사실 그들이 고마움을 알기나 할까?
그리 노력해줘도 고마움을 가지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은 드물다.목사님은 그런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내가 모든 걸 책임져 줄테니 나와 함께 살자!"
삼룡이 아저씨가 요즘 감기로 고생이다.나이가 나이니 만큼 몸이 예전같지 않은 모양이다.말을 못하니 도대체 나이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몸 상태가 어떤지도 모른다.감기약 하루치를 주면 그걸 한번에 다 먹어버리니 조심해서 챙겨줘야 한다.
------------------------------------------------------------------------------------------------------------------------------------------------------------------------
이름도 안밝히려는 후원자들... 2003-09-25
며칠전 전화가 한 통 왔다.
이곳을 돕고 싶은데 계좌번호를 하나 알려 달라는 것이다..
계좌번호를 불러드리고 후원하시는 분의 인적사항을 여쭤보려고 하는데 극구 사양하신다.
그래도 이름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니까 이름석자만 가르쳐 준다.겨우 알아낸것이 송파에서 택시운전을 하신다는 것이다..
더 물어보는것이 실례인것 같아서 감사하다는 말로 전화를 끊었지만 소식지라도 보내드리게 주소를 물어 볼 걸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본인들의 생활도 넉넉지 않을텐데 10만원씩이나 송금을 했다.
이곳을 도우며 진정으로 마음을 같이 하는 이런 분들이야 말로 이 쉼터를 함께 운영해 나가는 동역자일 것이다.
----------------------------------------------------------------------
참사랑선교단과 안과팀이 오셔서 무료진료를 하고 계신다.
오늘 치과도 오기로 했었는데 병원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 못오시게 되었다.
이제 매월 정기적으로 무료봉사를 한다는 것이 많이 알려져서 치료실마다 꽉꽉 차있다.
현재는 인기 과목이 한방,침술과 이발이다.백내장수술도 무료로 해 드리는데 어려우신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형이 장로면 뭐하나? 2003-09-26
3일전 한 분이 입소하였다.형이 교회장로라는데 자신도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했다.그런데 입소한 다음날 술에 취해 들어 왔다.술먹으면 퇴소라는 말을 한지 하루밖에 안되었는데 술을 먹고 들어오다니 아마 알콜중독인것 같다.본인 말로는 형에게 갔었는데 형이 자신을 아는척도 안했다고 한다.그러면서 교회 장로라는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주정이다.
사실 이곳에 와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알콜로 인한 문제다.그러다보니 부모,형제,가족이 있어도 이들을 회피할 수 밖에 없다.술만 먹으면 변하는 이들을 어떻게 하겠는가?그렇다고 그냥 방치해 둘 수도 없다.허울뿐인 알콜 중독자 치료소는 이들에게 있으나 마나이다.한달에 40-50만원씩 주면서 보낼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결국 우리와 같은 곳에서 이들을 책임질 수 밖에 없다.우리 목사님도 과거에 이들과 같은 생활을 했었고 지금은 과거 자신과 같은 이들을 구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신다.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 이들의 아픔을 아는 자만이 이들을 품에 안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왔던 사람도 다시는 먹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고 방으로 내려갔다.단번에 변하지는 못하겠지만 전보다는 나은 사람이 되어 갈 것이다.
------------------------------------------------------------------------------------------------------------------------------------------------------------------------
탈북자입소,청송교도소방문 2003-09-29
오늘 목사님은 청송교도소에 집회차 가셨다.거리가 거리인만큼 새벽 5시에 출발하셔서 아마 지금쯤 도착했을 것이다.그 근처에 교회도 많겠지만 피곤하신중에도 그곳까지 가시는 것은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출소한 후 갈곳이 없으면 누구든 다 오라! 같이 살자!"청송에 갈때마다 빠지지 않고 하시는 말씀이다.어떤 사람이 출소자들에게 같이 살자고 하겠는가? 좋은 말들은 많이 해도 혹시 그들이 찾아 올까봐 연락처나 주소를 가르쳐주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우리 목사님은 진심으로 그들이 오길 바라고 계신다.
며칠전 청송에서 나왔다고 하면서 목사님을 만나러 온 사람이 있다.청송에 있는 동안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이 쉼터에는 청송교도소 출신들이 꽤 된다.그래서 청송교도소 방문을 한다고 하면 먹을 거 사는데 보태도록 헌금을 하는 사람도 있다.
오며 가며 10시간!
아직 당뇨로 인한 시력저하와 백내장이 있고 나이로 인해 예전 같지 않은 몸상태인데다가,어제 주일을 지내고 보통 교역자들 같으면 월요일이 쉬는 날인데 새벽부터 출발하시는 목사님을 보면 예수님이 한마리 어린양을 찾기 위해 산을 넘고 강을 건너는 모습이 떠오른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고 그런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갈때마다 먹을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그렇고...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는 목사님...가나안교회가 다른 교회와 진정으로 다른점이다.
오후 1시 38분
아침에 두 사람이 찾아왔다.사람을 찾는다고 하는데 주민등록등본을 보여준다.강동훈(가명)씨라는 사람이다.이름을 보니 이 곳에 있는 사람이다.관계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으니까 이웃에 살던 사람이라고 한다.잘 안다고 해서 만나게 해 드렸는데 알고 보니 빚을 받으러 온 사람이었다.10년전에 700만원에 대한 빚보증을 서 줬는데 강동훈씨가 갚지도 않고 사라지는 바람에 고스란히 이 가족들이 빚을 떠 안게 되었다는 것이다.10년동안 이자만 800만원이 붙었다고 야단이다.쉼터에까지 와 있는 사람이 무슨 돈이 있겠냐고 하니까 땅이 있다고 한다.정말 모를 일이다.땅이 있으면서 갚지 않는 것도 그렇고 10년이 지난 지금 이곳까지 찾아오는 것도 대단한 것 같다.
오후 2시
탈북자 한명이 이 곳에 입소하려고 찾아왔다.TV에서만 보던 탈북자를 만나니 신기하다.그런데 어떡하다가 이곳까지 왔는지...이야기를 들어보니 작년에 탈북하였다고 한다.그런데 국가로부터 받은 정착자금을 같이 살던 여자가 다 찾아서 도망간 모양이다.탈북자들의 문제가 많다고 하는 얘길 들어보았지만 그 문제라는 것이 그들을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그들을 이용하는 사람들,그리고 그들의 돈에 욕심을 갖는 사기꾼들 때문인 것 같다.하여튼 이 곳에 입소해서 함께 살자고 했다.
------------------------------------------------------------------------------------------------------------------------------------------------------------------------
자는데 왜 깨웁니까? 2003-09-30
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그것도 나쁜쪽으로...김철수(가명)라는 사람이 술을 먹고 들어와서 방에서 자고 있다고 했다.방송을 해서 올라오라고 했더니 잠시후에 올라왔다.아직도 술이 덜 깬 상태다.술을 먹으면 퇴소니까 나가달라고 했지만 계속 횡설수설이다.그러더니 자는데 왜 방송을 해서 자기를 깨우냐고 도리어 큰 소리다.
"술을 먹고 방에 들어가서 자면 안되쟎아요?"
김철수) "가만히 잘자고 있는데 왜 깨웁니까?"
"여기가 아저씨 개인집이예요?술먹고 들어가서 자게!"
김철수) ".........."
"아저씨는 벌써 여러번 술때문에 문제가 있어서 더 이상 여기 있으면 안되겠어요!"
김철수) "한번만 봐주십쇼!"
"일단 방으로는 못들어가니까 나가셨다가 내일 짐가지러 오세요! 한달동안은 입소가 안됩니다!"
김철수) "그러면 이렇게 하죠.오늘 나갔다가 내일 들어올께요."
"그게 아니라 한달동안 입소가 안된다구요!"
김철수) "앞으로는 술 안먹을께요..."
"벌써 몇번째입니까?"
김철수)그러면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왜 12구역 사람들은 술을 먹고 난리를 쳐도 그냥내버려두고 나 한테만 이렇게 합니까?"
뭘 그냥 내버려둡니까? 지난번에 12구역 사람들 다 퇴소시켜 버린거 몰라요? 그 중에서 특별히 아저씨만 퇴소 안시키고 다른 구역으로 보내드렸는데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김철수)......
사실,지난번 12구역사건으로 12구역 자체를 폐쇠시켰었다.12구역이 방이 작아서 6-7명정도밖에 없다보니 마음만 맞으면 서로 술을 먹어도 봐줄 수 있었다.그 당시 12구역 실장이 술을 좋아하던 사람이어서 방 전체가 술을 먹고 들어온 적이 있었다.그날 사무실에서는 12구역을 폐쇠시키고 5명을 퇴소시켜버렸다.그때 퇴소당하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이 바로 김철수씨인데 그 뒤로도 술 때문에 여러번 걸렸었다.알콜중독자인 것이다.
이 곳 쉼터가 자꾸 늘어가는데는 이유가 있다.술을 금지하기 때문이다.이해가 안되겠지만 자신들은 술을 먹어도 다른 사람이 술을 먹는 그런곳에는 있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일단 술을 먹으면 술주정을 하게되고 그러면 싸움으로 번지기 마련이다.그러다보니 술을 규제하지 않으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을 것이다.예배드리는 것과 술을 먹지 않는것!
이곳의 유일한 규칙이다.
------------------------------------------------------------------------------------------------------------------------------------------------------------------------
겨울나기공사 2003-10-06
쉼터의 겨울나기공사가 한창이다.인원은 계속 늘고 더 이상 재울 곳은 없고...그래서 또 다락을 만들고 있다.사진은 교육관 지붕을 뜯고 다락을 만드는 모습이다.사실,지금 이 곳 쉼터의 상태는 급박하다.한여름에도 160명을 넘는 인원이 생활해 왔었는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얼마나 더 밀려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건물을 살 수만 있어도 좋으련만,아직은 우리의 소망일 뿐이고 아무리 쉼터의 사정을 알려도 도움의 손길은 쉽지 않다.
사진은 공사하는 모습이다.물론 일하는 사람들도 이곳에 계신 분들이 자원해서 하고 계신다.몇 몇 분들은 공사를 도와주려고 일부러 일도 나가지 않고 참여하고 계시며 자신의 기술이 필요할때는 언제든지 불러 달라고 신청하는 사람들도 있다.
------------------------------------------------------------------------------------------------------------------------------------------------------------------------
계속공사중 2003-10-07
쉼터 확장공사가 계속 진행중이다.아마도 이번주 내내 계속되야 할 것 같다.그래도 자기 일처럼 나서서 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쉽게 이뤄지고 있다.겨울을 대비해서 보일러나 판넬을 깔 생각이다.여느집처럼 이곳도 겨울에 씀씀이가 커지기 마련이다.아마 난방비만도 한달에 수백만원씩 들어갈 것이다.목사님은 총회나 교회들쪽으로 도움을 구해본다고 하지만 그 역시 여의치는 않을 것이다.어쨌든 지금까지 뭐가 있어서 해 온 것은 아니다.오로지 하나님께서 이 쉼터를 운영해 오셨다고 말할 수 있다.
오후 2시
얼마전 최송길(가명)씨가 입소하였다.9월 26일 쉼터일기에 나오는 형이 장로라던 그 사람이다.그런데 어제부터 쉼터공사를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용접기술이 있었던 것이다.20년을 용접을 하였다니 가히 전문가이다.알콜로 인해 가족들이 여기 저기 보낸 모양인데 이곳에 와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하다.아무쪼록 이곳에서 완전히 술을 끊고 변화된 사람의 모습이 되었으면 한다.
------------------------------------------------------------------------------------------------------------------------------------------------------------------------
독감예방주사 접종중 2003-10-08
지금 독감예방주사를 접종중이다.쉼터예 계신분들은 대부분 노약자이고 병자들이 많아서 겨울에 천식이나 결핵을 앓는 경우가 많다.특히 요즘에 사스때문에 문제가 많은데 오늘 일괄적으로 보건소에서 나와서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
공사가 마무리 중... 2003-10-14
지난주 월요일부터 시작하였던 공사가 이제 마무리 중이다.다락을 만드는 것과 바닥공사,페인트 칠은 끝났고 이제는 사물함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많은 사람이 사용하다 보니 개개인의 사물함은 필수다.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보통 짐을 갖고 오지 않는데 와서 살면서 짐들이 많이 생기기 마련이다.얼마전 1년을 넘게 살던 한 사람이 나갔는데 짐이 얼마나 많은지 장롱전체를 쓰고 있을 정도였다.대부분 옷가지들이고 어떤 사람들은 개인 사물함이나 비품같은 것까지 챙겨 놓기도 한다.그러다보니 잠 잘곳도 부족한 곳에 짐들도 놔야하고 이불도 놔야하는등 애로사항이 많다.
이번에는 아예 사물함을 직접 필요에 맞게 만들고 있다.기술도 좋다.이 모든것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어떤 날은 새벽3시까지 공사를 했었다고 하니...누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다고 하겠는가?
우리는 그렇게까지 좋게 안해도 된다고 당부하지만 정작 작업을 하는 그들은 자신의 마음에 맞아야 하는 모양이다.하여튼 공사기간 내내 여름같은 날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이 모든것을 인도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믿는다.공사로 인해 3층 성전에서 자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배려해 주심을 믿는다.
------------------------------------------------------------------------------------------------------------------------------------------------------------------------
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2003-10-15
몇일전만 해도 여름날 같았는데 어느새 겨울을 느낄 정도로 날씨가 쌀쌀하다.날이 더 추워지면 추위를 피해 이곳으로 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벌써 오늘도 추워서 온 사람들이 있다.
잠 잘 곳이 없어서 서울역 지하도에 누워서 자는 사람들도 몸이 안좋아지면 더 이상 버티기 어렵게 된다.잘 먹지 못하여 영양 결핍에 한 두가지 병들은 다 같고 있고 노숙을 오래하여 몸 상태가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로 쉼터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나마 이곳에 오면 겨울을 나기는 수월하다.하지만 이 곳을 알지 못하거나 술때문에 노숙을 원하는 사람들중에는 겨울에 얼어 죽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이러한 것을 막기 위해 겨울이 되면 서울역등에 나가서 쉼터를 알리기도 한다.
저녁때 서울역을 지나갈때면 바쁘고 분주한 사람들가운데 지하도에 박스같은 것을 깔아놓고 자는 사람도 있고 삼삼오오 모여서 술을 먹는 사람,구걸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사실,그들을 받을 곳은 많지 않다.아니,솔직히 우리 쉼터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갈수록 쉼터들의 입소조건이 까다로와지고 있다.알콜중독자들이나 부랑인들이 입소하여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쉼터들은 술을 금지한다.그것까지는 좋은데 일단 술때문에 퇴소당한 사람은 절대 안받아준다는 것이다.그러다 보니 그들이 갈곳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그들이 이곳을 찾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다.우리는 술로 인해서 퇴소가 되더라도 다시 와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하면 다시 받아준다.우리는 그들이 알콜중독자라는 것을 인정하며 그것은 단번에 치료될 수 없음을 인정한다.그러므로 우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그들을 치료하고자 한다.사랑과 말씀으로만 그들이 치료될 수 있음을 목사님은 강조한다.
------------------------------------------------------------------------------------------------------------------------------------------------------------------------
공사가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2003-10-16
이제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고 있다.지난주 월요일부터 시작을 했으니까 벌써 11째 밤낮으로 공사를 한것이다.그동안 자신의 일도 제쳐놓고 이 일에 힘써 주신 아저씨들이 너무나 고마울 따름이다.아마 그들이 없었다면 공사는 엄두도 못냈을 것이다.
이번 쉼터확장공사를 조직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임인기씨,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쓰신 양창식집사님,용접으로 모든 것을 받쳐주신 최송림씨 그리고 곁에서 심부름과 재료들을 날라 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이제 보일러만 설치하면 된다.지하숙소보다 따뜻할 것 같고 사무실이 옆에 있어서 관리하기도 수월 할 것이다.지하숙소와 지금 확장공사를 한 교육관을 합쳐서 200명정도를 재울 수 있을 것이다.많은 분들이 이곳에 와서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
자폐증 2003-10-21
2주동안 쉼터 공사로 쉼터가 복잡했었고 이번주부터는 6개월이상 계셨던 분들에 대해서 기간을 연장하는 상담을 해야 해서 좀 바쁜 편이다.
우리 쉼터 장애인방에는 자폐증으로 생각되는 김진표(가명)씨가 계신다.나이가 50대 초반인데 자폐증으로 보이는 증세가 있다.벌써 이곳에 계신지 3년째이다.
말이 없고 물어봐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다.화장실에 들어가면 나올 생각을 안하고 화장지로 닦지도 않는다고 하며 속옷이나 옷가지를 주면 버려버린다고 한다.그래서 이 분을 맡고 있는 실장님이 여간 고생이 아니다.
사실,이곳은 이런 환자들을 수용할 만한 장소가 못되고 또한 그들의 치료를 위해서도 이런 곳에 있어서는 안된다.하지만 이들을 돌봐줄 곳이 없다.오죽하면 이곳에는 정신병환자부터 시작해서 간질환자까지 환자란 환자는 다 모여 있다.갈수록 다른 쉼터의 입소조건은 까다로워지고 있다.술도 먹지 않아야 하고,건강도 해야 하고,자활의 의지도 있어야 하고...그러다보니 정말 돌봐줘야 할 사람들은 갈 곳이 없어지고 있다.우리라도 이들을 돌보겠다고 받고 있지만 변변한 시설하나 되어 있지 못한 상태에서 그들을 돌보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김진표씨가 방사람들에게 피해를 많이 줌에따라 특수시설로 보내려고 노력중이지만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이고 그리로 간다고 해서 그가 편해지는 것이 결코 아님을 안다.우리 쉼터만큼 이들을 인격적으로 대해주려는 곳은 없다고 자부한다.약한자를 괴롭히거나 그들을 멸시하는 행동은 우리 목사님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뿐더러 우리 역시 용납하지 않는다.감사하게도 이곳에는 이들을 책임지고 돌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다름아닌 실장들이다.같은 노숙인이지만 부모 형제도 하지 못하는 일들을 그들은 한다.우리는 그들에게서 참으로 배울 것이 많음을 느낀다.이들이 없다면 이곳의 운영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
얼마나 발이 시렸으면... -김전도사 2003-10-22
오래전부터 청량리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술과 세상에 찌든 모습으로 살고 있는 한분이 계십니다. 가끔 우리 교회에 입소했다가도 어느 순간 술을 먹기 시작하면 주체할 수 없어서 몇 달이고 노숙하며 거리를 떠돕니다.
누군가의 손에 붙잡혀 사무실에 들어 오는 사람을 보니 그 분이였습니다. 무슨일인지, 그분을 잡아온 우리 형제의 손에는 운동화 한켤레가 들려 있었습니다.
"XX새끼가 신발을 훔쳐가다가 잡혔습니다."
쉽터 문을 개방해 놓다 보니 가끔 신발 도난 사건이 일어 납니다. 운동화 한켤레를 들고 나가다가 마침 쉼터 식구에게 잡힌겁니다.
"아저씨 왜 그러세요... 이러시면 앞으로 배고플때 밥 먹으러 올 수 없잖아요"
"죄송합니다." 오랜 노숙과 술 때문에 얼굴을 볼 수도 없을 정도로 부어 있었습니다. 아마 술을 먹고 정신을 잃어 누군가 그의 신발을 가져갔겠지요, 아니면 어디서 쓰러져 있다가 어디에 신을 벗어 놓았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는지도 모릅니다.
날이 추워지니 발 또한 얼마나 시럽겠습니까?
다행히 내 책상 밑에 집에서 거져온 운동화 한켤레를 찾아 드렸습니다.
" 아저씨 이거 신으세요"
"헤헤헤..."
"잘 드러가지 않는데요"
"발이 부어서 그래요.,끈을 다 풀고 신으세요"
옆에 있던 부목사님이 거들어서 간신히 신겼습니다.
그리고 미적미적 일어나더니 아무말 없이 문을 열고 나갑니다.
아마 고맙다는 말조차 못할 정도로 미안했나 봅니다....
------------------------------------------------------------------------------------------------------------------------------------------------------------------------
다시 돌아온 이원기씨 2003-10-24
정말 이 쉼터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이원기(가명)씨가 아닐까 생각한다.알콜중독자이기는 하지만 좀 독특하다.일단,일을 해서 돈을 버는 동안은 1달씩도 술을 안먹는다.그럴때는 정말 성실한 사람처럼 보인다.문제는 돈을 왠 만큼 벌어놓으면 그때부터는 모아둔 돈을 다 쓸때까지 완전히 술독에 빠져 있게 된다.그리고는 나가라고 해도 나가지 않고 계속 방에서 버티는 성격이다.그러다 보니 1년여 기간동안 10번정도를 퇴소당했다.
그런데 퇴소당해서 다른 곳으로 가던지 하면 되는데 반드시 이곳으로만 다시 들어오겠다고 하는 것이다.그러니 이원기씨와 입소문제로 실갱이 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그러다보면 이원기씨는 목사님을 찾아가서 조른다.그러면 목사님은 다시는 술을 먹지 말라고 하시면서 다시 받아 준다.이런식으로 된것이 벌써 10번이 되니 우리도 두손 두발 다 들었다.
바로 최근에 퇴소했던 것이 10월 8일이었다.그때쯤 목사님은 이원기씨를 한 번 믿어 보겠다고 12구역 실장도 시켰을때다.그리고 설교때에 이원기씨를 믿어 보겠다고 말씀까지 하셨셨는데 불과 몇일 되지 않아 쉼터에 들어 오지 않는 것이었다.방사람들 말로는 밖에 따로 방을 얻어서 짐을 다 옮겨 놓았다는 것이다.알고보니 그동안 번 돈으로 방을 얻어 놓고 이제 그 돈 다 쓸때까지 실컷 술을 먹겠다는 생각이었다.목사님은 그 사람을 그토록 믿어 주었는데 목사님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실장직도 팽개치고 아무말 없이 나간 것이다.얼마나 배신감이 느껴지든지....
그런데 열흘도 안돼서 다시 찾아 왔다.만신창이가 되어서...한번만 봐 달라고 한다.각서를 쓰겠다고 한다.다시는 술을 안먹겠다고 한다.하지만 늘 하는 소리다.지난번에도 또 그 전번에도,또 그 전번에도...
우리는 당연히 안 받아준다고 했다.하지만 내일이면 다시 들어와 있을 것을 안다.왜냐하면 목사님이 받아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그토록 배신을 해도 목사님이 다시 받아주는 것은 목사님 자신이 과거에 알콜중독자 였으며 이들보다 더 한 생활을 해보았기 때문이다.그래서 이들을 불쌍히 여기신다.
결국 이원기씨는 다시 입소했다.제발 올 겨울동안은 잠잠코 있었으면 좋겠다.
------------------------------------------------------------------------------------------------------------------------------------------------------------------------
이름도 가짜,주민등록번호도 가짜 2003-10-29
오전에 이기영(가명)이라는 사람이 입소하려고 왔다.전에 계셨던 분이라고 해서 조회를 해보았는데 기록에 나타나지 않았다.주민등록번호로 조회를 해봐도 있지 않았다.이런 경우는 보통 가짜 이름과 가짜 주민번호를 쓰는 경우이다.
알고보니 지난번 입소할때 이름과 주민번호를 속여서 말한 것이다.이유는 있었다.누군가에게 쫓기는 입장이었던 것이다.그러다보니 이름을 속여서 댄 것이다.어쨌든 그동안 무엇을 하다 왔는지 깡패를 만나서 돈도 빼앗기고 얻어 맞아서 갈비뼈도 4개나 부러졌다고 한다.지금 병원으로 보냈는데 제발 아쉬울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재기를 하였으면 한다.
오후 3시
방금 박성희(가명)할머니가 왔다 가셨다.우리교회와는 안면이 있어서 집에 공사할 일이 있을때면 이곳에 와서 아저씨들에게 부탁을 하곤 한다.그런데 이번에 집을 이사하면서 이곳에 계신 분들이 몇일 일해준 모양이다.문제는 집에서 서류뭉치가 없어졌는데 이곳에 있는 분들을 의심하는 것이다.들어오면서 부터 '도둑놈의 새끼들...'하면서 욕을 하기 시작하더니 목사님께서 손님들과 함께 계시는데도 막무가네로 들어가는 것이었다.한참을 떠들고 나오더니 밖으로 나가다가 그때 일했던 사람과 또 싸우는 것이다.
당연히 필요도 없는 서류뭉치를 훔쳐갈리도 없을 뿐더러 훔쳤다고 해도 추측으로 사람을 의심하니 화가 안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마 상대가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었다.더욱 화가나는것은 그 분은 이 곳에 있는 아저씨들을 동네 거지정도로 밖에 안본다는 것이다.얼마나 무시를 하는지... 그러면서도 아쉬우면 와서 도와달라고 하니 어쩌겠는가?
------------------------------------------------------------------------------------------------------------------------------------------------------------------------
참사랑선교단 방문봉사 2003-10-31
오늘은 참사랑선교단의 방문봉사가 있는 날이다.이번달에는 사정상 목요일이 아니라 금요일에 하게 되었다.특별히 이번에는 동네주민들을 상대로 홍보를 많이 해서 그런지 동네 노인분들이 많이 찾아오셨다.오늘 하루동안 이발/미용,한방,침,척추교정,안과,치과 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어림잡아 500명이 넘는 것 같다.수고해 주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
며칠전 무척 술에 쪄든 한 사람이 입소했다.계속 술만 먹고 밥을 안먹었는지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오면서부터 사무실에 와서 계속 죽을상을 하고 있었다.잠이 안온다고 하는데 그걸 우리가 어떻게 해 줄수 있는 것도 아니고...벌써 며칠째 사무실을 들락 날락하고 있다.몸이 무척 안좋은거 같은데 병원에 보내서 링거주사를 맞기도 하였고 오늘은 침도 맞았다.그래도 계속 어떻게 좀 해달라고 찾아온다.방금전에는 잠이 온다고 해서 위에서 자라니까 이번엔 답답하다고 그런다.도대체 이런 사람은 처음이다.
-----------------------------------------------------------------------------------------------------------------------------------------------------------------------
참사랑선교단 방문봉사 2003-10-31
오늘은 참사랑선교단의 방문봉사가 있는 날이다.이번달에는 사정상 목요일이 아니라 금요일에 하게 되었다.특별히 이번에는 동네주민들을 상대로 홍보를 많이 해서 그런지 동네 노인분들이 많이 찾아오셨다.오늘 하루동안 이발/미용,한방,침,척추교정,안과,치과 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어림잡아 500명이 넘는 것 같다.수고해 주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
며칠전 무척 술에 쪄든 한 사람이 입소했다.계속 술만 먹고 밥을 안먹었는지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오면서부터 사무실에 와서 계속 죽을상을 하고 있었다.잠이 안온다고 하는데 그걸 우리가 어떻게 해 줄수 있는 것도 아니고...벌써 며칠째 사무실을 들락 날락하고 있다.몸이 무척 안좋은거 같은데 병원에 보내서 링거주사를 맞기도 하였고 오늘은 침도 맞았다.그래도 계속 어떻게 좀 해달라고 찾아온다.방금전에는 잠이 온다고 해서 위에서 자라니까 이번엔 답답하다고 그런다.도대체 이런 사람은 처음이다.
-----------------------------------------------------------------------------------------------------------------------------------------------------------------------
또 술주정 2003-11-04
최송열(가명)씨가 또 술을 먹었다.한달쌔 벌써 들킨 것만 3번이다.물론 알콜중독자이다.그런데 이 사람은 술만 먹으면 사무실로 올라와서 직원들을 붙들고 늘어진다.그래서 이 사람이 술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는 금방 알 수 있다.
오늘도 아침에만 벌써 8번째 사무실로 올라왔다.올라와서는 계속 말을 해댄다.술깨고 오라고 해도 듣지 않는다.계속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니 상대하기도 힘들다.
"술 다 깼는데 왜 그래요?"
"왜 다른 사람은 술 먹어도 내버려두고 나 한테는 이럽니까?"
"에이~ 한 번만 봐 주십쇼"
..........
-----------------------------------------------------------------------------------------------------------------------------------------------------------------------
2000원만주세요 2003-11-10
이곳이 쉼터인데도 여기와서 돈을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보통은 1000원,2000원을 달라고 한다.이유는 대부분 집에 내려가려고 하는데 차비가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물론 거짓말이다.그래서 사무실 규정상 돈은 절대 못주게 되어 있다.밥을 먹여주고 잠을 재워 줄 수는 있어도 돈은 절대로 주면 안된다.
며칠전 강성일(가명)씨가 술을 먹고 들어왔다.뭐라고 꾸지람을 하니까 퇴소해버리겠다고 하더니 나가버렸다.그런데 그 다음날 찾아와서는 2000원을 달라는 것이다.물론 안된다고 하니 계속 사무실에서 시끄럽게 떠든다.여기가 교회이다보니 하나님 믿는 사람이 왜 그러냐는 둥 별 말을 다한다.과연 2000원 가지고 무얼 하려는 걸까? 아저씨들 말로는 소주1병에 오징어 1마리 값이라고 한다.
방금전에도 한 사람이 찾아왔다.자기가 죄인이라고 한다.그런데 결국 한다는 소리가 만원만 달라는 것이다.2000원도 아니고 만원씩이나...잔뜩 술에 취해서 돈을 달라는 소리가 나오는지...
며칠전 유지범(가명)씨가 술을 먹고 퇴소를 당했다.아니,본인이 고향으로 내려가겠다고 해서 보냈다.그런데 목사님에게 차비를 해야 하니까 만원만 달라고 한 모양이다.목사님은 그 사람을 믿고 주었고 그 사람은 차비가 6000원이니 4000원은 돌려주겠다며 주고 갔다고 한다.4000원이 있으면 또 술을 먹을지 모른다고...목사님은 기특하다고 성도님들에게 자랑삼아 말씀하셨다.그런데 그날 저녁,간다던 집엔 안가고 술에 잔뜩 취해서 돌아온 것이다.그리고는 방에 들어가서 하룻밤을 잤다.그 다음날 강제퇴소조치를 했는데 기껏 한다는 말이 집에 내려가야하는데 돈 만원만 달라는 것이다.우리가 그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하여튼 여기서는 돈을 주면 안된다.분명히 술을 먹기때문이다.왜냐하면 여기오는 사람들은 무료급식을 하는 곳들을 잘 안다.밥은 사먹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술을 사먹으려고 돈을 구하는 것이다.
얼마전에도 한 사람이 와서는 죽을 표정을 하며 우유 사먹게 돈을 달라고 했다.조금있다가 여기서 점심 드시라고 하니 목이 부어서 밥은 전혀 못먹는다고 한다.그러면 여기 입소해서 치료를 받으라고 하니 며칠째 밥을 못먹어서 우유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술에 얼마나 취해 있던지 밥은 못먹으면서 술은 잘도 넘어가나 보다.돈은 안된다고 했지만 계속 서서 우유 사먹게 돈을 달라고 한다.결국 냉장고를 뒤져서 목사님드시던 우유를 주었다.그랬더니 우유를 먹고는 아무말 않고 나간다.아마 돈을 안주고 우유를 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
따뜻한 방,잔소리,삼룡이 아저씨 2003-11-12
어제부터 비가 계속되고 있다.다락만드는 일과 보일러를 놓는 일이 한달동안이나 계속되었었다.생각보다 일이 길어진 것은 잘 만들려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다.그러니 한달여를 밤낮으로 수고하신 분들이 얼마나 지쳐 있을까 생각이 된다.그런데도 여전히 이런 저런 일로 분주하다.
지난주 보일러 공사까지 마무리되고 보일러를 가동시켰는데 그만 물이 새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이제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고 새로 만든 장애인실과 다락은 방이 훈훈하고 너무 좋다.다락이 완공되자 인원이 180명까지 늘었다.올 겨울은 이 분들에게 좀 더 나은 시설을 제공할 수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다.
------------------------------------------------------------------------------
어제 장애인실에서 작은 문제가 있었다.그것은 장애인실에 있는 한 분이 텃세를 부리는 데서 비롯됐다.본인도 다리를 잘 못쓰는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새로 들어오는 방사람들에게 심한 잔소리를 한다는 것이다.오죽하니 며칠전 들어왔던 한 아저씨는 그 소리를 참다 못해 공원에 가서 자고 들어 왔다고 한다.사실 여부를 알아보니 본인은 그런적이 없다고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한결 같은 말을 한다.아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인과 같은 마음이 생겼나보다.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잘 해주라는 부탁을 하고 다시 보냈지만 쉽게 바뀔것 같지는 않다.
-------------------------------------------------------------------------------
삼룡이 아저씨가 몇 주째 안들어왔었다.아마 술을 먹은것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야단을 치니까 겁나서 나간 모양이다.하여튼 어디서 무얼하다 왔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걱정이 됐었다.혹시 죽은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고 아니면 교도소에 가 있는건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왜냐하면 벙어리다 보니 싸움을 자주 하는 편이다.그래도 옛날에는 맞고 다니지는 않았는데 요즘엔 힘도 없는지 주로 맞는 편이다.하여튼 그동안 시장주변 판때기 위에서 잠을 잤던 모양이다.어제 사무실에 와서는 미안한지 별 말 않고 나가더니 오늘 다시 찾아왔다.다시는 술 먹지 말라고 하고 들어오라고 했더니 좋은가보다.그래도 자기가 있던 방이라고 그리로만 들어가겠다고 한다.삼룡이 아저씨에겐 이곳이야 말로 자신의 집인것이다.
-----------------------------------------------------------------------------------------------------------------------------------------------------------------------
쉼터17주년 감사예배 2003-11-17
11월 29일은 가나안교회가 17살이 되는 날이다.뒤를 돌아보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던 것 같다.지금은 여느 동네 같은 588이지만 처음 교회가 이곳에 섰을때에는 정말 무시무시한 곳이 었다.아가씨들이 교회를 오고 갈때마다 나와서 잡는 바람에 가나안교회 명찰을 만들어서 차고 다닌 적도 있고,밤이면 비명소리로 누군가 죽어 나가는 것 같고...
그런곳에서 목사님은 10년동안 집에서 하루도 주무시지 않고 사무실에서 잠을 주무시면서 기도를 해오셨다.목숨을 걸고 세운 교회였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기 일수였고 노숙인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그나마 우리와 함께 하던 교인들은 다른곳으로 떠나갔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지금 이 모든것이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200명 가까운 영혼들이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고 한 해면 700~800명의 분들이 이곳을 거쳐 나간다.어찌보면 다른 교회들이 복음 전하기를 꺼려하는 밑바닥 인생들에게 우리는 복음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예수님께로 돌아왔는지 모른다.아마 588이 아니었더라면 이 사역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여느 동네였다면 아마 혐오시설이라고 벌써 쫓겨 났을텐데 이곳 588사람들은 오히려 우리를 인정해 주고 있다.처음에는 깡패들을 동원해서 이 교회를 몰아내려던 그들이 이제는 종종 이곳을 후원해 주기도 한다.세상과 교회들로부터 그들이 지탄 받을 지는 몰라도 어찌보면 그들도 이 사역에 알게 모르게 동참하고 있는것이다.
이제 11월 29일이면 정확히 17년이 되는 날이다.목사님도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신다.이 교회를 세우고 하루도 하나님으로부터 마음을 멀리 하지 않으셨음을 우리는 안다.하나님의 사역을 함에 있어서 돈을 아낀적이 없고 588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나 소외된 이들과 함께 사는 문제에 있어서 고민을 해본적이 없으신 분이다.언제나 하나님의 뜻이라면 목숨을 걸고 하시는 분이기에 두려움이 없으시고 명예나 물질과는 거리가 먼 분이시다.
이제 17년을 맞이하면서 감회가 새롭다.이곳을 아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났고 이곳을 돕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무엇보다 이곳을 통하여 예수님을 영접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보다 기쁜일은 없을 것이다.어려운 사람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보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그래서 단지,이곳에서 노숙인들과 함께 사는 모습에 감동을 받는 분들이 많지만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이 쉼터의 존재 이유는 복음전파인 것이다.
매일 매일의 생활에서는 힘들고 어려운 것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뒤를 돌아보니 그것이 하나님과 함께 한 생활이었다.가나안교회의 18년째 생활은 어떨까? 아마 지금과 많이 틀리지는 않겠지만 이 사역이 더욱 더 확장될 것임을 예상한다.우리의 꿈은 크다.그리고 그 꿈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
그래도 열심히 일을.. 2003-11-25
우리 쉼터 장애인방에는 김종길씨라는 분이 계신다.겉으로봐서는 건강하게 보이는 분이다.하지만 간질병을 앓고 있고 자주 발작을 일으킨다.사실,간질병이 있는 사람은 학교를 다니기도 힘들고 직장을 다니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이분은 지하철안에서 물건을 파는 일을 한다.아마,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그 안에서 물건 파는 사람들을 심심챦게 볼 수 있을 것이다.바로 그런일을 하는 것이다.문제는 이것이 불법이라는 것이다.그래서 단속반에게 걸려서 경찰서로 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보통은 이쪽에서 전화를 해주면 쉽게 나오지만 이번에는 전에 잘못해서 걸려있는 벌금이 문제가 되었다.그래서 그 돈을 다 갚지 못하면 내 보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지만 소용이 없었다.결국 돈에 해당하는 만큼 징역을 살고 나오는 수 밖에 없다.그동안 몇 차례 지하철에서 물건 파는 일을 하지 말라고 당부를 했었지만 본인이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는 걸...
-----------------------------------------------------------------------------------------------------------------------------------------------------------------------
여기가 맘 편하고 좋은데.. 2003-11-27
며칠전 한 할아버지가 들어오셨다.연세가 많아 보이기는 했지만 88세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우리 쉼터에 있는 분들중에서 80이 넘는 분들은 몇분 안되는데 이 할아버지가 입소하시면 가장 연세가 많으신 분이 되는 것이다.입소상담을 하면서 이 할아버지도 자식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런데도 이곳을 찾은 이유는 자식들 신세를 지기 싫어한다는 것이다.아니,정확히 말해서 큰 아들은 사업을 하다 망해서 모시기가 힘든 형편이고 막내아들이 모시고자 하지만 며느리가 절대 반대를 하고 있다고 한다.만약 이 할아버지가 그 집으로 가게 되면 둘은 이혼을 할 거라고 한다.그러니 이 할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못 가는 이유를 알 법 하다.
상담중에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전화를 하셨고 우리와 전화통화를 하게 되었다.작은 아들인것 같았는데 이곳이 못 미더운지 이것 저것 묻고는 한 번 와보겠다고 했다.
다음날 아침 막내아들이 이곳에 왔고 할아버지를 모셔가겠다고 했다.우리야 연세가 많으신 분이 이 곳에서 돌아가시는 것 보다는 자식들이 돌보는 것이 훨씬 나으니까 모셔 가라고 했다.그런데 이 할아버지는 이 곳이 좋다고 한다.
"이곳에 오니까 친구도 많혀~"
"그리고 여기 사람들이 얼마나 잘해주는지 몰러~"
그래도 작은 아들이 집에 가자고 한다.
"아버지,그래도 여기는 힘들어요."
"집에 같이 가세요"
"아녀~ 이분들 참 좋아~"
"집에서 며느리 눈치보며 밥 먹는것 보다 이곳이 맘편혀~"
결국,작은 아들이 할아버지를 모셔갔고,가시면서도 이곳
12구역에서 감당을 못해서 1구역으로 보내고 1구역에서 또 얼마전 연판장까지 돌려 다른 방으로 보내달라고 해서 3층방으로 보낸 김경일씨가 그곳에서 마저 말썽을 부려서 지하로 다시 내려 보내달라는 요청이 왔다.정말 해도 너무한다.어제는 3층에 있는 환자와 싸운 모양인데 더 이상 쉼터에 있게 하기는 무리인 것 같다.들어 오는데로 퇴소조치를 할 생각이다
------------------------------------------------------------------------------------------------------------------------------------------------------------------------
현재인원 167명 2003-09-02
지금 현재 인원이 167명이다.올해 들어서 160명선에서 오르 내리고 있다.다른 쉼터들은 줄고 있다는데 이 곳만 정원을 넘어선 상태다.개신교 최대의 쉼터!
하나님의 뜻의 따라 이 사역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셨다.이곳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전에 이곳에 있었던 사람들도 꽤 된다.다른 곳을 가봐도 이곳만 못하다는 것을 그들은 안다.비록 시설은 낙후되 있어도 진심으로 그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곳이 이 곳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목사님은 늘 말씀하신다.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이용해서 자기 배를 불리려고 복지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은 틀림없이 망한다는 것이다.
사실,대부분 복지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국가로부터의 도움과 후원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하지만 이곳은 정반대다.어떡하든지 자립할 여건을 갖추고자 노력중이다.이 사역이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면 아마 우리도 사람을 의지하고 후원자들을 찾느라 곤비했을 것이다.하지만 돈 한푼없이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을 우리는 신뢰한다.
7000동역운동! 우리는 후원자가 아닌 동역자를 찾고 있다.진심으로 이들을 불쌍히 여길 수 있는 사람!
그가 바로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동역자인 것이다.
------------------------------------------------------------------------------------------------------------------------------------------------------------------------
12구역에서 문제가 터졌다.그 방은 방이 좁아서 6명정도가 있는 방이다.몇 달전 실장이 바뀐뒤로 계속 적임자가 없어서 자체에서 뽑은 사람이 실장 역할을 해왔다.그런데 새로 된 사람마다 술을 묵인해 왔던 것 같다.오늘은 비가 아침부터 계속내리고 있는데 술생각이 많이 난 모양이다.실장을 비롯해서 그 방 사람들 몇몇이 술을 먹고 들어 온 것이다.
사무실에 들켜서 그렇지 안 그랬으면 모르고 넘어갈 뻔 하였다.그런데 문제는 술을 먹으면 좀 어떻냐고 그러는 것이다.우리는 그 구역이 계속 문제가 되어 왔고 앞으로도 문제가 될 것을 안다.그래서 그 구역을 분산시키기로 했다.4명을 퇴소시키고 2명은 분산시킨다.
술에 관해서는 타협이 없다.
만약 조금이라도 우리가 묵인해 준다면 하루아침에 이 쉼터는 끝장난다.알게 모르게 항상 이곳은 긴장감이 돌고 있다.
------------------------------------------------------------------------------------------------------------------------------------------------------------------------
소식지를 보냅니다 2003-09-04
소식지를 보내는 작업이 이제 끝났다.아침부터 10명이 작업을 했는데 이제야 끝났다.그래도 쉼터에 게신분들이 매번 도와주셔서 쉽게 끝낼 수 있다.우리와 같은 총회에 있는 교회들에게 보내주는데 보통 1000여통정도를 보내게 된다.물론 그걸 보고 도와 주는 분들은 거의 없다.하지만 때가 되면 이 사역에 관심을 갖고 동참 할 교회들이 계속 생기리라 믿는다.
오후 4시
새벽 예배 후에 술 먹은 사람과 싸움이 벌어졌다.
------------------------------------------------------------------------------------------------------------------------------------------------------------------------
제발 병원 좀 그만 가세요! 2003-09-05
쉼터에 있는 분들은 대부분 병이 있기 마련이다.노숙생활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한 두가지 병은 갖고 있다.그러다보니 입소하자마자 찾는 것이 병원이다.이곳에 입소를 하게 되면 그때부터 시립병원을 무료로 이용 할 수 있게 된다.먼저 아이디카드라는 노숙인을 증명하는 의료카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사진을 찍어서 서울역 근처에 있는 노숙인 다시서기 지원센타에서 의료카드를 만들게 된다.그 카드를 가지고 사무실에서 끊어주는 서류한장을 받아서 병원을 가면 된다.대부분 우리는 동부시립병원을 이용하지만 강남시립이나 다른 병원을 이용하기도 한다.
물론 치료비는 들지 않는다.그러다보니 특별히 병이 없는데도 수시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그들의 병은 사실 정신적인 문제이다.남의 말을 믿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 관철하려는 사람들이 있다.지금 왔던 이영훈씨(가명)도 그런 사람이다.거의 병원을 자기 집 드나 들 듯 한다.사무실에 와서는 횡설 수설 엉뚱한 소리뿐이다.병원에 갔다 와도 의사선생님이 이상 없다고 하는데 며칠 있으면 또 가야한다고 한다.왜 가냐고 물으면 그때부터 앞 뒤도 안 맞는 얘기를 늘어 놓기 시작한다.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급기야 오늘은 더 이상 이런곳에 못 있겠다고 한다.마치 우리가 자기를 때릴 것 같다나? 사실,이영훈씨가 사무실에 나타나면 상대방의 말은 들으려고도 않고 계속 자신의 생각만 내뱉는 말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게다가 하지도 않은 얘기까지 늘어 놓는다.목사님께서 내년에 마음에 맞는 사람들만 모아서 쉼터를 재편성을 한댔다나...정말 황당한 말들만 골라서 하니 답답하다.
그러니 병원에 가서는 의사선생님을 붙들고 얼마나 괴롭힐까? 의사선생님 말도 못 믿고 직원들 말도 못 믿고 목사님 말도 못 믿으니 어떻게 하라는 건지...아마,병원엘 안 보내주면 다른 곳에 가서 이렇게 말할 것 같다.'가나안교회는 아프다고 해도 병원도 안보내주고 보내달라고 하면 때릴려고 하는 이상한 종교집단이라고...
어제는 와서 종교 얘길 꺼내서 속 뒤집어 놓더니 오늘은 병원가는 걸로 한 바탕했다.
------------------------------------------------------------------------------------------------------------------------------------------------------------------------
추석이라... 2003-09-09
경기가 안 좋다고는 하지만 명절은 명절인가 보다.시장이나 백화점들이 복잡하다.이 곳도 사창가를 벗어나면 롯데백화점이 있어서 그 기분을 느낄수 있다.어제는 여기 저기서 선물들이 들어왔다.롯데 직원들이 자신들이 받은 선물들을 보내주었는가 하면 청량리 경찰서,자율정화위원회에서도 추석선물을 보내주었다.
아저씨들도 이런 때가 되면 마음이 설레는 모양이다.그동안 가보지 않던 고향을 찾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아마 마음이 착잡할 것이다.그래도 추석선물이라도 받으니 조금은 위로를 받지 않을까?
어제 들어온 선물세트를 풀어서 종류별로 비닐에 담았고 개인별로 다 나눠주었다.비누,치약,칫속...대부분 생활용품들이다.
보내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명절이 다가오면 들뜬 마음에 참았던 술을 먹는 경우가 많다.일일이 단속하기도 어렵고 고향에 간다고 가지만 술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3구역에 술취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내려가 보니 방 사람들에게 술주정을 하고 있었다.얼마나 취했는지 걷기도 힘들다.당연히 퇴소조치를 해야겠지만 밖은 비가 많이 오고 있다.이대로 내보낼 수가 없어서 3층본당에서 쉬다가 오후에 상담을 하자고 했다.하지만 술이 너무 많이 취해서 말을 듣지 않는다.이럴때 술취한 사람들을 들여보낼 방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이곳엔 모든 방이 다 꽉꽉 차 있다.그러니 비가오는데 만취한 사람을 내보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방에 들여보내지도 못하고 난감하다.알아서 술깨고 들어오는 사람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추석동안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
추석이라... 2003-09-09
경기가 안 좋다고는 하지만 명절은 명절인가 보다.시장이나 백화점들이 복잡하다.이 곳도 사창가를 벗어나면 롯데백화점이 있어서 그 기분을 느낄수 있다.어제는 여기 저기서 선물들이 들어왔다.롯데 직원들이 자신들이 받은 선물들을 보내주었는가 하면 청량리 경찰서,자율정화위원회에서도 추석선물을 보내주었다.
아저씨들도 이런 때가 되면 마음이 설레는 모양이다.그동안 가보지 않던 고향을 찾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아마 마음이 착잡할 것이다.그래도 추석선물이라도 받으니 조금은 위로를 받지 않을까?
어제 들어온 선물세트를 풀어서 종류별로 비닐에 담았고 개인별로 다 나눠주었다.비누,치약,칫속...대부분 생활용품들이다.
보내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전 10시 40분
명절이 다가오면 들뜬 마음에 참았던 술을 먹는 경우가 많다.일일이 단속하기도 어렵고 고향에 간다고 가지만 술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3구역에 술취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내려가 보니 방 사람들에게 술주정을 하고 있었다.얼마나 취했는지 걷기도 힘들다.당연히 퇴소조치를 해야겠지만 밖은 비가 많이 오고 있다.이대로 내보낼 수가 없어서 3층본당에서 쉬다가 오후에 상담을 하자고 했다.하지만 술이 너무 많이 취해서 말을 듣지 않는다.이럴때 술취한 사람들을 들여보낼 방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이곳엔 모든 방이 다 꽉꽉 차 있다.그러니 비가오는데 만취한 사람을 내보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방에 들여보내지도 못하고 난감하다.알아서 술깨고 들어오는 사람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추석동안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
김전도사 선물을 선물로 나누어 주지 못하는 이유
해마다 명절이 되면 선물을 사서 나누어 드립니다. 올해 추석도 입소자들을 위해 생필품 선물 세트를 구입 해서 나누어 주기로 했습니다.
근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작년도 그렇구, 그 전해도 그렇구, 선물을 잘 포장해서 종이 가방에 넣어주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더란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두세개씩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얼마지나 않아 금방 없어지는 경우도 있더란 것입니다.
저희 생각에는 선물을 나눠드리면 필요한 사람은 자신들이 쓰고 어디 인사 갈 곳이 있으면 빈 손으로 가지 말고 선물도 좀 하고 하라는 맘이 였는데, 알고 보니 많은 수의 사람들이 팔아 먹는 다는 것입니다. 대포집에 가서 선물하고 술하고 바꿔 먹는 것이 였습니다.
한달에 한번내지 두번씩 교도소 방문을 합니다. 그때 마다 음식을 준비해 가곤 합니다. 빵과 과일, 음료를 봉투에 담아서 가지고 갑니다. 그런데 과일 중에서 가지고 못가는 과일이 있습니다. 포도 같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왜 인지 아십니까?
포도를 가지고 가면 포도를 먹지 않고 술을 담아 먹는 다는 것입니다. 참 기발한 아이디어 아닙니까?
느는 건 잔머리 인거 같습니다. 얼마전 신문을 보니깐 숟가락 하나로 감옥을 파서 탈출하는 사람도 있다하니 참 재미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선물 포장을 다 뜯었습니다. 그리고 비눗, 샴푸, 치약들을 검정색 비닐 봉투에 넣어서 나눠 주었습니다. 우리도 머리를 쓴거죠...
한쪽 마음이 씁쓸합니다. 선물을 선물 그대로 나눠주는 것 조차 안되는 현실에 쓴 웃음을 지어 봅니다.
------------------------------------------------------------------------------------------------------------------------------------------------------------------------
끈질긴생명 2003-09-16
아침에 출근을 하다보니 지하철 역 주변 찻길가를 청소하고 있는 한 사람이 보였다.뒷모습이 청소부 같지는 않고 무척 남루한 옷에 청소하는 모습이 힘들어 보였다.낯익은 모습이어서 자세히 보니 정종기아저씨였다.이 사람을 보면 정말 생명이 질기다는 말을 안 할수 없다.우리 교회와 인연을 맺은지도 10년이 다 되가는데 안보여서 죽었나 하면 또 나타나서 돌아다니고,겨울이 되서 얼어죽지는 안았나 하면 또 다시 돌아다닌다.
한때는 우리 쉼터에서 있기도 했지만 어느 한 곳에 매여 있는 것을 싫어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꺼려한다.누가봐도 거지중의 거지인데 정작 본인은 리어커를 끌고 다니면서 이것 저것 주워다가 고물상에 팔아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밥보다는 술을 더 많이 먹는듯 한데 손에 막걸리병을 들고 청량리광장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전에는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여튼 몇 년전에는 하도 얻어 맞아서 복부가 심하게 나온적도 있다.내장이 밖으로 나와서 죽을 것 같다고 했는데 그 뒤로도 여전히 돌아다닌다.그 사람을 보면 마치 세상에 대한 인연을 끊어버리고 사는 듯 하다.가끔 우리 쉼터에 와서 식사를 하고 가기도 하지만 입소는 하지 않는다.그저 세상이 싫고 사람들이 싫은 모양이다.위의 사진은 숨터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정종기씨다.
오전10시 20분
김홍수실장님이 풀이며 편지봉투,자등 잡동사니들을 가져 왔다.뭐냐고 물으니 2구역에 있던 이원영(가명)씨의 물건들이라고 한다.쉼터에 있으면서 계속 병원에 입원해 있던 사람이다.병원다니기를 밥먹듯이 해서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했었다.이곳 쉼터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병원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하여튼 이원영씨가 마지막으로 입원한것이 몇 달전이었는데 이틀전 죽었다고 한다.재산도 있고 자식들도 있다고 해서 집으로 가라고 해도 가지 않고 병원만 전전하더니 결국 죽고 말았다.다행히 자식들이 시체를 가져갔다고 한다.노숙인들이 죽는경우 가족들에게 연락을 해도 와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돈이나 나온다고 하면 기를 쓰고 받으러 오고...
오후 4시 40분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본부에서 쉼터에 쌀 20포를 전달했다.이곳이야말로 쌀이 꼭 필요하다.하루3끼 꼬박 꼬박 160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밥을 하려면 쌀도 정말 많이 들어간다.
------------------------------------------------------------------------------------------------------------------------------------------------------------------------
아는척 하지 말아요 2003-09-17
한 사람은 선글라스를 끼고 한 사람은 허름한 양복을 입은 채 사무실로 들어섰다.첫눈에 봐도 뭔가 얻어가려는 모습이다.그런데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괜히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아는 척을 한다.우리는 얼굴도 모르는데 말이다.추석을 잘 보냈느냐니,팔은 왜 다쳤느냐니...말하는 투나 얼굴을 보면 거부감이 올 수 밖에 없다.그러더니 같이 온 사람에게 줄 와이셔츠 좀 달란다.입소한 후에 옷은 주니까 좀 기다리라고 했지만 뭐가 그리 급한지 옷을 달라고 보챈다.그 사람에게 주지 못하면 자기옷을 벗어 줄테니 자기에게 달라고 한다.
그래서 물어보았다.아저시 여기 계신분이냐고...
그랬더니 전에 있었다고 한다.컴퓨터로 찾아보면 다 나올거라나.전에 있었던 것하고 우리하고 무슨 상관인지...그래서 우리는 아는 척 좀 하지 말라고 했다.
어디서 술을 먹고 와서 얼굴은 벌게 가지고 결국 한다는 소리가 어디 좀 가야하니까 돈 천원만 달라고 한다.이 곳에서는 규정상 돈은 줄 수 없다고 하니까 그러면 자기들이 나가서 목사님 이름을 팔고 다니면서 돈을 얻어내겠단다.
가끔 정말로 그런 사람들이 있다.한번은 가나안교회 목사라고 하면서 외상술을 마신 사람이 있어서 이곳까지 술값을 받으러 온 주인도 있다.세상이 어떻게 되는 건지 목사가 술을 먹는다고 해도 거리낌 없이 준다.그만큼 크리스챤들이 빛을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얼마전만 해도 크리스챤하면 술,담배 안하는 것으로 세상 사람들이 인식했는데 이제는 "교회 다녀도 다 하던데?"로 바뀌어 버렸다.씁쓸하다.
------------------------------------------------------------------------------------------------------------------------------------------------------------------------
퇴소시켜도 안나가는 사람 2003-09-19
술을 먹으면 퇴소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기본 규칙이지만 알콜중독자들이 술을 먹지 말란다고 금방 끊으면 그건 알콜중독자가 아닐것이다.얼마전 다시는 술을 안먹겠으니 받아달라고 목사님께 부탁을 해서 들어온 김홍석(가명)씨가 며칠 안되어 또 술을 먹고 들어왔다.그러기를 벌서 여러 차례!
4구역 실장님이 책임지고 데리고 있겠다고 해서 다시 받아 줬는데 이제는 그 실장님도 책임 못지겠으니 내보내라고 한다.
일단 퇴소조치를 하고 다른 곳으로 가라고 했는데 본인은 갈 곳이 없다고 끝까지 버틴다.짐을 싸서 내보냈는데 알고 보니 가지도 않고 3층 의자에서 계속잤다고 한다.퇴소를 시켜도 갈 곳이 없는 사람들....
------------------------------------------------------------------------------------------------------------------------------------------------------------------------
탄원서,삼룡이 아저씨 2003-09-23
우리교회의 담임목사이신 김도진목사님만큼 탄원서를 많이 쓰시는 분도 드물 것이다.사고치고 들어가면 경찰서에서 연락이 이곳으로 오다보니 목사님은 어떻게든 형량을 줄여주기 위해서 탄원서를 써준다.집도 없고 가족도 외면한 그들을 위해 집과 가족의 역할을 하고 계신 것이다.
사실 그들이 고마움을 알기나 할까?
그리 노력해줘도 고마움을 가지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은 드물다.목사님은 그런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내가 모든 걸 책임져 줄테니 나와 함께 살자!"
삼룡이 아저씨가 요즘 감기로 고생이다.나이가 나이니 만큼 몸이 예전같지 않은 모양이다.말을 못하니 도대체 나이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몸 상태가 어떤지도 모른다.감기약 하루치를 주면 그걸 한번에 다 먹어버리니 조심해서 챙겨줘야 한다.
------------------------------------------------------------------------------------------------------------------------------------------------------------------------
이름도 안밝히려는 후원자들... 2003-09-25
며칠전 전화가 한 통 왔다.
이곳을 돕고 싶은데 계좌번호를 하나 알려 달라는 것이다..
계좌번호를 불러드리고 후원하시는 분의 인적사항을 여쭤보려고 하는데 극구 사양하신다.
그래도 이름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니까 이름석자만 가르쳐 준다.겨우 알아낸것이 송파에서 택시운전을 하신다는 것이다..
더 물어보는것이 실례인것 같아서 감사하다는 말로 전화를 끊었지만 소식지라도 보내드리게 주소를 물어 볼 걸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본인들의 생활도 넉넉지 않을텐데 10만원씩이나 송금을 했다.
이곳을 도우며 진정으로 마음을 같이 하는 이런 분들이야 말로 이 쉼터를 함께 운영해 나가는 동역자일 것이다.
----------------------------------------------------------------------
참사랑선교단과 안과팀이 오셔서 무료진료를 하고 계신다.
오늘 치과도 오기로 했었는데 병원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 못오시게 되었다.
이제 매월 정기적으로 무료봉사를 한다는 것이 많이 알려져서 치료실마다 꽉꽉 차있다.
현재는 인기 과목이 한방,침술과 이발이다.백내장수술도 무료로 해 드리는데 어려우신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형이 장로면 뭐하나? 2003-09-26
3일전 한 분이 입소하였다.형이 교회장로라는데 자신도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했다.그런데 입소한 다음날 술에 취해 들어 왔다.술먹으면 퇴소라는 말을 한지 하루밖에 안되었는데 술을 먹고 들어오다니 아마 알콜중독인것 같다.본인 말로는 형에게 갔었는데 형이 자신을 아는척도 안했다고 한다.그러면서 교회 장로라는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주정이다.
사실 이곳에 와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알콜로 인한 문제다.그러다보니 부모,형제,가족이 있어도 이들을 회피할 수 밖에 없다.술만 먹으면 변하는 이들을 어떻게 하겠는가?그렇다고 그냥 방치해 둘 수도 없다.허울뿐인 알콜 중독자 치료소는 이들에게 있으나 마나이다.한달에 40-50만원씩 주면서 보낼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결국 우리와 같은 곳에서 이들을 책임질 수 밖에 없다.우리 목사님도 과거에 이들과 같은 생활을 했었고 지금은 과거 자신과 같은 이들을 구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신다.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 이들의 아픔을 아는 자만이 이들을 품에 안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왔던 사람도 다시는 먹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고 방으로 내려갔다.단번에 변하지는 못하겠지만 전보다는 나은 사람이 되어 갈 것이다.
------------------------------------------------------------------------------------------------------------------------------------------------------------------------
탈북자입소,청송교도소방문 2003-09-29
오늘 목사님은 청송교도소에 집회차 가셨다.거리가 거리인만큼 새벽 5시에 출발하셔서 아마 지금쯤 도착했을 것이다.그 근처에 교회도 많겠지만 피곤하신중에도 그곳까지 가시는 것은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출소한 후 갈곳이 없으면 누구든 다 오라! 같이 살자!"청송에 갈때마다 빠지지 않고 하시는 말씀이다.어떤 사람이 출소자들에게 같이 살자고 하겠는가? 좋은 말들은 많이 해도 혹시 그들이 찾아 올까봐 연락처나 주소를 가르쳐주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우리 목사님은 진심으로 그들이 오길 바라고 계신다.
며칠전 청송에서 나왔다고 하면서 목사님을 만나러 온 사람이 있다.청송에 있는 동안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이 쉼터에는 청송교도소 출신들이 꽤 된다.그래서 청송교도소 방문을 한다고 하면 먹을 거 사는데 보태도록 헌금을 하는 사람도 있다.
오며 가며 10시간!
아직 당뇨로 인한 시력저하와 백내장이 있고 나이로 인해 예전 같지 않은 몸상태인데다가,어제 주일을 지내고 보통 교역자들 같으면 월요일이 쉬는 날인데 새벽부터 출발하시는 목사님을 보면 예수님이 한마리 어린양을 찾기 위해 산을 넘고 강을 건너는 모습이 떠오른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고 그런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갈때마다 먹을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그렇고...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는 목사님...가나안교회가 다른 교회와 진정으로 다른점이다.
오후 1시 38분
아침에 두 사람이 찾아왔다.사람을 찾는다고 하는데 주민등록등본을 보여준다.강동훈(가명)씨라는 사람이다.이름을 보니 이 곳에 있는 사람이다.관계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으니까 이웃에 살던 사람이라고 한다.잘 안다고 해서 만나게 해 드렸는데 알고 보니 빚을 받으러 온 사람이었다.10년전에 700만원에 대한 빚보증을 서 줬는데 강동훈씨가 갚지도 않고 사라지는 바람에 고스란히 이 가족들이 빚을 떠 안게 되었다는 것이다.10년동안 이자만 800만원이 붙었다고 야단이다.쉼터에까지 와 있는 사람이 무슨 돈이 있겠냐고 하니까 땅이 있다고 한다.정말 모를 일이다.땅이 있으면서 갚지 않는 것도 그렇고 10년이 지난 지금 이곳까지 찾아오는 것도 대단한 것 같다.
오후 2시
탈북자 한명이 이 곳에 입소하려고 찾아왔다.TV에서만 보던 탈북자를 만나니 신기하다.그런데 어떡하다가 이곳까지 왔는지...이야기를 들어보니 작년에 탈북하였다고 한다.그런데 국가로부터 받은 정착자금을 같이 살던 여자가 다 찾아서 도망간 모양이다.탈북자들의 문제가 많다고 하는 얘길 들어보았지만 그 문제라는 것이 그들을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그들을 이용하는 사람들,그리고 그들의 돈에 욕심을 갖는 사기꾼들 때문인 것 같다.하여튼 이 곳에 입소해서 함께 살자고 했다.
------------------------------------------------------------------------------------------------------------------------------------------------------------------------
자는데 왜 깨웁니까? 2003-09-30
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그것도 나쁜쪽으로...김철수(가명)라는 사람이 술을 먹고 들어와서 방에서 자고 있다고 했다.방송을 해서 올라오라고 했더니 잠시후에 올라왔다.아직도 술이 덜 깬 상태다.술을 먹으면 퇴소니까 나가달라고 했지만 계속 횡설수설이다.그러더니 자는데 왜 방송을 해서 자기를 깨우냐고 도리어 큰 소리다.
"술을 먹고 방에 들어가서 자면 안되쟎아요?"
김철수) "가만히 잘자고 있는데 왜 깨웁니까?"
"여기가 아저씨 개인집이예요?술먹고 들어가서 자게!"
김철수) ".........."
"아저씨는 벌써 여러번 술때문에 문제가 있어서 더 이상 여기 있으면 안되겠어요!"
김철수) "한번만 봐주십쇼!"
"일단 방으로는 못들어가니까 나가셨다가 내일 짐가지러 오세요! 한달동안은 입소가 안됩니다!"
김철수) "그러면 이렇게 하죠.오늘 나갔다가 내일 들어올께요."
"그게 아니라 한달동안 입소가 안된다구요!"
김철수) "앞으로는 술 안먹을께요..."
"벌써 몇번째입니까?"
김철수)그러면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왜 12구역 사람들은 술을 먹고 난리를 쳐도 그냥내버려두고 나 한테만 이렇게 합니까?"
뭘 그냥 내버려둡니까? 지난번에 12구역 사람들 다 퇴소시켜 버린거 몰라요? 그 중에서 특별히 아저씨만 퇴소 안시키고 다른 구역으로 보내드렸는데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김철수)......
사실,지난번 12구역사건으로 12구역 자체를 폐쇠시켰었다.12구역이 방이 작아서 6-7명정도밖에 없다보니 마음만 맞으면 서로 술을 먹어도 봐줄 수 있었다.그 당시 12구역 실장이 술을 좋아하던 사람이어서 방 전체가 술을 먹고 들어온 적이 있었다.그날 사무실에서는 12구역을 폐쇠시키고 5명을 퇴소시켜버렸다.그때 퇴소당하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이 바로 김철수씨인데 그 뒤로도 술 때문에 여러번 걸렸었다.알콜중독자인 것이다.
이 곳 쉼터가 자꾸 늘어가는데는 이유가 있다.술을 금지하기 때문이다.이해가 안되겠지만 자신들은 술을 먹어도 다른 사람이 술을 먹는 그런곳에는 있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일단 술을 먹으면 술주정을 하게되고 그러면 싸움으로 번지기 마련이다.그러다보니 술을 규제하지 않으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을 것이다.예배드리는 것과 술을 먹지 않는것!
이곳의 유일한 규칙이다.
------------------------------------------------------------------------------------------------------------------------------------------------------------------------
겨울나기공사 2003-10-06
쉼터의 겨울나기공사가 한창이다.인원은 계속 늘고 더 이상 재울 곳은 없고...그래서 또 다락을 만들고 있다.사진은 교육관 지붕을 뜯고 다락을 만드는 모습이다.사실,지금 이 곳 쉼터의 상태는 급박하다.한여름에도 160명을 넘는 인원이 생활해 왔었는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얼마나 더 밀려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건물을 살 수만 있어도 좋으련만,아직은 우리의 소망일 뿐이고 아무리 쉼터의 사정을 알려도 도움의 손길은 쉽지 않다.
사진은 공사하는 모습이다.물론 일하는 사람들도 이곳에 계신 분들이 자원해서 하고 계신다.몇 몇 분들은 공사를 도와주려고 일부러 일도 나가지 않고 참여하고 계시며 자신의 기술이 필요할때는 언제든지 불러 달라고 신청하는 사람들도 있다.
------------------------------------------------------------------------------------------------------------------------------------------------------------------------
계속공사중 2003-10-07
쉼터 확장공사가 계속 진행중이다.아마도 이번주 내내 계속되야 할 것 같다.그래도 자기 일처럼 나서서 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쉽게 이뤄지고 있다.겨울을 대비해서 보일러나 판넬을 깔 생각이다.여느집처럼 이곳도 겨울에 씀씀이가 커지기 마련이다.아마 난방비만도 한달에 수백만원씩 들어갈 것이다.목사님은 총회나 교회들쪽으로 도움을 구해본다고 하지만 그 역시 여의치는 않을 것이다.어쨌든 지금까지 뭐가 있어서 해 온 것은 아니다.오로지 하나님께서 이 쉼터를 운영해 오셨다고 말할 수 있다.
오후 2시
얼마전 최송길(가명)씨가 입소하였다.9월 26일 쉼터일기에 나오는 형이 장로라던 그 사람이다.그런데 어제부터 쉼터공사를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용접기술이 있었던 것이다.20년을 용접을 하였다니 가히 전문가이다.알콜로 인해 가족들이 여기 저기 보낸 모양인데 이곳에 와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하다.아무쪼록 이곳에서 완전히 술을 끊고 변화된 사람의 모습이 되었으면 한다.
------------------------------------------------------------------------------------------------------------------------------------------------------------------------
독감예방주사 접종중 2003-10-08
지금 독감예방주사를 접종중이다.쉼터예 계신분들은 대부분 노약자이고 병자들이 많아서 겨울에 천식이나 결핵을 앓는 경우가 많다.특히 요즘에 사스때문에 문제가 많은데 오늘 일괄적으로 보건소에서 나와서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
공사가 마무리 중... 2003-10-14
지난주 월요일부터 시작하였던 공사가 이제 마무리 중이다.다락을 만드는 것과 바닥공사,페인트 칠은 끝났고 이제는 사물함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많은 사람이 사용하다 보니 개개인의 사물함은 필수다.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보통 짐을 갖고 오지 않는데 와서 살면서 짐들이 많이 생기기 마련이다.얼마전 1년을 넘게 살던 한 사람이 나갔는데 짐이 얼마나 많은지 장롱전체를 쓰고 있을 정도였다.대부분 옷가지들이고 어떤 사람들은 개인 사물함이나 비품같은 것까지 챙겨 놓기도 한다.그러다보니 잠 잘곳도 부족한 곳에 짐들도 놔야하고 이불도 놔야하는등 애로사항이 많다.
이번에는 아예 사물함을 직접 필요에 맞게 만들고 있다.기술도 좋다.이 모든것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어떤 날은 새벽3시까지 공사를 했었다고 하니...누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다고 하겠는가?
우리는 그렇게까지 좋게 안해도 된다고 당부하지만 정작 작업을 하는 그들은 자신의 마음에 맞아야 하는 모양이다.하여튼 공사기간 내내 여름같은 날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이 모든것을 인도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믿는다.공사로 인해 3층 성전에서 자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배려해 주심을 믿는다.
------------------------------------------------------------------------------------------------------------------------------------------------------------------------
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2003-10-15
몇일전만 해도 여름날 같았는데 어느새 겨울을 느낄 정도로 날씨가 쌀쌀하다.날이 더 추워지면 추위를 피해 이곳으로 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벌써 오늘도 추워서 온 사람들이 있다.
잠 잘 곳이 없어서 서울역 지하도에 누워서 자는 사람들도 몸이 안좋아지면 더 이상 버티기 어렵게 된다.잘 먹지 못하여 영양 결핍에 한 두가지 병들은 다 같고 있고 노숙을 오래하여 몸 상태가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로 쉼터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나마 이곳에 오면 겨울을 나기는 수월하다.하지만 이 곳을 알지 못하거나 술때문에 노숙을 원하는 사람들중에는 겨울에 얼어 죽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이러한 것을 막기 위해 겨울이 되면 서울역등에 나가서 쉼터를 알리기도 한다.
저녁때 서울역을 지나갈때면 바쁘고 분주한 사람들가운데 지하도에 박스같은 것을 깔아놓고 자는 사람도 있고 삼삼오오 모여서 술을 먹는 사람,구걸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사실,그들을 받을 곳은 많지 않다.아니,솔직히 우리 쉼터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갈수록 쉼터들의 입소조건이 까다로와지고 있다.알콜중독자들이나 부랑인들이 입소하여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쉼터들은 술을 금지한다.그것까지는 좋은데 일단 술때문에 퇴소당한 사람은 절대 안받아준다는 것이다.그러다 보니 그들이 갈곳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그들이 이곳을 찾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다.우리는 술로 인해서 퇴소가 되더라도 다시 와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하면 다시 받아준다.우리는 그들이 알콜중독자라는 것을 인정하며 그것은 단번에 치료될 수 없음을 인정한다.그러므로 우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그들을 치료하고자 한다.사랑과 말씀으로만 그들이 치료될 수 있음을 목사님은 강조한다.
------------------------------------------------------------------------------------------------------------------------------------------------------------------------
공사가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2003-10-16
이제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고 있다.지난주 월요일부터 시작을 했으니까 벌써 11째 밤낮으로 공사를 한것이다.그동안 자신의 일도 제쳐놓고 이 일에 힘써 주신 아저씨들이 너무나 고마울 따름이다.아마 그들이 없었다면 공사는 엄두도 못냈을 것이다.
이번 쉼터확장공사를 조직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임인기씨,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쓰신 양창식집사님,용접으로 모든 것을 받쳐주신 최송림씨 그리고 곁에서 심부름과 재료들을 날라 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이제 보일러만 설치하면 된다.지하숙소보다 따뜻할 것 같고 사무실이 옆에 있어서 관리하기도 수월 할 것이다.지하숙소와 지금 확장공사를 한 교육관을 합쳐서 200명정도를 재울 수 있을 것이다.많은 분들이 이곳에 와서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
자폐증 2003-10-21
2주동안 쉼터 공사로 쉼터가 복잡했었고 이번주부터는 6개월이상 계셨던 분들에 대해서 기간을 연장하는 상담을 해야 해서 좀 바쁜 편이다.
우리 쉼터 장애인방에는 자폐증으로 생각되는 김진표(가명)씨가 계신다.나이가 50대 초반인데 자폐증으로 보이는 증세가 있다.벌써 이곳에 계신지 3년째이다.
말이 없고 물어봐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다.화장실에 들어가면 나올 생각을 안하고 화장지로 닦지도 않는다고 하며 속옷이나 옷가지를 주면 버려버린다고 한다.그래서 이 분을 맡고 있는 실장님이 여간 고생이 아니다.
사실,이곳은 이런 환자들을 수용할 만한 장소가 못되고 또한 그들의 치료를 위해서도 이런 곳에 있어서는 안된다.하지만 이들을 돌봐줄 곳이 없다.오죽하면 이곳에는 정신병환자부터 시작해서 간질환자까지 환자란 환자는 다 모여 있다.갈수록 다른 쉼터의 입소조건은 까다로워지고 있다.술도 먹지 않아야 하고,건강도 해야 하고,자활의 의지도 있어야 하고...그러다보니 정말 돌봐줘야 할 사람들은 갈 곳이 없어지고 있다.우리라도 이들을 돌보겠다고 받고 있지만 변변한 시설하나 되어 있지 못한 상태에서 그들을 돌보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김진표씨가 방사람들에게 피해를 많이 줌에따라 특수시설로 보내려고 노력중이지만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이고 그리로 간다고 해서 그가 편해지는 것이 결코 아님을 안다.우리 쉼터만큼 이들을 인격적으로 대해주려는 곳은 없다고 자부한다.약한자를 괴롭히거나 그들을 멸시하는 행동은 우리 목사님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뿐더러 우리 역시 용납하지 않는다.감사하게도 이곳에는 이들을 책임지고 돌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다름아닌 실장들이다.같은 노숙인이지만 부모 형제도 하지 못하는 일들을 그들은 한다.우리는 그들에게서 참으로 배울 것이 많음을 느낀다.이들이 없다면 이곳의 운영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
얼마나 발이 시렸으면... -김전도사 2003-10-22
오래전부터 청량리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술과 세상에 찌든 모습으로 살고 있는 한분이 계십니다. 가끔 우리 교회에 입소했다가도 어느 순간 술을 먹기 시작하면 주체할 수 없어서 몇 달이고 노숙하며 거리를 떠돕니다.
누군가의 손에 붙잡혀 사무실에 들어 오는 사람을 보니 그 분이였습니다. 무슨일인지, 그분을 잡아온 우리 형제의 손에는 운동화 한켤레가 들려 있었습니다.
"XX새끼가 신발을 훔쳐가다가 잡혔습니다."
쉽터 문을 개방해 놓다 보니 가끔 신발 도난 사건이 일어 납니다. 운동화 한켤레를 들고 나가다가 마침 쉼터 식구에게 잡힌겁니다.
"아저씨 왜 그러세요... 이러시면 앞으로 배고플때 밥 먹으러 올 수 없잖아요"
"죄송합니다." 오랜 노숙과 술 때문에 얼굴을 볼 수도 없을 정도로 부어 있었습니다. 아마 술을 먹고 정신을 잃어 누군가 그의 신발을 가져갔겠지요, 아니면 어디서 쓰러져 있다가 어디에 신을 벗어 놓았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는지도 모릅니다.
날이 추워지니 발 또한 얼마나 시럽겠습니까?
다행히 내 책상 밑에 집에서 거져온 운동화 한켤레를 찾아 드렸습니다.
" 아저씨 이거 신으세요"
"헤헤헤..."
"잘 드러가지 않는데요"
"발이 부어서 그래요.,끈을 다 풀고 신으세요"
옆에 있던 부목사님이 거들어서 간신히 신겼습니다.
그리고 미적미적 일어나더니 아무말 없이 문을 열고 나갑니다.
아마 고맙다는 말조차 못할 정도로 미안했나 봅니다....
------------------------------------------------------------------------------------------------------------------------------------------------------------------------
다시 돌아온 이원기씨 2003-10-24
정말 이 쉼터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이원기(가명)씨가 아닐까 생각한다.알콜중독자이기는 하지만 좀 독특하다.일단,일을 해서 돈을 버는 동안은 1달씩도 술을 안먹는다.그럴때는 정말 성실한 사람처럼 보인다.문제는 돈을 왠 만큼 벌어놓으면 그때부터는 모아둔 돈을 다 쓸때까지 완전히 술독에 빠져 있게 된다.그리고는 나가라고 해도 나가지 않고 계속 방에서 버티는 성격이다.그러다 보니 1년여 기간동안 10번정도를 퇴소당했다.
그런데 퇴소당해서 다른 곳으로 가던지 하면 되는데 반드시 이곳으로만 다시 들어오겠다고 하는 것이다.그러니 이원기씨와 입소문제로 실갱이 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그러다보면 이원기씨는 목사님을 찾아가서 조른다.그러면 목사님은 다시는 술을 먹지 말라고 하시면서 다시 받아 준다.이런식으로 된것이 벌써 10번이 되니 우리도 두손 두발 다 들었다.
바로 최근에 퇴소했던 것이 10월 8일이었다.그때쯤 목사님은 이원기씨를 한 번 믿어 보겠다고 12구역 실장도 시켰을때다.그리고 설교때에 이원기씨를 믿어 보겠다고 말씀까지 하셨셨는데 불과 몇일 되지 않아 쉼터에 들어 오지 않는 것이었다.방사람들 말로는 밖에 따로 방을 얻어서 짐을 다 옮겨 놓았다는 것이다.알고보니 그동안 번 돈으로 방을 얻어 놓고 이제 그 돈 다 쓸때까지 실컷 술을 먹겠다는 생각이었다.목사님은 그 사람을 그토록 믿어 주었는데 목사님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실장직도 팽개치고 아무말 없이 나간 것이다.얼마나 배신감이 느껴지든지....
그런데 열흘도 안돼서 다시 찾아 왔다.만신창이가 되어서...한번만 봐 달라고 한다.각서를 쓰겠다고 한다.다시는 술을 안먹겠다고 한다.하지만 늘 하는 소리다.지난번에도 또 그 전번에도,또 그 전번에도...
우리는 당연히 안 받아준다고 했다.하지만 내일이면 다시 들어와 있을 것을 안다.왜냐하면 목사님이 받아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그토록 배신을 해도 목사님이 다시 받아주는 것은 목사님 자신이 과거에 알콜중독자 였으며 이들보다 더 한 생활을 해보았기 때문이다.그래서 이들을 불쌍히 여기신다.
결국 이원기씨는 다시 입소했다.제발 올 겨울동안은 잠잠코 있었으면 좋겠다.
------------------------------------------------------------------------------------------------------------------------------------------------------------------------
이름도 가짜,주민등록번호도 가짜 2003-10-29
오전에 이기영(가명)이라는 사람이 입소하려고 왔다.전에 계셨던 분이라고 해서 조회를 해보았는데 기록에 나타나지 않았다.주민등록번호로 조회를 해봐도 있지 않았다.이런 경우는 보통 가짜 이름과 가짜 주민번호를 쓰는 경우이다.
알고보니 지난번 입소할때 이름과 주민번호를 속여서 말한 것이다.이유는 있었다.누군가에게 쫓기는 입장이었던 것이다.그러다보니 이름을 속여서 댄 것이다.어쨌든 그동안 무엇을 하다 왔는지 깡패를 만나서 돈도 빼앗기고 얻어 맞아서 갈비뼈도 4개나 부러졌다고 한다.지금 병원으로 보냈는데 제발 아쉬울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재기를 하였으면 한다.
오후 3시
방금 박성희(가명)할머니가 왔다 가셨다.우리교회와는 안면이 있어서 집에 공사할 일이 있을때면 이곳에 와서 아저씨들에게 부탁을 하곤 한다.그런데 이번에 집을 이사하면서 이곳에 계신 분들이 몇일 일해준 모양이다.문제는 집에서 서류뭉치가 없어졌는데 이곳에 있는 분들을 의심하는 것이다.들어오면서 부터 '도둑놈의 새끼들...'하면서 욕을 하기 시작하더니 목사님께서 손님들과 함께 계시는데도 막무가네로 들어가는 것이었다.한참을 떠들고 나오더니 밖으로 나가다가 그때 일했던 사람과 또 싸우는 것이다.
당연히 필요도 없는 서류뭉치를 훔쳐갈리도 없을 뿐더러 훔쳤다고 해도 추측으로 사람을 의심하니 화가 안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마 상대가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었다.더욱 화가나는것은 그 분은 이 곳에 있는 아저씨들을 동네 거지정도로 밖에 안본다는 것이다.얼마나 무시를 하는지... 그러면서도 아쉬우면 와서 도와달라고 하니 어쩌겠는가?
------------------------------------------------------------------------------------------------------------------------------------------------------------------------
참사랑선교단 방문봉사 2003-10-31
오늘은 참사랑선교단의 방문봉사가 있는 날이다.이번달에는 사정상 목요일이 아니라 금요일에 하게 되었다.특별히 이번에는 동네주민들을 상대로 홍보를 많이 해서 그런지 동네 노인분들이 많이 찾아오셨다.오늘 하루동안 이발/미용,한방,침,척추교정,안과,치과 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어림잡아 500명이 넘는 것 같다.수고해 주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
며칠전 무척 술에 쪄든 한 사람이 입소했다.계속 술만 먹고 밥을 안먹었는지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오면서부터 사무실에 와서 계속 죽을상을 하고 있었다.잠이 안온다고 하는데 그걸 우리가 어떻게 해 줄수 있는 것도 아니고...벌써 며칠째 사무실을 들락 날락하고 있다.몸이 무척 안좋은거 같은데 병원에 보내서 링거주사를 맞기도 하였고 오늘은 침도 맞았다.그래도 계속 어떻게 좀 해달라고 찾아온다.방금전에는 잠이 온다고 해서 위에서 자라니까 이번엔 답답하다고 그런다.도대체 이런 사람은 처음이다.
-----------------------------------------------------------------------------------------------------------------------------------------------------------------------
참사랑선교단 방문봉사 2003-10-31
오늘은 참사랑선교단의 방문봉사가 있는 날이다.이번달에는 사정상 목요일이 아니라 금요일에 하게 되었다.특별히 이번에는 동네주민들을 상대로 홍보를 많이 해서 그런지 동네 노인분들이 많이 찾아오셨다.오늘 하루동안 이발/미용,한방,침,척추교정,안과,치과 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어림잡아 500명이 넘는 것 같다.수고해 주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
며칠전 무척 술에 쪄든 한 사람이 입소했다.계속 술만 먹고 밥을 안먹었는지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오면서부터 사무실에 와서 계속 죽을상을 하고 있었다.잠이 안온다고 하는데 그걸 우리가 어떻게 해 줄수 있는 것도 아니고...벌써 며칠째 사무실을 들락 날락하고 있다.몸이 무척 안좋은거 같은데 병원에 보내서 링거주사를 맞기도 하였고 오늘은 침도 맞았다.그래도 계속 어떻게 좀 해달라고 찾아온다.방금전에는 잠이 온다고 해서 위에서 자라니까 이번엔 답답하다고 그런다.도대체 이런 사람은 처음이다.
-----------------------------------------------------------------------------------------------------------------------------------------------------------------------
또 술주정 2003-11-04
최송열(가명)씨가 또 술을 먹었다.한달쌔 벌써 들킨 것만 3번이다.물론 알콜중독자이다.그런데 이 사람은 술만 먹으면 사무실로 올라와서 직원들을 붙들고 늘어진다.그래서 이 사람이 술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는 금방 알 수 있다.
오늘도 아침에만 벌써 8번째 사무실로 올라왔다.올라와서는 계속 말을 해댄다.술깨고 오라고 해도 듣지 않는다.계속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니 상대하기도 힘들다.
"술 다 깼는데 왜 그래요?"
"왜 다른 사람은 술 먹어도 내버려두고 나 한테는 이럽니까?"
"에이~ 한 번만 봐 주십쇼"
..........
-----------------------------------------------------------------------------------------------------------------------------------------------------------------------
2000원만주세요 2003-11-10
이곳이 쉼터인데도 여기와서 돈을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보통은 1000원,2000원을 달라고 한다.이유는 대부분 집에 내려가려고 하는데 차비가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물론 거짓말이다.그래서 사무실 규정상 돈은 절대 못주게 되어 있다.밥을 먹여주고 잠을 재워 줄 수는 있어도 돈은 절대로 주면 안된다.
며칠전 강성일(가명)씨가 술을 먹고 들어왔다.뭐라고 꾸지람을 하니까 퇴소해버리겠다고 하더니 나가버렸다.그런데 그 다음날 찾아와서는 2000원을 달라는 것이다.물론 안된다고 하니 계속 사무실에서 시끄럽게 떠든다.여기가 교회이다보니 하나님 믿는 사람이 왜 그러냐는 둥 별 말을 다한다.과연 2000원 가지고 무얼 하려는 걸까? 아저씨들 말로는 소주1병에 오징어 1마리 값이라고 한다.
방금전에도 한 사람이 찾아왔다.자기가 죄인이라고 한다.그런데 결국 한다는 소리가 만원만 달라는 것이다.2000원도 아니고 만원씩이나...잔뜩 술에 취해서 돈을 달라는 소리가 나오는지...
며칠전 유지범(가명)씨가 술을 먹고 퇴소를 당했다.아니,본인이 고향으로 내려가겠다고 해서 보냈다.그런데 목사님에게 차비를 해야 하니까 만원만 달라고 한 모양이다.목사님은 그 사람을 믿고 주었고 그 사람은 차비가 6000원이니 4000원은 돌려주겠다며 주고 갔다고 한다.4000원이 있으면 또 술을 먹을지 모른다고...목사님은 기특하다고 성도님들에게 자랑삼아 말씀하셨다.그런데 그날 저녁,간다던 집엔 안가고 술에 잔뜩 취해서 돌아온 것이다.그리고는 방에 들어가서 하룻밤을 잤다.그 다음날 강제퇴소조치를 했는데 기껏 한다는 말이 집에 내려가야하는데 돈 만원만 달라는 것이다.우리가 그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하여튼 여기서는 돈을 주면 안된다.분명히 술을 먹기때문이다.왜냐하면 여기오는 사람들은 무료급식을 하는 곳들을 잘 안다.밥은 사먹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술을 사먹으려고 돈을 구하는 것이다.
얼마전에도 한 사람이 와서는 죽을 표정을 하며 우유 사먹게 돈을 달라고 했다.조금있다가 여기서 점심 드시라고 하니 목이 부어서 밥은 전혀 못먹는다고 한다.그러면 여기 입소해서 치료를 받으라고 하니 며칠째 밥을 못먹어서 우유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술에 얼마나 취해 있던지 밥은 못먹으면서 술은 잘도 넘어가나 보다.돈은 안된다고 했지만 계속 서서 우유 사먹게 돈을 달라고 한다.결국 냉장고를 뒤져서 목사님드시던 우유를 주었다.그랬더니 우유를 먹고는 아무말 않고 나간다.아마 돈을 안주고 우유를 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
따뜻한 방,잔소리,삼룡이 아저씨 2003-11-12
어제부터 비가 계속되고 있다.다락만드는 일과 보일러를 놓는 일이 한달동안이나 계속되었었다.생각보다 일이 길어진 것은 잘 만들려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다.그러니 한달여를 밤낮으로 수고하신 분들이 얼마나 지쳐 있을까 생각이 된다.그런데도 여전히 이런 저런 일로 분주하다.
지난주 보일러 공사까지 마무리되고 보일러를 가동시켰는데 그만 물이 새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이제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고 새로 만든 장애인실과 다락은 방이 훈훈하고 너무 좋다.다락이 완공되자 인원이 180명까지 늘었다.올 겨울은 이 분들에게 좀 더 나은 시설을 제공할 수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다.
------------------------------------------------------------------------------
어제 장애인실에서 작은 문제가 있었다.그것은 장애인실에 있는 한 분이 텃세를 부리는 데서 비롯됐다.본인도 다리를 잘 못쓰는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새로 들어오는 방사람들에게 심한 잔소리를 한다는 것이다.오죽하니 며칠전 들어왔던 한 아저씨는 그 소리를 참다 못해 공원에 가서 자고 들어 왔다고 한다.사실 여부를 알아보니 본인은 그런적이 없다고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한결 같은 말을 한다.아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인과 같은 마음이 생겼나보다.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잘 해주라는 부탁을 하고 다시 보냈지만 쉽게 바뀔것 같지는 않다.
-------------------------------------------------------------------------------
삼룡이 아저씨가 몇 주째 안들어왔었다.아마 술을 먹은것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야단을 치니까 겁나서 나간 모양이다.하여튼 어디서 무얼하다 왔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걱정이 됐었다.혹시 죽은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고 아니면 교도소에 가 있는건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왜냐하면 벙어리다 보니 싸움을 자주 하는 편이다.그래도 옛날에는 맞고 다니지는 않았는데 요즘엔 힘도 없는지 주로 맞는 편이다.하여튼 그동안 시장주변 판때기 위에서 잠을 잤던 모양이다.어제 사무실에 와서는 미안한지 별 말 않고 나가더니 오늘 다시 찾아왔다.다시는 술 먹지 말라고 하고 들어오라고 했더니 좋은가보다.그래도 자기가 있던 방이라고 그리로만 들어가겠다고 한다.삼룡이 아저씨에겐 이곳이야 말로 자신의 집인것이다.
-----------------------------------------------------------------------------------------------------------------------------------------------------------------------
쉼터17주년 감사예배 2003-11-17
11월 29일은 가나안교회가 17살이 되는 날이다.뒤를 돌아보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던 것 같다.지금은 여느 동네 같은 588이지만 처음 교회가 이곳에 섰을때에는 정말 무시무시한 곳이 었다.아가씨들이 교회를 오고 갈때마다 나와서 잡는 바람에 가나안교회 명찰을 만들어서 차고 다닌 적도 있고,밤이면 비명소리로 누군가 죽어 나가는 것 같고...
그런곳에서 목사님은 10년동안 집에서 하루도 주무시지 않고 사무실에서 잠을 주무시면서 기도를 해오셨다.목숨을 걸고 세운 교회였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기 일수였고 노숙인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그나마 우리와 함께 하던 교인들은 다른곳으로 떠나갔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지금 이 모든것이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200명 가까운 영혼들이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고 한 해면 700~800명의 분들이 이곳을 거쳐 나간다.어찌보면 다른 교회들이 복음 전하기를 꺼려하는 밑바닥 인생들에게 우리는 복음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예수님께로 돌아왔는지 모른다.아마 588이 아니었더라면 이 사역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여느 동네였다면 아마 혐오시설이라고 벌써 쫓겨 났을텐데 이곳 588사람들은 오히려 우리를 인정해 주고 있다.처음에는 깡패들을 동원해서 이 교회를 몰아내려던 그들이 이제는 종종 이곳을 후원해 주기도 한다.세상과 교회들로부터 그들이 지탄 받을 지는 몰라도 어찌보면 그들도 이 사역에 알게 모르게 동참하고 있는것이다.
이제 11월 29일이면 정확히 17년이 되는 날이다.목사님도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신다.이 교회를 세우고 하루도 하나님으로부터 마음을 멀리 하지 않으셨음을 우리는 안다.하나님의 사역을 함에 있어서 돈을 아낀적이 없고 588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나 소외된 이들과 함께 사는 문제에 있어서 고민을 해본적이 없으신 분이다.언제나 하나님의 뜻이라면 목숨을 걸고 하시는 분이기에 두려움이 없으시고 명예나 물질과는 거리가 먼 분이시다.
이제 17년을 맞이하면서 감회가 새롭다.이곳을 아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났고 이곳을 돕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무엇보다 이곳을 통하여 예수님을 영접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보다 기쁜일은 없을 것이다.어려운 사람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보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그래서 단지,이곳에서 노숙인들과 함께 사는 모습에 감동을 받는 분들이 많지만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이 쉼터의 존재 이유는 복음전파인 것이다.
매일 매일의 생활에서는 힘들고 어려운 것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뒤를 돌아보니 그것이 하나님과 함께 한 생활이었다.가나안교회의 18년째 생활은 어떨까? 아마 지금과 많이 틀리지는 않겠지만 이 사역이 더욱 더 확장될 것임을 예상한다.우리의 꿈은 크다.그리고 그 꿈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
그래도 열심히 일을.. 2003-11-25
우리 쉼터 장애인방에는 김종길씨라는 분이 계신다.겉으로봐서는 건강하게 보이는 분이다.하지만 간질병을 앓고 있고 자주 발작을 일으킨다.사실,간질병이 있는 사람은 학교를 다니기도 힘들고 직장을 다니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이분은 지하철안에서 물건을 파는 일을 한다.아마,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그 안에서 물건 파는 사람들을 심심챦게 볼 수 있을 것이다.바로 그런일을 하는 것이다.문제는 이것이 불법이라는 것이다.그래서 단속반에게 걸려서 경찰서로 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보통은 이쪽에서 전화를 해주면 쉽게 나오지만 이번에는 전에 잘못해서 걸려있는 벌금이 문제가 되었다.그래서 그 돈을 다 갚지 못하면 내 보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지만 소용이 없었다.결국 돈에 해당하는 만큼 징역을 살고 나오는 수 밖에 없다.그동안 몇 차례 지하철에서 물건 파는 일을 하지 말라고 당부를 했었지만 본인이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는 걸...
-----------------------------------------------------------------------------------------------------------------------------------------------------------------------
여기가 맘 편하고 좋은데.. 2003-11-27
며칠전 한 할아버지가 들어오셨다.연세가 많아 보이기는 했지만 88세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우리 쉼터에 있는 분들중에서 80이 넘는 분들은 몇분 안되는데 이 할아버지가 입소하시면 가장 연세가 많으신 분이 되는 것이다.입소상담을 하면서 이 할아버지도 자식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런데도 이곳을 찾은 이유는 자식들 신세를 지기 싫어한다는 것이다.아니,정확히 말해서 큰 아들은 사업을 하다 망해서 모시기가 힘든 형편이고 막내아들이 모시고자 하지만 며느리가 절대 반대를 하고 있다고 한다.만약 이 할아버지가 그 집으로 가게 되면 둘은 이혼을 할 거라고 한다.그러니 이 할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못 가는 이유를 알 법 하다.
상담중에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전화를 하셨고 우리와 전화통화를 하게 되었다.작은 아들인것 같았는데 이곳이 못 미더운지 이것 저것 묻고는 한 번 와보겠다고 했다.
다음날 아침 막내아들이 이곳에 왔고 할아버지를 모셔가겠다고 했다.우리야 연세가 많으신 분이 이 곳에서 돌아가시는 것 보다는 자식들이 돌보는 것이 훨씬 나으니까 모셔 가라고 했다.그런데 이 할아버지는 이 곳이 좋다고 한다.
"이곳에 오니까 친구도 많혀~"
"그리고 여기 사람들이 얼마나 잘해주는지 몰러~"
그래도 작은 아들이 집에 가자고 한다.
"아버지,그래도 여기는 힘들어요."
"집에 같이 가세요"
"아녀~ 이분들 참 좋아~"
"집에서 며느리 눈치보며 밥 먹는것 보다 이곳이 맘편혀~"
결국,작은 아들이 할아버지를 모셔갔고,가시면서도 이곳